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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어디 나갈 계획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주말에 공주를 가자고 하셔서 목요일 저녁에 부랴부랴 숙소를 알아봤다. 당일치기로 다녀와도 되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요즘은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몸이 너무 축나는 것 같다. 그래서 1박 2일이나 2박 3일 여행을 알아보는 편이다. 1박 2일이든, 2박 3일, 당일치기 여행이든 아무튼 여행을 다녀오면 힘든 것은 비슷한 것 같다. 수도권에서 토요일 아침에 고속도로를 타면 막히기 일쑤이기 때문에 그냥 금요일 오후 늦게 출발하는 것도 나쁜 것 같지는 않다. 그대신 숙박비가 추가로 드니 금전적인 압박이 항상 있기 마련이지만.

급하게 계획한 여행이라, 급하게 조퇴를 했다. 첫날부터 공주에서 잘까 고민을 해봤다. 전에 심심해서 국내 호텔 이곳저곳을 검색해 보니 평택에 있는 라마다앙코르가 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평택으로 숙소를 잡았다. 그리고 평택에 간김에 아빠 지인분도 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고속철도 고속선을 두번 안산에서 만나는데 한번도 본적이 없다가, 이날 드디어 고속기차를 만날 수 있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런데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로 기차를 보니 너무 급하게 셔터를 눌러댔다. 그래서 쓸만한 사진이 많이 없었다.

처음으로 매송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갔다. 서서울 톨게이트에서 처음 나오는 휴게소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대신 엄청 깨끗하고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할리스 커피에서 커피를 사가지고 와서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날이 덥기는 했지만,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와서 덥다는 느낌은 많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살짝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처다보니 쪽빛 하늘에 간간히 비행기가 날아갔다. 비행기 경로상에 있는 곳인지,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비교적 낮게 날고 있었다. 요즘처럼 하늘을 처다보면 비행기를 보기 힘든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굉음을 내며 날아가는 비행기의 엔진소리가 반갑기만 했다. 저 비행기는 화물기일지 여객기 일지 궁금했다.

하늘이 파란 바다 같았다. 멕시코 칸쿤에서 봤던 쪽빛 바다와 같은 색의 하늘이었다.

그리고 또 뒤를 이어 날아가는 비행기가 언제 해외를 가봤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멀지 않은 1월에 다녀왔지만, 벌써 몇 년은 된 것 같았다. 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한 기간이 이제 5달이 다 되어 가는데 마음은 몇 년이 된 것 같다. 까다로운 방역 조건들 때문에 생활도 제한적이고,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는 시대가 되니, 더욱더 쉽게 심리적으로 지치는 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며 언젠가 다시 자유여행이 가능해 지는 날을 빌었다.

라마다 앙코르 평택

평택까지는 채 한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 같다. 금요일인데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서 빨리 올 수 있었다. 대신 도착해서 라마다 호텔 평택인지 라마다 앙코르 호텔 평택인지 헷갈렸다. 두 호텔이 나란히 있었다. 그래서 바우처를 다시 확인해보니 우리는 라마다 앙코르 호텔 평택이었다.

조식불포함가로 3만 5천원에 호텔을 인터파크에서 예약할 수 있었다. 마지막 결제할 때 아이포이트를 2천원 사용했더니 3만 3천원에 예약을 했다. 잠만자고 가면 되는 곳이기에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했다. 대신 공단 안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뷰가 중요하거나, 저녁에 외부활동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맞지 않은 호텔 같다.

그리고 주차장이 지하 3층까지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는 저녁에 지인을 만나기 위해 평택미군기지 부근에 다녀왔는데, 늦은 저녁시간이 되니 주차할 곳이 없어서 겨우 지하 3층 구석진 곳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호텔은 지하 3층부터 옥상 18층까지 있다. 1층에 립셉션이 있다. 그리고 헬스장과 레스토랑이 있다고 들었지만, 가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미군 및 미군 관계자를 위한 캠프험프리스로 가는 셔틀이 있는데, 유료로 사전에 예약을 해야한다.

주변 식당 및 편의 시설에 대한 정보가 엘레베이터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평일에는 조식이 5,000원인데 주말에는 9,900원이다. 조식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 집에서 가져간 음식이 많아서 조식을 먹지는 않았다. 아빠가 집에서 제가 좋아하는 탕수육이랑 치킨, 밥을 준비해서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가지고 오셨다.

체크인 시 고객등록카드를 작성한 후 키를 받았다. 그리고 체크 아웃은 오전 11시까지 였다. 2인인데 키는 1개만 주었다.

저렴하게 예약하기는 했지만 꽤 높은 층을 배정받았다.

문을 여니, 방은 넓지 않았지만, 방 한쪽에 밖을 보며 차 한잔 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체인점이라 역시 내가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익숙한 모습이라 신기하지는 않았다. 대신 밖의 뷰가 나를 놀라게 했다.

시티뷰도 아니고 오션뷰도 아니고 차뷰였다. 이곳에서 자동차를 배에 실어서 수출하는 항구인지, 커튼을 옆으로 젖히니 수천대의 자동차가 나타났다. 저 차중 내차는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아무튼 엄청 새로운 뷰라 신기했다. 오히려 신선했다. 그리고 큰 배들이 아주 천천히 부두에 접안을 하고 떠나갔다. 그리고 잘보면 서해대교가 살짝 보이는 뷰였다.

이렇게 앉아서 자동차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었다. 당연히 흡연은 안되는 곳이었다. 배란다에 나가니 깨끗하게 자동차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진짜 이런 뷰는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뷰에 홀려서 객실 어미니티 및 시설 사진 찍는 것을 잊어 버려서 사용하기 전에 불이나게 사진을 급하게 찍었다. 칫솔은 제공했던 것 같다. 대신 면도기는 없어서 가져간 것을 꺼내서 사용했다. 그리고 미니 냉장고 한쪽 구석은 냉동고인지, 아이스박스에 넣을 얼음을 얼리는데 사용을 했다.

방에 프리와이파이도 있었고, 최근에 지은 호텔인지 시설들이 깨끗했다.

변기는 비데가 없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없어도 불만을 가지면 안될 것 같았다.

샴푸, 바디샴푸, 린스, 비누는 샤워칸과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었다.

호텔 앞이 빈 공터라 이렇게 자동차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나중에 호텔 앞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 이런 멋진 뷰가 없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키를 하나 밖에 안주어서 키홀더에 이렇게 다른 카드를 넣어 놓고 갔다. 카드를 빼면 냉장고가 꺼질 것 같아서, 지갑에서 카드 하나를 꺼내서 꼽아 보니 전원이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옥상이 있다길래 저녁에 호텔에 와서 가봤더니, 엄청 무서워서 그냥 내려왔다. 낮에 왔으면 뷰가 그래도 꽤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캠프 험프리스 앞 로데오 거리

그리고 아빠지인을 만나기 위해 미군부대 앞으로 갔다. 동두천 미군부대 앞은 몇 번 차로 지나간 적은 있기는 했지만, 평택은 처음 와봤다. 주차는 공영주차장에 했다. 안정쇼핑몰주차장에 하면 되었다. 유료주차장인데 결제는 카드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이 미국 독립기념일이라 그런건지, 아무튼 주차료가 무료였다.

담장 넘어가 미군부대 였다. 한국인데 왜 그리 긴장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왠만한 간판은 영어로 적혀져 있었다.

안정 로데오 거리로 들어서니 여기가 한국일까 미국일까? 헷갈렸다. 약간 쫄았다. 이날이 미국 독립기념일이라 저녁시간에 워킹게이트를 통해 미군들이 쏟아져 나왔다.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저들이 말하는 영어는 왜 그렇게 다르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아빠가 무슨말 하냐고 물어보면, 대충 대강 둘러댔다. 아무튼 마음이 많이 주눅들었다.

아빠는 미국사람 많은게 신기하다고 나보고 계속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는데, 나는 쉽게 카메라에 손이 가지를 않았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가깟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리고 농구 티셔츠를 사가지고 나오는데(빅사이즈라 너무 좋았다) 강아지들이 아빠에게 꼬리를 흔들길래 수줍게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사진을 찍었다. 자신감 있게 말하면 되는데 왜그렇게 쑥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나름 토스도 말하기 레벨 7인데, 원어민이랑 이야기 할 때는 너무 쑥스럽고 챙피하다. 그리고 미국사람이랑 3년동안 같이 일도 했는데 말이다.

미군기지는 어디를 가나 쉽게 구분이 되는 것 같다. 아빠는 여기로 이사오면 영어 많이 써서 영어를 지금보다 더 잘하지 않을까라고, 이사 올까라고 물어봤다.

비가 오다 말다 했다. 지인분을 로데오 거리에서 만났다. 원래는 미군기지 앞에 온 이유 중 하나가 진짜 오리지나루 미국식 햄버거를 먹고 싶어서 왔는데,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멀리서 왔는데 그래도 식사는 하는게 좋을 것 같다며, 저녁을 먹고 가자고 하셔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대신 햄버거는 테이크 아웃을 한 후 호텔에서 먹었다. 주문을 하려는데 메뉴가 전부 영어라서 순간 당황을 했다. 그리고 직원 중 반 이상은 외국인이라 순간 한국어로 말할까 영어로 말할까 망설여 졌다. 다행히 주문 받는 분이 한국인 같아서 한국어로 말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해서 한국어로 주문을 했다. 한국에 있는데, 왠지 한국말을 사용하는게 왜 눈치가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로데오거리 근처에 있는 The Big Bite로 갔다.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는 예전에 이탈리안레스토랑을 하셔서 나이에 비해서 서양식 요리를 좋아하시는 편이다. 그리고 제가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아시기에 손자손녀와 몇번 와보셨다고 이곳으로 왔다. 가격이 싸지는 않아서 살짝 부담스러웠다.

식전빵이 나온 후 에피타이져로 주문한 샐러드가 나왔다.

아보카도 샐러드인데 아보카도 한개가 통채로 들어 있었다. 간만에 먹은 아보카도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그리고 해산물 리조토도 나왔다.

이건 오므라이스인데 옆에 닭고기가 맛있었다.

그리고 폭립이 나왔다. 사이드로 기본으로 제공되는 구운야채가 같이 나왔다. 야채가 싫으신 분은 프렌치 프라이나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

음식이 다 나온 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아주머니께서는 아빠랑 비슷한 일을 하고 계시기에 일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여행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 취소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아저씨는 젊은 사람들처럼 배낭여행을 하고 싶으시다고, 나중에 우리가 여행갈 때 같이 가자고 하셨다. 아무튼 여행 이야기는 항상 신나고, 끝이 없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우리 테이블만 남고 다른 사람들을 다 가버렸다. 작년 오사카 도톤보리에서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잠깐 만났는데(그때도 여행날짜가 우연히 맞아서), 이렇게 1년 만에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내가 운전을 못해서 아빠가 맥주 한잔 함께 마시지 못하고 오셔서 아쉬워 하셨다.

숙소에 돌아온 후 미국식 햄버거로 입가심을 하였다. 체다치즈에 두툼한 소고기 패티가 배가 부른 상황이었지만, 뱃속으로 쏘옥하고 들어가 버렸다. 아무튼 짧은 시간이었지만 국내에서 미국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저녁을 함께 한 것이 너무 좋았다. 미국식 햄버거가 생각나면 나중에 또 햄버거 먹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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