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고 길었던 추석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막막하기도 했지만 다시 생활 패턴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가니 다시 안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체크아웃을 한 후 주차장으로 갔다. 뭔가 뒤에서 철퍼덕 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등 뒤가 따뜻한 게 내가 아는 느낌이었다. 이탈리아 여행 때 혼자 세 번 새똥을 맞아 보았고 인도 뉴델리 역에서 한번, 또 오늘 한번 이렇게 살면서 다섯 번의 새똥을 맞아 보았다. 따스한 느낌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위를 올려다보니 새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새들을 째려보았지만 어쩔 수 없이 멀리서 원망의 눈빛만 보내야 했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 신선대와 이곳에 있는 관광지를 보기로 했다. 티맵에 신선대를 치니 부산 신선대 부두도 나오고 신선대 전망대가 나와서 일단 신선대 전망대를 목적지로 지정 후 출발했다. 신선대 전망대에 도착하니 내가 블로그에서 보던 모습이 아니었다.


전망대에 서니 신선대의 모습은 멀리서 볼 수 있었지만 그저 그런 느낌이었다. 실망감이 먼저 다가왔다. 우제봉을 갔다 돌아서 나가는 길에 진짜 신선대로 가게 되었다. 멀리서 봤을 때 느끼지 못한 전율이 느껴졌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섬들의 모습이 신선대보다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금강을 볼 수 있는 우제봉으로 가기 위해 해금강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걸어서 갔다.



바람의 언덕엔 관광객이 넘치는데 이곳은 많은 사람이 찾지 않는 것 같았다. 우제봉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는 안내판도 삭고 낡았다. 우제봉까지 갈 수 있을지 약간의 미심쩍은 마음이 생겼다.





아빠는 나무숲이 너무 마음에 드신다며 가던 길을 벗어나서 나무 밑에서 사진을 찍으셨다.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기 전 해금강 선착장이 보였다. 선착장에서 해금강을 보는 게 덜 힘들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힘들게 산을 오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맘먹고 오르는 길이니 다른 생각은 접어두고 계속 산책길을 따라 올랐다.





9월 중순이 맞는 것일까? 날이 왜 이리 더운지. 조금 밖에 걷지 않았는데 땀이 비 오듯 했다.


산속엔 아빠와 나, 둘뿐이었다.




코스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적당한 길이의 코스였으나, 숨찬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산지 오래되어서 내 숨소리는 거칠었다. 다이어트에 대한 절실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숲길을 지나 이제는 계단 길을 올라갔다.


왠지 계단을 다 오르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계단의 끝은 또 다른 길로 이어졌다.


걷는 도중 옆으로 바다가 보였다.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걸어갔다.



드디어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전망대로 향했다.



드디어 전망대에 오르니 탁 트인 시원한 바다가 보였다.



그리고 그림같이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해금강이 보였다. 해금강 주변엔 끊임없이 유람선이 왔다 갔다 했다.





해금강을 액자에 넣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잘 찍고 싶었는데 구조물이 있으면 더 찍는 것이 까다로운 것 같다.


바닥엔 내 눈에 보이는 곳에 대한 지명이 사진과 함께 있었다.


전망대 뒤로는 가파른 정상을 가진 우제봉이 있었다. 우제봉을 보자마자, 더 이상 거기까지 걸어가고 싶지 않았다.


해금강 가운데 십자가 모양의 동굴 같은 것이 있다고 하는데 작은 배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고, 전에 외도 가는 배에서 들은 건 같다. 십자동굴의 입구 같아 보이는 돌 틈이 보였다.





추석 명절이라 끊임없이 관광객을 실은 배는 해금강을 돌고 있었다.


우리 말고 다른 관광객 한 가족이 사진을 찍고 되돌아 나갔다.


해금강으로 접근하던 유람선은 섬 뒤쪽으로 서서히 이동했다.


구름이 두껍게 깔렸지만 날이 너무 맑고 더웠다.


다시 해금강 주차장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은 올 때 이용하지 않은 길을 이용했다.



전망대로 갈 때 걸었던 길이 아니기에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걷나 보니 우제봉 산책로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되어 버렸다.





드디어 처음 왔던 곳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내려온 후 다시 선착장으로 걸어갔다. 은근 산책로 걷는 것이 힘들었다.



선착장에 오니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갯바위로 파도가 무섭게 밀려왔다. 조금만 신발이 미끄러져 무섭게 사나운 바다로 떨어질 것 같았다.


아래에서 해금강을 바라보니 웅장함이 느껴졌다.






파도는 조금만 쎄도 우리가 있는 곳까지 넘어올 것 같았다.


푸른 바다를 배경 삼아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에서 바다에 대한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선착장엔 배가 들어왔고 배는 파도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였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니 시내버스 한 대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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