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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디스크 때문에 아침일찍 일어나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조식을 먹었다. 숙소에 있는데 잠이 너무 오지 않아서 영화 채널에서 해주는 영화 '감기'를 보았다. 감기를 만든 영화감독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일까? 지금 상황을 너무 잘 반영한 영화를 만든 것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9시 정도 된 것 같다. 숙소에 더 밍기적 거려봤자 더 나가기 싫어질 것 같아서 짐을 정리해서 체크아웃을 했다.

 

부산으로 이동하기 전 숙소에서 4키로미터 떨어진 태화강국가정원을 보기 위해 태화강국가정원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아직 10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햇살이 뜨거웠다. 그렇게 이른 시간은 아니였지만 주차장은 조금씩 빈자리가 사라져 갔다. 우리가 이곳을 떠날때 쯤되니, 빈 주차장이 많이 없었다.

 

라벤다 꽃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가 주차한 곳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주말에 운동을 나온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거렸다.

 

국가정원이라고 이름이 붙여 있기에 순천처럼 입장료를 내고 가는 곳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공업도시라 강이 깨끗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강에는 다양한 새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자세를 잡고 있었다.

 

 

대나무 숲이 길게 뻗어 있었다. 아빠는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보다 이곳이 훨씬 더 굵고 크고 멋진 것 같다고 하셨다.

 

신기한 대나무는 기둥에는 가지나 잎이 하나도 없다가 빗자루처럼 나무 꼭대기에는 잎과 가지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이곳의 대나무를 보고 있으니 쿄토에 있는 아라시야마가 생각났다. 그곳보다 이곳의 대나무 숲이 훨씬 더 크고 울창한 것 같았다.

 

무료인 공원이지만 관리가 잘되어 있었다. 대나무가 너무 커서 강한 햇빛을 가려주어서 대나무 안을 걷고 있으니 더운게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운 죽순들이 땅아래에서 위로 자라고 있었다. 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버린 대나무 기둥이였다. 이렇게 작은 순들이 저렇게 크게 큰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대나무숲 속에 들어와 걷고 있으니 도심 속에서 즐기는 소소한 힐링 같았다.

 

 

아빠는 여기 사는 사람은 좋은 것 같다고, 매일매일 이런 곳에 올 수 있는 것도 행복이라고 말하였다. 내생각에도 이런 자연을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건 하나의 복같았다. 그리고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걷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강가 주변으로는 대나무 숲이 펼쳐져 있고, 안쪽으로는 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높은 빌딩에 사는 사람들은 진짜 전망하나는 죽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밭이 있는 곳으로 오니 그늘이 없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길가에 심어진 큰 나무 한그루라 생각했지만 가까이 가니 두그루의 나무였다. 멀리서 봤을 때 꽃밭에 심어진 한그루의 나무가 고흐 그림을 연상시켰다.

 

청보리밭에 가보고 싶었는데,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에 청보리밭이 규모가 크지는 않진만 아담하게 가꿔져 있었다.

 

 

 

정원이 꽤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이 중간중간 있기는 했지만, 필요해서 찾으려고 하니 잘 보이지 않았다.

 

 

붉게 핀 꽃을 아름답게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가 너무 오래된 것을 사용해서 그런가 붉은색의 꽃이 뭉개져서 나와서 가슴이 아팠다. 녹색의 물결 위에 핀 붉은 꽃이 너무 아름다웠다.

 

 

조금 더 꽃이 풍성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내가 꽃이 빈 공간만 찾아서 사진을 찍는 것 같았다.

 

 

사진을 잘못 찍은 것일까? 사진이 뭉개져 보이기에 사진이 징그럽게 나왔다. 처음에 사진을 찍은 후 확인했을 때는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이렇게 사진을 옮겨서 편집을 하니 조금 색감이 징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 양귀비(?)꽃 옆쪽에는 푸른색의 꽃이 피어있었다. 왜 그렇게 꽃이름은 잘 외워지지 않을까? 아무튼 한쪽은 빨간색의 물결이 다른 한쪽은 파란색의 물결이 대조를 이루었다.

 

 

붉은색의 꽃보다는 파랗고 보라색의 꽃들 사이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훨씬 더 사진이 잘 나오는 것 같았다.

 

원래는 태화강국가정원의 라벤더가 멋지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다른 꽃들에게 빠져 버렸다. 라벤더 정원을 찾아야 하는데 찾지 못해서 다른 꽃들을 보면서 일단 이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계속해서 주차장에서 먼 쪽으로 걸어 갔다. 일반적인 나무들도 이곳에 심어 놓으니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태화강국가정원을 걷다보면 프로방스 분위기가 어디선가 느껴진다고 생각이 들었다. 걷다 보니 모네의 다리가 보였다. 처음에는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보면 볼 수록 프로방스 지방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멀리 보이는 풍경은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다리와 주변 정원의 풍경만 보면 프랑스에 온 것 같았다. 너무 해외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커서 일까?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런 곳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름은 모르지만 이쁜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땐 이 꽃이 보라색이라 라벤다인줄 알고 꽃에 다가갔다. 그러나 라벤다는 아니였다. 라벤다가 아니라고 이 꽃들과 함께 사진을 찍지 않으면 꽃들이 서운해 할 것 같아서 포도맛 새콤달콤같은 꽃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꽃은 넓게 심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색이 너무 이뻐서 기억에 남는다.

 

 

다시 모네의 다리를 거쳐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방금 전 찍은 위치보다, 반대로 넘어와서 사진을 찍으니 다리의 느낌을 더 살려서 찍을 수 있었다. 녹음이 푸르른 여름에 찍어서 그런가 다리도 산뜻하게 나왔다.

 

점점 주차장과는 멀어져 걸어갔다. 광장같은 곳에 오니 사람들이 광장에 놓여진 피아노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억에는 소리가 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개울을 건너 갔다. 개울을 건너 조금만 걸어가니 우리가 찾던 라벤더 정원이 나왔다.

 

아빠께서 오기 전에 라벤더 정원이 엄청 크다고 하셔서 고성 하늬라벤더정원을 상상하고 왔는데, 저기 보라색으로 보이는 곳이 라벤다정원이라고 해서 약간 실망을 했다.

 

그래도 못보고 가는 것 보다는 이렇게 보고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고성에 있는 하늬라벤더팜처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잠깐이나마 이곳에서 라벤더 향기에 취해 볼 수 있었다.

 

계속 걸었더니 힘들기에 이곳에서 앉아서 쉬었다.

 

시간은 정오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만큼 태양빛이 더욱더 따가웠다. 땀이 많은 나는 걸어오는 동안 벌써 옷이 다 젖는 것 같았다. 역시 여름이 오고 있기는 한 것 같다.

 

 

라벤더가 이렇게 생겼었나? 하늬라벤더팜을 매년 갔던 것 같은데, 라벤더가 이렇게 생겼구나는 처음 알게 된 것 같았다. 항상 멀리서 찍어서 그런지 라벤더의 보랏빛은 생각나는데, 라벤더 하나하나를 뜯어서 보니 애벌레 같아 보였다.

 

 

 

라벤더 하나하나만 뜯어서 보면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멀리서 그룹으로 보면 아름다운 꽃이였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라벤더를 줌을 땡겨서 사진 찍은 적이 없던 것 같다. 이번에 산 DSLR에 줌렌즈를 달았기에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이 라벤더를 보기 위해 어제 서울에서 5시간이 걸려서 울산까지 내려왔다. 원래는 대전에서 일박한 후 부산으로 오려고 했는데, 태화강국가정원의 라벤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숙박일정을 변경했다. 작은 라벤더 정원이였지만, 이번년도에도 라벤다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2021년에도 고성 하늬라벤더팜을 가고 싶었는데, 아빠께서 매년 라벤더 팜에 가서 약간 식상하다고 하셔서 이번 해에는 광양 라벤더 축제에 가볼까 한다.

 

라벤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코스모스 사이에 핀 해바라기 한그루를 볼 수 잇엇다.

 

 

해바라기가 이렇게 한그루만 피어있으니 아름다우면서 더 슬퍼보였다.

 

 

코스모스가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가을이 아니지만 날짜 감각이 없는 몇몇 코스모스들은 벌써 꽃을 피웠다.

 

 

라벤다도 보고, 해바라기에 코스모스까지 공원을 돌아다니며 볼 것은 다 본 것 같았다. 몇몇 꽃들은 가을에야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다시 주차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늘 하나 업는 정원이 있다가 다시 대나무숲으로 돌아오니 시원했다.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만들어 내는 소리는 청각적인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보다 정오쯤 되니 사람들이 많아졌다. 방송에서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안내문이 주기적으로 흘러 나왔다. 이제 부산으로 이동해서 오늘 하루 남은 시간은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몇 년에 한번 갈만한 가격의 고급호텔이니 오늘 하루는 호텔 밖에 나오지 않고 최대한 호텔에서 보낼 예정이였다.

 

네비는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가라고 알려주었지만, 국도로 가도 괜찮을 것 같아서 국도를 이용해 부산 해운대로 이동했다. 기장 부근에서 차가 막히기는 했지만 해운대까지 한시간 반정도 걸린 것 같다. 차를 시그니엘 부산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체크인을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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