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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의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었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할 때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9시간이라는 숫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잤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더 더디게만 갔다.

 

탑승 시간을 한두어시간 남기고 3터미널에서 2터미널로 이동을 했다. 올 때는 걸어서 왔는데 갈 때는 편하게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갔다.

 
 

3터미널 스카이 트레인 타는 곳에 오니 1터미널로 이동하는 플랫폼과 2터미널로 이동하는 플랫폼이 분리되어 있었다. 셔틀 트레인의 운행간격이 짧기 때문에 한 대를 놓쳤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3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 걸어가는 것보다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가는 것이 더 빠르기에 한 대를 놓쳐도 마음 편히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러 선로에서 트레인이 드나들었다. 한쪽은 1터미널, 다른 한 선로는 2터미널로 향하는 길이었다.

 
 

스카이 트레인은 무인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앞부분에 서면 3디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몰입감을 받을 수 있었다.

 
 

스카이 트레인은 가벼운 기계음을 내며 2터미널로 향했다. 용인이나 의정부 경전철을 탄 것 같은 느낌이었다.

 

2터미널로 가는 길, 스카이 트레인이 쥬얼 안을 통과해서 가기 때문에 쥬얼의 랜드마크인 폭포를 기차 안에서 볼 수 있었다.

 
 

싱가포르 쥬얼은 입국 심사를 마쳐야 갈 수 있기 때문에 다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으로 가는 길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잠시나마 쥬얼이 환상적인 폭포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2터미널에 도착해서 바로 크리스 플라이어, 싱가포르 항공 라운지로 갔다. 음식은 3터미널과 동일했다.

 
 

2터미널의 싱가포르 항공 라운지는 3라운지보다는 좀 차분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칙칙하다고 해야 할지. 사방이 막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늑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답답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2 터미널 자체가 3터미널보다는 조금 칙칙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방금 먹고 왔는데 뱃속에 구멍이 뚫렸는지 라운지에 오니 또 먹을게 들어갔다.

 

이곳도 흡연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안내표시를 잘 보며 찾아야 했다. 흡연실에 가니 2터미널의 비행기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실내와 실외 공간으로 되어있었는데 실외로 나가니 싱가포르의 습하고 더운 공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야외에 나가서 몇 분 되지 않았는데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싱가포르 공항은 총 3개의 터미널이 있고, 각 터미널 안은 A, B, C 등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었다. 우리는 F 구역으로 라운지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싱가포르 공항은 보안 검색을 비행기 탑승 전에 하기 때문에 액체류 봉투 등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구매 후 미리 개봉하면 안 되었다. 또한 탑승 시간이 다른 비행 편에 비해 30분 정도 빠르게 표시되어 있었다. 보안 검색을 마치면 제한된 구역에 머물러 있어야 하기에 꼭 필요한 볼 일을 마무리한 후 보안검색대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올 때는 탑승권에 표시된 시간 보다 조금 늦게 탑승구로 갔는데 보안검색을 받느라 탑승을 늦게 했다. 아무튼 보안 검색이 비행기 탑승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 계산을 잘해야 했다.

 

탑승권에 적힌 탑승시간에 맞춰서 왔더니 탑승하기 전까지 대기 장소에서 꽤 기다려야 했다.

 

대기 장소에 의자가 많지 않아서 겨우 자리를 잡고 쉴 수 있었다.

 

우리가 탑승할 비행기는 보딩 브리지에 연결되어 비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승객이 먼저 탑승한 후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승객 탑승이 이루어졌다. 솔직히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비행기 기종이 소형에 속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승객이 많지 않았다.

 
 

나는 항상 맨 뒷자리를 선호한다. 맨 뒷자리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의자를 미룰 수 있고 뒤에 사람이 있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었다. 그런데 의자를 뒤로 미룰 수 있는 각도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의자가 확 뒤로 밀어질까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뒤로 밀리지 않았다. 아마 전 좌석 뒤로 움직일 수 있는 각도를 적게 설정해 놓은 것 같았다.

 
 

다낭까지 우리를 데려다줄 비행기는 보잉 737-8 이었다. 앞뒤 좌석 간격이 보기에는 빡빡한 것 같은데 의자를 확 뒤로 밀지 못하기에 비행시간 내내 불편하지 않았다. 가끔 앞주머니가 그물 형태로 되어 있어서 무릎이 껄끄럽게 느껴지기는 했다.

 

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어로 설정이 가능했다.

 

다낭까지의 비행시간은 2시간 반으로 거리는 1700여 킬로미터 정도였다.

 

한국에서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싱가포르까지 6시간, 대기 9시간, 그리고 2시간 반까지 17시간 반, 거의 하루가 걸려서 다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의자는 조금 딱딱했고 의자도 얇았다. 요즘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의자의 두께는 프링글스처럼 점점 얇아지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싱가포르를 올 때와 비슷하게 한국 영화도 꽤 있어서 두 시간 반의 비행이 그렇게 지겹지는 않을 것 같았다.

 

비행기에는 한국 사람은 아빠와 나 둘뿐인 것 같았다. 대부분의 승객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었고, 그다음 인도 사람들이 많았다. 단체 여행객이 많아서 비행기가 출발 전부터 시끌벅적했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한 후 활주로까지 가는 데 한참이 걸렸다.

 

싱가포르 항공의 메인 공항이다 보니 한국에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보는 것 같이 많이 볼 수 있었다.

 
 

활주로까지 오는 데 한참이 걸렸지만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금세 활주로를 벗어났다.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그 넓던 활주로도 공항도 작게 느껴졌다.

 
 

비행기가 이륙하니 바로 바다가 나왔다. 그리고 기수를 북으로 돌리기 위해 선회를 했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다 보니 이륙 후 얼마 되지 않아 말레이시아 영토에 들어섰다.

 

말레이시아 영토에 들어선 비행기 밑으로는 드넓은 열대 밀림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시린 바다가 발아래로 펼쳐져 있으니 비행하는 시간이 신이 났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모습에 취할 수 있었다.

 
 

종종 구름이 많은 지역을 지날 땐 앞이 깜깜한 내 미래같이 깊고 깊은 터널로 빠져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기내식의 향기. 하루 종일 계속 먹기만 하는 것 같지만 기내식은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예전 대만 여행 후 한국으로 오는 길, 장염에 걸렸는데도 기내식을 포기하지 못했었다. 그만큼 비행기를 타는 즐거움 중 하나가 기내식이기에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에 내 몸은 즐거워하고 있었다.

 

두 시간 반의 짧은 비행이라 어떤 종류가 나올지 궁금했다. 난 치킨으로 매시 포테이토가 들어있는 수프 같은 음식이었다.

 

아빠 기내식은 해산물 요리로 면과 해산물이 섞여 있는 요리였다. 메인 요리 서빙이 끝난 후 디저트로 아이스크림 하나씩 나눠주었다.

 

어느덧 비행기는 베트남 영공에 진입하고 있었다.

 

푸른 바다와 땅이 맞닿은 모습을 보니 익숙하지 않은 장면에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땅 위로 보이는 구름들은 솜사탕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라 있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땅의 모습도 꽤 인상적이었다. 베트남 남부지역은 평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싱가포르를 출발한 비행기는 말레이시아를 살짝 지나 타이만 과 남중국해 사이를 거쳐 베트남 땅을 지나고 있었다. 비행기는 베트남에 들어서긴 했지만 베트남 중부 다낭까지는 조금 더 가야 했다.

 
 

호찌민을 지나는 것일까. 푸른색만 가득한 지상에 회색빛 도시가 보였다.

 
 

베트남에 들어서서 다낭까지 가는 길은 계속해서 날이 좋지 않았다.

 
 
 
 

거대한 구름 기둥을 피해 비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비행기 주변 구름이 없는 공간으로 비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터운 구름층이 꽤 길고 넓게 계속되었다.

 

다낭에 거의 다 왔는지 비행기는 속도를 줄이고 조금씩 고도를 낮추었다.

 
 
 

고도가 낮아지니 구름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상의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긴 강은 바다 쪽으로 길게 벋어 있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바다가 보였다.

 

지상엔 높지 않은 건물들이 보였다. 베트남은 여러 번 왔지만 다낭은 처음이기에 은근 기대가 되었다.

 
 

착륙을 한 후 활주로를 벗어나 터미널로 이동했다. 집에서 나온 지 거의 24시간이 되어서야 다낭에 도착했다.

 
 

다낭 공항을 새로 오픈했는지 공항이 깔끔했다. 입국심사도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오분도 안 되어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짐을 찾은 후 공항 밖으로 나오니 싱가포르보다는 덜 덥지만 그래도 동남아의 뜨거움이 느껴졌다. 긴 기다림 끝에 다낭에 오기는 왔다. 빨리 가서 씻고 눕고 싶을 뿐이었다.

https://youtu.be/KLoCDW_R_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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