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의 마지막 날은 부산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울산으로 떠났다. TV에서 울산 대왕암 공원에 출렁다리가 나와서 한 번 다녀오고 싶었다.
추석 명절 아침 게으름을 피우다 오전 늦게 숙소에서 출발을 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갈까 고민을 하다, 국도를 이용해 울산으로 향했다. 이 길을 타고 가다 보면 예전 기억에 잠시 푹 빠질 수 있었다. 나의 20대에서의 2년이 이 길에 담겨 있었다.
명절에 이렇게 집에서 나와 여행을 다닌 게 꽤 오래된 것 같다. 오히려 이제는 이런 휴일에 집에 있는 것이 더 어색하게 느껴진다.
울산에 도착해 공업단지를 지나고 시내를 지나 대왕암 공원으로 갔다. 공원으로 가는 길에 미포 조선소를 지났는데 티브이에서 보기만 한 조선소를 눈앞에서 보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조선소의 규모에 감탄을 했다.
대왕암 공원에 도착해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평일엔 주차료가 무료인데 휴일에만 유료였다.
추석이라 관광객이 적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그래서 대왕암 공원 옆에 있는 타워 주차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타워 주차장은 여유 자리가 있었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많을 것이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겨우 주차를 하고 대왕암 공원으로 걸어갔다.
대왕암 공원 초입에 상가촌이 있었다. 커피숍에는 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이 더위를 피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고 있었다. 출렁다리를 건너기 위해 출렁다리로 향하다, 기다리는 줄을 본 후 다리가 순간 풀렸다. 이거 진짜 출렁다리를 건너는 줄인 건가? 기다릴까 말까 고민을 하다 기다리다 한두 시간 지나가 버릴 것 같아서 아쉽지만 출렁다리는 포기했다. 상황 봐서 줄이 줄어들 때 줄을 서든지 아니면 포기하든지 해야 할 것 같았다.
대왕암 공원의 가운데는 키가 큰 소나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소나무 숲 가운데로 난 길을 걷고 있으니 온몸이 편안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가을이지만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출렁다리를 건너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보니 소나무 숲은 한가롭고 여유로웠다.
출렁다리를 못 건너서 속상하기는 했지만 솔숲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솔 숲을 나와 바닷가 쪽으로 가는 길 나무 사이로 출렁다리가 보였다.
숲길을 완전히 벗어나니 주황색 또는 오렌지색의 바위들이 보였다. 그리고 짙푸른 바다와 함께.
아래는 낭떠러지라서 조금 아찔했다.
대왕암 공원 둘레는 이렇게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다.
오늘이 부산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니 아쉬웠다. 멋진 바다를 마음속에 꼭꼭 담고 가야겠다.
공원 둘레를 따라 산책길이 놓여 있었다.
이곳도 해파랑길의 일부였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해파랑길 코스와 꽤 겹쳤다.
기암절벽 길을 따라 걸었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미끄러질 것 같은 아찔한 상상이 들어서 최대한 조심히 걸었다.
위험한 곳은 펜스가 쳐져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일이라는 것이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했다.
군데군데 포인트 장소들이 있었다. 그러나 풍경이 멋진 곳엔 사람들도 많았다.
파스텔 톤의 바위들이 신기했다. 바위를 자세히 바라보니 두꺼비인지 도롱뇽인지 구분이 모호하지만, 눈이 툭 튀어나온 모습의 바위가 귀여웠다.
풍경이 좋은 곳에선 잠시 아픈 다리를 쉬었다 갔다.
바위 자체가 거칠거칠해서 쉽게 미끄러지지는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속은 조금 불안불안했다,
은근 바윗길을 걷다 보니 다리가 금세 피곤했다. 평소에 그래도 운동을 게으르지 않게 꾸준히 했는데 여행을 하면서 너무 먹는데 집중해서 그런지 이렇게 걷는 게 힘들게 느껴졌다.
바위 위에 앉아 바닷바람을 맞기도 했다.
걷다 보니 철제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저 섬이 대왕암인 것 같았다.
대왕암이 보이는 자리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서 바위 위에 앉았다.
출렁다리만 보고 온 곳인데 출렁다리는 가보지도 못했지만 다른 곳도 너무 좋았다.
숲에 작은 냥이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졸린 듯 쳐다보고 있었다.
대왕암이 보이는 곳에서 해산물 등을 파는 것 같았다.
우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부 어디서 온 것일까? 추석 명절이라 오히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추석 명절을 맞이해 가족과 함께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왕암으로 가기 위해 사람들을 따라갔다. 내가 걷고 싶지 않아도 사람에 밀려 자동으로 앞으로 이동이 되었다.
바위와 바위 사이 파란 바다가 넘실넘실 거렸다.
대왕암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딱 두 사람 정도가 다닐 수 있는 길이였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멀리서 볼 때보다 대왕암의 기암괴석은 잠시지만 이곳이 한국이 아닌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는 푸르렀다. 동해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것 같았다.
세월과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작품을 만들었다. 아니 만들어 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돌 틈에서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저런 곳에서 어떻게 생물이 자랄 수 있을까? 생명의 강인함이 느껴졌다.
대왕암까지 보고 나니 피곤함이 느껴졌다.
이제 다시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다시 솔 숲을 지나갔다. 솔 숲에는 작은 헬스장이 있었다.
헬스장에서 찌푸둥한 몸을 스트레칭으로 푼 후 솔잎 향 가득한 길을 걸었다.
솔숲의 끝에는 붉은 꽃무릇이 가득했다. 2021년은 꽃무릇을 질리게 보는 것 같다. 이 여행의 첫날 선운사에서 꽃무릇에 흠뻑 빠져 보았는데 부산에서의 마지막 날 부산은 아니지만 울산에서 또다시 꽃무릇의 아름다움에 젖어 볼 수 있었다.
솔숲 사이엔 핀 붉은 꽃무릇은 묘하게 환상적인 느낌이 들게 했다.
카메라로 이 꽃의 아름다움을 다 담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걸으면 걸을수록 더 붉게 빛나는 것 같았다.
꽃무릇의 끝에 오니 출렁다리를 가기 위한 줄이 보였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줄었겠지 생각했는데 오히려 줄은 더 길어졌다. 줄은 더 길어져 그 끝을 알 수 없었다.
대왕암 출렁다리는 한시적으로 무료 운영 중이었다. 아마 그래서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상가촌에서 커피 한 잔 사서 차로 갔다. 은근 습한 날씨에 목이 너무 말랐는데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닌 캐러멜마키아토를 마시니 당이 훅하고 올라오는 것 같았다.
돌아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부산까지 갔다.
다리 위를 달리며 보이는 울산 시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 시간가량을 달려 집 같은 부산에 도착했다.
이제 익숙한 이 바다와도 작별을 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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