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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지나 그렇지만 여행은 설렘이 가득한 것 같다. 처음 가는 여행지든 여러 번 갔던 곳이든 설렘의 총 양은 같은 것 같다. 이번 여행지는 또다시 발리로 발리만 7번째 여행인 것 같다. 발리만 가기 눈치 보여서 이번엔 코모도 도마뱀이 산다는 라부안바조를 여행에 추가했다.

 

오사카를 다녀온 지 한 달 밖에 안되었지만 공항에 오니 마음이 콩닥콩닥 뛰는 게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번에 쉬는 여행을 하고 싶은데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1터미널의 메인 전광판에 한국의 문화유산이 나오고 있었다. 상품광고보다는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이런 광고가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빠져들었다.

 

토요일 정오 무렵이지만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아시아나 카운터가 끝에 있기에 꽤 한참을 걸어서 체크인 카운터로 왔다. 대기 줄이 길지 않아서 빠르게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츠 스타인지, 공항 한 편에서 누군가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어서 궁금했다.

 

주말이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고 쉽게 보안검색을 마치고 에어 사이드로 들어갔다.

 
 

공항에 오면 이제 하나의 루틴이 된 것 같다. 에어 사이드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라운지로 향했다. 언제까지 회원 등급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유지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이용해야겠다.

 
 

아빠는 라운지에 계시고 나 혼자 면세품 수령을 하러 갔다. 가는 길 니코틴 충전을 위해 흡연실에 잠시 들렸다.

 

여러 나라의 공항을 이용해 봤지만 인천공항만큼 쾌적하며 이용하기 편한 공항이 은근 많지 않은 것 같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찾으러 가는 길은 멀었다. 왕복하면 하루 운동치를 채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멀었다.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주문했다. 특히 기대되었던 것은 만다리나 덕 가방이었다. 그리고 집에 갈 때까지 짐이 되어준 로얄샬루트도 구매했다.

면세품을 찾고 돌아오는 길, 인터넷이 얼마나 더 저렴한지 궁금해서 면세점을 들려 가격을 보았다.

 

라운지로 돌아오니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1인 좌석은 언제나 만석인데 이날은 1인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프라이빗 한 맛에 1인 좌석을 앉는 것 같았다. 땅 위의 비즈니스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시아나항공은 발리 직항이 없기에 자카르타까지 간 후 다른 저가항공으로 바꾸어 발리로 가야 했다. 이번엔 발리로 가기 전 코모도 섬을 들려야 하기에 인천-자카르타-라부안 바조-발리의 순으로 여행이 진행되었다.

 

가쁨 숨을 몰아쉬며 급하게 음식을 가져와 먹었다. 프라이드치킨은 인기가 많아 금세 동이 났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은 후 새로 산 가방을 꺼내보았다.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1인용 의자에 앉아 밖의 풍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아시아나의 색동 꼬리가 너무 이쁜 데 대한항공에 완전히 인수되면 어떻게 될지. 현대기아 자동차처럼 따로 운영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탑승 시간이 되었기에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로 갔다. 눈에 선글라스를 낀 비행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자카르타로 가는 승객이 많아서 놀랬다. 비즈니스석 승객도 많고 우수회원도 많다 보니 우선 탑승 줄도 길었다.

 
 
 

드디어 이 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의 설렘의 좋기도 하고 가끔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번에는 새로운 곳에 가다 보니 은근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라고 들었다. 다행히 우리 쪽 자리에 다른 승객이 타지 않아서 편하게 7시간을 갈 수 있었다. 맨 마지막 줄 좌석은 인터넷으로 지정할 수 없어서 체크인 시 직원에게 말해서 좌석을 맨 뒷줄로 옮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같이할 비행기는 에어버스 350-900으로 앞쪽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 같은 모습이 인상적인 비행기였다. 그리고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중 최신형에 속했다.

 
 

좌석 간격도 넉넉했고 좌석 밑에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도 있었다.

 
 

우리는 아직 이륙 전이라 가운데 승객이 앉을까 마음을 졸이며 승객들의 탑승을 바라보았다.

 

자카르타까지의 비행시간은 5300여 킬로미터로 왕복하면 대략 6000마일 정도 마일리지가 적립이 되었다.

 

최신형 항공기는 예전 것에 비해 창문이 커져서 좋기는 하나 밖의 창문과 안쪽의 거리가 멀어서 밖의 풍경을 찍기에는 불편했다.

 
 

긴 탑승 시간이 끝난 후 푸시 백을 시작했다.

 

날이 우중충해지더니 곧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푸시 백을 마친 후 비행기는 쿵쿵 소리를 내며 활주로로 향했다.

 
 

활주로로 향하는 길에 조금씩 비가 내렸다. 비행기의 창문은 빗물로 얼룩져 밖의 풍경이 어른거렸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긴 활주로를 내달렸다. 비행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빗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고 뒤로 밀려 나갔다.

 

비행기의 빠른 속도로 어느새 창문은 깨끗해졌다.

 

비행기는 사뿐히 이륙을 했다. 하늘엔 짙게 구름이 깔려 있었다.

 
 

비행기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구름 속을 향해 날아갔다.

 
 

구름 속에 들어오니 세상엔 우리뿐이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저 멀리 희미하게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층을 뚫고 나오니 파란 하늘과 구름층이 물과 기름처럼 갈라져 있었다.

 

비행기는 벌써 제주 상공 위를 날고 있었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잠시 눈을 붙이며 쉬고 계셨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내식 먹는 시간이 되었다. 창문 커버를 열고 싶었지만 햇살이 너무 강했다.

 
 

아빠는 한식으로 나는 양식으로 주문을 했다. 한식은 비빔밥이었다.

 

내 건 닭고기 요리였다. 스프라이트를 캔으로 달라고 부탁하니 캔으로 받을 수 있었다.

 

비즈니스 석이라면 코스요리로 나왔겠지만 우린 이코노미석이기에 한 트레이에 에이피타이져부터 디저트까지 한 번에 나왔다.

 
 

기내식을 먹은 후 면세품을 주문했다. 면세점보다 몇몇 품목은 훨씬 더 저렴했다. 그래서 적다 보니 또 이것저것 주문서에 적어 넣었다.

 

우린 어디쯤 날고 있을까.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니 남국의 하늘 어디쯤 되는 것 같았다.

 
 
 

파란 하늘 한편이 노랗게 물들어 갔다.

 
 

노란빛은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우리 비행기는 오키나와를 지나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갔다.

 
 

하늘은 더욱더 붉게 변했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어 갔다.

 
 
 
 

이젠 햇빛이 강렬하지 않아 창문 커버를 다 열어 두었다. 아름다운 노을에서 시선을 놓을 수 없었다.

 
 

이젠 붉은 기운과 파란색으로 하늘의 색이 갈라지고 비행기는 그 사이를 줄타기하듯 날고 있었다.

 
 
 

잠시 비행기가 항로를 트는 사이 석양빛이 기내로 들어왔다. 늦은 오후 마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웠다. 여행의 첫날은 항상 이렇게 지나가는 것 같다.

 
 
 
 

비행기는 아직 목적지까지 반도 오지 못했다. 하늘은 이제 검은색으로 조금씩 물들어 갔다.

 
 

우리 비행기는 시간을 거슬러 남서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자연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을 만큼 빠르지는 못한 것 같다.

저번 태국 여행 때 읽었던 책의 남은 부분을 읽으면 비행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서쪽 저 멀리는 아직 해가 떠 있겠지. 우리는 이제 완전히 어둠 속을 날고 있었다.

 
 

조종석에서 보면 어둠과 밝음이 파노라마처럼 보이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무실이 비행기의 칵 핏인 것 같다.

 
 
 

하루가 가는 게 아쉬운지 저 멀리에서 은은하게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비행기는 필리핀 상공을 날고 있었다.

 
 

아빠는 나와 자리를 바꾸어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셨다.

 

나도 이 책처럼 느리게 살고 싶은데 언제나 조급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알고는 있지만 실행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비행기는 비행시간의 반을 넘겨 남은 시간이 온 시간보다 많지 않았다.

 
 

심심해서 면세품 책자를 한번 훑어보았다. 담배류는 확실히 면세점보다 더 저렴해 보였다.

 
 

언젠가 여윳돈이 있으면 조니 워커 블루 라벨 한 병을 사고 싶었다.

 
 
 

보르네오 섬에 들어오니 기내 전체 조명이 켜지며 따스한 피자 한 조각을 나눠주었다.

 

거의 사육 당하는 것 같은데 또 뱃속에 피자가 잘도 들어갔다.

 

착륙 준비에 들어가기 앞서 스트레칭 방송이 나왔다. 사람들이 반쯤 졸린 상태로 화면을 따라 찌푸둥한 몸을 풀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가 낮아졌고 깜깜한 하늘밖에 없던 풍경에 자카르타의 야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넓게 이어진 평지가 인상적이었다.

 

비행기는 어느덧 활주로에 착륙을 했다. 드디어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우리 비행기 옆으로는 저 멀리 튀르키예에서 온 터키항공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1인당 30여 불을 주고 도착비자를 사고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세관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고해서 큐알코드만 확인 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클룩으로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었다. 기사분이 서쪽 로비 로띠오 앞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십여 분 기다려야 했다.

 

밤이지만 이곳은 여름이라 습하고 더웠다.

 

자카르타 공항이 처음은 아니지만 몇 달 만에 오니 처음 오는 곳 같았다.

픽업 기사를 만나 자카르타 시내 호텔로 이동을 했다. 언제나 기사와의 이야깃거리는 케이팝, 케이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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