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메인에 올라온 요즘 핫한 커피숍 중 수도권에 있는 카페 중 마장호수에 있다는 '레드브릿지'에 가기 위해 마장호수로 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차를 주차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아빠집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마장호수가 있었다. 파주와 양주 경계에 있는 호수로 양주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이곳이 이렇게 유명한지 모르고 집에서 오후 2시쯤 늦장을 부리다 가장 혼잡할 시간에 호수에 도착했다. 그래서 주차장을 찾아 1주차장부터 빈자리를 찾아 호수를 따라 돌고 있으니 그래도 7주차장쯤 가니 빈자리가 있었다. 1주차장에 하나 7, 8주차장에 하나 호수로 연결되는 길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보니 5, 6주차장이 좋은 것 같았다. 7주차장은 조금 걸어야 호수에 닿을 수 있었고, 5, 6주차장은 주자창이 바로 호수 옆에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주차장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찾으면 빈자리는 있었다. 레드브릿지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싶었지만 레드브릿지 주변은 만차라 주차를 할 수 없었다. 운동삼아 호수 주변을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7주차장에 주차를 했지만, 주차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7주차장에서는 바로 호수로 연결되는 길이 없어서 6주차장으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살짝 걸어서 맞은 편에 보이는 버스 회차로가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 후, 하늘계단을 이용해 호수에 닿을 수 있었다. 진짜 계단을 오르다 하늘을 볼뻔했지만, 올라가면서 보는 풍경이 나쁘지 않았다.
7주차장 옆에 있는, 하늘계단이 있는 주차장은 유료인 것 같았다. 유료 때문인지 다른 주자창에 비해 빈자리가 많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광역버스가 정차를 하는 것 같았다. 차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차를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외국인이었지만.
호수까지 이렇게 높은 계단을 올라가면 되었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았고 가파른 편이었다.
그래도 오르기 전에 작은 화단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바라기도 있고, 코스모스도 있고, 뭔가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여름의 코스모스라 생소하기는 했지만, 아빠는 호수보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때문에 이곳이 멋진 곳이라 하셨다. 아빠는 꽃이 없는 곳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시는 편이다. 그리고 여행을 갔다 오면 그곳에 어떤 꽃이 있는지로 여행지를 기억하시는 편이다. 종종 꽃이 없는 여행지인 경우 잘 기억을 못하시기도 한다. 그러나 하늘계단에 오르기 전 이렇게 작은 화단이 있고, 거기에 꽃도 있으니 아빠의 기억 속에는 출렁다리나 호수의 모습 보다는 꽃이 더 강렬하게 남아 계신 것 같았다. 사람마다 장소를 기억하는 방법이 다 다른데, 어떤 사람은 그곳의 냄새로 장소를 기억한다고 하고, 아빠처럼 누군가는 그곳의 식물로 여행지를 기억한다. 나는 그냥 다 기억하는 것 같다. 한번 간 곳은 그대로 머릿 속에 남는다. 가끔 아빠랑 대화를 할 때, 여행간 곳에 대한 설명을 하면 아빠가 기억을 못하셔서 그곳에서 본 식물로 말을 하면 바로 기억을 하신다. 그래서 아빠랑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그때 본 식물을 어떻게든 생각해 내려고 노력한다.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몇 계단 안올랐을 때는 자신감에 차서 힘차게 올랐으나 점점 정상에 가까워 올 수록 급속도로 체력이 떨어졌다.
뒤를 돌아보니 G7111버스가 버스 정류장 앞에 서있었다. 2층 버스를 타고 이곳에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대신 여름에는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G7111버스는 파주에서 서울까지 가는 버스로 이곳에 들리지 않는데, 왜 이곳에 저 버스가 서 있는지 궁금해 졌다. 카카오 버스로 노선을 찾아보니 주말에는 7500번 버스가 다니고, 평일에는 313-1번을 타면 된다고 나오는데, 아무튼 그냥 자차로 가는게 가장 편한 것 같기는 하다.
하늘계단에 오르니 호수가 훤하게 보였다. 뭔가 마음이 뻥하고 뚫리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는 여유롭게 땡볕에서 수상레져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출렁다리도 보였다.
걷다보니 호수 한쪽에서는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수로와 둑이 보였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물을 조금 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주엔 더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인라 그런지 수량을 더 낮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물을 빼고 있었다.
이곳이 6주차장으로 주차장에서 바로 호수로 연결되어 있었다.
느낌은 산정호수 같았다. 이 호수도 산 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호수주변을 돌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걸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계단으로 된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계단이 없는 길이라,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장애인도 쉽게 어느 구간은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창한 나무가 한쪽에 있고 시원한 바람이 호수에서 불어오니 걷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거리를 유지하고 다니기는 쉽지가 않았다.
길가에 핀 루드베키아와 후라이꽃에 잠시 빠졌다. 이시기에 루드베키아가 많이 피기에 어디를 가든지 볼 수 있는 흔한 꽃이지만, 루드베키아를 보면 여름이구나, 비가 오는 시기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20년전 박카스국토 대장정에 참가자로 참여했을 때, 항상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꽃이였다. 스탭을 했을 때는 이꽃을 꺾어서 참가자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인생에서 인연이 없을 것 같은 꽃이지만, 나에게는 초여름하면 생각나는 꽃이고, 대장정하면 같이 떠오르는 꽃이기도 하다.
물이 생각보다 깨끗해서 에메랄드 빛을 띠었다.
작은 분수 위의 아이 동상이 브루셀의 '오줌싸개 동상'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오줌사개 분수를 액자에 넣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앞의 가족이 이 액자에서 사진을 한참을 찍어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생뚱맞게 이런 초가집도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지나가면 신기한지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리도 수상레저를 즐겨볼까 했지만, 왠지 나혼자 노를 저어야 하거나 패달을 돌려야 할 것 같아서 보는 것으로만 만족했다.
그리고 출렁다리 근처로 오니 커피숍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연주회도 열렸는데, 연주회가 열린 장소가 땡볕이라 너무 더웠다.
그리고 119 건물도 있었는데,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119건물 유리창이 거울처럼 비치길래 사진도 한장 찍었다.
그리고 '레드브릿지'에 도착을 했다. 사람이 많아서 그냥 지나쳐 갈까 생각을 했지만, 이곳에 온 것도 이 카페때문인데 왠지 그냥 가버리면 서운할 것 같아서 일단 가보기로 했다. 레드브릿지이야기는 다음편에서 올리겠다.
레드브릿지에서 진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산책을 하기 위해 나왔다.
생각보다 수상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나가다 얼핏 들어보니 대기 줄이 긴 것 같았다.
원지 시원해 보였다. 그런데 저 패달을 돌리려면 엄청 힘든 것을 알기에 보기에만 좋았다. 앉아 있는 사람은 등에 땀이 쪼로록 흐르고 있을 것 같았다.
호수주변을 걸으니 드디어 출렁다리 근처에 도착했다. 그런데 레드브릿지에서 나와서 전망대 쪽으로 걸어갔으면 바로 출렁다리로 갈 수 있는데, 우리는 잘못해서 호수가로 내려와서 다시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출렁다리로 갈 수 있었다.
그래도 대신 다리 밑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다리 위에 매달리는 장면이랑, 다리를 받치고 있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나왔다.
그냥 평범하게 찍는게 더 나은 것 같았다.
아래에서 출렁다리를 보니 다리가 축쳐진게 끊어지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아래로 쳐져 있었다.
계단을 통해 다시 전망대로 올라갔다. 살이 찐 후로 조금만 움직여도 왜 그리 힘이드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을 못간지 벌써 6개월이 다되어 간다. 그리고 정형외과 약을 장기적으로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하는데, 매년 정형외과 약을 몇 달씩 먹다보니 그때마다 5~10키로씩 계속 살이 쪄왔다. 유독 이번 년도가 급속도로 살이 찐 것 같다.
출렁다리 위로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로 올 수 있는 길을 결국에는 돌아서 왔다.
출렁다리 초반에는 약간 계단처럼 놓아져 있었다. 그리고 가운데 부분은 철망으로 되어 있었다. 밑이 보이는 다리라 재미가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조금 무서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래에서 봤을 땐 출렁다리라고 출렁출렁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다리 위로 올라오니 걸을 때 마다 다리가 울렁울렁 거렸다. 누군가 다리를 한번 크게 흔들면 튕겨나가는게 아닐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다리 위에서 주변을 보니 물색도 에메랄드 빛으로 보이고 하늘은 파랗고, 녹색의 산들이 외국의 풍경에 뒤지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다리의 중간 부분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뒤에서 어떤 분이 중국 장가계에 갔을 때 걸어던 잔도보다 덜 무섭다며 자신의 여행담을 풀고 있었다. 안듣는척하며 그분의 무용담을 열심히 들으며 다리를 걸었다. 다리가 무섭긴 보다는 핸드폰 떨구면, 저 아래로 빠질 생각에, 핸드폰을 잃어버릴 생각을 하는데 더 무서워서 핸드폰을 꼭 쥐고 걸었다.
사람들이 무서워서 앞으로 빨리 걷는 것 같았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에 밀려서 나도 모르게 계속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간간히 사람이 없는 구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드디어 출렁다리 반대쪽에 도달하였다. 기념삼아 출렁다리라는 간판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리가 있는 곳에서 내려와 호수에서 다리를 보니 축 쳐진 다리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다리 위를 걸으며 본 호수의 모습도 멋지지만 역시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은 더 멋졌다.
평온해 보이지만 저 위는 아비규환이겠지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호수의 남은 반절을 다시 돌아가야 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략 3.5키로미터를 걸었다.
예전에 나무가 있던 곳이었는데 나무를 다 잘라 버렸다. 느낌은 대만 또는 홋카이도 여행 때 본 풍경과 흡사했다. 나무를 자르지 말고 자연상태로 놔두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호수의 반바퀴를 돌아 하늘계단이 있는 곳으로 왔다.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사진을 찍었다. 처음 왔던 그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아이들이 놀고 있어서 그냥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여자아이도 있었는데, 잽싸게 도망가는 바람에 멍하게 앉아 있던 남자아이랑 아빠랑 같이 사진을 찍게 되었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데 왜 그리 다리가 후덜후덜 거리던지 넘어지면 진짜 하늘로 갈 것 같아서 난간을 꽉 잡았다. 해가 뉘엇뉘엇 지기 시작하려는지 하늘이 아주 살짝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 찍은 해바라기 사진이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사진을 찍었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사진이 너무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는 사람이 뜸한 평일에 오고 싶은데 평일에 올 수 있을지?! 아무튼 서울 근교라 쉽게 올 수 있고, 멋진 풍경까지 덤으로 볼 수 있어서 나중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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