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에서 궁남지까지는 차로 40여분이 안 걸린 것 같다. 창문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에어콘을 틀었으나 바람이 부는 곳만 시원했다. 네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가다 보니 궁남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주차장이 만차였다. 그래서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다른 쪽 주차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신기한 차를 봤다. 찾아보니 수륙양용자동차라고 한다. 공주에서는 코끼리 열차를 보고, 부여에 오니 수륙양용자동차까지,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서문 주차장은 여유공간이 많아서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궁남지에 대한 안내판을 보니 생각보다 무지무지하게 큰 것 같았다. 그리고 연꽃을 보러 오는 곳이다 보니 대부분이 그늘이 없는 곳이었다.
주차를 하고 밖으로 나가니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졌다. 동남아의 후텁지근함과 한국 특유의 강한 햇살이 직각으로 나를 찍어 누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래도 여름이 겨울보다 더 좋은 것 같다. 햇볕에 타들어 가더라도 푸릇푸릇함이 있는 여름이 그래도 더 나은 것 같다. 또한 여름에 살도 더 잘빠지니 겨울에 비해 여름에 살에 대한 스트레스가 조금 덜한 것 같다.
연꽃 말고도 다른 꽃들도 길가에 피어 있었다. 연꽃이 지루해질 무렵에 다른 꽃을 보는 것도 꽤 좋았다.
연잎이 아빠 키만큼 컸다. 이렇게 큰 연꽃과 연잎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연잎 속을 걷고 있으면 만화 속 주인공인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연잎을 꺾어서 써도 될만큼 연잎의 사이즈가 상상을 초월했다.
일상에서는 분홍색 연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우리를 처음 반긴 것은 하얀색 연꽃이었다. 자세히 보면 꽃잎의 끝이 살짝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순백의 꽃안의 노란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걷다보니 이번에는 절에서 봤을법한 분홍빛의 연꽃을 볼 수 있었다.
비가 오면 이렇게 비를 피할 수 있을까? 굼긍해서 직접 연잎 밑으로 들어가 보았다. 개구리 왕눈이라면 왠지 이 연잎을 꺾어서 비를 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가을이 되지 않았지만 길가에 코스모스 한무리가 피어 있었다.
연꽃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연꽃과 잎이 커서 사진찍는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정오가 넘어간지 얼마 안된 시간이라, 그늘이 많이 없어서 힘들었다. 일단 물이 많다보니 습하고, 그늘이 없어서 머리가 뜨거웠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쓰고 다녔다.
연꽃 단지마다 꽃들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았다. 어느 쪽은 하얀 연꽃이 다른 쪽은 분홍색이, 또다른 곳은 노란색의 꽃이 우리가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연꽃도 있었다.
분홍색의 연꽃히 활짝 피어 있었다.
날이 뜨거워서 힘들지만 찍는 사진마다 너무 잘 나와서 기분은 좋았다.
화장실에 갔더니 프리와이파기 안내 팻말이 있어서, 역시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 맛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나라만큼 와이파이에 후한 나라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궁남지는 연꽃 때문에 너무나도 유명한데, 봄, 가을도 사진을 보니 멋진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가을에 한번 더 오고 싶었다.
궁남지가 꽤 넓고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면서 걸을 수 있었지만, 쉴 수 있는 공간이 적은 것 같았다.
가는 곳마다 아빠 키만한 연꽃들이 피어 있어서 사진찍는 것을 쉴 수 없었다.
같은 것 같으면서도 뭔가 다른 사진들이 찍혔다. 그리고 꽃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걸으면서 계속 꽃에 시선을 뺏기었다.
이 꽃은 유난히 더 핑크빛깔을 띄고 있어서 더 눈이 갔다.
연못에 물을 대기 위한 수차도 있었는데 작동을 해볼 수는 없었다.
분홍꽃과 흰꽃에 질릴 무렵 이번에는 금빛의 연꽃을 만날 수 있었다. 너무 진하지 않은 노란색 꽃잎이 단아한 미를 뽐냈다.
그리고 물 위에 피어있는 수련도 자신의 모습을 봐달라는지 연꽃과는 다른 새침함을 보여주었다.
처음에 올 때는 얼마나 넓겠어 하고 왔는데, 걷다보니 너무 너무 넓었다. 그냥 산책삼아 오기에는 조금 사이즈가 큰 것 같았다. 특히 대낮에 걸으려니 점점 지쳐갔다.
길가 옆에서도 이렇게 연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포인트에서 줄을 길게 설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꽃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곳이 사진찍기 좋은 장소였다.
연꽃봉오리의 크기도 어마어마 했다. 연꽃봉오리를 먹는 척을 하니, 거대한 복숭아를 먹는 것 같아 보였다.
어느 연못은 이렇게 가운데를 걸어갈 수 있게 해놓았다. 뒤로 보이는 텐트만 없으면 발리에 와서 찍었다고 해도 될 만큼 이국적이었다.
연꽃 사이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니, 우리가 소인국의 난쟁이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연꽃을 구경하며 돌다보니 가운데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가 하늘까지 머금고 있었다. 땅의 꽃들도 너무 이쁘지만 이날은 하늘의 구름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넓은 호수를 보니 눈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녹색과 파란색의 콜라보레이션이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잠시 오두막에 쉬어갔다. 앉아 있으니 눕고 싶어졌지만, 체면이 있으니 앉아서 땀만 잠시 식혔다.
길가에 무궁화가 피어있었는데, 사이즈가 거대했다. 무궁화가 이렇게 컸나라는 의심이 들정도로 거대했다.
노란 물양귀비가 자라는 곳을 지났다. 누군가 물 위에 노란색 색종이를 뿌린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서동요에 나오는 인물 같은데, 표정이 새침한게 보면서 너무 웃겼다. 그러면서 약간 어색하게 왜 이곳에 덩그러니 놓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완전히 더위에 지쳐서 차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왠지 다 못보고 가면 아쉬울 것 같아서, 남은 부분까지 보고 갔다.
한 두어시간 연꽃만 보니 눈에 연꽃이 아른 거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이렇게 큰 연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날씨가 조금만 덜 더웠어도 좋았을 텐데, 날씨에 대한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사람들이 종이 모자를 쓰고 다니길래 어디서 주나 궁금했는데, 이곳에서 나누어 주고 있었다. 서문주차장에서 궁남지로 들어가는 길이 세군데 있는데, 우리는 다른 길로 들어가서 종이모자와 부채를 받지 못했다. 받을까 하다가 어차피 다 구경하고 가는데 굳이 받으면 짐이 될 것 같아서 지나쳤다. 연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의 크기도 클뿐만 아니라 연꽃과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My Daily Trip'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Jul 1.8 아름다운 낙조와 여유로움이 있는 곳, 보령 용두해수욕장 (0) | 2020.07.21 |
---|---|
2020 Jul 1.7 슬픔을 간직한 부여 낙화암, 젊음을 주는 고란사 약수 (0) | 2020.07.20 |
2020 Jul 1.5 수학여행 느낌 그대로, 공주 무령왕릉 (0) | 2020.07.15 |
2020 Jul 1.4 금강변을 걸으며 공산성 야경을 즐기다(미르섬, 금강신관공원) (0) | 2020.07.14 |
2020 Jul 1.2 (마장호수) 한가로운 호수를 보며 커피 한잔을, 레드브릿지 (0) | 2020.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