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노고단 산행 후 차로 돌아오니 정신이 멍했다. 그래도 뭔가 오랜만에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몸은 지치지만 마음만은 상쾌했다.
예전에 성삼재 휴게소에서 내려오다 바퀴에서 연기가 풀풀난 적이 있었다. 그땐 바퀴에에서 불이난 줄 알고 깜짝 놀랬다. 내려오는 길이 가파르기에 주행에 놓고 내리면 브레이크 과열로 연기가 났던 것이였다. 그때 호되게 고생해서 이번엔 1단을 놓고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서 천천히 산에서 내려왔다.
성삼재에서 내려오니 오른쪽에 넓은 주차장이 보였다. 전에 가본 천은사로 갈까말까 망설이다 차도 가파른 길을 내려오느라 고생했으니 잠시 열을 식힐겸 천은사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산책로도 생긴 것 같았다. 아니면 그당시 내가 못본 것 일수도 있을 것 같다.
저멀리 보이는 키가 큰소나무가 인상적이였다. 소나무는 항상 구불구불 자라는지 알았는데 저렇게 곧게 자라는 것도 있는가보다.
곧게 뻗은 소나무는 머리가 무거운지 기울어져서 자라고 있었다.
천은사 앞에 있는 호수주변에 산책길을 만들어서 상생의 길이란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하늘에서 빗방울이 한두개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절로 걸어가는 길에 어디서 본듯한 팻말이 서 있었다. 이곳에서도 미스터션샤인을 촬영했다고 한다. 안내판에 나온 사진을 보니 어느 장면에서 나온지 금새 알 수 있었다. 어쩌다보니 미스터션샤인 촬영지인 서산 유기방가옥, 안동 만휴정, 구례 천은사까지 세곳을 가보게 되었다. 나중에 논산에 있는 세트장만 가보면 될 것 같았다.
나중에 드라마를 다시보니 이 다리도 드라마에 나왔던 장소 중 하나였다. 드라마를 볼 때 내가 가본 장소가 나오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드라마의 장면을 생각하며 걷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저뒤편으로는 호수가 보였다.
그리고 오래된 다리 맞은편에 또 다른 다리가 보였다. 돌아나오는 길에 내가 맞은편에 가서 이쪽으로 사진을 찍으면 구도가 딱 좋을 것 같았다.
이곳도 천왕문으로 가기 위해선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천왕문을 지나니 작은 탑과 큰나무가 보였다.
가파르지 않은 계단을 또 올라갔다. 쌍계사와 비슷하게 계단을 오르면 하나의 풍경이 나오고 또 오르면 또 다른 풍경이 나왔다.
계단 끝에 오르니 천은사 경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절이 드라마에서 유독 기억에 났던 이유는 처마밑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 때문이였다. 보통의 절들은 처마를 받들고 있는 기둥들이 없는데 이 절은 기둥들이 처마를 받치고 있었다. 저 기둥들 때문에 절이 유독 작게 보이기도 했다.
절자체는 그렇게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돌담으로 쌓은 축대와 계단이 아름다웠다. 요즘은 콘크리트로 만드는 건축물이 많은데 자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 같아서 그 느낌이 그냥 좋았다. 특히 돌틈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회색빛 돌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담넘어가 보일듯 말듯한 높이의 담장과 덩굴이 뒤덮었지만,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또 다른 담장들까지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심플하지 않은 담장의 모습이 내마음을 사로 잡았다.
여름철 담장을 덮은 덩쿨을 보고 있으면 어릴적 기억들이 나도 모르게 소환되는 것 같다. 그리고 군대가기 전 혼자 떠났던 남도여행도 생각이 난다. 버스를 타고 갔던 송광사의 모습 등 여름은 나에게 많은 추억을 간직한 계절이였다.
이곳에서도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들어가보았다.
천은사 경내가 살짝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이길은 가벼운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상쾌한 느낌이 나에게 더 맞는 것 같았다.
너무 깊욱히 들어가면 안될 것 같아서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서 나왔다.
다시 경내로 돌아왔다. 비는 올락말락 계속 한두방울씩 하늘에서 떨어졌다. 하늘도 흐린게 경내의 분위기를 촤악 가라 앉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절을 즐기기 너무 좋았다.
이렇게 고요한 절은 참으로 오랜만이였다. 항상 유명한 절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하니하나 보면서 즐긴다기 보다는 사람에 밀려 다닌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날만 조금 더 좋았다면 좋겠네라는 생각만 들었다.
절에서 내려와 아치교로 갔다. 나는 반대쪽 다리로 가 아치가 잘나오게, 드라마에 나온 것 처럼 사진을 찍고 싶었다.
생각보다 두다리간 거리가 되었다. 이럴 땐 망원렌즈를 사용하면 좋은데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최대한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서 찍어 보았다.
천은사로 들어갈 땐 호수주변의 산책로로 들어가서 이 문을 지나지 않았다. 곧게 뻗은 소나무들이 우리를 보고 잘가라고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얼떨결에 들린 절이였는데,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촬영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구례에서 서울까지 갈 생각을 하니 갈길이 멀어 보였다.
천은사에서 출발하니 빗방울이 굵어지는 것 같았다. 임실휴게소에 들려 이른 저녁을 먹었다. 임실지도를 보다보니 김용택선생님의 고향인 진메마을이 나와있기에 사진을 찍어 두었다,
아빠는 휴게소에서 항상 한식으로, 난 돈까스 킬러 답게 또 돈까스로 주문했다.
특별히 임실이 치즈로 유명하니 매콤치즈돈까스로 주문했다. 돈까스 사이 임실치즈가 들어있었다. 크기도 크고 맛은 더 좋았다. 살짝 매콤하긴 했지만, 느끼한 치즈맛을 잡아 주었다.
여름이라 해가 길었다. 또 만난 고속철을 보니 옆으로 기차 한대만 지나가라 그렇게 기도를 했건만 빈철도만 보면서 서울로 향했다.
정안 휴게소에 갔을 때, 화장실에서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주는 기계가 있다는 안내를 보았다. 어차피 시원한 음료 한잔 마시고 싶었기에 기계로 가보았다.
주문을 넣으니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주었다.
로봇은 열심히 움직여 음료를 만들어 주었다. 로봇이 칼같이 계량해서 만들어준 음료는 어떤지 궁금했다.
정안휴게소 로봇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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