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아마도 석양이 아닐까? 발리의 선셋, 코타키나발루의 선셋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다양한 석양 포인트를 접하게 된다. 이때까지 다닌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아마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본 선셋이 가장 인상적이였고 비현실적이였다. 신안의 선셋은 어떨까? 이곳의 석양은 나에게 우리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숙박 2일째 아침에 산책삼아서 밖으로 나왔다. 리조트 내에도 작은 해변이 있지만 이번에 온 해변은 저번 여행때 몰라서 못왔던 신안갯벌센터 슬로시티센터 쪽에 있는 해변으로 왔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라 바닷물이 다 뒤집어져서 물에 진흙을 풀어 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파도도 너무 심하게 쳐서 바람을 타고 바닷물이 옷에 달라 붙었다.
보고만 있어도 성난파도에 내가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만조에 가까운 시간이라 그런지 물이 육지까지 넘쳐 올라올 것 같았다.몹시 심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더 이곳에 있을 수 없어서 바람이 불지 않은 곳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아무튼 첫날 본 바다는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이런 날은 그냥 숙소에서 따뜻한 물에 반신욕이나 하는게 딱 좋은 것 같다.
해변에서 바닷바람에 호되게 당한 후 짱둥어해수욕장에 갔었다. 그곳도 바람이 너무 불어서 구경을 할 수 없어서 증도하나로마트에 들려서 물건만 사고 숙소로 다시 들어 왔다. 바람때문에 날이 많이 추웠다. 그래서 낮동안은 숙소에서 홈트하고 그림그리고 반신욕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해질녘이 되어서야 잠시 숙소 밖으로 다시 나왔다 .낮에는 그렇게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바람이 불지 않으니 날이 살짝 포근하게 느껴졌다. 엘도라도 리조트내에서 석양을 가장 보기 좋은 곳은 리조트 내에 있는 해변이다. 숙소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해변이 나오기에 서둘러 해변으로 갔다.
어디서 이구름들은 몰려왔을까? 오늘은 멋진 풍경이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조금씩 지는 것을 구름 넘어에서 느껴지는 오렌지 빛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숙소 아래에 있는 해안으로 난 길을 따라 해변까지 걸었다. 하늘에 구름이 점점 두꺼워지는 것으로 보아 오늘은 멋진 노을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이 길을 걷고 있으면 이 리조트의 시설관리 측면에 대해 아쉬움이 느껴졌다. 고객들이 산책삼아 걷기 좋게 정돈을 해놓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건 고객들에게 다니라는 길인지 뭔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런 작은 측면까지 잘 활용한다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많이 빠진 바다는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점심 때는 바닷물이 해변 위쪽까지 출렁출렁거리더니, 언제 물로 가득찼냐는 듯이 물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물기를 머금고 있는 모래는 몰랑몰랑한 느낌이 좋다고 싫다고 할 수 없는 느낌의 모래가 되었다. 협재해수욕장에서 느꼈던 모래의 느낌과 비슷한 것 같았다.
물이 빠진 모래가 아직도 물에 젖어 있기에 젖은 모래가 하늘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잘만 찍으면 우유니 사막에서 찍은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유니의 반영사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재미삼아 찍기 좋았다.
카메라를 구매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도 카메라를 다루는 것이 너무 어색했다. 그래서 사진이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두웠다. 이렇게 못찍을 것 같으면 핸드폰으로 찍는게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일 저녁무렵이라 그런지 리조트내 숙박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보통 주말의 경우 석양을 보기 위해 해변에 사람들이 많은데 이날은 아빠와 나 둘밖에 해변을 거닐고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둘만 해변을 서성이고 있으니 우리가 이곳을 전세내서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몰 볼 것 같아서 날도 춥고 해서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리조트 구경도 하면서 들어가려고 다른 길을 통해 숙소로 돌아갔다. 짱뚱어가 유명한 곳이라 외부 캠핑장에 짱뚱어 모양의 숙소가 있었다. 약간 조악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짱뚱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해변이 가장 붐빌 시간이였지만, 이날은 너무 썰렁했다. 으시시함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천사대교를 가려면 배를 타고 다른 섬으로 넘어가거나, 한시간 반정도 차를 타고 빙돌아서 가야 천사대교에 닿을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보니 천사대교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는 증도와 반대쪽에 위치한 자은도가 다리로 연결된다면 천사대교까지 얼마 걸리지 않는데, 지금 여기서 천사대교를 육로로 이동하면 대략 2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증도에서 자은도로 가는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시간적인 측면에서 절약이 많이 되는 것 같았다.
평일이라 그런가 리조트가 썰렁했다. 이런 리조트를 평일에 와본적이 없기에 이런 썰렁함과 고요함은 익숙하지 않았다. 직업상 여행은 항상 비쌀 때, 또는 주말에 밖에 못가기 때문에 이런 느낌은 새롭게 다가 왔다.
숙소 뒤에 보이는 정자를 보기 위해 숙소 가운데 있는 언덕에 올라가 보았다.
관리가 잘 안되어 나무로 만든 바닥의 몇몇 부분이 삐걱거리고 부숴진 것 같은 흔적이 보였다. 해가 더 많이 졌나 보다, 서서히 가로등에 불이 들어 오고 있었다.
속소 방에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정자로 아래에서 올려다 봤을 땐 그럴싸 해보였는데, 막상 올라오니 그저그랬다. 방에서 누워서 해뜰 때 정자 뒤에서 햇살이 비춰지는 모습이 훨씬 더 멋진 것 같았다.
정자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우리가 지내고 있는 방이 바로 보였다.
언덕에서 내려오니 어느덧 길가에도 어둠이 깔려있었다.
이날은 해남에서 돌아오며 찍은 사진이다. 해남에서 오늘 길에 송도항이라는 곳에서 해가지는 모습을 보았다. 송도항에서 본 석양에 대한 포스팅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다.
벌써 리조트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지만 먼바다는 아직도 해가 남아 있었다.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숙소로 들어갔다. 배란다로 나가니 하늘은 아직 묽게 빛나는 부분이 남아 있었다. 저기는 어디일지? 검푸른 색의 하늘과 바다는 붉은색의 바다를 조금씩 몰아내고 있었다.
전날에 구름잔뜩 낀 하늘과는 너무 대조적이였다.
먹고자고 일어나서 조금 돌아다니고 또 먹고 자고 하다 보니 벌써 3번째의 날이 밝았다.
바람이 불지만 않으면 날이 서울보다는 많이 따뜻했다. 아빠는 후드티 하나만 걸치시고 밖으로 나오셨다.
이날은 솔숲길을 따라 짱뚱어 해변가지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나와서 솔숲으로 가는 길에 리조트 옆에 있는 갯바위에 한번 가보았다. 파도가 치지 않아서 바다가 아닌 호수 같은 느낌으 들었다. 그리고 바람에 뒤집혔던 흙탕물의 바다는 푸른 빛을 띠는 바다로 바뀌어 있었다.
이곳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것 같다. 바위는 물이 빠져야 눈에 보였다. 이곳 어부들은 어디에 바위가 있는지 다 알고 있지 않으면 자칫하면 이런 바위에 배가 좌초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숙소 앞에도 바위가 하나 있는데 어쩔 땐느 보이고 어쩔 때는 보이지 않았다. 그 바위를 보고 만조와 간조 시간을 대략 알 수 있었다.
머리서 보았을 때 부드러워 보이는 바위의 표면은 거칠었다. 넘어지면 다칠 것 같아서 조심히 걸어야 했다. 앉아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짱뚱어 해변 같아 보이는데 언제 저기까지 걸어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해안가로 오더니 트럼펫을 불기 시작했다. 파소와 바람소리만 있던 곳에 사람이 만든 선율이 울려 퍼졌다.
아빠는 바다에 뭐 잡을만한 것이 없나 궁금하셨는지 바위를 뒤적거리셨다. 내가 뭐 잡지 말고 그냥 가자고 재촉했다.
이틀 전 왔던 바다였다. 이 블로그의 첫번째에 올렸던 사진이 있던 바다로 그바다가 이바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바람이 불 때는 회색빛이 가득한 흙빛 바다였는데, 오늘은 약간 에메랄드 빛을 지닌 바다가 되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만 가끔 물에 물결이 이는 것 같았다.
아주 고요히 물이 해변에 와서 닿았다. 철썩철썩 소리에 내 마음도 편안해졌다.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욕조에 누워서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유리창을 액자 삼아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정말 단순한 일상을 보냈다. 자고 먹고, 쉬고, 심심하면 산책을 하고, 어떻게 보면 따분해 보이는 하루를 보냈지만, 이런 따분함이 그리웠다. 항상 여행을 가면 어디를 가고 꼭 무엇인가를 보아야하고, 시간에 쫒겨서 지내야 했다. 이곳에서 만큼은 슬로우한 삶을 지내고 싶었다.
이제 이길을 걷는 것도 익숙해 진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고 여기가 어디이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길을 걷는 것이 편해졌다.
물이 많이 빠져서 꽤 넓은 해변이 생겼다. 아빠의 지인 분이 설명절 무렵에 리조트로 오셨다. 그래서 그분의 자녀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셨다.
해변에서 논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물이 조금씩 육지 쪽으로 올라왔다. 해변은 물로 가득차 버렸다. 물이 차는 속도가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뛰어 넘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곳을 여행하려면 물때를 조금 알아두어야 난감한 일을 겪지 않으니, 신안 여행을 하실 땐 만조와 간조 시간 정도는 알아두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들어와 홍차 한잔을 마시며 광합성을 하는 것도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 기쁨이였다. 국제선 관광비행 때 면세점에서 구매한 TWG 홍차를 꺼내서 마셨다. 어떤 차를 마셔도, 솔직히 물만 마시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이였다. 대신 어디서 탁자를 하나 구해서 컵을 놓을 곳으로 사용하고 싶었다. 뜨거운 차를 들고 계속 있으려니 손가락에 쥐가 나는 것 같기는 했다.
아마 이곳에서의 마지막날 사진 같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첫날에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냐라는 고민을 했는데, 있다보니 물흐르듯이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일주일 동안 진짜 잘 쉬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날 날이 좋지 않으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날도 그렇게 흐리지 않아고 춥지도 않아서 석양을 보기 위해 리조트 내에 있는 해변으로 갔다.
해가 바다와 맞닿을 것 같았다.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일까? 카메라를 이리저리 설정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액정으로 보았으 때는 사진이 꽤 괜찮았다. 역시 사진은 이렇게 찍어야해라고 생각하며 어깨에 뽕이 두개는 들어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막상 찍은 사진을 핸드폰으로 옮기는 노출을 잘못 계산했는지 어떤 사진은 허옇게 뜬 것도 있고, 다른 사진들은 너무 까맣게 나와서 순간 좌절감이 들었다.
노출을 조금만 손봤으면 하는 아쉬운 사진들이 많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귀찮을 때는 핸드폰으로 찔을 걸이라고 후회는 해보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아쉬운 마음만 가득했다.
리조트 내에 있는 해변의 끝까지 걸어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채석강의 느낌이 났었다. 가까이 와서 보니 작은 채석강의 느낌이 났다. 돌 위에는 해초 같은 것들이 있기에 조심히 걸어야 했다.
어디서 몰려온 구름들일까? 어느새 수평선 근처에는 굵는 구름 띠가 둘려쳐져 있었다. 오늘은 붉은 태양이 물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해변 모래 속에서 맑은 묽이 올라왔다. 제주도의 용천수 같은 것일까? 모래 속에서 계속해서 물이 올라오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렇게 마지막 날의 태양이 지고 있었다. 석양은 해가 사라지고 40분까지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해가 지고 나면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가 물 속 아래로 들어간 후 부터가 가장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니, 급한 약속이 있지 않는한 조금더 지는 해를 바라보자.
마지막 날에는 가마솥 통닭을 먹기로 해서 늦기 전에 통닭을 주문하러 갔다. 체크인 건물 근처에 액자조형물이 있었다. 이곳에서 이곳을 다녔갔다는 인증샷을 찍으면 좋을 것 같았다. 뒤에 난간이 없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닭을 주문하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아마 평생 이곳에서 본 석양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예약한 시간에 통닭을 가지러 갔다. 벌써 하늘은 칠흙같이 어두워졌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에 점점히 빛나는 별을 볼 수 있었다. 별이 쏟아질 정도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발리에서 본 별 구경 이후 이렇게 별을 많이 본 것은 오랫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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