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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첫날은 늦게 멜버른에 도착하는 바람에 그저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밤늦게 시내에 도착했기에 전혀 구경을 할 수 없었다. 스카이버스 터미널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본 풍경이 전부였다. 멜버른 근교 반나절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미팅 포인트로 나갔다. 밤과 다르게 활기가 느껴졌다. 밤과 낮의 풍경이 다르게 느껴졌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보였다.

 

뉴스에서 본 것 같은데 무슨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은 꽃다발이 추모를 하기 위해 거리 한편에 놓여져 있었다.

퍼핑 빌리 레일웨이

 
 

오랜만에 참여하는 근교 투어라 편했다. 특히 한국인 가이드와 한국인과 같이 다니는 여행이라 편하기도 하고 어색했다. 차를 타고 한두시간 외곽으로 간 것 같다.

 

올드브릿지 위를 지나는 증기기관차를 보니 가슴이 설레였다. 숲 속을 달리는 증기기관차의 칙칙폭폭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기차는 연기를 뿜으며 나무 다리 위를 지나갔다.

 

사람들은 창밖으로 발을 내놓고 있었다. 우리도 저 사람들처럼 발을 내놓고 기차를 탈 생각을 하니 뭔가 짜릿한 느낌이 온몸을 흐르는 것 같았다.

 
 

가이드를 따라 기차역으로 갔다. 동화 속에 현실로 나온 것 같은 분위기의 기차역이었다. 우린 1800년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우리가 탈 버건디색의 기차였다. 출발 전 증기기관차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잠시 객차 안으로 들어가 사진도 찍어 볼 수 있었다.

 

그냥 이곳의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 없었다.

 
 

반대쪽 플랫폼으로 다른 기차가 들어왔다.

 

사람들의 표정이 전부 밝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좋은가 보다. 우리 기차도 빨리 출발하면 좋을텐데 시간은 더디게만 갔다. 기차는 출발 시간이 되어야 출발하기에 조급해 할 필요가 없었다.

 

가이드 분께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셨다. 내 짧은 팔로 아무리 열심히 길게 뻗어 찍어도 투샷을 찍기 힘든데 이렇게 찍어주셔서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기차에 탑승을 했다. 살짝 앉은 자세가 어색했다.

 

기차표도 받았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종이 티켓이었다. 어릴적 탔던 간이역에서 샀던 티켓이 생각났다.

 
 

기차가 출발하려고 하나보다. 승무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무원 및 기관사 전부 이 마을 주민들이라고 들었다. 시간이 남을 때 봉사활동으로 여객업무를 한다고 했다.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 서서히 기차는 속도를 냈다.

 
 

플랫홈에서 역장분께서 출발하는 기차 및 승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기차는 감수성을 자극하는 기차의 스팀소리가 너무 좋았다. 대신 연기가 종종 우리가 탄 객차 쪽으로 불었다. 석탄가루가 연기와 함께 날아오기 때문에 연기가 반갑지만은 않았다. 우리가 탄 객실 근처로 연기가 불어서 눈에 석탄 가루가 들어가서 눈이 껄끄럽게 느껴졌다.

 

역을 출발한 기차는 숲 속을 달리고 있었다. 빠르지 않기에 주변 풍광을 즐기며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차장분은 좌석에 앉아 열차시간을 확인하고 계신 것 같았다.

 

다 좋은데 핸드폰을 떨어뜨리면 주울 수 없을 것 같기에 조심히 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

 
 

기차가 약간 굽은 길을 돌 때가 사진 찍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기차의 속도는 슬로우 슬로우였다. 요즘같이 고속철이 달리는 시대에 증기기관차를 타고 숲 속을 달리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느리기 때문에 빠름으로 인해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쉬고 있는 차장에게 부탁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하니 흔쾌히 승락해 주었다. 승객들의 요청이 귀찮을 법한데 웃으며 같이 사진을 찍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기차는 드디어 우리가 이곳에 와서 처음 본 나무다리 위를 지나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솔직히 아찔했다. 놀이동산의 놀이기구 만큼은 아니지만 발이 허공에 떠있으니 없던 고소공포증이 생기는 것 같았다.

 

기차에서 내리니 또 타고 싶었다. 그러나 그룹투어이니 아쉽지만 기차를 뒤로하고 역을 떠났다.

 

점심은 기차역 근처 마을에서 먹었다. 식당이 많지 않은 편이라 사람들을 따라 아무 생각없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은 미포함인 투어라 개별적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계산했다. 식당으로 가기 전 가이드가 식당에 사람이 몰리면 음식이 나오는데 한참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우린 샌드위치 종류와 피쉬 앤 칩스를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앵무새가 있는 곳으로 갔다. 난 새를 무서워 하기에 앵무새 모이를 받지 않았다. 아빠가 앵무새 모이를 들고 서있자 앵무새들이 아빠 주위로 몰리기 시작했다.

 
 

앵무새가 무겁기도 하고 발톱이 날카롭기에 아빠는 짧은 비명을 지르고 앵무새 모이 통을 내려 놓으셨다.

 

통을 내려 놓아도 이것들이 통주위로 모이고 몇몇 앵무새들은 아빠 등을 타기도 했다.

 

아빠는 앵무새가 어깨 위에 오르니 발톱이 날카로워서 엄청 아프다고 하셨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발톱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앵무새와 같이 사진을 찍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기자기한 용품 및 차 등을 파는 마을로 마을 자체도 이뻤다. 기념이 될 만한 것을 사고 싶었으나 가격은 착하지 않아서 눈으로 구경만 했다.

 

이렇게 마을을 구경한 후 다시 멜버른으로 돌아왔다.

멜버른 시내 여행

 

멜버른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이날 밖에 없어서 오후엔 시내 구경을 했다.

 

유럽의 느낌이 나는 거리를 보니 내가 영국에 와있는지 호주에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특히 플린더 스트릿 역 주변은 런던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사람들로 활기가 띠었다.

 
 

역 앞에 큰 성당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영국의 식민지였기에 성당 안에서도 오랜 영국의 느낌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근교로 나가고 싶었지만 아직 호주라는 나라가 낯설기에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건물 주변엔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였다. 서울의 종로 같다고 해야할까?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이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가를 따라 걸어 보았다. 도시 전반에 여유가 흐르는 것 같았다.

 
 

이 도시의 템포는 서울에 비해 느린 것 같았다. 왜 사람들이 멜버른이 살기 좋은 도시로 꼽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멜버른의 여름 날씨는 한국의 여름과 비슷했다. 습하고 더웠다. 십일 가량을 뉴질랜드에 있다 왔는데 같은 여름이지만 뉴질랜드는 시원한 여름이라면 이곳은 습하고 더운 여름이었다.

 

다리도 아프고 덥기에 강가에 위치한 바에 앉아서 맥주로 더위와 갈증을 달랠 수 있었다.

 

시원한 맥주 한잔에 힘을 얻어 강가를 따라 다시 걸었다. 씨라이프, 어디서 본듯한 수족관이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있는 그 수족관이었다.

 

철길 아래를 지났다. 붉은 색 벽돌에서 이곳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철길 아래 공간을 활용한 상점들이 인상적이었다.

 
 

강가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 오후 시간 펍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멜버른의 가장 번화가이지만 낭만과 여유가 있었다.

 
 
 

플린더 스트릿 역 안이 궁금해 안으로 들어가니 멜버른 근교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로 역 안은 분주했다.

오전엔 투어로 오후엔 시내 구경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기에 힘이 들었다. 그래서 진저비어 한병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다음날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가 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A. Puffing Billy Railway Puffing Billy Railway, Victoria, 오스트레일리아
B. Flinders Street Railway Station Flinders St, Melbourne VIC 3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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