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호텔에서 나와서 부여 궁남지로 가는 길에 이정표에 무령왕릉 송산리 고분군이 보여서 갑자기 무령왕릉에 들리게 되었다. 오랜만에 온 것이라 느낌이 새로웠다. 중학교 수학여행이후로 백제문화유적지구는 딱히 올 일이 생기지 않았다. 경주야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진짜 핫하다고 할 수 있는 곳이라 몇해 전에 가본적이 있지만, 공주, 부여 지역은 여행을 위해 온적이 있나 생각을 해보니, 여행보다는 대장정 등 여행과는 다른 목적으로 잠깐 온적은 있지만 이렇게 여행을 하기 위해 온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의 추억여행같기도 했다.

호텔을 나와서 부여 궁남지로 가는데 공산성 옆에 있는 철교를 지나서 갔다. 기억 속에 이 길을 걸었던 적이 있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박카스국토대장정에서 이 코스로 걸었던 적이 있던 것 같았다. 그때는 참가자가 아니라 선배기수로서 놀러와서 잠깐 이 길을 따라 걸었던 것 같다. 아무튼 선명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곳에 왔던 것 같은 느낌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 다리는 일방통행으로 한쪽은 보행자길인데, 차도만큼 보행자 길이 넓어서 자칫하면 운전자가 일방통행인지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진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방통행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이 생각보다 작았던 것 같다.

 

 

부여 궁남지로 가는 길, 무령왕릉이라는 말에 홀려서 무령왕릉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특이한 차를 봐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공주시티투어 같았다. 나름 통일성 있게 색도 칠한 것 같은데, 앞부분 차를 조금 더 지역 특색을 반영한 차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니면 오히려 이 모습이 더 특이하고, 인상 깊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여행지를 가도 코끼리 열차는 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열차는 진짜 차가 끌고 가는 것이니 이게 더 인상깊을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송산리고분군은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조금 걸어서 가야 했다. 고분군이니 무령왕릉 뿐만 아니라 다른 고분들이 같이 있던 곳 같았다. 경주의 무덤들도 대부분 한 곳에 모여있는 것처럼

 

 

아직 해가 높게 떠오르지 않은 시간이라 걸기에 날씨가 좋았다. 그러나 이날 정오를 지나는 시점부터 햇살에 의해 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지만.

 

매표소 입구로 가는데 귀엽게 생긴 석상이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진묘수라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글씨가 작아서 패스했다. 그냥 캐릭터 같이 생겨서 마음에 들었다.

 

입장료를 확인하려고 보니 크게 '무료입장'이라고 써있었다. 그리고 오면서 봤는지 입구를 지나다 봤는지 무령왕릉에는 못들어 간다고 써있던 것 같다. 안에 결로가 생겼다는 것 같은데, 아마 석굴암과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너무 빠른 복원으로 인해 세세한 부분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메인인 무령왕릉에 못들어 가니, 아마 입장료를 안 받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이곳의 슈퍼스타인 무령왕릉 안을 실제로 들어가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매표소를 따라 올라가니 박물관이 보였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고분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어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방문객 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교과서에서 많이 보던 벽이 보였다.

 

벽돌의 쌓여 있는 모습이 기하학적인 미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연꽃모양의 등을 놓는 곳이 아름다웠다. 직각의 미에 곡선을 더한 것 같았다.

 

 

그리고 박물관 안에서는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이 진행되고 있었다. 백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계셨다. 난 이곳이 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박물관이지만 밝은 느낌이라 이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송산리 고분의 모습을 복제해 놓아서 직접 들어가서 무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 들어가는 입구와 비슷하게 만들고 그리고 안에 들어가면 진짜 무덥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 정교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각각의 벽돌마다 무늬가 있었으며, 벽돌의 색도 실제 무덤에서 그대로 가져와서 만든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정교했다.

무덤의 벽화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따로 사진을 찍어 놓지 않아서 이름을 잊어 버렸다. 경주에 천마총 그림이 유명하다면 이곳의 인싸 그림은 아마 이 벽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림에서 영적인 느낌이 느껴졌다.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조명을 받아서 그런지 후광까지 보이는 것 같았다.

 

 

이 무덤이 무령왕릉을 복제해 놓은 것 같다. 어렸을 때 티비에서 무덤에서 토기가 살아나서 어쩌고 저쩌고 했던 만화를 본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토기가 발견된 무덤이 아마 이 고분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토기라 비를 맞아서 서서히 죽어갔는지 힘을 잃어갔는지 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에 오니 30년 전 보았던 만화가 갑자기 툭 생각이 났다. 내 기억 속 어딘가에서 숨죽이고 살아가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글을 쓰다가 그 만화가 너무 궁금해서 계속 인터넷에서 찾아 봤다. 이름은 '흙꼭두장군'이였다. 아무튼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계속 머리 속에 이미지의 잔상으로 계속 남아 있던 것 같다.

youtu.be/2AkUwKtBiwk

왠지 궁금해 하실 분이나 추억파먹기 하실 분을 위해 유투브에 있는 만화 링크 걸어 놓습니다.

 

 

실제 고분은 아니지만 고분에 들어갔다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밖에 나오니 너무 밝아서 죽었다 다시 살아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입구에서 본 진묘수 표지판을 따라서 걸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관광지도 나름 계속 요즘사람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도록 발전을 해온 것 같았다.

 

고분이 보였지만 들어가지는 못하고 이렇게 밖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조금 아쉬운 마음으 들었다. 아무리 복제 모형이 잘 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실제와는 느낌이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인분께서 예전에 부여에 살았는데, 고분들이 발굴되기 전까지는 동네 작은 동산이라고 생각해서 매일 친구들이랑 놀러가는 곳이 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발굴이 되어 이렇게 무덤처럼 보이지만, 발굴되기 이전에는 몇 십년을 산 주민들도 작은 언덕이라 생각했다고 하니 그때의 느낌은 어떠할지 궁금했다. 내가 매일 놀던 곳이 왕릉이라면, 이런 상상이 저절로 들었다.

 

 

능에 자라는 잔디를 직원분께서 열심히 깎고 계셨다. 깎은 부위와 깎지 않은 부위가 차이가 나보였는데, 바리깡으로 머리를 미는 모습이 생각났다.

 

그리고 송산리 고분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아이들과 방학 때 역사교육 삼아 오기 좋을 것 같아 보였다. 경주는 너무 멀기에 숙박도 해야하고 이래저래 경비도 만만치 않게 드는데, 공주는 수도권에서 아침에 일찍 출발한다면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 본것 같아서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뭔가 허무함이 남았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건물이 있어서 궁금해서 우리도 따라서 들어가 보았다.

방문기록을 적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웅진백제역사관으로 백제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이었다.

실내 인테리어가 꽤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수학여행 때 보았던 칙칙한 박물관의 모습이 아닌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었다.

 

그리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비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서, 내 이메일로 보냈는데, 사진이 아직까지 오지 않고 있다. 두번이나 다른 메일로 보냈는데 둘 다 사진이 오지 않고 있다.

 

박물관 안 벽에 써있는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어 두었다. 백제의 문화에 대한 설명같다. "검소하면서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면서 사치스럽지 않았다" 중도를 지켰던 백제 문화를 한줄로 표현해 놓은게 인상깊었다. 마음 속에 꼭하고 박히는 것 같았다.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중도를 지키는 삶.

 

그리고 백제역사 만화 무령왕릉 입간판을 보고 이런 만화도 있었구나라는 탄식이 나왔다. 아이들이 만화를 통해서라도 우리의 역사에 대해 알고 문화를 알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역사를 책으로 공부한 것 같지는 않다. 모든 드라마를 통해서 역사를 공부 한 것 같은데, 일부 잘못된 지식을 얻을 때도 있지만, 크면서 학교수업을 통해 일부분은 수정하고 하다 보니 살면서 꽤 큰 자산이 된 것 같다. 요즘 부모나 교사 중에 아직도 학습만화나 만화를 못보게 하시는 분이 많은데, 전 어떤 매채가 되었던 간에 지식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습득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것이 다 다르닌까.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문화센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더운 날씨에 잠시 땀도 식힐겸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백제인의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아무리 스크린에서 하라는대로 했는데도 작동이 안되서 그냥 내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근데 상의만 입고, 아래는 반바지라 모습이 너무 웃겼다. 그리고 옷의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아마 한복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고, 일본의 옷 같기도 하고, 그만큼 백제문화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다. 계단 한칸한칸이 높지 않고, 빙그르 돌아서 올라가는 길이라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다.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공주 잉크호텔 바로 앞이 공원이라 숙소에서 조금 쉬었다가 공산성 야경도 볼겸 공원으로 나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 강건너에 있는 성에 불이 들어 오지 않았다. 공원은 운동하거나 산책하기 좋게 정비되어 있었다. 금강을 따라 조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 무릎은 더 이상 나를 달리게 하지 못하니 아쉽기만 했다.

 

 

구름은 솜사탕을 찢어 놓은 것 처럼 아주 얇게 하늘에 깔려 있었다. 구름때문에 노을이 더 이뻐 보였다.

 

 

강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강길을 따라 핀 꽃들도 많았다. 아빠는 처음에는 별로라고 투덜거렸는데, 꽃들을 보니 다시 말을 바꿔서 이곳이 너무 좋은 것 같다고 하셨다. 암튼 아빠는 어디를 가던지 꽃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한쪽에서는 해가 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달이 뜨고 있었다. 전날까지는 비가 많이 왔다고 다른 관광객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다행인지 이날을 비가 하루종일 오지 않았다. 대신 하늘에 낮게 구름이 깔려 있기는 했었다.

 

 

 

그리고 걷다 보니 자주빛 루드베키아를 만났다. 노란색은 자주 봐서 그런가 보다 하는데, 자주색 루드베키아는 처음 본 것 같다. 조금 더 환할 때 왔으면 색이 이쁠 것 같은데, 햇님이 사라지고 있는 중이라 생각보다 색이 이쁘게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주변의 가로등은 점점 하나둘 불이 들어 오고 있었지만, 해가 아직까지 바다 밑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약간 남은 자연광으로 사물을 볼 수 있었다. 이시간은 참 사람의 마음을 센티멘탈하게 하는 것 같다.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 만큼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시간은 없을 것 같다.

 

 

점점 해의 기운이 줄어들수록 사람이 만든 해가 하나씩 떠올랐다. 사람이 만든 해가 철교의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공산성에도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금강은 공산성의 아름다운 빛을 머금고 있었다.

 

 

강변이라 그런지 시원하기는 했지만, 날벌레가 많았다. 다행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입으로 들어가는 벌레는 없었다.

이제 완전히 어둠이 깔리니 모든 곳이 조명 빛으로 빛이 났다. 그리고 강물은 유유히 흐르며 땅 위의 사물들을 자신의 몸안에 품고 있었다. 뭔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산성에 직접 가서 야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강건너에서 공산성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야경이 멋지다는 프라하나 다른 유럽에 버금갈 만큼 아름다운 야경이었다.

그리고 달빛을 따라서 천천히 강변을 걸었다.

가는 곳마다 꽃이 있었다. 원래 나는 꽃 같은거에 관심이 없었는데, 아빠랑 같이 여행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제는 꽃이 있으면 사진을 찍게 된다.

 

같은 다리고 성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다. 아마 내마음이 편하고 행복하기에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던 것 같다.

 

 

 

물에 비친 공산성의 모습을 찍고 싶었으나, 핸드폰으로 찍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았다. 그래도 최대한 담아보려고 노력했으나, 엄청난 노이즈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공주에 왔다는 인증샷도 남겼다.

 

 

그리고 꽃이 만발한 곳에서 공산성을 바로보니 더욱더 선명한 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꽃의 노란색과 공산성 야경의 노란 불빛이 은근히 잘어울렸다.

 

 

달빛에 비친 강의 모습에서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났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수만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금강은 백제의 멸망해 가는 과정을 보았을, 사연만은 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폰의 야경모드로 찍으니 그래도 나름 사진이 잘 나왔다. 그런데 3초 정도 숨도 안쉬고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니 힘들었다.

 

 

역시 이럴 땐 삼각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나비 같이 생긴 꽃들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그런데 여기도 날벌레가 너무 많았다. 사진을 찍다가 모기에 한방 물린 것 같았다. 모기인지 다른 벌레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공주의 상징이 곰인가 보다. 호텔에 오다가 이것과 비슷한 조형물을 본 것 같다. 왜 곰인지는 모르겠지만, 곰돌이라 귀여웠다. 근데 왜 곰돌이는 원시인 같은 옷을 입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ㄷ.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된 것 같아서 강변을 올라가는데 내려올 때는 몰랐는데 다시 올라가려고 계단을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올라와서 뒤를 돌아보니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약간의 부러움도 생겨났다. 멋진 자연과 풍경을 보면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복인 것 같다. 수도권에 살면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다. 이곳도 장단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수도권에 비해서는 여유로워 보였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호텔 옆에 있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싶었으나, 잠잘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올 것 같아서 다음에 오면 한번 오기로 약속을 하고 호텔로 들어갔다.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마장호수에서 가장 핫하다는 레드브릿지에 다녀왔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갈까말까 고민을 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카페로 갔어요. 자리없으면 나오면 되닌까요.

커피뿐만 아니라 빵도 판매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무채색 톤의 빨간색 계단이 세련되 보였다.

계단을 올라가니 마당 같은 곳이 나왔다. 누워있는 사람들도 있고 호수를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고,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였다.

실내는 왠지 자리가 없을 것 같고 답답할 것 같아서 호수를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빈자리가 있을 때 빨리 잡는게 나을 것 같아서 아무 고민도 하지 않았다.

긴테이블이 이어진 곳으로 장소가 넓어서 사람들간 간격을 두고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탁트인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아빠가 자리를 맡고 나는 커피와 빵을 사러 올라갔다. 그런데 이렇게 누워서 있을 수 있는 자리도 있었다. 동남아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누워서 책보고 쉬면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층으로 올라오니 주문을 하는 곳이 나오는데, 빵을 먼저 고른 후,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섰다. 사람이 많아서 계산을 하는데 한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리고 또 커피 나오는데 5분 정도. 아무튼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먼저 자리를 맡아 놓고 주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보였다.

이것저것 먹고 싶은게 많았지만, 살찔까봐 고르고 고른게 아빠가 좋아하는 단팥빵과 파운드 케잌이었다. 이것만 해도 칼로리 폭탄이기는 하지만.

저는 2층과 루프탑은 안가봤어요. 가봤어야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왠지 가기 꺼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점점 많아 졌다. 그리고 기다림에 지칠쯤 내 차례가 왔다. 막판에 체리파이가 먹고 싶었는데 가격이 후덜덜해서 눈으로만 봤다.

커피도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풍경값이라 생각하고 주문을 했다. 빵두개에 커피 두잔을 주문하니 2만원이 훌쩍 넘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도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빵을 추가로 더 구매하고 싶어도 줄이 너무 길어서 더 사는 것을 포기했다.

실내에는 자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창가쪽 자리가 비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전망이 안 좋거나, 빛이 들어서 사람들이 앉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손님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사람들이 그다지 선호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자리를 옮길까 하다가, 실내보다 밖이 더 풍경이 좋은 것 같아서 옮기지 않았다. 그리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밖에서 마셔도 덥지가 않았다.

드디어 커피가 나오고 조심조심 밖으로 나왔다. 이렇게 놓고 찍으니 갬성 충만한 사진이 되었다. 단촐한 빵 두개였지만 말이다.

사람들 사진 찍는 것 구경도 하고 대화도 하니 시간이 빨리 갔다. 특히 유리 전망대에서 사람들이 사진찍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테이블이 생각보다 넓어서 편안하게 트레이를 놓을 수 있었다. 대신 바닥이 자갈이라 내자리는 균형이 잘 안맞아서 약간 기우뚱거리기는 했다.

걸을 때는 엄청 덥고 끈적였는데, 야외 테라스에서 있다보니 땀이 식어서 춥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사람이 없는 틈에 잽싸게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뭔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범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빠만 전망대로 가고 나는 테이블에서 사진을 찍었다. 브릿지에서 찍는 것 보다 이 사진이 훨씬 더 나은 것 같았다. 왠지 사파에서 찍은 사진이 생각이 났다. 바닥도 유리였으면 더 실감날 것 같은데, 안전상의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땀도 적당히 식었고, 에너지 충전도 다 되어서 자리를 일어났다. 트레이를 반납하러 매장으로 들어가는데 통유리가 액자처럼 보였다. 주문하러 올 때는 정신이 없어서 못 보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 왔다.

혼자 주문하러 올 때는 혼이 나간 것 같았는데, 아빠랑 같이 올라와서 보니 주변이 눈에 더 잘 들어왔다.

그리고 출입문도 예술적이었다. 평일이었으면 작품사진 찍다가는데 사람이 많아서 빨리빨리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레드브릿지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간판 마저도 감성 충만한 느낌이었다. 가격이 비싸다는게 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을 벗삼아서 차 한잔 하면서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다음 메인에 올라온 요즘 핫한 커피숍 중 수도권에 있는 카페 중 마장호수에 있다는 '레드브릿지'에 가기 위해 마장호수로 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차를 주차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아빠집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마장호수가 있었다. 파주와 양주 경계에 있는 호수로 양주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이곳이 이렇게 유명한지 모르고 집에서 오후 2시쯤 늦장을 부리다 가장 혼잡할 시간에 호수에 도착했다. 그래서 주차장을 찾아 1주차장부터 빈자리를 찾아 호수를 따라 돌고 있으니 그래도 7주차장쯤 가니 빈자리가 있었다. 1주차장에 하나 7, 8주차장에 하나 호수로 연결되는 길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보니 5, 6주차장이 좋은 것 같았다. 7주차장은 조금 걸어야 호수에 닿을 수 있었고, 5, 6주차장은 주자창이 바로 호수 옆에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주차장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찾으면 빈자리는 있었다. 레드브릿지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싶었지만 레드브릿지 주변은 만차라 주차를 할 수 없었다. 운동삼아 호수 주변을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7주차장에 주차를 했지만, 주차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7주차장에서는 바로 호수로 연결되는 길이 없어서 6주차장으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살짝 걸어서 맞은 편에 보이는 버스 회차로가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 후, 하늘계단을 이용해 호수에 닿을 수 있었다. 진짜 계단을 오르다 하늘을 볼뻔했지만, 올라가면서 보는 풍경이 나쁘지 않았다.

7주차장 옆에 있는, 하늘계단이 있는 주차장은 유료인 것 같았다. 유료 때문인지 다른 주자창에 비해 빈자리가 많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광역버스가 정차를 하는 것 같았다. 차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차를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외국인이었지만.

호수까지 이렇게 높은 계단을 올라가면 되었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았고 가파른 편이었다.

그래도 오르기 전에 작은 화단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바라기도 있고, 코스모스도 있고, 뭔가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여름의 코스모스라 생소하기는 했지만, 아빠는 호수보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때문에 이곳이 멋진 곳이라 하셨다. 아빠는 꽃이 없는 곳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시는 편이다. 그리고 여행을 갔다 오면 그곳에 어떤 꽃이 있는지로 여행지를 기억하시는 편이다. 종종 꽃이 없는 여행지인 경우 잘 기억을 못하시기도 한다. 그러나 하늘계단에 오르기 전 이렇게 작은 화단이 있고, 거기에 꽃도 있으니 아빠의 기억 속에는 출렁다리나 호수의 모습 보다는 꽃이 더 강렬하게 남아 계신 것 같았다. 사람마다 장소를 기억하는 방법이 다 다른데, 어떤 사람은 그곳의 냄새로 장소를 기억한다고 하고, 아빠처럼 누군가는 그곳의 식물로 여행지를 기억한다. 나는 그냥 다 기억하는 것 같다. 한번 간 곳은 그대로 머릿 속에 남는다. 가끔 아빠랑 대화를 할 때, 여행간 곳에 대한 설명을 하면 아빠가 기억을 못하셔서 그곳에서 본 식물로 말을 하면 바로 기억을 하신다. 그래서 아빠랑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그때 본 식물을 어떻게든 생각해 내려고 노력한다.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몇 계단 안올랐을 때는 자신감에 차서 힘차게 올랐으나 점점 정상에 가까워 올 수록 급속도로 체력이 떨어졌다.

뒤를 돌아보니 G7111버스가 버스 정류장 앞에 서있었다. 2층 버스를 타고 이곳에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대신 여름에는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G7111버스는 파주에서 서울까지 가는 버스로 이곳에 들리지 않는데, 왜 이곳에 저 버스가 서 있는지 궁금해 졌다. 카카오 버스로 노선을 찾아보니 주말에는 7500번 버스가 다니고, 평일에는 313-1번을 타면 된다고 나오는데, 아무튼 그냥 자차로 가는게 가장 편한 것 같기는 하다.

하늘계단에 오르니 호수가 훤하게 보였다. 뭔가 마음이 뻥하고 뚫리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는 여유롭게 땡볕에서 수상레져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출렁다리도 보였다.

걷다보니 호수 한쪽에서는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수로와 둑이 보였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물을 조금 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주엔 더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인라 그런지 수량을 더 낮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물을 빼고 있었다.

이곳이 6주차장으로 주차장에서 바로 호수로 연결되어 있었다.

느낌은 산정호수 같았다. 이 호수도 산 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호수주변을 돌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걸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계단으로 된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계단이 없는 길이라,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장애인도 쉽게 어느 구간은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창한 나무가 한쪽에 있고 시원한 바람이 호수에서 불어오니 걷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거리를 유지하고 다니기는 쉽지가 않았다.

길가에 핀 루드베키아와 후라이꽃에 잠시 빠졌다. 이시기에 루드베키아가 많이 피기에 어디를 가든지 볼 수 있는 흔한 꽃이지만, 루드베키아를 보면 여름이구나, 비가 오는 시기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20년전 박카스국토 대장정에 참가자로 참여했을 때, 항상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꽃이였다. 스탭을 했을 때는 이꽃을 꺾어서 참가자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인생에서 인연이 없을 것 같은 꽃이지만, 나에게는 초여름하면 생각나는 꽃이고, 대장정하면 같이 떠오르는 꽃이기도 하다.

물이 생각보다 깨끗해서 에메랄드 빛을 띠었다.

작은 분수 위의 아이 동상이 브루셀의 '오줌싸개 동상'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오줌사개 분수를 액자에 넣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앞의 가족이 이 액자에서 사진을 한참을 찍어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생뚱맞게 이런 초가집도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지나가면 신기한지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리도 수상레저를 즐겨볼까 했지만, 왠지 나혼자 노를 저어야 하거나 패달을 돌려야 할 것 같아서 보는 것으로만 만족했다.

그리고 출렁다리 근처로 오니 커피숍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연주회도 열렸는데, 연주회가 열린 장소가 땡볕이라 너무 더웠다.

그리고 119 건물도 있었는데,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119건물 유리창이 거울처럼 비치길래 사진도 한장 찍었다.

그리고 '레드브릿지'에 도착을 했다. 사람이 많아서 그냥 지나쳐 갈까 생각을 했지만, 이곳에 온 것도 이 카페때문인데 왠지 그냥 가버리면 서운할 것 같아서 일단 가보기로 했다. 레드브릿지이야기는 다음편에서 올리겠다.

레드브릿지에서 진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산책을 하기 위해 나왔다.

생각보다 수상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나가다 얼핏 들어보니 대기 줄이 긴 것 같았다.

원지 시원해 보였다. 그런데 저 패달을 돌리려면 엄청 힘든 것을 알기에 보기에만 좋았다. 앉아 있는 사람은 등에 땀이 쪼로록 흐르고 있을 것 같았다.

호수주변을 걸으니 드디어 출렁다리 근처에 도착했다. 그런데 레드브릿지에서 나와서 전망대 쪽으로 걸어갔으면 바로 출렁다리로 갈 수 있는데, 우리는 잘못해서 호수가로 내려와서 다시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출렁다리로 갈 수 있었다.

그래도 대신 다리 밑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다리 위에 매달리는 장면이랑, 다리를 받치고 있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나왔다.

그냥 평범하게 찍는게 더 나은 것 같았다.

아래에서 출렁다리를 보니 다리가 축쳐진게 끊어지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아래로 쳐져 있었다.

계단을 통해 다시 전망대로 올라갔다. 살이 찐 후로 조금만 움직여도 왜 그리 힘이드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을 못간지 벌써 6개월이 다되어 간다. 그리고 정형외과 약을 장기적으로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하는데, 매년 정형외과 약을 몇 달씩 먹다보니 그때마다 5~10키로씩 계속 살이 쪄왔다. 유독 이번 년도가 급속도로 살이 찐 것 같다.

출렁다리 위로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로 올 수 있는 길을 결국에는 돌아서 왔다.

출렁다리 초반에는 약간 계단처럼 놓아져 있었다. 그리고 가운데 부분은 철망으로 되어 있었다. 밑이 보이는 다리라 재미가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조금 무서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래에서 봤을 땐 출렁다리라고 출렁출렁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다리 위로 올라오니 걸을 때 마다 다리가 울렁울렁 거렸다. 누군가 다리를 한번 크게 흔들면 튕겨나가는게 아닐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다리 위에서 주변을 보니 물색도 에메랄드 빛으로 보이고 하늘은 파랗고, 녹색의 산들이 외국의 풍경에 뒤지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다리의 중간 부분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뒤에서 어떤 분이 중국 장가계에 갔을 때 걸어던 잔도보다 덜 무섭다며 자신의 여행담을 풀고 있었다. 안듣는척하며 그분의 무용담을 열심히 들으며 다리를 걸었다. 다리가 무섭긴 보다는 핸드폰 떨구면, 저 아래로 빠질 생각에, 핸드폰을 잃어버릴 생각을 하는데 더 무서워서 핸드폰을 꼭 쥐고 걸었다.

사람들이 무서워서 앞으로 빨리 걷는 것 같았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에 밀려서 나도 모르게 계속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간간히 사람이 없는 구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드디어 출렁다리 반대쪽에 도달하였다. 기념삼아 출렁다리라는 간판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리가 있는 곳에서 내려와 호수에서 다리를 보니 축 쳐진 다리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다리 위를 걸으며 본 호수의 모습도 멋지지만 역시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은 더 멋졌다.

평온해 보이지만 저 위는 아비규환이겠지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호수의 남은 반절을 다시 돌아가야 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략 3.5키로미터를 걸었다.

예전에 나무가 있던 곳이었는데 나무를 다 잘라 버렸다. 느낌은 대만 또는 홋카이도 여행 때 본 풍경과 흡사했다. 나무를 자르지 말고 자연상태로 놔두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호수의 반바퀴를 돌아 하늘계단이 있는 곳으로 왔다.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사진을 찍었다. 처음 왔던 그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아이들이 놀고 있어서 그냥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여자아이도 있었는데, 잽싸게 도망가는 바람에 멍하게 앉아 있던 남자아이랑 아빠랑 같이 사진을 찍게 되었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데 왜 그리 다리가 후덜후덜 거리던지 넘어지면 진짜 하늘로 갈 것 같아서 난간을 꽉 잡았다. 해가 뉘엇뉘엇 지기 시작하려는지 하늘이 아주 살짝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 찍은 해바라기 사진이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사진을 찍었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사진이 너무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는 사람이 뜸한 평일에 오고 싶은데 평일에 올 수 있을지?! 아무튼 서울 근교라 쉽게 올 수 있고, 멋진 풍경까지 덤으로 볼 수 있어서 나중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유구색동수국정원을 구경하고 나니 2시 반정도로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시간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많은 분들이 동학사를 추천해서 동학사로 향했다.

유구에서 바로 고속도로를 탄 후 아주 잠깐 고속도로를 달린 후 공주로 나왔다. 여기서 부터는 금강길을 따라서 갔다. 미리 가는 길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면 금강변에 앉아서 잠시 쉬어갔을 텐데, 꼭 저기서 쉬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나중에 드는지. 그렇게 좋은 포인트들을 다 지나쳐 버리고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종에 따라 금액이 다른 것 같은데 대부분의 차량은 중형이하이니 4,00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유성호텔 대온천을 이용할 경우 주차장 영수증을 보여주면 1,000원을 할인해준다고 하는데, 대온천장을 가기에는 날이 너무 덥고, 코로나도 퍼지고 아무튼 평소 같으면 한번 가볼까 생각해볼 텐데, 코로나가 아주 질기게 7월까지 왔기에 대온천탕을 이용하지는 않는게 좋을 것 같아서 가지는 않았다.

주차를 한 후 동학사 입구 쪽으로 걸어 갔다. 3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햇살이 강렬했다. 그러나 뭉게구름들이 뜨거운 햇빛을 간간히 막아 주었다.

공주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국토대장정 때 공주 시내를 지나서 간 것 같은데, 여행으로 온 것이 아니기에 딱히 기억에 남는게 없었다. 그냥 걸었던 기억과 철교같은 다리, 금강 변을 따라 걸었던 것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공주의 매력에 조금 빠진 것 같다. 전에는 볼게 뭐 있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살기 좋은 동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 입구고 가는 길에 식당이 많았다. 그리고 호객행위에 약간 짜증이 났다. 식당 앞에는 손님용 주차장이 있었다. 처음 온 사람들은 모르고 식당 앞에 주차를 했다가 차를 다시 빼야하는 것을 몇 번 봤다. 동학사에 오신다면 그냥 4,000원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주차장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주말에 오신다면 안전하게 주차장에 주차 후 운동삼아서 절까지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녹음이 우거져 푸르른 산을 보니 매일 아파트 사이에 둘러 쌓여 살고 있는 나는 눈도 편안해지고, 마음도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일주일 내내 전자파 같은 사람들과 차들, 그리고 높은 아파트를 벗어나서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녹색의 산과 시원스럽게 흘러 내리는 계곡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있는 긴장의 끈을 놓았다.

호객행위가 짜증이 났지만, 식당지역을 벗어나니 다시 고즈넉한 산책길이 계속 이어졌다.

어른은 3,000원이고 65세 이상 경로는 무료라서 저만 요금을 냈다. 요즘 아빠가 어디를 가던지 경로 요금을 적용 받아서 입장료를 반만 내도 되어서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입장료 측면에서는 절약이 되는 것 같다.

험하지 않은 산책로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한쪽에는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등산로에 들어오니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훨씬 더 시원했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촉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곳의 절을 다녀 봤지만 절로 들어가는 길이 이렇게 편한 절은 오랜만인 것 같다. 작년에 선운사를 다녀왔는데, 선운사는 평지에 있기에 절로 향하는 길이 편안했지만, 대신 엄청 더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곳은 산 속에 있지만 오르는 길이 가파르지 않고, 하늘을 덮을 듯이 큰 나무들이 많아서 뜨거운 햇빛도 막아주고 다른 곳보다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사람이 통행하기 쉽게 길을 만들었지만 자연의 모습을 많이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통행로를 만든 것 같았다.

그리고 일주문을 지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절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니 마음을 한번더 다듬었다.

동학사는 비구니들이 공부하는 절이라고 본 것 같다. 서양의 미술과 동양의 미술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조각품을 볼 수 있었다. 수녀님인지 비구니인지 구분이 애매한 조각이 눈길을 끌었다.

자연관찰로를 들어가서 봤지만 나한테는 그냥 푸른 잎을 가지면 나무고, 갈색의 대가 없으면 잡초로 보여서 자연관찰로가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대신 쉬어가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오두막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쉼없이 계속 걸었다.

그리고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이 보였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계곡에서 수영한번 하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자연이 만든 천연수영장에 풍덩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중간에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기는 하지만 어느 길로 가도 상관은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안전한 인도가 좋은 것 같아서 인도로 갔다. 대신 인도로 가면 이렇게 상점을 지나서 가게 된다.

그리고 만자가 세겨진 다리를 지났다. 이제 점점 절에 가까워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날씨가 더워서 힘드신지 잠시 쉬어가자고 했다. 그래서 잠시 앉아서 쉬는데 앞에 보이는 나무가 범상치 않았다.

잠시 쉬었으니 또 힘을 내서 걸었다. 그런데 바위를 따라서 뿌리를 내린 나무를 보았다. 이런 나무를 보면 꼭 나무의 정령이 살아서 들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촌스러운 셀카봉보다는 이렇게 거울을 사용해서 투샷을 찍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간간히 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차나, 스님들의 차가 지나가기는 했지만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이 아니기에 유모차를 가져 오신 분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혹부리 나무에서 사진 한장을 찍었다.

올라 갈 때는 옛길을 이용하고 내려 올 때는 조금 더 편한 최근에 만들어진 길을 이용하였다.

징검다리를 건너다 계곡 물을 만져보니 냉장고 물보다 더 시원했다. 발도 담그고 하면 좋았을 텐데, 돗자리를 안가져와서 그냥 손으로 만져보기만 하고 계속 걸어갔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길이 놓아져 있다. 그래서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동학사는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절의 부속 건물이 보여서 구경하는데 건물이 깔끔했다. 그리고 꽃이 피어 있기에 잠시 계단 위로 올라가서 구경을 했다.

새로 지은 것 같지만 너무 새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특히 위화감이 느끼지지 않는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보통의 절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조금더 정겨운 느낌이었고 편안했다.

한쪽에는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도 안에서 생활하시는 분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나도 모르게 조용히 말을 하였다.

마당 앞에 핀 루드베키아가 초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절 옆으로 난 길을 걸어 올라가니 수국(?)이 보였다. 수국정원에서 본 것 과는 또다른 색깔의 꽃이 돌담과 잘 어울렸다.

담장 사이에 난 풀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옥과 꽃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밋밋할 것 같지만 전혀 밋밋하지 않았던, 매력이 가득했다.

무심히 쌓아 올린 것 같지만, 기하학적인 모습을 띤 돌담에 눈길이 갔다. 담장 하나하나도 허투로 지은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이제 동학사가 나오려나, 동학사를 보기 전 너무 좋은 곳들을 보고 가는 것 같아서 점점 더 기대감이 커졌다.

담장 넘어로 고개를 든 꽃들마저도 이뻤다.

그리고 계곡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림같았다.

바로 보이는 정자에서 쉬면서 하루종일 띵까띵까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있다보면 모든 시름도 다 없어지고 신선이 될 것 같았다.

이제 드디어 동학사에 도착했나 보다. 오후 7시 30분 이후에는 출입이 안된다고 하니 그전에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너무 기대가 컷던 것일까 절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대신 절에서 본 산의 풍경이 나의 약간 실망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

절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대신 다른 절들처럼 엄청나게 웅장하거나 권위적이지 않고 아담하고 편안했다.

그리고 대웅전 앞 벤치에 이렇게 꽃을 물에 키우고 있었다. 물 속에서 자란 꽃이 단아했다. 그리고 물 속을 처다보니 작은 돌 화분 속에 모든 하늘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돌화분 마다 다른 식물이 들어 있었다.

하나하나의 화분을 보고 있으니 화려한 절을 기대했던 실망감은 사라지고 청초하게 피어있는 꽃을 보는 즐거운만 마음 속에 남았다.

그리고 절의 일부는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동학사에서 나와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담장을 뚫고 자라는 나무를 볼 수 있었다. 동학사의 매력은 이런 부분에 있는 것 같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곳까지만 걸어가고 다시 돌아서 내려왔다. 더 올라가면 등산을 해야할 것 같아서.

계룡산 등산을 마치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친 모습도 보였지만 상쾌한 느낌도 받았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기념품들인데, 이날따라 팔찌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하나 사볼까하고 가격을 물어보니 18,000원이나 했다. 그래도 왠지 팔찌를 차고 다니면 건강해지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갑에서 꼬깃꼬깃하게 접혀져 있는 5만원권을 하나 꺼내서 띠별 팔찌를 구매했다.

내려오는 길에 갈증이 나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구매했다. 음료수 및 물의 가격이 전부 균일가였다. 전부 1,000원이었다. 그리고 커피 자판기의 가격은 500원이었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꽃에게 인사를 했다. 내려가는 길에 보는 풍경은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통행로 공사가 있어서 약간 어수선했다.

잠시나마 산길을 걸으며 힐링을 한 것 같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기에 모든 것들이 신기했고 마음에 들었다. 중학교 때 기술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다고.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현실을 그대로 보면 모든게 마음에 든다고. 요즘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사전에 너무 많이 알아가고 가기에 많이들 큰 기대를 하고 가는 것 같다. 적당한 정보만을 알고 가면, 나머지 모자른 부분은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재미는 알아가는 재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