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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과 낮 시간에는 호텔에서 시간을 보낸 후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호텔에서 나왔다. 게으른 여행자들의 여행이기에 조급할 것도 무엇인가 욕심을 가지고 할 필요가 없었다. 이번에 못 보고 가면 또 언제인가 볼 날이 있지 않을까. 먹다 남은 피자 꽁다리같이 언제나 조금씩 하나 둘을 남겨 놓게 된다.

 

숙소 앞에는 큰 대로가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에서는 차도를 건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특히 최근에 다녀온 하노이의 경우 오페라 하우스 앞을 건너기 위해 목숨을 걸고 건넌 것 같았다. 이곳은 다행히 신호등이 있어서 신호가 초록색일 때 건너면 되니 대도시와 소도시의 차이인가 싶기도 하고 뭔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숙소 앞에 식당 같은 건물이 있는데 건물과 건물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미케 해변이 나왔다.

 

살짝 대천 해수욕장 같은 느낌이랄까. 정리된 해변은 아니지만 해변이 생각보다 깔끔하고 깨끗했다. 다른 후기를 보니 수영하기는 별로 좋지 않다던가 그냥 보기에만 좋다는 식의 글을 많이 봐서 기대감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호텔에서 내려다봤을 때 보기 좋은 해변인가라는 생각을 오기 전까지 했었다. 골목길을 빠져나와 해변에 오니 바구니 보트가 한두 개 보였다. 멀리서만 봤지 앞에서 본 적은 없어서 신기했다.

 
 

생각보다 보트가 심플했다. 이곳에 있는 바구니 보트는 관광용이 아닌 실제 어부들이 사용하는지 주변에 그물과 어업용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해변 뒤로는 해가 지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가 지내고 있는 호텔이 보였다. 생각보다 호텔이 너무 가늘고 길어서 바람만 불면 부러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케 해변은 주로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 사람이 많았다. 물색은 딱 서해안의 대천 해수욕장 같았다.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는 푸른색으로 보였는데 아래에 내려와서 보니 물색이 탁한 것이 신기했다.

 
 

이곳의 가장 좋은 점은 해수욕장의 모래가 단단해서 걷기 좋았다. 그리고 경사진 구간이 거의 없고 단단한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으니 바닷가를 따라 산책하기 딱 좋았다.

 

해변을 따라 세워진 빌딩 앞으로 어구를 들고 가는 어부가 보였다.

 

파도가 잔잔해서 어떻게 보면 바다가 아니라 호수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제나 남기는 점프샷도 찍어 보았다. 나중에 점프샷만 모아서 영상을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부채꼴 모양으로 휜 해변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늦은 오후라 그런지 뜨겁지 않고 바람도 적당히 바다에서 불어와서 그럭저럭 걸을만했다.

 
 
 
 

물을 머금은 모래에는 하늘과 땅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약간 우유니의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뒤로 보이는 산 정상은 여전히 구름으로 덮여 있었다. 얼마나 산이 높기에 저렇게 산에 구름이 걸려 있는 것일까.

 

걷다 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빠는 총총걸음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셨다.

 
 
 

바구니 보트에서 어부들이 그물을 집어넣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관광지인 미케 비치였지만 어부들에게는 생업 전선이었던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잡히는지 어떤 종류가 잡히는지 궁금해 그물 옆에 있는 바구니를 보니 뭔가 자잘한 물고기가 많았다. 어부 한 분이 우리에게 계속 물고기를 사라고 하는데 우리가 가져가서 요리를 해먹을 수 없으니 그저 우리는 웃기만 할 뿐이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는데 물고기가 저만큼 밖에 안 잡히니 과연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남쪽으로 걸어갈수록 힐튼 가든 인 호텔보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사람들이 모여서 해변에서 족구를 하고 있는데 족구에 진심인 사람들 같았다. 그냥 친선 게임 같은데도 화려한 기술들을 사용하며 상대를 자극했다.

 
 

그리고 바닷가 저 멀리 부표같이 동동 떠있는 것들이 많기에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었다.

 

수심이 얕은지 한참을 걸어가야 가슴까지 물이 차는 것 같았다.

 

수영은 그냥 호텔 수영장에서 하는 게 나은 것 같았다. 미케 해변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수영은 끌리지 않았다. 그냥 해변을 걸으며 발을 담그는 정도가 딱 좋아 보였다.

 
 
 

이곳의 구름은 시시각각 변했다. 하늘만 보고 있어도 좋았다. 빠르고 크게 만들어진 구름은 한순간 나타났다가 어느덧 사라지고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호텔에 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밖에 나와 걷고 있으니, 사람들 속에 있으니 축 처졌던 느슨했던 마음에 생기가 돌았다.

 
 

우리 숙소 앞 해변은 잡풀만 무성한데 포포인트 호텔을 지나 계속 따라 내려가니 이곳 해변에는 야자수가 심어져 있었다.

 

가지런히 정렬된 야자수 사이에 서보았다.

 

이곳이 하와이인지 다낭인지 구별이 안되었다. 확실히 우리 숙소가 있는 쪽이 해변의 외곽에 속하는 것 같았다.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조용하지만 정리가 조금 안된 느낌이 들었다.

 
 

말라서 떨어진 야자수 잎을 들어 보았다. 아빠보다 야자수 잎이 더 키가 컸다.

 

이제 하늘에서 조금씩 하늘색이 사라지고 있었다. 조금씩 동쪽 하늘부터 어두워질 것이다.

 
 

야자수 옆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러웠는지 아빠는 옆 사람들처럼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

 

야자수 숲 안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도 있었다.

 

해변에 야자수까지 있으니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저절로 잎이 동그랗게 말렸을까? 누군가 말아 놓은 야자수 잎을 실루엣 컷으로 찍어 보았다.

 
 

조금씩 먼바다는 어두워지고 있었다.

 

참 좋았다. 그냥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야자수 숲에서 나오니 넓은 광장이 있었다. 이곳이 이곳 비치의 메인 거리 같았다.

 
 

양쪽으로 똑같은 모습을 한 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었고 해변에서는 'DANANG"라 적힌 글씨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DANANG'이라는 글씨를 보고 있는데 난 왜 'HEAUNDEA'가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모래사장을 걸을 때는 앉아서 쉴 수가 없었는데 광장에 나오니 벤치가 있어서 앉아서 쉴 수 있었다. 우리가 지내는 숙소보다 이곳이 더욱더 사람들도 많고 발전된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우리도 사람들처럼 'DANANG'이라는 글씨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제 우리도 '다낭'에 왔다간 사람이 되었다. 남들은 다 가봤다는 다낭에 우리도 아니, 나도 와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같이 다낭에 왔다는 인증숏을 남겼다.

 

해변 한쪽에서는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더 이상 가면 다시 돌아갈 때 힘들 것 같아서 광장에서 발길을 숙소로 돌려야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해변에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 낮에 오면 사람이 없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낮에 이곳에 오기엔 이곳이 너무 뜨겁고 더웠다.

 

언제나 올 때는 신나게 걸어서 오지만 돌아갈 때는 방전된 배터리 마냥 발걸음이 무거웠다.

 

어둠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걸어서 숙소에 도착할 즘 되니 주변은 벌써 어두워졌다. 두어 시간 걸었더니 목이 말라서 호텔 앞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베트남에서 먹는 한국 아이스크림.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시원한 얼음 알갱이들이 뱃속에 들어가니 머리가 띵하면서 시원했다.

호텔 옆에는 잠깐 씻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모래가 몸에 많이 붙었거나 수영을 했을 경우 이곳에서 간단하게 씻고 호텔로 들어가면 되었다.

 

오늘도 달이 밝고 동그랗게 떠올랐다.

 

하루 종일 한 것이라곤 쉰 것 밖에 없는데 여행에서는 항상 하루하루가 바람과 같이 지나간다. 내일은 드디어 다낭에 온다면 누구나 간다는 바나힐에 가는 날이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어야 하는 것이 더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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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lXBN9l0Mi4?si=xbBl3y90KFT6NS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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