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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서 꽃이야기만 적으려고 하니 쓸 말이 뭐가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8월에 다녀온 주말 나들이 이야기를 10월이 되기 하루 전에서야 작성하는 것을 보니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다.

 

주말에 빈둥빈둥 놀고 있는데 아빠가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 가자고 해서 주말오후 수목원으로 향했다. 8월이 반이상 지나고 늦은 오후시간이지만 여름 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 늦은 시간에 와서 그런지 주차장은 여유로웠다. 주차를 한 후 매표소로 와서 입장권을 구매했다. 나는 할인이 되지 않고 아빠는 65세 이상 경로 할인이 적용되어 7,500원에 표를 샀다.

 

이번을 포함해서 봄, 여름, 가을 이렇게 세계절에 이곳을 방문하는 것 같다. 여름이라 푸르름만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수목원 입구에서 부터 알록달록함을 볼 수 있었다.

 

처음 오는 곳이 아니기에 우리에게 익숙한 순서로 수목원을 돌아보았다. 입구 근처에 있는 온실부터 향했다.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는데 숨이 너무 가쁘게 느껴졌다. 살이 쪄서 그런지 행동이 더욱더 굼뜬 것 같았다. 매일매일 운동과 식이요법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번 찐 살을 20대 때와는 달리 쉽게 빠지지 않았다. 살찌는 것은 5G속도로 찌지만 빠지는 속도는 달팽이 속도보다 훨씬 더 느렸다.

 

 

온실 잎구에서 뒤를 돌아 보니 산골짜기 사이로 모든 것이 푸르렀다.

 

예전엔 온실이 꽤 인상적이였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여름이라 역시 온실을 돌아보는 것이 싫었다. 밖에 있어도 덥고 습한데, 온실 안에 있으니 더 더웠다. 온실 안을 대강대강 돌아본 후 밖으로 나왔다.

 

더운 온실에서 밖으로 나오니 바깥공기가 신선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푸르름 사이에 핀 꽃들이 평소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하늘이 흐리기는 했지만 오히려 수목원을 산책하기에는 적당했다. 약간의 끈적거림과 더위 그러나 한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여서 수목원을 걸으며 자연을 즐기기 좋았다.

 

 

 

 

8월 아침고요수목원은 무궁화 꽃이 만발해 있었다. 무궁화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논산훈련소이다. 초여름 무궁화가 길게 심어진 길을 아침 저녁으로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등병도 아닌 훈련병 시절이라 모든게 낯설고 힘들었지만, 15년이 지났지만 그때 본 무궁화는 아직도 엊그제 본 것과 같이 눈에 선하다.

 

우리가 아는 분홍색과 붉은색의 무궁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을 가진 무궁화 천국이였다.

 

 

아름다운 무궁화 꽃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었다.

 

 

 

무궁화 천국을 걷다 보니 다양한 무궁화가 있음에 새삼 놀라기도 하면서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무궁화 동산을 나와 개울가로 가보았다. 날이 후텁지근해서 그런지 어린아이들은 개울가에서 맨발로 더위를 쫒고 있었다. 아이들처럼 우리도 개울에서 놀고 싶었다. 그냥 시원한 물만 손에 묻혀 보았다.

 

늦여름과 가을의 초입 사이라 그런지 가을에 볼 수 있는(?) 꽃들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이런 수목원에 오면 여러가지 꽃이름을 알고 있는 아빠가 신기했다. 어떻게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을 외울 수 있을까? 내가 봤을 땐 그게 그거같아 보이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름을 줄줄줄 말해줄 때마다 신기할 뿐이였다.

 

 

어디선가 많이 봤던 꽃인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천일홍인지 백일홍인지. 아빠가 몇 번을 말해 주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꽃 이름이 헷갈린다. 내게는 그냥 자주빛 물병청소 솔같이 생긴 꽃이였다.

 

 

 

나무수국 아래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수국인데 이렇게 거대한 수국도 있나보다. 예전에 보았던 수국보다 나무수국은 화려하면서 심플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나무수국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람이 화려하게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고, 수국과 나무의자만 찍었을 땐 심플하면서 단아함이 느껴졌다. 이런 곳에서는 캡보다는 확실히 밀집으로 만든 모자를 쓰고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나무수국을 지나 수국 뒤쪽에 있는 들판으로 갔다. 나무가 빼곡한 곳 가운데 있는 들판은 아이들이 오면 참 좋아할 것 같았다.

 

들판 위에는 고인돌 같은 돌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외길에서 이국적인 맛이 느껴졌다.

 

 

작은 들판을 지나니 다시 숲이 나왔다. 숲에는 풀도 있고 꽃도 있었다. 어떻게 나무와 식물이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을까!

 

화려하게 핀 꽃들 사이로 일벌이 열심히 돌아다니며 꿀을 모으고 있었다.

 

여러번 온 곳이기에 익숙한 곳이지만 매번 올 때마다 다른 계절에 와서 그런지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각각의 매력이 있어 보였다. 겨울은 추워서 아직까지 올 생각을 못해 보았다.

 

 

호랑나비같이 생긴 꽃과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꽃들을 하나로 묶으면 이쁜 꽃다발이 될 것 같았다.

 

 

걷다보니 아침고요수목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하늘길에 도착했다. 저번에 왔을 땐 튤립이 가득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맨드라미가 가득했다.

 

 

하늘길에서 맨드라미 꽃과 함께 사진을 찍은 후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이곳은 유럽 어느 귀족의 정원같아 보였다. 앞선 곳들은 자연스러움이 매력이라면 이곳은 인공적으로 가꿔진 정원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였다.

 

 

 

길을 따라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하나 있을 땐 눈에 띠지 않는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꽃들이었지만 같은 꽃들이 모여 있으니 하나만 피어 있을 때보다 한번 더 눈길이 가고 아름다워보였다.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보다 정원 안으로 들어오니 더 화사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곳이였다.

 

 

 

진짜 집에 이런 꽃밭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꽃밭이 있으면 집에서 빈둥빈둥 쉬고 싶어도 못쉬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아주 작은 꽃밭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 난 며칠만 열심히 물도 주면서 관심을 가지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전부 아빠의 일이 되겠지만 말이다.

 

 

 

이쯤 걸어다니니 나는 조금 피곤한 느낌이 들었다. 날이 궂어서 그런지 내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뭔지 모르게 계속 숨이 차는 것이 느껴져서 평소보다 더 빨리 피곤함이 느껴졌다. 쉬고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고 집에 가서 계속 눞고만 싶었다. 그래도 아빠가 기분이 좋으니 최대한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나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집으로 가면 두고두고 후회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빠가 이 수목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에 도착했다. 정원의 주인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동화 속 집이였다. 카페같은 곳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빈집만 덩그러니 있어서 이쁘면서도 약간 으시시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사람의 생기가 없는 건물에서 느껴지는 한기(?) 같은 것이 느껴졌다.

 

 

 

 

이 집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유럽의 별장에 놀러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정원을 어느정도 돌아본 후 연못으로 갔다. 이제 수목원의 거의 끝까지 왔다.

 

 

평소엔 이 연못에 사람이 많은 편인데 오늘따라 사람이 적어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에는 보지 못한 무지개색의 의자가 반대편에 있었다. 연못에 비친 무지개 의자가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아빠에게 저기 보이는 무지개의자에 빨리 가서 앉아보라고 했다. 사람이 없을 때 잽싸게 사진을 찍고 싶어서 아빠한테 빨리빨리 재촉을 해서 사진을 찍었다.

 

연못을 한바퀴 돈 후 한옥은 패스하고 바로 출구쪽으로 향하고 싶었는데 아빠가 한옥쪽으로 가자고 해서 쫄래쫄래 따라 갔다.

 

한옥의 대청마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대청마루에 누워있어서 사람들을 피해 건물의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잠깐 한옥의 마루에 앉아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방금 전 지나왔던 정원을 가로 질러 갔다. 지나오면서 봤던 곳이지만 미쳐 보고오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아직은 여름이지만 나무의 일부분이 단풍빛으로 물든 나무가 보였다. 이곳만큼은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았다.

 

평소라면 커피숍에 앉아서 커피숍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했을 텐데 오늘은 커피숍을 멀리 바라만 보고 지나갔다.

 

 

아빠도 힘드신지 길가에 앉아서 잠시 쉬셨다. 초반에 기운차게 수목원 투어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확 힘이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되돌아 가는 길이가 처음에 지나왔던 곳을 다시 지나게 되었다. 다시 보았지만 나무수국이 흐들어지게 핀 모습은 정말 장관이였다. 수국이 저렇게 핀다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다.

 

 

 

 

 

다시 계곡에 들려 시원한 물에 손을 담가 보았다. 시원한 계곡 물이 힘들어 축쳐진 근육에 잠깐이지만 생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항상 아빠와 나는 딱 2시간이 적당한 것 같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을 보러와도 2시간이 지나면 급속도로 흥미가 떨어지는 편이다. 처음엔 좋은 것을 보니 아드레날린이 확 올라와서 그런가 구름을 걷듯 붕붕 떠있는 것 같이 다니는데, 2시간에 가까워 오면 급속도로 흥미도가 떨어진다. 아무튼 후반부를 약간 설렁설렁 봐서 아주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꽃과 함께 주말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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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주말에 요즘 가을꽃으로 핫하다는 강원도 철원 고석정 꽃밭에 다녀왔다.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가을에 가기 좋은 장소로 소개되는 곳 중 하나였다. 고석정은 여러 번 가봤지만 고석정 옆에 이렇게 큰 꽃밭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곳은 예전에 군의 사격장이었는데 이제는 민간으로 반환되어 드넓은 꽃밭으로 변화되었다.

 

고석정으로 떠나기 전 스타벅스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오래간만에 허세 좀 부려보았다. 오래간만에 스벅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시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온몸에 카페인이 갑자기 확 퍼지니 쳐졌던 몸에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외곽으로 나오니 주말을 이용해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가을이라 날도 너무 시원해서 라이딩하기 너무 좋은 날씨였다. 이제 또 한 달만 지나면 야외활동을 하기 추워지니 나도 주말을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 그런데 몇 주 안 탔다고 또다시 게을러진 것 같다. 몇 주 동안 실외 자전거를 안 타서 그런가 자전거를 타러 가는 것이 약간 어색해졌다.

 

 

한적한 국도를 달리니 가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들판은 이제 노란 물결로 일렁이고 있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고석정 꽃밭 무료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고석정 주차장(유료)에 차를 주차했다. 고석정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고석정 꽃밭으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정도였는데 주차장은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단체 관광버스도 버스 주차장에 여러 대 주차해 있었다. 고석정 주차장에서 꽃밭으로 가는 길도 가을꽃의 향연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꽃밭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눈이 휘둥글해졌다.

 

사람들도 핑크빛 꽃밭에 반해서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사진을 찍고 꽃밭으로 갔다.

 

고석정 꽃밭으로 가는 입구는 두 곳이었다. 한 곳은 고석정 주차장에서 들어가는 입구였고, 다른 한쪽은 고석정 꽃밭 주차장 쪽과 연결된 입구였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꽃밭의 모습이 보였다. 멀리서 보았지만 규모가 상당히 큰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꽃밭이 넓어 보였다. 그리고 입구로 향하는 길에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다. 추석 무렵 일주일 동안 부산에서 지냈었다. 그곳에서 있다 보니 가을이 왔음을 잊고 있었다. 남쪽 지방은 아직도 여름의 기운이 남아서 그런가 더웠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은 이제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졌다.

 

꽃밭 입구로 들어가기 전 안심콜 전화를 해서 입구에 서있는 직원들에게 통화를 했음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리고 체온을 체크한 후, 소독 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를 통과하니 꽃의 세상이 펼쳐졌다.

 

워낙 꽃밭이 넓다 보니 많은 관광객이 방문했지만 사람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었다.

 

 

 

 

아빠는 꽃밭을 보시곤 예전에 여행 갔던 일본 홋카이도 여행이 생각난다고 하셨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홋카이도 사계채 언덕과 같은 곳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나도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사계채 언덕이 생각났다. 노란 꽃, 빨간 꽃이 한 줄씩 심어져 있는 것이 이국적이었다.

 

이번 여행에는 전날 택배로 받은 팬탁스 K3 실버 에디션을 가지고 갔다. 전에 사용하던 K10은 너무 구형이라 사진이 어둡고 요즘 추세의 사진이 나오지 않아서 사진을 찍은 후 보정을 하기 위해 손이 많이 갔다. 그러나 K3는 2013년에 나온 버전이라 기존의 카메라보다 색감도 좋고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사진 편집을 하는데 새로 찍은 사진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떤 사진은 너무 밝고, 색감이 무너진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내가 눈으로 본 것을 그대로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짜증이 났다. 그렇지만 전보다 좋은 성능의 카메라를 사용하니 사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새로운 신발을 신으면 계속 신고 싶은 것처럼 새로운 카메라를 사용하니 촬영 버튼에서 손을 땔 수가 없었다.

 

 

이곳저곳 사람들이 먼저 들어갔던 흔적들이 있어서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되도록이면 꽃을 다치지 않으며 이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종류별로 다른 꽃들을 심어 놓아 이곳에서 사진 찍다 질리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빤 꽃이 너무 많아서 기분이 좋았고, 나는 중고이기는 하지만 새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이번에는 이 카메라와 오랫동안 지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꽃만 있는 것이 아니라 꽃밭 중간마다 조형물도 있었다. 풍차가 이곳을 프랑스의 프로방스 같은 느낌으로, 오두막은 이곳을 알프스의 초원지대같이 보이게 했다.

 

 

다른 곳과는 달리 워낙 넓다 보니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짧아서 너무 좋았다.

 

사방이 꽃이지만 질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꽃밭에서는 어떻게 사진이 찍힐까. 저곳에서는 어떤 사진이 나올까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뿔난 장승들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유치하지만 이런 사진들이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꽃밭에 비해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꽃밭에 도착했다. 다른 꽃밭에서의 사진들도 너무 이쁘게 나오지만 이곳은 다른 곳들보다 더 이국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는 곳이었다.

 

전체 풍경을 찍어 보기도 하고 화각을 좁혀서 인물을 위주로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어떻게 찍던지 화사한 느낌의 꽃들이 마음도 화사하게 물든 것 같았다.

 

 

자줏빛, 핑크빛의 꽃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주었다.

 

 

길가에 코스모스도 너무 이뻤지만 가을의 주인공인 코스모스들이 오히려 이곳에서는 들러리가 된 것 같았다.

 

카메라의 채도를 너무 높여서 찍은 것일까? 아니면 보정을 할 때 너무 채도를 높인 것일까? 코스모스 사진이 아닌 코스모스 그림이 되어 버렸다.

 

 

철원을 대표하는 인물이 궁예인가 보다. 궁예와 함께 철원에 왔다는 인증샷을 같이 찍었다.

 

 

아빠는 화사한 꽃들과 함께 가을 남자가 되었다. 아침에 출발할 때 빨간 옷을 입을지 노란 옷을 입을지 고민했었는데, 노란 옷을 입고 오기 잘한 것 같다. 자주색, 분홍색, 붉은색 꽃들이 많다 보니 붉은색 옷을 입고 왔으면 꽃들에 묻힐 뻔한 사진이 나왔을 것 같다.

 

 

 

너무 채도가 높은 꽃만 찍으면 심심할 것 같아서 뒤에 있는 나무를 넣어 넓게 찍어 보았다.

 

 

그리고 인물이 꽃 속에 푹 파묻힌 것처럼 화각을 좁혀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어느 것을 찍어도 꽤 만족스러운 사진이 찍혔다. 사진기가 좋은 것인지, 꽃밭이 워낙 이뻐서 그런 것인지. 막 찍어도, 어느 곳을 찍어도 작품이 되었다.

 

알록달록한 꽃에 취해 있다 보니 기분이 좋았다. 걸어가는데 어떤 아저씨께서 재미가 없으신지 '기분좋다!철원'이라는 글을 보신 후, 뭐가 좋냐고 부인에게 투덜거리면서 지나가셨다. 그런데 아빠와 나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꽃밭의 한편에는 푸른 들판도 있었다. 채도가 높은 알록달록한 꽃만 보니 눈이 살짝 아른아른 아파오는 것 같았는데, 녹색의 물결을 보고 있으니 눈이 편안해졌다.

 

 

 

 

녹색의 들판을 보고 있으니 대관령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왜 대관령이 생각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대관령 같아 보였다.

 

다시 꽃밭으로 돌아와 사진을 찍었다. 2021년의 가을은 한 번밖에 없기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카메라를 쉬지 않고 계속 찍어서 그런지 손가락 마디마디가 조금 아파왔다.

 

 

 

 

 

아빠도 조금 힘드신 것 같아 보이셨다. 모델 역할이 힘든 것은 알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이것저것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집에 가서 사진을 덜 찍었다고 후회하기는 싫었다. 힘들지만 최대한 많이 찍고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기 때문이다.

 

핑크빛 물결을 지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도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핑크빛 꽃을 배경으로 계속 사진을 찍었다.

 

 

이곳을 걷다 보니 DSLR 또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중년분들이 많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무거운 카메라가 매력이 없어 보여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카메라의 매력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겁고 힘들지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계셨다. 나도 원래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 한동안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마음속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시 카메라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핸드폰은 편하고 좋지만 가벼운 느낌이 있었다. 카메라의 촬영 버튼을 누를 때 미러가 올라가며 나는 찰칵 소리가 너무 좋았다. 이 맛에 무겁지만 DSLR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저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어떻게 기억될지, 어떤 사진들로 남겨질지 궁금했다. 같은 공간에서의 사진이지만 각자의 사진은 다 다른 이야기를 지니고 있기에 다른 사람들은 이곳을 어떤 이야기로 채워갈지 궁금했다.

 

 

꽃밭을 지나 푸르름이 가득한 들판으로 왔다. 억새풀일까? 갈색의 붉은색의 풀에서 가을을 느낄 수가 있었다.

 

메밀꽃 가득한 들판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그림과 같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눈을 힐링하는 느낌이었다. 너무 화려한 색에만 취해있다 보니 눈이 약간 얼얼했는데, 푸른빛을 보니 눈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이 그렇게 많은데 사람들이 다 어디로 흩어졌을까! 꽃밭이 너무 넓어서 사람들에 치이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대신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어서 끊임없이 걸어야 하는 부분이 힘들었다. 코로나 때문일까?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아서 오두막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쉬고 있었다.

 

 

이 꽃밭의 일부분이 한탄강 둘레길의 일부분인지 못난이 장승이 이 길이 어떤 길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전국에 사진쟁이(?)들은 이곳에 다 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최근 들어 이렇게 많이 사진기를 든 사람들은 못 본 것 같다. 2주 전 부산으로 가기 전 고창 선운사를 들렸었다. 선운사는 꽃무릎이 한창 피어 있었다. 그때보다 오늘, 카메라를 더 많이 보았다. 카메라를 든 사람을 보면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저 사람은 어떤 기종을 쓰는지, 어떤 렌즈를 사용하는지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11시에 도착해서 거의 2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는 힘들다는 느낌도 들면서 어느 정도 질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와 나는 어느 곳을 가든지 딱 2시간이 적당한 것 같았다. 지루한 느낌이 드니 피곤함이 밀려왔다. 처음의 에너지 넘침은 어디로 갔는지 한걸음 한 걸음이 이제는 무겁게 느껴졌다.

 

 

 

아빠도 내가 이제 힘들어하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처음보다 사진 찍는 횟수는 줄이고 바로바로 이동하셨다.

 

 

 

빨리빨리 사진을 찍었지만 그래도 귀찮다고 풍경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보라색 꽃은 처음이기에 이곳에서는 공을 들여 사진을 찍었다.

 

눈으로 보았을 때보다 꽃이 너무 뭉개지게 나와서 아쉬웠다. 그런데 다시 찍기는 너무 귀찮았다.

 

 

 

처음에 들어올 때 보았던 풍차가 있던 곳으로 왔다. 통나무집 안에는 어린 왕자가 꽃밭을 바라보고 있었다.

 

 

통나무집 옆에는 풍차가 있었다. 풍차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남들은 이런 구조물을 이용해 사진을 잘 찍는데, 나는 구조물을 넣어 사진을 찍으면 왜 내가 생각한 대로 사진이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나도 남들처럼 구조물을 넣어 멋들어진 사진을 찍고 싶은데, 구조물을 넣는 순간 사진이 평균 이하로 찍히는 것 같았다.

 

거대한 지게를 지났다. 어떤 아빠가 아이에게 아빠 어릴 적에 저런 물지게를 지고 물을 날랐다고 하는 대화를 들었다. 아빠의 나이를 보니 나와 비슷해 보였다.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꽃밭에는 연못도 있었다. 연못엔 연잎이 가득했다. 황포돛배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데 앞에 사람이 너무 오래 사진을 찍어서 기다리다 지쳐 돛배와 사진 찍는 것을 포기했다. 그래서 멀리서 돛배를 살짝 넣어서 사진만 찍었다.

 

어떻게 이렇게 넓은 곳에 꽃밭을 만들었을까! 홋카이도의 사계채와 이곳의 넓이가 비슷할까? 체감상으로는 더 넓게 느껴졌다. 그곳보다 이곳이 훨씬 더 꽃도 다양했다. 다만 사계채가 색감이 좋은 꽃들을 체계적으로 심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은 들었다. 이곳도 시간이 지나면 사계채보다 훨씬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

 

한여름 해바라기가 흐드러졌을 해바라기 들판도 있었다. 해바라기가 다 져서 파란 들판만 보여서 아쉬웠다.

 

이제 체력도 이 꽃밭 여행도 막바지로 가고 있었다. 어떤 분이 밀짚모자에 장화를 신고 계서서 직원분인가 생각했는데, 카메라로 꽃 사진을 찍고 계셨다. 뭔가 외모에서 고수의 면모가 느껴졌다.

 

 

 

이제 꽃밭을 나가기 위해 출구로 향하던 중 한 번 더 핑크 꽃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말로는 귀찮아 지겨워 빨리 나가자 그랬지만 이 꽃밭을 나가면 왠지 계속 생각날 것 같았다.

 

 

출구로 나가던 중 들어올 때 미처 지나쳤던 부분을 들렸다. 오후 2시가 다 되어 가니 입구에서는 사람들이 물밀려 오듯 밀려 들어왔다.

 

 

공룡모양의 분재도 보고 아빠랑 비슷하게 생긴 피노키오랑도 사진도 찍었다.

 

 

내가 비행기를 좋아하다 보니 아빠도 비행기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나무로 만든 비행기라 어디로 날아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특이하게 생긴 식물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돌 위를 뚫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의 신기한 식물이었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코스인 곳으로 왔다. 작년에는 양주 나리공원에서 이 식물을 보았었다. 작년 나리공원에서 보았던 식물은 알록달록해서 신기했었는데, 이곳은 푸르뎅뎅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눈까지 붙여주니 식물이 살아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아빠의 심술궂은 표정과 식물에 꽃아둔 눈의 모습이 꼭 닮아 보였다.

 

이곳을 구경하다 보면 어디선가 라디오 DJ의 멘트와 노래를 들을 수 있는데, 고석정 꽃밭 라이브 스튜디오가 있어서 사연 및 신청곡을 접수 받는 것 같았다.

 

 

 

꽃밭을 구경하는데 3시간가량 걸린 것 같다. 워낙 넓다 보니 생각한 것보다 오래 걸렸다.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다 보니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것이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이 시간만큼은 꽃에 취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좋았다. 이 가을이 가기 전 고석정 꽃밭에서 하루만큼은 하루 종일 꽃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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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남애항의 아름다운 풍경을 본 여운이 길게 남았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 시간이 조금 남기에 한군데 더 들렸다 가면 좋을 것 같았다. 어차피 강릉을 통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갈 생각이기에 강릉쪽 잠시 갈만한 곳을 알아 보니, 주문진 등대에서 본 바다의 풍경이 멋져서 한번 가고 싶어졌다. 시간도 딱 적당할 것 같아서 주문진 등대로 향했다,

 

7번국도를 타고 강릉쪽으로 내려오다 주문진으로 빠졌다. 그리고 동네의 작은 골목길을 따라 갔다. 네비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한데 이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진 등대에 도착하니 주자장이 있기는 했지만, 주차장이 협소했다. 다행히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주차할 공간은 여유로웠다.

 

주차를 한 후 가파른 계단을 따라서 올라갔다. 계단을 한계단 두계단 올라갈수록 조금씩 아름다운 풍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계단에 오르니 탁트인 풍경이 우리를 반겼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늘 더욱더 뚜렸하게 만들어 주었다. 바다가 이렇게 넓었나? 이렇게 깨끗한 하늘과 바다를 언제 보았던가? 오늘 본 동해바다는 아마 내가 본 동해바다 중 최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숨고르기를 마친 후,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에 다오르니 더 멋진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얗게 부숴지는 파도와 마을, 그리고 저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강릉의 모습이 그림과 같이 펼쳐졌다. 와! 이런 풍경하나만 보고가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진등대는 오래된 등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파제에서 보던 그런 등대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 보였다. 밤하늘을 비추는 등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밤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등대 옆에는 등나무 꽃이 피어 있었다. 처음 보는 등나무 꽃이 아름다우면서 신기했다. 포도알 같은 등나무 꽃이

 

 

 

등나무 꽃길은 길지 않았지만 보면 볼 수록 아름다웠다.

 

전국 어느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건강체크 기둥도 있었다. 몇년 전만해도 진짜 홀쭉이였는데, 지금은 보통도 나는 버거웠다. 아빠는 나를 놀리기 위해 계속 표준을 왔다갔다 하셨다.

 

 

그리고 매직거울도 있었다. 난 키가 커보이고, 날씬하게 보이는 거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에 한동안 넋이나가서 풍경만 보았다. 보면 볼 수록 제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문진의 모습이 이럴 것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동네 야옹이가 호기있게 사람이 다니는 길 가운데서 봄날의 따스함을 느끼며 자고 있었다.

 

주문진등대를 나와 이제 집으로 향했다. 점심은 차에서 대충 먹어서 배가 고팠다. 대관령을 넘자마자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평창휴게소로 갔다. 역시 휴게소는 돈까스가 제일인 것 같다.

 

 

서쪽으로 가는 길이다 보니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달렸다. 어쩔 땐 저 노을이 운전할 땐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부드운 주황빛의 노을은 사람을 빨려들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는 신기하게 영동고속도로를 타게되면 꼭 덕평휴게소에 들리는 것 같다. 덕평 휴게소에 SK가스충전소가 있기에 수도권에 들어오기 전에 가스충전을 위해 이곳을 들리게 된다.

 

 

항상 올 때마다 큰 변화는 없는 곳이지만, 다른 휴게소에 비해 규모도 크고, 아지자기하게 꾸며져 사진 찍을 곳도 많았다.

 

 

 

날이 많이 풀려서 그런가 나들이 차량도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차도 많이 밀리기도 했다. 어차피 차막힐 시간에 도로에 있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차량통행이 좋을 때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덕평휴게소와 연결된 별빛정원우주에 사람들이 많았다. 여러번 이곳에 왔는데 사람이 많은 모습은 처음 보았다. 우리도 들어가 볼까 생각했다가, 힘도 들고 구경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나중에 가기로 했다.

 

대신 별빛우주정원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차량소통이 어느정도 풀려서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항상 운전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나 때문에 아빠가 고생하셔서 미안했다. 운전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안한지 너무 오래되어 이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젠 조금씩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도 운전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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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어릴적부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들어본 이름이였다. 고등학교 때인가 이곳에서 찍은 일출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일출의 장면이 꽤 인상 깊었다. 그 외에도 파도치는 바다의 모습 등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고등학교때부터 꽤 많이 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가보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장소처럼 느껴졌다. 속초에서 바로 집으로 가기 싫어서 동해를 따라 괜찮은 곳을 몇 군데 더 간 후 집에 가기로 했다.

속초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양양의 상징이 송이인가 보다. 이 길을 오늘 처음본 것은 아니였다. 그러나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이 앞을 지나다녔다. 누가 디자인했을까? 캐릭터가 귀엽기는 한데,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7번 국도를 달리다, 남애항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남애항으로 갔다. 남애항에 도착하기 전 남애3리 해수욕장이 있었다. 거기다 주차를 할까 하다가 조금더 남애항 가까운 곳에 차를 주차하기로 했다. 차를 항구주변에 주차한 후 걸어서 남애항 스카이 워크 전망대로 걸어 갔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인데 파도는 무섭게 치고 있었다.

 

스카이워크에 오르니, 마음이 뻥뚫리는 것 같았다.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짙푸른색의 동해바다를 보니 마음이 시원해졌다. 겨울엔 옥색처럼 보이는 것 같은데, 봄이 되니 푸르게 보였다. 마음 속에 담겨져 있는 스트레스들이 파도와 함께 부서지는 것 같았다. 스카이워크의 가운데 부분은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찔했다.

 

가운데로 가기 무서운 사람들은 가장자리를 따라 걷고 있었다. 스카이 워크 밑은 크고작은 바위로 되어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로 인해 유리 아래는 흰거품이 바위를 덮고 있었다. 날도 너무 맑아서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하게 느껴졌다. 너무 잘 온 것 같았다.

 

파도가 바위에 부숴지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서 파도가 잠들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먼 곳에서 일어난 파도는 이곳에 와서 부숴져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전망대 뒤쪽에 조금더 높게 올라갈 수 있는 전망대같은 곳이 있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니 스카이워크도 보이고 저멀리 해안도로도 보였다. 동해바다가 원래 이런 색이였나? 너무 푸른빛의 바다색이 지중해를 떠올리게 했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오니 스카이워크 앞에 이곳이 고전영화인 고래사냥의 촬영지임을 알리는 비석을 볼 수 있었다. 너무 어릴적 보았던 영화라 내용은 크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인공들이 추운 겨울 강원도를 걷던 모습과 결국엔 겨울바다에 왔던 모습들이 조각조각 생각났다. 그때 영화를 보면서 강원도는 추운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하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아직까지 강원도를 생각하면 그 영화의 장면들이 생각난다.

 

고래사냥의 촬영지라는 안내를 보니 뭔가 이곳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바람이 불지 않지만 남애항 방파제 테트라포트는 거친 파도로 인해 바닷물이 엄청 튀고 있었다.

 

방파제 밖은 파도와 전쟁중이지만, 남애항은 바람 한점없이 고요했다. 방파제의 안과 밖이 너무 대조적이였다. 밖은 끊임없는 거친 파도와 시름중이지만, 안은 태평했다.

 

파도가 커졌다 작아졌다. 파도는 리드믹컬하게 방파제를 때렸다. 방파제 끝에는 빨간 등대가 서있었다. 자세히 보면 버섯모양의 빨간 등대였다.

 

양양의 마스코트가 버섯이라 그런 것 일까? 등대도 버섯모양으로 만들었다.

 

바닥에 포토스팟이 있기에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이 포토스팟에 서서 어떻게 사진을 찍으라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방파제 위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꽤 있었다. 푸른바다와 하늘 때문에 빨간색의 등대는 더 두드러지게 보였다.

 

우리가 등대에 갔을 땐, 어느 모녀 분께서 인생사진을 찍으시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등대의 모양은 오면서 본 버섯조형물과 비슷했다. 버섯모양으로 등대를 만들 생각을 한 사람도 대단한 것 같았다.

 

 

푸른빛이 가득한 세상에 빨간색이 등대는 처음오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히 매력적이였다. 방파제 반대쪽에는 흰색의 등대가 있었는데 확실히 빨색색 버섯 등대보다 매력이 떨어져 보였다.

 

 

등대를 구경한 후, 다시 방파제를 따라 걸어나오는데,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낮게 지나갔다. 비행기 도장을 보니 플라이 강원같아 보였다. 어디서 오는 것 일까? 김포? 제주? 자유롭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점점 상황은 안좋아지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서서히 양양공항으로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는 것 같았다. 항상 양양국제공항 옆을 지나면서, 왜 여기 공항이 있을까 궁금할 때가 많았다. 그래도 비행기가 다니니 공항이 있나보다 라는 생각을 플라이 강원을 보며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도 파도를 찍는 모녀처럼 큰파도가 오기를 기다리며 파도 사진을 찍기 위해 서있었다. 바닷물이 꿀렁꿀렁 거리는 모습을 보며, 그래 이번엔 큰파도일거야 생각해서 준하고 있으면 바닷물이 높게 솟치지 않고, 김빠진 사이다 처럼 바닷물이 피익하며 파도를 치지 않고, 저건 별로 큰 파도가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바닷물이 높게 솟구쳤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그래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두장 건질 수 있었다.

 

 

 

겨울바다와 다른 봄다다는 따스하면서 부드러웠지만, 아직 겨울의 느낌이 남아서 그런지 파도만은 거칠었다. 그래도 따스해서 오랫동안 부숴지는 파도를 바라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파도가 칠 수 있는지, 동해의 다른 지역보다 파도가 유독 심하게 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포토그래프들의 파도사진이 많은 것 같아 보였다. 이날도 아마추어인지 프로인지는 구분이 안되지만, 풀장비를 갖추신 분들이 삼각대를 세워놓고 망원렌즈를 사용해서 파도치는 모습을 찍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남애항방파제를 나와 남애3리 해수욕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본 돌고래 조형물이 귀여웠다. 이곳에서도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것 일까?

 

해안도로를 따라 해수욕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파도가 크게 치더니 바닷물이 도로까지 덮쳤다.

 

 

진짜 파도하나는 전국에서 가장 이쁘고 제일인 것 같았다. 파도가 바위에 부서질 때마다 얼마나 짜릿하고 통쾌하던지, 바닷물 때문에 끈적이기는 했지만, 부숴질 때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았다.

 

남애3리 해수욕장 옆에 이름 모를 다리가 놓여져 있었다.

 

 

다리의 가운데는 역시 유리로 되어 있었다.

 

다리에 오르니 해수욕장과 태백산맥이 보였다. 아직 바다는 많이 추울텐데, 서핑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파도가 치면 진짜 서핑을 할 맛이 날 것 같았다. 나도 무릎만 괜찮으면 배우고 싶은 운동 중 하나인데, 무릎때문에 이렇게 구경만 해야했다. 아빠는 추운데 뭐하는 거냐고 그러셨지만, 저렇게 파도를 타기 위해 씨름을 하다 보면 추운 것은 금새 잊혀질 것 같았다. 거대한 파도는 끊임 없이 해수욕장으로 밀려왔고, 서퍼들은 파도를 타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또 파도에 보드가 뒤집어지고, 파도와 서퍼가 서로 신경전을 벌리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냥 남애항이 보고 싶어서 잠시 들린 곳인데, 이렇게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있으니, 발리의 쿠타 해변이 그리워졌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시기를 일년 넘게 보내고 있기에, 더 일상이 그리워지는 것 같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함을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나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배우고 싶지만, 처음이 두려운 것 같다. 그리고 운동으로 인한 부상도 아직도 무섭기는 하다.

 

 

 

 

원래는 잠시 항구만 보고 가려고 했던 곳인데, 어쩌다 보니 오랜 시간을 남애항에서 보내게 되었다. 무엇을 해서 즐거운 곳이 아닌, 그냥 밀려오는 파도만 보고 있어도 행복한 남애항이였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한번더 오고 싶은 곳이 되었다. 푸른바다의 매력을 흠뻑 느끼고 우리는 강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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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엘 부산에서의 하루는 정말 꿈만같이 지나갔다. 시간당 몇 만원씩 사라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기분좋게 오랜만에 조식까지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얼마나 아쉽던지, 하루만 더 지내고 싶지만 가격도 후덜덜하고 또 출근도 해야 하기에 미련이 남지만 미련없이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장으로 갔다. 그런데 차소리가 이상하다. 하루밖에 주차장에 세워두지 않았는데, 하루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일단 소리가 이상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점화플러그가 고장날 경우 소리가 난다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해운대 일대의 차량정비소에 전화를 해보았으나 어느 업체도 받지 않는다. 일단 서울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부산은 나에게 또 다시 시련을 주는 것일까? 2021년 부산여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월말 여행은 나에게 자가격리를 이번에는 차량고장을 여름과 겨울에 부산에 올 일이 더 있는데, 또 어떤 이벤트들이 내앞을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튼 2021년 부산여행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일단 차는 고장난 것이고, 아빠가 자주 가는 정비소에 전화를 해보니 사장님이 엔진이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대신 출력이 줄어서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어차피 서울로 가야 하기에 그러면 원래 계획대로 거창을 들렸다 서울로 가기로 했다. 낮시간대 이동하면 차들도 많아서 속도가 느린 우리차는 더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해운대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거창으로 이동을 했다. 진짜가 탄력을 받지 못하니 최고 속도 70정도 밖에 나지 않았다. 내리막 길에선 다행히 어느정도 속도가 났으나, 오르막길은 민망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해서 저속 주행중인 트럭 꽁무니만 따라서 왔다.

 

구포를 지나 금관가야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평소같으면 금방 부산을 빠져나왔을 텐데 속도가 나지 않으니, 부산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낙동강 옆에 있는 휴게소였다. 강건너에 금정산이 보였다. 이제 부산과 한동안 이별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되도록이면 한동안 부산에 오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 좋게 부산을 나왔으면 괜찮았을 텐데 또 이렇게 쫒기듯 찜찜하게 부산을 나왔다.

 

전에는 고속도로에서 저속으로 가는 차량을 보면서 저사람 누군데 왜 저렇게 느리게 가지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 입장이 되어 보니 그사람들도 나와 같은 어떤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겠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거창까지 갔다 서울로 가려는 우리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았다. 거창톨게이트를 나가기 전 거창휴게소에 들렸다.

 

저속으로 오다 보니 평소보다 더 신경쓰였고, 더 힘들었다. 거창은 말만 들어봤지 처음 오는 곳이였다. 거창사과는 많이 들어 봤지만 한번도 와봐야 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었다.

 

 

사과가 유명한 곳이다 보니 휴게소에도 사과 조형물이 있었다. 그리고 휴게소를 둘러싼 산의 풍경이 처음오는 우리의 입을 다물어지지 않게 했다.

 

휴게소 한편에는 구절초가 피어있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이였다. 아침부터 차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꽃을 보면서 잠시나마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를 나와 거창 창포원으로 향했다. 차는 떨떨떨 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대로 멈추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네비예상시간 보다 배로 많이 걸려서 창포원에 도착했다.

 

 

주말오후 창포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았다. 창포원에 들어서니 보라색의 창포가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이 창포가 뭐길래, 이렇게 힘들게 왔을까? 서울에서 한번 오려면 큰마음을 먹고와야 하는 곳이기에 가는 길에 스치듯 지나가고 싶었다.

 

 

한국말로는 창포꽃이지만 영어로는 아이리스라고 불린다. 아이리스하면 드라마 밖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이리스가 창포였다니,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 우리가 갔을 땐, 보라색의 창포꽃이 이곳저곳 피어있었다.

 

 

 

나는 보라색의 창포꽃도 이쁜데 아빠는 티비에서 다른 색의 창포꽃이 핀 것이 너무 이뻤다며, 보라색과 흰꽃만 있어서 아쉬어하셨다.

 

 

평지라서 걷기는 편했지만 날이 더웠다.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사진을 찍었다. 이때 DSLR을 산지 얼마되지 않아서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가득할 때였다. 그리고 새로산 중고렌즈로 다양한 사진을 찍기 위해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때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2달이 지금까지 어깨가 아프다. 역시 DSLR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창포원이란 이름답게 공원 내 어디를 가나 창포꽃이 피어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즐기는 사람, 우리처럼 걷는사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넓은 공원을 즐기고 있었다.

 

 

 

어디를 가나 꽃이라 너무 좋았다. 아빠의 불만대로 이시기에 핀 꽃들은 보라색뿐이라 사진을 찍다보니 조금 사진의 색이 단조롭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다양한 색의 꽃들이 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원 한쪽에는 금계국이 피어있었다. 이날 사용한 렌즈가 시그마렌즈였는데 렌즈의 영향 때문인지 노란색의 꽃이 더 노랗게 나와 버렸다.

 

노란색의 금계국은 창포꽃으로 약간 식상하려고 하는 우리에게 다시 호기심을 일게 했다.

 

바람이 불때마다 하늘하늘하는 금계국을 보고 있으니, 황금물결이 이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아빠가 그토록 보고싶어 하는 노락색의 창포꽃을 발견했다. 노란책 창포꽃의 많은 부분이 시들어 있었다. 노란색꽃이 먼저 피고 보라색꽃이 나중에 피는 것일까?

 

 

날이 더워 그늘에 앉아 물도 마시며 잠시 쉬었다. 아직 5월말인데 햇볕은 뜨거웠다. 그래도 추운 계절이 다 지나간 것 같아서 마음은 좋았다. 봄은 점점 짧아지는 것 같이 느껴졌다. 엊그제 추웠던 것 같은데 어느덧 날이 더워졌다.

 

 

창포원에는 창포꽃 뿐만 아니라 국화원 등 다양한 꽃들을 심어 놓은 것 같은데, 우리가 간 시기에는 창포꽃이 활짝 핀 시기라 많은 사람들이 창포꽃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창포원은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정비하고 있는 곳이 많아 보였다. 시간이 더 지나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홈페이지에 가서 연역을 보니 창포원은 2021년 5월에 개장을 했다고 나와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땐 창포원이 개장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창포원 주변도 계속 개발 중인 것인지, 창포원 주변으로는 살짝 공사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1~2년 뒤에 오면 또 다르게 변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창포가 이렇게 많이 피어 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어디가나 보라빛 창포꽃의 물결을 이루었다.

 

 

 

창포꽃은 사진을 찍으면 수줍어 하는 것 같았다. 특히 물가에 핀 창포꽃은 더 수줍어 하는 것 같이 보였다.

 

 

 

 

창포원에는 여러 개의 연못이 있다. 각각의 연못마다 느낌이 조금씩 달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창포원의 규모가 꽤 커서 꽤 많이 걸어야 했다.

 

 

 

너무 많이 걷기만 했더니 다리가 아팠다. 어쩐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돌더라니, 자전거를 타고 창포원을 도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항상 여행은 걸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걷는 것이 좋았다.

 

 

 

아빠도 이제는 힘드신지 쉴 수 있는 곳에선 잠깐씩 앉았다 가셨다.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새것의 느낌이 많이 났다.

 

 

이쁜 것도 너무 보면 질리는 것 같다. 들판에 핀 창포꽃만 찍고 차로 돌아가리고 했다. 우리는 항상 딱 2시간이 지나면 질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곳에 가더라도 2시간이면 적당한 것 같았다. 부산에서 이곳까지 정신없이 와서 그런지 점심도 건너뛰었기 때문에 배도 고팠다. 슬슬 이제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보였다.

 

 

저 돌은 왜 꽃밭 한가운데 있는지는 모르겠다. 돌을 가까이 가서 보니 뭔가 영엄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좋은 기운 받아서 매일매일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길가에 핀 작은 꽃도 그냥 지나치기에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오늘 이곳에 못올뻔 했는데, 무슨 깡이 생겼는지, 고장난 차를 타고 이곳까지 왔을까? 아빠가 카카오스토리에서 이곳사진을 봤는데 너무 이쁘다는 말한마디가 우리를 이곳까지 오게 했다.

 

 

두어시간 이곳에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온전히 꽃만 보고, 사진만 찍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아마 창포꽃이 활짝 핀 계절이 오면 사람들에 밀려서 걷지 않게되지 않을까?

 

아직도 계속 정비를 하고 있기에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창포꽃을 보기 위해 온 곳이기에 충분히 창포꽃을 보았기에 너무 좋은 시간이였다. 단지 우리의 차 때문에 우리의 마음만 조금 심란할 뿐이였다.

 

우리는 창포원을 나와 다시 고속도로를 탔다. 통영-대전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왜그리 산이 많은지 내리막길은 그래도 다행인데,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려면 너무 힘들었다. 오르막 길만 보면 정신이 아찔했다.

 

거기에 차선은 2개 밖에 없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보이지 않는 눈치를 봐야 했다.

 

 

 

우리는 진짜 저속으로 고속도로를 달렸다. 모든 차들이 우리 옆을 쌩하며 지나갔다. 평소보다 2배는 시간이 더 덜리는 것 같았다. 그사이 해는 서쪽하늘로 지기 시작했다.

 

산을 넘고 또 산을 넘었다. 앞에 산이 보이면 한숨만 나왔다. 그래도 무사히 고장없이 서울까지 차가 버텨주기를 바랬다.

 

 

지나가는 고속철도를 보니 반가운 마음도 들면서 부럽기도 했다. 부산까지 그냥 기차타고 갔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부산여행은 쉽지 않은 것 같았다.

 

대전을 지나니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차 속도는 안나는데 비까지 내리니 정신이 더 없어졌다. 차들은 갑자기 내린 비에 처음에는 속도를 줄이더니, 익숙해졌는지 다시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거북이 차는 느리기는 하지만 우리를 안전히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아무튼 살아서 돌아온게 신기한 여행이였다. 금요일에 서울에서 출발할 땐 호기있고 멋있게 출발했는데, 다시 서울로 돌아왔을 땐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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