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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박 이일의 여행을 할 때는 왜 그렇게 욕심이 생기는 걸까. 긴 여행은 여유롭게 하는데 짧은 여행을 할 때는 이것저것 욕심이 생긴다.

 
 

운주사를 구경한 후 정읍 허브원으로 향했다. 화순 운주사에서 정읍까지는 대략 두 시간이 걸렸다. 라벤더가 다 졌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니 마음 편하게 허브원으로 갔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방문객은 생각보다 적었다. 주차장도 널찍해서 차를 주차한 후 허브 단지로 걸어갔다. 날씨가 미친 것 같다. 차 밖으로 나오니 땀이 멈추지 않았다.

 
 

멀리서 보니 라벤더가 거의 다 져서 괜히 왔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라벤더의 절정이 지났기에 사진에서 보았던 보랏빛 물결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라벤더 밭은 라벤더를 수확해서 빈 공터 같았다.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조금 걸어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라벤더 길로 들어갔다.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라벤더가 일부 남아 있어서 씁쓸한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꽃이 풍성하게 보일까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최대한 클로즈업해서 아래에서 위로 사진을 올려 찍었다.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피어 있는 라벤더들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고성 하늬 팜 라벤더 농장보다 몇 배는 넓었다. 라벤더가 만발했을 땐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 같았다.

 
 
 

라벤더가 많이 져서 그런지 방문객이 많지 않은 점이 오히려 좋았다.

 
 

라벤더 꽃 속에 서 있으니 라벤더의 은은한 향이 느껴졌다. 태양볕 때문에 머리는 타들어 갈 듯 뜨거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라벤더 농장을 걷고 있으니 기분이 서서히 좋아졌다. 단지 내 옷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사진을 찍고 있는데 라벤더 농장에서 일하는 아저씨께서 이 농장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람들이 라벤더 사진을 찍는다고 라벤더 사이에 덮어놓은 비닐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데 이게 라벤더를 빨리 죽게 한다고 하셨다.

 
 
 
 
 

아저씨의 말을 듣고 나니 라벤더 꽃 속으로 들어가서 사진 찍는 게 마음에 걸렸다.

 
 
 
 

절정이 지났지만 이 정도면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단렌즈로 찍으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조금만 걷다 가려고 했는데 걷다 보니 농장 깊숙한 곳까지 걷게 되었다.

 
 
 
 

산 위에 있다 보니 뒤를 돌아 보면 시원한 뷰가 마음을 뻥 뚫리게 해주었다.

 
 
 

라벤더의 보랏빛 물결을 못 봐서 아쉽지만 이 순간은 오늘 밖에 없기에 최대한 이 순간을 즐겼다.

 
 

내년에 온다면 라벤더 꽃이 절정일 때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수기라면 줄 서서 사진을 찍었을 법한 포토 스폿에서도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라벤더가 절정일 때는 입장료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땐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다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갔다.

 

평지에 파라솔이 쳐져 있어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있으면 딱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생뚱맞아 보이지만 돌 사이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았다.

 
 

서쪽 하늘에는 조금씩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귀찮다고 그냥 지나쳐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의자 방향을 잠깐 돌려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서울에서 가깝다면 사람이 많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카페 쪽으로 향했다. 처음에 못 보던 풍경이 하나씩 더 들어왔다. 이 공간이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땀은 주룩주룩 흐르지만 카메라 셔터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더위를 잘 안 타는 아빠도 이제는 힘에 부치시나 보다.

 
 

빨리 사진 찍고 카페로 가자고 하신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홋카이도에 가서 라벤더를 보고 싶은데 내가 직장에 매인 몸이다 보니 7월 초에는 언제나 휴가를 내기가 어렵다. 그래도 마음속으론 항상 홋카이도에 가서 보랏빛 들판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덥지 않았다면 카페에 안 들리고 바로 서울로 갔을 텐데 시원한 음료가 간절했다.

 

봄, 가을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셔도 운치 있을 것 같았다.

 

실내로 들어오니 천국이었다. 커피보다는 이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더 당겨서 나는 에이드 종류로 아빠는 라벤더 라테로 주문했다.

 

1층은 약간 칙칙한 분위기라 인증 사진만 찍고 2층으로 올라갔다.

 
 
 

흰 계단을 오르면 2층으로 오를 수 있는데 계단이 전부 흰색이라 오르고 내릴 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우리가 늦게 카페에 가서 그런지 베이커리가 다양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음료의 빛깔이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석양이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풍경은 이쁘지만 해가 너무 뜨거웠다.

 
 

그래서 해가 비치지 않는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석양이 보이는 곳의 뷰도 좋고 안쪽 뷰도 좋았다.

 
 

잠시 쉬다 보니 젖은 옷이 다 말랐다. 티맵으로 경로를 확인하니 차가 막히지 않기에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어느덧 하늘은 더 붉게 물들었다.

 

뜨거웠던 햇살도 서서히 누그러들었다.

 
 

라벤더 농장도 고요하고 카페엔 적막감이 들었다.

 
 
 

차에 타기 전 주차장 옆 해바라기 밭으로 갔다.

 

하늘을 향해 한 방향으로 서있는 꽃들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 해바라기가 언제부터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것은 고흐의 해바라기를 본 후 해바라기가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바라기같이.

 

땅은 노랗고 하늘을 붉고, 모든 게 아름다웠다.

 
 

이 순간이 정지된 것 같았다. 마음속 앨범에 한쪽에 오늘의 이 순간이 스틸 것처럼 저장되었다.

 
 

해가 더 서쪽으로 더 질수록 해바라기는 더 짙은 노란색을 띠었다.

 
 

라벤더도 보고 해바라기도 보고, 장마라 못 보던 붉은 석양도 보았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발길이 떼어지지 않았다. 짧은 여행에 많은 곳을 돌아다녀 피곤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가벼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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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참 많은 절들이 있고 절마다 각각의 느낌이 다 다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절이지만 다른 절과 뭐가 다른지 맛보기 위해 또 전 여행을 가게 된다. 능주역을 구경한 후 다시 운주사로 향했다. 금호리조트 화순으로부터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주차장에 주차 후 절 안으로 향했다. 입장료가 없어졌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절로 걸어 들어갔다.

 

화순 2경인데 이곳도 찾는 이가 많이 없는 것 같았다. 주차장도 널찍해서 주차하기도 수월했다.

 

절 입구에는 거북 상이 있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만졌는지 거북이 등이 매끈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눈에 들어온 것은 산책로 옆의 암석들이었다. 겹겹이 쌓여 암석층에서 지구의 나이를 아주 조금 가늠해 보았다.

 

양옆에 있는 나무가 그늘을 만들었기에 뜨거운 태양볕은 피할 수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 작은 석상들이 있었다. 여러 석상이 나란히 있으니 영엄하게 느껴졌다.

 

걷다 보니 저 멀리 석탑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석탑이 우리가 평소에 보던 것보다 컸다. 가늘고 길다 보니 위태롭게 보였지만 날씬한 모습의 석탑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탑 뒤로 또 다른 탑들이 보였다.

 

이래서 천불천탑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천불천탑이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같은 듯 다른 느낌의 석탑들.

 

허술해 보이는 석탑 중에는 보물도 있었다.

 

석탑에 작은 돌 하나를 올리며 아주 조그마한 소망을 빌었다.

 

하나를 보고 나면 다른 석탑이 기다리고 있었다.

 
 
 

뒤돌아 왔던 길을 바라보니 참 아름다웠다. 역사의 길을 따라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길쭉이 석탑과는 다른 탑이 눈길을 끌었다. 석탑 안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점이 신기했다. 대부분 밋밋한 탑만 세우는데 이 안에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뭔가 좋은 기운이 느껴져서 한 번 더 기도를 했다.

 

둥근 원반을 얹어 놓은 것 같은 투박한 석상도 보물이라고 적혀있던 것 같다.

 

석탑의 세계를 지나니 이제 절이 보였다.

 

날이 너무 더워 차가운 커피 한 잔이 생각났다. 절을 구경한 후 쉴 겸 찻집에 가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보다 먼저 온 몇몇 관광객만의 말소리만 있을 뿐 절은 고요했다.

 
 

담장을 없앤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 인지. 절도 오픈된 구조로 되어 있어 답답함이 들지 않았다.

 

담장이 둘러진 곳은 스님들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속세의 공간은 담 하나로 나누어져 있었다.

 

 

너무 조용하기에 내 카메라의 셔터 소리도 방해가 될까 걱정이 되었다.

 

흔한 목탁소리마저 없었다. 여행객의 들뜬 마음도 서서히 편하게 바뀌었다.

 

대웅전 뒤에 산으로 가는 계단이 있었다. 조금 오르다 숨이 차서 조금 오르다 다시 내려왔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아주 은은하게 퍼지는 풍경소리.

 
 

담장 너머로 보이는 장독대에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어릴 적에는 절에 가면 그냥 그런 느낌들뿐이었다. 어느 날인가 절에 가면 재미가 느껴졌다. 사진 찍는 즐거움도 있지만 불교를 믿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했다.

 

대웅전 아래 중구난방 펴있는 꽃이지만 모든 꽃은 다 아름다운 것 같다.

 
 
 

이곳의 또 유명한 명물은 와불이었다. 와불로 가는 길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기에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와불을 보기 위해서는 끝없이 보이는 계단을 올라야 했다.

 

날이 푹푹 찌니 숨이 막혔다. 계단 층계가 완만해서 죽을 것 같이 힘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단이 많아서 오르는 내내 가쁜 숨을 쉬어야 했다.

 

계단에 오르면 비탈진 바위 위에 석탑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앞에 큰 나무만 없으면 경주 남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가 넓기에 잠시 앉아서 숨을 골랐다.

 

다시 또 계단을 따라 올라야 했다. 전망대에 오르니 운주사를 둘러싼 녹음 진 산들을 볼 수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지만 그래도 풍경이 좋았다.

 

전망대를 지나 다시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처음 와불을 봤을 땐 누가 알려주지 않는 한 불상처럼 보이지 않았다.

 

와불 옆에 와불을 볼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거기에 오르니 드디어 와불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부처님 머리 위에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왔다.

 

운주사의 와불도 보았으니 찻집으로 향했다.

 

밖은 30도를 넘나들어 땀이 주르륵 계속 흐르는데 찻집 안은 시원해서 좋았다.

 
 
 
 

이곳에 앉아 운주사, 능주역에서 찍은 사진을 아빠에게 보냈다.

 

찻집을 나와 차로 돌아가는 길은 가볍지만 심하게 더웠다.

 
 

잠깐이면 구경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보나 오래 운주사에 있었다.

 

운주사를 나와 정읍 허브원으로 향했다. 점심을 못 먹어서 백양사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나는 딱히 입맛이 없어서 라면으로 아빠는 백양사의 시그니처의 삼채애호박찌개로 주문했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정읍 허브원으로 향했다.

 

고속철도 선로가 보이기에 KTX 한 대가 지나가길 기다렸는데 묵묵부답이었다.

 

정읍 허브원에서 라벤더만 본 후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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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화순적벽을 가려고 했는데 버스 시간이 안 맞아서 화순 2경인 운주사로 향했다. 드라마 '모범택시 2'에도 나오고 '손현주의 간이역'에도 나온 능주역이 금호리조트에서 운주사로 가는 길에 있기에 능주역에 잠시 들렀다 가기로 했다. 체크아웃이 11시라 11시에 맞춰서 리조트에서 나왔는데 해가 뜨거웠다. 차는 햇빛을 받아서 차 대시보드에 손을 대면 손에 화상이 입을 정도로 뜨거웠다.

 
 

금호리조트 화순에서 나와 시골길을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국도로 갈아타고 능주역으로 향했다.

 
 

능주역에 도착하니 역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보통의 간이역이었다.

 

방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시골 간이역에는 아빠와 나, 둘뿐이었다.

 
 

역무원이 없는 역인 것 같다. 역에서는 표를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사람의 인적이 끊긴 것 같은 적막감이 흘렀다.

 
 

이곳에서는 나주, 함평, 목포로 갈 수 있고 또한 부산으로도 갈 수 있었다. 하루에 몇 대 다니지 않는 간이역이다 보니 여객운임표에는 빈 공간이 많았다. 군대 가기 전에 여수에서 목포까지 기차를 타고 갔던적이 있는데 아마 그때 이 역을 지났던 것 같다. 요즘 티브이에 한두 번 나오다 보니 눈에 익은 역이었지만 예전에는 시골에 있는 흔한 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능주역이 유명한 이유는 능주역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티브이에서 봤던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니 신기하고 가슴 뛰게 반가웠다.

 

안내판 옆에 있는 나무 의자는 간이역 자체의 감성을 더욱 높여주었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타들어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웃으며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웃고 있지만 웃음이 안 나오는 뜨거움이었다.

 

능주역 표지판을 보니 연예인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없이 길게 펼쳐진 철길과 플랫폼.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감성을 톡톡 건드는 것 같았다.

 

아빠는 기차를 좋아하는 내가 이해가 안 되시는지 한숨을 푹푹 쉬시면서 덥다고 다시역으로 돌아가셨다.

 

점점 이런 작은 역들 이 사라지고 있으니 이렇게라도 방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나도 어디를 가더라도 먼저 KTX를 타지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는 꺼리게 된다. 느림의 여행을 해야 하는데 이젠 느리다는 것이 점점 싫어지고 있는 것 같다.

 

들판 위에 있는 역이 쓸쓸하게 보였다.

 

뒤돌아서서 가야 하는데 자꾸 발길이 안 떨어져서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무도 없는 간이역 앞 광장은 쓸쓸함만이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였을 광장은 이제는 어쩌다 찾아오는 관광객만 맞이했다.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마을로 이어지는,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기차역은 이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며 언제 사라질지 기다리고 있었다.

 

능주역을 나와 다시 운주사로 향했다. 국도로 들어서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철길 건널목이 보였다. 철도 신호기는 하루에 몇 번 종을 울리며 움직일까. 더운 여름 철도 신호기도 나른한지 팔을 올리고 쉬고 있었다.

 
 

다시 국도로 들어와 운주사로 갔다. 운주사로 가는 길 다시 만난 철길. 빠름의 시대에 맞지 않는 간이역들. 내 몸은 편함을 추구하지만 내 감성은 아직 90년대, 200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자꾸만 사라져 가는 간이역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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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방문한 칠갑산 천문대가 너무 좋았다. 일단 복잡하지 않고 한적하게 산길을 걷는 것도 좋았고 조용한 천문대에서 잠시나마 우주의 신비에 빠져 볼 수 있었다. 더구나 고도가 높다 보니 다른 곳에 비해 시원했다.

 

숙소인 화순 금호리조트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백제 문화 단지로 향했다. 칠갑산을 내려오니 산과 산 사이에 만들어진 평지가 보였다. 마을을 산이 둘러싸고 있지만 그 가운데는 널은 평지가 있어 산과 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뭔가 마음속에 꽉 차이 있는 답답함이 풀리는 것 같았다.

 
 

도로도 단순하다 그냥 쭉 가면 되었다. 지명을 보니 청양군 장평면이라고 적혀 있다. 지명에서 오는 뭔가 모를 편안함이 있었다.

 

길가 옆으로 마을이 자리 잡고 있어서 사람의 온기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차를 타고 칠갑산에서 부여로 가는 길 길가 옆 황토색의 집이 눈에 들어왔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과 들이 아주 적절하게 배치되어 지나는 시간 동안 잠시나마 힐링이 되었다. 우리는 청양 장평면에서 부여 은산면으로 들어선 후 부여 시내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부여에 들어오니 공기가 너무 텁텁하고 더웠다. 칠갑산의 맑고 시원한 공기와는 전혀 반대의 숨이 멎을 것 같은 뜨거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전부터 한번 와보고 싶었던 롯데 리조트 부여가 있었다. 리조트 옆에 골프장이 있다 보니 평일이나 주말이나 예약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항상 검색만 해보고 포기했던 곳이었다. 백제 문화 단지로 가기 위해서는 리조트 앞에 있는 아웃렛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그리고 2~3분 정도 걸어가면 백제 문화 단지가 보였다.

 

크게 백제문화단지 티켓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에 처음 가는 사람들도 쉽게 매표소를 찾을 수 있어 보였다.

 
 

생각보다 유구와 칠갑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기 때문에 시계를 보니 이곳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한 시간도 안 될 것 같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사비로 열차도 타보고 싶었는데 탑승시간이 맞지 않았다. 매표소에서 기본 티켓으로 역사 단지와 문화관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표를 구매했다. 65세 이상은 무료라서 아빠는 공짜이고 나만 6,000원을 지불했다.

 

시간이 없는 관계상 진짜 바람과 같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루룩 순식간에 역사관을 둘러봤다.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역사관의 내용보다는 부여서동 연꽃축제였다.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번 연꽃 축제에 가보고 싶은데 갈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역사관 안에 들어가니 백제문화단지를 축소해 놓은 디오라마가 보였다.

 

박물관하면 어둡고 낮게 깔린 성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와서 갔다 오고 나면 기분이 다운되는데 이곳은 밝고 경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제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마네킹도 무섭다기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빠가 백제시대 옷을 입고 저 사이에 서있으면 꼭 백제 사람 같아 보일 것 같았다. 키도 비슷하고.

 

1층 전시관의 마지막에는 캐릭터가 세워져 있었다. 백제의 전사일까. 얼굴에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화가 잔뜩 난 전사 옆에는 귀여움이 넘치는 다른 캐릭터도 있었다.

전시관 2층은 특별기획전시실이었는데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1층만 보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유롭게 역사관을 못 보았다.

 
 

밖으로 나오니 사람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칠갑산과 부여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인데 날씨가 너무 정반대라 놀랬다. 아무튼 표까지 다 샀으니 대강이라도 구경을 해야 하지 않을까.

 

역사문화관을 나와 백제문화단지의 메인인 사비궁으로 갔다. 사비궁 옆에는 생활문화마을, 위례성, 고분공원, 능사가 있는데 날도 너무 덥기에 사비궁과 능사만 구경하고 나왔다.

 

역사문화관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면 정양문이 나왔다. 이곳에서 한 번 더 표 검사를 받고 사비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정양문이 사비궁의 정문인데 이곳에서 우산을 대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뜨거운 햇살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었다.

 

정양문을 지나 사비궁으로 가는 길은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었다.

 

그리고 사비궁 뒤로 능사가 보였다.

 

사비궁을 보면 전형적인 한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크게 감흥은 없었으나 우리나라의 건물이 삼국시대나 조선시대나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비궁 정문에 서니 그래도 꽤 바람이 불었다. 미지근하지만 바람이 부니 조금은 살 것 같았다. 우리가 간 시간이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이라 더 더웠던 것 같다.

 

메인 건물과 정문 사이에는 큰 광장이 있고 주변은 회랑이 둘러져 있었다.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 나왔을 법한 궁의 모습이었다.

 
 

덥고 힘들다 보니 메인 건물로 가지 못하고 회랑에서 미지근한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냈다.

 

주말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성수기나 주말에는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사림이 넘쳐나는데 이곳은 너무 없었다. 사람들의 생각에 잊힌 나라여서 일까. 과거에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현재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았다.

 

현대에 복원한 건물이지만 한옥의 처마선은 언제나 보아도 마음을 편하게 했다. 날이 조금만 선선했으면 좋겠는데 저 지글지글 끓는 마당으로 나가면 바로 태양볕의 공격을 받아 타버릴 것 같았다.

 
 

우리는 사비궁을 나와 능사로 갔다.

 
 

부지가 넓다. 대신 가운데에 그늘이 없기에 정오쯤 방문하는 것은 좋은 것 같지 않았다. 여름에 온다면 오전에 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능사로 가기 위해 사비궁을 나왔다. 그늘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늘을 벗어나기 싫었다. 뭉그적 거리며 회랑 밖의 벽에 기대어 사진을 찍었다.

 

이곳의 메인은 사비궁 보다 능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비궁은 일반적인 궁궐의 모습을 띠고 있다면 능사는 현재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단층 건물의 절에 익숙한 우리는 이렇게 화려하고 웅장한 절은 거의 보지 못했다.

 

능사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

 

능사 앞에는 양쪽에 연못이 있고 가운데로 큰길이 놓여 있는데 이 길에 서서 능사를 바라보면 능사 5층 목탑은 멀리서 보았을 때 보다 더 위엄있게 다가왔다.

 

부여하면 바로 연꽃이 아닐까. 능사 앞 연못에도 이제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더워서 많이 움직이기 싫어서 능사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물에 비친 5층 목탑도 아름다웠다.

 
 

마음속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소망의 대북을 크게 두들기고 왔다. 기도 빨 이 강한 곳이라면 소망이 언젠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우리가 책에서 배웠다. 목탑들이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그 당시 목탑을 가진 절들은 얼마나 웅장했을까.

 

햇빛을 가리기 위해 빌린 우산이 꽤 사진 소품으로 괜찮았다. 그리고 우산이 커서 햇빛도 잘 가려주었다. 우산을 안 가지고 갔으면 아마 둘 다 얼굴이 벌겋게 변했었을 같다. 나는 사진을 찍어야 해서 그냥 땡볕에 노출되었다.

 
 

능사 앞 정원에는 조형물이 있었다. 아마 야간 투어 때 사용하는 조형물인 것 같았다. 조명을 받은 능사와 조형물.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 꽤 로맨틱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사진이 찍힐 것 같았다.

 

수박 겉 핥기 방식으로 역사관과 사비궁, 능사를 본 후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너무 더워서 그런가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날이 선선한 봄, 가을에 온다면 이 길은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지금은 너무 덥기에 매력을 느낄 틈도 없었다.

 

우산도 대여할 수 있고 연날리기도 체험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부자가 되고자 정양문에 세워진 플라스틱 금화를 한 닢 들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나무에 핀 꽃이 아름다워 잠깐 사진을 찍었다. 일반 티켓은 6,000원이라 우리처럼 구경한다면 입장료가 너무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우리도 시간이 없어서 너무 대강 본 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7월의 첫날 정오에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무리수였던 것 같다. 조금 서둘러 오전에 왔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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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청양 여행 때 출렁다리를 구경 후 칠갑산 천문대를 오려고 했으나 날이 너무 더워 출렁다리 바로 옆이었으나 들리지 못하고 바로 예산으로 이동했다. 그때 들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기에 유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에 칠갑산 천문대로 향했다.

 
 

아빠는 유구 근처에 있는 마곡사를 더 가고 싶어 하셨는데 내가 천문대에 더 가고 싶어 해서 절은 접고 칠갑산으로 갔다. 한참을 산길을 오르니 주차장이 나왔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몇몇 보이고 그 외에는 사람이 없어 조용했다.

 
 

맞게 온 것 같은데 사람이 너무 없으니 천문대가 문은 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문대이닌까 저녁에 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청양 하면

청양고추, 그리고 구기자. 또 하나의 명물은 칠갑산이 아닐까. 노래 '칠갑산'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 칠갑산이 청양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산책로를 따라 5-10분 정도 걸어갔다.

 

깊은 산에 있어서 시원했다. 장마철이라 습했지만 공주 유구보다 선선했다.

걷다 보니

천문대 건물이 보였다.

 
 

1박 2일도 촬영하고 드라마에도 나왔나 보다.

 

천문대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빠는 태어나서 천문대는 처음 와보신다고 했다.

 
 

천문대를 찾은 사람은 우리뿐인가 인기척이 없었다.

운영 중인지

긴가민가 했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직원 분이 나오셔서 표를 발권해 주셨다.

 

건물은 총 3층으로 되어 있었다. 직원분이 십여분 뒤에 영상 상영을 한다고 1층 상영관으로 시간 맞춰 오라고 했다.

 

일단 영상 시청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 빠르게 천문대를 훑어 보아야 했다.

 

3층은 주관측실로 천장은 돔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 망원경이 놓여 있었다. 멀리서 보았지만 우리가 시중에 보던 것보다 몇 배는 컸다.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멀리서 볼 수 밖에 없었다.

 

3층 밖에는 테라스가 있었다. 이곳 스타파크에서 각 나라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었다. 표지판에 있는 몇몇 나라는 가보았는데 수치로 거리를 표시해 두니 진짜 먼 곳을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맛비 때문에

산구름이 짙게 깔려 있었다.

 

시계를 보니 1층으로 내려가야 할 것 같아 서둘러 내려갔다. 내려가는 계단도 우주 속에 온 것 같이 꾸며져 있었다.

 

공상과학 포스터를 보는듯한 벽면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2층은 우주와 관련된 전시품들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영상을 본 후 다시 구경하기러 했다.

 
 

특히 재밌어 보이는 실험도구가 보였다.

 

1층 상영관을 스타리움인가로 불리던 것 같다. 10년 전 경기도 양주에 있는 송암 천문대를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천문대에서 보았던 영상이었다.

 

직원분께서 영상이 두가지 있는데 어른들은 오로라가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었다. 새벽부터 집에서 나와서 피곤했는데 뒤로 45도 뉘어있는 의자에 앉으니 잠이 소로로 올 것 같았다. 시원하고 좋았다.

 

오로라에 대한 설명이 나온 후 본격적인 오로라 영상이 시작되었다. 중간중간 오로라를 보는 방법, 오로라 명소 등 오로라에 대한 깨알 같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노르웨이 트롬쇠에서 희뿌연한 오로라를 보고 와서 아쉬웠었다. 영상을 보고 나니 다시 캐나다나 핀란드, 노르웨이로 가서 영상과 같은 오로라를 몇 날 며칠 기다려서 오로라를 보고 오고 싶어졌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영상을 상영하시는 동안 숙면을 취하셨다.

 

영상을 보고 나오니 다른 직원분이 오셔서 같이 3층 관측실로 올라갔다. 원래는 낮에도 날이 좋으면 관측실 창문을 개방해서 태양을 관측할 수 있는데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서 관측실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망원경이 움직이는 것만 볼 수 있었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직원과 함께 사진을 기념으로 찍었다.

 
 

2층으로 내려와 시간이 부족해서 못 본 것들을 보았다.

 

진짜 우주복은 아니지만 우주 비행사와 함께 사진도 찍었다. 달나라라 그런지 우주인 앞에 토끼도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신기해서 한 것은 홀에 동전 굴리는 실험이었다. 물이 빠질 때와 똑같은 모양으로 동전이 흘러가는데 이게 하다 보니 꽤 재미가 있었다. 다음에 청양에 온다면 저녁시간에 와서 별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1V8y1utF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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