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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에서 내려와 불국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를 했다. 분명히 한시간 전에 불국사 주차장 앞을 지날 때는 주차된 차가 한두대 밖에 없었는데, 한시간 사이에 빈자리를 찾기 위해 주차장을 헤매야 했다. 다행히 빈자리가 보여서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도 계속 차가 밀려 들어왔다.

 

 

 

 

 

 

 

 

차를 주차하고 차문을 여니 따뜻한 공기가 차안으로 들어왔다. 두껍게 입은 옷을 벗어야 했다. 진짜 봄날이였다. 날씨가 흐리기는 했지만 꽃과 따뜻한 바람이 봄이 온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불국사에 주차장이 두곳이 있는데 우리는 일부러 불국사 앞에 있는 주차장보다 공원쪽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공원을 지나서 불국사까지 걸어갔다. 불국사까지 걸어가는 길도 꽃구경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히려 불국사에서 보낸 시간보다 벚꽃이 활짝핀 이 정원인지 공원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출퇴근 길에 혼자 외롭게 피어있는 벚꽃을 보면서 봄이 왔구나라고 느끼기는 했지만, 이렇게 온통 꽃천지인 곳에 오니 마음 속까지 봄의 물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연분홍의 벚꽃은 생각보다 사진찍기 까다로웠다. 잘못 찍으면 너무 어둡게 나오고, 노출값을 잘못 맞추면 화면이 너무 하얗게 나와서 꽃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인물이 들어가면 그나마 나은 것 같았다.

 

 

 

 

 

 

 

 

한주만 늦게 왔어도 벚꽃을 못볼 것 같았다. 벚꽃이 질 때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그래도 나무에 꽃이 활짝 핀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기분을 좋게 하는 것 같다. 바람에 날리는 벚꽃을 보고 있으면 나도 왠지 저렇게 져버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외로움이 들기 때문이다.

 

 

 

 

 

 

 

 

 

 

 

 

 

 

날이 맑았다면 벚꽃도 화사하게 나왔을 것 같은데, 날이 좋지 않아서 벚꽃도 우중충하게 나온 것 같았다.

 

 

 

 

 

중부지방에는 비가 퍼붓는다고 하는데, 다행히 이곳은 비가 올 기미는 보였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다. 코로나가 퍼지기 전에는 매년 이쯤(3월 마지막주)에 주말에 일본여행을 갔다. 언젠가 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갑자기 일본에서 벚꽃을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3월 말에 일본에 벚꽃을 보러 간 것이 계기가 되어 몇년 동안 3월 마지막주는 항상 일본 어딘가에 있었다. 작년인 2020년에도 도쿄행 비행기 표를 사두었다. 코로나로 인해 급격하게 상황이 안좋아져서 표를 취소했었다. 일본은 일본 나름의 분위기 때문에 벚꽃을 보는 맛이 났다. 처음으로 경주에 와서 벚꽃을 보았는데 일본에서 본 벚꽃 못지 않게 이곳의 분위기와 어울려 벚꽃 구경을 하는 맛이 났다. 여의도 윤중로처럼 사람한테 밀려 다니지 않아도 되는 점이 일단 너무 좋았다.

 

 

 

 

 

 

 

 

 

 

 

어떤 꽃은 흰색이고 어떤 것은 연분홍이고 자세히 보면 벚꽃색도 달랐다.

 

 

 

 

 

아직 풀이 많이 자라지 않은 잔디밭에서 횡한 느낌이 들었으나, 벚나무의 벚꽃만큼은 숱많은 아저씨의 머리같이 빼곡하게 나무를 채우고 있었다.

 

 

 

 

 

 

 

 

 

 

 

불국사로 걸어가야 하는데 꽃에 취해서 불국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불국사는 아무때나 가도되닌까, 이 순간을 꽃과 함께 즐기고 싶었다. 우리는 그냥 불국사를 가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불국사보다 벚꽃을 보는게 더 좋았다.

 

 

 

 

 

 

 

 

이제 일년동안 벚꽃을 안봐도 될 것 같았다. 벚꽃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약간 질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와 나는 딱 한시간이면 적당한 것 같다. 나도 한두시간이면 다 그저그렇게 보였다.

 

 

 

 

 

천천히 불국사 쪽으로 이동을 했다. 그래도 아쉬우닌가 벚꽃 사진 찍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불국사에 도착을 하니 이곳에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옛날에는 부처의 세상에 들어가기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갔다는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과 먼지를 뒤집어 쓰고 들어가야 했다.

 

 

 

 

 

불국사 입장료는 6,000원이나 되었다. 다른 절 입장료의 두배는 되는 것 같았다. 다행이 아빠는 무료라서 6,000원으로 2명이 들어간 꼴이 되었다. 나름 아빠의 경로우대 찬스 때문에 입장료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아! 티켓에 나온 것처럼 나도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표확인을 하고 바로 표는 주머니에 넣어버려서 이렇게 멋진 사진 포인트를 발견하지 못했다. 블로그를 쓰는 지금에서야 사진찍기 딱 좋은 포인트를 발견하다니, 나도 너무 무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입장권의 사진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글을 쓰는 지금 깨달았다.

 

 

 

 

 

입구를 지나 불국사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큰연못(?)이 있었다. 연못을 지나는 아치형의 다리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각각의 절마다 나름의 특색이 있는데 이곳의 특색 중 하나는 아치형 다리를 바라보며 느끼는 한국의 정원의 느낌이 아닐까?! 저 다리를 건너면 부처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물에 비친 다리의 모습이며 주변의 나무며, 꽃들까지 풍경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평일에 오면 더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말에 벚꽃시즌이 겹쳐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의 평안은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갔다. 사람이 뜸한 날에 오면 주변 풍경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았다.

 

 

 

 

 

벚꽃과는 다른 화사함을 가진 개나리는 은은한 벚꽃에서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벚꽃 사진은 은은함이 매력이라면 개나리는 눈을 찌를 듯한 강렬한 노란색에 사람이 빠져드는 것 같다.

 

 

 

 

 

 

 

 

 

 

 

다리를 건너면 교과서에서 보던 불국사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나때는 국민학교였으닌까, 국민학교 수학여행, 중학교 수학여행, 고등학교 수학여행, 첫발령 후 학생들과 함께 온 수학여행, 이곳을 몇번을 지나갔지만 강산이 몇 번이 바뀔 동안 이곳의 모습은 변화가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세월이 더 지났기에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 수학여행을로 왔을 때는 항상 불국사에 전국에서 온 학생들이 가득했다면, 주말에 온 불국사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이 이곳을 채우고 있다는 것 뿐이였다.

 

 

 

 

 

어떻게 하면 불국사에 와서 사진 잘 찍었다고 소문이 날까를 궁리를 하며 어디선가 본듯한 구도를 계속 떠올리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여러장 찍은 것 같은데 뭔가 성에 차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부족한데 말로는 표현을 못하겠는데, 느낌이 뭔가 아쉬운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아침부터 너무 일찍 나와서 돌아다녀서 그런지 체력이 쉽게 방전되는 것 같았다. 그냥 어디 앉아서 쉬거나 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발걸음이 가벼워야할 여행에서 발걸음을 옮기는게 무겁게 느껴졌다.

 

 

 

 

 

불국사 앞(예전에는 불국사에 있는 건축물의 명칭을 다 기억했는데 너무 공부를 안해서 다 잊어 버렸다)에서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돌담길을 따라서 갔다. 아빠는 돌담길을 보며 페루 쿠스코에서 본 12각형과 불국사의 돌담에 대해 이야기 하셨다. 쿠스코의 돌담길은 인간의 능력에 대한 감탄을 느끼게 한다면, 이곳은 여유란 무엇인지 빈 곳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길이였다.

 

 

 

 

 

같은 돌로 만든 길이지만 누가 만들었냐에 따라서 그 느낌은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이 풍경에는 이런 돌담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이 나무는 이곳에서 얼마나 있었을까? 우리나라의 나무들은 무조건 곧게 자라지만도 무조건 구불구불 자라는 것 같지 않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함을 주기 위해 살짝 이렇게 몸을 꼬기도 하고 곧게 펴서 자라기도 하는 것 같았다. 보는 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나무들도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자라는 것 같았다.

 

 

 

 

 

불국사 안으로 들어갔다. 예전의 기억이 팝업창처럼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튀어 나왔다.

 

 

 

 

 

 

 

 

 

 

 

드디어 들어온 부처님의 세상, 신라사람들이 생각한 천국이 이곳이 아닐까? 경내는 그렇게 넓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다른 절과는 다르게 경내 안에 큰 탑이 두개나 있으니 절이 조금 좁게 느껴졌다.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나온 사람과 기도를 드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웅전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십원짜리 동전에도 나오는 돈을 아는, 돈을 사용하는 전국민이라면 다 아는 것이 이 다보탑이 아닐까! 처음보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연예인을 본 것 같이 볼 때마다 가슴뛰고 드디어 봤다라는 설레임이 있었다. 아마 교과서며 동전이며 너무 자주 보다보니 마음 속에 실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을까?

 

 

 

 

 

 

 

 

 

 

 

 

 

 

이 다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백운교와 청운교라고 한다. 백운교가 보이는 곳에 서서 앞을 바라보니 신라시대 사람들은 이곳에 올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궁금했다. 밑에서 바라볼 때는 웅장하고 경건한 느낌이 들었던 반면, 위에 올라와서 아래를 바라보니 시원하고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당시 사람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절에 들어 올 때는 자신의 마음을 한번더 경건하게 만들고, 절에서 기도를 한 후 돌아갈 때는속세의 번뇌를 잊고 시원한 마음으로 다시 속세로 돌아갔을까?

 

 

 

 

 

 

 

 

대웅전 앞에 2개의 탑은 항상 서로 경쟁을 하는 연예계 1등과 2등 같았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다보탑인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석가탑이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복잡하고 화려한 것 보다는 석가탑처럼 심플한 것에 눈길이 더 많이 갔다. 그리고 다보탑을 보고 있으면 이쁘기는 하지만 뭔가 정신산란한게 집중이 안되는데, 석가탑은 깔끔하게 만들어진 모습에 마음도 심플해지고 짜증나는 마음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여유롭게 구경하는 불국사가 아닌 사람에 밀려다니며 절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짜증이 밀려 왔다. 아마 체력적으로 힘든 것에 사람들에 치이다 보니 짜증이 났던 것 같다. 사람이 번잡한 대웅전 앞을 나오니 그래도 조금이나마 짜증났던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숙소 체크인이 될지 모르지만 일단 숙소인 더 케이 호텔 경주로 향했다. 아빠도 체력적으로 힘드신지 더이상 감흥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이 쳐지고 힘들게 느껴졌지만 화사한 꽃길을 따라 걸으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졌다.

 

 

 

 

 

 

 

 

 

 

 

 

 

 

마스크를 쓴채, 어디 편하게 앉아서 음료수 한잔 마시지 못하고 이렇게 서서, 걸어다니며 벚꽃을 봐야만 하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더믹은 이제 딱 일년을 지나고 있었는데 우리는 코로나가 우리에게 온지 벌써 10년은 된 것 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이제 겨우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숙소 체크인이 바로 되면 좋을 텐데, 될지 않될지는 가봐야 알기에 일단 더 케이 호텔 경주로 갔다. 체크인이 안되면 그냥 차에서 잠시 쉬어도 좋을 것 같았다.

https://youtu.be/OdnPnqruC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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