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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주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1주일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게 너무 빨리 흘러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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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에 출발하는 싱가포르항공 SQ600을 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저녁에 사둔 라면을 먹은 후 오전 5시가 못되어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전날 체크인을 할 때 직원에게 새벽에 체크아웃이 되냐고 물어보니 카운터는 24시간 오픈이라고 했다. 그리고 새벽에 택시를 잡아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직원이 체크아웃 때 말하면 콜택시를 불러준다고 해서 미리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 클룩에서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했더니 거의 5만 원이기에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예약을 하지 않았다. 아무튼 새벽부터 일어나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직원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니 5분 정도 지나서 택시가 호텔 앞에 도착했다.

 

새벽 시간이라 도로에는 차가 없었다. 거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수준으로 주행을 했다.

 
 

대략 공항까지의 가격은 알고 있었지만 싱가포르 달러가 많지 않았기에 미터기의 금액이 올라갈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주행거리와 할증이 붙어서 거의 25달러 정도 나왔는데 기사 아저씨께 30달러를 주고 택시에서 내렸다. 아저씨께 쿨하게 '킵 더 체인지'라고 말하고.

 

새벽 시간이지만 이른 아침에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으로 공항 안은 분주했다.

 

우리는 따로 체크인을 할 필요가 없어서 탑승구만 확인하고 출국을 하러 갔다.

 

싱가포르 공항은 어디 가나 식물이 있어서 아빠가 좋아하셨다. 아빠는 여행 갔던 곳을 기억할 때 어떤 식물이 있었는 지로 기억을 하시는 편이기에 항상 식물을 유심히 살펴보셨다.

 
 

싱가포르로 입국할 때는 뭔가 분위기도 무겁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출국은 간단했다. 자동 출입국 심사만 마치면 바로 에어 사이드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보안 검색은 비행기 타기 전에 하기 때문에 언제나 여유시간을 두고 이동해야 했다.

 
 

다낭 갈 때 오랜 시간 있었던 크리스 플라이어 라운지로 갔다. 크리스 플라이어 라운지는 비즈니스 승객이 이용하는 곳과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멤버가 이용하는 라운지를 따로 운영하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오는 바람에 공항에 일찍 도착했기에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는 시간 여유가 많았다. 우리 비행기는 8시 출발인데 20분 늦어져 8시 20분에 출발한다고 표시가 되어 있었다.

 

아빠는 라운지에서 쉬고 계시고 나는 친구가 부탁한 술을 사기 위해 면세점으로 갔다. 아직 오전 6시가 되기 전이라 문을 열은 상점이 많지 않았다.

 

10만 원 이내에서 양주를 살 생각이라 무엇을 살지 고민이 되었다. 고급스러운 것들은 왜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는지 돈은 부족한데 눈은 계속 고급 양주만 보고 있었다.

 

한 병에 400만 원짜리 술을 보고는 입이 벌어졌다. 저 한 병에 400만 원이라. 한 병 마시고 나면 허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요기만 열심히 하다가 손님들이 많아지기에 빨리 결정을 해야 했다. 그래서 병이 이쁜 달모어와 시바스리갈 한 병을 구매했다.

 

분명히 타바코라고 쓰여있는데 담배가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물어보니 나를 상점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문을 열어 주었다. 골방 같은 곳에 담배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얼핏 보면 표지가 다 똑같이 생겨서 뭐가 뭔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일단 골방에 있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빨리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익숙한 이름의 담배 한 보루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표지가 꽤 무섭게 생겼었다. 며칠 지나니 익숙해서 괜찮았는데 우리나라처럼 담배 포장이 화려하지는 않았다.

라운지로 돌아가는 길에 싱가포르에 오면 꼭 산다는 바차 커피를 구매했다. 솔직히 맛이 좋은지는 모르겠다. 단지 커피를 내렸을 때 향은 맛에 비해 월등히 좋았다. 그러나 커피 가격이 사악하다고 할 정도로 비쌌다. 바차 커피보다는 그냥 TWG에서 홍차를 사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많이 먹을까 고민이 되었다. 비행기에 타면 또 기내식을 먹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배고픔만 없앨 정도로 먹고 비행기를 타러 갔다.

 
 

싱가포르 공항의 경우 보딩 타임이 다른 공항에 비해 빠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보딩 시간을 살짝 지나서 게이트로 갔다. 그런데 벌써 많은 승객은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 같이 늦게 게이트로 온 승객이 아직은 많이 있었다. 우리가 헐레벌떡 서두르닌까 직원분이 비행기 놓치지 않는다고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다낭에 갈 때는 너무 일찍 보안 검색을 지나서 한참을 대기장소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여유를 부리다 낭패를 볼 뻔했다.

 

많은 승객들이 벌써 탑승을 한 상태라 보딩을 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뭔가 늦게 탑승하니 민망할 뿐이었다.

 

아빠는 기분이 안 좋은지 표정이 안 좋으셨다. 내가 괜히 뭉그적 걸렸나라는 후회가 들었다.

 
 

우리 자리는 맨 뒷자리로 마지막 열은 2-3-2로 되어있었다. 아빠는 내가 계속 못마땅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도 웃지 않으셨다.

 
 

인천에서 싱가포르로 올 때는 A350을 이용했는데 싱가포르에서 인천으로 돌아갈 때는 B787을 타게 되었다.

 

비행기 꼬리 부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내 좌석과 창문까지는 여유 공간이 있어서 다리를 뻗거나 짐을 놓기에 좋았다. 단지 내릴 때 제일 늦게 내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는 혼자 신나서 셀카도 찍고 풍경 사진도 찍었다. 아빠는 나랑 말을 하기 싫으신지 이어폰을 끼고서는 영화만 보시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에서 인천까지의 직선거리는 대략 5000킬로미터였다. 실제 비행거리는 이것보다는 더 길었던 것 같았다.

 

앞뒤 좌석은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는 내 키 기준으로 주먹 한두 개가 충분히 들어갈 만큼 좌석 간격이 넉넉한 편인데 이번 비행기는 겨우 앞좌석에 닿지 않는 정도였다. 그래도 앞좌석에 주머니가 많아서 이것저것 자잘한 것을 넣어두기가 좋았다.

 
 

보잉 787은 창문 덮개가 없고 창문 아래 버튼만 있었다. 버튼을 누름에 따라 창문의 농도가 짙어지고 옅어졌다.

 
 

우리가 탑승하고도 승객들이 계속 탑승을 했다. 그리고 도어가 닫히고 비행기는 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대략 6시간의 비행을 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를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점점 중장거리 비행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이 드신 분들이 동남아 여행을 선호하는지 알 것 같았다.

 
 

비행기는 터미널을 벗어난 후 한참을 달렸다.

 
 
 

어디 가나 보이는 싱가포르 항공의 비행기들. 가격만 조금 저렴하면 마일리지도 쌓을 겸 자주 이용하겠는데 100% 마일리지 적립이 되는 티켓은 너무 비싸기에 이번에는 큰마음을 먹고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했다. 나중에 인천-싱가포르-뉴욕 노선을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복 마일리지가 거의 2만 마일이 넘게 적립되는데 가격은 200만 원 정도라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등급을 유지하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아 보였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루트이기도 하다.

 
 
 

한참을 달려서 드디어 활주로에 도착했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잠시 정차를 했다가 거대한 소리를 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 순간이 비행기를 타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떨어져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점점 작아지는 이 순간. 마음도 비행기와 같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아침에 날씨가 좋지 않아 하늘은 희뿌연 했다.

 
 

보잉 787의 아쉬운 점은 윙렛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 날개 사진을 찍으면 너무 밋밋하게 찍혔다.

 

비행기는 순항고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다.

 
 
 
 

구름층을 뚫고 높은 고도로 올라오니 눈이 시릴 정도의 파란 하늘이 보였다.

 

순항고도에 이르자 승무원들이 음료를 나누어 주었다. 나는 살짝 배가 고프기에 기내식을 주나 보다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물을 주는 것 끝이었다.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언제 기내식을 주지라는 생각만 했다. 내가 식충이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오른쪽에 앉아 있다 보니 햇살이 강하게 비쳤다. 그래서 버튼을 눌러서 창문의 농도를 짙게 만들었다.

 
 

창문 농도는 버튼을 누른 대로 바로 변하지 않고 짙어지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이른 아침 비행기라 그런지 사람들이 피곤해 보였다. 창문 덮개가 없는 비행기는 너무 오랜만이라 신기했다. 창문의 농도를 짙게 바꾸었지만 밖의 풍경은 그대로 보였다.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풍경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도 기내식을 기다리다가 지쳐 쓰려졌다. 언제 기내식을 줄까. 주기는 할까?!

 
 

창문 덮개가 있는 비행기라면 창밖을 보고 싶을 때마다 힐끔힐끔 덮개를 조금 열어서 풍경을 보는데 보잉 787은 그대로 창밖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우리 비행기는 이제 태국 부근을 날고 있었다. 앱인 디 에어 어플도 우리 비행기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표시해 주었다.

 
 
 

창밖을 보다 영화를 보다를 반복했다.

 

종종 심심하면 남은 거리를 에어쇼로 확인했다.

 
 

우리는 그냥 둥둥 떠있는 것 같은데 지금 비행기는 시속 900킬로미터의 속도로 날아가는 것이 신기할 뿐이었다.

 
 
 

비행기가 가고 있다는 것은 에어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맞바람이 시속 51킬로미터로 불고 있다는데 비행기 안에 있으니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마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런 바람을 만나면 자전거가 뒤로 밀리지 않을까.

 
 
 
 
 

계속해서 바다만 나왔다. 창문 넘어의 세상은 너무 파랗기만 했다.

 
 

이렇게 높은 곳에도 구름이 있다는 것이 언제나 신기했다. 구름 옆을 지날 때서야 비행가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비행기는 최근 들어서 가장 많이 탄 여행이었던 것 같다. 아마 경우 시간이 있다 보니 더 길게 느껴진 여행이었다. 인천-싱가포르-다낭 구간을 타면서 대략 8000마일의 마일리지가 적립되었다. 인천-다낭 구간의 비행의 경우 이 비행의 반도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기에 몸은 힘들어도 가성비가 좋은 비행이었다. 그리고 추석 성수기라 국내 항공사의 티켓이 저렴하지가 않았다.

 
 

아빠는 한숨 잠을 주무시고 나니 기분이 다시 좋아지신 것 같았다.

 
 

그리고 기다리던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생선과 치킨 같았다. 난 메시 포테이토가 먹고 싶어서 생선으로 주문했다.

 

기내식 한 판을 다 먹었는데 허기가 졌다. 그래서 승무원에게 남는 기내식이 있으면 더 먹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 승무원이 확인을 해보고 갔다 준다고 했는데, 내 부탁을 잊어버렸는지 결국에는 입맛만 다시며 기내식 한 번으로 만족해야 했다.

 
 

기내식을 먹은 후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주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밥을 먹고 나니 몸도 노곤노곤 해지고 졸음이 조금씩 쏟아졌다.

 
 

밥을 먹었으니 화장실을 다녀온 후 문어처럼 온몸이 흘러내렸다.

 
 

비행기는 이제 대만 상공을 날고 있었다.

 

고구마의 꼬리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땅에서 돌아다닐 때는 세상이 넓어 보이는데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니 또 세상이 너무 작고 좁게 보였다.

 
 
 

대만을 따라 계속해서 날아갔다. 대만의 서쪽과 동쪽 끝이 한눈에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대만에는 해발 고도가 높은 산들이 많다. 서저동고 지형으로 서쪽은 넓은 평야가 동쪽에는 험준한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었다.

 
 

산 아래로는 구름이 짙게 깔려 있는데 산봉우리가 고개를 내밀 듯 구름 위로 솟아 있었다.

 
 
 

이제 대략 한국까지 두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한국까지 가나 걱정을 했는데 시간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 버렸다.

 
 
 

대만을 지났다. 그리고 또다시 바다 위를 날고 있었다. 구름이 너무 짙게 깔려 있어서 하늘에 두 가지 색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흰색과 파란색.

 
 
 
 
 
 

제주 상공을 지날 때 하늘에서 한라산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구름이 한국까지 이어져 있었다. 에어쇼를 통해 우리가 지금 제주도를 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고 길었던 비행도 이제 거의 막바지에 다르고 있었다.

 

서로 평행하게 달리던 구름과 비행기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비행기는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었다.

 
 

어느덧 비행기는 두꺼운 구름층 속으로 들어갔다.

 
 
 

여러 번 구름 속을 뚫고 지나갔다. 우리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구름이 피해준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구름층을 뚫고 아래로 내려가니 땅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 그렇게 구름이 많았냐는 듯 지상의 사물들이 깨끗하게 보였다.

 
 
 

비행기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지상의 사물들은 더 선명하게 보였다.

 
 

서해 바다도 위에서 내려다보니 파란 바다같이 보였다.

 

우리는 인천공항을 비껴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갔다. 아마 북에서 남으로 착륙을 하려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옆에 두고 선회를 하면서 속도를 줄였다.

 
 

비행기의 속도가 급속히 줄어들고 플랩은 더욱더 아래로 내려왔다.

 

푸른 산과 들판이 있는 열대지역에 있다 10월의 한국으로 오니 황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는 6시간 만에 지상에 사뿐히 착륙을 했다.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이번 여행은 뭔가 좋았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다. 점점 여행 세포가 죽어가는 것은 아닌지. 여행도 열정이 있을 때 체력이 있을 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꿈에 그리던 다낭에도 가보고 오랜만에 싱가포르에 가서 옛날 생각도 하게 된 뜻깊은 여행이었다.

https://youtu.be/dQhh2amN4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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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에서의 첫날은 바람과 같이 지나갔다. 가까운 거리를 멀리 돌아와서였을까. 피로감에 온몸이 무거웠다. 다낭에서의 계획은 한두 개 있었는데 다른 걸 하기 다 귀찮아졌다. 그래서 딱 하나 보고 싶었던 바나힐만 보고 컨디션에 따라 한시장을 가던지 아니면 휴양지이니 호텔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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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너무 졸려 일찍 잔 덕분에 미케 해변으로 뜨는 해를 볼 수 있었다.

 

일출을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났다.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언제나 곤욕이었다.

 
 

잘 때 암막 커튼을 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고 아름답게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미케 해변은 낮에 너무 덥기 때문에 낮에는 해변에 사람이 거의 없고 새벽과 늦은 오후에 많은 사람들이 해변으로 나왔다.

 

일출을 본 후 다시 잠깐 더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5층으로 내려갔다. 호텔 크기에 비해 조식당이 조금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사이 간격이 빼곡하게 느껴졌다.

 

아메리칸식 요리와 베트남 요리가 반반씩 있었다. 특히 국수와 계란 요리는 즉석에서 만들어 주었다.

 
 

첫날 먹었던 오뎅 비슷한 요리가 입맛을 돋워 주었다. 특히 맛있다고 느껴진 것은 열대과일이었다. 확실히 발리보다 열대 과일이 다양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파인애플도 싱싱하고 용과도 다른 동남아 지역보다 맛있었다.

 
 

패키지 고객이 한번 훑고 지나가니 여기저기 빈자리가 많이 생겼다. 우리야 오늘 일정이 없다 보니 여유롭게 식사를 즐겼다. 내가 체중에 비해 많이 못 먹는 편이라 이런 뷔페에 오면 많이 먹고자 하는 의욕만 앞서지 생각보다 많이 먹지는 못한 점이 아쉬웠다.

 
 
 

베트남식 커피도 있고 커피 머신도 있어서 취향에 따라 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식당 앞에 세워진 이벤트를 잠시 보았다.

 
 

식사를 한 후 잠시 쉬다 27층 피트니스센터로 왔다. 피트니스센터가 크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본 전망만큼은 최고였다.

 

일단 멋진 오션뷰를 바라보며 트레드 밀을 걸었다. 최신 기계여서 기계와 애플워치를 연동해서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 이건 완전 신세계였다.

 

트레드 밀을 걸은 후 실내 자전거를 탔다. 모니터를 통해 티브이를 보고 싶었는데 티브이 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지 티브이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미리 한국에서 저장해간 넷플릭스를 보면서 운동을 했다.

 

운동을 마친 후 운동량을 요약해서 보여 주었고 애플워치에도 운동량이 저장되었다. 매일매일 이런 곳에서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마친 후 수영장을 보니 한두 사람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냥 이 호텔은 뷰가 모든 불만을 다 잠재우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뷰가 대단했다.

 
 

운동을 마친 후 씻고 아빠와 함께 수영장으로 갔다.

 
 

대부분 사람들은 투어를 나가서 그런지 선베드가 여유로웠다.

 

선베드에 누워 수영장을 보면 수영장 끝이 바다와 연결된 찐 인피니티 풀이었다.

 

미케 비치에는 베트남 가면 누구나 탄 다는 원형의 바구니 배가 떠있었다. 관광용이 아닌 진짜 어부들이 타는 바구니 배 같았다.

 

선베드 뒤쪽으로는 테이블이 몇 개 있는데 이곳에서 흡연이 가능했다.

 

내가 튜브에 바람을 넣기 위해 열심히 불고 있으니 직원이 바람 넣는 기계를 가져와서 바람을 넣어 주었다. 너무 빵빵하게 넣어 주어 살짝 바람을 빼야 했다.

 
 

전날 저녁에 왔을 땐 미케 비치가 얼마나 긴 해변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낮에 오니 해변의 끝이 알 수 없을 만큼 길게 펼쳐져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의 근심이 절로 뚫리는 것 같았다.

 
 

햇살이 뜨거웠지만 그래도 한풀 꺾인 더위라고 해야 할까. 놀기 딱 적당했다.

 
 

수영장이 크지는 않아서 몇 번 물장구를 치면 수영장 끝과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 풍경 때문인지 수영장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기만 했으면 밋밋했을 텐데, 구름이 적당히 두껍게 깔려 있기에 햇빛도 막아주고 멋진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수영장을 이용하는 투숙객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하룻밤 보내고 더 좋은 리조트로 옮기는 관광객도 다수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없다 보니 아빠와 나의 전용 수영장 같았다.

 
 
 

미케 비치 주변은 개발 중이라 군데군데 공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힐튼 가든 인 다낭과 포 포인트 호텔 사이에 아직은 높은 건물이 들어서지 않아서 미케 비치를 더 잘 볼 수 있었다.

 

걸어서 비치 끝에서 끝까지 걸을 수 있을까라는 잡생각이 들었다.

 
 

수영장 모서리에 기대어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뭘 해서 좋은 게 아닌 이곳에 있기에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힐링 여행이었다. 아빠는 이번이 두 번째 다낭 여행인데 저번에는 패키지로 오셨었다. 그때는 바닷가 근처도 안 가서 다낭에 바닷가가 있는지 몰랐다고 하셨다. 다낭 하면 바다인데 바다를 못 보고 간 여행이라니 팥 없는 붕어빵을 산 거나 다름없지 않을까.

 
 

숙소 옆에 있는 산에는 또 구름이 걸려있었다. 산을 보고 있으면 초밥 생각이 났다.

 
 

물에서 점프샷을 찍는데 물만 잔뜩 튀기고 생각보다 멋지게 사진이 나오지 않아서 속상했다.

 
 
 
 

몇 시간 놀지 않았는데 내 팔과 어깨, 등은 조금씩 익어가고 있었다.

 

미케 비치의 길게 뻗은 해안선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어제 다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너무 오는 길이 힘들어 집에 가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힘든 만큼 이곳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백 퍼센트를 넘어 이백, 삼백 퍼센트였다.

 
 
 

튜브에 몸을 싣고 둥둥 떠다니고 있어도 좋았다. 하늘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해서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무 물에서 놀아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그래서 치킨과 맥주 세트를 주문했다.

 

치킨 반 마리라 양이 많지는 않지만 간단히 허기를 채우기에 괜찮았다. 그리고 호텔 요리 치고는 저렴한 2만 원 정도였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5성급 호텔에서 먹는 것 같이 느껴졌다.

 
 

금액을 떠나 이곳 풍경 자체가 너무 좋아서 맥주가 술술 들어갔다.

 
 

수영을 마치고 27층 피트니스센터 옆에 있는 테라스 공간으로 갔다. 수영장에서 피트니스센터로 가기 위해 수영장 옆 식당으로 들어가 한 층 걸어서 올라갔다.

 

피트니스센터 옆 공간에서는 오션뷰와 시티 뷰를 동시에 둘 다 감상할 수 있었다.

 
 

다낭 시내의 모습이 정겨웠다. 군데군데 높은 건물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건물이 낮아서 안정감 있었다.

 
 
 

한층 올라왔을 뿐인데 수영장에서 본 모습보다 더 많이 더 넓게 비치가 보였다.

 
 
 

루프 탑에 오르니 그냥 입에서 탄성만 나올 뿐이었다. 단지 나는 운동을 하면서 계속 보던 풍경이라 아빠보다는 감흥이 조금 적었을 뿐이었다.

 
 

운동을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풍경을 보라는 것인지 애매하지만 이곳에서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도 평소보다 훨씬 더 나와서 운동이 지치지 않은 것 같았다.

 

이렇게 멋진 헬스장을 며칠이지만 보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니. 운동을 하는 시간이 매번 기다려졌다.

https://youtu.be/UlXBN9l0Mi4?si=FGNn2U3Au-AXG_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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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의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었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할 때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9시간이라는 숫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잤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더 더디게만 갔다.

 

탑승 시간을 한두어시간 남기고 3터미널에서 2터미널로 이동을 했다. 올 때는 걸어서 왔는데 갈 때는 편하게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갔다.

 
 

3터미널 스카이 트레인 타는 곳에 오니 1터미널로 이동하는 플랫폼과 2터미널로 이동하는 플랫폼이 분리되어 있었다. 셔틀 트레인의 운행간격이 짧기 때문에 한 대를 놓쳤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3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 걸어가는 것보다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가는 것이 더 빠르기에 한 대를 놓쳐도 마음 편히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러 선로에서 트레인이 드나들었다. 한쪽은 1터미널, 다른 한 선로는 2터미널로 향하는 길이었다.

 
 

스카이 트레인은 무인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앞부분에 서면 3디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몰입감을 받을 수 있었다.

 
 

스카이 트레인은 가벼운 기계음을 내며 2터미널로 향했다. 용인이나 의정부 경전철을 탄 것 같은 느낌이었다.

 

2터미널로 가는 길, 스카이 트레인이 쥬얼 안을 통과해서 가기 때문에 쥬얼의 랜드마크인 폭포를 기차 안에서 볼 수 있었다.

 
 

싱가포르 쥬얼은 입국 심사를 마쳐야 갈 수 있기 때문에 다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으로 가는 길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잠시나마 쥬얼이 환상적인 폭포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2터미널에 도착해서 바로 크리스 플라이어, 싱가포르 항공 라운지로 갔다. 음식은 3터미널과 동일했다.

 
 

2터미널의 싱가포르 항공 라운지는 3라운지보다는 좀 차분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칙칙하다고 해야 할지. 사방이 막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늑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답답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2 터미널 자체가 3터미널보다는 조금 칙칙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방금 먹고 왔는데 뱃속에 구멍이 뚫렸는지 라운지에 오니 또 먹을게 들어갔다.

 

이곳도 흡연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안내표시를 잘 보며 찾아야 했다. 흡연실에 가니 2터미널의 비행기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실내와 실외 공간으로 되어있었는데 실외로 나가니 싱가포르의 습하고 더운 공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야외에 나가서 몇 분 되지 않았는데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싱가포르 공항은 총 3개의 터미널이 있고, 각 터미널 안은 A, B, C 등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었다. 우리는 F 구역으로 라운지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싱가포르 공항은 보안 검색을 비행기 탑승 전에 하기 때문에 액체류 봉투 등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구매 후 미리 개봉하면 안 되었다. 또한 탑승 시간이 다른 비행 편에 비해 30분 정도 빠르게 표시되어 있었다. 보안 검색을 마치면 제한된 구역에 머물러 있어야 하기에 꼭 필요한 볼 일을 마무리한 후 보안검색대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올 때는 탑승권에 표시된 시간 보다 조금 늦게 탑승구로 갔는데 보안검색을 받느라 탑승을 늦게 했다. 아무튼 보안 검색이 비행기 탑승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 계산을 잘해야 했다.

 

탑승권에 적힌 탑승시간에 맞춰서 왔더니 탑승하기 전까지 대기 장소에서 꽤 기다려야 했다.

 

대기 장소에 의자가 많지 않아서 겨우 자리를 잡고 쉴 수 있었다.

 

우리가 탑승할 비행기는 보딩 브리지에 연결되어 비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승객이 먼저 탑승한 후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승객 탑승이 이루어졌다. 솔직히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비행기 기종이 소형에 속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승객이 많지 않았다.

 
 

나는 항상 맨 뒷자리를 선호한다. 맨 뒷자리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의자를 미룰 수 있고 뒤에 사람이 있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었다. 그런데 의자를 뒤로 미룰 수 있는 각도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의자가 확 뒤로 밀어질까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뒤로 밀리지 않았다. 아마 전 좌석 뒤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적게 설정해 놓은 것 같았다.

 
 

다낭까지 우리를 데려다줄 비행기는 보잉 737-8 이었다. 앞뒤 좌석 간격이 보기에는 빡빡한 것 같은데 의자를 확 뒤로 밀지 못하기에 비행시간 내내 불편하지 않았다. 가끔 앞주머니가 그물 형태로 되어 있어서 무릎이 껄끄럽게 느껴지기는 했다.

 

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어로 설정이 가능했다.

 

다낭까지의 비행시간은 2시간 반으로 거리는 1700여 킬로미터 정도였다.

 

한국에서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싱가포르까지 6시간, 대기 9시간, 그리고 2시간 반까지 17시간 반, 거의 하루가 걸려서 다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의자는 조금 딱딱했고 의자도 얇았다. 요즘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의자의 두께는 프링글스처럼 점점 얇아지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싱가포르를 올 때와 비슷하게 한국 영화도 꽤 있어서 두 시간 반의 비행이 그렇게 지겹지는 않을 것 같았다.

 

비행기에는 한국 사람은 아빠와 나 둘뿐인 것 같았다. 대부분의 승객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었고, 그다음 인도 사람들이 많았다. 단체 여행객이 많아서 비행기가 출발 전부터 시끌벅적했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한 후 활주로까지 가는 데 한참이 걸렸다.

 

싱가포르 항공의 메인 공항이다 보니 한국에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보는 것 같이 많이 볼 수 있었다.

 
 

활주로까지 오는 데 한참이 걸렸지만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금세 활주로를 벗어났다.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그 넓던 활주로도 공항도 작게 느껴졌다.

 
 

비행기가 이륙하니 바로 바다가 나왔다. 그리고 기수를 북으로 돌리기 위해 선회를 했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다 보니 이륙 후 얼마 되지 않아 말레이시아 영토에 들어섰다.

 

말레이시아 영토에 들어선 비행기 밑으로는 드넓은 열대 밀림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시린 바다가 발아래로 펼쳐져 있으니 비행하는 시간이 신이 났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모습에 취할 수 있었다.

 
 

종종 구름이 많은 지역을 지날 땐 앞이 깜깜한 내 미래같이 깊고 깊은 터널로 빠져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기내식의 향기. 하루 종일 계속 먹기만 하는 것 같지만 기내식은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예전 대만 여행 후 한국으로 오는 길, 장염에 걸렸는데도 기내식을 포기하지 못했었다. 그만큼 비행기를 타는 즐거움 중 하나가 기내식이기에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에 내 몸은 즐거워하고 있었다.

 

두 시간 반의 짧은 비행이라 어떤 종류가 나올지 궁금했다. 난 치킨으로 매시 포테이토가 들어있는 수프 같은 음식이었다.

 

아빠 기내식은 해산물 요리로 면과 해산물이 섞여 있는 요리였다. 메인 요리 서빙이 끝난 후 디저트로 아이스크림 하나씩 나눠주었다.

 

어느덧 비행기는 베트남 영공에 진입하고 있었다.

 

푸른 바다와 땅이 맞닿은 모습을 보니 익숙하지 않은 장면에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땅 위로 보이는 구름들은 솜사탕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라 있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땅의 모습도 꽤 인상적이었다. 베트남 남부지역은 평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싱가포르를 출발한 비행기는 말레이시아를 살짝 지나 타이만 과 남중국해 사이를 거쳐 베트남 땅을 지나고 있었다. 비행기는 베트남에 들어서긴 했지만 베트남 중부 다낭까지는 조금 더 가야 했다.

 
 

호찌민을 지나는 것일까. 푸른색만 가득한 지상에 회색빛 도시가 보였다.

 
 

베트남에 들어서서 다낭까지 가는 길은 계속해서 날이 좋지 않았다.

 
 
 
 

거대한 구름 기둥을 피해 비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비행기 주변 구름이 없는 공간으로 비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터운 구름층이 꽤 길고 넓게 계속되었다.

 

다낭에 거의 다 왔는지 비행기는 속도를 줄이고 조금씩 고도를 낮추었다.

 
 
 

고도가 낮아지니 구름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상의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긴 강은 바다 쪽으로 길게 벋어 있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바다가 보였다.

 

지상엔 높지 않은 건물들이 보였다. 베트남은 여러 번 왔지만 다낭은 처음이기에 은근 기대가 되었다.

 
 

착륙을 한 후 활주로를 벗어나 터미널로 이동했다. 집에서 나온 지 거의 24시간이 되어서야 다낭에 도착했다.

 
 

다낭 공항을 새로 오픈했는지 공항이 깔끔했다. 입국심사도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오분도 안 되어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짐을 찾은 후 공항 밖으로 나오니 싱가포르보다는 덜 덥지만 그래도 동남아의 뜨거움이 느껴졌다. 긴 기다림 끝에 다낭에 오기는 왔다. 빨리 가서 씻고 눕고 싶을 뿐이었다.

https://youtu.be/KLoCDW_R_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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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자카르타로 이동을 했다. 이제 한 번의 비행만 마치면 이번 여행이 끝나게 된다. 2주라는 시간이 길면 길고 또 짧으면 짧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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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는 이곳에서 외국 항공사이다 보니 카운터가 상시 오픈이 아니었다. 대략 3시간 전쯤 카운터가 오픈하는 것 같았다. 성격이 급한 한국 사람이 많은 탓에 카운터 오픈 전부터 줄이 상당히 길었다.

 
 

비즈니스와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멤버는 같은 라인을 이용했다. 이코노미석의 줄이 길다 보니 비즈니스석의 라인에 배정된 카운터는 2~3곳뿐이었다. 그래도 긴 기다림 없이 빨리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을 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면세구역이 나왔다.

 

면세품 코너에는 한국산 담배가 즐비했다. 한국 면세점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담배로 진열장이 채워져 있었다.

 
 
 

발렌타인을 한 병 사려고 주류코너에 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면세점에는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매장도 같은 제품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이것밖에 없으니 살 수밖에 없었다,

 
 

저녁식사도 못하고 있었기에 바로 라운지로 향했다. 라운지에 가서 일단 씻고 싶었다.

 

지난겨울에도 와봤기에 쉽게 라운지를 찾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가 세워진지 78주년이 되는 것일까. 라운지 앞에 78이라 적힌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라운지에 자리 잡자마자 샤워실로 갔다.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사워 용품은 다 있기에 편하게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조금 살 것 같았다. 이제는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할 것 같아, 푸드 코너로 갔다.

 
 

일단 먹음직스러운 것들을 담아가지고 왔다. 그리고 즉석요리도 한 접시 주문했다.

 

내가 이것저것 가져와 아빠도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처음에는 샤워를 안 한다고 했는데 샤워를 하고 나니 살 것 같다고.

 

아빠와 나는 샤워 후 기분이 꽤 업이 되었다.

라운지 입구에 흡연실이 있기에 라운지 내에서 흡연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

 

탑승 15분 정도를 남기고 게이트 앞으로 왔다.

 
 

보잉 777-200기종으로 스타얼라이언스 도장이 인상 깊었다.

 
 

탑승이 시작되었다. 길고 지루했던 하루가 점점 끝나가는 것 같았다.

 
 

3-3-3 배열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두 좌석은 2-2였다. 원래 우리 자리는 맨 뒷자리가 아닌 한 칸 앞이었는데, 체크인 시 물어보니 맨 뒷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자리를 변경했다.

 

대형 항공기에 거의 풀로 좌석이 차다 보니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중거리 비행이니 담요와 베개가 제공되었다. 비행기에 탔을 때는 담요가 걸리적거렸지만 비행시간이 길어질수록 담요가 절실히 필요했다.

 
 

자카르타에서 인천까지는 5000여 킬로미터로 비행시간은 대략 7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에어아시아보다는 앞뒤 간격이 훨씬 넓었다. 살짝 다리를 꼬을 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

살짝씩 빈자리가 보이는 것 같지만 거의 대부분의 좌석은 차있었다.

 

밤 10시를 향해가는 시간이라 공항은 조용했다.

 
 

또 한참을 달려 활주로로 갔다. 밖에는 활주로의 조명뿐 모든 것이 고요했다. 공항은 낮의 활발함은 어디로 갔을까. 이 밤늦게 이곳을 떠나고 있는 사람들.

 
 
 
 

밤이라 그런지 활주로까지 가는 길이 더 길게 느껴졌다. 그래도 밤의 공항은 불빛으로 황홀하게만 느껴졌다.

 
 

활주로에 도착한 후 비행기는 육중한 엔진 소리를 내며 텅 빈 활주로를 달렸다.

 

만석이라 그런지 이륙할 때의 느낌도 육중했다.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니 자카르타의 야경이 보였다.

 
 

생각보다 야경이 화려했다.

 

해안가에 보이는 야경은 이곳이 어디일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했다.

 

자카르타의 해안을 벗어나니 이때부터 한동안 바다 위를 날았다.

 
 

비행기는 기수를 북으로 잡고 적도를 향해 날아갔다. 바다 위를 날고 있기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뿐이었다.

 

비행기가 안정 고도에 이르니 기내에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간단한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밤늦은 시간에 먹는 기내식. 샌드위치 하나이기에 얼굴 부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라운지에서 대강 이것저것 먹고 왔는데도 샌드위치가 뱃속에 들어갈 자리가 있었다.

 
 

샌드위치를 다 먹으니 기내는 다시 어두워졌다.

 

창밖으로는 비행기 날개 끝에서 나오는 깜빡이는 불빛뿐이었다..

모두들 피곤한지 다들 취침모드에 들었다.

 
 

비행기는 어느덧 보르네오 섬을 지나고 있었다. 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핸드폰으로 인도네시아 여행을 한 사진을 확인하는데 내 자리에서도 조금씩 보였다. 청각 장애인인지 승무원이 종이에 글을 써서 승객과 대화를 하는 것을 보았다. 앞자리에 앉은 분은 인도네시아의 화산 투어를 다녀왔나 보다. 힐끗 본 사진이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멋진 사진이었다. 특히 그분이 청각적인 핸디캡이 있는데도 그 높은 화산을 올라서 찍은 사진을 보니 사람의 의지는 모든 것을 해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나도 화산 투어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끔씩 어둠 사이로 불빛이 보였다. 지구 곳곳 사람이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르네오 섬을 지나 이제는 필리핀 영역으로 진입했다.

 
 
 

도시 옆을 지나는지 지상의 불빛이 꽤 컸다.

 

번개가 치는지 불빛이 번쩍거렸다.

 

이 높은 곳에도 구름층이 있는지 주변이 희미하게 보였다.

 
 
 

도시의 불빛을 보니 뭔가 반가웠다.

 
 

필리핀을 가로질러 계속해서 북쪽으로 향했다.

 
 
 

간간이 비행기 옆으로 번개가 쳤다.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하늘에서 번개 치는 모습은 신기했다.

 
 

필리핀을 지나니 이제 비행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야간비행이라 언제나 걱정이 되지만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

 

2000여 킬로미터. 먼 것 같지만 비행기로는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 지겨운 비행시간도 비행기에서 내리면 또 그리울 것이다.

앱 인 더 에어라는 앱은 대략 내가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한동안 또 검은 하늘만이 계속되었다.

 
 

적막한 하늘을 날고 있다 강한 불빛이 아름답게 들어왔다. 대만 동쪽 해안을 따라 날고 있었다.

 

동쪽 해안보다는 서쪽이 화려했다. 그리고 가운데는 높은 산들 때문에 텅 빈 것 같이 보였다.

 
 
 

타이폐이 부근에 오니 대낮같이 밝았다.

 
 
 
 
 

이제 비행시간은 대략 두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길었던 7시간의 비행도 두 시간 뒤면 끝났다.

 
 

대만을 지나쳐 나오자 기내의 불이 밝아졌다.

 
 

그리고 두 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아메리칸식 또는 죽이었다. 입이 껄껄해서 나는 조금 자극적인 맛이 필요해 아메리칸 식으로 아빠는 오늘도 죽으로 주문했다.

 
 

화장실에 가려고 비상구 앞에 서있는데 어느덧 하늘은 동이 트고 있었다. 그사이 어둠은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해가 뜨는 방향으로 앉고 싶었지만 원하는 좌석은 다 차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반대쪽으로 좌석을 지정했었다.

 

내가 탄 서쪽 하늘도 신기하게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조종실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이고 어떻게 보일까.

 
 

고고도로 높게 오래 날아서 그런지 창문은 차가웠다.

기내식을 먹고 나니 사람들이 잠에서 깨었나 보다. 조용했던 기내가 조금 활기차졌다.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보다 보니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몰랐다. 이 순간은 짧기에 살짝 졸리긴 하지만 놓칠 수 없지 않은가.

 
 

우리 주변에 보이는 것은 구름과 하늘밖에 없기에 세상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제주 상공을 지날 무렵 하늘에서 한라산을 보고 싶었는데 구름 때문에 제주도를 볼 수 없었다.

 
 
 

한국 영토에 들어선 비행기는 조금씩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인천에 가까워 올수록 더 많이 고도가 낮아지고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여러 번 구름층을 통과하고 선회를 했다.

 

선회를 할 때는 지상의 사물이 손에 잡힐 것 같았다.

 
 
 

보름 정도 밖에 떠나지 않았는데 다시 돌아오는 데 몇 년이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착륙 후 터미널로 이동하는 시간이 비행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여행이 끝나서 아쉽기도 하지만 어딘가 후련한 느낌도 들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새벽시간이라 입국심사는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짐만 나오면 되는데 이 시간이 제일 더디게 가는 것 같다.

입국장 면세점도 이용해 보고 싶은데 몸이 힘드니 이번에도 다음으로 패스해야 했다.

 
 

아빠는 때마침 공항버스 시간과 맞아서 공항버스를 타고 가셨다.

전에는 공항버스를 탈 때 그냥 교통카드를 찍고 탔던 것 같은데 인천공항에서 탑승을 할 때는 승차권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매표소로 가서 표를 사 왔다.

 
 

나는 새로 개통한 서해선을 이용해 예전보다 편하게 집까지 갈 수 있었다. 이렇게 2주간의 발리 여행이 이렇게 끝나버렸다. 시원하면서도 아쉬운 여행이었다.

 
 

자카르타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보르네오 섬, 필리핀, 대만을 경유해서 왔다.

 
 

그런데 인천에서 자카르타로 갈 때는 상하이,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를 지나서 갔다. 아마 태풍을 피해 가느라 살짝 돌아서 간 것 같다.

https://youtu.be/3AGbIaOi_dE

.https://youtu.be/VPwuXA9vm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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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 온 지 3일째, 숙소가 쿠타에 있지만 쿠타 비치로 걸어가 보질 못해서 이날은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예전에 비해 애스턴 쿠타 호텔의 서비스의 질이 낮아진 것일지 그전에 지냈던 호텔이 너무 좋아서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는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보다 서비스가 떨어지긴 한 것 같았다.

 

오픈 레스토랑이라 밥 먹기 덥다고 느껴졌지만 이게 발리가 아닐까. 식사 후 잠깐 쉰 후 호텔 밖으로 나왔다.

 

나오니 자카르타와는 다른 익숙한 이 느낌. 익숙해서 신기한 맛은 없지만 편안했다. 원래부터 살던 동네 같은 느낌이랄까.

 

해변으로 가기 위해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더웠다.

 
 

인도네시아 담배가격은 어떨지 궁금해서 말보로를 구매했다. 대략 한국 돈으로 4천 원 정도 주었다. 편의점에서 샀는데 발리에서 몇 번 담배를 구매했는데 가게마다 가격이 조금씩 달라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차량 번호판은 검은색이었다. DK는 발리주 약자라고 일일투어 때 가이드가 알려주었다. 그리고 문자 밑에 있는 숫자가 세금(?) 내는 날짜라고 했다.

 

숙소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기운이 빠졌다.

 
 

작은 골목의 담벼락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콘크리트의 삭막한 벽에 식물들이 자라니 무미건조한 공간이 살아있는 식물이 자라니 아름다운 갤러리가 되었다.

 
 

너무너무 더워서 리포몰 스타벅스로 들어왔다. 이 더위가 너무 그리워 발리에 왔는데 더위가 참을 수 없어서 다시 에어컨 밑을 찾아서 왔다.

 

쌉싸름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마시니 정신이 번쩍 들어졌다. 밖으로 나가긴 해야 하는데 습하고 더운 곳으로 나가려니 망설여졌다.

내 과거의 기억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아니면 진짜 발리의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일까.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하니 대략 7-8천 원이었다. 한국과 가격이 그다지 차이 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쉬었으니 가던 길을 다시 걸었다. 그래도 차가운 음료를 마시고 왔더니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목에는 작은 점포들이 많았다. 가끔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개들 때문에 온몸이 긴장되기도 했지만 개들이 공격적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좁은 도로에 가끔씩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차가 지나다녀서 인도로 올라가야 했지만 메인 도로를 빠져나와 골목을 걸으면 조용하고 한적했다.

 

희부연한 하늘과 회색빛 건물을 보다 발리로 오니 날은 덥지만 눈은 시원했다.

 
 

가끔씩 구글 지도로 가는 곳이 맞는지 확인을 하기도 했지만 기억에 의존해 해변으로 걸었다.

 

다행히 내 기억이 맞아서 해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엄밀히 말하면 쿠타 해변은 아니지만 이 해변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쿠타 해변에 닿을 수 있었다.

 

날이 더운 만큼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했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었다. 발리에서 항상 아쉬운 부분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 파도가 세기 때문에 수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주로 즐긴다.

 

발리 공항이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비행기를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발리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발리는 어떤 곳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을까.

 

물속에 뛰어들고 싶을 만큼 푸른 바다.

 

해변이 깨끗하지 않지만 바다색만은 파랬다.

 
 

파도가 힘차게 육지로 밀려왔고 힘차게 육지와 멀어지며 바닷모래를 끌고 나갔다.

 

파도가 남긴 물 흔적을 보며 걷는데 바다와 밀당하는 것 같았다. 바다는 우리가 언제 바닷물에 빠지나 기다리는 것 같아 보였다.

 
 

3년 동안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않은 바다는 코로나 이전 보다 깨끗했다. 해변은 정리가 되지 않아 지저분했지만 바다색만은 아름다웠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라 덥긴 덥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끈적한 바람은 더위를 아주 조금 식혀주었다.

 
 

어디서 밀려온 나무일까. 장난기가 발동한 아빠는 나무 위에 올라가셨다. 그런데 갑자기 밀려온 파도는 아빠의 정신을 쏙 빼버렸다.

 
 

이런 건 역시 그냥 보는 게 더 아름답다.

 
 

이쪽 바다에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다. 며칠 뒤 진짜 쿠타 해변까지 걸어갔다, 멘붕이 왔다.

 
 

사람들이 없으니 조급한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이 나무들은 왜 이곳에 있을까. 누가 가져다 놓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래 여기 있었던 나무였던 것 같이 이곳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또다시 장난기가 발동하신 아빠는 나무 위에 올라가셨다, 자연의 장난 앞에 또 나무 위에 고립되셨다.

 
 

쉴 곳이 없어서 계속 걸어야 했지만 조용한 이곳은 언제나 봐도 질리지 않았다.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오고 우리도 끊임없이 걸어야 했다.

 

언제 만들었는지 해변 끝에는 그네가 있었다. 그네 하나가 밋밋한 바다 풍경을 이 해변을 발리 풍경으로 바꿔주었다.

 

난 구조물이 있으면 왜 그렇게 사진 찍는 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인스타그램의 사진처럼 멋지게 찍고 싶었는데 내 사진은 그저 밋밋한 인증 사진이 되어버렸다. 머릿속의 이미지와 현실의 사진은 너무 다르게 느껴졌다.

 

비치를 지나면 바닷가를 따라 난 도보를 만날 수 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헬기 소리에 바다를 보았다. 럭셔리한 여행을 하는 누군가가 헬기를 타고 발리의 바다를 느끼고 있었다.

 

현재의 기억과 과거의 기억이 오버랩되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가 서로 내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게으른 강태공은 낚싯대만 놓고 어디론가 갔다.

 

저 멀리 보이는 쿠타 해변.

 

어느 호텔의 낮은 담장에 앉아 잠시 다리를 쉬었다.

 
 

얼굴과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우리도 저런 바다가 보이는 숙소로 정할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루 숙박비를 보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호텔 입구도 느낌이 있었다. 우린 투숙객이 아니기에 호텔 안에는 들어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안에서 밖을 보면 어떠 모습일까. 렘푸양 사원 같은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용기를 내서 안에 들어가 볼 걸이라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바다에서 밀려온 것 같은 나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 바다는 방금 전에 본 바다보다 깊고 무섭게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지나는 외국인이 부러웠다. 걷는 것보다 자전거가 편해 보였다.

 

걷다 보니 디스커버리 몰까지 왔다. 예전에는 쿠타의 메카로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너무 없었다. 아빠 말로는 태풍에 피해를 입어서 보수 공사 중이라고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깔끔한 상점들이 있었다. 특히 에어컨을 틀어 놓아서 우린 이곳이 천국과 같이 느껴졌다.

 

폴로 매장에 가서 저렴하면 뭐라도 하나 살까 생각했는데 은근 가격이 비쌌다. 그냥 눈으로만 구경했다. 인도네시아 폴로는 미국식과 인도네시아식 두 개가 있는데 이곳은 인도네시아식 폴로 매장 같았다. 일일투어를 할 때 투어 기사에게 부탁해서 우붓 부근에 있는 폴로 매장에서 플렉스를 했다. 우붓에 갔을 때 폴로 랄프 로렌이라 적힌 상품이 미국식이라는 설명을 직원에게 들을 수 있었다.

 
 

디스커버리 몰에서 허시파피에서 티와 좌판에서 파는 폴로티를 구매했다.

 

디스커버리 몰에서 점심을 먹고 싶었지만 딱히 먹을만한 곳이 없어서 리포 몰로 갔다.

 
 

3년 전 발리를 떠나기 전 지냈던 에덴 호텔 앞을 지났다. 옛 기억에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작은 상점들에서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었다. 티셔츠를 사려고 가게로 들어갔는데 점원이 가격을 너무 뻥튀기해서 불렀다. 결국엔 깎고 깎아서 티 하나에 만 원을 주고 샀다. 물건을 사고 나면 왜 그렇게 더 좋은 물건이 많이 보이는지. 티 하나에 만 원을 주고 산 것이 또다시 난 호갱님이 된 것 같아서 짜증 났다.

 

길가에 핀 꽃도 이뻤다.

 

리포몰에 왔는데 이곳도 딱히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처음으로 사 먹은 인도네시아식 음식이었다.

 

인도네시아에 왔으니 나시고렝과 미고렝으로 점심을 먹었다. 음식이 많이 짰지만 흘린 땀을 생각하니 이 정도로 음식이 짜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빠는 길가에 놓인 꽃과 향이 지저분하다고 싫어하셨지만 난 이것도 발리의 느낌이라 좋았다. 발리엔 신이 많다고 한다. 나쁜 기운을 가진 신들을 달래기 위해 몇 시간에 한 번씩 꽃을 놓고 향을 피운다고 한다.

내가 동남아를 좋아하는 이유는 용과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지 빨간 용과를 먹으면 응가도 빨개지는 건 좀 싫었다. 그래서 빨간 용과보다는 흰 용과 가 더 좋다.

 
 

은근 비싼 발리의 물가에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가성비가 좋은 곳임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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