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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에서 나와서 고속도로를 타고 경주로 이동을 했다. 너무 이른 시각에 집에서 나와서 그런가 약간 처지는 기분이 들었다. 새벽부터 출발하는 것은 아니였나 보다. 토요일 아침에 늦게 출발하면 서울, 수도권에서 많은 시간을 버릴 것 같아서 서둘러 나왔는데 수면 부족으로 컨디션이 빠른 속도로 안좋아졌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더욱더 피곤함이 밀려왔다. 경주 톨게이트를 지나 경주로 진입하니 잠이 쏙 달아났다. 중부지방은 이제야 꽃들이 얼굴을 조금씩 내밀고 있는데 이곳은 벚꽃세상이였다. 길가에 핀 벚꽃을 보고 있으니, 피곤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아직은 이른 시각인지 차가 막히지 않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차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기차가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화본역에서 출발할 때는 불국사를 가기로 하고 왔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는데 석굴암을 한번 보고 가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불국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않고, 불국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석굴암으로 향했다.

 

 

 

 

 

지나오는 길에 불국사는 온통 벚꽃으로 화사한 분홍색을 띄고 있었다. 빨리 석굴암을 보고 내려와서 불국사의 벚꽃을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을 살랑살랑 설레였다. 이십년 전에 대학생때 기차를 타고 불국사에 놀러왔다가 석굴암을 보러 간다고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난 등산길을 따라 올라갔던 기억이 났다. 차로 가도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을 올라가야했다. 석굴암 주차장은 유료주차장으로 출구에서 주차료를 지불하면 되었다.

 

 

 

 

 

날이 맑으면 산밑으로 경주가 보일 것 같은데 날이 흐리멍텅했다. 친구가 카톡으로 중부지방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고 아침부터 우울해 진다고 했다. 다행이 여기는 비가 올듯말듯 밀당을 하고 있었다. 제발 구경하는 동안만큼은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차장에 주차를 할 때는 골라서 주차를 할 만큼 자리가 널널했다. 석굴암을 보고 다시 차로 돌아왔을 때는 빈자리를 찾는게 쉽지 않아 보였다. 고작 30~40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사이 관광객들로 주차장이 가득 차버렸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 그런지 입장료가 꽤 비싼편이였다. 아빠는 경로우대의 혜택을 받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셨고 나는 6,000원을 지불했다.

 

 

 

 

 

아! 이 길 기억이 난다. 산허리인 것 같은 길을 그냥 편안하게 걸으면 되었다. 석굴암까지 가는 길은 약간 내리막 길이라 더욱더 걷기가 편했다. 길가 옆으로 매달린 연등은 안내선의 역할도 하면서 길을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경주시내보다 몇 백미터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이곳은 꽃이 그다지 많이 피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성질급한 몇몇 꽃들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꽃을 피우고 내가 일들이야라고 뽐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과 거리를 적당히 벌리고 길을 걸어 갔다. 너무 붙어가면 나도 불편하고 상대도 불편한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거리를 두고 걷기 위해 노력을 했다.

 

 

 

 

 

 

 

 

 

 

 

길가 주변으로 심어진 소나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 길옆이 낭떨어지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구불구불 난 길은 걷는이가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않았다. 코너를 돌면 또 다른 길을 보여주고 또 돌면 또 다른 길이 나오고, 직선으로 난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직선 길이 주는 피곤함을 말이다. 그러나 구불구불한 길은 자신의 모습을 아주 조금씩 보여주는 새침때기 같았다.

 

 

 

 

 

가는 길에 의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곳에서는 이렇게 낮은 돌담에 앉아서 잠시 다리를 쉬고 가는 것도 낭만이 아닐까?!

 

 

 

 

 

사람이 많다고 할 수 없고 적다고 할 수 없는 딱 적당했다. 사진을 찍으며 주변 풍경을 보면서 석굴암까지 가다 보내 남들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았다. 어떤 관광객들은 벌써 석굴암까지 갔다가 돌아오고 있었다. 아빠는 봐봐 우리보다 더 빨리 오는 사람도 있잖아! 그러닌까 빨리빨리 다녀야 여유롭게 구경한다고, 잠많은 나를 타박하셨다.

 

 

 

 

 

 

 

 

이제 넓은 광장 같은 곳이 나왔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석굴암인가 보다.

 

 

 

 

 

건물 뒤쪽 산같이 생긴 곳에 설굴암이 위치해 있다. 고등학교때 인가? 그때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라는 책이 한창 유행을 할 때였다. 그래서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2편이 경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 같은데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입으로만 구전되어 오던 석굴암이 일제시대 때 발견이 되고 복원이 시작되었다. 그후로 여러번의 복원작업을 거쳤지만, 지금 우리는 석굴암을 유리 넘어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코로나만 아니면 약수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가면 좋겠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이런 것은 그냥 눈으로 보면서 시원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어떤 가족은 가이드와 함께 이곳에 온 것 같았다. 가이드이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내가 아는 잡지식을 어떻게든 꺼내서 아빠에게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해주면서 왜그렇게 화가나는지, 복원을 잘못한 것도 화가나고, 많은 문화재들이 국외로 반출된 것에 대해서도 화가 났다. 1000년의 기술은 현대에 복원하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기술자와 과학자들이 연구를 했겠지만, 석굴암을 처음 만들었을 때 처럼 보존하지 못하는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석굴암의 석물이 진열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렇게 단단한 돌은 한치의 오차없이 자르고 연결해서 석굴암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석굴암 안을 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줄을 서서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석굴암 안에서는 동영상 및 사진촬영이 되지 않기에 아쉽지만 촬영을 할 수 없었다. 실제 석굴암의 모습과 교과서에서 본 석굴암의 모습은 모양은 똑같지만 실제가 주는 무게감과 정교함,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솔직히 석굴암의 경이로운 모습에 석굴암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힐끔힐끔 본 것 같다. 나는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석굴암의 부처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압도되는 느낌이였다.

 

 

 

 

 

돌아오는 길은 누가 내마음을 때린 것 같이 마음이 멍하였다. 어릴적에 보았던 석굴암과 오늘 본 석굴암은 분명히 같은 것일텐데, 난 뭔가에 압도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되돌아 가는 길은 살짝 오르막이였다. 그러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오르막길이였다. 아침에 왔을 때는 날이 쌀쌀한 것 같더니 석굴암에 본 후 밖으로 나오니 살짝 덥게 느껴졌다. 이곳이 확실히 남부지방이 맞나 보다, 조금 언덕길을 올랐을 뿐인데 등 뒤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길가에 핀 꽃 사진을 찍고 있는데 풀숲 어디선가 부시럭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한참동안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나기에 한곳에 서서 어떤 동물인지 궁금해서 한참을 보고 있었는데, 끝내 자신의 모습을 드러지 않았다.

 

 

 

 

 

 

 

 

 

 

 

석굴암 가는 길은 며칠만 더 지나면 더욱더 푸르게 변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맑았다면 더 좋은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있어서 들어가는 문에서 사진을 못 찍었다. 그래서 앞에서 사진 한장을 찍고, 세계유산을 알리는 비석 앞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년 전에 불국사를 구경하고 석굴암까지 걸어 올라 왔었다. 무슨 정신인지, 무슨 깡인지 모르겠지만, 초여름에 배낭여행 가방을 메고 100키로가 넘는 몸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이곳에 올라 왔었다. 지금이야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정말 숨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불국사에서 걸어온 것 같이 찍어 달라며 계단에서 힘든 척을 하셨다.
https://youtu.be/OdnPnqruC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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