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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의 시간도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항상 2박 3일 여행만 오다가 하루 더 있었으니 3박 4일 여행이면 만족스러운 것 같다. 2박 3일 여행은 오늘날, 가는날을 빼고 나면 정작 여행할 수 있는 날은 하루 밖에 되지 않는데, 그래도 하루 더 여행을 했으니, 아쉽지만 좋았던 여행이였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갔다. 깔끔하게 차려진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일단 하나씩 먹어보고 맛있는 음식은 더 먹어야 겠다.

 

조금만 가져온다고 가져왔는데, 또 식탐을 부린 것 같다. 그래도 먹다보니 배가 부르기는 하지만 계속 뱃속으로 음식이 들어갔다.

 

이른 아침시간이지만 사람들이 식당에 많았다. 아침을 다 먹고 식당에 있는 발코니에 나가 보았다. 아침공기가 신선했다. 시원한 공기가 온몸을 맑게 해주는 것 같았다.

 

날이 따뜻한지 지붕 위에 쌓였던 눈이 많이 녹아 있었다. 길도 눈이 녹아서 비온 후 같이 젖어 있었다.

 

 

아침을 먹고 목욕탕에 가서 온천욕을 한번 더 한 후에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체크아웃을 했다. 일찍 나오면 아쉬울 것 같아서 최대한 늦게 체크아웃을 한 후 오타루 기차역으로 왔다. 우리는 신치토세 공항으로 바로 가는 기차를 타야 했다. 삿포로로 가서 다시 기차를 갈아 타도 괜찮지만,

 

올때는 항상 설레임이 가득하지만 떠나는 역은 쓸쓸함만이 감도는 것 같다. 기차시간까지 조금 여유롭기에 기차역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았다.

 

기차역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한쪽문이 달린 열차는 어릴적에 한국에서도 본적이 있는 것 같다. 아마 용산에서 청량리 쪽에서 운행했던 것 같다. 어렴풋하게 기억이 났다.

 

어디선가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얼굴을 차가운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생각하던 홋카이도의 추운 겨울 바람이였다. 기차는 플랫홈으로 들어왔다. 공항과 삿포로에서 온 손님들이 우루루 기차에서 내렸다. 손님들이 내린 텅빈 객차는 다시 삿포로나 공항으로 가려는 손님들로 차기 시작했다.

 

기차는 삿포로를 향해 출발을 했다. 아침에는 날씨가 좋은 것 같더니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기차에서 나오는 따스한 온열기의 열기가 잠이 소르륵 오게 만들었다.

 

 

 

기차는 한참을 달리다 갑자기 철로 한가운데에서 정차를 했다. 방송으로 바람이 너무 심해 바람이 잠잠해 질 때까지 운행을 하지 못한다는 것 같았다. 공항을 가려는 사람들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곳에서 얼마나 있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기차가 강풍으로 인해 운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꼈다.

 

 

 

 

다행히 강풍은 잦아들었다. 다시 기차는 전속력으로 삿포로로 향했다. 삿포로를 지난 기차는 신치토세 공항을 향해서 달려갔다. 늦지 않게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공항청사까지 가는 길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다. 첫날에 입국심사가 늦어 지는 바람에 늦은 시간에 지하철을 타러 갔기 때문에 이런 조형물들의 불이 다 꺼져 있어서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가야 했다.

 

북극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북극곰과 같이 사진도 찍고, 남극 펭귄들이 뒷 배경이 되어주었다.

 

 

 

 

몇몇 동물들은 크리스마스와 관련이 없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주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다. 그런데 공항에 사람이 무지 많았다. 확실히 겨울 여행의 핫플레이스다 보니 방학을 이용해 또는 주말을 이용해 온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삿포로로 입국할 때는 공항이 작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공항이 꽤 크게 느껴졌다. 이곳 라운지는 어떨가 궁금해서 라운지로 가보았다. 이 시간대 비행기 출발이 서울행 비행기라 그런지 라운지는 한국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탑승을 위해 게이트 앞으로 갔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게이트 앞에는 줄이 길었다. 다행히 비즈니스석이라 긴줄에 서있을 필요는 없으나, 비즈니스석 줄도 짧지는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아 보였다.

 

 

삿포로에 올 때는 737기종으로 작은 비행기였으나, 돌아갈 때는 777기종으로 광동체인 비행기여서 작은 비행기에 비해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2-3-2좌석으로 의자를 최대한 넣으려고 노력한 것 같아 보였다. 요즘 대부분 비즈니스석이 2-2-2나 1-2-1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좌석은 시대에 조금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스니스석이 앞부분에 있기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는 동안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웰컴드링크로 구아바 주스와 물을 주문했다.

 

오후 3시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구름이 끼고 겨울이다 보니 해가 일찍 퇴근을 해버렸다.

 

 

비즈니스석이라 앞뒤 좌석간의 거리가 충분히 넓었다.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내릴 때 뭔가 아쉬울 것 같았다. 체크인할 때 보낸 가방도 없으니 비즈니스석의 혜택은 넓은 좌석과 기내식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갔다. 벌써 공항에 불이 들어왔다.

 

큰 비행기라 그런지 이륙할 때 더 힘차게 달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힘차게 달려서 날아 올랐다. 저 멀리 삿포로가 보이는 것 같았다.

 

구름 위로 올라오니 멀리에 석양이 보였다. 무지개 빛을 가진 석양을 잠시동안 멍하니 쳐다 보았다. 구름은 솜사탕을 하늘에 깔아 놓은 것 같이 부드러워 보였다.

 

 

 

 

타임머신같이 비행기는 해가지는 서쪽을 향해 달려갔다. 더 빨리 달려가면 타임머신처럼 시간의 경계를 넘을 수 있을까? 저 어딘가는 지금 해가 지고 있었다.

 

 

안정권에 든 비행기 안의 승무원들은 기내식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짧은 비행시간이다 보니 더욱더 바쁘게 보였다.

 

기내식을 주문했는지 안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아무튼 이럴 때나 코스요리를 먹어볼 수 있기에 무조건 코스요리로 기내식을 주문한 것 같다. 일단 샐러드와 빵이 나왔다.

 

 

샐러드를 다 먹으니 메인 요리가 나왔다. 와인은 아빠가 주문한 것으로 작은 병으로 제공되었다.

 

 

기내식을 먹다보니 벌써 동해바다를 지나서 대한민국 영공으로 들어왔다.

 

 

 

끝없이 펼쳐진 불빛을 보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야경도 멋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엄청 발전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람이 참 많이 사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비행기는 서해바다 쪽으로 간 후 착륙준비를 했다. 저녁에 도착하는 비행기의 경우 남쪽에서 북으로 착륙하는 편이라 일부러 오른쪽으로 좌석을 지정해 놓았었다. 오른쪽 창으로 보이는 인천, 시흥의 야경이 보기 위해서 였다.

 

송도 부근을 지나고 인천대교가 보였다.

 

인천대교 주변을 빠르게 지난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인천공항으로 착륙을 했다. 인천에서 밤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는 시간도 밤이였다. 알차게 3박 4일을 꽉 채운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 같았다.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크리스마스만 되면 삿포로 여행이 생각날 것 같다.

A .Otaru Furukawa 1-chōme-2-15 Ironai, Otaru, Hokkaido 047-0031 일본

B. Otaru Station 일본 〒047-0032 Hokkaido, Otaru, Inaho, 2-chōme−22, JP 오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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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숙박료가 인당 30만원 정도로 료칸 숙박료가 미친듯이 올랐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빨리 예약한다고 예약을 했는데 저렴한 방은 다 나간 것 같았다. 료칸의 경우 아마 최소 2~3개월 전에 숙박 예약을 받는 곳이 많았다. 가끔 일본여행을 갈 때, 료칸을 예약하려고 하면 최소 6개월 전에 예약이 안되는 곳이 많았다. 특히 일본의 휴일과 겹치게 되면 가격은 말도 못하게 비쌌다. 그래서 시간날 때마다 료칸예약사이트(주로 호텔온센닷컴에서 예약을 하는 편이다)에 들어가서 내가 가고 싶은 료칸을 검색했다. 일본어나 영어가 수월하신 분은 료칸 사이트에서 바로 예약해도 좋을 것 같다. 종종 료칸에서 프로모션이나 패키지 형태로 상품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고, 조금 더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고 있다. 아무튼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닌까 총 60만원의 거금을 숙박료로 지불을 했다. 또 열심히 일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체크인 시간 이전에 료칸에 도착했었기 때문에 카운터에 짐을 놓고 나갔다 왔더니, 짐은 방에 와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여니 운하와 눈덮힌 창고 건물이 보였다. 저 창고건물도 하나의 볼거리기에 풍경만큼은 최고였다.

 

관광객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시간이라 운하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비즈니스 호텔에 있다가 이곳에 오니 뭔가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역시 플렉스플렉스 해야하는지, 돈을 펑펑 썼더니 마음은 쓰리지만 기분은 좋았다. 이럴 때를 위해서 또 열심히 일했고 한국에 가서도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다다미방이라 좌식이라는 점이 조금 싫지만 그래도 하루닌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본 유카타를 입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빠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에 오면 대부분의 고객들이 유카타를 입고 목욕탕에 가고 식당에도 가기에 유카타를 입었다. 난 덩치가 큰편이라 유카타가 작게 느껴졌다. 그래서 한번 입어보고는 에이 작네! 바꾸러 가기는 귀찮고 딱히 선호하지 않기에 그냥 입지 않았다.

 

 

창가에 엽서와 색연필이 있었다. 엽서에 그림을 그리며 갬성놀이를 했다. 엽서에 그려진 밑그림에 색칠만하면 되었다. 자신의 느낌에 따라 쓱싹쓱싹 색칠을 하면 되었다. 이곳에 온 기념으로 밖의 풍경에 취해 색칠을 하고 엽서를 가저가는 것이 너무 좋앗다. 나중에 엽서를 보면 이곳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어둠은 빨리 찾아 왔다. 오래된 도시인 이곳은 더욱더 어둠이 짙게 깔리는 것 같았다.

 

 

이제 야경이 시작되는가 보다. 낮과는 다른 느낌의 밤이 시작되었다. 낮보다 밤이 운치가 있다고 해야할까? 오래된 건물은 조명빛을 받아서 더욱더 고풍스럽게 느껴졌다.

 

저녁과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숙박비가 비싼편이기도 했다. 체크인 시 저녁식사 시간을 예약해야 했다. 우리는 빨리 먹고 쉬고 싶어서 가장 빠른 시간대에 저녁을 먹는다고 표시를 했다.

 

대부분의 료칸은 건물 안에 흡연실이 있는 것 같다. 밖에 나갈 필요가 없기에 이런 점은 편한 것 같았다.

 

투숙객이 이용하는 라운지 같은 곳인데 분위기가 편안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났다. 오래된 쇼파와 오래된 가구들 오래된 인테리어인데 항상 모던한 디자인에 익숙해서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직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잠시 허세를 부려보았다. 작은 라운지지만 편안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어릴적 보았던 전자기기들도 보였다. 우리집 창고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카세트기기와 씨디플레이어 등 9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보엿다. 벽에 걸린 괘종시계는 밤이 되면 댕댕 혼자 울릴 것 같아 보였다. 괘종시계는 공포영화에 많이 나와서 그런가 왠지 보고 있으면 무서웠다.

 

시간에 맞춰 내려가니 미리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의 요리에 대한 순서가 적힌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맥주를 마실까 고민을 하다 주변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시길래 가장 저렴한 와인을 같이 주문했다. 맥주 가격에 조금더 내면 와이트 와인을 주문할 수 있었다.

 

 

에피타이져를 먹고 나니 다음 요리가 나왔다. 겨울이라 그런지 신선한 회가 나왔다. 나는 새우를 못 먹으니 아빠에게 새우를 다 주고 나는 남은 회만 멋었다.

 

 

밥도 같이 나왔는데 보통은 밥은 미소국이랑 같이 나오는데, 식사 중간에 나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저렴한 화이트 와인이지만 마실 때 만큼은 고급 와인처럼 마셨다.

 

새우의 머리는 있고 몸통은 먹기 좋게 손질되어 있었다. 새우의 눈을 보고 있으면 새우가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구이가 나왔다. 조금씩 나와서 배가 부를까 걱정이 되었지만 먹다보니 조금씩 배가 불러왔다.

 

 

 

메인을 다 먹으니 밥과 미소국이 나왔다. 이제 거의다 나온 것 같다. 먹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마지막 디져트까지 화이트 와인을 마셔서 그런지 약간 알딸딸했다. 방으로 돌아오니 식사하는 사이에 이불이 펴져 있었다. 오랜만에 방바닥에서 자는 것 같다. 다행히 이불이 폭신해서 등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밤사이 추웠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목구멍이 너무 아팠다.

 

저녁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잠시 밤마실을 하러 나왔다.

 

 

오타루의 진가는 밤에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전에 왔을 땐 숙소가 삿포로라서 당일치기로 왔기에 야경을 보지 못하고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야 했다. 이점이 너무 아쉬워서 한번쯤 오타루에서 일박을 하고 싶었다. 이박을 하기엔 조금 지루할 것 같았다.

 

운하 주변으로 불이 들어와 있었다.

 

밤에 야경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술도 깰겸 운하를 따라 걸었다. 눈을 밟을 때마다 뽀도독 소리가 났다. 이 느낌 너무 좋았다. 겨울에 오기 너무 잘한 것 같다. 여름와도 멋진 곳이지만 겨울은 여름의 백만배는 더 멋진 곳인 것 같다.

 

 

조명빛이 물빛과 눈빛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약간 을씬년스러운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멀리가지는 않고 숙소 주변에서 돌아다녔다.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눈위를 밝히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낮동안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에는 고요함만 흘렀다. 상점들도 문을 닫아서 거리가 고요했다. 간간히 다니는 차와 우리같은 관광객만 있을 뿐 이였다.

 

 

 

 

낮에 다녔던 길들을 가보았으나 너무 조용해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항상 북적이던 거리가 익숙해서 그런지 이런 고요함은 낯설며 무섭게 느껴졌다.

 

밤이 되니 낮보다는 쌀쌀했다. 이제 숙소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오타루의 밤은 고요했다. 그리고 은은하게 퍼져있는 길가의 가로등이며 운하의 불빛이 너무 좋았다.

 

 

숙소 앞 족욕탕을 이용할까 하다가 잠자기 전 대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직원분들은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분주해 보였다. 료칸의 은은한 불빛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바로 숙소로 들어가려다가 로비에서 무료로 술을 제공해 주기에 잠시 로비에 앉아서 와인 한잔에 간단한 안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아마 술에 취하기 보다는 분위기에 더 취한 것 같다.

 

 

대욕장으로 내려가 보았다. 자연 속에 있는 료칸이 아니기에 멋진 풍경을 보면서 온천을 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약간 그런 상상은 해보았다, 눈을 맞으며 온천을 하는 모습을.

 

 

나무로 만든 키로 신발장 문을 열고 신발은 넣었다. 어릴적 목욕탕에 가면 납작한 쇠로된 락카키는 사용해본 적이 있지만 이런 나무로 만튼 키는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따땃한 온천물로 목욕을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하루도 뭔가 꿈꾼 것 같았다. 눈을 뜨면 다시 현실로 돌아갈 것 같았다.

Otaru Furukawa 1-chōme-2-15 Ironai, Otaru, Hokkaido 047-0031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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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오타루로 이동하는 날이다. 오타루 숙소는 료칸이라서 기대가 컸다. 전날 빡세게 일일투어를 했더니 온몸이 쑤시고 기운이 없었다. 이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해야 하기에 짐을 정리해야 했다. 가져간 짐이 많지 않기에 정리할 것도 별로 없었다.

 

일본여행 중 항상 마음에 드는 부분은 조식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조식이 포함된 숙소로 예약하는 경우가 많고,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체크인 할 때 조식을 꼭 포함시킨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저렴하다고 퀄리티가 떨어지지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우리나라 호텔 조식이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 조식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오타루로 이동하기 전 삿포로 맥주박물관을 구경한 후 이동할 예정이였다. 3박4일 정도의 짦은 여행이였기에 케리어를 가지고 오지 않고, 백팩 하나씩만 들고 왔기에 이동은 수월했다. 대신 가방이 무거워서 조금 고생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숙소에서 걸어서 십분정도 거리에 삿포로 맥주 박물관이 있었다. 멀리서 봐도 딱 공장의 모습이였다. 예전에 삿포로 맥주공장이 있었다는 것 같은데, 지금은 맥주박물관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쇼핑 및 문화공간으로 이용되는 것 같았다.

 

 

나뭇가지에 빨갛게 매달린 열매가 흰눈 때문에 더욱더 두드러져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공장의 느낌은 그대로 살리면서 내부는 새로 리모델링을 했기에 고풍스러운 느낌과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건물 외관은 유럽풍의 영향을 받았는지 유럽의 느낌이 느껴졌다. 약간 일제시대의 식민지 건물의 느낌이랄까? 내가 느끼기에는 1920~30년대의 역사 드라마에서나 볼 것 같은 분위기의 건물이였다.

 

 

공장의 가운데 삿포로 비루(맥주)라고 써있는 큰 굴뚝이 있었고, 산타할아버지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높은 굴뚝을 오르고 계셨다. 산타할아버지의 덩치가 너무 크셔서 굴뚝의 구멍에 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의 이곳저곳에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카 꽤 큰 행사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도 크리스마스를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본이 우리보다 이날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았다.

 

내부에도 거대한 트리가 있고 알록달록한 꽃까지 장식되어 있었다.

 

저렇게 큰 트리는 어디서 가져오는 것일까? 영화 나홀로 집에서나 보았던 거대한 트리를 직접보니 신기하기만 했다.

 

 

 

도쿄에서 에비스 맥주박물관을 갔던 적이 있었기에 따로 박물관 안은 들어가지 않았다. 박물관 주변에 있는 건물만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오히려 엔틱한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박물관을 구경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아마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 갔으면 인생샷을 많이 남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폰으로만 찍으려니 능력의 한계를 느꼈다. 엔틱한 느낌의 건물과 붉은 열매를 가진 나무는 이곳의 분위기를 2017년이 아닌 1900년대 어딘가로 우리를 이끄는 것 같았다.

 

 

여름에 이곳을 와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었는데 이렇게 잠시지만 와보니 좋았다.

 

오히려 겨울에 왔기에 묘한 분위기를 느끼고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잎이 없는 담쟁이 덩굴이 건물을 덮고 있었다. 을씬년 스러우면서도 고풍스러워 보였다. 여름에 온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왔을 것 같다.

 

잠시 근처 시장에 들려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했다. 나야 일본에 오면 자주 사는 것이 진통제였다. 두통이 항상 심한편이라 가끔은 일상생활이 힘들 때가 있다. 지금도 출퇴근하는 가방에 타이레놀만 30개를 가지고 다닌다. 목디스크 수술을 했지만 수술 후유증인지 수술 후 1년뒤 부터 다시 두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진통제를 달고 사는데, 한국에서는 진통제가 항상 10개 밖에 들어 있지 않아서 자주 약국에 가야 하기에, 일본에 오면 가끔 대용량 이부프로펜계열의 진통제를 사거나, 아스피린을 사가지고 간다. 그리고 파스는 항상 빼지 않고 사가는 품목이였다. 따로 약을 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시장에 왔을 때 드럭스토어에 들려서 필요한 약을 구매했다.

 

삿포로에서 기차를 타고 오타루로 이동을 했다. 한번 와봤던 길이기에 쉽게 올 수 있었다. 시내를 벗어난 기차는 바닷가를 따라서 오타루로 향했다. 하늘에서는 눈이 내릴 것 같았다.

 

 

오타루에 도착하니 하늘은 어두워졌고 눈이 내릴 것 같이 어두워졌다.

 

짐을 두고 오타루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 후루카와 료칸으로 향했다. 성수기라 그런지 저렴한 방이 없어서 예산을 초과한 방들 밖에 없어서 한국에서 예매를 할 때 며칠을 고민한 후 예약을 했다. 1박에 2인 50만원 정도 지불한 것 같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닌까 이럴 때 지르자 생각하고 눈을 질끈감고 숙소를 예약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다. 웰컴드링크를 주었는데 빛깔도 곱고 맛도 있었다. 그리고 후루카와 료칸 앞에서 족욕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눈덮힌 풍경을 보며 땃땃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꽤 운치가 있어 보였다.

 

일단 가방만 료칸에 둔 후 밖으로 나왔다.

 

길가에 쌓인 눈을 도로로 밀어서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오타루 건물들은 1920~30년대에 만들어졌나 보다. 도쿄의 건물들과는 반대로 오래된 느낌의 고풍스러운 느낌이 났다. 예전에 부천에 있던 야인시대 촬영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홋카이도 서울보다 북쪽에 있어서 더 추울 것 같아서 두꺼운 옷을 준비해서 입고 왔는데, 오히려 더 따뜻했다. 신기했다.

 

여름에 왔던 그 자리에 겨울이 되어 또 오게 되었다. 여름에 왔을 땐 비가 부슬부슬 내렸던 것 같다. 그때는 삿포로에서 당일치기로 왔기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우중충한 이 도시를 걸었던 기억이 났다. 겨울인 지금도 약간 우충충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길가에 쌓이 눈 때문이지 우중충한 느낌이 그래도 운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여름에도 이곳은 사람이 많았지만, 겨울은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도 그렇것이 삿포로, 홋카이도 하면 우리는 보통 겨울을 떠올리다 보니 겨울 눈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홋카이도를 방문하는 것 같았다. 일본인도 많았지만 연말휴가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온 중국이나 한국사람이 거리에 더 많은 것 같았다.

 

건물의 지붕에는 눈이 쌓여있고, 처마 끝에는 고드름이 맺혀 있었다.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질퍽거릴 것 같았지만 사람이 다니는 길은 눈을 많이 치워서 그런가 질퍽거리는 곳이 많지 않아서 걷기 어렵지 않았다.

 

 

 

고드를 똑하고 잘라가고 싶었는데 고드름까지 손이 닿지 않았다. 아마 우리가 방문한 날이 그래도 따뜻했던 날일가 보다. 고드름이 저렇게 열리는 것을 보니 춥기 추운 지역인 것 같았다.

 

 

 

 

오르골을 사려고 오르골 상점에 오지는 않았지만, 눈으로 구경하다가 또 오르골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이곳이 한국인에게 유명해진 것은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가시나무'를 촬영한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가끔 그 뮤직비디오를 보면 가슴이 저리도록 아픔이 느껴진다. 이곳에 오면 항상 머릿 속에서 자동적으로 가시나무 노래가 재생이 된다. 오르골을 사지 않더라도 한번정도 들어가서 구경할 만하다. 여름에 들었던 오르골 소리의 느낌과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에 듣는 오르골 소리의 느낌은 왠지 모르게 다르게 느껴졌다. 역시 오르골은 겨울에 들어야 제 맛인 것 같다.

 

 

 

무엇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지 않고 그냥 걷다 마음에 드는 상점이 있으면 들어가 구경을 하고, 또 사진도 찍었다. 크리스마스를 이곳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꿈같이 느껴졌다. 한번쯤 크리스마스에 이곳을 오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이곳에 올 수 있게 된 것 같다.

 

 

 

얼마 돌아다니지 않은 것 같은데 어둠이 조금씩 찾아오고 있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숙소가 오타루 시내에 있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 기차를 타고 삿포로로 돌아갈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해가진 후 볼 오타루의 야경이 기대가 되었다.

 

 

 

숙소로 돌아가 온천도 즐기고 그리고 저녁요리는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오기 전 블로그를 통해 대강 어떤 요리가 나오는지 알아두고 오기는 했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천지차이가 나기에 맛있는 저녁을 먹을 생각에 행복했다.

 

많은 사람들은 오타루 여행을 마친 후 기차를 타기 위해 미나미 오타루역이나 오타루역으로 돌아가는데, 우리는 운하가 보이는 오타루 후루카와 료칸으로 돌아 갔다. 쇼핑한 물건을 정리하고 온천을 즐긴 후,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A. 삿포로역 4 Chome Kita 6 Jonishi, Kita Ward, Sapporo, Hokkaido 060-0806 일본

B. 삿포로 맥주박물관 9 Chome-1-1 Kita 7 Johigashi, Sapporo, Hokkaido 065-8633 일본

C.호텔 마이스테이스 삿포로 스테이션 4 Chome-15 北8条西 北区, Kita Ward, Sapporo, Hokkaido 060-0808 일본

A. Otaru Station 2-chōme-22 Inaho, Otaru, Hokkaido 047-0032 일본

B. Otaru Furukawa 1 Chome-2-15 Ironai, Otaru, Hokkaido 047-0031 일본

C. 오타루 오르골당 4-1 Sumiyoshicho, Otaru, Hokkaido 047-0015 일본

D. 미나미오타루 역 11 Sumiyoshichō, Otaru, Hokkaido 047-001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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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에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기에 숙소를 찍은 사진을 잘 찍지는 않았다. 블로그를 하기 시작한 것은 무릎 수술을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너무 심심해서 지나온 여행이나 정리할 겸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3년이 넘어가고 있다. 하다보니 뭔가 욕심도 생기고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그곳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밤늦게 숙소인 마이스테이 삿포로점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다. 너무 피곤해서 씻고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러나 다음날 늦잠을 잘 수 없었다. 바로 아침에 비에이 일대를 구경하는 일일투어를 예약해 두었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일본식 조식, 내입맛에 딱 맞았다. 초딩입맛이라 그런가 튀기고 볶은건 다 맛있는 것 같다. 아무튼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일일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삿포로 오도리 공원으로 갔다. 길가에는 눈이 다 녹았지만 길가가 아닌 부분에는 눈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

 

 

한국인 회사에서 운영하는 일일투어로 비에이 일대를 둘러보는 투어였다. 점심은 따로 포함되지 않아서 점심은 개인적으로 사먹어야 했다. 삿포로를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삿포로를 빠져 나오니 설국이였다. 고속도로 옆으로 보이는 모든 것은 눈덮힌 세상이였다.

 

 

날이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눈 때문인지 흐린 날씨마저 운치있게 느껴졌다. 가끔 하늘에서 굵은 눈발이 내렸다.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리다, 지방의 작은 도시로 버스는 빠져 나왔다. 삿포로에서는 그렇게 많은 눈을 볼 수 없었는데, 소도시로 오니 눈이 내키만큼 쌓여 있었다. 눈이 많이 오다 보니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훗카이도의 신호등은 빨, 주, 녹 신호가 세로로 세워져 있는데,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다 보니 눈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세로로 세워 놓았다고 가이드가 말을 해주었다.

 

눈이 많이 와서 차는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느리게 이동하기는 했지만, 주변 풍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았다.

 

소도시를 빠져나와 다시 시골로 향했다. 길가에 세워진 화살표 표시가 눈길을 끌었다. 눈이 많이 오게 되면 도로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기에 화살표로 도로끝부분을 표시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곳은 워낙 눈이 많이 오다 보니 모든 장비나 시설들이 눈을 고려해서 만든 것 같았다.

 

 

드디어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길가에 버스를 세운 후 사진을 찍기 위해 내렸다. 기억에는 아마 나홀로 나무인 것 같다. 혼자 서있ㄴ느 나무가 인상적이였다. 담배 광고인지 자동차 광고인지에 나와서 이곳이 유명해졌다고 했다. 여름에도 이곳에 왔을 때와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그때는 초원에 나무가 서있는 느낌이었는데, 눈이 온세상을 덮으니 나무가 더욱더 외롭게 보였다.

 

 

평소에 사용하던 카메라가 아닌 다른 카메라를 가지고 갔더니 사진들이 전부 어둡게 나왔다. 선글라스 없이 바라본 눈은 눈이 아플 정도로 하얗게 보였다. 해가 나지 않는 날이였지만, 자외선이 강했는지 아빠의 안경이 까맣게 변했다.

 

 

이렇게 하얗게 눈덮힌 세상은 본적이 없어서 그냥 마음만 설레였다.

 

 

눈발이 날리기는 했지만 강하게 내리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한곳에 있다가는 내가 눈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은 내 발목을 넘어 쌓여 있었다. 눈길을 걷는 것이라 그런지 조심스러웠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바로 또 다시 무릎 수술을 할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서두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도로끝을 알리는 기둥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길게 한줄로 심어진 자작나무는 이곳을 더욱더 이국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곳이 일본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차도 자주 다니는 길이 아닌지 간간히 차가 지나갔다.

 

도로 옆에 심어진 자작나무는 흰눈에 의해 가지가 더 붉게 보였다.

 

이런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눈때문에 종종 미끄러운 부분이 있어서 조심해야 했지만 이런 모습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내가 생각했던 크리스마스의 모습이였다. 역시 크리스마스에 눈이 빠지면 서운한 것 같다.

 

점심을 먹기 위해 인근 도시로 왔다. 점심시간이 한시간 밖에 안되었기에 아빠와 나는 식당에 가기보다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점심은 편의점이나 빵집에서 간단하게 사서 먹기로 했다.

 

한 칸짜리 기차는 출발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지, 이곳에서 출발하는 열차인지, 문을 열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차선이 없는 이곳의 기차는 디젤로 움직이나 보다, 기차의 배기구에서 검은색 구름이 흰색바탕화면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시골마을이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게 보였다.

 

도로의 눈은 길가로 밀어 놓아 담처럼 쌓여있었다. 모든 곳이 눈으로 덮혀있기에 앉아서 잠시 쉴만한 공간이 없어서 계속해서 걸어야 했다.

 

눈 위에 누워보았다. 눈이 보드랍게 사람을 감싸주었다.

 

 

작은 마을에 일일투어 여행객만 보였다. 마을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적막감이 감도는 마을에 이방인들만 이곳을 거닐고 있었다.

 

 

여름 홋카이도의 모습과 겨울의 모습은 너무 달랐다. 여름에 왔을 때 홋카이도는 약간 알프스의 느낌이 났다면, 지금은 북극지방에 온 것 같은 느낌이였다. 역시 같은 지역이라도 계절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에 왔던 곳도 여러번 올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한번 간 곳을 왜 또가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 갔던 곳도 계절에 따라 내 상황에 따라 모든게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한번 갔어도 다음에 그 다음에 가면 또 다르게 느껴지고, 또 다른 그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빵가게가 보여서 차에서 먹을 빵을 샀다. 빵냄새가 너무 좋았다. 특히 아빠가 좋아하는 단팥빵을 팔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빵을 사고 빵가게에 앉아서 허기를 달랠 겸, 빵을 하나 꺼내서 먹었다.

 

눈이 조금씩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모이기로 한 시간까지는 조금 시간이 남았기에 이번에는 기차역으로 들어가 보았다(기억에는 기차역에 들어갔던 것 같다, 아니면 근처 육교 같기도 하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선로만은 선명하게 보였다. 건물의 지붕마다 카스테라를 얹어 놓은 것 같이 두껍게 눈이 쌓여있었다.

 

 

 

이 마을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눈을 밟아 놓으면 또 눈이 내려서 우리의 흔적을 지워버렸다.

 

크리스마스 트리같이 생긴 나무도 서 있었다.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왔나보다. 저 자전거는 눈에 같혀 버렸는데 주인은 자전거를 빼려면 애를 먹을 것 같았다. 그래도 운치있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

 

 

저렇게 눈이 쌓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아마 이렇게 많은 눈은 처음 본 것 같다. 저 눈이 다 녹으면 이곳은 물바다가 될 것 같아 보였다.

 

 

계속 밖에 있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다녔다. 다행히 기차역 및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아픈다리를 쉴 수 있었다. 무한으로 걸어야 해서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팠지만, 이런 광경을 또 볼 수 없기에 눈에 많이 담기 위해 계속 밖을 돌아다녔다.

 

점심 시간 한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일본어를 읽지 못하기에 안내판이 있지만 뭐라고 써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곳도 자작나무가 아름다운 곳이 였다는 기억밖에 없다.

 

 

오전에는 계속 눈발이 내리더니 오후가 되니 눈이 잦아 들고 날이 맑아졌다. 구름이 사라진 하늘은 새파랬다.

 

 

눈이 따가울 정도로 땅과 하늘의 밝았다. 들판 위에 심어진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있었다. 나무 그림자가 길게 눈위에 그려졌다.

 

 

 

아빠가 눈 위에 나라며 돼지 그림을 그리셨다. 그래도 귀엽게 그려서 마음에 들었다. 이곳에 박물관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곳 풍경에 홀려서 박물관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자작나무가 심어진 길을 따라 걸었다.

 

눈덮힌 길과 흰색의 자작나무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붉은색의 가지까지 이 모든 것이 이곳을 그림처럼 보이게 했다.

 

자작나무들이 신경세포같이 느껴졌다. 점점 가지끝이 저 먼곳까지 뻗어가는 것 같았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자작나무들은 살아서 움직이는 것 처럼 보였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구경하는 시간보다 이동하는 시간이 더 많은 여행이였다. 렌트카로 개별적으로 여행을 와도 좋기는 한데, 눈이 너무 많이 내리다 보니 겨울에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이렇게 일일투어로 여행하는 것이 안전상 좋을 것 같다. 여름에는 개별적으로 렌트카를 빌려서 삿포로 외곽을 방문하는 것이 더 좋다. 날도 좋고 길도 그렇게 험하지 않은데, 초행 길인 여행자들은 겨울에 이곳을 여행할 때는 되도록이면 개별여행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차에서 내린 후 조금 걸어서 폭포로 갔다. 여름에 이곳에 왔을 때 약간 실망했었다. 티비에서는 멋진 화면으로 잡고 뽀샾하고 특수효과를 넣고 해서 그런가 뭔가 아름다워 보였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이게 다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을 크게 했었다.

 

그런데 겨울에 본 폭포의 모습은 여름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아! 이 폭포는 겨울에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것인데, 여름에 본 모습만 생각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폭포의 일부 물줄기는 얼어버렸다. 그리고 하앟게 내리는 물줄기는 흰수염 고래의 수염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많이 추웠다. 오래 볼 수가 없었다. 마음 속에는 감동으로 따뜻했지만, 계곡의 찬바람이 피부는 시리도록 차갑게 했다.

 

감동만을 간직한 채 다시 버스로 돌아갔다. 일본이 서울보다 동쪽에 있어서 항상 해가 30분정도 일찍 저무는데, 이곳은 일본에서도 가장 동쪽이자 북쪽에 위치해 있기에 다른 곳보다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것 같아 보였다. 어둠이 일찍 찾아오는 곳이다 보니 하루가 더 짧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닝구르 테라스였다. 이곳이 가장 크리스마스에 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여름에 왔을 땐 숲 속의 요정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그래서 겨울의 모습이 궁금했다.

 

 

닝구르테라스에 도착하니 조금씩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닝구르테라스의 건물들은 불을 켜놓고 있었다.

 

 

목조건물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백열등의 부드러움은 이곳을 동화 속의 나라로 만들었다.

 

 

아기자기한 작은 공방들이 위치해있었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였다.

 

 

여름보다 확실히 겨울의 느낌이 더 좋았다. 하룻밤 이곳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일일투어이기 때문에 분위기만 느껴야 했다.

 

추울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춥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나무가 빽백하게 심어져서 그런가 바람도 불지 않았다.

 

 

여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겨울에는 이런 행사도 진행하나 보다.

 

 

크리스마스 부근이라 산타할아버지에게 사탕선물도 받았다. 그리고 얼음으로 만든 바도 뒤에 보였다.

 

엉덩이가 시려울까봐 얼음의자 위에 두꺼운 방석 같은 것을 깔아 놓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음 바의 조명색이 바뀌었다. 추울 것 같긴 한데, 추운 것을 알콜로 이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개썰매를 타는 것도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멀리서 덩치가 큰 개들을 보기만 했다.

 

닝구르테라스는 프린스 그랜드 리조트 스키장에 있다는 것을 안내판을 보고 처음 알았다. 처음 왔을 땐 아무 생각없이 따라 와서 그런지 이곳이 스키장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단지 닝구르테라스 근처에 큰 호텔이 있네 정도라고 생각했을 뿐이였다.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려야 이렇게 눈으로 담장을 만들 수 있을까? 진짜 비에이 지역을 하루종일 여행하면서 눈은 실컷보고 가는 것 같았다. 몇년 동안 볼 눈을 하루만에 다 보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년도인 2016년에는 하루만에 1미터가 넘는 눈이 내려서 비행기가 지연, 결항되었는데, 이렇게 쌓여 있는 눈을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하루동안 빡시게 비에이 지역을 돌아보고 다시 삿포로로 돌아갔다.

A.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조 Shirogane 일본 〒071-0235 홋카이도 Kamikawa District, 비에이조 시로가네

B.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조 本町1 Chome−1 일본 〒071-0208 Hokkaido, Kamikawa District, Biei, Motomachi, 1-chōme−1, 비에이 역

C. 일본 홋카이도 후라노시 Nakagoryō 일본 〒076-8511 홋카이도 후라노시 나카고료

D. 삿포로역 4 Chome Kita 6 Jonishi, Kita Ward, Sapporo, Hokkaido 060-080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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