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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의 비행 후 홍콩의 야경은 호텔 방의 창문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단 10시간의 비행이지만 이때까지의 여독이 쌓였는지 호텔에 도착해서 잠만 잤다. 홍콩을 즐길 마음의 여유와 몸이 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구룡반도가 눈에 들어왔다. 구룡반도와 홍콩 섬 사이의 바다는 분주히 오가는 배들로 하얀 포말이 일어 분주한 항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홍콩의 이 익숙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어딘가를 가지 못해서 그런가 이런 익숙함이 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익숙한 모습이 이제는 낯설어지는 것 같이 느껴진다.

 
 

홍콩공항에 도착했을 때 굳이 짐을 찾을 필요가 없었지만, 시드니에서 짐을 홍콩까지만 보냈다. 홍콩에서 이것저것 살 수도 있고 필요한 물건만 작은 가방에 담기가 귀찮아서 시드니에서 체크인을 할 때 짐을 홍콩에서 찾기로 했다. 짐을 들고 돌아다니려니 은근 걸림돌같이 느껴졌다.

 

짐이 있다 보니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가까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만 갔다. 중경삼림에 나와 유명해진 에스컬레이터로, 홍콩에 올 때마다 꼭 한 번씩은 들리는 장소였다. 특별한 것은 없다. 그냥 산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지만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특별한 장소로 느껴지는 곳이다.

 

홍콩에 처음 온 관광객같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사람들을 따라 올라갔다. 머릿속에는 중경삼림의 노래가 플레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음을 따라 흥얼거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중간지점에서 내렸다. 빽빽한 건물과 간판들, 무질서함에서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 홍콩인 것 같다. 깔끔한 홍콩, 뭔가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무질서함 속을 걷고 있으면 이방인으로서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에스컬레이터는 올라가는 방향밖에 없기에 내려올 때는 옆길로 걸어서 내려와야 했다. 이놈의 캐리어를 끌고 내려가려니 죽을 맛 어었다.

 

짐이 있다 보니 더 이상 돌아다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시간이 많이 남지만 공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음력 설이라 어디 가나 음력 설을 기념하는 장식을 볼 수 있었다. 시드니에서 볼 때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역시 아시아 문화권에서 보니 뭔가 익숙했다.

 

공항 전철을 타고 공항으로 왔다. 음력설을 맞이해 해외로 나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공항은 혼잡했다. 홍콩공항이 허브공항이다 보니 원래 혼잡한데 명절까지 겹쳐서 더 혼잡하게 느껴졌다.

 

케세이퍼시픽의 메인 공항이 홍콩이다 보니 체크인 시간이 남았는데 쉽게 체크인을 하고 짐을 보내버렸다. 짐이 없으니 살 것 같았다. 공항에서는 음력설을 맞이해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었다.

 

나이에 맞는 띠라는 것이 생소한 서양 사람도 자신의 띠에 맞는 동물 그림을 받기 위해 서 있기도 했다.

 

가장 인기가 있던 곳은 여러 가지 색을 이용해 그림글자를 그려주는 코너였다. 줄이 길어서 설까 말까 고민을 하다 사람들이 작품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니 하나 소장하면 좋을 것 같아서 기다렸다 작품을 받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것을 보면서 오늘을 추억할 수 있으니 관광객에게는 좋은 기념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집 현관에 이 작품이 붙어 있어서 종종 그날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글처럼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다. 돈도 많이 벌고 싶지만 가장 우선은 건강이 아닐까! 요즘 들어 건강의 소중함을 더욱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구름과자를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가니 비행기가 착륙을 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이렇게 비행기가 착륙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케세이퍼시픽의 메인 공항이다 보니 녹색 꼬리를 달린 케세이퍼시픽 비행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오는 다양한 항공사의 비행기들도 볼 수 있었다.

 

이제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지났다. 명절이라 출국하는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게이트 앞에 서서 탑승을 기다렸다. 한국은 얼마나 추울까? 추위는 다 가셨을까?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까? 등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 익숙한 보딩브짓지를 통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번 좌석도 맨 마지막 줄 좌석이었다.

 
 

맨 마지막 줄이다 보니 한참을 걸어서 와야 하지만 뒤에 아무도 없기에 이륙한 후 편하게 의자를 뒤를 밀 수 있는 점이 너무 좋았다.

 

영어만 한 달 내내 듣다가 이제 주변에서 한국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국어가 많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맞는가 보다. 다시 현실로 복귀하는 길이라 만감이 교차했다. 좋으면서 싫은, 말로 항상 표현이 되지 않았다.

 

탑승이 완료된 후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갔다. 이제 3시간 반 뒤면 한국에 도착한다. 이 여행의 첫날 한국을 떠날 때는 설렘과 불안함을 안고 있었는데, 이제는 편안함과 여행의 추억을 안고 한국으로 가고 있었다. 한 달간 꿈을 꾼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만에 맞이한 겨울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창문을 통해 다른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행가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갔다. 항상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내가 탄 비행기는 아직 이륙을 하기 전이지만 내 마음은 벌써 저 비행기처럼 붕 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한참을 이륙을 위해 기다렸다. 다른 비행기가 이륙을 한 후, 또 다른 비행기가 착륙을 했다.

 
 

비행기는 이륙 후 기수를 북으로 돌렸다. 비행기가 기수를 돌리기 위해 도는데 살짝 멀미가 났다.

 
 

하늘의 구름과 비행기의 날개 끝이 닿을 것 같았다.

 
 

비행기는 북으로 향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였다.

 
 
 

작은 창문이지만 하늘을 이렇게 날고 있는 것은 너무 좋았다. 전날 시드니에서 홍콩으로 오는 길에 비행기가 갑자기 급하강을 하는 바람에 공중부양을 해서 비행기가 무섭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행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다.

 
 

구름바다를 발아래에 두고 비행기는 어떤 미동도 느껴지지 않게 날고 있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엔진 소리와 고도를 높일 때마다 들리는 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북동쪽을 향해 날아가다 보니 시간이 다시 한 시간 당겨지는 것 같았다. 그 사이 기내식이 나왔다. 칼로리 폭탄이라는 것은 알지만 비행에서 기내식을 빼면 단팥 빠진 단팥빵이 아닐까!

 
 

기내식을 먹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한국 영토에 들어섰다. 화려한 불빛을 보니 한국에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단지 한 달만 해외에 있었을 뿐인데 이런 화려한 불빛들이 왜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지는지.

 

화려한 불빛이 그립기도 했지만 또다시 현실로 돌아옴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창문에 기대어 화려한 불빛을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 이렇게 홍콩, 뉴질랜드, 호주 여행이 끝나고 있었다. 아무리 긴 여행을 해도 돌아올 때의 아쉬움은 똑같은 것 같다. 당일치기 여행이든 한 달짜리, 두 달짜리 여행이든 돌아오는 그 순간을 항상 아쉬움만 남는다.

A. 홍콩 국제 공항 1 Sky Plaza Rd, Chek Lap Kok, 홍콩
B. Mid Level Escalator Jubilee St, Central,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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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 달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날이다. 엄밀히 말하면 오늘 도착이 아닌 다음날 도착이었다. 경유 편을 이용하다 보니 오늘은 홍콩에 도착해서 쉰 후 다음날 홍콩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이용했다. 뉴질랜드로 가는 날 하루 홍콩에서 지내고, 호주에서 인천으로 가는 날 또 하루를 홍콩에서 지내는 일정이었다.

 
 

아침 비행기라 일찍 일어나서 숙소를 나왔다. 뭔가 시원 섭섭했다.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2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천공항은 시내에서 멀다 보니 항상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을 생각하고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시드니 공항은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이 좋았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 후 체크인을 하고 에어사이드로 너무 일찍 들어왔다. 에어사이드로 들어오고 나서 가장 후회한 점은 이곳에는 흡연실이 없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드니에서 홍콩까지 10시간가량을 가야 하는데 너무 일찍 에어사이드로 들어왔기에 점점 금단증세에 시달렸다.

 

공항을 몇 바퀴 돌았지만 어디에도 흡연실이 없었다. 난 점점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금단증세를 먹는 걸로 풀 수 밖에 없었다.

 

창문 밖으로는 인천에서 볼 수 없는 콴타스와 버진 아틀란틱 항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태평양을 대각선으로 날아 온 유나이티드 에어라인도 보였다.

 

그냥 빨리 탑승하고 홍콩으로 가고 싶었다. 그놈의 흡연실 하나가 이곳을 최악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뭐 뉴질랜드, 호주, 두나라는 전부 담배에 대해 관대하지는 않은 국가였다. 뉴질랜드는 담배 한 갑에 삼, 사만 원을 줘야 살 수 있었고, 호주에서는 이만 원 정도였다. 비행기를 타면 그래도 흡연 욕구가 줄어들기에 빨리 탑승하길 바랬다.

 

콴타승디 빨간 뒤꼬리가 인상적이었다.

 

오리지널 케세이 퍼시픽 티켓이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시드니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는 만석에 가까웠다. 아마 홍콩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하는 승객들 같았다.

 

시드니에서 홍콩까지의 거리는 7400킬로미터로 정오 무렵 출발해 홍콩에 저녁시간에 도착하는 비행 편이었다.

출발 준비를

마친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갔다.

 
 

여러 비행편이 착륙을 하고 나서야 우리의 이륙 차례가 왔다.

 

비행기가 이륙하니 바다가 나왔다.

 
 

이륙한 비행기는 기수를 다시 북으로 돌렸다.

 
 

구름 때문에 시드니 시내를 깨끗하게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비행기는 북서쪽으로 기수를 돌려 호주 내륙 쪽으로 향했다.

 
 
 
 

끝을 알 수 없는 호주 대륙. 이 땅의 끝은 어디쯤 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륙하고 안정권에 접어들자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우리가 앉은 좌석은 맨 뒷자리인데 아무도 뒤에 없어서 의자를 뒤로 밀 수 있는 점이 너무 좋았다.

 

비행기 탑승 전 분노의 햄버거를 먹었지만 역시 배가 불러도 기내식은 스킵할 수 없었다.

 
 

기내식을 다먹고 여유롭게 책도 보고 영화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 앞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화장실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비행기가 수직으로 급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비행기에 내 몸은 공중으로 붕 떴다. 다행히 화장실 문 앞에 있는 안전바를 꽉 잡고 있어서 천장에 부딪치지는 않았다. 갑자기 떨어지던 비행기는 다시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다시 고도가 올랐다. 이번엔 바닥에 주저앉았다. 우와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의 호주 아저씨의 와인잔의 와인이 공중으로 붕 떴다가 다시 잔에 담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가 다시 수직으로 한번 더 떨어지기 전에 앞 좌석 빈자리에 잽싸게 앉아서 두 번째 급하강 때는 조금 덜 무서웠다. 총 두 번의 급하강과 급상승이 있었다. 이후 비행기를 탈 때마다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서워 어디서든 안전바를 꼭 잡게 되었다.

 
 

비행기는 호주대륙을 지나 적도를 지났다. 이제 북반구에 들어섰다.

호주 대륙을

지나 적도를 지나니 벌써 해가 지려는 듯 어두워지고 있었다.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착륙이 얼마 안 남아서 간단한 음식으로 제공되었다. 비행 중간에 갤리에서 이것저것 가져다 먹었다.

 

밖은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비행기는 점점 고도를 낮추었다. 이제 10시간의 비행이 끝나가는 것 같았다.

 
 
 
 

황홀한 노을을 나는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드디어 10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홍콩공항에 도착했다.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이기에 꼭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공항전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시내로 갔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밖을 보니, 역시 야경은 홍콩인 것 같다. 하루종일 탄 비행기와 극한의 터뷸런스 때문에 홍콩의 야경은 그저 창문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A. 시드니 공항 Sydney NSW 2020 오스트레일리아
B. 홍콩 국제 공항 1 Sky Plaza Rd, Chek Lap Kok,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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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라는 시간이 처음에는 너무 길게 느껴졌다. 힘들 때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여행의 중반을 넘어서면 항상 남은 날들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처음 낯선 땅에 도착하면 언제나 온몸에 긴장감이 감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번 여행은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왜 이렇게 하루가 길지! 만감이 교차하고 적응하면 벌써 여행의 마지막에 도착해 있다.

 

뉴질랜드에서 2주 그리고 호주에서 10일, 홍콩에서 2일 등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시드니 근교를 갈까 아니면 시내를 돌아다닐까 고민을 하다 날도 덥기에 멀리 가기는 싫었다. 그리고 저녁엔 짐도 정리해야 하기에 시내에서 못 가본 곳으로 가보았다.

 

시드니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처럼 덥고 습했다. 그래서 시원한 장소를 찾아보았다. 아쿠아리움이 시원할 것 같아서 뜨겁고 습한 공기를 맞으며 시내를 걸었다. 숙소가 있는 중앙역에서 달링하버까지는 그렇게 멀지는 않았으나 오늘따라 햇살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부산에도 씨 라이프 아쿠아리움 해운대점이 있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해외에 나오면 아쿠아리움도 잘 가는데 왜 국내에서는 그렇게 당기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 아쿠아림움 안으로 들어오니 에어컨 때문에 시원했다. 그리고 물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펭귄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하게 느껴졌다.

 
 

호주에 왔으니 니모랑 도리는 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보니 호주하면 니모와 도리가 생각났다. 역시 니모, 크라운 피쉬 앞에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본 어른과 아이들이 수족관 유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니모를 찾기 위해 초집중을 하고 있었다. 종종 도리를 보고 아이들이 도리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괴물같이 생긴 외모가 무시무시한 물고기도 있었다. 물고기는 무섭지만 이렇게 수족관 유리를 통해 보는 모습은 매번 신기하게 느껴졌다.

 

수중 터널 안에 들어오니 바닷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때마침 지나가는 가오리까지. 수중 수족관 안에 들어오니 내가 물고기를 구경하는 것인지 저들이 우리를 구경하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가오리가 자신의 인기를 아는지 한 번만 지나가는 것이 아닌 여러 번 우리 위를 지나가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위에서 볼 때랑 아래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너무 달랐다. 가오리는 위에서 내려보는 모습이 더 잘생긴 것 같다.

 

다양한 물고기들과 놀다 보니 시간이 잘 갔다. 수족관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웠지만 그래도 밖보다 시원하니 기분은 너무 좋았다.

 

이곳의 가장 인기가 있는 동물은 아마 듀공이 아닐까! 너무 귀여워서 나중에 기념품 상점에서 듀공 인형까지 사가지고 왔다. 앞 모습은 하마같이 생겼지만 뒤에는 돌고래같이 핀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보는 동물이라 신기하기만 했다.

 
 

수족관을 통해본 듀공의 모습은 거대한 고래같이 보였다.

 

수족관 밖으로 나와 방금 본 듀공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다. 물속에서 볼 때보다 크기가 작은 것 같았지만 처음 보는 동물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앞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다시 실내로 들어가 수중 터널을 또 지났다. 이번에는 죠스가 위를 어슬렁 어슬렁 다니는 곳이었다.

 
 

분위기도 방금 전 지나온 수족관과는 사뭇 다른 어둡고 으스스 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강하고 뾰죡한 이빨을 가진 백상아리가 유리를 깨고 우리를 물 것 같았다.

 

위에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우리를 내려보며 죠스는 무슨 생각을 할까? 더위를 피해서 온 수족관이었지만 생각보다 흥미진진했다.

 

펭귄이 있는 수족관은 훨씬 더 시원해서 오래 있고 싶었다. 펭귄들은 땅에서는 느리게 걸어 다니지만 물속에만 들어가면 느린 움직임은 사라지고 날렵하고 빠른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꾸며 수영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수족관 구경이 꽤 재미가 있었다.

 

역시 모든 수족관 구경의 마지막은 기념품 가게가 아닐까! 다양한 바다생물 모양의 인형들이 있었다.

 

펭귄도 귀엽고 니모도 귀엽고, 안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없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동물은 이곳의 상징인 듀공이었다. 듀공만은 손에서 놓을 수 없어서 결국엔 듀공 한 마리를 사서 가방에 넣었다.

 

시원한 안에 있다 밖에 나오니 푹푹 찌는 것 같았다. 이렇게 더운 여름엔 해변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수영하고 놀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넓다 보니 여름도 다 같은 여름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멜버른의 여름은 덥기는 했지만 참을만했다. 어느 정도 시원함도 있다고 해야 할까! 아웃백 지역은 진짜 말 그대로 타들어 가는 더위였다. 그래도 그늘에 있으면 어느 정도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곳 시드니는 그냥 한국의 더위였다. 실내에 있으면 살 것 같은데 밖에 나가면 온몸이 끈적이고 더웠다. 그래도 이 익숙한 더위가 지금은 그리워진다.

 

씨 라이프 아쿠아리움을 본 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옆에 있는 시드니 보태니컬 가든으로 갔다. 달링하버에서 걸어서 그렇게 멀지는 않은 거리였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하버브리지, 달링 하버, 시드니 중앙역은 웬만한 성인은 그냥 걸어 다닐 정도의 거리였다. 빌딩 숲을 걷고 있으면 영화에서 보던 신대륙의 마천루를 볼 수 있었다.

 
 

빌딩 숲을 벗어나 오랜 된 건물이 늘어선 거리에 오면 영국 런던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국의 흔적과 신대륙의 마천루가 서로 공존하고 있었다.

 

빌딩 숲을 벗어나면 자연이 펼쳐져 있는 점이 부러웠다. 도심 어디에서나 자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도시의 장점 같아 보였다.

 

공원 밑으로는 거대한 차도가 있었다. 도심을 드나드는 차량들로 도로는 정신이 없었지만 공원만큼은 한가했다. 아래에서 교통체증으로 사람들이 짜증을 내고 있을 때 푸른 잔디 위를 걸으면 여행의 마지막 날을 즐길 수 있었다.

 

공원은 꽤 넓었다. 하나의 공원이 끝나면 다른 공원이 또 나왔다.

 

다양한 식물들을 보며 신기해했다.

 
 

유명한 장소에 가서 구경하고 맛집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도심의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곳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우린 여행으로 이곳에 왔기에 더욱더 마음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페라 하우스에서 더 걸어서 들어오는 곳이기에 이곳에 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닷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오늘 보는 모든 것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니 아쉽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 멀리 보이는 오페라 하우스는 평일이지만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관광지와 조금 떨어져 있는 이곳은 한적했다. 오히려 시드니의 상징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풀밭 위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아빠는 또 조용히 있는 새들에게 다가가 겁을 주었다. 난 그 장면이 재밌기에 사진을 찍었다.

 
 

공원을 걸으며 한 달 동안 우리가 다녔던 곳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뉴질랜드를 10일간 자동차로 여행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왔다. 너무 넓은 나라이기에 나라의 크기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러나 크기는 엄청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마지막 날이기에 멋진 곳을 방문하고 강렬한 추억을 남겨야 했지만, 수족관을 가고 공원을 걸으며 이번 여행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너무 좋았다.

 

다음날은 시드니에서 홍콩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숙소로 돌아갔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한 달 동안 산 기념품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여행하는 도중에는 힘들고 정신이 없어서 캐리어 이곳저곳 쑤셔 넣은 자석이며 뱃지등을 한곳에 모아 정리를 하고, 귀여운 인형들은 한 봉지에 담아 캐리어에 넣었다. 지금은 이마트에도 팔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안 팔아서 호주 마트에서 산 진저비어를 깨지지 않게 잘 싸아서 넣었다. 이제 정리된 캐리어를 들어보니 꽤 무게가 나갔다. 여행을 하며 캐리어의 무게가 더 늘어 버렸다.

A. SEA LIFE Sydney Aquarium 1-5 Wheat Rd,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B. 시드니 중앙역 Railway Colonnade Dr, Haymarket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C. Royal Botanic Gardens & Domain Trust Offices Mrs Macquaries Rd,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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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과 오후 풀타임으로 블루마운틴과 페더 데일 공원을 여행한 후 다시 시드니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진행되는 투어로 몸이 힘들기는 했지만 이제 여행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숙소에서 잠시 쉰 후 야경을 보기 위해 하버브리지로 향했다.

 

며칠 뒤면 음력설, 이곳 사람들에게는 차이니즈 뉴이얼로, 길 곳곳엔 새해를 축하하는 조형물이 많았다. 서양권에서 아시아 문화를 접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중국의 호주에 대한 영향을 알 수 있었다.

 

주말 오후라 메인 거리에는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두 번째 오는 길이라 평소 아는 길같이 편하게 서큘러 키까지 왔다. 왼쪽으로 가면 하버브리지가 오른쪽으로 가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있었다.

 
 

하버브리지로 가는 길은 개항기 항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반(?)은 동양인 같았다. 아시아권 나라를 여행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버브리지 쪽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바라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조개껍질을 겹쳐 놓은 것 같은 오페라 하우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를 멀리서 조망하니 아! 이게 내가 아는 그 오페라 하우스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하버브리지를 바라보는 풍경과 하버브리지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바라보는 풍경은 느낌이 달랐다.

 

항구의 끝에는 철제 구조물로 이루어진 하버브리지가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이쪽을 바라보면 철제 구조물이 크다, 멋지다 정도였는데, 막상 다리 앞에 서니 그 규모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언젠가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금문교를 본다면, 뉴욕에 가서 브루클린 브리지를 본다면 얼마나 크게 다가올까.

 
 

다리 옆으로는 오래된 건물들이 다닥다닥 줄지어 있었다. 지금은 카페로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해가 아마 토끼띠의 해였나 보다. 토끼들이 공원에서 쿵후를 하고 있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은 풍경이었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아 번잡하다 느낄 수 있지만, 서울만 가도 이것보다 사람이 더 많으니 이 정도는 번잡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버브리지 철제 프레임 위로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한번 해보고 싶지만 아래에서 바라만 봐도 아찔해 보였다.

 

하버브리지 아래에 있는 공원에 잠시 쉬며 더위를 식혔다. 시드니의 여름은 우리나라의 여름 같았다. 습하고 끈적였다. 다행히 오늘은 햇빛이 강하지 않아서 그나마 걷기 좋은 날이었다.

 

나중에 시드니에 온다면 꼭 한번 하버브리지 위를 걸어 보고 싶어졌다.

 
 
 

해가 저물고 있지만 날이 덥고 목이 말라서 폴라포 같은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 오페라 하우스를 보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 쪽으로 걸어갔다.

 

오페라하우스는 석양을 받아서 지붕이 조금씩 불게 물들기 시작했다. 어제도 오늘도 이곳은 항상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오페라 하우스 뒤에는 공원이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보다 사람도 적고 여유로워서 이 공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다음날 또 이 공원에 왔다.

 

뉴질랜드와 호주를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도시이지만 공원이 많다는 점이었다. 언제든 자연을 접할 수 있기에 사람들이 여유로운 것 인지. 아니면 그냥 이쪽 문화가 여유로운 편인지는 모르겠지만 호주와 뉴질랜드는 여유롭다고 느껴졌다.

 
 
 

바다도 노랗고 붉게 물들었고, 이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페라 하우스 앞으로 모이는 것 같았다.

 
 

이제 호주 여행은 딱 하루 남았다. 오늘 보고 내일 이곳에서 석양을 본다면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다. 뉴질랜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설렘은 벌써 한 달 전의 과거가 되었다.

 
 

이제 딱 하루 남았다. 내일은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 어떻게 해야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무리하지 않으면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는데, 계획이 없었다.

 

야경을 보고 메인 거리를 따라 걸어가는 사람이 없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썰물 빠지듯 어디론가 사람들이 사라진 것 같았다.

 

한적해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다. 낮에는 활기가 넘치지만 해가 지면 도시가 잠드는 것 같았다.

 
 
 

숙소로 가는 길 한국 식당을 발견해서 오랜만에 한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탕짜면, 탕짬면, 거기에 소주까지 소주 가격이 한 병에 2만원 정도였다. 중식으로 저녁을 먹으니 5만원이 넘는 돈이 나왔다. 아빠는 오랜만에 마시는 소주가 달다며 가격이 비싸니 아껴드셨다.

A.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Bennelong Point,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B. 시드니 하버 브리지 Sydney Harbour Bridge, Sydney NSW, 오스트레일리아
C. 시드니 중앙역 Railway Colonnade Dr, Haymarket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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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아니 여행은 왜 그렇게 항상 바쁜 것일까?! 일정을 빡빡하게 세우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지만 결국에는 바쁜 일정이 되고 만다. 시드니에서의 첫날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하루가 지나가 버렸다.

 

둘째 날은 시드니 근교 투어를 한국에서 미리 신청해 두었다. 뉴질랜드와 호주 울루루에서 렌터카를 운전해 보았기에 투어보다는 개인적으로 가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시내 운전에 대한 불안함이 들어서 일일투어를 신청하고 떠났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아마 렌터카로 여행을 하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투어이기에 생각 없이 따라만 다녀도 되는 점이 너무 행복했다. 내가 여행을 계획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이런 날은 쉬는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

 

시드니 근교에 있는 블루마운틴으로 향했다. 블루마운틴, 너무 익숙한 이름이었다. 커피 이름도 블루마운틴이 있지 않은가! 울루루에서는 드넓은 평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곳에서는 호주의 산을 느낄 수 있었다.

 

링컨스 락에 오르니 우리와 같은 눈높이를 가진 산들이 펼쳐져 있었다. 펼쳐져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산은 뾰죡뾰족한 반면 이곳의 산은 평평했다. 대지가 형성되고 시간이 흐르며 협곡이 생겨서 높고 낮음이 형성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전 멜버른에서 퍼핑 빌리 트레인 투어에서 가이드가 호주 아이들은 산을 그리라고 하면 우리처럼 뾰족하게 그리지 않고 앞에 보이는 산처럼 평평한 산을 그린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왜 아이들의 머릿속에 정상이 평편한 산을 그리는지 알 수 있었다. 위에서 보면 협곡의 연속이고 아래에서 보면 높은 산이 연결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았다.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바위 끝에 가면 천 길 낭떠러지가 있었다. 실수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 안전장치기 없기에 무섭기도 했다.

 
 

누군가는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바위 끝에 서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빠와 나는 다리가 너무 후들후들 거렸기에 계속해서 가장자리와는 거리를 두고 사진을 찍었다.

 

아슬아슬한 묘미도 있지만 주변에 거칠 것 없는 풍경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이렇게 멀리서 링컨스 락을 찍어보니 더욱더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저곳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만큼은 최고였다.

 

어떻게 산이 저렇게 생겼을까! 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가 보았고 생각했던 관념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깨지는 것 같았다.

 

링컨스 락에서 에코포인트로 옮겼다. 그곳에는 세 자매 봉이 있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이런 바위에는 꼭 하나의 전설이 있기 마련인 것 같다. 가이드가 전설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지만 우리는 학구적인 여행객이 아니었기에 인증숏만 찍으며 가이드의 설명은 한 귀로 들어왔다 다른 귀로 흘러 나갔다.

 

에코포인트의 가장자리는 펜스가 있어서 안정감이 들었다. 링컨스 락이 어드벤처를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친 여행지라면 이곳 에코포인트는 블루마운틴을 편안하게 관망할 수 있는 전형적인 관광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길쭉한 바위 세 개가 자매처럼 서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마음을 압도하는 대자연을 너무 많이 보고 왔기에 시시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뉴질랜드의 거친 자연과 호주의 그 스케일을 알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을 보았기에 웬만한 풍경은 눈에 차지 않았다.

 

링컨스 락은 부러질 것 같은 탁자 같은 바위 위에 올라 대자연을 감상하는 것이라 무섭기도 하지만 풍경이 주는 짜릿함이 컸다. 반면 에코포인트에서 바라본 풍경은 심리적인 안정감이 느껴졌다. 20대였다면 링컨스 락에 올라 별별 사진을 다 찍었을 테지만 지금은 바위 가장자리에 가는 것도 무서워 쩔쩔 매는 성격이니, 에코포인트가 마음은 편했다.

 

에코포인트에서 시간을 많이 주어서 사진을 찍고 주변을 구경했다.

 
 

직사광선이 바로 내리쬐는 곳이었다. 한국에서는 지금 잿빛 하늘을 볼 수 있을 텐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파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대신 자외선이 강해서 피부도 빨리 타고 따갑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하늘이 너무 좋았다.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길가의 나무도 걷던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이드가 이제는 케이블카 및 다양한 탈것을 타면서 이동한다고 팔찌같이 생긴 표를 주었다. 그리고 안내 지도도 덤으로 같이 주었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데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이었던 것 같다. 서로 눈치를 보며 줄을 서는데 가이드 간 서로 먼저 자신들의 손님을 태우기 위한 눈치 싸움이 대단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쪽 산으로 넘어왔다.

 

케이블카에 내린 후 또 걸어서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에 섰다.

 
 

가파른 지형에 만들어진 플랫홈이라 계단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열차의 좌석도 계단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우리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밖에서 볼 때보다 더 가파르게 느껴졌다. 드디어 열차가 아래로 움직였다. 뭔가 큰 중력이 느껴지는 것 같이 아래로 내려갔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열차는 천천히 움직였지만 보기보다 꽤 무서웠다.

 
 

그렇게 가파른 산을 내려와 드디어 열차에서 내렸다 보기보다 무서워서 아찔했다. 에코포인트나 링컨스 락에서 본 풍경과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블루마운틴을 느낄 수 있었다.

 

열차에서 내린 후부터는 산책코스가 나왔다. 지금이라도 바로 부서질 것 같은 절벽 옆을 걸어갔다. 수풀이 우거진 곳을 걷고 있으니 날이 덥기는 했으나 시원했다.

 

그리고 이곳저곳 보이는 고사리 나무들. 고사리 나무를 처음 본 사람들은 고사리 나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으나, 우리는 뉴질랜드에서 고사리 나무를 너무 많이 보고 와서 그런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고사리가 죽어서 석탄이 만들어진다는 말을 어릴 때 듣고 저렇게 작은 고사리가 얼마나 많이 죽어야 하나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는 고사리가 아닌 이렇게 큰 고사리 나무가 한꺼번에 죽은 후 묻혀야 석탄이 된다는 것을 이번 뉴질랜드와 호주 여행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고사리 숲이 아닌 고사리 나무숲을 걸었다.

 

위에서 내려 보았을 때보다 산이 더 깊고 험한 것 같았다.

 

또 한 번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을 했다. 절벽 위로 보이는 지층들이 이곳이 얼마나 오래전에 형성된 대지임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케이블카에는 많은 사람들이 탑승하기에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전쟁이 치열했다.

 

탐험가들이 이곳을 발견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유럽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풍경들. 이 사람들은 이곳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설레었을까!

 

케이블카를 타며 블루마운틴의 속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블루마운틴을 구경하며 영화 업에 나온 파라다이스 폭포가 있는 곳이 이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드니에서 아침에 블루마운틴으로 이동하고 또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은 불포함 투어라 가이드가 소개해 준 식당으로 갔다. 일요일이라 손님이 많았다. 그래서 빨리 나올 수 있는 메뉴인 햄버거를 주문했다. 날이 덥기에 시원한 콜라 한 잔은 더운 날씨를 조금이나마 식혀주는 것 같았다.

 
 

오전에는 블루마운틴을 구경한 후 시드니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페더데일 야생 공원을 들렸다. 여권 모양으로 생긴 입장권에는 입장권과 지도가 있었다.

 

호주를 여행한다고 어디에서나 캥거루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렇게 동물원에 와야 신대륙 특유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벌러덩 누워서 자는 친구들도 있고 한가롭게 주말을 즐기는 펠리컨도 보였다.

 

가장 인기 있는 친구는 아마 코알라가 아닐까! 하루의 대부분을 나무 위에서 잠을 자는 코알라들. 유칼립투스 잎의 알코올 성분에 취해서 저렇게 나무에 매달려 잠만 잔다. 움직이는 코알라를 보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나무 위에서도 저렇게 편하게 자는 것이 신기해 보였다.

누가 잡아가도 모를 정도로 나무를 껴안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캥거루같이 생긴 동물 친구들도 있었다. 이것들이 얼마나 약은지 먹이를 들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시선 한번 주지 않았다.

 
 

우리가 먹이를 주니까 그제야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울루루에서 며칠 전에 캥거루 고기를 먹었는데 이곳에서 캥거루를 보니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생각한 호주 여행은 울루루 같은 곳을 차를 타고 달리면 주변에 캥거루 때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파리만 잔뜩 보고 왔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울루루에서 파리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파리 떼를 그렇게 많이 만나지는 않았다.

 

동물들이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에도 나와서 지나가는 사람의 길을 막기도 하고 밥을 달라고 협박을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어느 우리에는 개과의 동물이 보였는데 직감적으로 저 동물이 딩고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딩고의 근육을 보니 울루루 트레킹을 하다가 만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보다 더 강해 보였다. 만약 만났다면 개를 무서워하는 난 기절했을 것 같다.

동물원이 화려하진 않았다. 대신 호주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오전에는 블루마운틴 투어, 오후엔 동물원 구경을 한 후 다시 시드니로 돌아왔다. 주말이라 시드니 부근에서 차가 막히기는 했지만, 시드니에 온다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두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A. 페더데일 시드니 와일드라이프 공원 217 Kildare Road, Doonside
B. 블루 마운틴스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 주 블루 마운틴스
C. Sydney Opera House Bennelong Point,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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