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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제주에 몇 번을 가는지 모르겠지만 제주로 가는 길은 항상 신나기만 하다. 비행시간이라고 해봐야 한 시간이 채 못되고 워낙 유명한 여행지라 코로나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항으로 가는 발걸음만은 가볍다. 

 

전날까지 중부지방에는 비가 억수로 퍼부었다. 강남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침수되는 차량도 생기고 비로 인해 피해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제주로 가는 날 갑자기 날이 맑아졌다. 전날의 비구름은 충청 이남 지역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며칠 만에 보는 맑은 하늘인지 모르겠다. 

 

짐도 많고 비가 올지 몰라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아빠가 오시기 전까지 1층 엔젤인어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카페인을 보충했다. 마음 한편은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무섭지만 그래도 여행 가는 길은 항상 즐겁기만 하다. 

 

아빠를 만나 2층으로 올라갔다. 김포공항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가 조금 변동이 생긴 것 같이 느껴졌다. 광복절 연휴라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예전에 바이오 등록을 해두어서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어서 빠르게 보안검색대를 지날 수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하면 회원 등급을 유지할 때까지는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이번 연도 10월이면 아빠는 회원 등급이 떨어지고 나만 다이아몬드를 유지하게 된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으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없는 회원 등급 유지이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유지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작년에 열심히 탑승 횟수를 나마 채웠다. 

 

매번 같은 자리에 앉았다.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음료를 마시고 같은 과자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국내선 비즈니스 라운지는 딱히 특징지을만한 것이 없다. 간단한 과자류와 음료만 있을 뿐이었다. 

 

구석진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보이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냥 하늘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곳 같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라운지에서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이 보이는데 언제쯤 국제선을 타고 제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볼지. 해외여행 광고가 홍수처럼 밀려 미디어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 아직은 여권을 장롱에서 꺼낼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서 애써 그런 광고들을 외면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탑승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탑승하는 기종은 A330이라 탑승객도 많았다. 예전에는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이상 고객은 비즈니스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비즈니스석은 유료로 바뀌어 이코노미석만 선택 가능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대한항공보다 좋은 점은 회원에 대한 혜택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까지 대한항공을 닮아 가는 것 같아서 조금 씁쓸했다. 

 
 

그래도 줄을 서지 않고 남들보다 먼저 탈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짐도 비즈니스석 고객과 함께 나오기에 이런 소소한 혜택 때문에 회원 등급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대부분 소형 기종을 국내선에 운용 중인데 하루에 한편은 대형 기종을 김포-제주 구간에 운용 중이었다. 그것도 매일 띄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큰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가니 멀리 유럽까지 여행 가는 느낌이 났다. 비행기가 커서 그런지 승무원도 많았다. 특히 남자 승무원이 많은 것이 신기했다. 

 
 

비행기가 크다 보니 한참을 걸어야 우리 자리인 44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기 전에 비행기 기내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남자 승무원분께서 우리를 힐끔 쳐다보시고 지나가셨다. 

 

내가 좋아하는 2-4-2 배열의 좌석이었다. 3-3-3 배열의 좌석의 경우 뭔가 좌석 배치가 애매해서 싫었다. 3명이서 여행 가면 딱 좋은 좌석 배치이지만 보통은 4인 가구나 2인 여행이 많다 보니 3-3-3 배열의 좌석은 뭔가 싫었다. 

 
 

에어쇼를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있지만 구형 모니터라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매번 모니터가 없는 비행기를 타다 있는 비행기를 타니 오랜만에 신세계를 맛보는 것 같았다. 

 
 
 

탑승하는 데 한참 걸렸다. 탑승이 완료된 뒤 비행기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방송이 흘러나왔다. 익숙한 방송이지만 이 방송을 들으면 이제 비행기가 출발한다는 설렘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하고 계류장을 열심히 달려 활주로에 들어섰다. 그리고 앞에 비행기가 없는지 바로 활주로에서 이륙할 수 있었다. 활주로로 가는 도중 일본항공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드디어 김포공항에도 국제선 비행기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서울 시내를 향해 날았다. 김포 쪽으로 날 때와는 다른 묘한 느낌이 있다. 

 
 

저 멀리 보이는 한강은 황토색을 띠고 있었고 물이 불어서 도시를 침범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구로 상공을 날고 있을 때 안양천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자전거를 타던 안양천의 자전거 길은 물에 잠겨 있었다. 

 
 
 

이렇게 맑은 서울 하늘을 오랜만에 봤다. 비행기는 동쪽을 향해 날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층이 두꺼워졌다.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비행기는 구름 속을 날고 있었다. 

 

우리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비행경로는 모니터를 통해 확인 가능했다. 오늘따라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는 한동안 구름 속을 날았다. 종종 비행기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구름 속을 날고 있는 비행기 치고는 터뷸런스가 그다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행기는 남부 지방에 도착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중부지방은 구름으로 가득 찼었는데 남쪽은 비교적 날씨가 좋았다. 

 
 
 

승무원들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비행기는 계속 고도를 낮추고 에어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였다. 

 
 

비행기가 선회를 할 때는 비행기와 바다가 맞닿을 것 같았다. 푸른 바다 위를 날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의 윙렛의 로고가 눈에 확 들어왔다. 

 
 

비행기는 몇 번을 선회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고도를 낮추었다. 나는 애월 쪽으로 착륙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비행기는 성산일출봉 쪽에서 착륙을 했다. 

 
 

처음 보는 풍경이 아니지만 매번 볼 때마다 설레는 풍경이다. 저기 우도도 보이고, 성산 일출봉도 보이고, 조천 지역의 풍력 발전 단지도 보인다. 

 

비행기는 빠르게 제주공항 활주로를 향해 하강했다. 함덕 해수욕장 앞을 지날 때는 에메랄드빛의 푸른 바다가 보였다. 

 
 
 
 

플랫이 더 많이 내려온 것으로 보아 착륙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제주항의 긴 방파제를 빠른 속도로 지났다. 그리고 탑동공원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어디가 용두암인지 알 수 없지만 이쯤 용두암이 있지 않을까라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 봤을 땐 제주에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이 보였는데 한라산의 한쪽만 초밥처럼 구름이 살포시 얹어져 있었다.

 

비행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활주로에 들어섰다. 이륙을 준비하는 두 대의 비행기가 보였다. 

 
 

비행기는 역추진과 에어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였다. 이제 드디어 제주여행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왔는데 비행시간은 왜 그렇게 짧은지 모르겠다. 딱 한 시간만 더 타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맨 뒷자리라 여유롭게 내렸다. 수화물은 먼저 나와서 빙글빙글 벨트 위에서 돌고 있었다. 짐을 빠르게 찾은 후 밖으로 나왔다. 

 
 

제주의 날씨는 뜨거웠다. 서울은 몇 주째 내린 비로 습하고 끈적였는데 이곳은 그냥 뜨거웠다. 그래도 서울보다 습한 느낌이 덜해서 좋았다. 

 
 

렌터카 예약이 힘들다고 그리고 비싸다고 뉴스에서 연일 나왔다. 버스를 타고 다닐까 하다 그래도 차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몇 달 전에 렌터카를 예약해 두었다. 

 
 

이번에도 SK 렌터카로 예약을 했다. 평소보다 차량 예약금이 비싸기는 했지만 그래도 빌리고 반납할 때 편하기 때문에 항상 애용하게 되는 것 같다. SK 렌터카 셔틀버스 탑승 장소는 1번 쪽이기에 한참을 걸어야 했다. 셔틀버스가 자주 다니기 때문에 떠나가는 버스를 두들기며 세울 필요가 없었다. 두들기면서 울어도 세워주지 않으니까. 

 

사전에 카톡으로 픽업 장소 위치 및 차 번호를 보내주기에 셔틀버스에서 내린 후 바로 지정된 렌터카로 가면 되었다. 

 

캐스퍼만 빌린지 세 번째인 것 같다. 캐스퍼 자리는 매번 같은 것 같았다. 

 

외관 체크는 특별히 할 필요 없게 완전 자차로 보험을 들어 두었다. 완전자차이다 보니 렌터카 비용이 조금 비쌌다. 그렇지만 반납할 때 특별히 외관 체크 등을 하지 않기에 비싸도 편한 것 같다. 트렁크를 열어 캐리어를 넣었다. 작은 캐리어 두 개를 넣으니 조금 자리가 남았다. 가방 하나 정도 더 들어갈 것 같았다.

 

C 구역 앞에 흡연장소도 있었다. 몇 번 이곳을 왔는데 흡연실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출발 전 차량의 상태를 확인했다. 휘발유 게이지도 출차할 때 직원이 체크를 하지만 이 부분도 따로 사진을 찍어 두었다. 

 
 

SK 렌터카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번 응모해 볼까 하다 또 은근히 이런 건 귀찮기에 쓱 한번 읽어만 보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렌터카 반납은 꼭 "용담이동 735-22"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맵에서 용담이동만 치니 추천 검색어로 나머지 주소 자동으로 떴다. 

 
 

에어컨을 풀로 가동하고 숙소가 있는 위미로 향했다. 

 

제주 시내를 지날 땐 신호등에 걸려서 빨리 가지 못했다. 제주 어디에서든 한라산이 보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제주 시내를 빠져나와 한라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타고 서귀포로 향했다. 

 
 

밖은 30도가 넘어 뜨거웠지만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이 너무 행복했다. 이번 여행에는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느낄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에 숙소에 가서 계획을 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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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2021년 2월 28일의 일은 잊지 못한다. 기억의 상흔처럼 머릿속에 깊게 자리를 잡아서 잊으려고 잊히지 않는다. 코로나가 나에게 남겨준 상처 같다. 아무튼 근 일 년 동안 비행기를 타는 것이 무서웠다. 이제 많은 규제가 완화되어 비행기를 타고 하는 여행이 한결 편해졌지만 그래도 아직도 무섭고 설레는 편이다. 또한 에어부산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그래서 이번 부산 여행 때 대한항공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주말에 코로나 규제 완화로 인해 저렴한 티켓을 찾기 힘들어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사용해서 부산행 비행기 표를 발권했다.

 
 

2021년 9월 마일런을 할 때 편리할 것 같아서 제주공항에서 사전등록을 해두었는데 뭔가 잘 안되었는지 5월 제주에서 돌아올 때 제주공항에서 사전등록해둔 것이 긴가민가해서 다시 등록을 했더니 중복 등록이 되어서 사전등록을 사용할 수 없었다. 나같이 중복으로 등록된 경우는 유인등록대에서 개인 정보를 수정해야 한다고 해서 김포공항 3층 무인사전등록대 옆에서 개인 정보를 변경할 수 있었다.

 

에어부산 코드셰어라 라운지로 가지는 않고 오랜만에 공항 에어사이드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이번에는 꼭 서울로 돌아올 때도 비행기를 타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처럼 무슨 일이 터져서 쫓기듯이 부산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 이었다. 차를 마시고 게이트로 이동을 할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카톡이 하나 왔다. 게이트가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변경 전 게이트 앞에 서있지 않아서 새로 바뀐 게이트까지 많이 걸어도 되지 않았다.

 
 

비행기 탑승 전 화장실도 다녀오고 밖에 보이는 비행기도 구경을 했다. 날이 맑아서 멀리 계양산까지 보였다. 매일매일 비행기만 보면서 일하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15번 게이트는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간 후 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게이트였다. 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좋은데 아빠는 싫다고 하신다. 사람마다 개인 취향이 있으니. 아빠는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면 푸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서 싫다신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는 동안 버스 창문 넘어를 바라보았다. 보딩브리지로 천천히 들어오고 있는 비행기의 모습이 보였다.

 
 

지상 직원의 수신호는 비행기와 직원과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다. 비행기는 하늘을 날기에 자유로워 보이지만, 많은 규정을 따르고 수많은 약속이 있기에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는 말이 생각났다. 규정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차만을 따라야 한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우리를 부산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비행기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다른 승객들이 서둘러 탑승하는 동안 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나서 사진을 찍었다. 덥거나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렇게 스텝 카로 탑승하는 것이 싫기는 하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옆에서 비행기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옆으로는 대한항공이 지나가고 있었다. 하늘에서 시속 1000킬로미터의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것들이 지상에서는 살살살 조심조심 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이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돌아올 수 있기를 하나 더 더 다짐한 후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 터미널에서 봤을 땐 공항이 그렇게 넓어 보이진 않지만 이렇게 계류장으로 나와서 보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평지에 놀라곤 한다.

 
 

작은 비행기라 승객들이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한 칸 오른 후 한참 있다 또 한 칸을 올랐다. 기장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 자리는 뒤에서 두 번째 줄이기에 한참을 걸어서 들어가야 했다. 자가격리 때와 같은 뒤에서 두 번째 자리라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규제가 많이 풀렸으니 전보다는 편하게 부산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탑승한 비행기는 A321-200 이었다. 좌석의 앞뒤 공간은 여유롭지 않았다. 내 키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앞뒤 간격이 너무 타이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신 의자가 푹신한 부분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보딩브리지로의 탑승이 아니기에 승객들이 전부 탑승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 것 같았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시작했다. 드디어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기에 마음이 들떴다.

 
 

해가 많이 길어져 아직도 해가 지려면 한참이 남은 것 같았다.

 
 
 

비행기는 천천히 활주로를 향해서 갔다. 활주로에서 자세를 정렬한 후 엔진의 출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덜컹덜컹 거리면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리리 시작했고 기수를 들어 이륙을 했다.

 
 

이 기분 너무 좋다. 비행기를 처음 탈 때부터 지금까지 이륙할 때의 기분은 항상 좋다. 지상의 건물 비행기는 점점 멀어졌다. 이제 지상의 모든 것 들이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고도를 조금씩 높이다 기수를 북에서 서쪽으로 돌렸다.

 
 

낮게 깔린 구름과 부딪힐 것 같았지만 구름과 밀당을 나누듯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를 두고 기수를 틀었다.

 

창문 아래로는 인천공항이 보였고 저 멀리 붉은 노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남쪽을 향해 가다 다시 방향을 남동쪽으로 틀었다.

 
 

이제 노을은 우리가 탄 비행기 뒤쪽을 비추었다.

 

남동쪽으로 향할수록 구름층이 낮고 짙게 깔려 있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쯤 가고 있을지 단지 이륙 후의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지 생각해 봐야 할 뿐이었다.

 

구름층 사이를 날고 있으니 현실과 몽상의 세계 어딘가를 날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남부 지방에 가까워질수록 더 짙은 구름 속을 향해 날고 있었다. 비행기의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이제 거의 다 왔나 보다. 대략 어디를 날고 있는지 유추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부산 시내가 보였다. 이제 착륙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비행기의 플랩이 내려왔다. 부산 시내 건물이 빠르게 지나갔다.

 

비행기 아래로 낙동강이 보였다.

 
 

지상의 사물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비행기는 거칠게 착륙을 했다.

 
 

내릴 때는 보딩브리지를 통해 내릴 수 있었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왔다.

 
 

해운대까지 가장 편한 방법은 지하철 같아서 경전철을 타러 갔다.

 

경전철은 65세 이상 무료 탑승이 되지 않았다. 사상까지 이동한 후 다시 2호선을 갈아탄 후 해운대까지 이동했다.

플라잇 어웨어 앱을 통해 내가 탄 비행기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에서 아무 일 없이 행복한 시간을 가지다 집에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https://youtu.be/z4EOJkPZL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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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재택근무 중이다. 다행히 저번처럼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수동 감시자로 분류되어 자가격리 때보다는 자유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을 하지 않으려다 보니 집에만 꼭 박혀 있다. 수동 감시자는 아무것도 안 주기에 뭔가 서운한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자유가 있으니 자가격리보다는 백만 배 좋은 것 같다. 이번 여행기는 2021년 2월에 다녀온 부산 여행이었다. 그러나 이 여행을 계기로 비행기 탑승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원래는 3시 비행기로 부산을 가려고 했으나 아빠 일 때문에 오후 5시경으로 비행기를 변경했다. 나는 일이 일찍 끝나서 먼저 서울역에서 아빠를 기다렸다. 서울역에 가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 카카오 프렌즈 숍이다. 굿즈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빨리 지나갔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 대전 엑스포로 수학여행을 간 것 같은데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 오랜만에 본 꿈돌이, 사고 싶은 욕구가 굴뚝같았지만 아빠한테 욕먹을까 봐 눈으로 구경만 했다.

 

서울역 이곳저곳을 구경했는데도 시간이 한참 남아서 커피숍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아빠를 만나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불이 나게 갔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 같다. 공항은 항상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주도로 몰리다 보니 공항은 예전보다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다. 그리고 주말이라 지방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다. 원래는 아시아나항공에서 표를 구매했으나 아시아나 항공은 부산행 비행기를 운행하지 않기에 코드셰어로 에어부산을 이용했다.

 
 

보안검색 줄도 꽤 길었다. 이때까지는 웃으며 행복하게 부산으로 갔다.

 

라운지 이용이 안되니 게이트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래간만에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언제 오는지 우리 게이트로 비행기가 한대 들어오기에 저걸 타고 가나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활주로에서는 비행기가 쉴 새 없이 이륙을 했다. 하루 동안 몇 대의 비행기가 이곳에 착륙을 하고 이륙을 하는 것일까?

 
 

드디어 우리가 탈 비행기가 들어왔다. 선글라스를 낀 항공기는 흡사 조로를 연상시켰다. 누군가는 너구리 같다고 하기도 했다. 아무튼 새로운 기종이라 은근 기대가 되었다.

 

탑승이 시작되자 길게 줄을 섰다. 이럴 땐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그리웠다.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할 때는 나름 우선 탑승 줄에 설 수 있는데, 코드셰어 항공이다 보니 길게 줄이 선 곳에 오랜만에 줄을 섰다.

 
 
 

부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줄을 늦게 서다 보니 타는 데 한참 걸렸다.

 
 

선글라스 같은 앞 유리창이 확실히 튀는 것 같다. A321 NEO로 요즘 아시아나 항공도 몇 대를 도입했다. 2021년 8월에 아시아나 항공 A321 NEO를 이용할 수 있었다. 승객 입장에서는 새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보니 기분이 꽤 좋았다.

 
 

그러나 좌석은 모니터도 없는 이코노미이기에 비행기는 새것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지만 일반 비행기와 다를 것이 없었다.

 

거의 비행기가 만석에 가까웠다. 사람들이 부산에 가서 어디를 구경 갈까? 뭐를 하면서 연휴를 즐길까 고민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옆에 앉은 사람들은 해운대에 가서 논다고 너무 큰 목소리로 말을 했다.

 
 
 

비행기의 문이 닫히고 푸시 백을 했다. 드디어 출발하나 보다.

 

해가 저물고 있었다. 택싱하는 이 순간은 지루하면서도 설렌다. 마지막 활주로에 정렬을 하고 비행기는 활주로를 박차고 나가기 시작했다. 온몸은 속도를 이기지 못해 뒤로 밀렸다. 기차나 차와는 다른 느낌.

 
 

비행기는 점점 속도를 내더니 활주로 중간쯤 왔을 때 이륙을 했다. 와! 몸이 붕 뜨는 느낌. 이 느낌이 너무 좋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는 것이 행복하다. 우리는 김포 쪽으로 이륙을 했다. 내가 있는 창문으로는 한강과 일산, 북한산이 보였다.

 

서울 외곽 순환도로는 퇴근 시간이라 차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 비행기는 한강을 따라 고도를 서서히 높이기 시작했다. 세상이 점점 작게 보였다.

 
 
 

비행기는 다시 기수를 서쪽으로 돌렸다. 조금만 더 가면 북한이 나올 것 같았다. 아마 저 강 넘어가 북한이 아닐까!

 
 

비행기는 계속해서 기수를 돌렸다.

 

비행기는 이제 다시 남쪽으로 향해 날 아기기 시작했다.

 
 
 

밖을 보니 익숙한 장소가 보였다. 인천공항이었다. 인천공항을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본 적이 자주 없기에 신기해 보였다. 섬 전체가 공항인 모습이 신기했다. 코로나만 아니면 수많은 항공기들이 이륙하고 착륙하고 있을 텐데 공항 활주로는 텅 빈 것 같이 느껴졌다.

 
 
 

언제쯤 인천공항을 통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까! 그땐 몰랐다, 그게 큰 행복인지. 자유로운 여행을 잃어버리고 나니 그때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여행할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리웠다.

 

해는 서서히 지고 있었고 하늘에서 본 노을은 창밖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먼 곳에는 구름이 끼어 있는 것 같이 뿌옇게 보였지만 내 발아래의 풍경은 선명하게 보였다.

 
 

땅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어디쯤 지나고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나에겐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장소를 찾는 것이 숨은 그림 찾기 같이 느껴졌다.

 

남쪽으로 향하던 비행기는 기수를 다시 남동쪽으로 꺾었다. 이제 노을이 우리 뒤편에 있었다. 내가 앉은 좌석이 맨 뒤에서 두 번째 줄이라 좌석에서 뒤쪽 노을이 조금 보였다.

 
 
 

남동쪽으로 향할수록 노을과 멀어졌다. 그리고 우리가 지나는 곳은 벌써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산들이 많았다. 산맥을 넘고 있는 것일까!

 
 
 
 

비행기는 남해안까지 왔나 보다 섬들과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비행기는 아마 거제도를 옆에 두고 날고 있나 보다. 비행기는 한 번 더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점점 고도를 낮췄다. 서울-부산 구간 그렇게 비행시간이 길지 않기에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하는 것 같다.

 
 
 
 

창문 밖으로 부산항과 부산 시내가 보였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바람이 심한지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다. 핸드폰으로 촬영 중인 내 손은 더 심하게 흔들렸다.

 
 
 
 

낙동강이 보였다. 그리고 퇴근하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도 보였다.

 
 
 
 
 

공항 주변엔 비닐하우스가 있고 이곳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긴 차량 행렬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는 착륙하기 전 요동을 쳤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비행기는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렸다.

 

다행히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을 하고 게이트에 도착했다.

 
 
 

스텝카를 이용해 비행기에서 내렸다. 비행기의 엔진 소리와 부산의 냄새. 우리는 이때까지 참 좋았다. 이 여행의 셋째 날까지는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

 
 

버스를 타고 도착하는 곳으로 갔다. 보딩브리지로 가면 편하긴 한데 스텝카를 이용해 내리면 계류장의 바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부산에 왔으니 인증숏을 하나 찍었다.

 
 

사람들을 따라 전철을 타러 갔다. 부산 경전철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우대권을 사용할 수 없어서 교통카드를 찍고 경전철에 탑승했다.

그리고 이틀 뒤 우리가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부산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보내고 있을 때 해운대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가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해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선택은 두 가지가 있는데 지정된 호텔에서 일박에 12만 원을 자비로 부담하면서 10일 자가격리를 하던가, 아니면 방역 택시를 타고 서울로 갈 수 있는데 방역 택시는 예약하기 힘들다고 했다. 다행일까, 우리는 상주에 있는 방역 택시와 연락이 되어 부산에서 서울까지 방역 택시를 갈 수 있었다. 그러나 금액이 안습이였다. 택시비는 65만원 정도. 자가격리를 위한 호텔비보다는 저렴하기는 하지만 눈이 돌아가는 금액이기는 했다. 아무튼 비행기는 좌석번호에 누가 앉은지 다 나오기 때문에 이건 완전히 빼도 박도 못했다. 이 후 에어부산이 타기 싫어 졌다. 다음에 부산 갈 때는 자차로 가거나 KTX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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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비행은 김포-광주, 광주-제주, 제주-서울 비행이었다. 대신 광주에서 대기 시간이 거의 5시간이 되기에 광주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체크인 시간까지 계산하면 대략 4시간 정도 남는 시간이었다. 4시간을 뭐 할까? 광주 시내를 갔다 오면 왔다 갔다 한두 시간을 그냥 버릴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오늘도 아침 비행기다 보니 공항에 일찍 왔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아침 시간에 공항에 사람이 많았다. 보안검색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많았다. 나는 체크인은 했으나 시간이 여유로워서 공항을 돌아다녔다. 평소에 잘 안 가게 되는 4층이 궁금해서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에 오르니 한쪽은 식당가가 있고 다른 한쪽엔 공항 전망대가 있었다. 김포공항 국내선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김포공항에 그렇게 많이 왔는데 이곳은 처음 온 곳이었다.

 

전망대에서 공항 활주로와 비행기들이 보였다. 비행기의 엔진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에서 활기참이 느껴졌다. 활주로에서는 비행기가 끊임없이 큰 소리를 내며 이륙을 하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와! 이렇게 좋은 곳을 처음 알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철망이 너무 촘촘하다 보니 비행기 사진을 찍고 싶은데 핸드폰 카메라가 초점을 못 잡고 철망에 맞춰줘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비행기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게 멋진 곳이었다. 그리고 전망대 한쪽 구석에 실내 흡연실이 있었다. 얼핏 보니 흡연을 하는 공항 직원들이 많았다. 아마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흡연실 같아 보였다. 코로나 시기만 아니라면 실내 흡연실을 이용하겠지만, 코로나 시기라 실내 공간은 조금 망설여졌다.

 

보안검색대의 줄이 줄어들어 보안검색을 받고 라운지로 갔다. 국내선 라운지는 국제선 라운지와는 달리 간식류만 있기 때문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카페인을 충전했다. 탑승시간 10분 전에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 앞으로 갔다. 전망대보다는 게이트 앞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더 멋있기는 하지만, 역시 소리가 주는 다이내믹함이 없어서 실감이 덜 나는 것 같다. 전망대는 철망이 있어 사진 찍기는 불편했지만, 비행기의 그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는 탑승 10분 전에 라운지에서 나왔는데, 비행기 사진 찍는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탑승이 시작되서야 게이트 앞으로 부랴부랴 왔다.

 

부랴부랴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탑승을 서두르면서도 핸드폰 카메라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이번에 탑승하는 비행기도 작은 비행기로 A321-200 이었다. 비즈니스석이 없는 비행기로 전부 이코노미석으로 되어 있었다.

 

광주행 비행기에도 출장을 가는 회사원들이 많아 보였다. 승객들의 탑승이 완료된 후, 푸시 백이 시작되었다. 푸시 백을 하는데 옆에 대한항공의 비행기가 보였다. 이번 여행 동안 여러 번 비행기를 탑승했지만 한 번도 대형 기종을 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런데 옆에 대형 기종이 활주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김포공항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은 소형 기종이 주를 이루는 반면 대한항공은 대형 기종과 소형 기종을 함께 운영하는 것 같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중대형 비행기라고는 B767이나 A330 정도인데 생각보다 운행횟수가 적어 이용할 일이 많이 없었다. 거기다 B767은 너무 오래된 기종이다 보니 가끔 예약할 때 보이면 살짝 패스하는 편이다. 대신 A330의 경우는 시간만 맞으면 되도록 타고 싶은 비행기이기도 하다.

 

게이트를 출발한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갔다. 이 시간이 가장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김포공항 활주로 중 하나를 건너서 다른 활주로로 갔다. 얼마나 많은 비행기 들이 이착륙을 했으면 바닥이 저렇게 까맣게 변했을까! 비행기가 착륙할 때 지면과 접지를 하면 마찰열 때문에 타이어가 녹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저런 마크가 생긴다고. 공항에서 비행기들이 착륙하는 장면을 보고 있을 때 가장 짜릿한 순간은 비행기가 땅에 닿을 때 지면에서 올라오는 연기였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내 능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비행기는 드디어 활주로에 들어섰다. 활주로에서 비행기를 정렬한 후, 엔진에서는 우우웅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구구궁하는 소리를 내며 활주로를 달렸다. 어느 정도 활주로를 달렸을까? 비행기는 기수를 들어 이륙을 했다.

 

오늘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륙을 했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저 아래로는 서울 외곽 순환도로가 보였다. 출근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는지 고속도로는 출근시간에 비해 한산해 보였다.

 

 

실안개 같은 것이 낀 하늘이었지만 오른쪽으로 한강이 보였다. 그리고 희미하게 일산 시내도 보이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왼쪽으로 계속해서 턴을 했다. 아래로는 도시와 시골이 번갈아가며 보였다.

 

비행기는 계속해서 왼쪽으로 턴을 했다. 그리고 바다인가 보다. 붉은색의 땅은 갯벌 같아 보였다.

 

물이 빠진 갯벌일까? 서해안의 갯벌이 넓다고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니 더 넓어 보였다.

 

 

그리고 비행기는 인천공항 상공을 날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김포보다는 인천공항이 익숙했지만, 이제는 인천이 더 어색해진 것 같다. 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인천으로 기분 좋게 캐리어를 끌고 가고 싶다.

 

 

처음 보는 인천공항의 모습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멀어져 가는 인천공항의 모습을 보며 언제쯤 그곳에 갈 수 있을지. 코로나 때문에 보이지 않는 감옥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팬데믹 전에는 다음 주 도쿄나 가볼까 하면, 편하게 옆 도시를 다녀오듯 갔다 오곤 했는데, 이제는 해외를 한번 나간다는 것은 큰일이 되어 버렸다.

 

비행기는 서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중부지방쯤 내려오니 구름층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비행기는 구름과 구름층 사이를 날고 있었다. 광주행 비행도 구간이 길지 않기에 높은 고도로 날지는 않는 것 같았다.

 

 

구름층이 두껍기에 어디쯤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비행기가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승무원들은 분주히 돌아다니며 승객들의 안전벨트를 확인했다. 그리고 승무원은 안내방송으로 광주공항은 군사공항이기 때문에 사진촬영이 안된다는 안내까지 했다. 뒷자리 구석에 앉았다면 조용히 사진을 찍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앉은 자리는 승무원이 바로 보이는 자리라 적당히 눈치껏 촬영을 해야 했었다.

 

비행기는 고도를 계속해서 낮추었다. 드넓은 평야지대가 보였다. 비가 많이 왔었는지 강물은 흙빛을 띠고 있었다.

 

광주 주변지역에서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구름 사이로 바다가 보였다.

 

 

비행기는 빙글빙글 돌면서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비행기가 계속해서 고도를 낮출수록 지상의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륙하고 착륙하는데 비행시간의 대부분이 사용되는 것 같다. 정작 순항하는 시간은 이십분이 될까?

 

 

 

바둑판같이 정렬된 논과 마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시원시원한 도로들까지. 미니어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풍경이었다. 남도 지방의 광한한 벌판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언제쯤 착륙하는 것일까? 착륙 준비만 한참 한 것 같다. 그래도 이제 많이 내려온 것 같아 보였다. 다음 비행 때까지는 5시간이 남았는데 뭐 하면서 지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기 시작했다.

 

 

 

승무원이 이제 착륙한다고 촬영은 더 이상 하시면 안 될 것 같다고 하여 잽싸게 핸드폰 화면을 꺼두었다. 마지막 장면을 담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 기회에 눈에 담아 두어야 할 것 같았다. 비행기는 착륙을 했다. 광주공항이 크지 않다 보니 활주로에서 터미널까지는 멀지 않았다.

 

1층에 있는 도착층으로 나온 후 다시 위로 올라왔다. 1층에는 의자가 있기는 했지만 노트북을 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2층에 올라오니 식당도 있고, 편의점 및 엔젤인어스 카페도 있었다.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어릴 때 이 공항에서 햄버거 13개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공항은 딱히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때가 내 인생의 첫 비행기 탑승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최고로 햄버거를 많이 먹은 날이기도 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한 후 자리로 돌아와서 블로그 작성을 했다. 광주 시내 구경을 갈까 고민도 해보긴 했지만, 돌아다니기엔 날이 더웠다. 그냥 공항에서 소소한 일을 하며 5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았다.

 

 

광주공항에서 광주공항역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들었다. 광주지하철 노선도를 보니 시내에 한번 나갔어야 하나라는 약간의 후회가 들었다. 생각보다 공항에서 죽치고 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광주공항에서 나주로 가는 좌석버스도 있었다. 내가 알던 예전의 나주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여기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을 정도면 몇 십 년 사이 도시가 또 성장을 한 것 같았다. 친구가 나주에 살아서 얼굴이나 보고 올까 생각이 들었지만, 코로나 시국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바로 단념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못 만나고 가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광주공항 흡연실은 공항 옆에 있었는데, 계속해서 전투기가 날아다녀서 꽤 시끄러웠다. 좀 잠잠한가 싶으면 또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십 년 전에 친구가 군에서 전역하는 날 꼭 광주까지 마중 나오라고 해서 온 적이 있었다. 그때도 기다리면서 수없이 날아다니는 전투기 소리에 귀가 멀어버리는 것 같았다. 오늘도 전투기는 끝없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https://youtu.be/2_1V1eDQkzI

 

비행영상 김포-광주, OZ8703, 아시아나항공, Flight Log OZ8703 Gimpo-Kwangju by Asiana Airlines

비행영상 김포-광주, OZ8703, 아시아나항공, Flight Log OZ8703 Gimpo-Kwangju by Asiana Airlines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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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제로 마일런을 마쳤더니 홀가분했다. 그래도 3번 더 타야 지금 등급이 유지되기는 하지만, 몇 번 더 놀러 갈 명목을 만들려면 남겨두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숙제를 하고 마무리를 안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격이 급해서 일까? 무엇인가를 하다 말면 조급증이 나도 모르게 생긴다.

 

 

이날 마일런 비행은 김포-여수, 여수-제주, 제주-여수, 여수-김포로 하루에 총 4번의 비행이었다. 제주에서 여수로 온 후 또 2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렸다. 평소엔 고프로나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데, 마일런을 할수록 가방을 가볍게 하는 게 편해서 만약을 대비해 파나소닉 lx10만 준비하고 여행을 시작했었다. 여수에서 제주로 가는 길, 제주에서 여수로 오는 길 계속해서 동영상 촬영을 하는 바람에 가져간 보조배터리도 다 사용을 해버렸다. 그래서 빈 콘센트를 찾아서 공항을 돌아다녔으나 찾을 수 없었다. 콘센트는 사용할 수 없게 막아 놓아져 있었다. 그래서 찾은 것은 무료 충전기였는데 무선 충전은 괜찮은 편인데 유선 연결하는 부분은 충전이 잘되지 않았다.

 

핸드폰을 충전하느라 2층에서 대기하다, 충전기와 가방만 의자에 두고 공항 안과 밖을 들락날락 꺼렸다.

 

공항에서 할 게 없어서 일찍 들어갈까 고민을 했는데, 비행기 탑승 무렵이 되어서야 보안검색을 지나 안에서 기다릴 수 있었다.

 

여수-김포행 비행기에는 다이아몬드 등급 이상의 승객이 많았다. 드디어 집에 가니 좋았다.

 

 

김포로 가는 비행기는 역시 소형 기종이었지만, 앞 좌석은 비즈니스석으로 되어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봐서 민망해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광주 공항보다 여수공항은 군사 공항이 아니기에 좀 더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탑승이 이루어지는 동안 밖에 있는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택싱 구간이 짧다 보니 탑승이 끝나자마자 바로 안전과 관련된 방송이 시작되었다.

 

 

비행기는 석양빛을 받아서 그 모습이 바닥에 그려졌다.

 

짧은 택싱을 마친 후 활주로에 정렬을 했다. 오늘은 계속 북쪽에서 남으로 활주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짧은 활주로를 달려 이륙을 했다. 길고 긴 석양을 받으며 비행기는 남쪽으로 날았다.

 

남쪽으로 날던 비행기는 오른쪽으로 선회를 하며 방향을 북쪽으로 돌렸다.

 

 

비행기가 기수를 북쪽으로 바꾸어 날으니 우리가 방금 날아왔던 곳들이 보였다.

 

 

순천과 광양의 사이로 비행기가 날아간 것 같았다.

 

비행기는 지리산쯤 갔을까 한 번 더 방향을 꺾었다.

 

 

여수에서 이륙할 땐 맑은 하늘이었는데 갑자기 구름층을 통과했다. 구름 속을 통과할 땐 비행기가 부서질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날았다. 구름층에서 비행기는 계속 고도를 높인 것 같다. 어느덧 비행기는 구름 위로 올라왔다. 매트릭스 3에서 네오와 트리티니티가 탄 함선이 구름층을 뚫고 태양빛이 작렬하는 하늘로 날아 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구름층을 벗어나니 흔들림 없이 구름 위를 날았다. 예전엔 느끼지 못했는데 흰 구름을 계속 보고 있으니 눈이 꽤 아팠다. 조종사들이 선글라스를 멋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눈이 멀 것 같은 구름을 보고 있는데 구름 위에 비행기의 그림자가 보였다. 빠르게 구름 위의 그림자가 이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 우리가 탄 비행기의 그림자 옆으로 무지갯빛이 났다.

 

 

무지갯빛은 우리를 따라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처음 봐서 어리둥절했다.

 

보이던 무지개는 햇빛이 없어지니 사라져 버렸다. 귀신에 홀린 것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인지.

 

중부지방으로 갈수록 구름이 많았다. 구름층이 위아래로 만들어져 비행 긴 두 공간 사이로 날고 있는데,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착륙 준비를 위해 비행기는 고도를 서서히 낮추었다. 국내선 구간은 비행시간이 짧다 보니 좀 탈만하면 내릴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구름이 두껍게 여러 곳에 있다 보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고도를 이렇게 많이 낮추었는데 시골 풍경이 펼쳐진 것을 보니 서울시내를 통과해서 착륙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비행기는 여러 번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드디어 밑에 아파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포한강 신도시를 지나는 것이 아닐까? 비행기 바퀴가 빠지는 소리가 났다. 비행기 바퀴가 나온 후 비행기 아래에서는 바람소리가 들렸다.

 

 

 

 

퇴근시간이라 외곽순환도로는 차들로 가득 차 주차장을 연상시켰다. 저렇게 넓은 도로도 퇴근시간이 되니 주차장이 되어버리는 것이 신기했다.

 

 

비행기는 빠르게 활주로로 들어섰고 사뿐히 착륙을 했다. 역추진을 해서 비행기의 속도를 줄였다.

 

착륙을 한 후 활주로를 빠져나간 비행기는 게이트를 향해 갔다. 아시아나항공과 하루를 함께 보냈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비행이 끝났다.

 

 

처음엔 하루에 4번 비행기 탄다고 좋아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 보나 이게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남미에 갈 땐 2번 환승에 비행시간만 28시간에 다 합쳐서 35시간 이상이 걸린 비행도 이보다는 안 힘들었는데, 짧은 구간을 여러 번 타고 탑승을 기다리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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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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