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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숙박료가 인당 30만원 정도로 료칸 숙박료가 미친듯이 올랐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빨리 예약한다고 예약을 했는데 저렴한 방은 다 나간 것 같았다. 료칸의 경우 아마 최소 2~3개월 전에 숙박 예약을 받는 곳이 많았다. 가끔 일본여행을 갈 때, 료칸을 예약하려고 하면 최소 6개월 전에 예약이 안되는 곳이 많았다. 특히 일본의 휴일과 겹치게 되면 가격은 말도 못하게 비쌌다. 그래서 시간날 때마다 료칸예약사이트(주로 호텔온센닷컴에서 예약을 하는 편이다)에 들어가서 내가 가고 싶은 료칸을 검색했다. 일본어나 영어가 수월하신 분은 료칸 사이트에서 바로 예약해도 좋을 것 같다. 종종 료칸에서 프로모션이나 패키지 형태로 상품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고, 조금 더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고 있다. 아무튼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닌까 총 60만원의 거금을 숙박료로 지불을 했다. 또 열심히 일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체크인 시간 이전에 료칸에 도착했었기 때문에 카운터에 짐을 놓고 나갔다 왔더니, 짐은 방에 와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여니 운하와 눈덮힌 창고 건물이 보였다. 저 창고건물도 하나의 볼거리기에 풍경만큼은 최고였다.

 

관광객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시간이라 운하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비즈니스 호텔에 있다가 이곳에 오니 뭔가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역시 플렉스플렉스 해야하는지, 돈을 펑펑 썼더니 마음은 쓰리지만 기분은 좋았다. 이럴 때를 위해서 또 열심히 일했고 한국에 가서도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다다미방이라 좌식이라는 점이 조금 싫지만 그래도 하루닌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본 유카타를 입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빠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에 오면 대부분의 고객들이 유카타를 입고 목욕탕에 가고 식당에도 가기에 유카타를 입었다. 난 덩치가 큰편이라 유카타가 작게 느껴졌다. 그래서 한번 입어보고는 에이 작네! 바꾸러 가기는 귀찮고 딱히 선호하지 않기에 그냥 입지 않았다.

 

 

창가에 엽서와 색연필이 있었다. 엽서에 그림을 그리며 갬성놀이를 했다. 엽서에 그려진 밑그림에 색칠만하면 되었다. 자신의 느낌에 따라 쓱싹쓱싹 색칠을 하면 되었다. 이곳에 온 기념으로 밖의 풍경에 취해 색칠을 하고 엽서를 가저가는 것이 너무 좋앗다. 나중에 엽서를 보면 이곳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어둠은 빨리 찾아 왔다. 오래된 도시인 이곳은 더욱더 어둠이 짙게 깔리는 것 같았다.

 

 

이제 야경이 시작되는가 보다. 낮과는 다른 느낌의 밤이 시작되었다. 낮보다 밤이 운치가 있다고 해야할까? 오래된 건물은 조명빛을 받아서 더욱더 고풍스럽게 느껴졌다.

 

저녁과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숙박비가 비싼편이기도 했다. 체크인 시 저녁식사 시간을 예약해야 했다. 우리는 빨리 먹고 쉬고 싶어서 가장 빠른 시간대에 저녁을 먹는다고 표시를 했다.

 

대부분의 료칸은 건물 안에 흡연실이 있는 것 같다. 밖에 나갈 필요가 없기에 이런 점은 편한 것 같았다.

 

투숙객이 이용하는 라운지 같은 곳인데 분위기가 편안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났다. 오래된 쇼파와 오래된 가구들 오래된 인테리어인데 항상 모던한 디자인에 익숙해서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직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잠시 허세를 부려보았다. 작은 라운지지만 편안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어릴적 보았던 전자기기들도 보였다. 우리집 창고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카세트기기와 씨디플레이어 등 9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보엿다. 벽에 걸린 괘종시계는 밤이 되면 댕댕 혼자 울릴 것 같아 보였다. 괘종시계는 공포영화에 많이 나와서 그런가 왠지 보고 있으면 무서웠다.

 

시간에 맞춰 내려가니 미리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의 요리에 대한 순서가 적힌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맥주를 마실까 고민을 하다 주변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시길래 가장 저렴한 와인을 같이 주문했다. 맥주 가격에 조금더 내면 와이트 와인을 주문할 수 있었다.

 

 

에피타이져를 먹고 나니 다음 요리가 나왔다. 겨울이라 그런지 신선한 회가 나왔다. 나는 새우를 못 먹으니 아빠에게 새우를 다 주고 나는 남은 회만 멋었다.

 

 

밥도 같이 나왔는데 보통은 밥은 미소국이랑 같이 나오는데, 식사 중간에 나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저렴한 화이트 와인이지만 마실 때 만큼은 고급 와인처럼 마셨다.

 

새우의 머리는 있고 몸통은 먹기 좋게 손질되어 있었다. 새우의 눈을 보고 있으면 새우가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구이가 나왔다. 조금씩 나와서 배가 부를까 걱정이 되었지만 먹다보니 조금씩 배가 불러왔다.

 

 

 

메인을 다 먹으니 밥과 미소국이 나왔다. 이제 거의다 나온 것 같다. 먹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마지막 디져트까지 화이트 와인을 마셔서 그런지 약간 알딸딸했다. 방으로 돌아오니 식사하는 사이에 이불이 펴져 있었다. 오랜만에 방바닥에서 자는 것 같다. 다행히 이불이 폭신해서 등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밤사이 추웠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목구멍이 너무 아팠다.

 

저녁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잠시 밤마실을 하러 나왔다.

 

 

오타루의 진가는 밤에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전에 왔을 땐 숙소가 삿포로라서 당일치기로 왔기에 야경을 보지 못하고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야 했다. 이점이 너무 아쉬워서 한번쯤 오타루에서 일박을 하고 싶었다. 이박을 하기엔 조금 지루할 것 같았다.

 

운하 주변으로 불이 들어와 있었다.

 

밤에 야경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술도 깰겸 운하를 따라 걸었다. 눈을 밟을 때마다 뽀도독 소리가 났다. 이 느낌 너무 좋았다. 겨울에 오기 너무 잘한 것 같다. 여름와도 멋진 곳이지만 겨울은 여름의 백만배는 더 멋진 곳인 것 같다.

 

 

조명빛이 물빛과 눈빛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약간 을씬년스러운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멀리가지는 않고 숙소 주변에서 돌아다녔다.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눈위를 밝히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낮동안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에는 고요함만 흘렀다. 상점들도 문을 닫아서 거리가 고요했다. 간간히 다니는 차와 우리같은 관광객만 있을 뿐 이였다.

 

 

 

 

낮에 다녔던 길들을 가보았으나 너무 조용해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항상 북적이던 거리가 익숙해서 그런지 이런 고요함은 낯설며 무섭게 느껴졌다.

 

밤이 되니 낮보다는 쌀쌀했다. 이제 숙소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오타루의 밤은 고요했다. 그리고 은은하게 퍼져있는 길가의 가로등이며 운하의 불빛이 너무 좋았다.

 

 

숙소 앞 족욕탕을 이용할까 하다가 잠자기 전 대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직원분들은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분주해 보였다. 료칸의 은은한 불빛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바로 숙소로 들어가려다가 로비에서 무료로 술을 제공해 주기에 잠시 로비에 앉아서 와인 한잔에 간단한 안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아마 술에 취하기 보다는 분위기에 더 취한 것 같다.

 

 

대욕장으로 내려가 보았다. 자연 속에 있는 료칸이 아니기에 멋진 풍경을 보면서 온천을 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약간 그런 상상은 해보았다, 눈을 맞으며 온천을 하는 모습을.

 

 

나무로 만든 키로 신발장 문을 열고 신발은 넣었다. 어릴적 목욕탕에 가면 납작한 쇠로된 락카키는 사용해본 적이 있지만 이런 나무로 만튼 키는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따땃한 온천물로 목욕을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하루도 뭔가 꿈꾼 것 같았다. 눈을 뜨면 다시 현실로 돌아갈 것 같았다.

Otaru Furukawa 1-chōme-2-15 Ironai, Otaru, Hokkaido 047-0031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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