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여름 휴가철이다 보니 서울에서 발리로 바로 가는 직항 가격은 눈을 의심할 만큼 비쌀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및 가루다 인도네시아는 스카이팀 소속이라 매력이 떨어졌다. 그놈의 탑승 횟수와 마일리지가 뭐라고.

 

어쩔 수 없이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를 이용하던가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야 했다.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해서 오다 보니 발리로 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 자카르타를 경유해 국내선은 저가항공을 타는 것이었다.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1터미널까지 왔는데 App in the Air는 2터미널이라 나와 있어 헷갈렸다. 그래서 우리가 타고 갈 QZ7526편의 터미널을 확인해야 했다.

 

혼자서 1터미널까지 열심히 걸어가서 확인을 한 후 다시 스카이 트레인 역으로 왔다.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스카이 터미널 역에서 1터미널로 이동했다. 1터미널의 일부가 공사 중인 것 같았다. 그래서 한참을 걸어서 1A까지 이동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밖에서 셀프체크인을 하고 안으로 가야 하는지 헷갈렸다. 그래서 잠깐 서서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항공권 예약증(?)을 보안요원에게 보여준 후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에어아시아 앱을 열어 예약 사항을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공항 안에 들어오니 이곳이 천국이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등에 흐르는 땀이 말랐다. 에어아시아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했다. 짐을 보내버리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게이트로 걸어갔다.

 

게이트로 가기 위해서는 한 층 위로 올라가야 했다.

 

국제선 터미널은 모던한 디자인인데 국내선 터미널들의 경우는 인도네시아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인테리어로 되어 있었다.

 

전반적으로 공항 시설물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보안검색은 상가지역을 지난 후 받을 수 있었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달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터미널 1은 뭔가 만들다 말은 느낌이 들었다. 안내 지도도 터미널의 반절만 나와 있었다. 수시로 게이트가 변하는 곳이기에 수시로 탑승구를 확인해야 했다.

 

보안 검색을 지난 후 게이트 A6로 걸어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모습. 2터미널의 모습과 비슷했다.

 
 

게이트 근처에 흡연실과 화장실이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나는 남는 시간 동안 문틀이 닿도록 흡연실에 갔다.

 
 

맨 뒷자리라 우선 탑승 다음에 탈 수 있는 Zone 2였다. 갈 때는 짐이 얼마 되지 않아서 추가 무게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올 때는 이것저것 사다 보면 캐리어가 무거울 것 같아서 기본 20kg에 10kg을 추가로 구매해 두었다.

 

안내방송이 나왔던가. 사람들이 우르르 A6 앞에 줄을 섰다. 우리도 눈치껏 일어나 줄을 섰다.

 
 

보딩브리지로 바로 탑승하는 게 아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오니 역시나 더웠다.

 
 

버스를 타고 이십분 가까이 간 것 같다. 1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 온 것 같다.

 

탑승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은 탑승을 위해 땡볕에 서 있어야 했다.

 

앞서 탑승한 사람들이 짐을 넣으며 자리에 착석하다 보니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활주로에서 바람이 불어오지만 바람은 뜨겁거나 미지근했다.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스텝카 위를 걷고 있었다.

 
 

2시간 밖에 안 걸리기에 소형 기종도 괜찮았다. 우리 자리에 가니 어떤 아주머니가 우리 자리를 자기 자리라고 우겼다. 그 아주머니는 복도 자리인데 창가에 앉고 싶으셨나 보았다.

 

탑승 절차도 꽤 길고 귀찮았는데 옆자리 아주머니와의 트러블까지 탑승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말이 없으셨다.

 

심심해서 좌석 앞 포켓을 뒤적거렸다.

 

다양한 항공사 로고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이라 대부분은 이해하고 타겠는데 이건 앞뒤 간격이 너무 좁은 게 아닌가. 그냥 반듯이 앉았는데 좌석 앞 포켓의 그물이 무릎에 닿아서 아팠다. 더군다나 이륙 후 앞사람이 의자를 뒤로 조금이라도 밀면 내 무릎은 두 시간 동안 압사될 것 같았다.

 
 

나는 맨 마지막 자리를 선택하면 뒷사람 신경 쓰지 않고 의자를 뒤로 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아예 맨 마지막 자리는 의자를 뒤로 밀 수도 없었다. 완전 망했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비행기 창문 안에 무엇인가 보였다. 거미 같아 보이는데 저건 저 안에 어떻게 들어갔을까. 미스터리였다.

 

푸시 백을 한 후 활주로로 향했다.

 

역시나 1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 온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자리가 너무 좁아 좌석에 앉아 움직이기 미안하고 눈치가 보였다.

 
 

막 착륙한 비행기들은 게이트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리 앞에 몇 대의 비행기가 있어서 우리 순번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비행기는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은지 활주로에 들어서자 속도를 냈다. 비행기는 사뿐히 지상과 멀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규모의 공항이 점점 작게 보였다.

 

십여 일 뒤에 다시 보길 바라며 우리는 자카르타를 떠났다.

 
 
 
 

비행기는 북쪽으로 출발했는지 공항을 조금 벗어나니 바다가 보였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도 자카르타는 많은 면적이 물에 잠기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수도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왠지 서울보다 자카르타가 작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자카르다가 서울보다 몇 배나 큰 수도 같았다,

 

비행기는 이제 기수를 동쪽으로 틀었다.

 

자바 섬의 해안선을 따라 발리로 향했다.

 

저 멀리 화산의 분화구가 보였다.

 
 
 
 

이륙 후 안정 고도에 들어서니 기내식 판매가 시작되었다.

 

하나는 볶음밥으로 다른 하나는 나시 레막으로 주문했다. 기내식을 받기 전 사전 예약자들은 승무원이 탑승원을 확인했다.

 

기내식을 먹는 사람보다는 간단한 스낵 종류를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혼자 기내에서 냄새를 풍기며 먹는 것 같아서 조금 눈치가 보였다.

 

밥을 먹다 밖을 바라보니 또 화산이 보였다.

 
 

밥 한술 뜨고 카메라로 창밖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에어아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다 돈이기 때문에 식사 후 커피는 생략했다. 단 2시간의 비행이지만 아빠는 많이 힘들어 보이셨다.

 
 

산이 얼마나 높으면 화산의 정상만 구름 위로 올라와 있을까.

 
 

이번에는 화산 두 개가 연달아 가족처럼 나란히 있었다. 불의 고리에 있는 인도네시아이기에 화산이 많은 것이 신기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더 신비하게 보였다.

 
 

구름이 없는 곳에서 화산의 완전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승무원의 기내식 서빙이 끝나니 기내는 조용해졌다. 혼자 프레드릭슨씨를 가지고 놀다가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런데 자리가 너무 좁아서 팔이 프레드릭슨씨가 있는 곳까지 닿지 않았다. 몇 번 주우려고 시도를 하다가 포기했다. 착륙할 때 어차피 관성 때문에 앞으로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하기 시 주우면 될 것 같았다.

 
 

프레드릭슨씨를 바닥에 떨어뜨렸더니 뭔가 기분이 다운되었다. 그래서 혼자 멍하니 밖을 쳐다보았다.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민 화산의 모습이 계속해서 눈에 들어왔다. 구름만 없으면 완전히 뾰족한 화산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비행기가 화산 근처를 지날 때는 최대한 줌으로 확대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었다.

 

제주 한라산은 같은 화산이지만 편안함이 있지만 이곳의 화산은 크고 웅장해서 사람의 마음을 작게 만드는 힘을 기지고 있었다.

 
 

날씨가 맑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구름이 두껍게 깔려 지상의 사물을 볼 수 없었다. 대신 흰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화산만이 보였다.

 
 

위에서 내려다봐도 그 규모가 엄청난데 지상에서 본다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화산이 많은 자바 섬을 거의 다 지났다. 엄청나게 큰 화산을 비행기에서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찼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화산 등반 트레킹 같은 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내 앞에 앉은 사람의 여행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화산 트레킹을 다녀온 것 같았다. 화산에 올라 찍은 사진들을 보니 가슴속 깊게 봉인해 놓은 어드벤처 감성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자바 섬을 벗어나자 비행기는 고도를 점점 낮추기 시작했다.

 

발리섬 근처에 오니 구름은 없고 맑은 하늘만 보였다.

 
 
 

간간이 구름 사이를 지나가는 했지만 그래도 자바 본섬보다는 훨씬 더 날씨가 맑은 것 같았다. 그리고 비행기 아래로 남인도양의 푸른 바다가 보였다.

 

비행기는 더욱더 고도를 낮추었다. 이제는 바다를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다만 보이던 지상에 저 멀리 섬이 보였다. 이제 곧 착륙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바란 앞 바다는 언제나 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다. 하얗게 부숴셔 밀려오는 파도가 아름다웠다.

 

비행기는 활주로에 착륙했고 활주로를 빠르게 비워주었다.

 
 

우리가 자리를 비워준 활주로에는 또 다른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있었다.

 

아직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발리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국내선 터미널은 안쪽에 있기에 국제선 터미널을 지나가야 했다.

 

이번이 5번째 발리 여행이었다. 5번째 여행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발리에서 안 가본 곳도 많고 올 때마다 새로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보딩 브리지를 통해 내리는 것 같지는 않는 것 같다. 게이트에 미처 못 가서 비행기가 멈추었다.

 
 
 

비행기의 앞뒤 문에 스텝 카가 놓였다. 갑자기 뒤쪽에서 뜨거운 열기가 들어왔다. 앞뒤를 통해 승객들이 내리는 것 같았다. 우리 짐은 우리 자리보다 앞쪽에 있는데 가방을 가지러 갈 생각을 생각하니 아찔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도착하는 곳으로 걸어가는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발리는 역시 발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리의 공기는 생각보다 시원했다. 오히려 한국이 더 덥고 습했다.

 

사람들 입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나 또한 입을 헤벌쭉 벌리고 사진을 찍었다.

 
 
 

아빠는 힘드신지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다.

 

오늘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아빠에게 기념사진만 남기자고 했다.

 

푸른 하늘에 물감을 촥 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발리 느낌. 반년 동안 그리웠다.

 
 

발리 여행은 여러 번 왔지만 8월에 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발리가 이렇게 시원했던가. 시원한 바람이 바다에서 산에서 불어왔다.

 
 
 

짐 찾는 곳으로 가는 길에 있는 흰두 사원 입구 조형물을 보니 드디어 발리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

 
 

발리가 시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에어컨이 나오는 건물 안이 더 좋기는 했다. 국내선을 타고 오다 보니 짐만 찾으면 되는 점이 편했다.

 

짐 나오는 속도가 느렸다. 짐 찾는 곳까지 느긋하게 왔는데 아직 짐이 나오지 않았다.

 

클룩을 통해 공항에서 우붓에 있는 숙소까지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는데 픽업 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기다리면 오겠지 생각하며 발리라 적힌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국내선을 타고 오니 왠지 나도 인도네시아 현지인이 된 것 같았다.

 
 

가이드와 연락이 되었다. 내 이름이 외국인이라 국제선을 타고 발리로 오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갈 테니 기다려 달라고 연락이 왔다.

 

가이드와 만나기 편하기 Solaria 앞에서 가이드를 기다렸다. 많은 기사들이 예약 고객을 만나기 위해 솔라리아 앞에서 이름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십분쯤 기다리니 기사분의 차가 픽업 존으로 들어왔다. 비행시간이 겨우 2시간이었을 뿐인데 온종일 비행기를 탄 것 같이 피곤했다. 비행기 타는 내내 좁아서 벌을 받는 것 같았다. 되도록이면 에어아시아를 피하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매력적이라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힘든 에어아시아를 타고 발리까지 왔으니 잊지 못할 발리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https://youtu.be/ecCsAZnng4o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