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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티몬을 보는데 소노문 단양이 눈에 들어왔다. 단양에도 대명리조트가 있네? 그런데 너무 서울에서 가까운 것 같은데. 과연 일박할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노문 단양에 대한 광고를 볼 때마다 한번 가보고는 싶은데, 단양에 볼게 뭐 있나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스쳐지나갔다. 그러다 KTX이음을 타고 안동으로 가는 길에 기차가 단양강을 지나는데 단양강잔도가 보였다. 그 장면이 마음 속에 훅하고 들어왔다. 단양에 가볼 이유가 생긴 것이다.

 

주말이라 하루 숙박료가 저렴하지 않았다. 대명리조트는 가격도 비싼 편이고 주말에 예약하기 힘들어서 평소엔 숙박을 할 생각을 잘 안하는 리조트였다. 그리고 아빠와 나, 둘만 여행을 다니다 보니 리조트보다는 호텔이 항상 편했다. 리조트는 4명정도 여행을 할 때 적당한 것 같다. 도담삼봉을 구경한 후 다시 단양시내로 들어간 후, 숙소인 소노문 단양으로 갔다.

 

 

아직 체크인 시간 전인데 리조트로 들어가는 차량이 많았다. 밤새 비가 내린다고 해서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할까 하다가 지하주차장은 너무 북적일 것 같아서 리조트 옆에 있는 농산물시장 같은 곳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서 갔다. 리조트랑 붙어 있는 건물이다 보니 주차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다. 가는 길에 흡연실의 위치도 확인했다. 아이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지킬 것은 지켜주는게 매너가 아닐까 싶다.

 

3시부터 체크인이라고 해서 30분 정도 일찍 왔는데, 내 앞에 21명이나 있다. 번호표는 12시부터 뽑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로비에서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로비에 울려서 정신이 없었다. 로비 한쪽엔 BBQ와 BBQ카페가 있었다.

 

로비에서는 와인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할인해도 가격이 그렇게 저렴한 편이 아니기에 눈으로 구경만했다. 마트의 저렴한 가격과 맛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이와인들이 비싸게 느껴졌다. 아빠의 술고르는 기준은 항상 금액이 우선이기에, 이런 고가(?)의 와인은 항상 눈으로만 구경한다.

 

 

여러명의 직원이 체크인을 진행하다 보니 앞의 20명의 사람들이 빨리 빠졌다. 침대방에서 지내고 싶었는데, 앞에서 침대방으로 배정을 받아서 온돌방 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순간 정신이 몽롱해졌다. 하루종일 온돌바닥에 잘 생각을 하니 정신이 까마득했다. 직원분이 추가 비용 22,000원을 내면 남한강 뷰가 있는 패밀리 취사형 침대방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단, 방이 딱 하나 남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뭐 이십이만원도 이만이천원이니 침대방으로 배정해 달라고 했다.

저녁에 치킨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BBQ앞에 있는 가격 판을 잠시 본 후 객실로 올라갔다.

 

 

엘레베이터는 홀수층과 짝수층으로 나눠서 운행하기에 아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었다. 우리는 9층으로 가기에 홀수층을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렇게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오랫만에 타보는 것 같다. 90년대 고급 백화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방은 복도의 끝에 위치해 있었다. 단 하나 남은 방이라고 방마저 복도 끝에 있었다. 열쇠로 문을 연 후 방키를 키홀더에 넣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배란다를 통해 앞산과 강이 보였다. 그리고 방 한쪽엔 침대가 있었다. 누워서 숙소 앞 산이 보였다.

 

그리고 부엌 앞에 작은 방이 있었다. 작은 방은 아이들이 지내기 적당한 크기였다. 아니면 짐 넣는 장소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작은방 안에는 여분의 이불과 베개가 있었고, 다른 한쪽 문을 여니 빨래건조대가 있었다. 소노문 단양엔 워터파크가 있기 때문에 워터파크를 이용하러 오는 가족단위 여행객을 위해 빨래 건조대도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부억은 작았지만 간단하게 요리를 하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대신 전자레인지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냉장고가 작기는 했지만 하루나 이틀정도 여행에는 적당한 크기였고, 인덕션을 이용해서 간단한 요리를 해먹기 좋았다.

 

냄비와 후라이팬(?)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 그외 설거지 용품 및 국자 등도 하나씩 준비되어 있었다.

 

그릇은 갯수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같이 2인 여행객에게는 적당한 갯수로 마련되어 있었다. 4인가족의 경우 여분의 그릇을 가져가면 반찬같은 것을 먹을 때 좋을 것 같다.

 

TV아래의 서랍을 여니 홈키파와 드라이기가 있었다. 단양 시내에 숙소가 있지만, 단양이 산속에 있다보니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우리가 갔을 땐 장마철이라 그런지 벌레는 없어서 지내기 좋았다.

 

인터넷에서 후기를 보니 화장실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가격에 비해 너무 시설이 후지다는 의견도 있고, 이런 욕조를 언제 보겠냐며 요즘 욕조가 있는 화장실을 찾기 힘든데, 욕조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등 화장실은 이곳에서 호불호가 가장 갈리는 곳이였다. 나도 처음에 이 옥빛의 욕조를 보고 30년 전 과거로 강제 소환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따스한 물을 욕조에 받고 누워보니, 어! 완전 편한데! 목디스크가 있다보니 목이 조금만 불편해도 힘들어하는데, 이 욕조는 누워있는데 편안했다. 너무 오래되서 그렇지 좋은 욕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수압이 낮아서 물을 받는데 한참이 걸렸다. 아니면 이날 입실한 사람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리조트다 보니 뭐 주는 것은 없다. 기본적으로 삼퓨와 바디샴푸는 리필용으로 준비되어 있고, 비누 하나와 세면용 수건(집에서 사용하는 크기의 수건)이 4장 있었다.

 

호텔이 너무 오래되서 리모델링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기에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가격대비 시설이 너무 낙후된 것 같은 인상은 버릴 수 없었다.

 

 

22,000원을 더 주고 바꾼 방이기에 뷰가 기대가 되었다. 배란다로 나가니 강과 산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덤으로 멋지게 산에 걸려 있는 구름까지, 비가 내리고 있어서 밖에 나가기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풍경만은 100점 만점에 101점이였다.

 

 

단양은 영월과 뭔지 모르게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았다. 단양이 이런 곳이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단양을 무시하고 있던 것이 아니였을까? 그냥 풍경만 보면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만 같았다. 그냥 보고 있는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1층에서 가지고 온 지도를 보았다. 다음날 어디를 갈까 지도를 보면서 생각을 했다. 2시에 패러글라이딩 예약이 있기에 체크아웃을 하고 만천하스카이워크에 갔다. 카페산으로 가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카페산에서 차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단양강잔도교를 가면 하루가 다 지나갈 것 같아 보였다. 시간이 된다면 온달세트장(?)을 가고 싶지만 단양시내에서 20여 키로미터 떨어진 곳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서 띵가띵가 놀다가 숙소 앞에 있는 장미터널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저녁에 먹을 치킨을 사기 위해 로비에 있는 BBQ에 잠시 들렸다. 체크인 때 받은 패밀리 세트 15,000원 할인권을 이용해서 패밀리 세트A를 53,500원에 예약을 한 후 호텔 밖으로 나갔다. 치킨은 직접 매장으로 받으러 가도 되고, 아니면 방으로 가져다 주기도 했다. 우리는 숙소 밖을 구경한 후 들어가는 길에 치킨을 찾아서 가면 될 것 같아서 우리가 찾으러 온다고 말한 후 리조트 밖으로 나갔다.

 

 

우리가 밖으로 나오니 빗방울이 본격적으로 굵어지기 시작했다. 숙소 앞 육교를 넘어 소금정 공원으로 향하는데, 뒤에 매고 있던 가방이 축축하게 젓기 시작했고, 신발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한손에 카메라를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단양강을 따라 단양강 잔도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빗방울이 점점 더 굵어지는 것 같았다. 새로산 렌즈가 방진방수 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빗방울이 렌즈 표면에 묻어서 나는 계속해서 렌즈를 닦아야 했다.

 

 

아빠도 더 이상 가면 안될 것 같다며, 다시 숙소로 돌아가자고 하셨다. 비도 오고 습하고 물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진짜 장마가 시작되나 보다. 아쉽지만 발길을 다시 돌려서 숙소로 돌아 갔다.

 

리조트로 돌아와서 지하1층으로 내려갔다. 지하 1층에는 편의시설과 즐길거리가 있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오락시설, 노래방, 워터파크, 편의점, 식당 등 지하 1층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꽤 큰 편의점인데도 사람들로 인해 편의점이 비좁아 보였다. 우리도 저녁에 치킨에 같이 먹을 간단한 김밥과 다음날 아침에 먹을 라면, 음료수, 우유 등을 구매했다.

 

괜히 치킨을 찾으러 간다고 그랬나라는 후회가 들었다. 숙소에 들어와 씻고 에어콘을 켠 후 밖을 보았다. 뽀송뽀송한게 너무 좋았다. 우리가 방으로 들어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나 보다.

 

 

 

밖으로 다시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다. 결국엔 그냥 배란다에서 풍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배란다를 들락날락 거렸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우산을 쓰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시계를 보니 저녁 8시가 다 되어가는 것 같아서, 조금 일찍 내려가서 야경사진을 찍고 치킨세트를 찾아서 오면 될 것 같았다.

 

비가 한두방울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지만, 우산을 쓰고 다닐 필요는 없어 보였다.

 

 

계속 색이 변하는 달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색의 변화에 따라 느낌이 달라졌다.

 

 

어른들은 쑥스러워 부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동안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표정을 하며 프로모델같은 포즈를 취하였다.

 

 

또 다시 하늘에서 빗방울이 굵게 내리기 시작했다. 배란다에 켜진 불을 보니 빈방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라고 하지만 국내리조트에는 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았다. 저녁을 먹으로 나가는 차량은 쉴새 없이 정문으로 나가고, 또 들어왔다.

 

시간에 맞춰 BBQ로 갔는데, 주문이 밀렸는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큰 봉지를 하나 건너 주었는데, 우리 둘이 다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큰 봉지 안에, 치킨 한마리, 골뱅이소면, 샐러드, 프렌치프라이, 맥주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아메리카노 2잔과 디저트를 택할 수 있는 쿠폰도 함께 있었다. 그리고 직원분께서 챙겨주신 사은품까지, 뭔가 들고 방으로 오는 길이 가볍고 뿌듯했다. 봉지에서는 따뜻한 치킨냄새가 났다.

 

 

막상 봉지를 뜯어서 식탁 위에 놓으니 둘이서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사은품으로 받은 어피치 소스그릇이 너무 귀여웠다.

아빠는 하루의 마무리를 영탁막걸리로 하셨다.

 

 

다음날은 패러글라이딩 예약이 있어서 일어나자마자 밖을 보았다. 어제는 패러글라이딩이 없었는데, 일요일 아침부터 하늘을 유유자적하게 날고 있는 패러글라이딩이 보였다. 비만 안오면 오늘 왠지 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날 체크아웃은 12시였으나, 습관적으로 11시에 체크아웃을 하러 나갔다. 쓰레기는 각 층마다 있는 쓰레기장 쓰레기통에 버렸다. 체크아웃을 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체크인보다 빠른 속도로 체크아웃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1층 로비 화장실로 가는데, 구석에 공중전화가 보였다. 어떤 아이가 부모에게 저게 뭐냐고 물어보는 것을 들었다. 이제는 공중전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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