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슬란드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블루라군에 가서 온천을 즐기는 일이었다. 일주일간 투어로 지친 몸을 따뜻한 온천물에 들어가 푹 쉬다 올 상상을 하니 가기 전부터 온몸이 풀리는 것 같았다.



픽업 시간이 11시라 아침을 늦게 먹고 픽업 버스를 기다렸다. 픽업 장소까지 갈 필요 없이 픽업 버스가 호텔 앞까지 오기 때문에 호텔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몇 군데를 돌고 돌아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블루라군으로 향하는 버스는 팻말이 블루라군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버스를 타야 할 것 같은데 맞는지 몰라서 버스 기사에게 한 번 더 물어 보고 탑승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블루라군 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공항 주변에 블루라군이 있어서 아이슬란드의 여행 마지막에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라군에 입장하기 전부터 뽕따 색의 푸른빛의 물을 볼 수 있었다.



암석으로 둘러싸인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이 길을 따라 들어가는 것도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따라 날씨도 너무 좋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블루라군 건물에 들어서 한국에서 미리 구매한 표를 직원에게 보여주고 키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픽업이 포함된 기본 패키지로 구매했는데 1인당 30만 원 정도를 주었다. 온천에 오는데 인당 30만 원이라 처음에는 올까 말까 망설였는데 평생에 한 번 오는 것인데 아끼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가장 저렴한 기본 패키지에 픽업 서비스를 추가했다.


키를 받고 로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라군으로 나왔다. 날씨까지 맑으니 물이 더 깨끗하게 보였다.


물이 푸른빛을 띠고 있어서 물속에 들어가면 몸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게 하늘이고 어느 게 라군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블루라군을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라고 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군이 넓어서 사람과 부딪힐 일이 없는 것도 좋았다.


블루라군의 한쪽에는 얼굴 팩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기본 마스크 팩은 공짜로 할 수 있는데 프리미엄 마스크 팩은 추가 요금을 지불한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었다.




기본 마스크 팩만 하고 블루라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처음엔 마스크 팩을 하고 다니는 것이 이상하고 어색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팩을 하고 다니고 있어서 그다지 서로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다.


날씨는 쌀쌀하고 물을 따스하고 온천 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온천의 온도가 앗 뜨겁다 정도가 아닌 미지근보다는 따뜻하다는 정도라 오래 있어도 어지럽거나 온몸에 열이 나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블루라군 주변의 돌은 물의 영향으로 하얀색 띠가 형성되어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을 장소는 부족해서 사람들이 한쪽 구석에 서 있거나 그냥 산책 삼아 걸어 다녔다.


땅과 하늘에 두 개의 하늘이 존재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빠의 얼굴에 바른 팩은 점점 굳어서 꾸덕꾸덕해지기 시작했다.



아빠는 본전을 뽑아야 한다며 얼굴을 씻으시고는 다시 팩하는 곳으로 가셔서 한 번 더 얼굴 구석구석에 팩을 바르셨다.


이번에는 방금 전보다 더 촘촘히 발라서 무슨 가면을 쓴 사람 같아 보였다.


블루라군에는 사우나도 있는데 뜨거운 것은 싫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온천수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점은 좋은데 앉을 만한 장소와 즐길 거리가 조금 부족한 면은 조금 아쉬게 느껴졌다.



한쪽에서 흐르는 폭포에 서서 어깨 마사지도 받았다.


기본 코스에는 음료 한 잔이 무료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빠는 맥주로 나는 블루라군 슬러시를 주문했다. 그 외 추가로 구매하는 것은 팔목에 차고 있는 키만 대고 음료를 마신 후 나중에 키를 반납할 때 결제를 하면 되었다. 우리는 따로 추가 음료를 구매하지 않아서 추가 요금이 나오지는 않았다.


따뜻한 물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도 좋고, 블루라군의 색과 같은 슬러시 한 잔도 좋았다.



특히 슬러시는 이곳에서 사진 찍기 딱 좋았다. 돌아다니다 인상 좋은 미국인 부부를 알게 되어 같이 사진도 찍고 잠깐이지만 짧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블루라군에서 온천을 즐긴 후 씻고 밖으로 나왔다.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는 버스가 2시에 있어서 주차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주차장에는 여러 종류의 투어 회사 버스가 손님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인 레이캬비크 익스커션 버스가 오기에 줄을 선 후 버스에 탑승했다.


우리는 한 시간 뒤 다시 레이캬비크에 도착했다. 날이 너무 좋아 답답한 방에만 있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오늘이 아이슬란드에서의 마지막 날인데 그냥 시간을 버리는 것이 아쉬워 다시 밖으로 나왔다.



며칠 전에 방문한 식물원으로 향했다. 전에 갔을 때는 비가 많이 와서 우중충했는데 날이 맑으니 같은 꽃이지만 다르게 보였다.



같은 꽃이지만 오늘따라 더 화사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전에 못 보았던 꽃들도 눈에 들어왔다.


비에 젖어서 앉아서 찍을 수 없었던 사진을 오늘은 앉아서 꽃과 함께 찍을 수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과 함께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날도 따스하고 햇빛도 싱그러웠다.


전에 방문했던 온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카페인이 들어가니 이제서야 힘이 났다.


오늘이 레이캬비크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날이 더무 좋았다. 내일 이곳을 떠나야 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다른 유럽은 여름의 불볕더위로 고생하고 있지만 여기는 벌써 가을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식물원을 구경한 후 시내 구경까지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버스 타면 금방 가는데 식물원에서 시내까지 걸어서 갔다.



식물원에서 시내까지 꽤 멀다 보니 벤치가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한 번 쉬었다 갔다.


시내에 오니 레이캬비크에 있는 사람은 전부 이곳에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며칠 이곳에 있었다고 이제 제법 길도 익숙해진 것 같았다.


저번에 성당을 보러 갔을 때 무지개 거리도 함께 봤어야 했는데 그때는 못 봐서 이번에 보러 왔다.


성당이 보이는 거리에 길에 무지개무늬로 칠해 놓았는데 난 또 이걸 보겠다고 열심히 걸어왔다. 그래도 보고 나니 미션 하나를 끝낸 것 같아서 좋았다.


무지갯빛이 성당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 보였다.



무지개 도로를 본 후 저녁을 먹고 갈까 고민을 했다. 그런데 가격이 후들후들 했다. 딱히 먹고 싶은 음식도 없어서 메뉴판들만 구경하다 식당가를 벗어났다.



식당가를 벗어나 다시 해변 산책길로 나왔다.



오늘은 구름도 적고 하늘은 투명하리 만큼 맑았다. 저쪽 해안선 뒤의 땅이 눈에 들어왔다.


부우웅 소리가 나기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경비행기 한 대가 머리 위를 날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레이캬비크의 모습을 어떨까.



이제 해는 저물어 가고 있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 때문일까. 오늘따라 숙소로 돌아가는 발길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전에 하나 더 받아 둔 음료 무료 쿠폰으로 와인 두 잔을 받아서 방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짐을 정리하고 이 어두컴컴한 방을 나가 내 버킷 리스트인 페로 제도로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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