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어느 여행지나 그렇지만 여행은 설렘이 가득한 것 같다. 처음 가는 여행지든 여러 번 갔던 곳이든 설렘의 총 양은 같은 것 같다. 이번 여행지는 또다시 발리로 발리만 7번째 여행인 것 같다. 발리만 가기 눈치 보여서 이번엔 코모도 도마뱀이 산다는 라부안바조를 여행에 추가했다.

 

오사카를 다녀온 지 한 달 밖에 안되었지만 공항에 오니 마음이 콩닥콩닥 뛰는 게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번에 쉬는 여행을 하고 싶은데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1터미널의 메인 전광판에 한국의 문화유산이 나오고 있었다. 상품광고보다는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이런 광고가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빠져들었다.

 

토요일 정오 무렵이지만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아시아나 카운터가 끝에 있기에 꽤 한참을 걸어서 체크인 카운터로 왔다. 대기 줄이 길지 않아서 빠르게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츠 스타인지, 공항 한 편에서 누군가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어서 궁금했다.

 

주말이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고 쉽게 보안검색을 마치고 에어 사이드로 들어갔다.

 
 

공항에 오면 이제 하나의 루틴이 된 것 같다. 에어 사이드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라운지로 향했다. 언제까지 회원 등급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유지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이용해야겠다.

 
 

아빠는 라운지에 계시고 나 혼자 면세품 수령을 하러 갔다. 가는 길 니코틴 충전을 위해 흡연실에 잠시 들렸다.

 

여러 나라의 공항을 이용해 봤지만 인천공항만큼 쾌적하며 이용하기 편한 공항이 은근 많지 않은 것 같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찾으러 가는 길은 멀었다. 왕복하면 하루 운동치를 채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멀었다.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주문했다. 특히 기대되었던 것은 만다리나 덕 가방이었다. 그리고 집에 갈 때까지 짐이 되어준 로얄샬루트도 구매했다.

면세품을 찾고 돌아오는 길, 인터넷이 얼마나 더 저렴한지 궁금해서 면세점을 들려 가격을 보았다.

 

라운지로 돌아오니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1인 좌석은 언제나 만석인데 이날은 1인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프라이빗 한 맛에 1인 좌석을 앉는 것 같았다. 땅 위의 비즈니스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시아나항공은 발리 직항이 없기에 자카르타까지 간 후 다른 저가항공으로 바꾸어 발리로 가야 했다. 이번엔 발리로 가기 전 코모도 섬을 들려야 하기에 인천-자카르타-라부안 바조-발리의 순으로 여행이 진행되었다.

 

가쁨 숨을 몰아쉬며 급하게 음식을 가져와 먹었다. 프라이드치킨은 인기가 많아 금세 동이 났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은 후 새로 산 가방을 꺼내보았다.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1인용 의자에 앉아 밖의 풍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아시아나의 색동 꼬리가 너무 이쁜 데 대한항공에 완전히 인수되면 어떻게 될지. 현대기아 자동차처럼 따로 운영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탑승 시간이 되었기에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로 갔다. 눈에 선글라스를 낀 비행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자카르타로 가는 승객이 많아서 놀랬다. 비즈니스석 승객도 많고 우수회원도 많다 보니 우선 탑승 줄도 길었다.

 
 
 

드디어 이 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의 설렘의 좋기도 하고 가끔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번에는 새로운 곳에 가다 보니 은근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라고 들었다. 다행히 우리 쪽 자리에 다른 승객이 타지 않아서 편하게 7시간을 갈 수 있었다. 맨 마지막 줄 좌석은 인터넷으로 지정할 수 없어서 체크인 시 직원에게 말해서 좌석을 맨 뒷줄로 옮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같이할 비행기는 에어버스 350-900으로 앞쪽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 같은 모습이 인상적인 비행기였다. 그리고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중 최신형에 속했다.

 
 

좌석 간격도 넉넉했고 좌석 밑에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도 있었다.

 
 

우리는 아직 이륙 전이라 가운데 승객이 앉을까 마음을 졸이며 승객들의 탑승을 바라보았다.

 

자카르타까지의 비행시간은 5300여 킬로미터로 왕복하면 대략 6000마일 정도 마일리지가 적립이 되었다.

 

최신형 항공기는 예전 것에 비해 창문이 커져서 좋기는 하나 밖의 창문과 안쪽의 거리가 멀어서 밖의 풍경을 찍기에는 불편했다.

 
 

긴 탑승 시간이 끝난 후 푸시 백을 시작했다.

 

날이 우중충해지더니 곧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푸시 백을 마친 후 비행기는 쿵쿵 소리를 내며 활주로로 향했다.

 
 

활주로로 향하는 길에 조금씩 비가 내렸다. 비행기의 창문은 빗물로 얼룩져 밖의 풍경이 어른거렸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긴 활주로를 내달렸다. 비행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빗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고 뒤로 밀려 나갔다.

 

비행기의 빠른 속도로 어느새 창문은 깨끗해졌다.

 

비행기는 사뿐히 이륙을 했다. 하늘엔 짙게 구름이 깔려 있었다.

 
 

비행기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구름 속을 향해 날아갔다.

 
 

구름 속에 들어오니 세상엔 우리뿐이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저 멀리 희미하게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층을 뚫고 나오니 파란 하늘과 구름층이 물과 기름처럼 갈라져 있었다.

 

비행기는 벌써 제주 상공 위를 날고 있었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잠시 눈을 붙이며 쉬고 계셨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내식 먹는 시간이 되었다. 창문 커버를 열고 싶었지만 햇살이 너무 강했다.

 
 

아빠는 한식으로 나는 양식으로 주문을 했다. 한식은 비빔밥이었다.

 

내 건 닭고기 요리였다. 스프라이트를 캔으로 달라고 부탁하니 캔으로 받을 수 있었다.

 

비즈니스 석이라면 코스요리로 나왔겠지만 우린 이코노미석이기에 한 트레이에 에이피타이져부터 디저트까지 한 번에 나왔다.

 
 

기내식을 먹은 후 면세품을 주문했다. 면세점보다 몇몇 품목은 훨씬 더 저렴했다. 그래서 적다 보니 또 이것저것 주문서에 적어 넣었다.

 

우린 어디쯤 날고 있을까.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니 남국의 하늘 어디쯤 되는 것 같았다.

 
 
 

파란 하늘 한편이 노랗게 물들어 갔다.

 
 

노란빛은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우리 비행기는 오키나와를 지나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갔다.

 
 

하늘은 더욱더 붉게 변했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어 갔다.

 
 
 
 

이젠 햇빛이 강렬하지 않아 창문 커버를 다 열어 두었다. 아름다운 노을에서 시선을 놓을 수 없었다.

 
 

이젠 붉은 기운과 파란색으로 하늘의 색이 갈라지고 비행기는 그 사이를 줄타기하듯 날고 있었다.

 
 
 

잠시 비행기가 항로를 트는 사이 석양빛이 기내로 들어왔다. 늦은 오후 마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웠다. 여행의 첫날은 항상 이렇게 지나가는 것 같다.

 
 
 
 

비행기는 아직 목적지까지 반도 오지 못했다. 하늘은 이제 검은색으로 조금씩 물들어 갔다.

 
 

우리 비행기는 시간을 거슬러 남서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자연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을 만큼 빠르지는 못한 것 같다.

저번 태국 여행 때 읽었던 책의 남은 부분을 읽으면 비행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서쪽 저 멀리는 아직 해가 떠 있겠지. 우리는 이제 완전히 어둠 속을 날고 있었다.

 
 

조종석에서 보면 어둠과 밝음이 파노라마처럼 보이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무실이 비행기의 칵 핏인 것 같다.

 
 
 

하루가 가는 게 아쉬운지 저 멀리에서 은은하게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비행기는 필리핀 상공을 날고 있었다.

 
 

아빠는 나와 자리를 바꾸어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셨다.

 

나도 이 책처럼 느리게 살고 싶은데 언제나 조급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알고는 있지만 실행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비행기는 비행시간의 반을 넘겨 남은 시간이 온 시간보다 많지 않았다.

 
 

심심해서 면세품 책자를 한번 훑어보았다. 담배류는 확실히 면세점보다 더 저렴해 보였다.

 
 

언젠가 여윳돈이 있으면 조니 워커 블루 라벨 한 병을 사고 싶었다.

 
 
 

보르네오 섬에 들어오니 기내 전체 조명이 켜지며 따스한 피자 한 조각을 나눠주었다.

 

거의 사육 당하는 것 같은데 또 뱃속에 피자가 잘도 들어갔다.

 

착륙 준비에 들어가기 앞서 스트레칭 방송이 나왔다. 사람들이 반쯤 졸린 상태로 화면을 따라 찌푸둥한 몸을 풀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가 낮아졌고 깜깜한 하늘밖에 없던 풍경에 자카르타의 야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넓게 이어진 평지가 인상적이었다.

 

비행기는 어느덧 활주로에 착륙을 했다. 드디어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우리 비행기 옆으로는 저 멀리 튀르키예에서 온 터키항공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1인당 30여 불을 주고 도착비자를 사고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세관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고해서 큐알코드만 확인 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클룩으로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었다. 기사분이 서쪽 로비 로띠오 앞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십여 분 기다려야 했다.

 

밤이지만 이곳은 여름이라 습하고 더웠다.

 

자카르타 공항이 처음은 아니지만 몇 달 만에 오니 처음 오는 곳 같았다.

픽업 기사를 만나 자카르타 시내 호텔로 이동을 했다. 언제나 기사와의 이야깃거리는 케이팝, 케이 드라마였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3년 만에 다녀온 2023년 1월 발리 여행이 너무 좋았다. 일일 투어 때 가이드가 7, 8월 발리 날씨가 너무 좋다는 말이 생각나서 1월 발리 여행 중 발리에서 8월 발리 여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어느덧 2023년도 벌써 반절 이상 지나갔다. 이번 여름은 너무 덥고 힘들어서 하루하루가 너무나 안 가는 것 같았다. 안 올 것 같은 8월이 어느덧 발 앞까지 왔다.

 
 

서해선이 김포공항까지 연결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지하철로 인천공항을 가려면 2시간 반에서 3시간이 걸린다. 이번에는 얼마나 걸릴까. 자주 이용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김포공항에서 한번 환승해야 하지만 전에는 두 번 환승했는데 한 번만 환승하면 바로 공항 전철을 탈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전철을 타고 인천공항 1터미널까지 딱 한 시간이 걸렸다. 공항버스보다 지하철이 운행횟수가 많으니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는 오랜만에 미스터 프레드릭슨 씨도 같이 여행에 나섰다.

 

점점 공항에 여행객이 많아지는 것 같다. 내가 아빠보다 너무 빨리 도착했다. 아빠가 오시려면 최소 1시간 이상 걸리실 것 같아서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하철이 한 대 올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개찰구에서 쏟아져 나왔다.

 

1터미널 출발층에서 할 일이 있어서 터미널로 이동을 했다.

 
 
 

1월에 비해 확실히 비행 편이 많이 늘어났다. 특히 관광객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 관광객이 늘어나니 공항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오지만 몸이 기억하는 익숙한 길을 따라 출발층으로 갔다. 코로나 전만큼은 아니지만 7개월 전보다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비행 편이 몇 배가 늘어난 것 같았다.

 
 

거대한 전광판만 보면 인천공항에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점점 이 전광판은 진화되는 것 같다.

 
 

3층 출발층에 도착하니 휴가를 해외에서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환전을 위해 걸어가던 중 티웨이(?) 항공 체크인 카운터가 눈에 들어왔다.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내가 타고 갈 OZ761은 오후 3시 20분에 출발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환전을 얼마를 해야 할까. 언제나 고민이 되는 부분인 것 같다. 일단 트레블 월렛으로 60만 원 정도 충전을 하고 나머지는 달러로 환전을 했다. 인도네시아 입국 시 입국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자 발급 비용을 고려해서 환전을 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현금을 이용할 일이 많지 않았다. 거의 트레블 월렛에 충전한 인도네시아 루피아만 사용했다.

출발층에서 볼 일을 본 후 다시 공항 지하철 타는 곳으로 왔다. 배가 고팠지만 체크인 후 라운지에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간단히 버거킹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주문했다.

 

며칠 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으셨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가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힘든 몸을 이끌고 공항에 도착하셨다. 평소 같으면 에너지가 넘치고 이 사진 저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으실 텐데 오늘은 피곤하시다며 그냥 빨리 체크인을 하러 가자고 하셨다.

 

아빠는 몸이 무겁고 힘들다고 빨리 체크인하고 라운지로 가자고 했지만, 나중에 공항에서 찍은 사진이 없으면 후회될 것 같았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 눈여겨 본 티웨이 항공 캐릭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평소라면 공항에 오면 에너지가 넘치는데 오늘은 너무 힘들어하셨다.

 
 

1터미널이 아시아나 항공 메인 터미널이라 체크인 시간이 아니어도 어느 시간이든 편하게 체크인을 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체크인을 빠르게 마치고 출국을 하기 위해 심사대로 향했다. 한 시간 전만 해도 사람이 많았는데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떠난 것 같았다. 우리가 출발하는 오후 3시가 시간 상 조금 애매하긴 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짐 검사와 출국심사를 빠르게 끝내고 출국 심사대 바로 앞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라운지로 향했다.

 
 

익숙한 느낌이 그리울 때가 있다. 익숙한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아빠는 많이 힘드신지 평소에 앉는 테이블보다는 살짝 누워서 쉴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으셨다.

 

아빠가 쉬시는 동안 면세품을 사기 위해 면세점으로 왔다. 비오템 화장품을 사야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점포가 닫혀 있었다. 그래서 다른 면세품을 사기 위해 면세점을 방황하며 돌아다녔다.

 

오다 보니 평소에 잘 안 오는 게이트 입구까지 걸어왔다.

 

비오템에서 제품을 산 후 다시 라운지로 돌아왔다. 공항 안을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팠다. 아시아나 항공 비즈니스 라운지의 시그니처인 닭강정(?)을 가지고 왔다. 인기가 많은 음식이라 음식이 금방 동이 났다.

 
 

아빠는 몸에 힘이 없다며 탑승 전 약을 먹고 계속 쉬셨다. 십 년을 넘게 같이 여행을 했는데 이런 컨디션으로 여행하기는 처음이었다.

 

여유시간을 두고 게이트 앞으로 갔다. 한 5분 기다리니 탑승이 시작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발리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1등으로 탑승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일찍 탑승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맨 뒤자리로 좌석을 지정할 수 있었다. 좌석 뒤에 화장실이 있어서 시끄러울 수 있지만 뒤 사람을 신경 안 쓰고 의자를 밀 수 있는 것이 좋았다.

 

큰 짐은 오버헤드 빈에 넣은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777-200기종으로 좌석이 3-3-3 배열로 되어있었다. 마지막 좌석만 2-3-2 배열로 되어 있었다.

 

대형 기종이기에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좌석 앞 엔터테인먼트에는 기내 면세품 광고가 나오고 탑승 거리와 시간 등이 번갈아 나왔다.

 

오늘은 거의 만석인 상태라고 체크인할 때 들었다. 승객들이 끊임없이 밀려 들어왔다.

 

일찍 탑승한 만큼 비행기 안에서 꽤 기다려야 했다.

 
 

5월에 일본에 다녀온 후 처음 타는 국제선 비행이라 설레었다.

 
 

승무원이 귀마개와 안대를 주었다. 가방 안에서 주섬주섬 프레드릭슨씨를 꺼내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열심히 프레드릭슨씨와 사진을 찍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장난감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조금 창피했지만 이번 여행을 같이 동행할 제3의 멤버이니 민망함은 잠시 접어 두고 사진을 찍었다.

 
 

앞좌석 밑에는 콘센트가 있었다. 모니터에 있는 USB 충전기의 충전 속도가 느리기에 콘센트에 연결한 후 핸드폰을 충전하니 빠르게 배터리가 채워졌다.

 
 

탑승이 완료된 후 비행기는 푸시 백을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토잉카가 분리된 후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갔다. 1터미널의 주요 항공사는 아시아나 항공이기에 크고 작은 색동 꼬리를 한 항공기가 보였다.

 
 
 
 

싱가포르 항공이 막 도착했는지 게이트를 찾아 느리게 가고 있었다.

 

추석 땐 오랜만에 싱가포르 항공을 타고 다낭에 가기에 이렇게 보니 반가웠다.

 

오랜만에 케세이 퍼시픽과 핀에어를 보았다.

 

OZ761은 활주로 앞에 서서 착륙하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비행시간은 대략 7시간, 거리는 5300여 킬로미터였다.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은 적당한 비행시간이었다.

 

착륙한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자 비행기는 활주로에 들어섰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긴 활주로를 달렸다. 그리곤 활주로 중간쯤 붕 떠올랐다.

 
 

지상의 활주로가 점점 작아졌다.

 
 

공항을 벗어나니 서해바다가 나왔다.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방향을 살짝 바꾸었다. 남쪽으로 향하는 것일까?

 
 

이리저리 방향을 몇 번 바꾸었다.

 
 
 

제주 쪽으로 간다면 서쪽 해안선을 따라가든지 아니면 육지가 보여야 하는데 바다만 보였다. 아마도 서해바다를 횡단하는 것 같았다. 1월에는 제주를 지나 대만, 필리핀, 보르네오 섬을 통과한 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지나서 자카르타에 도착할 것 같았다.

 

비행기가 안정 고도에 오르니 기내 음료 서비스가 이루어졌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것도 아닌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질리지 않았다. 777-200의 아쉬운 점은 윙렛이 없기에 창밖 사진을 찍으면 색동으로 칠해진 윙렛을 찍을 수 없어 사진이 밋밋했다.

 
 

기내식이 나오기 전 기내 면세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훑어보았다.

 
 

승무원께서 인터넷 면세점으로 주문한 스카이롬을 가져다주었다. 쿠팡에서 15만 원이 넘는데 대략 면세가격으로 7-8만 원 정도이기에 시중보다 저렴했다. 미리 출반 전 스카이롬 앱도 스마트폰에 설치해 두었다. 착륙하면 앱으로 데이터 구매 후 스카이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전에는 기내 면세품에 과심이 없었는데 생각 보다 저렴해서 이제는 종종 이용하는 편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인수받을 면세품을 미리 신청했다. 여행하면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귀국할 때 받을 수 있는 점이 편했다. 그리고 선 주문을 할 경우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늘은 정말로 파랬다.

 
 

앞좌석부터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기내는 맛있는 음식 냄새로 가득했다.

 
 

비행기 엔진에서 큰 소리가 한번 나더니 비행기의 고도가 더 높아졌다.

 
 

비행기는 서해바다를 건너 중국 대륙에 들어서고 있었다.

 

맨 마지막 자리라 기내식 선택권이 없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소고기 비빔밥뿐 이었다. 비빔밥만 남은 게 오히려 신기했다.

 

내국인 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탑승해서 일까. 비행기에는 한국인보다는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 외국인이 더 많아 보였다. 그래서 서양식이 먼저 품절된 것 같다.

 
 
 

비빔밥을 선호하지 않지만 선택권이 없기에 주는 대로 식판을 받았다. 비빔밥에 국도같이 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라운지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기내식이 들어갈 뱃속 공간은 있었나 보다. 흡입하듯 기내식을 먹었다.

 
 

기내식을 먹고 나니 사람들은 하나둘 취침모드로 빠져들었다.

 
 

지상에서 꽤 높이 올라왔는데 이곳에도 구름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짙은 구름층을 통과했다.

 

구름 밑으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이제 비행기는 상하이에 접근하고 있었다.

 
 
 

비행기의 연료를 어느 정도 써서 가벼워졌는지 또다시 고도를 높였다.

 
 

바다를 지나니 서서히 육지가 보였다.

 
 

상하이에 마지막으로 갔던 적이 언제였을까.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햇빛이 강렬해서 창문 덮개를 살짝 내렸다.

 

서쪽으로 향하던 비행기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창문 덮개를 거의 다 내렸다. 이번 여행에서 책 한 권을 다 읽고 오는 것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최대한 빚이 안 들어 오게 덮개를 덮고 밖을 촬영했다.

 
 
 

언제 또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구름 밑으로 지상의 물체들이 조금씩 보였다.

 

중국의 어느 대도시를 지나고 있을까.

 
 
 
 

고도는 대략 11킬로미터를 넘어가고 있었다. 비행운을 보기 위해 창밖을 유심히 보는데 길게 뻗은 구름인 비행운을 볼 수 없었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계속 주무셨다.

 
 

아직도 남은 시간이 더 많이 남은 것 같은데 벌써 온몸이 쑤셨다. 다운톤 애비 영화판을 보며 영화 한번 보고 또 밖을 보았다.

 

중국을 지나니 다시 바다가 나왔다.

 

밝았던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늘 저 먼 곳은 어느덧 어둠이 찾아온 것 같았다.

 

기내는 조용했다.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오는 불빛만 적막한 비행기의 고요함을 깨는 것 같았다. 갤리 또한 조용했다. 당번인 승무원만 종종 분주히 갤리에서 승객용 음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빠는 계속 몸을 뒤척이시며 잠을 주무셨다.

 
 
 

영화보다 창밖을 보았다.

 

내 쪽에서는 노을을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영화 압꾸정을 틀어는 놓았지만 모니터에 잘 시선이 가지 않았다.

 

어느덧 사진 촬영이 어려울 만큼 밖이 어두워졌다.

 
 

비행기 날개 끝의 깜빡이는 불빛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제는 날개 끝의 불빛과 지상의 불빛만이 보였다.

 
 
 

태풍 때문에 평소와는 다른 경로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비행기는 적도를 지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비행기는 막 싱가포르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기내에 불이 켜지더니 승무원이 올리브유 토마토 피자 하나씩을 주었다. 너무 뜨거웠지만 배가 출출했기에 호로록 흡입하듯 먹었다.

 

비행기는 적도를 지나 이제 자카르타에 거의 다 도착한 것 같았다.

 

도시의 불빛이 어둠 속에 보였다.

 
 

비행기는 속도를 서서히 줄이고 고도도 꽤 많이 낮아졌다.

 

7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는 자카르타 공항에 착륙을 했다.

 

착륙 후 한참을 달려 터미널 3에 도착했다.

 
 

터미널 3은 외국행 비행기만 있는 곳인지, 어디서 한 번쯤 보거나 타봤던 항공사의 비행기가 주기되어 있었다.

 

우리 비행기는 대한항공 옆 게이트에서 멈췄다.

 
 

7시간의 비행 뒤라 온몸이 쑤셨다. 아빠 짐에 내 짐까지 들고 내리려니 온몸이 천근만근 같았다.

 
 

입국 심사를 위해 사람들을 따라갔는데 입국심사를 받는 사람이 없어서 거의 기다림 없이 여권에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도착비자를 살 때도 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빠르게 살 수 있었다. 오히려 출입국 심사를 너무 빠르게 받고 나와서 짐이 나오길 기다려야 했다.

https://youtu.be/xGCWVmF95kY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내로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서서히 사람들이 해외에 간다고 하니 내 마음은 바람이 든 풍선처럼 빵빵하게 불어 올랐다. 고민을 거듭하다 큰 결심을 먹고 국제선 항공권을 예매했다. 2020년 1월의 마지막 날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에 도착한 후 일주인가 2주가 지나서 팬데믹이 왔다. 발리와 미얀마 여행을 마지막으로 3년 동안 코로나라는 새로운 바이러스와 싸워야 했다. 그래서 3년 만에 정한 여행지는 발리였다. 마지막 여행지에서 다시 여행을 시작하고 싶었다. 입국 상황 및 제한 사항들이 계속 바뀌는 것이 두렵고 귀찮아서 되도록이면 제3국에서의 환승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구매한 티켓이 인천-자카르타행 항공권이었다. 자카르타에서 발리까지는 다시 표를 구매해야 한 점이 번거롭지만 그래도 제3국 경유보다는 좋을 것 같았다. 다행히 아빠와 나는 코로나 예방접종을 3차까지 했기에 인도네시아 입국 시 따로 격리 등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내가 얀센을 접종했기에 그 점이 불확실했다. 나는 얀센과 모더나 총 2회를 접종했는데 다행히 모더나가 3차로 인정되기에 조금 불안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놓였다. 

 

오래간만에 여행을 가려고 캐리어를 끌고 집에서 나왔다. 공항버스가 다시 운행 중이기에 시간에 맞춰 탑승할 수 있었다. 길거리에 이렇게 큰 캐리어를 끌고 가는데 왜 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다. 남들이 쳐다보는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인천 송도 신도시의 모습을 보니 인천공항으로 간다는 것이 실감 났다.

큰 캐리어는 짐칸에 넣어 두고 백팩만 들고 공항버스에 앉아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모든 것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국제선 관광 비행 때 이후 얼마 만에 지나는 인천 대교인지. 팬데믹 이전에는 익숙했던 모든 것이 새롭게 만 느껴졌다.

 

버스가 공항에 가까워져 오니 드디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다. 1터미널이라는 안내판이 나를 더욱더 설레게 만들었다.

 
 

아빠가 오시기 전 페이스북으로 서로 소통하던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선생님을 만나기러 약속을 해두었었다.

 

인천공항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체되어 있지 않고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변신을 하고 있었다. 나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화가 없이 살았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사건에도 끊임없이 변화를 하고 있었다.

 

1터미널의 시그니처인 전광판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과 캐릭터, 상품 등이 계속 나왔다. 바쁘신데도 정비사님께서 점심시간을 쪼개서 코로나 후 처음으로 출국하는 나를 위해 정비 터미널에서 공항 터미널로 와주셨다. 공하지하에서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빠를 만나기 위해 지하에서 3층 출국장으로 갔다.

 

아빠는 내가 없는 동안 공항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시며 사진을 찍으셨다고 한다. 근데 표정을 보니 약간 삐지신 것 같다.

 

일단 체크인부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석 체크인 카운터로 갔다.

 

다이아몬드 이상 회원 및 비즈니스석 승객은 같은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깔끔하게 꾸며진 체크인 카운터에는 체크인을 기다라는 승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티켓을 받고 나니 과연 가는 구다라는 생각도 들고 과연 가도 되는 것인가라는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이번 여행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무거운 마음이 가슴 한편에 있었다. 출국을 위해 검색대로 가는데 한국을 출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검색대를 지나 출국심사를 마치고 에어 사이드로 들어오니 드디어 한국을 나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

 
 

면세품은 따로 살 것이 없기에 아시아나항공 라운지로 향했다. 김포공항 라운지만 한동안 다니다 보니 국제선 라운지가 오히려 더 어색했다. 꼭 해외에 처음 가는 느낌이었다.

 
 

국제선 관광 비행 때는 콜드밀만 제공하더니 이제는 라운지에서 핫 밀도 제공하고 있었다.

 
 

점심을 미리 먹고 와서 그런지 라운지에서 많이 먹지는 못하고 간단히 접시에 음식을 담아왔다. 언제 다이아몬드 플러스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이아몬드 등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라운지에서 바라본 공항의 모습은 분주했다. 아직 정상화가 된 것은 아니지만 늘어난 승객들로 계류장은 북적였다.

 
 

탑승 20여 분을 남기고 게이트로 향했다. 공항 흡연실도 그대로이고 대부분 코로나 이전과 비슷했지만 공항에 처음 온 사람처럼 두리번거렸다.

 
 

우리를 자카르타까지 데려다줄 비행기는 비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비즈니스석과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승객부터 탑승이 시작되었다.

 

티켓 검사를 한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비행기로 갔다.

 

이제 진짜 가나 보다. 설렘 가득 안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2-4-2 좌석으로 맨 뒷자리는 2-3-2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는 구형 기자재의 비행기였다. 신형이든 구형이든 뭐가 중요한가 이렇게 3년 만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가 좋았다.

 

A330-300.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였다.

 

자카르타까지는 5200여 킬로미터로 여행 계획상으로는 7시간 10분으로 잡혀있는데 실제는 6시간 50분 정도 걸린다고 나왔다.

 
 

좌석에 베개와 이어폰, 담요가 놓여 있었다. 좌석을 잘못 지정해서 좌석이 좁은 곳으로 받았다. 7시간을 어떻게 이 좁은 자리에 앉아가나 걱정이 되었다.

 
 

비행기가 크다 보니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승객 탑승이 마무리된 후 비행기 출입구가 닫혔다.

 

푸시 백이 시작되었다. 이제 진짜 떠나나 보다.

 

지상 스태프의 손인사가 눈에 들어왔다. 진짜 잘 갔다 올게요라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게이트에서 활주로까지는 꽤 거리가 되어 한참을 갔다.

 
 
 
 

활주로에 도착한 비행기는 센터 정렬을 한 후 바로 가속하기 시작했다. 와! 이 느낌 오랜만이네. 많은 승객과 수화물 때문인지 비행기는 한참을 활주로를 달려 묵직하게 지상과 멀어졌다.

 
 
 

18일 뒤에 보자. 안전하게 여행하고 올게.

 

비행기는 계속 고도를 높였다.

 

비행기는 구름 위를 날았다. 해는 서쪽 하늘로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누가 만든지 모르겠지만 아시아나 항공의 색동 꼬리는 하늘에서 봐야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비행기가 안정 고도에 이르자 안전벨트 사인이 꺼졌다. 승무원들의 분주한 소리가 들렸다. 국내선은 코로나로 인해 기내음료 제공이 금지되고 있는데 국제선은 이륙 후 바로 음료가 제공되었다. 

 

출발한 지 얼만 안되었다. 아직 길거리가 많이 남았다.

 

갤리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 때문에 배고프지 않았던 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금세 한반도의 끝에 다다랐다.

 
 

좌석 앞 면세품 안내 책자를 뒤적였다. 올 때 구매하면 좋을 것 같아서 면세품 안내책 안에 있는 면세품 구매 신청서를 작성했다. 면세품은 귀국 시 수령하면 되니 편하고 저렴하게 구매한 것 같았다.

 
 
 

우리 비행기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향했다.

 
 

아빠는 소고기가 든 비빔밥, 난 치킨요리를 주문했다. 별것도 아닌 기내식인데 이게 왜 그렇게 한동안 그리웠을까.

 
 

맛이야 식당에서 사 먹는 것이 더 좋지만 그래도 하늘 위에서 먹는 기내식은 맛보다 기분에 취해서 먹는 뷰 맛집 음식인 것 같다.

 

구형 기자재이지만 영화도 꽤 많았다. 비행기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이라 난 에어쇼를 틀어놓았다. 이제 겨우 한 시간 온 것 같다. 아직도 6시간을 더 가야 했다.

 
 

하늘은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비행기 뒤로는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기내식을 다 먹고 나니 기내 소등이 이루어졌다. 창밖의 햇살이 강하지 않아서 창밖을 바라보기 좋았다.

 
 

뒷좌석이라 그런지 이물질 때문에 창문 유리에는 스크래치가 많았다.

 
 

긴장했던 몸은 그새 비행기에 익숙해진 것 같다.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이 피곤하지만 편안하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가기에 노을을 계속 바라볼 수 있었다.

 

비행기보다 아래 있는 태양이 신기하기만 하다. 창문은 시원하고 창밖은 몽환적이었다.

 
 

책보다 카메라로 창밖의 풍경을 찍었다. 이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알기에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얇게 깔린 구름 때문에 발아래 풍경을 못 보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지루한 비행도 시간이 지나면 또 그리울 것 같기에 지겹지만 지겨움 마저도 마음 속 눈 속에 담아 두기 위해 노력했다.

 
 
 

점정 붉어지는 하늘에 매료되어 보던 책을 놓고 멍하게 밖만 바라보았다. 매번 서울-제주만 반복하는 비행 편만 타다 보니 이런 장거리 비행에 대한 갈증이 심했었다. 지겹지만 마음속 갈증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이제 햇빛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창밖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뜻하고 있었다.

 
 
 

이런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는 조종사와 승무원이 부럽게만 느껴졌다. 자연이 선물해 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봐도 봐도 질리지 않으니까 말이다.

 
 

필리핀 지역을 지날 때쯤 멀리 용두암같이 생긴 구름이 보였다.

 
 
 

자연이 만들어 낸 구름 조각에 한동안 시선을 빼앗겼다.

 

우리 비해기는 열대지역인 필리핀을 지나고 있었다. OZ761편은 남서쪽으로 계속 항해를 하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 비행기는 어둠에 휩싸였다.

 

어둠이 찾아온 하늘 밑에 도시가 보였다. 마닐라였다.

 
 

마닐라가 생각보다 컸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모든 게 평온해 보였다.

 

우리 비행기는 마닐라 상공을 관통해서 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거리는 3000여 킬로미터 아직도 3시간을 더 가야 했다.

 

맨날 가방에 넣고 다니기만 했던 비포 선 라이즈 책을 읽었다. 처음 읽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책에 줄을 잘 긋는 편이 아닌데 이날은 책을 읽다 감명 깊은 부분에 줄을 그었다.

 

비행기는 필리핀을 지나 보르네오 섬에 진입했다.

 
 

보르네오 섬만 지나면 자카르타가 나온다.

 
 

착륙하기 한 시간 반쯤 전에 스낵이 제공되었다. 저녁보다는 야식이라 해야겠지.

 
 

피자를 먹고 앉아 있으니 착륙을 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길고 긴 비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착륙하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 온 자카르타. 잊고 있던 두려운 마음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사뿐히 활주로에 앉았다.

 
 
 

택싱을 하고 게이트에 도착하니 대한항공이 먼저 와서 쉬고 있었다.

 

몇 년 동안 영어를 안 써서 걱정이 되었다. 기분 좋게 비행기에서 내렸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

 

이 후텁지근한 공기. 너무나 그리웠다. 일단 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처음 와본 곳이니까.

 
 
 

입국심사 전 코로나 백신 접종 확인을 먼저 받았다. 한국에서 예방접종 확인서를 미리 인쇄해 갔기에 편하게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Visa On Arrival에서 35달러를 주고 비자를 구매했다. 구매한 비자를 가지고 입국 심사대에 주니 여권에 도장을 쾅 하고 찍어 주었다. 입국심사를 거치는 데 오래 걸려서 그런지 수화물은 먼저 나와 있었다. 세관신고서도 사전에 인터넷으로 작성했기에 세관신고 시 받은 QR코드만 보여주니 바로 나올 수 있었다.

 
 

입국장은 정신이 없었다. 사전에 트립 닷컴을 통해 픽업을 신청해두었다. 예전에는 기사들이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승객을 기다렸는데 지금은 사전에 메신저를 통해 미팅 포인트를 정하는 것이 신기했다. 다행이랄까 Whatsapp을 미리 설치해두어 기사와 출국 전부터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한국에만 있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여행 방식은 또 변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돈을 못 바꿔서 한동안 헤맸는데 세관을 지나 입국장으로 나오기 전에 돈을 바꿨어야 했다. 다행히 돈을 바꿀 수 있었다. 깨끗한 달러로 환전을 했어야 했는데 손상된 달러가 몇 장 있어서 여행 끝날 때까지 그 돈들은 바꿀 수 없었다.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한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18일 여행 중 하루가 이렇게 가버렸다.

https://youtu.be/gTqcsG3Lye4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