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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루에서의 둘째 날에는 본격적인 울루루 탐방을 했다. 울루루를 여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는 렌터카를 이용해 울루루와 주변지역을 구경했다.

 
 

오랜만에 조식이 포함된 숙박이기에 점심은 못 먹을 것 같아서 조식을 왕창 먹었다. 아침이지만 창문 넘어 들어오는 햇살이 강렬했다.

 

본격적인 울루루 관광을 위해 숙소에서 나왔다. 일단 아침에 렌터카를 픽업해야 했기에 메인 상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울루루는 햇볕이 강하고 뜨겁기에 대부분의 전기는 태양열로 얻는 것 같아 보였다. 울루루를 여행하며 마을을 벗어나서 나서는 전신주를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건조기후라 식물이 자랄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붉은색 토양을 자양분 삼아 건조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그리고 꽃을 피운 식물은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아시스가 이런 곳일까. 이곳을 벗어나면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야생의 자연이 나왔다.

 

차를 픽업한 후 울루루로 향했다. 구글로 거리를 찍으니 대략 30킬로미터였다. 마을에서 울루루가 보이지만 저곳까지 30킬로미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뿐이었다. 살면서 이런 광활한 대지와 지평선을 본 적이 없기에 자연이 나를 압도하는 것 같았다.

 

차를 타고 가다 울루루가 잘 보이는 곳에서 차를 세운 후 사진을 찍었다. 멀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울루루까지는 한참 멀었다.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느꼈던 거리감이라는 감각이 이곳에선 작동 오류를 일으켰다.

 
 

하나의 바윗덩어리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넓은 평지 위에 솟아난 바위는 충분히 지구의 배꼽이라 불릴만했다.

 

울루루 주변을 걷기 전 울루루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애보리진의 문화를 잠시 엿볼 수 있는 문화센터를 들렸다.

 
 

내가 보고 있는 풍경들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여기선 10킬로미터, 20킬로미터의 의미가 모호해졌다. 단지 걷는다면 단 100미터도 너무 크고 힘들게 다가올 테지만.

 

이곳에서 계속 살아왔던 애보리진. 호주를 신대륙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데서 바라본 시각이 아닐까. 대대손손 이곳에 거주하고 자신만의 문화를 유지하고 살았는데, 누군가 나타나서 새로운 대륙이라 부르니 아이러니해 보였다.

 

이곳의 흙과 잘 어울리는 붉은색의 흙벽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서 아웃백의 거친 자연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곳 문화센터가 우리가 아웃백의 강한 햇살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장소였다. 밖의 온도가 아직은 30도가 조금 넘기에 그래도 충분히 걸을만했다.

 

본격적으로 울루루를 걷기 위한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울루루 위를 오르려면 햇살이 뜨거워지기 전인 오전 8시까지만 가능했다. 애보리진에게는 이곳이 신성한 장소이기 때문에 요즘은 울루루 위를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우리에게는 신기한 돌이지만 그들 문화에서는 영적인 공간이기에 문화를 존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위에 올라도 안전바가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기에 울루루의 멋진 풍경은 비행기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사람들이 오르는 길은 하얗게 바래있었다. 안전장치가 없기에 보기만 해도 아찔해 보였다.

 
 

울루루 주변을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서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일부 구역은 사진 촬영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군사기밀 같은 것이 아닌 신성한 장소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울루루로 가기 전 가방에는 충분한 물과 과자 정도를 준비해 두었다. 건조한 지역이라 그늘에 있으면 그런대로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나머지 지역은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어야 했다.

 

원시적인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비가 오면 물이 어디론가 모여서 흐르나 보다. 물이 지나간 흔적을 돌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매끈하게만 보였는데 가까이 오니 울루루도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달걀 껍질같이 부서질 것 같은 바위들이 때론 무섭게 느껴졌다. 오래전 본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바위 조각들이 이곳저곳 흩어져 있었다.

 
 

바위 주변을 돌던 길은 다시 도로와 만났다. 지나다니는 차 하나 없는 외로운 길이었다. 시각적인 시원함이 있었지만 이 일대는 뜨거운 햇빛으로 지글지글 끓어올랐다.

 
 
 

캥거루가 있기는 한가 보다. 캥거루가 그려진 안내판을 보니 우리가 호주에 있는 것이 맞나 보다. 지나다니다 캥거루 한 마리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걸어 다니며 다큐에서 보던 야생 캥거루는 볼 수 없었다. 지나가다 딩고라도 볼까 무서웠다. 딩고를 만나도 누구 하나 도와줄 수 없는 곳이기에 사방이 오픈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가장 고립된 공간이었다.

 

가까이에서 볼 때와 먼 곳에서 볼 때 느낌이 사뭇 달랐다.

 
 
 

누구 하나 지나가면 마음이 편하겠는데 우리처럼 울루루를 한 바퀴 돌아오는 사람은 없나 보다.

 
 

머리는 뜨거운 햇빛으로 타들어 갈 것 같았지만 그래도 경이로운 자연을 보고 있으면 꼭 한 바퀴 돌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루루의 다른 면으로 오니 또 기괴한 풍경이 보였다. 보는 방향에 따라 바위 표면에 뚫린 구멍들의 모양이 달라 보였다.

 
 
 

조금 더 걸으니 이제 보이는 무늬는 사람의 머리 같아 보였다.

 
 

그늘진 구역에 들어서니 조금 걷기가 수월했다. 역시 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컸다.

 
 

중반을 넘어섰을까? 이제는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남은 거리와 시간만 생각했다. 정말 사람이라곤 아빠와 나밖에 없는 이곳이 신기하기도 하고 무서웠다.

 

길을 따라 걷는데 과연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다른 길이 없으니 이 길이 맞기는 하겠지만.

 
 
 

중간에 여행자를 위한 비상용 식수대가 있어서 바닥난 물병을 채울 수 있었다. 살기 위해 저거라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물을 더 충분히 챙겼어야 했는데 내 체력은 더운 날씨로 인해 급속히 피로감과 갈증을 느꼈다.

 

우린 덥다 덥다 그러면서도 남은 길을 계속 걸었다. 시작부터 무리였던 것일까? 걷다 보니 왜 사람이 없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날이 뜨거운데 주변이 돌이다 보니 돌에서 나오는 열도 만만 하치않았다.

 
 

특히 그늘 하나 없이 돌 옆을 걸을 때가 가장 힘든 구간같이 느껴졌다. 아빠랑 그래도 이야기하며 걸으니 힘든 부분은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다른 블로거분이 올린 글을 보면 울루루에는 파리가 많아서 파리망을 쓰고 다녀야 파리를 안 먹는다고 하는 여러 글을 보았는데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땐 파리가 없었다. 아마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걸으며 파리 몇 마리를 나도 모르게 먹었을지 모르겠다.

 
 

보는 위치에 따라 울루루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방금 전은 서부영화에 나오는 건조한 들판만 보이다 갑자기 이곳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아 보였다.

 
 

풀도 무성하고 꽃도 피고 이곳만 보면 이곳이 건조지역인지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구글로 위치를 계속 확인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더 걸어야 할 것 같아 보였다. 이제 좀 끝이 보였으면 좋겠는데 뭔가 끝이 없는 굴레의 길을 걷는 느낌이었다.

 
 

물이 고인 웅덩이에는 파란 하늘이 비쳤다. 그리고 우리를 잡아먹을 것 같이 생긴 바위의 부분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멀리서 보면 보드랍게 보일 뿐인데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울루루는 보는 위치에 따라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돌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큰 산 같았다. 그냥 돌산이라고 생각했다.

 

사람 소리가 나서 간 곳에는 물웅덩이가 있었다. 이곳의 원주민들 같은 사람들이 시원해 보이는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보기만 해도 너무 시원해 보였다. 물이 전체적으로 검게 보이기에 그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아빠랑 나, 둘 다 지칠 대로 지친 것 같다. 많이 걸어 힘들기보다는 아웃백의 더위가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다. 몸에서 열이 나는데 그렇다고 한국의 더위처럼 미친 듯이 땀이 나지는 않았다. 사람이 더위에 고사될 것 같았다.

 

드디어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울루루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3시간이 걸렸다. 다음에 또 온다면 그냥 차 타고 포인트 포인트에서 사진만 찍고 갈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바퀴를 돌았다는 것이 뿌듯했다.

 
 
 

아빠랑 나 너무 무모하게 도전했던 트레킹 같았다. 차의 온도계로 외부 온도를 확인하니 40도였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온도였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뭔가 뿌듯했다.

A. Desert Gardens Hotel - Ayers Rock Resort 1 Yulara Drive, Yulara
B. Uluru Sunset Viewing Area 무팃주루
C. Uluṟu-Kata Tjuṯa National Park Lasseter Highway, Ul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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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에서 비행기로 세 시간 반이 걸려 지구의 배꼽이라 불리는 호주의 중심인 울루루에 왔다. 일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곳으로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오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이다. 이곳에 오기 위해 다른 곳을 포기하고 이 먼 곳까지 왔다. 호주에서도 오지인 곳이다.

 
 

울루루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 지내는 마을은 아주 작았다. 이 마을을 기점 삼아 울루루와 그 일대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마을이 아주 작기에 조금만 걸으면 마을의 끝과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을의 끝에 도착하면 끝없이 펼쳐진 도로와 황무지가 나왔다.

 

건조기후지만 푸르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빠는 이런 환경에서도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셨다.

 

이곳은 원색의 자연이 눈길을 끌었다. 파란하늘, 녹색의 잔디, 그리고 붉은 토양까지 모든 색이 대조를 이루는 것 같았다.

 

이런 사막같은 곳에 마을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다.

 

마을 중심엔 상가가 있어서 필요한 물품도 살 수 있고 식당도 있었다. 일단 렌터카 회사에 들려 차를 빌렸다. 첫날은 차가 필요 없어서 차는 이박삼일만 빌렸다. 렌터카 회사 직원은 유쾌했다. 엄청나게 빠르게 말을 해서 집중해서 영어를 들어야 했지만, 그래도 처음 빌리는 렌터카가 아니기에 대략 이해가 되었다. 차는 마을에서 빌리고 반납은 공항에서 하기로 했다. 이곳 렌터카는 운행거리 제한이 있었고 제한거리보다 차를 더 타게 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기껏해야 울루루에 다녀오는 것과 주변 관광지 정도만 가면 되기에 제한거리 이상을 탈 일이 없었다. 렌터카를 빌린 후 필드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 투어도 신청했다. 울루루로 가기 위해서는 울루루 입장권도 구매해야 하는데 기억에는 렌터카를 빌미며 산 것 같다. 아무튼 울루루에 가려면 입장권이 필요했다.

 

점심은 마을 식당에서 먹었다. 점심은 매일 먹는 피쉬 앤 칩스와 캥거루 햄버거였다.

 

캥거루 햄버거라 신기해서 주문해 보았으나 막상 음식이 나오니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블로그 후기에 보니 고기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글을 보았기에 두렵기는 했다. 막상 먹어보니 그냥 소고기 같았다. 캥거루를 먹어 봤다는데 의의를 둘 뿐이었다. 전반적으로 마을의 물가는 호주의 다른 도시의 1.5배에서 2배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친 후 밖에 나왔다. 워킹투어 인가 보다. 이 뜨거운 날 그늘에 모여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 정도 영어를 다 알아들을 수 있으면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낮의 태양 빛이 뜨거웠다. 그러나 건조하기에 그늘에 있으면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걷는데 도마뱀이 보였다. 호텔이며 동네며 자주 볼 수 있는 귀여운 도마뱀 친구였다.

 

아빠는 피곤하다고 하셔서 숙소로 들어 가셨다. 진짜 뜨겁긴 했다. 대낮에는 절대로 돌아다니면 안 되는 날씨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의 여름 날씨가 40도까지는 오르지 않았었다. 그래서 처음 겪어 보는 40도의 날씨는 몸을 처지게 만들었다. 역시 더울 때는 에어컨 밑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숙소에서 쉰 후 밖으로 다시 나왔다. 더위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그래도 더웠다.

 
 

멀리는 가지 못하고 마을 주변만 걸었다.

 

이 더운 사막에도 꽃이 피어 있었다. 하늘의 구름은 누가 그려 놓은 것 만 같아 보였다.

 

저 멀리 울루루가 보였다. 그렇게 멀어보이진 않지만 구글 지도로 확인하니 대략 2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가까워 보인다고 무턱대고 걷긴 먼 곳이었다.

 
 

내일은 렌터카로 울루루를 걸어볼 생각이었다.

 

걷다보니 이번엔 도마뱀보다 훨씬 큰 동물이 우리 앞을 지나갔다.

 

핸드폰으로 대충 찍어도 작품이 되었다.

 
 
 

아무 준비없이 밖을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엔 충분한 물과 간식 정도는 챙겨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야생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살인적인 더위도 있는 곳이기에 항상 생존을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붉은 모래가 샌들 사이로 들어 갔다. 모래가 뜨거웠다.

 

남들이 하는 것 처럼 사진을 찍어 보았다.

 

가까워 보이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첫날은 눈으로 감상만 했다.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 보았다.

 
 

구름이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구름 같아 보였다.

 
 
 

너무 드넓은 평지라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바위까지의 거리가 대략 50킬로미터가 넘었다. 서울 끝에서 끝이 이렇게 보이니 신기할 뿐이었다. 내가 가진 관념이 하나하나 깨지는 것 같았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 이었다. 이곳에 안 왔으면 정말 평생 후회할 뻔했다.

 

걸어가는 길에 귀여운 도마뱀이 또 보였다.

 
 
 

울루루 주변 하늘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확대해서 보니 바위 옆에 비가 오고 있었다. 한곳에서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른 곳은 화창한데 저곳만 비가 내리는 것이 신기했다.

슈퍼마켓에서

필요한 물품을 샀다.

 

물값이 장난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모든 물품이 비쌌다. 그래도 안 살 수는 없으니 최소한만 구매했다.

이렇게 울루루에서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세상의 중심에 왔다는 설렘으로 울루루에서의 첫날이 지나고 있었다.

A. Desert Gardens Hotel - Ayers Rock Resort 1 Yulara Drive, Yul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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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모든 일정은 거의 3박 4일이었다. 멜버른, 울루루, 시드니 이렇게 3개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었다. 멜버른에서 울루루까지 비행기로 3시간 반, 울루루에서 시드니까지 3시간 반 가량의 비행이었다. 같은 나라 안에서의 이동인데 비행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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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에서 울루루로 가는 비행편이 오전 시간이기에 숙소에서 이른 아침에 체크아웃을 했다. 숙소에서 나올 땐 거리가 어두웠는데 걸어오는 사이에 해가 떠올랐다.

 
 

공항버스를 타고 멜버른 시내를 벗어나 공항으로 향했다. 멜버른에, 호주에 처음 도착했을 땐 너무 긴장해서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 조금 적응된 것 같다. 적응 안 되던 호주식 영어도 아주 조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졸린 눈으로 창가를 응시했다.

 

출근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시외곽으로 나가는 길이 라차가 막히지 않았다. 시원스럽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셀프체크인을 한 것 같다. 수화물 택도 내가 뽑아서 붙였다. 저렴하게 가려고 젯스타로 예약했더니 스스로 체크인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한 번쯤 내가 직접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막상 해보니 잘 몰라서 어리바리했다.

 

수화물 택까지 붙인 후 이제 짐을 보내기 위해 줄을 섰다. 수화물의 바코드를 인식시킨 후 그냥 보내면 끝이었다. 어리바리하게 못하고 있으면 직원이 와서 도와주니 그렇게 힘들진 않은 것 같았다.

 

국내선이다 보니 에어사이드 안은 면세 구역이 아니였다. 비행시간만 보면 한국에서 홍콩이나 하노이 가는 시간인데, 겨우 호주 정가운데 지역으로 가는 비행이었다. 남한 크기의 80배나 큰 대륙이다 보니 우리의 관념으로는 이해가 안 되기도 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계류장까지 걸어서 갔다. 아빠는 이렇게 걸어가거나 버스타고 가는 걸 싫어하시는 편이고, 난 이렇게 걷거나 버스를 타고 가면 비행기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여름의 아침 햇살은 뜨거웠다. 그리고 습했다. 공항 밖을 나오니 끈적끈적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자리는

뒤쪽이라 뒤쪽 계단을 이용해 올라갔다.

 
 

저가항공이다 보니 뭐 주는 것은 없고 다 사 먹어야 했기에 따로 비행기 안에서 먹지는 않았다. 내가 탄 비행기 옆에 싱가포르 항공이 보였다. 싱가포르도 몇 번 가보고 이용해 본 항공사라 반가웠다.

 
 

비행기는 이륙 후 북서쪽으로 향했다. 역시 넓다. 그냥 평지가 펼쳐져 있었다. 만약 차를 타고 달리면 직진만 몇 백 키로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 멀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큰 대륙. 이 대륙이 하나의 나라인 것이 더 충격적이었다. 비행기는 계속해서 내륙으로 이동했다. 집들은 보이지 않았다. 호주의 대부분의 도시는 해안에 위치해 있는 편이었다.

 
 
 

저가 항공이기에 모니터 등이 없었다. 그냥 머릿 속에 있는 지도를 꺼내서 어딘지 생각해 보거나 MapsMe앱을 간간히 열어서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붉은 땅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흙에 철광석 성분이 많아서 호주의 땅이 붉게 보인다고 어느 티비 프로에서 본 것 같다.

 

내륙으로 들어갈 수록 땅은 더 붉어지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조금씩 고도를 낮추는 것 같았다.

구름 낀

하늘 사이로 땅이 힐끔힐끔 보였다. 내가 상상한 것은 울루루에 비행기가 접근하면 저 멀리 큰 바위가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하늘은 구름만 잔뜩 끼었다.

 
 

일부러 왼쪽자리로 지정했는데 울루루는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단지 비행기가 선회할 때 녹슨 쇠 같은 색의 땅만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척박해 보이는 땅에도 생명이 자라나 보다. 죽음의 땅에 생명체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다.

 

드디어 비행기가 착륙했다. 어느 중년의 호주 아주머니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곳에 온다고 감탄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로 따지면 울릉도나 독도 가는 기분 정도 들 것 같았다. 국내여행이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감흥이 큰 것 같았다.

 

공항은 아주 작았다. 직원들이 벨트 위에 짐을 놓으면 알아서 찾아가면 되었다. 그리고 벽에 붙여 있는 경고가 눈에 띄었다. 딩고나 들개를 만날 수 있다는 경고문. 동물을 무서워 하기에 경고문이 무섭게 느껴졌다.

 

에어즈락 공항에서 숙소가 밀집한 곳 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되었다. 셔틀버스가 호텔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호텔 이름을 확인 후 탑승하면 되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픽업하거나 빌릴 수 있는데 우린 숙소로 먼저 이동한 후 렌터카를 빌렸다. 이곳은 투어로 구경하던지 아니면 렌터카를 빌려야 했다.

A. 멜버른 공항 Melbourne Airport VIC 3045 오스트레일리아
B. 에어즈 록 공항 Yulara NT 0872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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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여행의 세번째 날도 근교여행을 떠났다. 첫날은 저녁 늦게 도착하고, 둘째 날은 오전 투어 후 아주 잠깐 멜버른의 분위기에 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번째 날은 올데이 투어로 멜버른 근교에 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향했다. 멜버른에 온 이유가 세번째 날 있는 투어 때문이었다. 광활한 들판 끝에 있는 기암괴석들을 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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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진행되는 투어다 보니 이른 시간에 출발장소로 향했다.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여타 대도시처럼 아침이 되니 출근하는 사람들로 도시가 활기찼다.

 
 

투어버스를 타고 멜버른 시내를 벗어나 시외곽을 달렸다. 푸른 들판엔 호주산 청정 소들이 뛰어 놀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뉴질랜드와는 또 다른 광활함을 보여주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호주 호주 노래를 부르나 보다.

 

남극에서 밀려오는 바다일까? 하늘 구름마저 호주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동안 버스를 타고 와서 그런지 몸이 찌푸둥했다. 햇빛이 강렬했다. 햇빛이 따가웠지만 난 이런 햇빛마저 좋았다. 이곳은 지금 여름이닌까.

 

무섭게 밀려오던 파도는 해변에 다다르면 얌전해졌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가이드가 유명 스타의 별장이라고 했다. 저런 곳에서 지내면 어떤 느낌일까? 아무튼 전망 좋은 해안을 따라 집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두번째로 간 곳은 코알라를 볼 수 있는 곳이 었다. 내가 이것저것 준비한 여행이 아니다 보니 이곳이 어딘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내리라고 하면 내리고 먹으라고 하면 먹을 뿐인 수동적인 여행. 그래도 편해서 좋았다.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데 이 잎에는 알코올 성분이 있어서 이걸 먹는 코알라는 계속 잠만 잔다고 한다. 한마디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숙취를 안고 산다고 해야 할까! 알코올 중독인 셈이다. 호주에 오면 교외엔 캥거루가 뛰놀고 유칼립투스 나무엔 코알라가 사는지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동물원에서 두 동물을 보는게 더 쉬운 것 같다.

 

그리고 전날 앵무새 때문에 고생했으면서도 아빠는 앵무새 먹이 주기에 또 도전하셨다.

 

아빠가 앵무새 먹이를 주고 있는데 일본인 관광객 분들이 오셔서 신기한지 사진을 찍으셨다.

 

그당시 일본 문무성 시험 준비 중이라 이분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해서 들어 보았으나 배움이 짧아서 결국대화의 내용은 거의 듣지 못했다.

 

앵무새의 부리만 봐도 내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다른 앵무새들이 아빠에게 오더니 어깨며 머리에 앉았다.

 
 

아빠는 완전 이곳의 인싸가 되셨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사진을 찍고 지나갔다.

 

먹이를 다먹을 때까지 떠나지 않는 앵무새들. 난 멀리서 구경만 할 뿐이 었다.

 

또 버스를 타고 가다 풍경이 멋진 곳에서 버스가 섰다.

 

너무 푸르러서 말이 나오지 않는 바다색. 바다는 파란색과 녹색 그리고 해안에서 부숴진 파도로 흰 물결을 이루었다.

 
 
 

해안선도 끝이 없어보였다. 저 길을 따라 가면 우리의 목적지가 나올 것 같았다.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숙소에서 나왔더니 배가 고팠다. 시간은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점심은 호주의 자랑인 피쉬엔 칩스로 했다. 호주에 와서 벌써 두번째 피쉬엔 칩스 인 것 같다. 영국에서 보다 더 많이 먹은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잠시 자유시간이 있어서 소화도 시킬 겸 식당 주변 마을을 돌아 다녔다.

 
 
 
 

경사가 완만한 해변이 인상적이었다.

 
 

바다를 보니 풍덩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이런 멋진 바다를 눈으로만 구경해야 하는 것도 고문이었다. 더구나 이렇게 화창하고 뜨거운 날에는 말이다.

 
 

많은 패키지 고객들이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것 같았다.

 

마을 곳곳이 아기자기했다.

 

마을 곳곳에서 푸르름을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지나가는 고양이에게 아는 척도 해보았다.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12사도를 보기 위해 헬기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서류에 사인을 한 후 헬기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패키지에서도 와 있기에 약간 도떼기 시장 같아 보였다.

 

줄을 서서 기다렸다. 헬기 착륙장에는 줄이 길었다.

 

헬기가 착륙하면 직원들이 달려가 문을 열어 주었다. 헬기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택시승강장처럼 헬기는 끊이없이 착륙했다 이륙했다.

 
 

우리는 배에 구명쪼기 한개씩 착용하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하늘에서 본 12사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고, 제발 조종사 옆에 앉기를 바랬다.

 
 

헬기는 지상에서 힘차게 이륙했다. 몇 초 날았을까 바로 바다가 보였다.

 

우리까지에서 줄이 잘리는 바람에 맨 앞자리는 앉을 수 없었다. 나는 창가 쪽이라 그래도 밖이 잘보였는데 아빠는 헬기를 타본 것으로 만족한다고 하셨다. 헬기투어를 안하는 사람들은 12사도에 미리가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헬기의 엔진 소리가 꽤 컸다.

 
 

헬기는 바다쪽으로 나갔다 다시 해안으로 접근했다.

 

길게 펼쳐진 해안선이 영국의 세븐 시스터즈를 연상 시켰다. 평지가 갑자기 바다를 만나니 수직으로 깎인 것 같이 보였다.

 
 
 

위에서 바라보니 구글 지도의 실사판 같은 느낌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파도와 바람이 깎아서 장관을 만들었다.

 
 
 

육지 끝은 수직으로 깎여 있었고 평지엔 집도 있고 도로가 있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었다.

 

헬기 투어는 대략 10분 남짓이었다. 뭔가 꿈꾸다 일어난 느낌이었다. 헬기를 타긴 했는데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헬기라 꼭 꿈을 꾼 것 같았다.

 

헬기 투어를 한 후 버스를 타고 12사도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위에서 볼 때 보다 아래서 보는게 훨씬 더 입체적이고 실감났다.

 
 

아빠는 헬기타는 시간에 이곳에서 12사도를 더 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하셨다.

 

지금도 아주 조금씩 바람에 의해 기둥들이 깎이고 있지 않을까.

 
 

위에서 볼 때 기둥의 크기, 깊이 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바로 앞에서 바라 보니 규모에 압도되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되지 않아서 아쉬울 뿐이었다. 렌트카로 왔으면 조금 더 여유가 있지 않았을까.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움푹 들어간 지형. 두면이 막혀 있어서 아늑함이 들었다. 위를 올려다 보면 지층이 그대로 보였다. 몇 억년 동안 쌓여온 지층 안으로 들어 온 것 같았다. 맨 위가 현대라면 아래로 내려 올 수록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무너지진 않을까 조마조마 했다.

 

자연에 압도되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은 들판.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고 있었다.

 
 
 
 

아직 해가 남아 있지만 다시 멜버른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아쉽지만 버스로 돌아가야 했다.

 
 
 

버스를 타고 멜버른으로 가는데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저 끝은 얼마나 멀까? 살면서 이렇게 넓은 곳은 본적이 없기에 광활한 들판만 보며 넋을 놓았다.

A. 12 Apostles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 트웰브 아포슬
B.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 멜버른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 멜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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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첫날은 늦게 멜버른에 도착하는 바람에 그저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밤늦게 시내에 도착했기에 전혀 구경을 할 수 없었다. 스카이버스 터미널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본 풍경이 전부였다. 멜버른 근교 반나절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미팅 포인트로 나갔다. 밤과 다르게 활기가 느껴졌다. 밤과 낮의 풍경이 다르게 느껴졌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보였다.

 

뉴스에서 본 것 같은데 무슨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은 꽃다발이 추모를 하기 위해 거리 한편에 놓여져 있었다.

퍼핑 빌리 레일웨이

 
 

오랜만에 참여하는 근교 투어라 편했다. 특히 한국인 가이드와 한국인과 같이 다니는 여행이라 편하기도 하고 어색했다. 차를 타고 한두시간 외곽으로 간 것 같다.

 

올드브릿지 위를 지나는 증기기관차를 보니 가슴이 설레였다. 숲 속을 달리는 증기기관차의 칙칙폭폭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기차는 연기를 뿜으며 나무 다리 위를 지나갔다.

 

사람들은 창밖으로 발을 내놓고 있었다. 우리도 저 사람들처럼 발을 내놓고 기차를 탈 생각을 하니 뭔가 짜릿한 느낌이 온몸을 흐르는 것 같았다.

 
 

가이드를 따라 기차역으로 갔다. 동화 속에 현실로 나온 것 같은 분위기의 기차역이었다. 우린 1800년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우리가 탈 버건디색의 기차였다. 출발 전 증기기관차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잠시 객차 안으로 들어가 사진도 찍어 볼 수 있었다.

 

그냥 이곳의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 없었다.

 
 

반대쪽 플랫폼으로 다른 기차가 들어왔다.

 

사람들의 표정이 전부 밝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좋은가 보다. 우리 기차도 빨리 출발하면 좋을텐데 시간은 더디게만 갔다. 기차는 출발 시간이 되어야 출발하기에 조급해 할 필요가 없었다.

 

가이드 분께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셨다. 내 짧은 팔로 아무리 열심히 길게 뻗어 찍어도 투샷을 찍기 힘든데 이렇게 찍어주셔서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기차에 탑승을 했다. 살짝 앉은 자세가 어색했다.

 

기차표도 받았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종이 티켓이었다. 어릴적 탔던 간이역에서 샀던 티켓이 생각났다.

 
 

기차가 출발하려고 하나보다. 승무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무원 및 기관사 전부 이 마을 주민들이라고 들었다. 시간이 남을 때 봉사활동으로 여객업무를 한다고 했다.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 서서히 기차는 속도를 냈다.

 
 

플랫홈에서 역장분께서 출발하는 기차 및 승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기차는 감수성을 자극하는 기차의 스팀소리가 너무 좋았다. 대신 연기가 종종 우리가 탄 객차 쪽으로 불었다. 석탄가루가 연기와 함께 날아오기 때문에 연기가 반갑지만은 않았다. 우리가 탄 객실 근처로 연기가 불어서 눈에 석탄 가루가 들어가서 눈이 껄끄럽게 느껴졌다.

 

역을 출발한 기차는 숲 속을 달리고 있었다. 빠르지 않기에 주변 풍광을 즐기며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차장분은 좌석에 앉아 열차시간을 확인하고 계신 것 같았다.

 

다 좋은데 핸드폰을 떨어뜨리면 주울 수 없을 것 같기에 조심히 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

 
 

기차가 약간 굽은 길을 돌 때가 사진 찍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기차의 속도는 슬로우 슬로우였다. 요즘같이 고속철이 달리는 시대에 증기기관차를 타고 숲 속을 달리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느리기 때문에 빠름으로 인해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쉬고 있는 차장에게 부탁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하니 흔쾌히 승락해 주었다. 승객들의 요청이 귀찮을 법한데 웃으며 같이 사진을 찍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기차는 드디어 우리가 이곳에 와서 처음 본 나무다리 위를 지나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솔직히 아찔했다. 놀이동산의 놀이기구 만큼은 아니지만 발이 허공에 떠있으니 없던 고소공포증이 생기는 것 같았다.

 

기차에서 내리니 또 타고 싶었다. 그러나 그룹투어이니 아쉽지만 기차를 뒤로하고 역을 떠났다.

 

점심은 기차역 근처 마을에서 먹었다. 식당이 많지 않은 편이라 사람들을 따라 아무 생각없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은 미포함인 투어라 개별적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계산했다. 식당으로 가기 전 가이드가 식당에 사람이 몰리면 음식이 나오는데 한참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우린 샌드위치 종류와 피쉬 앤 칩스를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앵무새가 있는 곳으로 갔다. 난 새를 무서워 하기에 앵무새 모이를 받지 않았다. 아빠가 앵무새 모이를 들고 서있자 앵무새들이 아빠 주위로 몰리기 시작했다.

 
 

앵무새가 무겁기도 하고 발톱이 날카롭기에 아빠는 짧은 비명을 지르고 앵무새 모이 통을 내려 놓으셨다.

 

통을 내려 놓아도 이것들이 통주위로 모이고 몇몇 앵무새들은 아빠 등을 타기도 했다.

 

아빠는 앵무새가 어깨 위에 오르니 발톱이 날카로워서 엄청 아프다고 하셨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발톱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앵무새와 같이 사진을 찍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기자기한 용품 및 차 등을 파는 마을로 마을 자체도 이뻤다. 기념이 될 만한 것을 사고 싶었으나 가격은 착하지 않아서 눈으로 구경만 했다.

 

이렇게 마을을 구경한 후 다시 멜버른으로 돌아왔다.

멜버른 시내 여행

 

멜버른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이날 밖에 없어서 오후엔 시내 구경을 했다.

 

유럽의 느낌이 나는 거리를 보니 내가 영국에 와있는지 호주에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특히 플린더 스트릿 역 주변은 런던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사람들로 활기가 띠었다.

 
 

역 앞에 큰 성당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영국의 식민지였기에 성당 안에서도 오랜 영국의 느낌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근교로 나가고 싶었지만 아직 호주라는 나라가 낯설기에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건물 주변엔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였다. 서울의 종로 같다고 해야할까?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이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가를 따라 걸어 보았다. 도시 전반에 여유가 흐르는 것 같았다.

 
 

이 도시의 템포는 서울에 비해 느린 것 같았다. 왜 사람들이 멜버른이 살기 좋은 도시로 꼽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멜버른의 여름 날씨는 한국의 여름과 비슷했다. 습하고 더웠다. 십일 가량을 뉴질랜드에 있다 왔는데 같은 여름이지만 뉴질랜드는 시원한 여름이라면 이곳은 습하고 더운 여름이었다.

 

다리도 아프고 덥기에 강가에 위치한 바에 앉아서 맥주로 더위와 갈증을 달랠 수 있었다.

 

시원한 맥주 한잔에 힘을 얻어 강가를 따라 다시 걸었다. 씨라이프, 어디서 본듯한 수족관이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있는 그 수족관이었다.

 

철길 아래를 지났다. 붉은 색 벽돌에서 이곳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철길 아래 공간을 활용한 상점들이 인상적이었다.

 
 

강가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 오후 시간 펍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멜버른의 가장 번화가이지만 낭만과 여유가 있었다.

 
 
 

플린더 스트릿 역 안이 궁금해 안으로 들어가니 멜버른 근교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로 역 안은 분주했다.

오전엔 투어로 오후엔 시내 구경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기에 힘이 들었다. 그래서 진저비어 한병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다음날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가 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A. Puffing Billy Railway Puffing Billy Railway, Victoria, 오스트레일리아
B. Flinders Street Railway Station Flinders St, Melbourne VIC 3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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