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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루에서 시드니로 이동했더니 피곤했다. 대한민국은 한창 추운 겨울이지만 이곳은 가장 더운 여름이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뻘뻘 났다. 울루루에서 40도가 넘나드는 더위를 맛보고 왔더니 시드니의 더위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요놈의 습함이 힘들었다. 딱, 한국의 더위같다고 해야 할까.

 
 

호주에서의 마지막 숙소는 호텔이 아닌 호스텔이었다. 물가 비싼 시드니이기에 호텔이 비싸서 호스텔로 숙소를 정했다. 숙소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더 길기에 궂이 비싼 숙소에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숙소에서 씻고 땀 좀 식히고 해가 질 무렵 밖으로 나왔다. 역시 해가 지고 있지만 후텁지근 했다. 그리고 며칠만에 돌아온 대도시. 아마 뉴질랜드, 호주여행 중 시드니가 가장 큰 도시였던 것 같다.

 
 

대도시라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았다. 왠지 갑자기 사람이 많은 곳으로 오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곳곳에 있는 공원들에서 이 도시가 자연친화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영국의 느낌이 물씬나는 공원이 보였다. 뉴질랜드와 호주엔 아직도 영국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였다.

 
 

숙소에서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서큘러 키까지는 그냥 계속해서 직진을 하면 되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넓직한 공원이 마음에 들었다.

 

길거리에 비둘기가 아니 큰 부리를 가진 신기한 새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대도시에는 당연히 비둘기가 주인이 아닐까?

 
 

처음보는 풍경에 매료되어 걷다보니 벌써 써큘러 키에 도착했다. 이곳에 오니 시드니의 명물 두개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왼쪽엔 하버브릿지, 오른쪽에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있었다.

 
 

책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두 건축물이 내 눈앞에 있으니 할 말을 잃어버렸다. 블루마블에서나 보던 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내 눈 앞에 있었다. 오페라하우스를 보니 내가 진짜 호주에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주말이라 서큘러 키에는 로맨틱한 석양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관광객 반, 현지인 반인 것 같아 보였다. 인기있는 두개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시드니로 몰려 들었다.

 
 

하늘은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그냥 철제 다리이지만 하늘의 노을이 다리를 분위기 있게 바꾸어 주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하나의 건물처럼 보였던 오페라하우스는 가까이 가니 세개의 건물로 나눠진 건물인 점이 신기했다. 그리고 오페라하우스 앞 계단은 많은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했다.

 
 

내 앞에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오페라하우스의 지붕은 타일을 붙인 것으로 조각조각난 타일 수십만개(?)를 이어붙어 있었다.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길거리의 가로등에는 하나씩 불이 들어왔다.

 
 
 

다리에는 불이 들어오고 오페라하우스의 지붕은 조명 빛을 받아 흰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보였다.

 

서큘러 키에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보이는 식당이 많았다. 이날만큼은 우리도 분위기에 취해 보고 싶었다.

 

가격이 부담되기는 했지만 이런 날 구질구질한 호스텔로 바로 들어가면 아쉽기에 우리도 한번 분위기 좀 내보았다.

 

난 피쉬앤 칩스, 아빠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분위기도 맛있고 맛도 너무 좋았다. 거기에 와인 한잔까지. 거의 십만원이 넘는 돈을 내기는 했지만 오늘 저녁의 추억은 평생 남을 것 같았다.

 

음력 설이 얼마 안 남았기에 주요 거리와 광장엔 중국풍의 장식들이 많았다. 차이니즈 머니가 대단하다는 것을 한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서구권에서 음력 설을 기념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장식해 놓은 곳은 이곳에서 처음 보았다.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도심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시드니의 저녁을 즐기는 일부 관광객들만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A.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Bennelong Point,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B. 시드니 하버 브리지 Sydney Harbour Bridge, Sydney NSW, 오스트레일리아
C. Circular Quay 오스트레일리아 2000 뉴사우스웨일스 주 시드니 시 서큘러 퀘이
D. 시드니 중앙역 Railway Colonnade Dr, Haymarket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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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사일간의 울루루 여행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시드니로 이동하는 날 이다.

 

언제 또 올지 모르기에 마지막날 아침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루종일 이동하기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뭐, 매일 든든하게 먹기는 했지만. 이번 여행을 하면서 숙소에서 조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 뉴질랜드와 호주 숙박비가 비싸서 대부분 호스텔에서 지냈기에 항상 아침은 간단하게 먹었었다.

 

짐을 챙긴 후 체크아웃을 하고 렌터카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차 렌트는 시내에서 했지만 빌릴 때 직원 분이 차를 공항에서 반납할 수 있다고 해서 반납 장소를 공항으로 했다. 비행기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공항으로 떠났다. 공항으로 가던 중 아쉬운 마음에 차가 없는 도로 한편에 차를 주차했다.

 

야생의 거침이 느껴지는 길에 서서 멀어지는 길을 바라보았다.

 
 

숙소에서 공항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았다. 렌터카를 계약할 때 풀커버리지 보험으로 해두었기에 차량 외관은 체크하지 않고 달린 거리만 확인한 후 반납이 끝났다. 아직 체크인 전이라 공항은 한산했다.

 

이제 다시 도시로 날아가야 하기에 조금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공항에서 숙소까지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을지 여행책자를 보며 확인을 했다.

 

체크인 하는 곳과 수화물 찾는 곳이 한곳에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였다. 울루루에서 시드니까지의 비행시간은 대략3시간으로 한국에서 홍콩까지 가는 시간만큼 걸렸다. 아무튼 호주가 크기는 큰가보다.

 

탑승이 시작되었다. 이 비행이 호주에서 타는 마지막 국내선 비행이었다. 호주까지 왔는데 안전성이 가장 높다는 콴타스 항공을 못타본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언젠가 또 기회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탑승은 계류장을 걸어서 스텝카를 이용했다. 젯스타가 제일 저렴해서 젯스타로 선택을 했었다. 맬버른-울루루-시드니 비행기표가 대략 30만원 정도였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거기에 성수기이기에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 할까 걱정이 되어서 저렴한 표를 보자마자 생각도 하지 않고 표를 구매했다.

 
 

비행기에 탑승했다. 자리는 오른쪽 창가로 이륙 후 울루루를 볼 수 있다는 글을 본 것 같아서 사전에 자리를 지정해두었다.

 

비행기는 힘차게 활주로를 달려 이륙을 했다. 아웃백의 붉은 흙이 그리울 것 같았다.

 
 

비행기가 고도를 조금씩 높이니 끝없이 펼쳐진 대지가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울루루. 마지막까지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울루루를 한바퀴 걷고, 차로 한바퀴 돌고, 지는 석양을 보았고, 마지막으로 그 모습을 비행기에서도 보았으니 울루루를 볼 수 있는 여러 방법은 다 해보았던 여행이었다.

 
 

울루루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고 비행기는 서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 갔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대지는 그저 붉기만 했다. 호주가 넓다고 생각은 했지만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그 광활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저 넓었다.

 

물 한병도 사먹어야 하기에 그저 창밖만 바라보며 3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마저 지루하지 않고 즐겁기만 했다. 차로 갔다면 아마 이삼일을 꼬박 운전해야 하지 않을까.

 
 

드디어 푸르름을 가득 머금은 산맥이 나왔고 바다가 보였다. 바다 위에서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어느정도 고도를 낮추니 바다 위에 우리가 탄 비행기의 그림자가 보였다.

 
 

비행기는 시드니 공항에 사뿐히 착륙했다.

 

역시 대도시에 있는 공항이라 사람이 많았다. 이곳에서는 카트가 유료였다. 대략 4달러로 저렴하지 않았다.

 

시내까지는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호주에서 처음 이용해보는 기차라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여행책자에서 철도, 지하철 이용법을 달달달 외웠지만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20여분 만에 센트럴 역에 도착했다. 숙소는 센트럴역 근처이기에 걸어가면 되었다.

A. 에어즈 록 공항 Yulara NT 0872 오스트레일리아
B. 시드니 공항 Sydney NSW 202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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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낙타 타기 체험을 한 후 울루루에서 20-30킬로미터 떨어진 카타츄타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숙소가 있는 율라라에서 출발하면 대략 60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숙소에서 카타츄타 국립공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인천에서 의정부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

 
 

길게 직선으로 뻗어 있는 도로를 달렸다. 서양미술에서 볼 수 있는 소실점이 보이는 도로였다. 어쩌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뿐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도로 위에서 점프샷을 찍어 보았다.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차를 타고 가다 풍경이 멋진 곳에 차를 세운 후 사진을 찍었다. 뉴질랜드에서도 차 한대 없는 도로를 많이 달려 보았지만 여기는 더 광활하고 더 무섭게 느껴졌다. 어떤 사고가 발생해도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먼 곳에 우리의 목적지인 카타츄타 국립공원이 보였다. 우리가 이 렌터카로 총 운행거리 200킬로미터만 달릴 수 있었기에 우리가 이 렌터카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이 저곳이었다.

 

눈에 보이기에 가까울 것 같지만 아직도 한참을 더 달려야 하는 거리였다.

 
 

그늘 하나 없는 들판에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은 녹녹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 뜨거운 열기와 광활한 들판이 이곳 아웃백의 매력이 아닐까.

 

다시 차를 타고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보통의 차선보다 차선이 조금 좁았다. 도로의 1센티미터만 넓혀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공사 자제가 필요하기에 보통의 도로보다 폭이 조금 작았다. 도로 폭이 조금 좁기는 했지만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가 거의 없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드디어 울루루처럼 붉은색의 돌이 인상적인 국립공원이 보였다.

 
 

만지면 스펀지같이 쏘옥 돌들이 들어갈 것 같아 보였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후 물과 필요한 용품을 가방에 넣어 차에서 내렸다.

 

정오가 지났기에 수직으로 내리는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뒤통수가 타들어 갈 것 같았다.

 

붉은색의 자갈길과 상반된 나무와 풀들이 인상적이었다. 길은 아침부터 달궈져 땅 위로 올라오는 열기도 은근 걷기 힘들게 했다.

 
 

아침부터 달궈진 돌들은 이제 더 뜨거워져 있었다. 그냥 사우나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같은 호주여도 멜버른은 여름이지만 날씨가 온화해서 그럭저럭 지낼만했다. 이제 갈 시드니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과 같은 습도가 높고 더운 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곳 아웃백 지역은 건조한 건조기후이지만 생전 처음 겪어 보는 더위라 뭐라 말을 할 수 없었다. 나같이 땀이 많은 사람이 대낮에 걷는다면 속옷까지 다 젖을 각오를 해야 했다.

 
 
 

하늘의 구름은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구름 같았다. 이곳은 현실적인 느낌이 없었다. 바위 옆에 서면 맥반석 사우나같이 후끈후끈했다.

 

이렇게 덮고 건조한 곳에서 생명을 꽃피우는 식물들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아직 국립공원의 입구밖에 오지 않았는데 지처 버린 것 같다. 이제 바위 덩어리의 더 깊숙한 곳을 걸으면 되는데 우리 앞에 팻말이 하나 적혀있었다.

 

여름엔 오전에만 이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냥 더 들어가 볼까 생각도 들었다. 누가 지키고 서 있는 것이 아니기에 미쳤다 생각하고 들어가면 누가 상관하겠냐 만은 괜히 작은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되었기에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직 입구밖에 오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더운데 바위 사이를 걷는다면 아마도 탈진으로 쓰러졌을 것이다.

 

아쉽기는 했지만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내려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안 간 것이 다행인 것 같다.

 

아빠도 아쉬워하셨지만 뜨거운 열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것 같다며 오히려 더 깊게 안 들어가서 다행이라 하셨다.

 
 

우리가 주차장으로 오니 다른 여행객이 뜨거운 햇살에 얼굴을 찡그리며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걸어갔다.

 
 
 

카타츄타 국립공원의 입구에서 돌아 나와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울루루를 보고 가고 싶었다. 오늘 보면 이제 언제 또 울루루를 볼 수 있을지 모르기에 덥기는 했지만 다시 울루루로 향했다.

 
 

전날은 울루루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돌았기에 오늘은 차로 한 바퀴 돌기로 했다.

 
 

걸을 때보다 역시 차로 휘리릭 빠르게 보면서 지나가니 너무 편했다. 전날 그래도 한번 걸어 보았기에 어제 보았던 풍경들과 오늘의 풍경이 오버랩되어 보였다. 그리고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쐬며 풍경을 보고 있기에 마음도 넉넉했다.

 
 

잠깐 차에 내려 풍경이 압도적으로 멋진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차량으로 밖의 온도를 확인하니 41.6도였다. 지금이야 한국도 40도를 쉽게 넘나들지만 이 당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온도이기에 온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늘이 이곳에서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만 느껴졌다. 호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다른 곳의 일정을 줄이더라도 이곳은 꼭 넣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래도 삼박사일을 이곳에서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물가가 비싼 곳이기에 삼박사일이면 아쉽긴 하지만 우리에게 딱 적당했던 기간이었다.

 
 

숙소로 돌아온 후 남은 시간은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햇볕이 뜨거워서 물이 미지근할 거라 생각했는데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물에서 오래 놀지는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보기보다 물속에 죽은 벌레들이 많아서 빨리 물 밖으로 나오고 싶기도 했다.

 
 

한 달간 여행을 하며 샌들을 신고 다녔는데 아빠와 내 발을 보니 까맣게 타버렸다. 얼굴도 너무 많이 타버렸다. 얼굴 사진은 너무 안습이라 올릴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여행의 마지막 날 오후를 이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니 너무 좋았다.

 

샤워를 한 후 마을 중앙에 있는 상점으로 갔다. 이곳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기념품들을 사기 위해서였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땐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곳의 날씨 이곳의 문화가 익수해지니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다. 그게 여행객의 숙명이 아닐까. 익수해짐을 경계해야 하는 여행객의 숙명.

A. Desert Gardens Hotel - Ayers Rock Resort 1 Yulara Drive, Yulara
B. Kata Tjuta Sunset View Area
C. Uluru Sunset Viewing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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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울루루를 걷고 또 울루루의 노을과 필드 오브 라이트를 보고 왔더니 숙소에 돌아와서 거의 기절하듯이 자버렸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갔다.

 

아침부터 햇살이 뜨거웠다. 울루루의 태양은 뜨는 순간부터 뜨거웠다. 그늘에만 있으면 그래도 참을만 하지만 역시 더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햇볕은 뜨겁지만 그래도 이 뜨거움이 좋았다. 그립다고 해야 할까?

 

물가 비싼 이곳에선 이렇게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매번 아침마다 뭐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기에 조식이 포함된 숙박은 너무 편했다. 지금이야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조식을 피하지만 이때는 조식을 먹는 것이 행복함이었다.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쉬었다. 울루루에서의 셋째날은 오전에 낙타 타기 체험을 한 후 울루루에서 5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카타츄타 국립공원을 가는 것이었다. 낙타 타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울루루 카멜 투어즈는 마을에서 멀지 않았다. 따로 낙타 타기 투어를 예약하지 않고 갔다.

 
 

낙타를 타 본다. 예전에 말을 한번 타본적이 있는데 몇 분 타보지 않았는데 허벅지가 엄청 아팠던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 말은 한 번도 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동물의 등 위에 앉으면 동물의 호흡을 그대로 느끼게 되는데 신기하면서도 나에게는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기에 동물 타기 체험을 해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낙타타기 체험을 신청하고 금액을 지불하니 팔에 낙타 도장을 찍어 주었다. 은근 도장이 문신 같아 보였다. 심플한 낙타 도장이 귀여웠다. 도장에 적힌 글처럼 이제 낙타를 탈 시간이었다. 전반적인 사무실의 분위기도 이국적이었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 온 느낌이랄까.

 

서부영화의 한장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낙타 타기

체험을 기다리는데 한 줄로 늘어선 낙타부대를 볼 수 있었다.

 

낙타가 자세를 낮추면 사람들이 스테프의 도움을 받아 등에 올랐다. 모든 사람들이 낙타에 탑승하자 낙타 행렬은 일렬로 사막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일렬로 걸어가는 낙타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릴 때 아플 허벅지를 생각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낙타행렬과는 다르게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플랫폼에 올라서 편하게 낙타에 탑승할 수 있었다. 낙타에 멋지게 탑승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편하게 탈 수는 있었다.

 
 

스테프가 낙타 이름을 알려주었다. 타기 전 낙타의 이름도 알려주고 낙타와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낙타의 이름을 불러주며 낙타와 사진도 찍었다.

우리는 멋지게 사막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 농장을 한바퀴 도는 코스였다. 탑승시간은 5-10분 사이로 낙타를 한번 타봤다에 의의를 두었다.

 
 

낙타에 탑승했다. 아빠와 나는 같은 낙타에 탔다. 스테프가 낙타 탄 모습을 찍어 주었다.

낙타가 걸을 때 살짝 울렁거렸다. 생각보다 낙타 등에 올라탔을 때 편했지만 높아서 무섭게 느껴졌다.

낙타 체험을

마치고 우리를 태우고 움직인 낙타를 쓰담쓰담해주었다.

 
 

탑승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번 타봤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다.

농장의 한 구석에 거만한 자세로 누워있는 캥거루를 볼 수 있었다. 호주에 오면 어디서나 캥거루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캥거루는 이런 곳에나 와야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낙타 타기 체험을 마친 후 우리는 이곳에서 50여 킬로미터 떨어진 카타츄타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A. Desert Gardens Hotel - Ayers Rock Resort 1 Yulara Drive, Yulara
B. Uluru camel tours 오스트레일리아 0872 Northern Territory, Yulara, Kali Cct, 울루루 카멜 투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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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울루루 트레킹을 했더니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낮 온도가 40도까지 오르는 곳을 아무것도 모르고 세시간을 걸었다. 지금 걸으라고 하면 걸을 수 있을까? 울루루를 한바퀴 돌아야겠다는 집념으로 걸었던 것 같다.

 
 

울루루를 걸은 후 숙소에서 쉰 후 필드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 호텔 로비에서 투어 버스를 기다렸다. 전날 렌트카를 예약하며 여행자 센터에서 같이 투어를 예약했다. 울루루에서 할 수 있는 투어는 마을의 여행자 센터에서 예약할 수 있었다. 버스에 오르니 팔찌를 주었다. 이곳에 다녀왔다는 기념품도 되고 입장권도 되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아웃백에는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허허벌판 같은 곳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이곳 어디서든 울루루를 볼 수 있었다. 울루루 쪽에는 하늘이 맑았으나 다른 한쪽엔 짙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구름마저 예술이 되는 곳이 이곳인 것 같다.

 
 

사람들은 해저무는 울루루에 점점 빠져들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마시는 샴페인 한 잔. 이 순간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지만 오늘이 가는 것이 아쉬운지 주변은 아직 밝았다. 울루루의 모습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실루엣으로 보이는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알코올이 텅 빈 뱃속에 들어가니 싸하니 기분이 좋았다. 풍경을 안주삼아 샴페인 한 잔을 마시고 풍경을 보았다.

 

이제 제법 하늘이 붉어졌다. 낮과는 다르게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는 것 같았다.

 
 

저멀리 어딘지 모르는 어느 곳에서는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저렇게 한 곳에만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사람들은 완전히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거웠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울루루 주변 하늘은 더 붉게 물들어 갔다.

 
 
 

내가 본 모습을 온전히 사진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모습을 평생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었다.

 
 
 

구름들이 살아서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울루루의 일몰은 황홀했다. 뭔가에 홀린듯이 멍하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왜 여행오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 일까? 처음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한달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남은 날이 손에 꼽을만큼 많지 않았다.

 
 

해가 아직 어슴푸레 남아 있지만 주변엔 어둠이 찾아 왔다.

 

어느정도 어두워지자 조명엔 불이 들어오기 이작했다.

 
 

그 넓이를 알 수 없는 이 대지 위에 불이 들어 왔다. 저 지평선 넘어까지 불빛이 이어져 있었다.

 

왠지 손을 뻳으면 저 불빛이 닿을 것 같았다.

 
 
 

불이 들어와 어둠만이 가득했던 공간에 빛의 예술을 선사했다.

 
 
 

낮에 본 울루루의 아웃백은 밤이 되니 그 크기를 더욱더 기늠하기 어려웠다. 그냥 멍하게 아름답게 빛나는 불빛만 바라보았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워낙 넓은 곳이기에기에 다들 뿔뿔이 흩어저 자신만의 추억을 쌓고 있었다.

 
 

어둠 속의 불빛은 한가닥의 희망처럼 보였다.

 
 
 

사막에 피어난 꽃과 같은 조명은 짙은 어두움이 깔린 울루루를 더욱더 매혹적인 곳으로 보이게 했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질 것 같았다. 돌아가는 발길마저 즐거운 하루였다.

A. Desert Gardens Hotel - Ayers Rock Resort 1 Yulara Drive, Yulara
B. Field of Light Uluru 177 Yulara Dr, Yulara NT 0872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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