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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또 오래 전 앨범에서 오래된 여행사진을 뒤적거렸다. 2017년에 다녀온 여행인데, 엄청 오래 전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16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삿포로에서 보내고 싶어서 삿포로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기위해 인천공항으로 갔다. 그런데 몇 십년만에 내린 폭설로 삿포로로 가는 비행편이 전부 결항이 되었다. 폭설이 내리기 전 이륙한 비행기도 삿포로에 내리지 못하고 회항을 하거나 다른 공항에 착륙을 해야 했다. 공항에 도착할 무렵 문자를 받았다. 삿포로 폭설로 인해 비행기가 20시간 정도 뒤에 지연 이륙을 한다고 한다. 일단 몰라서 공항으로 가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일단 당일 비행기는 못 뜬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비행기 표와 숙박을 취소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다행히 손해를 보지 않고 항공권 및 숙박을 취소할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가기 허전해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국내선 항공권을 구매해서 제주도로 향했었다. 그러고 1년뒤 다시 삿포로에서 눈을 보며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어서 삿포로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그것도 비즈니스석으로 예약을 했다. 오기가 발동했었다.

 

 

전년도에 출발일 당일에 비행기가 지연, 취소되는 바람에 불안했다. 2017년 여름, 무릎수술 후 무릎 보조기를 착용하고 훗카이도 여행을 갔었기에 못가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름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취소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공항으로 갔다.

 

이때는 대한항공이 아직 1터미널을 이용할 때라 공항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비즈니스석 체크인을 위해 비즈니스석 체크인 줄에 섰는데,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대한항공 승객들이 너무 많았다. 오히려 손님이 줄어드는 속도가 이코노미석보다 느린 것 같았다. 대한항공과는 뭔가 인연이 아닌가 보다. 대한항공만 타면 비행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체크인도 넉넉하게 하기 위해 일찍 공항에 도착했는데, 크리스마스 성수기라 그런지 평소보다 시간이 곱에곱으로 더 걸리는 것 같았다. 겨우 티켓을 받고 라운지로 향했다.

 

지금의 아시아나항공 라운지 자리가 예전의 대한항공 KAL라운지 자리인 것 같다. 이것저것 먹으며 여유롭게 쉬고 싶은데, 계속해서 밀려오는 비즈니스석 승객들로 인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정신을 쏙 빼앗기고 탑승장으로 향했다.

 

탑승장 안도 연말을 해외에서 보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지금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였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생활습관이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는데,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여행이 아닐까? 이런 모습은 이제는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되어 버렸다.

 

겨울이라 그런지 일찍 해가 져버렸다. 해가 떠 있을 때 여행 한번 가고 싶은데 항상 이렇게 늦게 출발을 하니 여행 가는 길에 하루가 소비되어 버렸다. 그래도 이번에는 이렇게 떠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작은 비행기였다. 낮에 출발하는 비행편은 B777로 큰 기종이였으나,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편은 B737기종으로 작았다. 통로가 하나 밖에 없기에 탑승 후 자리에 앉아 있는데, 뭔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삿포로로 가는 비행기는 만석에 가까웠다. 사람들이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탑승을 했다.

 

 

e티켓에 나온 시간은 서울에서 삿포로 신치토세까지 3시간으로 적혀 있었는데, 실제 비행시간은 두시간 반쯤 되는 것 같았다.

 

 

기내식 안내 팜플렛을 살펴보았다. 아빠는 한식인 비빔밥, 나는 양식으로 선택을 했다.

 

작은 기종의 비행기라 비즈니스석은 2-2로 되어 있었다. 의자는 우등고속버스 의자처럼 뒤로 제한적으로 누울 수 있었다. 비행시간이 2시간이 조금 넘기에 의자를 조금 뒤로 밀친 후 누웠다. 다시 밥 먹는다고 올리고, 잠시 누우니 착륙한다고 다시 올리라고 했다.

 

 

탑승이 완료된 후 드디어 이륙준비가 끝났다. 찰칵찰칵 사진을 계속 찍으니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뭔가 챙피함이 몰려왔다. 그래도 이 순간을 놓칠 수 없기에 부끄러움은 잠시 마음 속에 숨겨두고 사진을 찍었다.

 

비행기가 드디어 활주로를 향해서 달리니 이번에는 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비행기는 이륙 후 안정권에 들어섰다. 씻벨트 사인이 꺼지니 사람들이 하나둘 의자를 뒤로 밀었다. 앞뒤 공간이 충분하기에 앞사람이 의자를 뒤로 밀어도 그렇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행기는 서울남부를 지나 원주부근을 거쳐 강릉을 통해 동해바다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일본 서쪽해안을 향해 날아갔다. 동해바다에는 오징어 배들로 바다가 대낮같이 환하게 보였다.

 

하늘에서 바라보니 하나하나 꽃이 핀 것 같이 느껴졌다.

 

비행시간이 길지 않다보니, 한 트레이에 제공되었다. 먼저 양식의 경우 샐러드와 빵이 제공되었다. 샐러드를 다 먹으면 메인요리를 가져다 주었다.

 

 

닭고기 요리에 면요리였는데, 면이 살짝 느끼했다. 아빠가 드시는 비빔밥이 훨씬 더 맛있게 보였다. 국수가 느끼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느끼하게 느껴졌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 기내식을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버킷리스트에서 하나를 지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조금 쉬다 보니 벌써 비행기는 혼슈섬 북부인 아키타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오른쪽 창가로 일본이 보였다.

 

 

조금 더 북쪽으로 오른 비행기는 고도를 계속 낮추면서 착륙준비를 했다. 그리고 드디어 신치토세 공항에 착륙을 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공항의 편의시설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입국심사가 꽤 오래 걸린 것도 있지만, 출발할 때 살짝 지연된 부분이 있었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늦은 시간에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다행히 삿포로역까지 바로 가는 열차는 남아 있어서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대략 삿포로역까지는 한시간 정도 걸렸다. 열차에 탑승을 하니 기차 안이 후끈후끈하게 따뜻했다.

 

 

열차는 삿포로로 향했다. 밤이 깊어서 그런지 열차 밖의 풍경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였다. 간간히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으니 일본에 오기는 온게 맞는 것 같았다. 이렇게 삿포로 여행의 첫날이 흘러갔다.

A. 일본 홋카이도 지토세시 Bibi 일본 〒066-0012 Hokkaido, Chitose, Bibi, 신치토세 공항

B. 삿포로역 4 Chome Kita 6 Jonishi, Kita Ward, Sapporo, Hokkaido 060-080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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