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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낙타 타기 체험을 한 후 울루루에서 20-30킬로미터 떨어진 카타츄타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숙소가 있는 율라라에서 출발하면 대략 60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숙소에서 카타츄타 국립공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인천에서 의정부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

 
 

길게 직선으로 뻗어 있는 도로를 달렸다. 서양미술에서 볼 수 있는 소실점이 보이는 도로였다. 어쩌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뿐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도로 위에서 점프샷을 찍어 보았다.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차를 타고 가다 풍경이 멋진 곳에 차를 세운 후 사진을 찍었다. 뉴질랜드에서도 차 한대 없는 도로를 많이 달려 보았지만 여기는 더 광활하고 더 무섭게 느껴졌다. 어떤 사고가 발생해도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먼 곳에 우리의 목적지인 카타츄타 국립공원이 보였다. 우리가 이 렌터카로 총 운행거리 200킬로미터만 달릴 수 있었기에 우리가 이 렌터카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이 저곳이었다.

 

눈에 보이기에 가까울 것 같지만 아직도 한참을 더 달려야 하는 거리였다.

 
 

그늘 하나 없는 들판에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은 녹녹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 뜨거운 열기와 광활한 들판이 이곳 아웃백의 매력이 아닐까.

 

다시 차를 타고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보통의 차선보다 차선이 조금 좁았다. 도로의 1센티미터만 넓혀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공사 자제가 필요하기에 보통의 도로보다 폭이 조금 작았다. 도로 폭이 조금 좁기는 했지만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가 거의 없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드디어 울루루처럼 붉은색의 돌이 인상적인 국립공원이 보였다.

 
 

만지면 스펀지같이 쏘옥 돌들이 들어갈 것 같아 보였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후 물과 필요한 용품을 가방에 넣어 차에서 내렸다.

 

정오가 지났기에 수직으로 내리는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뒤통수가 타들어 갈 것 같았다.

 

붉은색의 자갈길과 상반된 나무와 풀들이 인상적이었다. 길은 아침부터 달궈져 땅 위로 올라오는 열기도 은근 걷기 힘들게 했다.

 
 

아침부터 달궈진 돌들은 이제 더 뜨거워져 있었다. 그냥 사우나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같은 호주여도 멜버른은 여름이지만 날씨가 온화해서 그럭저럭 지낼만했다. 이제 갈 시드니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과 같은 습도가 높고 더운 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곳 아웃백 지역은 건조한 건조기후이지만 생전 처음 겪어 보는 더위라 뭐라 말을 할 수 없었다. 나같이 땀이 많은 사람이 대낮에 걷는다면 속옷까지 다 젖을 각오를 해야 했다.

 
 
 

하늘의 구름은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구름 같았다. 이곳은 현실적인 느낌이 없었다. 바위 옆에 서면 맥반석 사우나같이 후끈후끈했다.

 

이렇게 덮고 건조한 곳에서 생명을 꽃피우는 식물들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아직 국립공원의 입구밖에 오지 않았는데 지처 버린 것 같다. 이제 바위 덩어리의 더 깊숙한 곳을 걸으면 되는데 우리 앞에 팻말이 하나 적혀있었다.

 

여름엔 오전에만 이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냥 더 들어가 볼까 생각도 들었다. 누가 지키고 서 있는 것이 아니기에 미쳤다 생각하고 들어가면 누가 상관하겠냐 만은 괜히 작은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되었기에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직 입구밖에 오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더운데 바위 사이를 걷는다면 아마도 탈진으로 쓰러졌을 것이다.

 

아쉽기는 했지만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내려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안 간 것이 다행인 것 같다.

 

아빠도 아쉬워하셨지만 뜨거운 열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것 같다며 오히려 더 깊게 안 들어가서 다행이라 하셨다.

 
 

우리가 주차장으로 오니 다른 여행객이 뜨거운 햇살에 얼굴을 찡그리며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걸어갔다.

 
 
 

카타츄타 국립공원의 입구에서 돌아 나와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울루루를 보고 가고 싶었다. 오늘 보면 이제 언제 또 울루루를 볼 수 있을지 모르기에 덥기는 했지만 다시 울루루로 향했다.

 
 

전날은 울루루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돌았기에 오늘은 차로 한 바퀴 돌기로 했다.

 
 

걸을 때보다 역시 차로 휘리릭 빠르게 보면서 지나가니 너무 편했다. 전날 그래도 한번 걸어 보았기에 어제 보았던 풍경들과 오늘의 풍경이 오버랩되어 보였다. 그리고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쐬며 풍경을 보고 있기에 마음도 넉넉했다.

 
 

잠깐 차에 내려 풍경이 압도적으로 멋진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차량으로 밖의 온도를 확인하니 41.6도였다. 지금이야 한국도 40도를 쉽게 넘나들지만 이 당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온도이기에 온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늘이 이곳에서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만 느껴졌다. 호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다른 곳의 일정을 줄이더라도 이곳은 꼭 넣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래도 삼박사일을 이곳에서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물가가 비싼 곳이기에 삼박사일이면 아쉽긴 하지만 우리에게 딱 적당했던 기간이었다.

 
 

숙소로 돌아온 후 남은 시간은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햇볕이 뜨거워서 물이 미지근할 거라 생각했는데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물에서 오래 놀지는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보기보다 물속에 죽은 벌레들이 많아서 빨리 물 밖으로 나오고 싶기도 했다.

 
 

한 달간 여행을 하며 샌들을 신고 다녔는데 아빠와 내 발을 보니 까맣게 타버렸다. 얼굴도 너무 많이 타버렸다. 얼굴 사진은 너무 안습이라 올릴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여행의 마지막 날 오후를 이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니 너무 좋았다.

 

샤워를 한 후 마을 중앙에 있는 상점으로 갔다. 이곳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기념품들을 사기 위해서였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땐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곳의 날씨 이곳의 문화가 익수해지니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다. 그게 여행객의 숙명이 아닐까. 익수해짐을 경계해야 하는 여행객의 숙명.

A. Desert Gardens Hotel - Ayers Rock Resort 1 Yulara Drive, Yulara
B. Kata Tjuta Sunset View Area
C. Uluru Sunset Viewing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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