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순서가 뒤섞이기는 했지만, 경주엑스포에 갔던 사진이 계속 오류가 생겨서 황룡사 마루길에서 찍은 벚꽃 사진부터 올리려고 한다. 순서대로 적는게 기억하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데 이렇게 순서가 뒤섞여서 뭔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
엑스포 대공원이 비싼 대신에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엑스포 대공원에 갈 때는 주차장이 텅비어서 운영을 안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엑스포공원에서 나오니 주차장은 빈자리가 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차있었다. 엑스포 공원에 오는 손님도 있는 것 같고, 주변 보문호를 보려고 이곳에 주차를 하고 전동바이크나 4인용 사이클을 빌려서 호수를 한바퀴 도는 것 같았다. 전날 이곳을 지날 때 편의점은 본 것 같은데 버거킹은 못봤었다. 경주 엑스포 공원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버거킹이 있었다. 어제 알았으면 버거킹에서 새로나온 4층짜리 햄버거를 한번 더 먹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버거킹에는 사람이 꽤 많아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버거킹에서 혈압오를 만한 입간판을 보았다. 이곳에서 햄버거를 먹고 경주 엑스포 공원을 가면 12,000원짜리 표를 8,000원으로 할인해 준다고 한다. 난 만이천원 다 내고 갔다 왔는데, 갔다오고 나서 이 안내판을 보니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는 것 같았다. 짜증은 나지만 날은 왜 이렇게 좋은지, 긴팔을 입고 다녀서 그런지 덥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고민하기 귀찮아서 2인세트에서 아무거나 고른 것 같다. 기네스버거, 콰트로치즈버거 너겟에 갑자칩, 콜라 2잔짜지 둘이 먹기에 딱 맞는듯 부족한 듯한 양이였다. 햄버거를 하나 더 먹으면 나한테 딱 맞을 것 같은데, 더 먹으면 살찌닌까 아쉽지만 햄버거 하나로 배를 채우고, 아빠 햄버거를 조금 빼앗아 먹었다.
버거킹 안에서 먹어도 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마스크만 벗고 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주차장 한쪽으로 와서 벤치에 앉아서 햄버거를 먹었다. 그늘이 없어서 조금 뜨겁다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봄이닌까 이렇게 햇살을 맞아가며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더워서 야외에서 음식을 먹기는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
경주 엑스포 공원을 나와 황룡사 마루길로 향했다. 경주 구시가지에서 보는 벚꽃이 그렇게 환상적이라고 하는데, 구시가지까지 차를 가지고 가다가는 차 안에서 하루를 다 보낼 것 같아서 블로그를 뒤져보니 황룡사지 쪽도 벚꽃을 즐기기 좋다는 글을 보고 황룡사지로 향했다.
보문단지로 들어오는 차들로 반대쪽 차선의 차들은 도로에 서있었다. 경주시내로 들어오니 신호 때문에 차들이 앞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네비에서 1키로 후에 목적지 도착이라고 하는데, 언제 도착할지 몰라서 하천변에 있는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벚꽃이 아름다운 길을 걷는데, 차들에서 나온 매연 때문인가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네비에서는 1키로미터 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데, 걸어 가려고 하니 생각보다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멀리가면 돌아갈 때 힘든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차소리가 싫어서 공원같은 곳으로 들어 왔다. 길가에 쭉 서있는 벚꽃 나무의 벚꽃들이 인상적이였다.
살짝 안으로 들어 왔을 뿐인데 너무 조용했다. 그냥 귀찮은데 벚꽃 보러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역시 남부지방이라 봄이 빨리 찾아오는지, 조금만 걸었는데 등에선 땀이 주르륵 내렸다. 이곳은 벌써 초여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번 길을 건너니 푸른 초원 같은 곳이 나왔다. 걸다 보니 이런 곳까지 와보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같으면 일부러 오지 않는 이상 오지 않는 길일 것 같은데, 목적지까지 걷다 보니 이렇게 좋은 길도 걷게 되는 것 같았다. 사방의 시야가 가릴 것이 없는 것이 너무 기분을 좋게했다.
허허벌판 같은 곳에 분황사가 있었다. 이곳까지 왔는데 지나쳐 갈 수 없어서 분황사에 들어가 보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대로의 모습을 영접할 수 있었다. 뭔가 연예인을 직접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진으로는 너무 익숙한 문화재이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물을 보아서 그런지 신기했다.
오랜세월의 풍파를 지켜온 사자상은 많은 부분이 뭉개져 있었다. 4개의 상은 뭉개짐으로 인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친근함의 대상으로 변한 것 같았다.
분황사탑 근처에 이렇게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었다. 짙은 회색빛을 띠는 탑과 대조되는 것 같았다.
분황사탑의 분위기 자체가 무겁고 진지한 반면 그 주변의 환경은 너무 화사해서 이곳의 분위기가 더 무겁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것 같아 보였다.
날이 칙칙한 날일 수록 분황사탑의 분위기는 더욱더 무겁게 느껴질 것 같았다.
분황사 탑을 나오니 바로 앞에 이렇게 푸른 초원을 만날 수 있었다. 무엇을 하던 장소이기에 이렇게 허허벌판으로 청보리만 자라고 있는 것일까?
보리밭 사이를 걸으며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 이곳도 어떤 유적지가 아닐까? 저 먼곳에 박물관 같은 건물이 보였다.
보리밭의 끝에는 길게 늘어선 벚꽃나무가 일품이였다. 이곳에서 보는 모든 것이 경주의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왜 이때까지 경주의 벚꽃이 여의도나 진해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보리밭에서 나와 길가에 핀 벚꽃을 보기 위해 도로가로 나왔다.
이길은 황룡사마루길이라고 불리나 보다. 나는 그냥 황룡사지 근처에 가면 철길도 있고 벚꽃도 멋지게 피어 있다고 해서 온 것일 뿐인데, 사진에서 본 것 이상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만 이런 곳을 몰랐던 것일까? 남들에게 유명한 이곳을 우리가 너무 늦게 알고 온 것일까? 옆의 도로에는 차가 너무 많아서 밀리다 빠지고를 반복했다.
길가에 핀 벚꽃에 취해 걷다보면 시간 가는줄 몰랐다. 어느순간 현실로 정신이 돌아오면 언제 다시 차로 돌아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또 꽃들에 취해 걷다보면 그런 잡스런 생각들은 머릿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자전거를 타며 지나가는 사람도 많고 우리처럼 걸으며 꽃향기를 느끼며 걷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예술이였다. 사진을 못찍는 나같은 사람도 대충대충 셔터를 눌렀을 뿐이지만 봄느낌 가득한 사진이 되었다. 대신 벚꽃이다 보니 잘못 찍으면 꽃이 너무 하얗게 나오기 때문에 은근히 벚꽃사진을 찍는 것이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도 적당히 어디선가 불어오고, 날도 맑고, 햇살은 뜨겁기는 했지만 그냥 행복하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가끔 다리가 아프면 이렇게 앉았다 가면 되었다. 벌써 엄청 걸어서 온 것 같은데, 돌아가는 것 걱정 따위는 접어 두고 풍경에 취해 봄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드디어 황룡사마루길 철길 건널목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기차가 지나갈 때 벚꽃과 함께 기차를 찍으면 좋다고 하는데, 기차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아빠는 기차를 좋아하시지 않기에 나는 그냥 철길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철덕 동호회 모임인지 몇몇의 젊은(어린애같았다)이들이 철길 건널목에 바짝 기대고 서서 기차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저렇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항덕, 철덕이지만 난 어릴적에 저정도까지 열정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좋아하면 미쳐야 하는데, 미치지는 못해서 지금 좋아하는 것과 다른 직업을 하고 있는 것 같은 후회가 항상 들었다.
기차가 지나가면 참 좋을 것 같은데, 하염없이 기차를 기다릴 수 없기에 이렇게 사진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저 철길을 지나면 동궁과 월지가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첨성대가 나오고 경주 구시가지에 닿을 수 있다.
동궁과 월지, 옛 안압지는 몇번을 온 것 같은데 이곳에 올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나도 모르게 이곳을 몇 번을 지나갔을지 모른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갈 때는 황룡사지 터를 지나서 갔다. 빈공터의 크기로 봤을 때 황룡사가 얼만나 큰절이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황룡사의 흔적만 느끼고 볼 수 있지만, 신라시대에는 황룡사의 9층 목탑을 경주 전역에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세월의 흐름 앞에 황룡사는 지금 터만 남아 있지만 그러나 발굴된 유적을 통해 우리는 그 규모와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 길은 피곤했다. 빨리 차로 돌아가서 에어콘 켜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풍경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차들은 차가 막혀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우리는 봄빛 가득한 길을 걸으며 차로 걸어 갔다.
경주는 지금 벚꽃앓이 중이였다.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섭 갑자기 결정한 경주여행이였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이상의 것을 보고 가는 것 같았다. 이제는 벚꽃하면 경주가 생각나지 않을까?!
주차장에 돌아와서 차를 타고 경주를 빠져 놔왔다. 집까지는 또 몇 시간이 걸릴까? 쉬엄쉬엄 가다 보면 오늘 중으로 도착하지 않을까? 마음 속에 벚꽃의 여운이 남은채로 경주를 떠났다.
얼마쯤 달렸을까 벌써 해가 지려고 하늘이 노랗게 물들고 있었다. 하루가 너무 빠른 것 같다.
김천쯤 지나고 있었나보다, KTX고속선에 기차가 나타나다니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시속 300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보니 우리 차가 뒤로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마어마하게 긴 기차는 한순간에 우리 앞과 옆을 지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금강휴게소에서 쉬기 위해 쉬지 않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갔다. 해는 이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랜만에 온 금강휴게소였다 도착하니 벌써 해는 다지고 깊은 산은 어둠에 싸이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이 휴게소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상하행선이 같이 사용하는 휴게소다 보니 주차장은 협소했다.
그래도 금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은 휴게소였다. 금강은 달빛을 머름고 보는 이에게는 묘한 감정을 일으켰다. 물결에 따라 움직이는 달빛이 아름다웠다.
돈까스라면 눈이 돌아가버리는 나는 역시 오늘도 돈까스를 주문했다. 어디에서 먹든 맛은 같기에 나는 돈까스가 너무 좋다. 맛에 대한 실패가 없는 음식이 아닐까?
식사를 하고 나오니 완전히 밤이 되었다. 그러나 달빛을 받은 금강은 환하게 보였다. 산 속이라 그런지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서울에 가까워지면 더 쌀쌀해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굵게 구경하고 온 것 같았다. 아마 또 한달을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또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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