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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안 바조와 발리에서의 시간은 바람과 같이 지나갔다. 이제 다시 생업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오늘 하루는 아마 긴 시간이 될 것 같았다. 발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자카르타로 간 후 자카르타에서 다시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트랜스 누사라는 항공사를 처음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출발 시간도 좋았고 수화물이 티켓에 포함된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수화물이 왠지 초과될 것 같아서 추가 수화물을 미리 구매해 두었다. 우리가 보내는 짐은 총 42킬로였지만 10킬로그램의 추가 수화물을 샀기 때문에 공항에서 추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었다.

 
 

국내선이다 보니 보안 검색만 마친 후 에어 사이드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제는 발리 공항 국내선 터미널이 너무나 익숙했다.

 
 

처음 타는 항공사라 비행기 티켓도 찍고 수화물 택도 찍어 보았다.

 

국내선 터미널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스타벅스에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 보통은 빈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이 많은 곳인데 오늘은 웬일인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비행기 탑승시간도 많이 남았기에 스타벅스에 앉아서 여유롭게 커피와 디저트를 먹었다.

 

국내선 터미널 3층에는 흡연실 겸 전망대가 있다.

 

저 멀리서 오는 트랜스 누사 비행기가 있기에 우리 비행기 인가 봤더니 아니었다.

 
 

활주로가 1개인 발리 공항은 뜨고 내리는 비행기로 바빴다.

 
 

드디어 우리 비행기가 발리로 오는 손님을 싣고 국내선 청사로 오고 있었다.

 

우리는 게이트 앞으로 이동했다.

 
 

게이트 앞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니 비행기가 우리가 탑승할 게이트 앞으로 오고 있었다.

 
 
 

발리 공항은 우리를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게이트 4번에서 5번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한 번도 보딩 티켓에 적힌 대로 비행기를 탄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는 빨리 알아서 빨리 탑승할 수 있었다.

 

빨리 탑승했다고 생각했는데 보딩 브리지에서 서서 앞으로 가지를 못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익숙한 캐리어가 보였다.

 
 
 

작은 비행기라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맨 뒷줄로 자리를 지정했는데 뭔가 자리가 불편했다. 기억에는 자리가 뒤로 넘어가지 않는 것 같았다.

 

앞뒤 간격은 겨우 무릎이 닿지 않은 정도였지만 2시간의 비행 동안 불편하지는 않았다.

 
 

무료 기내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따로 스낵을 팔고 있었다.

 
 

승객들이 탑승하는 동안 계속해서 수화물이 비행기에 실렸다.

 
 

드디어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활주로까지 가는데 여러 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설렘을 가득 싣고 오는 사람들과 아쉬움을 담아서 떠나는 사람이 한 공간에 있었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큰 소리를 내며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전날 했던 시뮬레이션의 장면이 생각났다. 조종사들은 지금 이렇게 하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비행기는 어느 순간 가볍게 위로 날아올랐다. 그러면서 점점 땅과 거리가 멀어졌다.

 

발리의 모든 것들과 드디어 작별이었다.

 
 

비행기는 이륙 후 살짝 턴을 돌았다. 마지막으로 발리에게 안녕이라고 전하는 것 같았다. 7번째 발리 여행이라 이제는 더 올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연이 된다면 다시 오겠지만.

 
 

자카르타로 가는 길 아궁산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는데 구름이 짙게 깔려 있어 아궁산을 볼 수 없었다.

 
 
 
 
 

비행기는 구름층을 통과할 때마다 진동을 했다.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 발리, 인도네시아는 우기이기에 담담하게 받아 들여야 했다.

 
 
 

드디어 기내식이 나왔다. 치킨과 오믈렛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난 치킨을 아빠는 오믈렛을 주문하셨다.

 

좌석 앞에 기도문이 있는 것이 신기했다. 다양한 언어로 되어 있었다.

 
 
 

기내식을 먹은 후 나는 멍하니 카메라를 들고 밖을 찍었다.

 
 
 

어느덧 비행기는 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먼 것 같지만 발리에서 자카르타까지는 또 가까운 것 같이 느껴졌다.

 
 

구름층을 뚫고 내려오니 자카르타의 해안이 눈앞에 펼쳐졌다.

 
 

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마지막 비행 한 번만 남았는데 그 비행이 조금 부담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사람들을 따라 걸어갔다. 수화물대까지 왜 그렇게 먼지.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소화기에 어울리게 그려 넣은 센스 있는 그림들에 눈길이 갔다.

 
 

걷고 걷고 계속 걷다 보니 드디어 수화물 찾는 곳에 도착했다.

 
 
 

10번 벨트에서 수화물을 찾을 수 있었다. 예상외로 우리 수화물이 빨리 나왔다.

 

트랜스 누사를 타고 도착한 공항은 3터미널이었다. 우리는 인천행 아시아나 항공을 타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갔다.

 
 

아직 체크인 카운터가 오픈하지 않아서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내 몸은 땀으로 끈적여서 기분이 많이 다운되었다. 빨리 라운지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싶었다.

https://youtu.be/amLGGyIH-nE

A. 응우라라이 공항

Jalan Raya Gusti Ngurah Rai, Tuban, Kec. Kuta, Kabupaten Badung, Bali 80362 인도네시아

B.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

Pajang, Tangerang City, Banten,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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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가 처음은 아니지만 매번 집에 갈 날이 다가오면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번 여행은 거의 쉼을 가지는 시간이었다. 2주간 여행 중 투어도 하나밖에 하지 않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보냈다.

 

하루하루가 이렇게 흘러가는 게 너무나 아쉽기만 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2 주면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행을 시작하니 2주라는 시간도 짧게만 느껴졌다. 2박 3일 여행이든 아니면 몇 달간 하는 여행이든 언제나 돌아가는 날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며칠간 비슷한 조식을 먹다 보니 약간 음식이 물렸다. 그렇다고 게으른 내 성격에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나가는 것도 귀찮으니,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빠와 나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이기도 했다.

 
 

아침을 먹은 후 아빠는 다시 주무시고 나는 운동을 하러 피트니스센터로 왔다. 장비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내가 이용하는 것은 실내 자전거와 트레드 밀밖에 없으니 이 정도면 만족스러웠다.

 

아침 시간에 운동하는 게 내 나름대로의 로망이자 버킷리스트인데 여행을 왔을 때 만이라도 이렇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했다.

 

아침에 2시간 정도 운동을 한 후 방으로 돌아오니 벌써 정오가 넘었다. 잠깐 방에서 미적거리다 이번에는 수영을 하기 위해 풀로 나왔다. 오늘은 어떤 일인지 선베드가 평소보다 많이 남았다. 특히 2인용인 동그란 선베드가 비어서 바로 수건을 던져 놓았다.

 

아빠는 피곤하시다며 썬 베드에 누워 계셨다.

 

수영장에 나오니 햇살은 뜨거웠지만 기분이 좋았다. 역시 사람은 햇빛을 어느 정도 보고 살아야 하나보다.

 

방수팩에 핸드폰을 넣고 작게 노래를 틀어 놓고 '8'자 튜브에 몸을 실었다.

 

둥둥둥 떠다니며 바닷속의 해초같이 수영장을 표류했다.

 

햇살은 따갑도록 강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서 그런지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꼭 때가 나오는 것 같아서 조금 창피했다.

 

아빠는 한 시간 정도 썬 베드에서 주무신 것 같다. 나 혼자 놀다가 수영장 밖을 바라보니 아빠가 잠이 덜 깬 상태로 멍하니 나를 보고 있었다.

 
 
 

아빠가 뜨거우시다며 물 안쪽으로 들어오셨다. 혼자 노는 것도 좋지만 둘이 노는 게 그래도 덜 심심한 것 같다.

 

수영장이 넓으니 놀기가 참 좋다. 그리고 깊이도 어느 정도되다 보니 물놀이하기 좋았다.

 
 
 
 

한국에 돌아가면 하나하나가 다 그리울 것 같았다. 물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으면 안되니까, 질릴 때까지 물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수영장에서 놀다 방으로 돌아오니 힘들었다. 그래서 잠시 침대에 누워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마음은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데 마음만 앞서지 체력이 되지 않았다.

 
 

오늘은 리조트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해변에서 노을을 볼 생각이었다.

 
 

숙소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인데 5일 동안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첫날 사누르에 왔을 때 스타벅스 앞에 있는 모나리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었는데 스타벅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한번은 가봐야지 생각하다 사누르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오게 되었다.

 

발리 곳곳의 스타벅스는 지점마다 각 특징 다른 것 같다. 이곳은 건물도 인상적이었지만 스타벅스 앞 뜰의 분위기가 숲속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실내보다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이 더 많았다. 건기이다 보니 밖에 자리를 잡아도 덥지가 않았다.

 

이제 뜨거운 햇살이 한풀 꺾인 것 같았다. 바람이 불면 조금 쌀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타벅스의 녹색의 심벌과 마크, 간판이 없다면 개인이 운영하는 펜시한 카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의자 뒤에 있는 열대 식물의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있는 모습이 꼭 공작새의 깃털 같기도 하고 왕좌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홀짝홀짝 커피를 마시다 보니 시간은 일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빠는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또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올리셨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누군가는 여기까지 와서 스타벅스에 오냐고 핀잔을 하기도 하지만 발리에 오면 나는 꼭 스타벅스에 가보라고 권한다. 우기에는 시원한 에어컨을 편하게 쐴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보던 스타벅스의 분위기와 발리의 분위기는 살짝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체인점이다 보니 기본적인 콘셉트는 한국이나 인도네시아나 비슷하지만 그래도 동남아 풍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기에 스타벅스에 한 번쯤은 와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제 노을을 보기 위해 오늘도 사누르 해변으로 향했다.

 
 
 

어느 식당 앞 식물의 이파리가 사람보다 컸다. 이파리 앞에 서니 사람의 등에 날개가 달린 것 같이 보였다.

 

길거리 상점에는 하나둘 불이 들어오고 퇴근하는 사람들로 거리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정신이 없었다.

 

푸릇한 나무 사이에 핀 하얀 꽃은 무엇일까. 아빠는 빨리 가자고 발을 재촉하면서도 신기한 식물을 볼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셨다.

 
 
 

이제 몇 번을 다녀서 그런가 해변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익숙했다. 우리 동네를 걸어 다니고 있는 친근함이 들었다.

 

친근해지니 또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매일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 내가 이곳에 산다면 이 해변에 오는 것도 일상일 것이고 특별할 일도 없을 것 같지만 지금은 관광객이니 이곳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뭔가 허접해 보이는 포토 스폿 앞에서 서서 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흐른 후 이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촌스럽지만 사진을 보면서 행복해하지 않을까.

 
 

새털구름이 아주 얇게 하늘을 덮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가니 사람들이 해변으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하늘의 한쪽은 아직 파랗고 한쪽은 보랏빛으로 조금씩 잠식되어 갔다.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에 보이는 풍경이 하나하나 특별해 보였다.

 

이제 이 길을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

 
 

처음엔 설렘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익숙함으로 끝나는 것 같다. 익숙해서 편해지지만.

 
 

걷고 있는 사이 해가 완전히 져버렸다.

 

사누르에서 가장 큰 마트가 있는 곳으로 갔다. 매번 이 앞을 지나만 다녔지 한 번도 들어온 적은 없었다. 한국에 선물로 무엇을 사 가면 좋을까. 여행을 올 때마다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열대지방에 왔으니 말린 망고나 사갈까 보니 가격이 그다지 저렴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망고에는 설탕이 뿌려져 있었다. 베트남이나 필리핀처럼 망고 그대로를 말린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말린 망고, 파인애플 등 한국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비싼 것 위주로 바구니에 담았다. 그리고 발리 기념 티셔츠도 구매를 했다.

 

마지막 날이라 생각되니 손에 너무 잡히는 대로 구매한 것 같았다. 갑자기 물건을 사려니 대강대강 필요한 것만큼 바구니에 담았었다. MBTI 'P'다 보니 이럴 때는 너무 계획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것 같다. 머릿속으로는 다 계획이 있었는데 막상 물건을 사면 계획해 놓은 게 생각나지 않는 게 이상했다.

물건을 구매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첫날 점심을 먹은 모나리자 레스토랑으로 갔다. 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맛도 중간 이상이라 만족스러웠다.

 

식사 전 빈탕 레들러가 나왔다. 달달한 음료수 같은 맛이 나는 레들러는 맥주라기보다는 탄산음료 같았다.

 
 

식사 전 애피타이저가 나오지 않는데 두 번째 왔다고 애피타이저를 서비스로 주었다. 이 식당의 단점이라면 음식 나오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 나오기 전까지 많이 기다려야 했다.

 

햄버거와 돼지갈비가 먼저 나왔다.

 
 

햄버거는 5000원, 돼지갈비는 9000원 정도로 비주얼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볼로네이즈 파스타로 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이것저것 많이 주문했는데 계산서는 가벼웠다.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식당이었다. 이렇게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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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뜨거움은 한풀 꺾인 9월이지만 아직까지 여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발리 여행기도 아직 다 올리지 못했는데 지금 또 다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전날 투어가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애증의 스노클링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건기의 발리는 언제나 상쾌했다. 발리를 여러 번 왔지만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 순간순간 놀랬다.

 
 

조금 늦게 와서 레스토랑이 여유로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빈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비워진 음식은 손님들의 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빈 그릇이 많았다.

 
 

창밖을 보니 동네 개가 아침부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사누르에는 생각보다 개가 많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발리 남자들이 개키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1인 1개 정도로. 그래서 바람난 개들 때문에 길거리에 개들이 많다고 했다.

 

식사를 한 후 난 운동을 하고 왔다. 아빠는 계속 체력이 올라오지 않으셔서 아침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셨다.

 

예전처럼 수영을 즐기지 않지만 수영장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빈 썬 베드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영장에 가는 것이 좋았다.

 
 

다행히 남은 베드가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비치타월은 수영장 가운데 부스에서 방 번호를 적은 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쓰레기통과 레스토랑 테이블 사이에 있는 베드이기는 하지만 일단 자리를 잡으니 마음이 편했다.

 

베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참 하늘이 맑고 깨끗했다.

 
 

물놀이를 왔으니 튜브에 바람을 넣고 수영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수영장은 위아래 총 2개였다.

 
 

레스토랑 쪽 수영장은 풀 바도 있었다. 풀 바에 앉아서 맥주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내 키가 172 정도인데 물은 쇄골뼈 있는 곳까지 오는 것 같았다.

 

수심이 얕은 수영장도 있어서 아이들이 놀 수 있었다.

 
 

사방이 건물로 막혀 있어 답답할 수도 있지만 수영장에 누우면 건물이 액자가 되고 하늘은 그림이 되었다.

 
 
 

햇살이 따가웠다. 따갑지만 후텁지근하지 않아서 한국의 여름보다 좋았다.

 

리셉션 앞쪽에 있는 선베드는 수영장 안에 있었다.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이랄까.

 

리셉션 앞쪽 수영장은 사각져서 수영을 하는 사람이라면 운동으로 수영하기 좋았다.

 
 
 
 
 
 

수영장 옆 선베드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많지만 물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우리가 수영장을 전세 낸 것 마냥 여유롭게 놀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스노클링보다 백만 배는 즐거웠다. 내 등은 남국의 따가운 태양에 또 붉게 익어갔다.

 

아빠가 힘들면 내가 튜브를 끌고 수영장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녔다.

 
 
 
 

어깨만 타는 것이 싫어서 위에 아무것도 안입고 수영했는데 어느새 온몸이 붉어지더니 나중에는 피부가 벗겨졌다.

 

코로나 때 시설관리가 제대로 대지 않아서 시설물이 고장 나 있거나 있는 곳들이 종종 보였다.

 
 

체크인 때 받은 무료 음료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풀 바로 왔다. 무료 음료는 선택할 수 없고 풀 바에서 제공하는 것만 마실 수 있었다.

 
 
 

보기엔 풀 맛 가득해 보였는데 막상 마시니 시원하고 상큼, 달달했다.

 
 

물에서 놀다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니 갈증이 싹 사라졌다.

 
 

언제나 우리 여행과 함께하는 8자 모양의 튜브. 뒤로 누울 수도 있고 엎어져서 물 위에서 선탠도 할 수 있어 이래저래 용도가 좋은 튜브였다.

 
 
 

맨날 사람들이 풀에서 쉬거나 수영하는 모습만 보다 막상 풀에 와서 시간을 보내니 기분도 좋고 지루한 오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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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리 여행을 하면서 딱 투어를 두 개 신청했다. 요즘 핫하다는 발리의 명소만 다니는 인스타그램 투어와 바투르 화산에서 일출 보기 투어, 2개만 신청했다. 전부 프라이빗 투어로 신청했더니 투어 비용만 얼추 30만원이 나갔다. 포스트 코로나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단체로 하는 여행은 부담스러웠기에 투어는 개인 투어로 신청했다. 클룩에서 검색을 하다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면 투어 이름이 인스타그램 포토 스폿 여행일까.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핫하다는 곳만 꼭 찍어서 떠나는 여행이기에 이 투어만 갔다 오면 발리의 핫스폿은 다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누군가 발리 어디가 좋다고 물어본다면 어깨에 힘을 주고 대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거기 가봤다고. 

 
 

인스타그램 투어는 새벽에 시작되었다. 투어 출발 며칠 전 기사에게 왓츠앱으로 문자가 왔다. 그래서 지내고 있는 숙소와 시간을 확인한 후 당일 새벽 3~4시 사이 숙소로 픽업을 왔다. 새벽부터 시작하는 투어라 부담이 되었다. 아빠와 나는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치다 일어나서 투어를 나갈 준비를 했다. 이번 투어는 한국어가 가능한 기사를 선택했는데 가격은 영어 투어보다 조금 더 비쌌지만 완전히 만족스러웠다. 

 
 

쿠타에서 렘푸양 사원까지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기사가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고 해서 중간에 한번 쉬고 어둠 속을 달렸다. 무슨 투어를 3~4시에 시작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원에 빨리 도착해야 했다. 렘푸양 사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잽싸게 입장권을 사러 갔다. 입장권과 함께 번호표를 주었는데 이 번호표가 제일 중요했다. 이 번호표 대로 인생 샷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입장권을 늦게 받을수록 사진 찍는 순서가 밀리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곱절로 늘었다. 

 

서두른 탓에 11번을 받을 수 있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아궁산이 어슴푸레 보였다. 렘푸양 사원 주차장에서 셔틀 카를 타고 렘푸양 사원 입구까지 와서 나머지는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를 돌아 보았는데 순간 아궁산의 위엄에 나 자신이 압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적인 느낌이었지만 마음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산을 보고 멋지다 크다는 느낌은 가끔 받지만 이렇게 마음을 짓누르듯 훅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가이드가 한국말을 엄청 잘했다. 어디서 한국말을 배웠냐고 물어보니 한국어 학원 1년을 다녔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가이드 일을 하면서 한국어 연습을 계속할 수 있어서 한국어가 계속 늘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한국어 연습을 많이 못 해서 많이 잊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하루 종일 가이드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한국어를 구사했다. 운전하면서 설명도 해주고 잠시 담배를 피우면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하루 종일 한국어를 사용해서 이야기하는데 너무 편했다. 

 
 

아궁산은 항상 멀리서 보기만 했지 이렇게 가까이 바라본 것은 처음이었다. 가이드도 딱 한 번 아궁산 위에 올라가 봤다고 한다. 위에 올라가면 멋진데 올라가기 힘들고 춥다고 했다. 그렇게 맑은 날만 가득하다 투어를 간 날 구름이 잔뜩 끼었는지는 모르겠다. 구름은 아궁산 정상 부분만 살짝 가렸다. 

 
 

해가 뜨기 전이라 사원은 어두컴컴했지만 조명을 받은 사원의 조형물은 신비스럽게 보였다. 

 

가이드는 사람이 없을 때 빨리 사진을 찍자며 빨리 포즈를 취하라고 했다. 사람이 많아지면 찍고 싶어도 독사진을 못 찍는다며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을 인도네시아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조잡함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곳의 풍경이 주는 느낌 때문에 조잡함마저 신비하게 느껴졌다. 

 
 
 
 

계단 위 문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사원의 스님께서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스님께 사진 한 장을 부탁하니 흔쾌히 같이 사진을 찍어 주셨다. 계단 위로 올라오면 사원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고소 공포증이 있으면 내려다보기 조금 무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절내도 다 보이고 아직 사람도 많지 않아서 좋은데 아궁산의 정상만 구름이 끼어서 보이지 않았다. 가이드는 우기에 저 정도만 보여도 나쁘지 않은 거라고 했다. 어떤 경우에는 사진 찍기 전까지는 날씨가 맑았다가 사진 찍기 시작하니 아궁산이 안 보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인지. 우리가 사진 찍을 때는 짠하고 아궁산의 정상이 보였으면 했다. 

 
 

매번 아빠와 함께 찍는 사진이 없는데 이번에는 가이드가 옆에 붙어 있으면서 계속 사진을 찍어주었다. 가이드와 같이 다녀서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항상 우리가 필요할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도와주어서 고맙기도 했다. 

 

전날 블로그를 검색하면서 다양한 포즈를 생각하고 연습하고 오기는 했는데 막상 사진을 찍으려니 생각이 나지 않고, 그리고 어색했다. 

 
 

가이드와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말소리만 들으면 거의 한국인이나 다름없는 가이드였다. 오히려 대화를 하는데 나보다 더 어려운 한자어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듣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가이드는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었다.

 
 

바닥에는 딱정벌레(?)가 지나가기에 사진을 찍었다. 곤충을 보니 뭔가 조금 더 정글에 온 느낌이랄까. 발리에서 도마뱀은 너무 흔하게 볼 수 있기에 이제 벽에 붙어 있는 도마뱀은 그저 친구 같았다. 곤충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사원의 촬영 명소에서는 사진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해가 떠올랐지만 아궁산에 걸쳐있는 구름은 전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순번이 불리기 전까지 사원의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무리의 단체관광객이 올 때마다 사원이 북적였다. 우리는 대기번호 11번인데도 대략 4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사람들마다 인스타 핫스폿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기대감과 함께 새벽잠을 설쳐가며 이곳에 왔기에 피로감이 보였다. 사진은 사진 기사 둘에 의해 촬영이 이루어지는데 두 분이 번갈아가면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 요금은 따로 없고 마음에 들면 팁 박스에 팁을 넣으면 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은 팁 박스에 1,000원~2,000원 정도의 돈을 넣었다. 

 

아침잠을 못 자고 와서 그런지 조금 돌아다녔는데 피곤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이게 뭔 짓인가라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발리에 왔다면 한 번쯤은 와봐야 발리 여행 좀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피곤함을 나중에 찍게 될 사진을 생각하며 참았다. 

 

이곳은 힌두교 사원이기에 사롱을 걸쳐야 했다. 너무 무난한 색보다는 원색이 강한 게 사진을 찍었을 때 이쁘게 나온다는 글을 보아서 보색의 느낌이 강한 사롱을 선택했다. 

 

사원 곳곳에 떠돌이 개들이 많았다. 개들이 사납지는 않지만 만지려고 하면 문다고 가이드가 알려주었다. 난 이런 떠돌이 개들이 무섭기에 눈도 마주칠 수 없었다. 그저 개들이 무서워 개들과 눈이 마주칠까 무서워 땅만 바라보았다. 

 

드디어 방송으로 '넘버 일레븐'이라는 말이 들렸다. 팁 박스에 팁을 넣으며 핸드폰을 촬영기사에게 넘겼다. 그리고 문까지 걸어가는 장면은 녹화해 달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아빠와 내가 같이 나오는 단체 사진을 찍었다. 

 

한 컷 한 컷 찍을 때마다 촬영기사가 '어나더 포즈'라고 말해주었다. 생각보다 이곳에 서서 어떤 포즈를 취해야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블로그에서 사람들이 사전에 포즈를 몇 개 정해 놓으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막상 이곳에 서는 순간 머리가 하애졌다. 

 
 

이것저것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으니 촬영기사가 이번에는 점프샷을 찍자고 했다. 난 무릎 수술 이후 뛸 수 없기에 폴짝 뛰는 흉내만 했다.

 

단체사진을 찍은 후 다음에는 개인 사진 촬영을 했다. 아빠는 평소대로 이 포즈 저 포즈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으셨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사진을 생각보다 꽤 멀리서 찍기에 얼굴 표정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나 포즈, 색감이 중요했다. 여기서는 내가 눈을 감았는지 찡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풍경과 내가 어떻게 어우러져 보이느냐가 제일 중요했다. 

 
 

내 사진 촬영 차례가 되었는데 사진을 찍기만 했진 내가 찍힌 적이 많이 없었기에 이 순간이 민망하고 어색했다. 포즈를 취하는데 이 순간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포즈 하나하나 왜 그렇게 어색하고 이상한지 모르겠다. 아무튼 포즈 3~4개를 하고 나니 우리의 차례가 끝나고 12번 사람들이 나와서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을 찍고 나니 왜 그렇게 후련한지. 숙제를 하나 마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과물의 좋고 나쁨보다는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어봤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남들보다 빨리 이곳에 도착해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더 만족스러웠다. 가이드도 생각보다 빠른 순번으로 받아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했다. 

 

천국의 문 뒤쪽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천국의 문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사진 찍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사원의 문에 서서 찍는 것보다는 느낌은 덜하지만 아궁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산을 덮은 구름은 아궁산의 정상을 보여줬다 감췄다를 반복했다. 오늘은 정상을 못 보겠다 생각하면 아주 조금 보여주다 다시 구름으로 산 정상을 덮어 버렸다. 

 
 

사원에는 점점 사람들이 많아져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천국의 문 아래쪽에서는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어디 가나 이곳도 개판이었다. 천국의 문에도 개가 많고 아래에도 많았다. 아마 발리 어디를 가나 개가 있었던 것 같다.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조금 움찔움찔하며 발리를 여행할 것 같다. 

 
 

다른 여행객을 배경으로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계단 아래에서 찍으면 다른 사람의 사진촬영에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없으면 멍하니 아궁산을 바라볼 수 있을 텐데 워낙 유명 관광지다 보니 그렇게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다. 

 
 

모닝커피 한 잔을 마시고자 렘푸양 사원 아래쪽에 있는 또 다른 발리 명소로 갔다. 천국의 문에서 걸어서 2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입장료가 있지만 한화로 1,000원 정도였다. 

 
 

대신 1,000원을 내면 아궁산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오히려 렘푸양사원보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더 사진이 이쁜 것 같았다. 

 
 

촬영해 주시는 분이 이렇게 저렇게 포즈를 취하라고 하는데 난 어색하기만 했다. 

 

렘푸양 사원에서보다 아궁산을 조금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이곳도 렘푸양 사원처럼 거울을 이용해 반영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단순히 거울 하나만 카메라 밑에 두었을 뿐인데 다른 느낌의 사진으로 촬영되었다. 

 

아궁산과 인물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렘푸양 사원에서 대기시간이 길다면 이곳에서 먼저 사진을 찍고 천국의 문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을 것 같았다.

 
 
 

세 군데의 포토 스폿이 있는데 반영을 이용한 사진과 일반적인 사진 두 가지로 찍어 주었다. 

 
 

반영을 이용하게 되면 분위기가 묘해지며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원래는 이렇게 아래쪽이 지저분한데 거울을 카메라 밑에 놓는 순간 마법 장면으로 찍혔다. 

 
 
 

이곳엔 작은 가게가 있어서 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아빠는 인스턴트 믹스 커피를 주문하고 나는 발리식 커피를 주문했다. 

 
 

가이드가 있으니 내가 직접 해야 할 부분이 없어서 너무 편했다. 특히 현지어와 한국어를 둘 다 구사할 수 있으니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청할 수 있어서 편했다. 렘푸양 사원의 천국의 문에서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서 이곳에 앉아서 편하게 모닝커피를 즐길 수 있었던 점이 너무 좋았다. 

 
 

아궁산도 제주도의 한라산같이 화산 주변으로 기생화산들이 보였다. 멀리서 보았을 땐 아궁산만 눈에 들어왔는데 가까이서 아궁을 바라보니 아궁산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너무 투어를 새벽부터 시작해서 처음에 엄청 투덜거리고 투어를 신청해야 하나 망설였는데 투어를 신청해서 오기를 잘한 것 같았다. 딱 한 번이었기에 힘들었지만 참을 수 있었고 딱 한 번이었기에 이 시간과 순간이 소중했다. 이곳에서 잠심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물의 정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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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의 둘째 날 오전은 호텔 수영장에서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짐바란에서 해산물 요리를 클룩을 통해 미리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오전과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전에 티몬에서 예약할 때는 음식과 픽업, 드롭 서비스가 다 포함되어서 편했었다. 그러나 클룩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해산물 요리만 선택할 수 있고 다른 서비스는 없었다. 그래서 쿠타에서 짐바란까지 대략 얼마 정도 가격이 되는지 그랩 앱을 이용해 가격을 알아 두었다. 발리에서는 그랩을 이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블루버드 앱을 이용해 택시를 탑승하는데 나는 유심을 이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인증이 되지 않아서 블루버드 앱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일단 숙소 근처에 택시가 많이 서있는 곳으로 가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짐바란에서 쿠타로 올 때가 걱정이 되었다. 대부분 픽업 서비스로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쿠타로 올 때 택시를 못 잡을 것 같았다.

 
 

애스턴 쿠타에서 나와 번화가로 나오니 택시가 서있었다. 택시 기사에게 짐바란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대략 내가 알아본 금액과 비슷해서 일단 탑승했다. 그리고 한 번 더 확인한 것은 미터로 금액을 내냐고 물어보니 맞는다고 했다.

 

짐바란 해산물 식사 예약을 5시 무렵으로 했기에 4시 무렵 숙소에서 출발했다. 아직까지 햇빛이 강해서 더웠다.

 

공항 앞쪽에서 차가 막히기는 했지만 빨리 짐바란 해변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저녁식사를 예약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만 늦게 예약할 것이라는 후회가 확 밀려왔다.

 
 

오후 5시의 짐바란 해변은 뜨거웠다. 해변에 나오니 너무 이른 시간으로 저녁 예약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아직까지는 하늘이 쨍쨍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였다.

 

안내받은 테이블은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맨 앞자리라 마음에 들었지만 너무 더워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일단 음식이 나오기 전 물 빠진 짐바란 해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쿠타 해변보다 작지만 조용한 해변이 좋았다. 쿠타 해변은 젊음의 기운이 넘친다면 이곳은 가족단위의 여행객이 많아 안정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쿠타에 비해 파도도 거칠지 않은 것 이 너무 좋았다. 다음에 숙소를 이 근처로 정할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수영복을 챙겨 왔다면 첨벙거리며 물속에 들어가고 싶었다. 발리 공항 근처에는 적란운이 높게 만들어져 있었다. 공항을 사이에 두고 너무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저 멀리 비행기는 쉴 새 없이 뜨고 내렸다.

 

고운 모래를 밟으면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진흙처럼 뭉개져 올라왔다. 바다가 철석이며 만든 물결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해변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해변을 따라 식당들이 줄지어 있었다. 종종 해변을 따라 어슬렁거리는 개들이 무섭기는 했지만 사납지는 않았다. 개가 지나갈 때는 그냥 지켜만 볼 뿐이었다.

 

이 시간에 와서 너무 이른 저녁을 먹는 것이 아닐까 후회 겸 걱정이 되었다. 앞쪽 테이블로 예약하고 싶어서 조금 이른 시간으로 예약을 했는데 땡볕 아래에 앉아서 식사를 할 생각을 하니 후회가 가득했다.

 
 

우리가 바닷가에 놀면서 사진을 찍는 사이 미리 예약해둔 음식이 나왔다. 클룩에서 예약할 대 제푼 패키지로 예약을 했다. 처음에 2인로 표시된 메뉴로 선택을 하려다 2~3인용에는 랍스터가 없기에 4인 메뉴로 주문을 했다.

 
 

4인 메뉴이지만 생각보다 음식이 조촐했다. 물 2병과 맥주 2병이 같이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음료를 주문하지 않았다.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맨 앞 테이블이라 좋았지만 진짜 땡볕 아래에 앉아 음식을 먹으려니 너무 더웠다. 해가 지려면 최소 한 시간은 남았기에 일단 뜨거운 게 아니라 따뜻하다는 생각을 하며 이른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전에 짐바란에서 먹었던 랍스터 보다 이번에 나온 랍스터가 훨씬 컸다. 진짜 랍스터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2~3인 메뉴로 주문했으면 후회할 뻔했다.

 

뭔가 너무 이른 시간에 저녁 만찬을 먹고 있어서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 번씩 쳐다보는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꿋꿋하게 앉아서 저녁식사를 했다.

 

사진에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데 생각보다 랍스터의 살이 꽉 차 있었다.

 

전에 갔던 식당에 비해 이놈은 그래도 랍스터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커서 다행이었다.

 

너무 더워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어디로 들어가는지. 옷은 벌써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떨어졌다.

 
 

속으로는 민망해하면서 겉으로는 괜찮은 척을 했다.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데 왜 그렇게 남들이 신경 쓰이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더위와 싸워가며 열심히 전투적으로 식사를 했다.

 

저녁을 다 먹을 즘이 되니 햇살이 많이 약해졌다.

 

해가 저 멀리 있는 산 뒤로 넘어가니 마법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하늘의 마술쇼가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해가 지는 쪽은 금빛으로 반짝였다. 하늘도 금빛으로 물먹은 모래도 금빛으로 아름다웠다.

 

물에 촉촉하게 젖은 모래사장은 하늘을 땅에 그대로 담고 있었다.

 
 

해가 있는 쪽을 찍으면 역광의 멋을 느낄 수 있고 햇살이 비치는 쪽을 찍으면 아름다운 풍경을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담아낼 수 있었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해서 기분이 조금 좋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기억에 남아 있던 우아하고 아름다운 저녁식사가 아니어서 기분이 조금 상했는데, 노을이 지기 시작하니 모든 불쾌함과 짜증 남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매 순간 변하는 하늘을 보는 것이 행복했다.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하늘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랬던 하늘은 황금빛으로 젖어 들었다. 매 순간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기에 순간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열심히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그래도 밥을 먹어서였을까. 마음이 편하고 몸속에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았다. 내 머리를 태울 듯 내리쬐던 햇살이 누그러지니 이제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타 해변에서는 즐기지 못하는 해변의 모습. 바닷물에 젖은 모래의 느낌마저 좋았다.

 

석양을 보기 위해 짐바란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의 얼굴엔 행복함이 넘쳐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찰나의 시간이기에 더 이 시간이 뜻깊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기쁨이기에.

 
 

해가 기울어짐에 따라 햇빛을 받는 구름의 색도 미세하게 변화되었다.

 

노을 질 땐 그래도 역광의 실루엣이 느낌이 있지 않은가.

 
 

다 비슷한 사진이지만 이 순간을 기억하고 담고 싶어서 최대한 많이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싶었다.

 
 

지는 해를 손바닥에 얹어 보았다.

 
 

역시 어디 가나 빠지지 않는 아빠의 시그니처, 점프샷. 몇 번을 뛴지 모르겠다. 한번 찍고 다시 찍고 그러다 보니 수십 번은 뛰신 것 같다.

 
 

해를 손에 얹어 놔야 하는데 내가 잘못 이해해서 손바닥 위에 산을 올려놓았다.

 
 
 
 

어떻게 찍냐에 따라 달라지는 하늘. 똑같아 보이지만 전혀 똑같은 하늘이란 없는 것 같다. 이 순간의 감정과 색깔, 구도 모든 것이 혼합되어 하나의 노을 사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어느덧 한산했던 해변에는 노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밝았던 하늘에 한순간에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해는 이제 수평선 아래로 내려갔을 시간이 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강렬한 시간이 시작되었다. 해가 수평선에 남아 있을 때보다 더욱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시간이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저 멀리부터 하늘은 오렌지빛, 노란빛, 흰색, 남색으로 보였다. 한 공간에 다양한 색으로 보였다.

 

해변의 식당가에는 노을을 보면서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도 이쯤 왔어야 했는데 너무 햇빛이 쨍할 때 와서 땡볕에 밥을 먹은 것 같았다.

 
 
 

먹는데 너무 덥기는 했지만 일찍 와서 그런지 가장 노을을 보기 좋은 곳에 자리 잡아서 이점 하나는 좋았다. 다음에 온다면 한 20~30분 더 늦은 시간으로 예약할 것 같지만 그래도 노을을 보기에는 맨 앞자리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이제 하늘에는 어둠과 밝음 두 개 밖에 없는 것 같이 보였다.

 

이 시간 하늘로 이륙하는 비행기에서 보는 노을은 어떨까. 얼마나 좋은 기익으로 발리가 기억될까.

 

본격적으로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은 불이 난 것 마냥 한순간에 불타올랐다.

 
 

5분 10분 전 하늘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아름다움은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았다. 방금 전은 리허설이었던 마냥 본격적인 쇼는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1부 리허설보다는 더 강렬했다. 그러나 리허설보다는 더 시간이 짧았다. 강렬한 만큼 노을 쇼는 아주 짧았다.

 
 
 

이 순간을 보기 위해 늦은 오후에 도착해서 기다렸던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보고 나니 모든 짜증과 불편함이 지는 해와 함께 사라졌다.

 
 
 
 

1부 쇼만 보고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노을의 절정은 언제나 어두워지기 직전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하늘의 구름에 누군가 불을 짚였을까. 알록달록 해진 하늘이 우리를 덮지고 있으니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젖은 모래사장마저도 강렬한 하늘에 동화되었다.

 
 
 

솜사탕을 하나하나 뜯어서 풀어놓은 것이 아닐까.

 
 
 
 

발리를 온 첫날 쿠타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못 보았기에 짐바란에서의 노을은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해변 음식점에는 조명이 들어왔다. 이제 모래사장은 바다의 네온사인을 담고 있었다.

 

남들보다 이른 시간에 와서 저녁식사를 일찍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진 찍을 시간이 충분했던 것 같다. 돌아갈 길이 막막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다행히 주차되어 있던 택시에 바로 탑승할 수 있어서 편하게 숙소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https://youtu.be/U2utOMDCd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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