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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색동수국정원을 구경하고 나니 2시 반정도로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시간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많은 분들이 동학사를 추천해서 동학사로 향했다.

유구에서 바로 고속도로를 탄 후 아주 잠깐 고속도로를 달린 후 공주로 나왔다. 여기서 부터는 금강길을 따라서 갔다. 미리 가는 길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면 금강변에 앉아서 잠시 쉬어갔을 텐데, 꼭 저기서 쉬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나중에 드는지. 그렇게 좋은 포인트들을 다 지나쳐 버리고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종에 따라 금액이 다른 것 같은데 대부분의 차량은 중형이하이니 4,00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유성호텔 대온천을 이용할 경우 주차장 영수증을 보여주면 1,000원을 할인해준다고 하는데, 대온천장을 가기에는 날이 너무 덥고, 코로나도 퍼지고 아무튼 평소 같으면 한번 가볼까 생각해볼 텐데, 코로나가 아주 질기게 7월까지 왔기에 대온천탕을 이용하지는 않는게 좋을 것 같아서 가지는 않았다.

주차를 한 후 동학사 입구 쪽으로 걸어 갔다. 3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햇살이 강렬했다. 그러나 뭉게구름들이 뜨거운 햇빛을 간간히 막아 주었다.

공주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국토대장정 때 공주 시내를 지나서 간 것 같은데, 여행으로 온 것이 아니기에 딱히 기억에 남는게 없었다. 그냥 걸었던 기억과 철교같은 다리, 금강 변을 따라 걸었던 것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공주의 매력에 조금 빠진 것 같다. 전에는 볼게 뭐 있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살기 좋은 동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 입구고 가는 길에 식당이 많았다. 그리고 호객행위에 약간 짜증이 났다. 식당 앞에는 손님용 주차장이 있었다. 처음 온 사람들은 모르고 식당 앞에 주차를 했다가 차를 다시 빼야하는 것을 몇 번 봤다. 동학사에 오신다면 그냥 4,000원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주차장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주말에 오신다면 안전하게 주차장에 주차 후 운동삼아서 절까지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녹음이 우거져 푸르른 산을 보니 매일 아파트 사이에 둘러 쌓여 살고 있는 나는 눈도 편안해지고, 마음도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일주일 내내 전자파 같은 사람들과 차들, 그리고 높은 아파트를 벗어나서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녹색의 산과 시원스럽게 흘러 내리는 계곡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있는 긴장의 끈을 놓았다.

호객행위가 짜증이 났지만, 식당지역을 벗어나니 다시 고즈넉한 산책길이 계속 이어졌다.

어른은 3,000원이고 65세 이상 경로는 무료라서 저만 요금을 냈다. 요즘 아빠가 어디를 가던지 경로 요금을 적용 받아서 입장료를 반만 내도 되어서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입장료 측면에서는 절약이 되는 것 같다.

험하지 않은 산책로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한쪽에는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등산로에 들어오니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훨씬 더 시원했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촉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곳의 절을 다녀 봤지만 절로 들어가는 길이 이렇게 편한 절은 오랜만인 것 같다. 작년에 선운사를 다녀왔는데, 선운사는 평지에 있기에 절로 향하는 길이 편안했지만, 대신 엄청 더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곳은 산 속에 있지만 오르는 길이 가파르지 않고, 하늘을 덮을 듯이 큰 나무들이 많아서 뜨거운 햇빛도 막아주고 다른 곳보다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사람이 통행하기 쉽게 길을 만들었지만 자연의 모습을 많이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통행로를 만든 것 같았다.

그리고 일주문을 지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절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니 마음을 한번더 다듬었다.

동학사는 비구니들이 공부하는 절이라고 본 것 같다. 서양의 미술과 동양의 미술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조각품을 볼 수 있었다. 수녀님인지 비구니인지 구분이 애매한 조각이 눈길을 끌었다.

자연관찰로를 들어가서 봤지만 나한테는 그냥 푸른 잎을 가지면 나무고, 갈색의 대가 없으면 잡초로 보여서 자연관찰로가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대신 쉬어가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오두막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쉼없이 계속 걸었다.

그리고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이 보였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계곡에서 수영한번 하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자연이 만든 천연수영장에 풍덩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중간에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기는 하지만 어느 길로 가도 상관은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안전한 인도가 좋은 것 같아서 인도로 갔다. 대신 인도로 가면 이렇게 상점을 지나서 가게 된다.

그리고 만자가 세겨진 다리를 지났다. 이제 점점 절에 가까워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날씨가 더워서 힘드신지 잠시 쉬어가자고 했다. 그래서 잠시 앉아서 쉬는데 앞에 보이는 나무가 범상치 않았다.

잠시 쉬었으니 또 힘을 내서 걸었다. 그런데 바위를 따라서 뿌리를 내린 나무를 보았다. 이런 나무를 보면 꼭 나무의 정령이 살아서 들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촌스러운 셀카봉보다는 이렇게 거울을 사용해서 투샷을 찍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간간히 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차나, 스님들의 차가 지나가기는 했지만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이 아니기에 유모차를 가져 오신 분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혹부리 나무에서 사진 한장을 찍었다.

올라 갈 때는 옛길을 이용하고 내려 올 때는 조금 더 편한 최근에 만들어진 길을 이용하였다.

징검다리를 건너다 계곡 물을 만져보니 냉장고 물보다 더 시원했다. 발도 담그고 하면 좋았을 텐데, 돗자리를 안가져와서 그냥 손으로 만져보기만 하고 계속 걸어갔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길이 놓아져 있다. 그래서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동학사는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절의 부속 건물이 보여서 구경하는데 건물이 깔끔했다. 그리고 꽃이 피어 있기에 잠시 계단 위로 올라가서 구경을 했다.

새로 지은 것 같지만 너무 새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특히 위화감이 느끼지지 않는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보통의 절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조금더 정겨운 느낌이었고 편안했다.

한쪽에는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도 안에서 생활하시는 분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나도 모르게 조용히 말을 하였다.

마당 앞에 핀 루드베키아가 초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절 옆으로 난 길을 걸어 올라가니 수국(?)이 보였다. 수국정원에서 본 것 과는 또다른 색깔의 꽃이 돌담과 잘 어울렸다.

담장 사이에 난 풀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옥과 꽃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밋밋할 것 같지만 전혀 밋밋하지 않았던, 매력이 가득했다.

무심히 쌓아 올린 것 같지만, 기하학적인 모습을 띤 돌담에 눈길이 갔다. 담장 하나하나도 허투로 지은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이제 동학사가 나오려나, 동학사를 보기 전 너무 좋은 곳들을 보고 가는 것 같아서 점점 더 기대감이 커졌다.

담장 넘어로 고개를 든 꽃들마저도 이뻤다.

그리고 계곡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림같았다.

바로 보이는 정자에서 쉬면서 하루종일 띵까띵까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있다보면 모든 시름도 다 없어지고 신선이 될 것 같았다.

이제 드디어 동학사에 도착했나 보다. 오후 7시 30분 이후에는 출입이 안된다고 하니 그전에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너무 기대가 컷던 것일까 절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대신 절에서 본 산의 풍경이 나의 약간 실망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

절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대신 다른 절들처럼 엄청나게 웅장하거나 권위적이지 않고 아담하고 편안했다.

그리고 대웅전 앞 벤치에 이렇게 꽃을 물에 키우고 있었다. 물 속에서 자란 꽃이 단아했다. 그리고 물 속을 처다보니 작은 돌 화분 속에 모든 하늘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돌화분 마다 다른 식물이 들어 있었다.

하나하나의 화분을 보고 있으니 화려한 절을 기대했던 실망감은 사라지고 청초하게 피어있는 꽃을 보는 즐거운만 마음 속에 남았다.

그리고 절의 일부는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동학사에서 나와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담장을 뚫고 자라는 나무를 볼 수 있었다. 동학사의 매력은 이런 부분에 있는 것 같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곳까지만 걸어가고 다시 돌아서 내려왔다. 더 올라가면 등산을 해야할 것 같아서.

계룡산 등산을 마치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친 모습도 보였지만 상쾌한 느낌도 받았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기념품들인데, 이날따라 팔찌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하나 사볼까하고 가격을 물어보니 18,000원이나 했다. 그래도 왠지 팔찌를 차고 다니면 건강해지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갑에서 꼬깃꼬깃하게 접혀져 있는 5만원권을 하나 꺼내서 띠별 팔찌를 구매했다.

내려오는 길에 갈증이 나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구매했다. 음료수 및 물의 가격이 전부 균일가였다. 전부 1,000원이었다. 그리고 커피 자판기의 가격은 500원이었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꽃에게 인사를 했다. 내려가는 길에 보는 풍경은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통행로 공사가 있어서 약간 어수선했다.

잠시나마 산길을 걸으며 힐링을 한 것 같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기에 모든 것들이 신기했고 마음에 들었다. 중학교 때 기술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다고.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현실을 그대로 보면 모든게 마음에 든다고. 요즘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사전에 너무 많이 알아가고 가기에 많이들 큰 기대를 하고 가는 것 같다. 적당한 정보만을 알고 가면, 나머지 모자른 부분은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재미는 알아가는 재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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