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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외여행 후기를 올리는 것 같다. 밀린 후기들이 많은데도 퇴근 후 집에 오면 힘들다는 핑계로 그냥 침대에 누워 사진 편집해야지 글 써야지 생각만 하다가 하루가 가버린다. 그래도 오늘은 왠지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아서 오래전에 편집해 놓은 뉴질랜드 여행을 적어볼까 한다.

 

이날의 이동은 꽤 길었다. 더니든에서 테카포 호수까지 300여 킬로미터 이동 후 다시 200여 킬로미터를 이동해야하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뉴질랜드는 오클랜드 주변을 제외하곤 고속도로가 없기에 국도만을 이용해야 해서 한국에서 보다 이동시간이 길었다. 500킬로미터 이동이면 하루 종일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더니든을 떠나기 전 더니든의 관광지 한두곳을 들리기로 했다. 전날은 태풍이 몰아칠 것 같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더니든을 떠나는 다음날은 전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날씨가 화창했다. 섬 하나 없이 광활한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졌다. 저 바다를 따라가면 남극이 나올까? 남미대륙이 나올까? 끝도 없이 펼쳐진 짙푸른 바다에서 남극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혼자 저 끝은 남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절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오랜시간 자연이 만든 아치형의 동굴이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파도이지만 그 기세가 너무 강하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금 더 걸어가 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파도의 기세에 내 기가 꺾여버린 것 같다.

 
 

뉴질랜드는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북섬은 북섬 나름의 매력이 남섬의 서쪽은 서쪽 대로의 느낌을 남섬의 동쪽은 서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일주일의 여행이지만 전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더니든의 명물인 앨버트로스를 보기 위해 로얄 알바트로스 센터로 향했다. 테카포 호수를 지나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가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더니든에서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알바트로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을 쪼개서 센터를 찾았다.

 
 

은근 알바트로스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바람을 타는 앨버트로스이기에 이곳 또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보고 싶은 앨버트로스는 보이지 않고 쬐만한 갈매기만 눈앞에 알짱거렸다.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다. 파란색의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은 한 폭의 그림같이 보였다.

 

저곳 어딘가에 둥지를 만들어 서식하는 앨버트로스. 커다란 날개를 이용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간다고 한다. 큰 날개 때문에 오히려 땅에서는 웃긴 모습으로 걷는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앨버트로스가 아닌 못난이 갈매기만 얌채같이 빙빙 선회했다.

 
 
 

오! 드디어 알바트로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사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갈매기와는 딱 봐도 날개의 크기가 다르기에 저놈은 갈매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러나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관찰하기에는 내 폰의 줌은 너무 빈약했다.

 
 

눈앞에서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멀리 서라도 볼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다. 저놈의 갈매기들은 어디 가나 너무 많은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테카포 호수에 도착했다. 더니든에서 크라이스트 처치로 가는 길목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테카포 호수로 가기 위해서는 한두 시간을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하기에 들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었다. 테카포 호수에 도착해 길가에 차를 주차한 후 사진에서나 보았던 테카포 호수의 교회가 보였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였다. 호수 저 멀리에는 만년설로 덮인 산들이 보였다. 모든 게 멈춘 것 같아 보였다. 모든 장면들이 하나의 스틸 컷처럼 보였다.

 
 

저 산을 넘어가면 며칠 전 지나온 빙하지역이 나올 것이다.

 

생물이 살 것 같지 않은 환경이지만 식물들은 보기에 척박해 보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황량한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구름도 저 산맥에 걸려 넘어오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호수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물은 잔잔하게 흔들거렸다.

 
 
 

하늘이 너무 푸르기에 땅 위의 모든 것들이 더욱더 삭막하게 느껴졌다. 사진으로 볼 때 보다 더 할 말이 없는 풍경이었다. 안 보고 그냥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림같이 서있는 교회며 소파 같은 느낌을 주는 풀이며 하나하나 뇌신경을 자극했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조금 늦었지만 배가 고파서 호수가 보이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이 어느 식당을 가도 호수가 보이기에 마음에 드는 식당으로 가면 될 것 같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이제 호수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인 방문일 수 있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호수와 작별을 하고 이제 다시 먼 길을 떠났다. 이번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크라이스트 처치로.

 
 

호수를 막 떠나려는데 길 한 곳에 풀이 잔뜩 자란 들판이 보였다.

 
 

나무 한그루와 갈색의 풀들. 이 풀들의 이름은 무엇일까.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가슴속에 담고 떠날 수 있었다.

 

호수를 떠나 크라이스트 처치로 향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구름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하늘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웠다. 하늘에서 폭우가 내릴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맑아진 하늘. 무슨 이런 날씨가 있을까!

 
 

차 한 대 없는 국도를 달렸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풍경이다. 우리만 달리는 도로, 처음 렌터카를 빌려서 운전할 때는 이런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오히려 주변에 차가 없어야 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한참을 달려서 해가 진 후에야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크라이스트 처치에 도착했다. 10일간의 뉴질랜드 여행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A. Lake Tekapo Lake Tekapo
B. 로열 알바트로스 센터 1260 Harington Point Road, Dunedin 9077 뉴질랜드
C.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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