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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순서가 뒤섞이기는 했지만, 경주엑스포에 갔던 사진이 계속 오류가 생겨서 황룡사 마루길에서 찍은 벚꽃 사진부터 올리려고 한다. 순서대로 적는게 기억하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데 이렇게 순서가 뒤섞여서 뭔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

 

 

엑스포 대공원이 비싼 대신에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엑스포 대공원에 갈 때는 주차장이 텅비어서 운영을 안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엑스포공원에서 나오니 주차장은 빈자리가 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차있었다. 엑스포 공원에 오는 손님도 있는 것 같고, 주변 보문호를 보려고 이곳에 주차를 하고 전동바이크나 4인용 사이클을 빌려서 호수를 한바퀴 도는 것 같았다. 전날 이곳을 지날 때 편의점은 본 것 같은데 버거킹은 못봤었다. 경주 엑스포 공원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버거킹이 있었다. 어제 알았으면 버거킹에서 새로나온 4층짜리 햄버거를 한번 더 먹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버거킹에는 사람이 꽤 많아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버거킹에서 혈압오를 만한 입간판을 보았다. 이곳에서 햄버거를 먹고 경주 엑스포 공원을 가면 12,000원짜리 표를 8,000원으로 할인해 준다고 한다. 난 만이천원 다 내고 갔다 왔는데, 갔다오고 나서 이 안내판을 보니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는 것 같았다. 짜증은 나지만 날은 왜 이렇게 좋은지, 긴팔을 입고 다녀서 그런지 덥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고민하기 귀찮아서 2인세트에서 아무거나 고른 것 같다. 기네스버거, 콰트로치즈버거 너겟에 갑자칩, 콜라 2잔짜지 둘이 먹기에 딱 맞는듯 부족한 듯한 양이였다. 햄버거를 하나 더 먹으면 나한테 딱 맞을 것 같은데, 더 먹으면 살찌닌까 아쉽지만 햄버거 하나로 배를 채우고, 아빠 햄버거를 조금 빼앗아 먹었다.

 

버거킹 안에서 먹어도 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마스크만 벗고 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주차장 한쪽으로 와서 벤치에 앉아서 햄버거를 먹었다. 그늘이 없어서 조금 뜨겁다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봄이닌까 이렇게 햇살을 맞아가며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더워서 야외에서 음식을 먹기는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

 

경주 엑스포 공원을 나와 황룡사 마루길로 향했다. 경주 구시가지에서 보는 벚꽃이 그렇게 환상적이라고 하는데, 구시가지까지 차를 가지고 가다가는 차 안에서 하루를 다 보낼 것 같아서 블로그를 뒤져보니 황룡사지 쪽도 벚꽃을 즐기기 좋다는 글을 보고 황룡사지로 향했다.

 

보문단지로 들어오는 차들로 반대쪽 차선의 차들은 도로에 서있었다. 경주시내로 들어오니 신호 때문에 차들이 앞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네비에서 1키로 후에 목적지 도착이라고 하는데, 언제 도착할지 몰라서 하천변에 있는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벚꽃이 아름다운 길을 걷는데, 차들에서 나온 매연 때문인가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네비에서는 1키로미터 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데, 걸어 가려고 하니 생각보다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멀리가면 돌아갈 때 힘든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차소리가 싫어서 공원같은 곳으로 들어 왔다. 길가에 쭉 서있는 벚꽃 나무의 벚꽃들이 인상적이였다.

 

살짝 안으로 들어 왔을 뿐인데 너무 조용했다. 그냥 귀찮은데 벚꽃 보러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역시 남부지방이라 봄이 빨리 찾아오는지, 조금만 걸었는데 등에선 땀이 주르륵 내렸다. 이곳은 벌써 초여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번 길을 건너니 푸른 초원 같은 곳이 나왔다. 걸다 보니 이런 곳까지 와보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같으면 일부러 오지 않는 이상 오지 않는 길일 것 같은데, 목적지까지 걷다 보니 이렇게 좋은 길도 걷게 되는 것 같았다. 사방의 시야가 가릴 것이 없는 것이 너무 기분을 좋게했다.

 

허허벌판 같은 곳에 분황사가 있었다. 이곳까지 왔는데 지나쳐 갈 수 없어서 분황사에 들어가 보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대로의 모습을 영접할 수 있었다. 뭔가 연예인을 직접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진으로는 너무 익숙한 문화재이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물을 보아서 그런지 신기했다.

 

오랜세월의 풍파를 지켜온 사자상은 많은 부분이 뭉개져 있었다. 4개의 상은 뭉개짐으로 인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친근함의 대상으로 변한 것 같았다.

 

 

 

분황사탑 근처에 이렇게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었다. 짙은 회색빛을 띠는 탑과 대조되는 것 같았다.

 

 

분황사탑의 분위기 자체가 무겁고 진지한 반면 그 주변의 환경은 너무 화사해서 이곳의 분위기가 더 무겁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것 같아 보였다.

 

날이 칙칙한 날일 수록 분황사탑의 분위기는 더욱더 무겁게 느껴질 것 같았다.

 

 

분황사 탑을 나오니 바로 앞에 이렇게 푸른 초원을 만날 수 있었다. 무엇을 하던 장소이기에 이렇게 허허벌판으로 청보리만 자라고 있는 것일까?

 

보리밭 사이를 걸으며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 이곳도 어떤 유적지가 아닐까? 저 먼곳에 박물관 같은 건물이 보였다.

 

 

보리밭의 끝에는 길게 늘어선 벚꽃나무가 일품이였다. 이곳에서 보는 모든 것이 경주의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왜 이때까지 경주의 벚꽃이 여의도나 진해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보리밭에서 나와 길가에 핀 벚꽃을 보기 위해 도로가로 나왔다.

 

 

 

 

이길은 황룡사마루길이라고 불리나 보다. 나는 그냥 황룡사지 근처에 가면 철길도 있고 벚꽃도 멋지게 피어 있다고 해서 온 것일 뿐인데, 사진에서 본 것 이상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만 이런 곳을 몰랐던 것일까? 남들에게 유명한 이곳을 우리가 너무 늦게 알고 온 것일까? 옆의 도로에는 차가 너무 많아서 밀리다 빠지고를 반복했다.

 

 

길가에 핀 벚꽃에 취해 걷다보면 시간 가는줄 몰랐다. 어느순간 현실로 정신이 돌아오면 언제 다시 차로 돌아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또 꽃들에 취해 걷다보면 그런 잡스런 생각들은 머릿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자전거를 타며 지나가는 사람도 많고 우리처럼 걸으며 꽃향기를 느끼며 걷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예술이였다. 사진을 못찍는 나같은 사람도 대충대충 셔터를 눌렀을 뿐이지만 봄느낌 가득한 사진이 되었다. 대신 벚꽃이다 보니 잘못 찍으면 꽃이 너무 하얗게 나오기 때문에 은근히 벚꽃사진을 찍는 것이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도 적당히 어디선가 불어오고, 날도 맑고, 햇살은 뜨겁기는 했지만 그냥 행복하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가끔 다리가 아프면 이렇게 앉았다 가면 되었다. 벌써 엄청 걸어서 온 것 같은데, 돌아가는 것 걱정 따위는 접어 두고 풍경에 취해 봄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드디어 황룡사마루길 철길 건널목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기차가 지나갈 때 벚꽃과 함께 기차를 찍으면 좋다고 하는데, 기차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아빠는 기차를 좋아하시지 않기에 나는 그냥 철길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철덕 동호회 모임인지 몇몇의 젊은(어린애같았다)이들이 철길 건널목에 바짝 기대고 서서 기차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저렇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항덕, 철덕이지만 난 어릴적에 저정도까지 열정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좋아하면 미쳐야 하는데, 미치지는 못해서 지금 좋아하는 것과 다른 직업을 하고 있는 것 같은 후회가 항상 들었다.

 

 

기차가 지나가면 참 좋을 것 같은데, 하염없이 기차를 기다릴 수 없기에 이렇게 사진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저 철길을 지나면 동궁과 월지가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첨성대가 나오고 경주 구시가지에 닿을 수 있다.

 

동궁과 월지, 옛 안압지는 몇번을 온 것 같은데 이곳에 올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나도 모르게 이곳을 몇 번을 지나갔을지 모른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갈 때는 황룡사지 터를 지나서 갔다. 빈공터의 크기로 봤을 때 황룡사가 얼만나 큰절이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황룡사의 흔적만 느끼고 볼 수 있지만, 신라시대에는 황룡사의 9층 목탑을 경주 전역에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세월의 흐름 앞에 황룡사는 지금 터만 남아 있지만 그러나 발굴된 유적을 통해 우리는 그 규모와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 길은 피곤했다. 빨리 차로 돌아가서 에어콘 켜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풍경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차들은 차가 막혀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우리는 봄빛 가득한 길을 걸으며 차로 걸어 갔다.

 

 

경주는 지금 벚꽃앓이 중이였다.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섭 갑자기 결정한 경주여행이였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이상의 것을 보고 가는 것 같았다. 이제는 벚꽃하면 경주가 생각나지 않을까?!

 

주차장에 돌아와서 차를 타고 경주를 빠져 놔왔다. 집까지는 또 몇 시간이 걸릴까? 쉬엄쉬엄 가다 보면 오늘 중으로 도착하지 않을까? 마음 속에 벚꽃의 여운이 남은채로 경주를 떠났다.

 

 

얼마쯤 달렸을까 벌써 해가 지려고 하늘이 노랗게 물들고 있었다. 하루가 너무 빠른 것 같다.

 

 

 

김천쯤 지나고 있었나보다, KTX고속선에 기차가 나타나다니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시속 300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보니 우리 차가 뒤로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마어마하게 긴 기차는 한순간에 우리 앞과 옆을 지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금강휴게소에서 쉬기 위해 쉬지 않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갔다. 해는 이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랜만에 온 금강휴게소였다 도착하니 벌써 해는 다지고 깊은 산은 어둠에 싸이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이 휴게소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상하행선이 같이 사용하는 휴게소다 보니 주차장은 협소했다.

 

그래도 금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은 휴게소였다. 금강은 달빛을 머름고 보는 이에게는 묘한 감정을 일으켰다. 물결에 따라 움직이는 달빛이 아름다웠다.

 

돈까스라면 눈이 돌아가버리는 나는 역시 오늘도 돈까스를 주문했다. 어디에서 먹든 맛은 같기에 나는 돈까스가 너무 좋다. 맛에 대한 실패가 없는 음식이 아닐까?

 

식사를 하고 나오니 완전히 밤이 되었다. 그러나 달빛을 받은 금강은 환하게 보였다. 산 속이라 그런지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서울에 가까워지면 더 쌀쌀해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굵게 구경하고 온 것 같았다. 아마 또 한달을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또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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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에서 내려와 불국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를 했다. 분명히 한시간 전에 불국사 주차장 앞을 지날 때는 주차된 차가 한두대 밖에 없었는데, 한시간 사이에 빈자리를 찾기 위해 주차장을 헤매야 했다. 다행히 빈자리가 보여서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도 계속 차가 밀려 들어왔다.

 

 

 

 

 

 

 

 

차를 주차하고 차문을 여니 따뜻한 공기가 차안으로 들어왔다. 두껍게 입은 옷을 벗어야 했다. 진짜 봄날이였다. 날씨가 흐리기는 했지만 꽃과 따뜻한 바람이 봄이 온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불국사에 주차장이 두곳이 있는데 우리는 일부러 불국사 앞에 있는 주차장보다 공원쪽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공원을 지나서 불국사까지 걸어갔다. 불국사까지 걸어가는 길도 꽃구경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히려 불국사에서 보낸 시간보다 벚꽃이 활짝핀 이 정원인지 공원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출퇴근 길에 혼자 외롭게 피어있는 벚꽃을 보면서 봄이 왔구나라고 느끼기는 했지만, 이렇게 온통 꽃천지인 곳에 오니 마음 속까지 봄의 물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연분홍의 벚꽃은 생각보다 사진찍기 까다로웠다. 잘못 찍으면 너무 어둡게 나오고, 노출값을 잘못 맞추면 화면이 너무 하얗게 나와서 꽃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인물이 들어가면 그나마 나은 것 같았다.

 

 

 

 

 

 

 

 

한주만 늦게 왔어도 벚꽃을 못볼 것 같았다. 벚꽃이 질 때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그래도 나무에 꽃이 활짝 핀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기분을 좋게 하는 것 같다. 바람에 날리는 벚꽃을 보고 있으면 나도 왠지 저렇게 져버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외로움이 들기 때문이다.

 

 

 

 

 

 

 

 

 

 

 

 

 

 

날이 맑았다면 벚꽃도 화사하게 나왔을 것 같은데, 날이 좋지 않아서 벚꽃도 우중충하게 나온 것 같았다.

 

 

 

 

 

중부지방에는 비가 퍼붓는다고 하는데, 다행히 이곳은 비가 올 기미는 보였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다. 코로나가 퍼지기 전에는 매년 이쯤(3월 마지막주)에 주말에 일본여행을 갔다. 언젠가 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갑자기 일본에서 벚꽃을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3월 말에 일본에 벚꽃을 보러 간 것이 계기가 되어 몇년 동안 3월 마지막주는 항상 일본 어딘가에 있었다. 작년인 2020년에도 도쿄행 비행기 표를 사두었다. 코로나로 인해 급격하게 상황이 안좋아져서 표를 취소했었다. 일본은 일본 나름의 분위기 때문에 벚꽃을 보는 맛이 났다. 처음으로 경주에 와서 벚꽃을 보았는데 일본에서 본 벚꽃 못지 않게 이곳의 분위기와 어울려 벚꽃 구경을 하는 맛이 났다. 여의도 윤중로처럼 사람한테 밀려 다니지 않아도 되는 점이 일단 너무 좋았다.

 

 

 

 

 

 

 

 

 

 

 

어떤 꽃은 흰색이고 어떤 것은 연분홍이고 자세히 보면 벚꽃색도 달랐다.

 

 

 

 

 

아직 풀이 많이 자라지 않은 잔디밭에서 횡한 느낌이 들었으나, 벚나무의 벚꽃만큼은 숱많은 아저씨의 머리같이 빼곡하게 나무를 채우고 있었다.

 

 

 

 

 

 

 

 

 

 

 

불국사로 걸어가야 하는데 꽃에 취해서 불국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불국사는 아무때나 가도되닌까, 이 순간을 꽃과 함께 즐기고 싶었다. 우리는 그냥 불국사를 가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불국사보다 벚꽃을 보는게 더 좋았다.

 

 

 

 

 

 

 

 

이제 일년동안 벚꽃을 안봐도 될 것 같았다. 벚꽃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약간 질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와 나는 딱 한시간이면 적당한 것 같다. 나도 한두시간이면 다 그저그렇게 보였다.

 

 

 

 

 

천천히 불국사 쪽으로 이동을 했다. 그래도 아쉬우닌가 벚꽃 사진 찍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불국사에 도착을 하니 이곳에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옛날에는 부처의 세상에 들어가기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갔다는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과 먼지를 뒤집어 쓰고 들어가야 했다.

 

 

 

 

 

불국사 입장료는 6,000원이나 되었다. 다른 절 입장료의 두배는 되는 것 같았다. 다행이 아빠는 무료라서 6,000원으로 2명이 들어간 꼴이 되었다. 나름 아빠의 경로우대 찬스 때문에 입장료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아! 티켓에 나온 것처럼 나도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표확인을 하고 바로 표는 주머니에 넣어버려서 이렇게 멋진 사진 포인트를 발견하지 못했다. 블로그를 쓰는 지금에서야 사진찍기 딱 좋은 포인트를 발견하다니, 나도 너무 무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입장권의 사진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글을 쓰는 지금 깨달았다.

 

 

 

 

 

입구를 지나 불국사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큰연못(?)이 있었다. 연못을 지나는 아치형의 다리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각각의 절마다 나름의 특색이 있는데 이곳의 특색 중 하나는 아치형 다리를 바라보며 느끼는 한국의 정원의 느낌이 아닐까?! 저 다리를 건너면 부처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물에 비친 다리의 모습이며 주변의 나무며, 꽃들까지 풍경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평일에 오면 더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말에 벚꽃시즌이 겹쳐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의 평안은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갔다. 사람이 뜸한 날에 오면 주변 풍경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았다.

 

 

 

 

 

벚꽃과는 다른 화사함을 가진 개나리는 은은한 벚꽃에서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벚꽃 사진은 은은함이 매력이라면 개나리는 눈을 찌를 듯한 강렬한 노란색에 사람이 빠져드는 것 같다.

 

 

 

 

 

 

 

 

 

 

 

다리를 건너면 교과서에서 보던 불국사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나때는 국민학교였으닌까, 국민학교 수학여행, 중학교 수학여행, 고등학교 수학여행, 첫발령 후 학생들과 함께 온 수학여행, 이곳을 몇번을 지나갔지만 강산이 몇 번이 바뀔 동안 이곳의 모습은 변화가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세월이 더 지났기에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 수학여행을로 왔을 때는 항상 불국사에 전국에서 온 학생들이 가득했다면, 주말에 온 불국사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이 이곳을 채우고 있다는 것 뿐이였다.

 

 

 

 

 

어떻게 하면 불국사에 와서 사진 잘 찍었다고 소문이 날까를 궁리를 하며 어디선가 본듯한 구도를 계속 떠올리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여러장 찍은 것 같은데 뭔가 성에 차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부족한데 말로는 표현을 못하겠는데, 느낌이 뭔가 아쉬운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아침부터 너무 일찍 나와서 돌아다녀서 그런지 체력이 쉽게 방전되는 것 같았다. 그냥 어디 앉아서 쉬거나 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발걸음이 가벼워야할 여행에서 발걸음을 옮기는게 무겁게 느껴졌다.

 

 

 

 

 

불국사 앞(예전에는 불국사에 있는 건축물의 명칭을 다 기억했는데 너무 공부를 안해서 다 잊어 버렸다)에서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돌담길을 따라서 갔다. 아빠는 돌담길을 보며 페루 쿠스코에서 본 12각형과 불국사의 돌담에 대해 이야기 하셨다. 쿠스코의 돌담길은 인간의 능력에 대한 감탄을 느끼게 한다면, 이곳은 여유란 무엇인지 빈 곳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길이였다.

 

 

 

 

 

같은 돌로 만든 길이지만 누가 만들었냐에 따라서 그 느낌은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이 풍경에는 이런 돌담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이 나무는 이곳에서 얼마나 있었을까? 우리나라의 나무들은 무조건 곧게 자라지만도 무조건 구불구불 자라는 것 같지 않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함을 주기 위해 살짝 이렇게 몸을 꼬기도 하고 곧게 펴서 자라기도 하는 것 같았다. 보는 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나무들도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자라는 것 같았다.

 

 

 

 

 

불국사 안으로 들어갔다. 예전의 기억이 팝업창처럼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튀어 나왔다.

 

 

 

 

 

 

 

 

 

 

 

드디어 들어온 부처님의 세상, 신라사람들이 생각한 천국이 이곳이 아닐까? 경내는 그렇게 넓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다른 절과는 다르게 경내 안에 큰 탑이 두개나 있으니 절이 조금 좁게 느껴졌다.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나온 사람과 기도를 드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웅전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십원짜리 동전에도 나오는 돈을 아는, 돈을 사용하는 전국민이라면 다 아는 것이 이 다보탑이 아닐까! 처음보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연예인을 본 것 같이 볼 때마다 가슴뛰고 드디어 봤다라는 설레임이 있었다. 아마 교과서며 동전이며 너무 자주 보다보니 마음 속에 실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을까?

 

 

 

 

 

 

 

 

 

 

 

 

 

 

이 다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백운교와 청운교라고 한다. 백운교가 보이는 곳에 서서 앞을 바라보니 신라시대 사람들은 이곳에 올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궁금했다. 밑에서 바라볼 때는 웅장하고 경건한 느낌이 들었던 반면, 위에 올라와서 아래를 바라보니 시원하고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당시 사람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절에 들어 올 때는 자신의 마음을 한번더 경건하게 만들고, 절에서 기도를 한 후 돌아갈 때는속세의 번뇌를 잊고 시원한 마음으로 다시 속세로 돌아갔을까?

 

 

 

 

 

 

 

 

대웅전 앞에 2개의 탑은 항상 서로 경쟁을 하는 연예계 1등과 2등 같았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다보탑인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석가탑이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복잡하고 화려한 것 보다는 석가탑처럼 심플한 것에 눈길이 더 많이 갔다. 그리고 다보탑을 보고 있으면 이쁘기는 하지만 뭔가 정신산란한게 집중이 안되는데, 석가탑은 깔끔하게 만들어진 모습에 마음도 심플해지고 짜증나는 마음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여유롭게 구경하는 불국사가 아닌 사람에 밀려다니며 절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짜증이 밀려 왔다. 아마 체력적으로 힘든 것에 사람들에 치이다 보니 짜증이 났던 것 같다. 사람이 번잡한 대웅전 앞을 나오니 그래도 조금이나마 짜증났던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숙소 체크인이 될지 모르지만 일단 숙소인 더 케이 호텔 경주로 향했다. 아빠도 체력적으로 힘드신지 더이상 감흥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이 쳐지고 힘들게 느껴졌지만 화사한 꽃길을 따라 걸으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졌다.

 

 

 

 

 

 

 

 

 

 

 

 

 

 

마스크를 쓴채, 어디 편하게 앉아서 음료수 한잔 마시지 못하고 이렇게 서서, 걸어다니며 벚꽃을 봐야만 하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더믹은 이제 딱 일년을 지나고 있었는데 우리는 코로나가 우리에게 온지 벌써 10년은 된 것 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이제 겨우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숙소 체크인이 바로 되면 좋을 텐데, 될지 않될지는 가봐야 알기에 일단 더 케이 호텔 경주로 갔다. 체크인이 안되면 그냥 차에서 잠시 쉬어도 좋을 것 같았다.

https://youtu.be/OdnPnqruC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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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에서 나와서 고속도로를 타고 경주로 이동을 했다. 너무 이른 시각에 집에서 나와서 그런가 약간 처지는 기분이 들었다. 새벽부터 출발하는 것은 아니였나 보다. 토요일 아침에 늦게 출발하면 서울, 수도권에서 많은 시간을 버릴 것 같아서 서둘러 나왔는데 수면 부족으로 컨디션이 빠른 속도로 안좋아졌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더욱더 피곤함이 밀려왔다. 경주 톨게이트를 지나 경주로 진입하니 잠이 쏙 달아났다. 중부지방은 이제야 꽃들이 얼굴을 조금씩 내밀고 있는데 이곳은 벚꽃세상이였다. 길가에 핀 벚꽃을 보고 있으니, 피곤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아직은 이른 시각인지 차가 막히지 않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차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기차가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화본역에서 출발할 때는 불국사를 가기로 하고 왔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는데 석굴암을 한번 보고 가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불국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않고, 불국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석굴암으로 향했다.

 

 

 

 

 

지나오는 길에 불국사는 온통 벚꽃으로 화사한 분홍색을 띄고 있었다. 빨리 석굴암을 보고 내려와서 불국사의 벚꽃을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을 살랑살랑 설레였다. 이십년 전에 대학생때 기차를 타고 불국사에 놀러왔다가 석굴암을 보러 간다고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난 등산길을 따라 올라갔던 기억이 났다. 차로 가도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을 올라가야했다. 석굴암 주차장은 유료주차장으로 출구에서 주차료를 지불하면 되었다.

 

 

 

 

 

날이 맑으면 산밑으로 경주가 보일 것 같은데 날이 흐리멍텅했다. 친구가 카톡으로 중부지방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고 아침부터 우울해 진다고 했다. 다행이 여기는 비가 올듯말듯 밀당을 하고 있었다. 제발 구경하는 동안만큼은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차장에 주차를 할 때는 골라서 주차를 할 만큼 자리가 널널했다. 석굴암을 보고 다시 차로 돌아왔을 때는 빈자리를 찾는게 쉽지 않아 보였다. 고작 30~40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사이 관광객들로 주차장이 가득 차버렸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 그런지 입장료가 꽤 비싼편이였다. 아빠는 경로우대의 혜택을 받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셨고 나는 6,000원을 지불했다.

 

 

 

 

 

아! 이 길 기억이 난다. 산허리인 것 같은 길을 그냥 편안하게 걸으면 되었다. 석굴암까지 가는 길은 약간 내리막 길이라 더욱더 걷기가 편했다. 길가 옆으로 매달린 연등은 안내선의 역할도 하면서 길을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경주시내보다 몇 백미터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이곳은 꽃이 그다지 많이 피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성질급한 몇몇 꽃들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꽃을 피우고 내가 일들이야라고 뽐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과 거리를 적당히 벌리고 길을 걸어 갔다. 너무 붙어가면 나도 불편하고 상대도 불편한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거리를 두고 걷기 위해 노력을 했다.

 

 

 

 

 

 

 

 

 

 

 

길가 주변으로 심어진 소나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 길옆이 낭떨어지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구불구불 난 길은 걷는이가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않았다. 코너를 돌면 또 다른 길을 보여주고 또 돌면 또 다른 길이 나오고, 직선으로 난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직선 길이 주는 피곤함을 말이다. 그러나 구불구불한 길은 자신의 모습을 아주 조금씩 보여주는 새침때기 같았다.

 

 

 

 

 

가는 길에 의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곳에서는 이렇게 낮은 돌담에 앉아서 잠시 다리를 쉬고 가는 것도 낭만이 아닐까?!

 

 

 

 

 

사람이 많다고 할 수 없고 적다고 할 수 없는 딱 적당했다. 사진을 찍으며 주변 풍경을 보면서 석굴암까지 가다 보내 남들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았다. 어떤 관광객들은 벌써 석굴암까지 갔다가 돌아오고 있었다. 아빠는 봐봐 우리보다 더 빨리 오는 사람도 있잖아! 그러닌까 빨리빨리 다녀야 여유롭게 구경한다고, 잠많은 나를 타박하셨다.

 

 

 

 

 

 

 

 

이제 넓은 광장 같은 곳이 나왔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석굴암인가 보다.

 

 

 

 

 

건물 뒤쪽 산같이 생긴 곳에 설굴암이 위치해 있다. 고등학교때 인가? 그때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라는 책이 한창 유행을 할 때였다. 그래서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2편이 경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 같은데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입으로만 구전되어 오던 석굴암이 일제시대 때 발견이 되고 복원이 시작되었다. 그후로 여러번의 복원작업을 거쳤지만, 지금 우리는 석굴암을 유리 넘어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코로나만 아니면 약수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가면 좋겠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이런 것은 그냥 눈으로 보면서 시원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어떤 가족은 가이드와 함께 이곳에 온 것 같았다. 가이드이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내가 아는 잡지식을 어떻게든 꺼내서 아빠에게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해주면서 왜그렇게 화가나는지, 복원을 잘못한 것도 화가나고, 많은 문화재들이 국외로 반출된 것에 대해서도 화가 났다. 1000년의 기술은 현대에 복원하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기술자와 과학자들이 연구를 했겠지만, 석굴암을 처음 만들었을 때 처럼 보존하지 못하는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석굴암의 석물이 진열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렇게 단단한 돌은 한치의 오차없이 자르고 연결해서 석굴암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석굴암 안을 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줄을 서서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석굴암 안에서는 동영상 및 사진촬영이 되지 않기에 아쉽지만 촬영을 할 수 없었다. 실제 석굴암의 모습과 교과서에서 본 석굴암의 모습은 모양은 똑같지만 실제가 주는 무게감과 정교함,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솔직히 석굴암의 경이로운 모습에 석굴암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힐끔힐끔 본 것 같다. 나는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석굴암의 부처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압도되는 느낌이였다.

 

 

 

 

 

돌아오는 길은 누가 내마음을 때린 것 같이 마음이 멍하였다. 어릴적에 보았던 석굴암과 오늘 본 석굴암은 분명히 같은 것일텐데, 난 뭔가에 압도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되돌아 가는 길은 살짝 오르막이였다. 그러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오르막길이였다. 아침에 왔을 때는 날이 쌀쌀한 것 같더니 석굴암에 본 후 밖으로 나오니 살짝 덥게 느껴졌다. 이곳이 확실히 남부지방이 맞나 보다, 조금 언덕길을 올랐을 뿐인데 등 뒤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길가에 핀 꽃 사진을 찍고 있는데 풀숲 어디선가 부시럭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한참동안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나기에 한곳에 서서 어떤 동물인지 궁금해서 한참을 보고 있었는데, 끝내 자신의 모습을 드러지 않았다.

 

 

 

 

 

 

 

 

 

 

 

석굴암 가는 길은 며칠만 더 지나면 더욱더 푸르게 변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맑았다면 더 좋은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있어서 들어가는 문에서 사진을 못 찍었다. 그래서 앞에서 사진 한장을 찍고, 세계유산을 알리는 비석 앞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년 전에 불국사를 구경하고 석굴암까지 걸어 올라 왔었다. 무슨 정신인지, 무슨 깡인지 모르겠지만, 초여름에 배낭여행 가방을 메고 100키로가 넘는 몸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이곳에 올라 왔었다. 지금이야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정말 숨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불국사에서 걸어온 것 같이 찍어 달라며 계단에서 힘든 척을 하셨다.
https://youtu.be/OdnPnqruC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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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이후 어디 가는 것이 무서워서 기존에 예약했던 여행을 거의다 취소하거나 수정해야 했다. 자가격기가 무서운 것보다는 그 후 직장으로 돌아갔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무섭게 느껴졌다. 나 또한 마음이 소심해져서 우울증 초기 증세를 보이는 것 같았다. 어디로 떠나기도 무서워져서 3월 말에 예약해둔 강원도 여행을 취소해버렸다. 그러나 이놈의 역마살은 어쩔 수 없나보다. 자가격리 때문에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 해졌다는 핑계를 삼아서 3월 마지막주에 경주여행을 감행했다.

 

경주에 가기 전 중간에 들렸다 갈만한 곳을 찾다보니, 토요일 밤에 하는 "손현주의 간이역"이라는 프로그램 첫회에 나온 간이역인 화본역이 가는 길에 있었다. 경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리면 좋을 것 같아서 경주여행을 하기 전 군위에 있는 간이역인 화본역으로 향했다. 집에서 새벽 3시에 나왔더니 고속도로는 아직 어둠으로 가득차 있었다. 차가 없으니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무섭다는 생각도 들면서, 막힘없이 나가는 차에 마음 속 깊이 묻어 둔 우울함이 조금씩 날아가는 것 같았다.

 

군위에 가까워질수록 동쪽 하늘은 붉게 물들고 있었다. 너무 집에서 일찍 나와서 약간 졸음이 쏟아졌지만, 운전하는 아빠에게 미안해서 졸음을 참아가며 참새처럼 계속 조잘조잘 거렸다.

군위 IC를 나와 시골길을 따라 가다 보니 저 멀리 화본역의 상징인 급수탑이 보였다.

 

화본역 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역주변을 구경했다. 새벽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아직 관광객이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새벽부터 이렇게 다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동네가 조용했다.

 

 

감성적인 기차역과 기차역 역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 김유정역과 비슷한 느낌이였다. 김유정역이 조금더 시골간이역의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화본역은 간이역이지만 세련되게 새단장을 한 것 같은 느낌이였다. 새단장을 했지만 옛날의 감성만은 잃지 않고 있어서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 같아 보였다.

 

기차역 옆에는 공원이 있었다. 여름이 되면 나무에 잎이 무성해지면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공원이 풍성하고 정겹게 느껴질 것 같았다. 내륙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아침공기는 쌀쌀했다. 그러나 공기에서 신선함이 느껴졌다.

 

기차카페인데 코로나로 인해 운영을 안한다는 것을 블로그에서 본 것 같다. 이른 시간이라 카페가 열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새마을호 앞부분이 이렇게 생겼었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까이 가서 보니 앞부분은 모형으로 만든 것이였다. 직접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어쩐지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앞부분은 진짜 기차가 아니였다.

 

하루에 기차가 몇 대 정차하는 간이역이라 고요함과 적막함이 플랫홈과 기차역에서 느껴졌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 이런 간이역에서 기차를 타본 것이 언제적일까? 기차의 덜컹거림에 따라 내 생각도 같이 덜컹덜컹거리고, 무엇인가 여유롭던 예전의 모습들이 생각났다. 작년에 동대구에서 경주에 갈 때 무궁화호를 타고 갔었다. 오랜만에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덜컹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풍경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90년대 감성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그시대의 감성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급수탑으로 가기 위해 화본역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간이역을 촬영했던 곳이라 간이역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처음 이 방송을 보고 기차역 너무 이쁘다. 어딜까 궁금해서 카카오맵에서 찾아서 즐겨찾기를 해놓았다. 그만큼 한눈에 역의 매력에 뿅하고 반해버렸다.

 

 

역사 안에 들어오니 무엇인가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방문객들을 위한 기념사진용 모자도 있었다. 어릴적 꿈 중 하나가 저런 모자를 쓰고 기차를 운전하는 것이였는데,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튼 요즘들어 어릴적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곳에 갈 때 빈 종이나 메모지를 하나 챙겨갔어야 했는데, 미처 생각을 못하고 이곳에 와서 스탬프를 찍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스탬프를 찍지 못해 아쉬워서 이렇게 사진만 찍었다. 손현주의 간이역에 나온 역들을 따라서 돌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방문지는 충주에 있는 삼탄역을 가볼까 슬그머니 아빠에게 운을 띄었다가 아빠한테 한소리 들었다.

 

의자에 앉아 위를 올려다 보니 천장에 용 한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나하나 디테일이 숨어 있는 역같았다.

 

급수탑을 보고 싶었으나 급수탑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오전 9시부터라 멀리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차이용승객이 아닌 관광객이 플랫홈으로 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했다. 그러나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아침 8시 무렵이라 역내부만 구경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빠도 뭔가 아쉬운지 차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역앞을 왔다갔다 하셨다.

 

 

이렇게 조용한 아침은 오랜만에 맞이하는 것 같다. 가끔 동네 주민분께서 왔다갔다 하시기는 했지만, 차소리가 없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급수탑에는 갈 수 없었지만 그래도 멀리서나마 이렇게 볼 수 있어서 아쉬움이 덜했다. 나는 급수탑보다는 배우 유해진씨가 만든 의자에 앉아 보고 싶었는데, 카메라 줌을 이용해서 밖에 나무의자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극적으로 기차 한대만 지나가면 그림이 딱 이쁠 것 같은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우리말고도 다른 커플이 너무 이른시간이 이곳을 방문해서 우리처럼 멀리서 사진만 찍고 갔다. 우리도 더 있어봤자 아쉬움만 더 커질 것 같아서 경주로 이동을 했다.

경주로 들어서기 전 휴게소를 들려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서울에서 새벽 3시에 출발했기에 너무 피곤했다. 그런데 호텔 체크인까지는 아직도 5시간 이상 남았기에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해야 했다. 그래서 석굴암과 불국사를 보면 대충 체크인 시간이 될 것 같아서, 다시 불국사 쪽으로 향했다.

youtu.be/QdRw0bbrl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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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봄날인데 어디 갈 수 없어서 답답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비가 하루종일 온 다음날 날이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화창해졌다. 벚꽃이 있는 어디론가 가고 싶어졌다. 한주 전에 경주에 갔다 왔기에 다시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은 부담이 되어, 부담이 되지 않는 서울에서 꽃구경을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남산 벚꽃길을 걸을까 고민을 하다 마곡나루에 있는 서울 식물원을 가기로 했다. 서울역에서 공항전철로 갈아 탄 후 한강을 건너니 바로 마곡나루역에 도착했다. 마곡나루역 3, 4번 출구로 나가면 서울식물원으로 갈 수 있었다.

 

집에서 나올 때는 날이 쌀쌀해서 옷을 하나 더 입고 나왔으나, 전철에서 내리니 날이 너무 따뜻했다.

 

티몬 핫딜에 가끔 뜨는 코트야드 바이메리어트 호텔이 보였다. 객실이 식물원 정원 쪽을 향해 있는 것이 인상적이 였다. 호캉스 한번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스한 주말이라 그런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 동네 마실을 나온 사람들도 있고 우리처럼 타 지역에서 놀러온 사람도 있고, 여의도 윤중로로 갈 사람들이 봄날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흩어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긴지 얼마 안된 공원이라 그런지 새로 만든 느낌이 이곳저곳에서 묻어 났다. 길가에 심어놓은 알록달록한 튤립은 코로나로 인해 쳐져있던 무채색의 마음을 밝게 물들이는 것 같았다. 역시 겨울보다 봄이 되어야 사람들도 생기가 도는가 보다.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채도가 높은 튤립을 보고 있으니 봄은 봄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삼아 나온 사람들도 이쁜 튤립을 보고 다들 쭈그려 앉아 사진 한장씩 찍고 지나갔다.

 

 

역시 튤립은 붉은색이 강하고 이쁜 것 같다. 아직 화단의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았지만, 그 빈자리를 아름다운 튤립들이 채우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공원이 넓었다. 공원을 둘러싸고 아파트와 대기업의 건물들이 있었다. 미래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 공원이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면 뉴욕 매하탄의 센트럴 파크같이 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화단의 꽃들이 듬성듬성 피어 있지만 그래도 무채색의 겨울을 지나 노오란 꽃을 피운 꽃들이 눈에 들어 왔다.

 

며칠 전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작년에 수선화를 보러 유기방 가옥에 갔던 것이 생각나서 이번 년도에도 다시 한번 가고 싶었다. 그러나 여의치 않아서 수선화를 못보나 아쉬워 했는데 이곳에 튤립 말고도 수줍움 가득한 수선화 단지도 조성되어 있어서 유기방 가옥을 못 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역시 봄은 화려한 꽃들과 함께해야 마음도 봄과 같이 화사해지는 것 같다. 화단에는 눈이 아플정도로 화려한 꽃들이 피어 있었다.

 

 

사무실 한쪽에 이런 꽃밭을 조성하면 얼마나 좋을까?! 공원이 꽤 넓어서 조금 힘든 느낌이였는데 꽃들을 보고 나니 꽃으로 부터 좋은 에너지를 얻었는지 기운이 났다.

 

 

서울 식물원으로 가는 길에 유리창 넘어로 식물원을 구경하는 곰을 보았다. 분홍색의 곰이 눈의 확 들어왔다. 곰의 표정이 어찌나 짠하게 보이는지 왠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는 마곡지구가 완전히 공사가 끝난 것이 아닌가 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보니 이곳저곳 공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새로 조성된 지역 치고는 건물의 높이가 꽤 낮았다. 마천루가 즐비한 신도시와 대조되는 느낌이였다. 건물이 낮아서 푸른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공항 근처에 조성된 지역이다 보니 건물을 높게 짓지 않는 것 같았다.

 

핑크곰과 헤어진 후 서울식물원 표를 사기 위해 입구로 갔다. 그런데 진짜 이 줄이 실화인지? 식물원에 들어가려고 이렇게 줄을 서있는 모습은 처음보는 것 같다. 대강 들어가는데까지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한다. 처음에 줄에 섰다가 이러다 오늘 안에 식물원 구경을 못할 것 같아서 줄 선지 오분만에 줄에서 나왔다.

 

뉴스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서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서 위기라고 나오는데, 이곳은 그런 뉴스는 다른 나라 이야기라는 듯이 다닥다닥 줄을 서서 식물원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인스타에서 요즘 싱가폴 가든스 바이더 베이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서 젊은 사람들의 방문이 크게 늘은 탓인 것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니 많은 사람들이 해외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몰리는 것 같았다.

 

식물원을 보러 왔는데 식물원에 들어가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아서 식물원은 들어가지 못하고 식물원 바깥쪽에 위치한 상점이 위치한 편의시설 쪽으로 갔다.

 

 

식물원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편의시설이 있는 곳에서 식물원의 안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편의시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좋아할 것 같은 감성을 지니고 있었다.

 

꽃으로 꾸며진 파스텔 톤의 북카페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 편의시설 안에 카페도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테이크 아웃을 해서 가지고 나왔다.

 

다양한 작물의 수경재배 모습은 아빠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집에 저렇게 키우면 좋을 것 같은데 저렇게 키우면 전기세가 더 나와서 못 키울 것 같다고 하셨다.

 

 

북카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갔다. 이곳저곳 전부 꽃과 식물로 장식되어 있어서 힐링이 되는 것 것 같았다.

 

사람들이 북카페를 많이 찾지 않아서 편하게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파란하늘 사이에 빨간 색종이를 풀어 놓은 것 같은 꽃비가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빠는 이 꽃을 보시고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가 생각나신다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앙코르와트의 모습을 닮은 것 같았다. 앙코르와트는 색이 무채색이지만 아주 오래전 앙코르와트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아름다운 색은 잃어버리고 형체만 정글 속에 남아 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단에 심어진 다양한 꽃 사진을 찍으니 시간이 바람같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더 이쁘게 꽃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아무리 연습을 해도 사진 찍는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다. 예술적인 능력은 타고 나야 하는 것일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나만의 감정을 담기 위해 열심히 버튼을 눌렀다.

 

 

이 건물은 지인분께서 자주 페이스 북에 올리셔서 눈에 익었었다. 그런데 이 건물이 이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건물 앞에 핀 흰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칙칙해 보이는 건물이 조금 화사해 진 것 같았다.

 

작은 개울의 징검다리를 지나 반대편으로 갔다.

 

억새(?)숲 사이에 서 계시는 아빠를 확대해서 찍으니 억새풀들이 사자의 갈기처럼 나왔다. 찍은 사진을 보고 혼자 한참을 웃었다.

 

흰꽃과 노란색의 풀을 넣으니 더욱더 운치있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같았다. 때마침 하늘도 자신의 역할을 하고 싶었는지 극적인 색을 표현하고 있었다.

 

 

식물원에 못가서 아쉽지만 다 본 것 같아서 다시 마곡나루역으로 향했다.

 

 

처음에 올 때는 식물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급해서 대강대강 사진을 찍었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정성을 들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러나 역시 실력이 딱 여기까지 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고 나간 가방이 무거워서 다시 목디스크가 도질 것 같았다. 머리도 조금씩 아파오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출퇴근 할 때 짧은 시간만 가방을 매고 다녀서 가방을 매고 걸으면 목이 심하게 아프다는 것을 느낄 수 없었는데, 오늘따라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들어올 때 지나쳤던 물이 있는 정원도 지나가 보았다. 서울시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저 멀리서 선거 유세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야 서울시민이 아니기에 그냥 선거를 하나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넓게 펼쳐진 하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넓게 펼쳐진 하늘을 본 적이 언제일까? 공항 주변이다 보니 높은 건물이 없고, 산도 없고 뻥 뚫린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내마음도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코로나 이후로 무엇을 해도 해소되지 않는 느낌이 항상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니 조금이나마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찜찜한 마음의 찌꺼기가 제거되는 것 같았다.

 

 

 

서울 식물원에서 온실 및 주제정원은 요금을 지불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온실로 들어가는 줄이 한시간 반이 넘게 걸린다고 하길래 방금전 포기하고 그냥 돌아서 왔다. 그러나 주제정원은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대신 온실은 시간 관계상 방문할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아빠는 65세 이상이라 무료이고 나만 5,000원을 지불했다. 표를 한번사면 온실과 주제정원 두곳을 입장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아직 겨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지 않앗다. 그러나 나같이 성질급한 녀셕들은 꽃을 활짝 피웠다.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약간 횡한 느낌이 들었다. 아빠도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정원이 더 아름다워질 것 같다고 생각보다 아쉽다고 하셨다.

 

 

꽃봉우리가 맺힌 나무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인내하고 있었다.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그 아름다운 자태를 찍어 보았다.

 

 

 

 

 

아직은 조금 돈을 내고 들어오면 후회할 것 같았다. 시간이 더 흘러 정원이 더 풍성해지면 그때는 입장료가 덜 아까울 것 같았다. 아마 온실에라도 우리가 다녀왔으면 그런 생각이 덜 들었을 것 같은데 온실 입장을 못하고 주제정원만 구경하다 보니 입장료가 꽤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멀리서 보니 식물원의 모습이 싱카폴의 식물원과 비슷한 것 같아 보였다.

 

댄싱 가든에서 아빠는 댄서들과 같이 포즈를 취하셨다. 여러명의 댄서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이 느껴졌다.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의 의자을 앉지 못하게 줄을 쳐놔서 앉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걷기만을 했다. 컨디션은 조금씩 쳐지는 것 같았다. 뒷목도 점점 땡겨오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이제 아쉽지만 진짜 집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빠에게 너무 힘들다고 말을 했다. 아빠도 정원을 거의다 본 것 같다며 더 아프기 전에 빨리 가자고 하셨다.

 

 

아빠도 말을 그렇게 하셨지만 뭔가 아쉬우셨는지 계속 꽃 앞에서 사진을 찍으셨다. 나도 나 때문에 일찍 돌아가는 것 같아서 아빠에게 미안했다.

 

 

저 고양이는 저기에 자리를 잡았나 보다. 사람이 뒤에서 쳐다봐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몸 상태가 더 않좋아지기 전에 전철역으로 향했다. 한번 두통이 오면 몇날 며칠을 두통에 시달리는 것을 알기에 초기에 입질이 올 때 빨리가서 쉬어야 했다.

 

몇년이 지나면 이곳도 벚꽃 터널이 될 것 같았다. 지금은 듬성듬성 화려한 벚꽃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

 

 

뭔가 잘 보고 가는 것 같으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나중에 한번 더 온실을 보기위해 오고 싶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꽃도 더 많고 더 푸르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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