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키지의 하루하루는 너무나도 빨리 흘러갔다. 전날 저녁에 도착해서 새로운 숙소에 짐을 풀었다. 이곳에서는 이틀을 잔다고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니 입맛이 없었다. 입도 껄끄러운데 아침 식사가 완전 중국식이라 입에 맞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



일찍 아침을 먹고 모일 시간에 맞춰 로비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단체 여행이다 보니 언제나 시간을 맞춰서 행동을 해야 했다.


또 두어 시간 버스를 타고 여행지로 떠났다. 태항산 여행은 한곳을 여행하는 것이 아닌, 태항산맥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여행으로 돌아다니는 구역의 범위가 꽤 넓다 보니 보통 한곳을 구경하려면 버스 2시간 정도를 타고 갔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비몽사몽인 상태로 밖을 바라보았다. 내가 계획하는 여행이 아니다 보니 편한 것은 굳이 머리 써서 여행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고 데려다주면 구경하고 먹으라고 하면 먹으면 되니 이점은 자유여행보다 편했다.


오늘은 오전 여행만 있고 오후에는 호텔 안 스파와 찜질방에서 시간을 보내면 되었다. 다들 힘들어하는데 하루라도 일정이 짧으니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숙소에서 출발한 지 두어 시간 뒤에 팔천협 입구에 도착했다.


협곡에 있다 보니 다른 곳보다 추웠다. 골짜기 사이로 바람이 불었다.



팔천협 입구에는 썰매장이 있었는데 인공눈을 뿌려서 주변을 얼게 만들었다.



팔천협 입구를 조금 걸어 들어가니 보트 타는 곳이 나왔다.


그늘진 협곡인데다 보트를 타고 가다 보니 찬바람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협곡 사이를 배를 타고 지나가니 고대 유물을 찾아 떠나는 탐험대원들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트에서 내린 뒤부터는 한동안 트레킹을 해야 했다.



걸어가는 길이 힘들진 않았다. 평편한 길을 따라 걷기에 누구나 무난히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대신 그늘진 곳을 걷다 보니 다른 곳보다 더 춥게 느껴졌고 풍경도 추워 보였다.




협곡을 흐르던 작은 폭포들은 추위에 얼어붙어 빙벽을 이루로 있었다.




삭막한 길을 계속 걷고 있으니 조금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심할 때쯤 한 번씩 멋진 풍경이 나와서 다시 카메라를 들게 만들었다.






겨울은 비수기라 어디를 가나 우리 투어 팀만 있거나 교원 투어 팀, 두 팀뿐이었다.



마지막은 약간 경사가 있는 계단이었다.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경사도라고 해야 할까.


트레킹이 끝난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케이블카에 앉아 있으니 잠이 올 것 같았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에 온몸이 노곤노곤해졌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니 우리가 왔던 협곡도 보이고 날도 따스해서 좋았다. 그런데 이곳에서 가이드와 약간의 갈등이 생겼다. 가이드는 옵션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것을 권하는데, 일행들은 벌써 옵션으로 많은 돈을 지불했는데 이것마저 돈을 지불하기는 싫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그런데 걸어가는 길은 말처럼 쉬운 길이 아니었다. 가이드가 내려갈 때 길이 어떤지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약간 너희들 당해봐라라는 느낌이 드는 길로 우리를 안내했다.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가는데 계단 한 칸이 발 하나가 안될 만큼 좁은 데다 경사가 가팔랐다. 만약 이렇게 가파른지 알았으면 이런 걸 옵션으로 선택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거북이가 되어 엉금엉금 계단을 내려갔다. 특히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나처럼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뒤처져서 천천히 걸어야 했다.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데 걷는 속도가 나질 않으니 걷는데 진척이 없었다.


가파른 경사를 거꾸로 내려가는 사람도 있고 나는 난간을 꽉 붙잡고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모든 사람들은 이런 길이었으면 미리 알려줬어야지라며 뿔이나 있었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니 저 멀리서 보이던 문 앞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걷다 평편한 땅을 밟으니 안도감이 들었다.


우리는 조금 더 걸어서 내려갔다.



길의 끝에 도착하니 작은 매점이 있었다. 이곳에서 가이드가 커피와 간식거리를 제공했다. 잔뜩 화가 나있던 사람들도 이제는 좀 화가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래도 뭔가 속은 것 같은 이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마지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이렇게 편하게 올 수 있는 길을 저렇게 고생하며 걸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봤을 때보다 제법 날이 따스해져서 산 아래로 내려왔을 때도 살짝 덥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얼었던 얼음도 조금씩 녹고 있었다.




점심은 한식으로 누룽지 백숙이라고 했다.



김밥도 있고 한식 반찬도 있었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상태라 점심이 꿀맛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상점 한 군데를 들린 후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


오후 시간은 스파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저녁은 특식이 나왔다. 샤브샤브로 소고기와 양고기 샤브샤브였다. 다른 사람들은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는데 초딩 입맛인 나에게는 조금 느끼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만족해하는 저녁식사였다.



식사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왔다. 한국처럼 그렇게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겉옷을 입고 나오지 않으니 쌀쌀하게 느껴졌다. 호텔 밖의 화려한 야경을 본 후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이번 여행의 셋째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패키지라 모든 게 준비된 것 같이 스무드하게 진행되는 점이 너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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