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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제주에 몇 번을 가는지 모르겠지만 제주로 가는 길은 항상 신나기만 하다. 비행시간이라고 해봐야 한 시간이 채 못되고 워낙 유명한 여행지라 코로나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항으로 가는 발걸음만은 가볍다. 

 

전날까지 중부지방에는 비가 억수로 퍼부었다. 강남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침수되는 차량도 생기고 비로 인해 피해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제주로 가는 날 갑자기 날이 맑아졌다. 전날의 비구름은 충청 이남 지역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며칠 만에 보는 맑은 하늘인지 모르겠다. 

 

짐도 많고 비가 올지 몰라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아빠가 오시기 전까지 1층 엔젤인어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카페인을 보충했다. 마음 한편은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무섭지만 그래도 여행 가는 길은 항상 즐겁기만 하다. 

 

아빠를 만나 2층으로 올라갔다. 김포공항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가 조금 변동이 생긴 것 같이 느껴졌다. 광복절 연휴라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예전에 바이오 등록을 해두어서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어서 빠르게 보안검색대를 지날 수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하면 회원 등급을 유지할 때까지는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이번 연도 10월이면 아빠는 회원 등급이 떨어지고 나만 다이아몬드를 유지하게 된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으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없는 회원 등급 유지이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유지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작년에 열심히 탑승 횟수를 나마 채웠다. 

 

매번 같은 자리에 앉았다.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음료를 마시고 같은 과자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국내선 비즈니스 라운지는 딱히 특징지을만한 것이 없다. 간단한 과자류와 음료만 있을 뿐이었다. 

 

구석진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보이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냥 하늘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곳 같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라운지에서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이 보이는데 언제쯤 국제선을 타고 제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볼지. 해외여행 광고가 홍수처럼 밀려 미디어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 아직은 여권을 장롱에서 꺼낼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서 애써 그런 광고들을 외면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탑승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탑승하는 기종은 A330이라 탑승객도 많았다. 예전에는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이상 고객은 비즈니스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비즈니스석은 유료로 바뀌어 이코노미석만 선택 가능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대한항공보다 좋은 점은 회원에 대한 혜택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까지 대한항공을 닮아 가는 것 같아서 조금 씁쓸했다. 

 
 

그래도 줄을 서지 않고 남들보다 먼저 탈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짐도 비즈니스석 고객과 함께 나오기에 이런 소소한 혜택 때문에 회원 등급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대부분 소형 기종을 국내선에 운용 중인데 하루에 한편은 대형 기종을 김포-제주 구간에 운용 중이었다. 그것도 매일 띄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큰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가니 멀리 유럽까지 여행 가는 느낌이 났다. 비행기가 커서 그런지 승무원도 많았다. 특히 남자 승무원이 많은 것이 신기했다. 

 
 

비행기가 크다 보니 한참을 걸어야 우리 자리인 44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기 전에 비행기 기내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남자 승무원분께서 우리를 힐끔 쳐다보시고 지나가셨다. 

 

내가 좋아하는 2-4-2 배열의 좌석이었다. 3-3-3 배열의 좌석의 경우 뭔가 좌석 배치가 애매해서 싫었다. 3명이서 여행 가면 딱 좋은 좌석 배치이지만 보통은 4인 가구나 2인 여행이 많다 보니 3-3-3 배열의 좌석은 뭔가 싫었다. 

 
 

에어쇼를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있지만 구형 모니터라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매번 모니터가 없는 비행기를 타다 있는 비행기를 타니 오랜만에 신세계를 맛보는 것 같았다. 

 
 
 

탑승하는 데 한참 걸렸다. 탑승이 완료된 뒤 비행기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방송이 흘러나왔다. 익숙한 방송이지만 이 방송을 들으면 이제 비행기가 출발한다는 설렘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하고 계류장을 열심히 달려 활주로에 들어섰다. 그리고 앞에 비행기가 없는지 바로 활주로에서 이륙할 수 있었다. 활주로로 가는 도중 일본항공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드디어 김포공항에도 국제선 비행기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서울 시내를 향해 날았다. 김포 쪽으로 날 때와는 다른 묘한 느낌이 있다. 

 
 

저 멀리 보이는 한강은 황토색을 띠고 있었고 물이 불어서 도시를 침범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구로 상공을 날고 있을 때 안양천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자전거를 타던 안양천의 자전거 길은 물에 잠겨 있었다. 

 
 
 

이렇게 맑은 서울 하늘을 오랜만에 봤다. 비행기는 동쪽을 향해 날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층이 두꺼워졌다.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비행기는 구름 속을 날고 있었다. 

 

우리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비행경로는 모니터를 통해 확인 가능했다. 오늘따라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는 한동안 구름 속을 날았다. 종종 비행기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구름 속을 날고 있는 비행기 치고는 터뷸런스가 그다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행기는 남부 지방에 도착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중부지방은 구름으로 가득 찼었는데 남쪽은 비교적 날씨가 좋았다. 

 
 
 

승무원들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비행기는 계속 고도를 낮추고 에어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였다. 

 
 

비행기가 선회를 할 때는 비행기와 바다가 맞닿을 것 같았다. 푸른 바다 위를 날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의 윙렛의 로고가 눈에 확 들어왔다. 

 
 

비행기는 몇 번을 선회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고도를 낮추었다. 나는 애월 쪽으로 착륙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비행기는 성산일출봉 쪽에서 착륙을 했다. 

 
 

처음 보는 풍경이 아니지만 매번 볼 때마다 설레는 풍경이다. 저기 우도도 보이고, 성산 일출봉도 보이고, 조천 지역의 풍력 발전 단지도 보인다. 

 

비행기는 빠르게 제주공항 활주로를 향해 하강했다. 함덕 해수욕장 앞을 지날 때는 에메랄드빛의 푸른 바다가 보였다. 

 
 
 
 

플랫이 더 많이 내려온 것으로 보아 착륙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제주항의 긴 방파제를 빠른 속도로 지났다. 그리고 탑동공원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어디가 용두암인지 알 수 없지만 이쯤 용두암이 있지 않을까라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 봤을 땐 제주에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이 보였는데 한라산의 한쪽만 초밥처럼 구름이 살포시 얹어져 있었다.

 

비행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활주로에 들어섰다. 이륙을 준비하는 두 대의 비행기가 보였다. 

 
 

비행기는 역추진과 에어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였다. 이제 드디어 제주여행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왔는데 비행시간은 왜 그렇게 짧은지 모르겠다. 딱 한 시간만 더 타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맨 뒷자리라 여유롭게 내렸다. 수화물은 먼저 나와서 빙글빙글 벨트 위에서 돌고 있었다. 짐을 빠르게 찾은 후 밖으로 나왔다. 

 
 

제주의 날씨는 뜨거웠다. 서울은 몇 주째 내린 비로 습하고 끈적였는데 이곳은 그냥 뜨거웠다. 그래도 서울보다 습한 느낌이 덜해서 좋았다. 

 
 

렌터카 예약이 힘들다고 그리고 비싸다고 뉴스에서 연일 나왔다. 버스를 타고 다닐까 하다 그래도 차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몇 달 전에 렌터카를 예약해 두었다. 

 
 

이번에도 SK 렌터카로 예약을 했다. 평소보다 차량 예약금이 비싸기는 했지만 그래도 빌리고 반납할 때 편하기 때문에 항상 애용하게 되는 것 같다. SK 렌터카 셔틀버스 탑승 장소는 1번 쪽이기에 한참을 걸어야 했다. 셔틀버스가 자주 다니기 때문에 떠나가는 버스를 두들기며 세울 필요가 없었다. 두들기면서 울어도 세워주지 않으니까. 

 

사전에 카톡으로 픽업 장소 위치 및 차 번호를 보내주기에 셔틀버스에서 내린 후 바로 지정된 렌터카로 가면 되었다. 

 

캐스퍼만 빌린지 세 번째인 것 같다. 캐스퍼 자리는 매번 같은 것 같았다. 

 

외관 체크는 특별히 할 필요 없게 완전 자차로 보험을 들어 두었다. 완전자차이다 보니 렌터카 비용이 조금 비쌌다. 그렇지만 반납할 때 특별히 외관 체크 등을 하지 않기에 비싸도 편한 것 같다. 트렁크를 열어 캐리어를 넣었다. 작은 캐리어 두 개를 넣으니 조금 자리가 남았다. 가방 하나 정도 더 들어갈 것 같았다.

 

C 구역 앞에 흡연장소도 있었다. 몇 번 이곳을 왔는데 흡연실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출발 전 차량의 상태를 확인했다. 휘발유 게이지도 출차할 때 직원이 체크를 하지만 이 부분도 따로 사진을 찍어 두었다. 

 
 

SK 렌터카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번 응모해 볼까 하다 또 은근히 이런 건 귀찮기에 쓱 한번 읽어만 보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렌터카 반납은 꼭 "용담이동 735-22"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맵에서 용담이동만 치니 추천 검색어로 나머지 주소 자동으로 떴다. 

 
 

에어컨을 풀로 가동하고 숙소가 있는 위미로 향했다. 

 

제주 시내를 지날 땐 신호등에 걸려서 빨리 가지 못했다. 제주 어디에서든 한라산이 보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제주 시내를 빠져나와 한라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타고 서귀포로 향했다. 

 
 

밖은 30도가 넘어 뜨거웠지만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이 너무 행복했다. 이번 여행에는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느낄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에 숙소에 가서 계획을 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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