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다음날 전날 사온 컵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먹고 속초시내 여행에 나섰다. 아침에 방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날이 흐려서 일출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날 아침 날씨가 좋으면 봐야지라고 생각했다.
화창한 날이라면 설악대교가 보이는 저쪽으로 해가 뜨는 것 같은데, 날이 영 흐릿한게 온몸이 찌뿌둥하게 불편하게 느껴졌다. 설악대교 밑으로 조업을 마친 배가 멀리서 들어오고 있었다.
무슨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밤새(?) 조업을 마친 배는 아침공기를 가르고 청초호로 들어왔다. 고요했던 호수는 한순간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침해가 노랗게 내렸다면 더 극적일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잠시 들리는 여행자라 그런지 뭔가 너무 기대하는게 큰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오늘하루도 또 다른 하루일 뿐인데, 나에게 오늘은 속초여행을 온 특별한 날이였다.
역시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가 뭔가 피곤했다. 날이 흐릴수록 피곤함은 더 극에 달하는 것 같다. 관절병 환자라 그런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흐리거나 비올 것 같은 날이면 온몸이 왜 그렇게 아플까?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왜 날씨만 안좋으면 아이고!아이고!를 하는지 알 것 같다.
숙소에서 나오면서 모닝커피 한잔을 리셉션 옆에 있는 커피머신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왔다. 신고 온 신발로 인해 발이 너무 아파서 새로 신발을 하나 사야할 것 같아서 숙소 앞 ABC마트에 갔다. 그런데 이쁜 신발, 사고 싶은 신발들은 사이즈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게에서 나왔다. 뭔가 새신을 신고 팔짝팔짝 뛰어 다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소득없이 상점에서 나오니, 부푼 기대감이 푸우우 하고 빠지는 것 같았다. 신발 때문에 발이 아프기는 했지만 조금 걷다 보니 참을만 했다.
상점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갯배를 타기 위해 갯배 선착장으로 왔다. 전날밤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언제 이렇게 사람들이 많았는지. 선착장에는 갯배를 타기 위해 서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갯배가 유명하게 된 것은 아마 드라마 가을동화 때문이 아닐까? 그때 은서가 항상 갯배를 타고 집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뭔가 배를 타고 마을에 간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금이야 다리를 놓아서 금방 왔다갔다 하게 할텐데, 아직도 배를 타고 이렇게 마을로 들어가는 것이 신기했다. 설악대교, 금강대교를 통해서 아바이마을로 들어갈 수 있지만 갯배를 타고 가면 돌아가지 않아도 되기에 훨씬 편했다. 갯배는 아저씨 두분이 줄에 걸쇠를 걸고 땡기면 앞으로 이동을 했다. 줄을 따라 움직이는 배였다. 두분이서 쉴세 없이 앞뒤로 움직이셨다.
탑승후 5분이채 안되어 아바이마을 선착장에 도착했다. 나갈 때 요금을 지불하면 되었다. 성인은 1인 500원이고 잔돈이 없는 경우 잔돈을 바꿀 수 있었다. 직원분이 서있기에 큰돈을 내야할 경우 도움을 받으면 될 것 같았다.
다리밑을 지나서 밖으로 밖으로 나가면 은서네집이 바로 보였다. 바로 저곳이 가을동화에서 은서가 살던 집으로, 지금은 주인분 딸이 은서인가 보다라고 할 것 같았다. 가을동화 덕후로써 또 한번 이곳에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갑자기 드라마의 장면들이 생각났다. 전에 이곳에 왔을 땐 갯배는 타보지 못해서 아쉬었었다.
코로나가 극에 달하는 기간이였지만, 봄바람을 느끼고자 나온 관광객들로 아바이마을 골목이 사람으로 차있었다. 길가에 핀 꽃들도 이쁘고 날도 더운 것이 이제 완연히 봄인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반팔을 입고 다녀야 할 것 같았다.
아바이마을 골목을 나오니 청초호로 들어가는 바다가 나왔다. 그리고 설악대교가 보였다.
바닷가 옆으로 난 산책길을 걷고 싶었으나, 길을 따라있는 공터에 텐트를 친 강태공들로 인해 걷기가 조금 불편해서 걷다 말았다.
난간을 따라 쭈욱 낚시대들이 놓여져 있어서 살짝 짜증은 났다. 그런데 뭔가 부러웠다. 주말이면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는 것이 뭔가 서울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바닷가 도시이다 보니 조금만 나오면 어디든 바다가 있고, 코로나 기간으로 인해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한 우리로서 뭔가 이곳은 거리두기도 지키고 주말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아! 이래서 속초가 요즘 조금씩 뜨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파제 옆으로 작은 해변이 있었다. 전에 왔을 땐 왜 이 해변을 못봤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도 깨끗했다. 날도 서서히 더워져서 나도 같이 물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아빠의 관심사는 역시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에는 뭐가 있는지였다. 계속해서 물고기가 잡히는지 여러 낚시대에서 계속해서 방울소리가 들렸다.
해변으로 내려와 보았다. 물이 찰랑찰랑 거리는게 듣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역시 가끔 이런 자연을 보아야 사람이 멀쩡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파도도 쎄지 않고 여름에 아이들이 놀기 좋은 해변 같았다. 튜브 위에 누워서 둥실둥실 떠있고 싶었다.
어떤 꼬꼬마가 비눗방울을 만들어 날리고 있었다. 오~! 크고 멀리 날아가는 것이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아이가 비눗방울에 들어간 것 처럼 찍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 순간을 맞추기 힘들었다.
대신 아빠가 비눗방울을 피하는 매트릭스 장면만 겨우 찍을 수 있었다. 그것도 너무 어둡게 사진이 나와 버렸다.
해변에서 쉬면서 물도 먹고 당충전도 하고 다시 다음 목적지인 카페씨씨로 향했다. 아바이마을에게 나가기 위해 금강대교로 갔다. 가는 길에 아래를 보니 큰 개 두마리가 집앞에서 자고 있었는데,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다. 개 위험이라고 적혀있는데, 개들이 편하게 문앞에서 저렇게 누워있는데 진짜 주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설악대교와 금강대교가 서로 이어져 있는 다리로 차만 다니는 길인가 생각이 들었는데, 옆에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었다.
금강대교를 건너가는데 바로 옆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다. 영금정에서 나와 속초중앙시장으로 가는 길에 아파트 앞을 지났는데, 아직 완공되지는 않은 아파트였다. 이런 집에 누가 살까 궁금했었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아파트라 뭔가 끌리기는 하지만 금액이 비쌀 것 같다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다.
저기 발이 묶여있는 배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아마 이곳에서 블라디보스톡 가는 배가 있다는 것 같은데, 사이즈로 보니 왠지 저 배같아 보였다. 일년동안 발이 묶여 있지 않았을까? 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어디든지 마음먹을 때 떠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요즘 나오는 뉴스를 보면, 그런날이 과연 올까라는 생각만들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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