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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간의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고 호주로 넘어가는 날이라 새벽부터 일어나 호텔 체크아웃을 했다.

 

일주일간 렌트카를 운행한 거리가 대략 3000킬로미터 정도였다. 차는 오클랜드 시내에서 빌렸으나 반납은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에서 했다. 보험이 풀커버리지라서 직원이 차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바로 반납할 수 있었다. 누군가 우리차 휠을 긁고 가고 사이드 미러를 치고 가서 약간 망가졌는데 그냥 프리패스였다.

 

차를 반납 후 렌트카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아침부터 날이 좋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인 에어 뉴질랜드 비행기를 탔을 텐데 이때는 마일리지나 등급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기에 그냥 제일 저렴한 젯스타 항공을 이용했다.

 
 

아침시간이었지만 오클랜드공항으로 가는 승객이 많았다. 드디어 호주로 가기는 가는가 보다. 이제 뉴질랜드에 익숙해졌는데 뉴질랜드를 떠난다 생각하니 아쉬웠다.

 

비행기를 탑승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남섬에서 북섬으로 이동하는 길에 하늘에서 뉴질랜드의 멋진 자연을 보고 싶었는데 볼 수 없다 생각하니 아쉽기만 했다.

 

구름층을 뚫고 고도를 높였다.

 
 

어디쯤을 날고 있는지는 모르고 남에서 북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십일에 걸쳐 왔던 길을 단 두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오클랜드 공항에 접근하는지 비행기는 고도를 서서히 낮추었다.

 

소와 양이 뛰어 놀 것 같은 푸른 초원이 보였다. 뉴질랜드에 온 첫날 하늘에서 보았던 그 풍경이 다시 보였다.

 

높은 건물이 없는 단층의 건물들이 보였다.

 

그리고 비행기는 사뿐히 활주로에 터치다운을 했다. 오클랜드공항에 오니 국적기인 대한항공이 보였다. 저 비행기를 타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다 생각하니 대한항공을 타고 온 사람들이 그저 부럽게 느껴졌다.

 

우린 국내선 터미널에서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했다.

 

전세계로 출발하는 비행기들로 공항은 정신이 없었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반지의 제왕이 아닐까?! 공항 한쪽에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동상이 서 있었다. 호주 멜버른으로 가는 아랍에미리트 항공 탑승까지는 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공항에서 시간을 보냈다.

 

중간에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아침비행기를 타고 왔더니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 호주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 이기에 책을 아무리 읽어도 감이 오지 않았다. 그냥 부딪혀 봐야 알 것 같았다.

 

체크인을 하고 출국을 했다. 진짜 이제 뉴질랜드와는 이별인가 보다.

 
 

익숙한 항공사도 보이고 뉴질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항공사들도 있었다.

 

한쪽 게이트엔 아랍에미리트 항공사의 비행기가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오클랜드-멜버른-두바이 비행기로 멜버른에서 한번 착륙 후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였다. 멜버른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리고 다시 두바이까지는 13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비행편이었다.

 
 

탑승객이 워낙 많은 A380이기에 탑승시간도 오래 걸렸다. 빈자리가 거의 없는 만석이었다.

 

모니터를 통해 밖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좌석은 날개 앞쪽이라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뉴질랜드를 이륙한 비행기는 호주에 도착하기 전까지 망망대해를 날아갔다.

 
 

한번쯤 타보고 싶었던 항공사였는데 이렇게 타보게 된 것이 신기할 뿐 이었다.

 

기내식을 먹고 멍때리다 보니 비행기는 호주 대륙에 다다르고 있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대륙의 시작. 끝없이 이어진 해안선을 보니 이곳의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았다.

 

호주 대륙에 진입한 후 조금 더 날아가야 멜버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남한 크기의 80배 큰 대륙이라는데 그 크기조차 실감나지 않을 뿐이었다.

 
 

지는 해를 따라 우리 비행기는 서쪽으로 갔다.

 
 

저 들판의 끝은 어디일까? 여행을 안다녀 봤다고 할 수 없는데 이렇게 넓은 들판은 태어나서 처음보는 풍경이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해는 벌써 저물고 있었다. 여행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가 버렸다.

 
 

호주에 입국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비자를 신청해 놓았기에 다른 비자 확인 절차없이 쉽게 입국할 수 있었다. 우린 스카이 버스를 타고 멜버른 시내로 이동했다. 또 다른 나라에 오니 온몸에 긴장감이 돌았다.

A. 크라이스트처치 국제공항 30 Durey Road, Harewood, Christchurch 8053 뉴질랜드
B. 오클랜드 공항 Ray Emery Drive, Māngere, Auckland 2022 뉴질랜드
C. 멜버른 공항 Melbourne Airport VIC 3045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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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은 이름도 멋진 크라이스트처치에서였다. 드디어 뉴질랜드 북섬에서 시작해 남섬을 한 바퀴 돌아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크라이스트처치도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하루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었다. 시내는 오후에 구경하기로 하고 오전에는 시내에서 멀지 않은 윌로우 뱅크로 향했다. 입장권은 손목에 찰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자연을 그대로 보호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터널을 뚫으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곳을 빙빙 돌아 도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자들이 뉴질랜드로 몰리는 것이 아닐까.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밤비 닮은 사슴이 보였다. 사슴이 크지는 않지만 수컷의 뿔이 멋있었다.

 
 

일부 동물들은 거리를 두고 만나야 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바로 앞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인위적인 우리에 갇힌 것 같은 느낌보다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주말이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에 푹 빠져 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큰 매력인 것 같았다. 뉴질랜드의 날씨가 지랄맞기 때문인지 어제는 투명한 듯 하늘이 맑았지만 오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았다.

 

캥거루 닮은 저 동물의 이름은 무엇일까. 왈라비 같아 보였다. 뉴질랜드와 호주에 넓게 분포해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와 호주가 다른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특이한 동물들이 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타조를 닮은 에뮤도 볼 수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땐 타조라 생각이 되었는데 타조보다는 크기도 작고 색도 검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 원숭이는 영화 마다가스카르에 나오는 그 원숭이들 같았다. 영화에서처럼 이놈들이 단체로 노래를 부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생김새부터 인상적인 돼지들은 관광객 사이를 이리저리 비집고 다녔다. 못난이 돼지들. 땅속에 숨겨둔 음식이 있는지 코를 땅에 박고 코를 킁킁거리며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녔다.

 

시골 농장에 놀러 온 것 같았다. 영화에서 보았던 할아버지의 팜에 놀러 온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쁜 말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렸다.

 
 

다른 동물원처럼 우와!라는 감탄사는 나오지 않지만 정겨움이 큰 매력이었다. 편안했다. 시골 농장에 놀러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나 봐도 헷갈리는 알파카인지 라마인지 모를 동물. 라마나 알파가 생김새가 비슷해서 그런가 봐도 봐도 눈에 익지가 않는다.

 

자유롭게 잔디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동물들과 교감도 할 수 있었다. 아빠도 아이가 되어 동심으로 돌아가신 것 같아 보였다.

 
 

윌로우 뱅크를 나오는데 못생긴 코를 가진 돼지가 우리를 배웅해 주는 것 같았다. 어른들은 어릴 적 동경하던 동화 속의 세계로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직접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윌로우 뱅크를 나와 시내로 가는 길 풍경이 아름답기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 이런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만 남았다.

 
 

처음엔 뉴질랜드로 여행을 올 땐 꽤 지루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사람보다 양과 소가 더 많은 나라. 아직까지는 자연을 구경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북적이는 것이 더 좋았기에 과연 재미있는 여행이 될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대중교통 여행이 아닌 렌터카 여행이기에 걱정이 많이 앞서기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은 바람과 같이 흘러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한 번도 가본적 없는 호주로 떠나게 되니 또다시 긴장이 되었다.

 
 

잠시 숙소를 들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로 나왔다. 차를 가지고 나오려다 시내에서는 주차를 하기 힘들 것 같아서 걸어서 왔다. 시내에 오니 무너진 건물들을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현대적인 느낌과 올드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것 같았다.

 
 

무너진 건물만 보면 무슨 전쟁이 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건물들이 무너져 있었다.

 

뉴스에서 본 것 같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지진이 강타해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아직도 많이 복구되지 않았나 보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대성당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나름 이곳의 랜드마크인 곳인데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서 펜스가 둘러쳐 있었다.

 

한가롭게 광장에서 체스를 두는 사람들 또 체스를 구경하는 사람들 여유로운 주말이었다.

 
 
 

이곳은 여름이지만 날이 많이 쌀쌀했다. 북섬은 확실히 더운데 남섬으로 넘어온 후부터는 날이 쌀쌀했다. 여름이라고 반팔만 챙겨왔으면 감기 들기 딱 좋은 날씨였다.

 
 

도시 전체에서 영국의 향기가 느껴졌다. 영국적인 느낌의 건물들과 신대륙의 건물들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시내에는 작은 강인지 개울이 보였다.

 

한 달쯤 이곳에서 지내면 어떨까? 여행자이기에 잠시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운 도시 같았다.

 
 
 

올드 한 건물들과 정원들. 꽃을 좋아하는 아빠는 정원을 걸으며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시질 않았다.

 

공원에는 건물보다 큰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오클랜드에서 봤을 때도 인상적이었는데 이곳에서도 키다리 나무를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나무들을 보면 신기했는데 10일이라는 시간 동안 뉴질랜드가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이 나무는 이곳을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

 
 

유럽의 정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진만 놓고 보니 가평 아침 고요 수목원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디든지 자연을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 지나가던 오리들에게 먹이로 주었다.

 

여유로운 주말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도심이지만 도심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도심 속에서 느끼는 수목원이랄까.

 
 

이렇게 크라이스트처치의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렸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너무 긴 여행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여행 초기는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기는 한가 보다. 고 며칠 뉴질랜드에 있었다고 낯선 것들이 익숙해졌다.

 

시내를 구경한 후 숙소로 가는 길에 뉴질랜드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식사를 위해 마트에 들렀다. 다음날은 공항 근처에서 차도 반납해야 하고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바쁜 아침이 될 것 같다.

A. Willowbank Wildlife Reserve Hussey Road 뉴질랜드 8051, Christchurch, Northwood, Hussey Rd, 윌로뱅크 야생동물보호지역
B. 크라이스트처치 트랜시셔널 대성당 234 Hereford Street, Christchurch Central City, Christchurch 8011 뉴질랜드
C.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광장 Unnamed Road, Christchurch Central City, Christchurch 8011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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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외여행 후기를 올리는 것 같다. 밀린 후기들이 많은데도 퇴근 후 집에 오면 힘들다는 핑계로 그냥 침대에 누워 사진 편집해야지 글 써야지 생각만 하다가 하루가 가버린다. 그래도 오늘은 왠지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아서 오래전에 편집해 놓은 뉴질랜드 여행을 적어볼까 한다.

 

이날의 이동은 꽤 길었다. 더니든에서 테카포 호수까지 300여 킬로미터 이동 후 다시 200여 킬로미터를 이동해야하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뉴질랜드는 오클랜드 주변을 제외하곤 고속도로가 없기에 국도만을 이용해야 해서 한국에서 보다 이동시간이 길었다. 500킬로미터 이동이면 하루 종일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더니든을 떠나기 전 더니든의 관광지 한두곳을 들리기로 했다. 전날은 태풍이 몰아칠 것 같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더니든을 떠나는 다음날은 전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날씨가 화창했다. 섬 하나 없이 광활한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졌다. 저 바다를 따라가면 남극이 나올까? 남미대륙이 나올까? 끝도 없이 펼쳐진 짙푸른 바다에서 남극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혼자 저 끝은 남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절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오랜시간 자연이 만든 아치형의 동굴이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파도이지만 그 기세가 너무 강하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금 더 걸어가 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파도의 기세에 내 기가 꺾여버린 것 같다.

 
 

뉴질랜드는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북섬은 북섬 나름의 매력이 남섬의 서쪽은 서쪽 대로의 느낌을 남섬의 동쪽은 서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일주일의 여행이지만 전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더니든의 명물인 앨버트로스를 보기 위해 로얄 알바트로스 센터로 향했다. 테카포 호수를 지나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가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더니든에서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알바트로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을 쪼개서 센터를 찾았다.

 
 

은근 알바트로스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바람을 타는 앨버트로스이기에 이곳 또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보고 싶은 앨버트로스는 보이지 않고 쬐만한 갈매기만 눈앞에 알짱거렸다.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다. 파란색의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은 한 폭의 그림같이 보였다.

 

저곳 어딘가에 둥지를 만들어 서식하는 앨버트로스. 커다란 날개를 이용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간다고 한다. 큰 날개 때문에 오히려 땅에서는 웃긴 모습으로 걷는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앨버트로스가 아닌 못난이 갈매기만 얌채같이 빙빙 선회했다.

 
 
 

오! 드디어 알바트로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사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갈매기와는 딱 봐도 날개의 크기가 다르기에 저놈은 갈매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러나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관찰하기에는 내 폰의 줌은 너무 빈약했다.

 
 

눈앞에서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멀리 서라도 볼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다. 저놈의 갈매기들은 어디 가나 너무 많은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테카포 호수에 도착했다. 더니든에서 크라이스트 처치로 가는 길목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테카포 호수로 가기 위해서는 한두 시간을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하기에 들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었다. 테카포 호수에 도착해 길가에 차를 주차한 후 사진에서나 보았던 테카포 호수의 교회가 보였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였다. 호수 저 멀리에는 만년설로 덮인 산들이 보였다. 모든 게 멈춘 것 같아 보였다. 모든 장면들이 하나의 스틸 컷처럼 보였다.

 
 

저 산을 넘어가면 며칠 전 지나온 빙하지역이 나올 것이다.

 

생물이 살 것 같지 않은 환경이지만 식물들은 보기에 척박해 보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황량한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구름도 저 산맥에 걸려 넘어오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호수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물은 잔잔하게 흔들거렸다.

 
 
 

하늘이 너무 푸르기에 땅 위의 모든 것들이 더욱더 삭막하게 느껴졌다. 사진으로 볼 때 보다 더 할 말이 없는 풍경이었다. 안 보고 그냥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림같이 서있는 교회며 소파 같은 느낌을 주는 풀이며 하나하나 뇌신경을 자극했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조금 늦었지만 배가 고파서 호수가 보이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이 어느 식당을 가도 호수가 보이기에 마음에 드는 식당으로 가면 될 것 같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이제 호수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인 방문일 수 있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호수와 작별을 하고 이제 다시 먼 길을 떠났다. 이번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크라이스트 처치로.

 
 

호수를 막 떠나려는데 길 한 곳에 풀이 잔뜩 자란 들판이 보였다.

 
 

나무 한그루와 갈색의 풀들. 이 풀들의 이름은 무엇일까.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가슴속에 담고 떠날 수 있었다.

 

호수를 떠나 크라이스트 처치로 향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구름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하늘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웠다. 하늘에서 폭우가 내릴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맑아진 하늘. 무슨 이런 날씨가 있을까!

 
 

차 한 대 없는 국도를 달렸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풍경이다. 우리만 달리는 도로, 처음 렌터카를 빌려서 운전할 때는 이런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오히려 주변에 차가 없어야 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한참을 달려서 해가 진 후에야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크라이스트 처치에 도착했다. 10일간의 뉴질랜드 여행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A. Lake Tekapo Lake Tekapo
B. 로열 알바트로스 센터 1260 Harington Point Road, Dunedin 9077 뉴질랜드
C.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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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나우에서 일박을 한 후, 남섬의 동남쪽에 위치한 더니든이라는 도시로 이동을 했다. 또 며칠만에 도시인지, 도시에 들어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사이 슬로우 라이프에 익숙해진 것일까? 도시 근처로 오니 차도 많아지고 집들도 많은 것이 어색했다. 일단 신호등이 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는 것도 이상했다. 오클랜드, 웰링턴, 퀸즈타운 등 나름 뉴질랜드의 대도시들을 거쳐서 이곳까지 왔는데, 사람이 많은 곳은 어색하다.

 

테아나우에서 더니든으로 가는 길은 흐렸다. 북섬을 여행하면서는 날이 좋은 날이 많았는데, 남섬을 여행하면서 맑은 날을 보기 너무 힘든 거 같았다.

 

 

어디 있느냐에 따라 날씨며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았다. 이제 남섬 서쪽 산맥지대를 지나 동쪽으로 향했다. 서쪽의 거대한 산맥들을 보고 있으면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 영화가 떠올랐다. 이쪽 빙하 지역에서 영화를 찍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따로 시간 내어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10일이였기에 이 짧은 시간동안 뉴질랜드의 모든 곳을 다 구경할 시간은 부족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점은 찍고찍는 여행이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빙하도 걸어보고, 멋진 풍경에 취해서 하루정도 한량같이 지내보고 싶은 곳도 있었는데, 일정에 쫒기는 여행이였다.

 

숙소에 짐을 일단 푼 후, 차를 가지고 시내로 들어왔다. 그런데 시내에서는 주차할 장소를 쉽게 찾지 못했다. 주차를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서 일단 주차를 하기는 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그리고 이곳의 날씨는 왜 그렇게 안좋은지, 지금은 뉴질랜드의 여름인데 비바람이 불기에 두꺼운 잠바를 꺼내 입어야 했다. 진짜 날씨가 예측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유럽의 느낌이 도시 곳곳에 많이 남아 있었다.

 

더니든의 명소 중 하나인 기차역으로 갔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며 기찻길을 지나간 적은 있지만, 기찰르 본적이 없었다. 유럽풍의 기차역을 보니 이곳이 영국의 식민지였구나라는 생각이 그때서야 들었다. 영국의 지방 소도시에 놀러온 느낌이랄까!

 

 

 

기차역으로 들어오니 건물 안은 밖보다 더 화려했다. 밖은 검은색과 흰색의 심플했지만, 기차역 안은 파슽텔 톤으로 아늑하면서 고급졌다. 기차를 타려는 손님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오! 이런 곳까지 사람이 와서 살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니든보다 더 남쪽에 있는 도시인 인버카길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도 충분히 오클랜드에서 먼 곳이였다. 왠지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남극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극까지는 한참을 더 가야하지만, 마음은 남극으로 가는 느낌이였다.

 

 

역사의 2층으로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모자이크 타일로 된 바닥은 아래에서 봤을 때 보다 위에서 보았을 때 더욱더 화려했다. 이곳을 이용했을 과거의 사람들을 상상해 보았다. 남자들은 정장을 입고 모자를 쓰고,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 이곳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 드라마 다운턴 애비에 나왔을 법한 사람들이 이곳을 다녔을 상상을 하니 이곳의 분위기와 제법 어울릴 것 같았다.

 

모든 바닥은 타일로 되어 있었다. 목욕탕의 느낌과 사뭇다른 바닥의 느낌에서 고급짐과 세월이 느껴졌다.

 

기차역에 왔으니 플랫홈으로 나가 보았다. 이곳도 유럽과 같은 시스템일까? 플랫홈으로 가는 우리를 잡는 직원이 없었다. 그리고 플랫홈에는 기차가 정차해 있었다. 어디로 가는 기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은빛의 심플한 디자인의 기차가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기차를 타볼 일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지금 시간은 저녁 6시라 아무런 계획없이 어디로 훌쩍 떠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같았다. 아쉽지만 그냥 눈으로 기차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날씨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았다. 비가 내릴듯 말듯, 그리고 바람은 왜 그렇게 부는지 바람때문에 더 춥게 느껴졌다. 나는 거기에 여름이라고 샌달까지 신고 다녀서 발가락 끝이 너무 시렸다. 한여름에 동상을 걱정해야 했다.

 

 

도시 곳곳을 걷다 보면 오래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1863년이면 우리는 조선에 살고 있었고, 아마 두 양난으로 나라가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아직도 이런 건물들이 남아있는 것이 신기했다.

 

이곳에 와서야 뉴질랜드가 유럽사람들, 특히 영국의 식민지였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곳을 여행할 때는 자연풍경을 보기 때문에 그다지 영국의 식민지임을 느끼지 못했다. 인간이 만든 조형물들을 보고 있으니 이곳의 역사에 대해 새삼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른 저녁시간이지만 이렇게 거리에 사람이 없을까? 도시에 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곤 관광객 몇명과 지나가는 차들이 전부였다.

 

날도 춥고 도시도 스산한게 유령도시를 구경한 것 같았다. 날이 좋았으면 이뻤을 도시인데 우리의 마음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으시시한 도시이 분위기만 마음에 남았다. 주차한 차도 불안해서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역시 주차장이 있는 숙소가 제일 마음 편한 것 같다.

 

숙소 근처에 있는 해변으로 나가 보았다. 날이 조금씩 개는 것 같기는 하지만 파도를 보니 해변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남태평양일까 남극해일까 먼 바다에서 끊임없이 이곳으로 파도가 밀려왔다. 바람은 우리를 저 멀리 날려 보낼 것 같았다. 바람을 타고 바닷물이 육지로 날아왔다.

 

도로 아래에서 봤을 땐 평온해 보이는 곳이였지만, 위로 올라오니 성난 파도를 만날 수 있었다.

 

 

 

거친 바람이 즐거운지 갈매기들은 바람을 맞으며 이 거친 날씨를 즐기는 것 같았다. 우리에게 더니든은 우울한 날씨와 비바람 밖에 남지 않았지만,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럽의 느낌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A. Dunedin Railway Station 3074332, Dunedin Central, Dunedin 9016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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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여정은 다른 곳에 비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갈까말까 말설였던 곳 중 하나였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남섬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밀포드 사운드를 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거리가 멀고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일단 밀포드 사운드로 가기로 했다. 사운드라는 말이 뭘까 고민이 해보았다. 기본적으로 소리라는 뜻이지만 건강한 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또 다른 의미는 해협, 하구, 만이라는 의미가 있다. 밀포드 사운드는 밀포드 해협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알듯말듯한 영어의 세계 항상 너무 힘들다.

 

 

전날 퀸즈타운을 갈 때 지났던 산길을 따라 와나카를 나와 퀸즈타운쪽으로 향했다. 퀸즈타운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을 돌아 다시 산길로 접어들었다. 전날과는 다르게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퀸즈타운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갔다. 점점 하늘의 구름이 더 두껍게 깔려 있는 것 같았다. 장마같은 분위기 이지만 밖은 쌀쌀했다. 여름이라고 하기엔 조금 추운 날씨였다.

 

 

비가 내릴듯 말듯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비가 시원스럽게 내리면 좋으련만 이 꾸물꾸물한 날씨는 한국의 장마를 연상시켰다. 여기서 차가 고장나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차량의 통행이 많지 않은 진짜 깡시골이였다. 대신 주변의 풍경은 사람의 통행이 적을수록 더 멋져지는 것 같다.

 

 

구름이 산에 걸려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구름이 걸려있을 수 있을까? 누가 일부러 저렇게 만들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뉴질랜드의 풍경은 다른 어느 나라의 풍경과 비교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각각의 나라마다 특징적인 자연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은 역시 자연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관광지 하나를 보기 위해서는 하루가 걸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관광지의 풍경 못지 않게 멋있었다. 어쩔 땐 그냥 지나가다 보는 풍경이 관광지의 풍경보다 빼어난 경우도 많았다.

 

 

얼마나 달렸다고 벌써 기름을 넣을 때가 되었다. 일단 반절이상 기름을 사용하면 불안했다. 특히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은 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차도 빵빵하게 밥을 먹였다. 칼텍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는데, 미국에 사는 친구가 한때 일했던 회사라 뭔가 정감이 갔갔다.

 

 

가는 길이 멀지만 지나는 길에 이것저것 보면서 가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차를 타고가다 갓길에 주차된 차가 많으면 관광지 같아 보이기에 우리도 차를 세운 후 주변을 구경했다. 따로 휴게소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유하면서 간단한 먹을 것도 사고, 쉬기도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이런 명소들을 걸으며 오랜 시간 운전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날이 맑았으면 맑은 호수를 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물 속을 빤히 보고 있는데 왜 골룸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뉴질랜드가 반지의 제왕, 호빗의 촬영지라 그래서 그런지 갑자기 물 속을 보고 있는 골룸이 생각났다.

 

골룸이 물 속에 있는 물고기를 손으로 잡으며 먹는 장면이 불현듯 떠올랐고, 왠지 물 속을 보고 있는 것이 무서워져서 다시 차로 돌아갔다. 뉴질랜드 렌트카 여행을 하며 사람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사고를 당해도 누구하나 도와줄 사람이 없어 보였다.

 

 

지나다 풍경이 멋진 곳이 있으면 이렇게 잠시나마 차에서 나와 사진을 찍었다. 겹겹히 중첩되어 있는 산들이 원근법의 정석을 보는 것 같았다. 앞에 있는 산은 진하고 점점 뒤고 갈 수록 흐릿해지는 것이 저게 원근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남쪽으로 운전을 하다 다시 서쪽을 향해 갔다. 호수의 이름은 미러레이크, 거울 호수라고 불리우는데, 우리가 갔을 땐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미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호수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호수를 춤추게 하는 것 같았다.

 

 

 

호수가 주변 풍경을 담은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타닥타닥 떨어지는 빗소리가 너무 좋았다.

 

뉴질랜드에 오니 왜 사람들이 야외에 갈 때 고어택스의 등산복을 입고 다니는지 알 수 있었다. 진짜 날씨를 예측할 수 없었다. 어쩔 땐 비가 오고, 또 해가 나고, 바람이 불고, 또 춥고 뭐 이런 날씨가 있을까? 뭔가 날씨가 영국스러운 느낌이 났다. 그래서 영국사람들이 이곳을 식민지로 삼았을까? 자신들의 본토와 날씨가 비슷해서? 남섬의 날씨는 매시간 알 수가 없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경계가 모호한 구름이 아주 낮게 깔려있었다. 이순간 산신령이 나타난다면 최고이겠지만, 이곳은 한국의 정반대에 있는 뉴질랜드이기에 산신령들도 출장비가 비싸니 이런 곳에는 안나타는 것 같다.

 

 

서쪽으로 갈 수록 산이 험했다. 산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돌같은 느낌이였다. 나무가 자라기 보다는 풀이 자라는 산이 도로 양옆으로 있었다. 비가 얼만나 많이 내렸으면 산에는 곳곳에 폭포가 만들어져 산아래로 흘렸다.

 

 

그냥 돌산이였다. 뉴질랜드에 있는 유일한 터널앞에 섰다. 호머터널로 길이는 대략 400미터 정도이다 그러나 터널 안에서는 30키로로 서행을 해야해서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차선이 한개였다. 그래서 다른 차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 후 우리쪽에 파란불이 들어와야 터널로 들어갈 수 있었다.

 

차옆에 있는 돌산은 무시무시하게 느껴졌다. 저 돌들이 우리쪽으로 떨어지면 어쩌지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들었다. 물을 머금어 더 검게 보이는 돌들이 나에게 돌진하는 것 같았다.

 

 

우리쪽 불이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터널로 들어갔다. 무서웠다. 불빛마저 많지 않은 터널은 밀포드 사운드 쪽으로 내리막 길이였다. 앞차를 놓치면 안될 것 같았다. 이 터널이 없었다면 아마 몇 시간을 또 돌아서 밀포드 사운드로 가야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못가던지. 아무튼 뉴질랜드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 터널이 호머터널이였다.

 

우리차는 암흑 속을 달렸다. 빨리 나가고 싶었다. 여행책자에는 직접 사람이 터널을 팠다고 했던 것 같다. 천정을 자세히 보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되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이 터널이 만들어 졌을까?

 

터널을 나와 심하게 구불구불한 길을 내려오면 밀포드 사운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돌산 위로는 곳곳에 폭포가 만들어져 흐르고 있었다.

 

 

주차를 한 후 주시크루즈로 갔다. 우리는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했다. 주시 크루즈의 경우 주시렌트카를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주시 이외에도 다른 크루즈 회사가 있었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금액은 회사마다 비슷했다. 대신 얼마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느냐의 차이 같았다.

 

밀포드 사운드는 피오르드로, 빙하가 깎아서 만든 협곡, 해협이였다. 그래서 둥근 U자 모양의 협곡이 만들어졌고, 이곳에 물이 차면서 만이 되었다. 크루즈를 타고 가까이서 산을 보면 몇 만년 전 빙하기 지나가면서 긁으면서 지나갔던 흔적들은 발견한 수 있었다. 진짜 교과서에서 보았던 것을 눈앞에서 학인할 수 있었다.

 

 

배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터미널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비가 계속 내려서 조금만 구경했다. 우산을 쓰기도 애매한 날씨였다.

 

 

안개가 자욱한 바다는 신비스러우면서도 무서웠다.

 

맑은날 왔으면 어땠을까? 저 높은 산들이 어떻게 보일까? 구름과 안개에 가려진 산들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어서 그 웅장함이 가려져 있었다.

 

 

탑승시간이 되어 배로 갔다.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면 되었다. 배가 출발하면 밖의 풍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대부분 밖으로 나갔다.

 

배는 항구를 나가 해안절벽을 따라 한바퀴 도는 일정이었다. 산 곳곳엔 폭포가 만들어져 보는 사람들마다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배가 항구에서 멀어질 수록 항구는 희미하게 보였다.

 

 

 

책으로만 보던 U자모양의 협곡이 내앞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책으로 볼땐 그저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빙하가 어떻게 이곳을 만들었는지 상상이 되었다.

 

역시 책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우린 남위 44도 지점을 지나고 있었다. 매번 북위에 익숙했는데 남위라는 말은 너무 어색했다. 좀더 가면 남극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점점 남으로 내려갈 수록 추웠다.

 

 

 

자욱한 구름과 안개가 피오르드를 덮었다. 이젠 우리배만 이곳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배는 다시 절벽쪽으로 붙었다. 하늘에서 내린 비는 절벽을 타고 가늘고 긴 폭포를 만들었다. 하나가 아니 여러개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었다.

 

 

배가 넓다란 돌쪽으로 가까이 갔다. 거기엔 일광욕(?)을 즐기는 물개인지 바다표범인지 약간 구분이 안되는 바다동물이 있었다.

 

우리배 말고 다른 배도 관광 중이였다.

 

 

 

 

 

맑은날 왔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맑은날 온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못보고 갔을거라 생각하니 서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배는 절벽쪽 큰 폭포가 있는 곳으로 갔다.

 

 

 

 

밖은 쌀쌀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갑판에 나와 한순간이라도 이 풍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 쉴새 없이 사진을 찍었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미지의 세계를 보기 위해 탐험하는 것 같았다. 항상 자욱한 안개 속에 같혀 있는 이곳은 뉴질랜드에서 늦게 발견된 지역 중 하나라고 한다. 짙게 깔린 안개 때문에 이곳은 누군가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며 미지의 세계가 아니였을까?!

 

 

 

폭포쪽으로 배를 서서히 붙였다. 완전히 폭포에 붙이지는 못하고 안전상 이유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배는 멈췄다. 갑판에 나와있던 사람들은 배가 폭포에 가까워질 수록 물이 심하게 튀었다. 기분이 나쁘기 보다는 너무 상쾌했다. 추웠지만 폭포에서 튕겨 날아오는 물을 맞고 있으니 마음 속까지 시원했다.

 

 

아빠는 주씨 크루즈의 마스코트와 사진을 찍으셨다. 시시가각 변하는 구름과 안개는 보는 사람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이 점점 끝나가고 있어서 아쉬웠다. 뉴질랜드 여행은 매순간마다 처음 보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지루할 것이라 생각한 여행이였지만, 순간순간 보이는 풍경들은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루종일 운전하고 또 투어를 해서 엄청 힘이든 하루이기에 숙소는 밀포드 사운드에서 그나마 가까운 테아나우라는 도시에서 숙박을 했다.

 

여름이지만 여름같지 않은 날씨라 한국에서 가져온 긴팔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뉴질랜드 남섬은 여름이지만 쌀쌀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이동하고 또 투어를 했더니 무지 피곤했다. 힘들긴했지만 뭔가 뿌듯한 하루였다.

A. Milford Sound 

B. Wanaka 뉴질랜드 와나카

C. Te Anau 뉴질랜드 테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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