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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안 바조 숙소를 정하는 것이 여간 쉽지 많은 않았다. 가격이 마음에 들면 위치가 안 좋고, 이것저것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평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을 예약을 했다 취소를 했는지 모르겠다. 휴양지에서 바다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정한 곳이 빈탕 플로레스 호텔이었다.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시내에 왔다 갔다 하기는 불편했지만 바다도 있고 수영장도 있는 호텔이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진 대략 15분 정도 걸렸다. 로비에 들어서니 트로픽컬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그리고 코모도 섬으로 가는 섬답게 나무로 만든 코모도 조각상이 놓여 있었다.

 
 

호텔에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호텔은 조용했다. 조용한 호텔에서 더 조용한 방으로 배정을 받았다. 방에 들어서니 바닥은 타일이라 깔끔했고 더블 침대 두 개가 붙어 있어서 침대도 무지 넓었다.

 
 

화장실은 심플하게 샤워부스와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었다.

 
 

짐은 수화물 놓는 곳에 놓고 나니 뭔지 깔끔하게 느껴졌다.

 

발코니가 없는 점이 아쉬웠다. 수영장에서 입던 옷을 널어 둘 곳이 없었다.

 
 

문을 열고 통로에 서면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욱더 실감 나게 느껴졌다.

 
 

호텔 로비는 2층이고 1층에는 식당이 있었다. 1층으로 내려가야 수영장과 헬스장에 갈 수 있었다. 호텔에서 유로로 시내까지 버스를 운행하는데 가격이 합리적이었다.

 
 

수영장 옆에는 헬스장이 있는데 헬스장의 구색만 갖춘 것 같았다. 그래도 4반 5일 동안 매일 실내 자전거라도 탈 수 있어서 좋았다.

 
 

첫날이니 오늘은 호텔에서 지내 기려 했다.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며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날이 상쾌했으면 좋겠는데 첫날은 날이 흐렸다.

 
 

호텔 정원이 깔끔하게 가꿔져 있었다.

 

가장 기대된 부분은 호텔 수영장이었다.

 
 

나름 인피니티 풀로 수영장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인피니티 풀에서 보는 바다는 멋지기 그지없지만 해변에는 밀려온 쓰레기로 지저분했다.

 
 

모래사장엔 쓰레기가 가득했지만 쓰레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바라본 바다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누군가 나무 위에 널빤지를 얹어 놓아서 나무 위에 앉아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는 푸르기만 한데 해변은 흙탕물이라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이곳을 전부 전세 낸 것 같았다. 4박 5일 이곳에 있으며 수영장에 사람이 있는 것을 거의 못 보았다.

 
 
 

첫날이라 그런지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우리만 이렇게 수영장을 써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이 우리만 보고 있는 것 같은 부담감도 들었다.

 
 
 
 

자연과 수영장이 어우러져 내가 꼭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해변 위쪽과 아래쪽이 있는데 아래쪽은 밀려온 쓰레기가 많았다면, 위쪽은 깨끗이 관리가 되고 있었다. 아래쪽 해변도 직원들이 치우긴 하는데 쓰레기가 밀려오는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았다.

 
 
 

다른 호텔의 외국인들은 카약 비슷한 것을 빌려서 바다로 나갔다.

 
 
 

동남아에 오면 볼 수 있는 꽃 잎이 물 위에 떨어져 둥둥 떠다녔다.

 
 
 
 

물 위에 떠다니는 꽃잎을 주워 일렬로 줄을 세워 보았다.

 
 
 
 

수건도 수영장에서 빌릴 수 있었다. 딱히 방에서 수건을 챙겨올 필요가 없었다.

 
 

수영장을 사용하는 투숙객은 우리 밖에 없으니 직원들도 풀 바에 있지 않고 볼 일을 보러 간 것 같았다.

 

이렇게 큰 호텔에 투숙객이 한둘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낮 동안 놀았더니 힘들어서 숙소에서 쉰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정원의 조명에는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낮과 다른 운치가 느껴졌다.

 

또 이렇게 여행의 하루가 흘러가버렸다.

 
 

저녁을 먹기 전 노을을 볼 수 있을까 궁금해 해변으로 나왔으나 구름 때문에 노을을 볼 수 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 시내에도 벌써 불이 켜졌다. 불빛이 바닷물에 반짝였다.


 
 
 

첫날은 럭셔리하게, 아니 귀찮아서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햄버거, 스테이크, 그리고 해산물 튀김까지 품목당 만 원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배고프다 보니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조금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조식도 저녁식사를 먹은 곳에서 먹었는데 조식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음식은 다양하지 못했고 기성제품을 사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5번의 조식을 먹었는데 매일 비슷한 음식이었던 것 같다.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투숙객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식사 후 산책 삼아 정원을 걸었는데 핑크색의 꽃이 아빠 눈에 띄었다.

 
 

그리고 정원 한편에는 바나나가 심어져 있는데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정원에 떨어진 과일도 신기해서 주워보았다.

 
 

여전히 해변은 쓰레기로 덮여 있었다.

 

해변 왼쪽에 돌로 된 해변이 있어서 걸어가 보았다.

 
 

돌에 이끼가 끼어 있어서 돌 위를 걷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겨우 우리가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걸어갔다.

 
 

돌을 만지면 미끈덕 거렸다. 라부안 바조의 산은 높지 않아 보였다. 우리가 있는 쪽의 산들이 높아 보이지 않았다.

 
 
 
 

아침부터 바쁠 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전날에는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드디어 휴양지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하늘엔 오늘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다음날 코모도 투어를 가야 하는데 이때까지는 우리는 코모도 투어를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호텔 리셉션에 낼 아침 도시락을 부탁했다.

 
 

리셉션에 갈 때마다 코모도 도마뱀에 한 번씩 시선이 갔다.

헬스장에는 딱 기본 시설만 있었다. 제대로 되는 실내 자전거가 있어서 불만 없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운동을 하고 있으면 종종 이상한 사람인 것 같이 직원들이 힐끗 보고 갔다.

 
 

조식 구성은 거의 매일 비슷했다. 바나나 튀김 같은 것을 처음 먹어 봤는데 은근 눈이 뿅 하고 커지는 맛이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거의 일과가 비슷했다. 먹고 자고 운동하고 또 먹고. 아침을 먹은 후 또 해변으로 나가 보았다.

 

이곳에 온 후 매일 보는 풍경인데 질리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더 아쉬웠다. 오늘 새벽에 코모도 섬 투어를 갔어야 했는데 풍랑이 세서 배가 뜰 수 없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곳에 있는 동안 언젠가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만 하다 결국에는 코모도섬 투어를 못하고 라부안 바조를 떠나야 했다.

 
 

코모도 섬을 못 가서 아무 일정이 없었다. 역시나 오늘도 아침에 운동을 하고 수영장으로 갔다.

 
 

오늘은 캐리어에서 튜브까지 꺼내서 들고나왔다. 약간의 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라부안 바조를 떠나기 전에 코모도 도마뱀을 보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우리에게 생긴 자유 시간을 즐겼다.

 
 
 

우울해해봤자 우리만 손해이기에 오히려 더 밝게 표정을 지었다.

 
 
 
 

튜브를 가지고 오니 물에서 노는 것이 덜 힘들고 신이 났다. 물안경을 방에 놓고 온 게 아쉬웠다.

 
 
 
 
 

물에 둥둥 떠있으며 물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바람에 따라 떠있기도 했다.

 
 

오늘도 우리만의 수영장이었다.

 
 
 
 

빈땅 맥주와 콜라를 주문했다. 오늘 코모도에 갔으면 이런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달달한 빈땅 레들러가 아빠의 입맛에 맞으시는 것 같았다.

 
 
 

언제 코모도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라부안 바조에서의 남은 날들은 무엇을 하며 보낼까 생각했다.

 
 

오늘도 기약 없이 기다리다 일정이 미뤄진다는 문자만 받았다.

 

어느 날 하루는 밤에 유리창이 깨질 듯이 소리를 내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침대가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불안해 2층 로비로 가니 아빠와 나뿐이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진이 왔는데 진도 2-3 정도라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지진이었다.

 
 

4박 5일이라는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이제 마지막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에 바다만 보았다. 이렇게 평온한 바다인데 풍랑주의보라고 했다.

 
 
 

결국엔 마지막 날까지 코모도에 못 가고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못 간 거는 어쩔 수 없으니 마음속에 묻어 두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올 일이 있지 않을까.

 
 
 
 

매번 발리만 오다 다른 섬에 오니 새로웠다.

 
 
 
 

마지막 날은 날이 좋아서 구름 사이로 지는 해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이니 오늘은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 귀요미 도마뱀들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동남아에 오면 볼 수 있는 친구였다.

 
 
 
 

조식이 좋았던 싫었던 간에 이곳에서 먹는 마지막 조식이라 생각하니 아쉬웠다.

 

이르게 조식을 먹은 후 체크아웃을 했다. 발리로 이동하기 위해 코모도 공항으로 향했다.

A. 빈탕 플로레스 호텔

Jalan Pantai Pede, Labuan Bajo

B. Komodo Airport

Labuan Bajo, Komodo, West Manggarai Regency, East Nusa Tenggara,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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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시 발리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은 코모도 섬을 가기 위해서였다. 자카르타에서 코모도로 가는 비행 편은 많은 편이나 시간대가 좋지 않았다. 이른 아침 아니면 늦은 시간뿐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빨리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할 준비를 했다.

 

오래된 호텔이었지만 깔끔했고 또한 올드 타운을 여행하기에 너무 좋은 위치여서 기분이 좋았다.

클룩을 이용해 픽업 서비스를 미리 신청해 두었다. 기사 아저씨가 픽업 시간보다 일찍 오셔서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 기사 아저씨는 캐나다 대사관에서 운전기사를 한 적이 있다며 우리에게 그때 시절의 사진과 캐나다 비자를 보여주셨다. 공항으로 가는 길 내내 아저씨의 캐나다 생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바틱 에어는 자카르타 공항 2 터미널에서 체크인이 진행되었다. 여러 번 자카르타 공항을 오다 보니 터미널이 여러 개여도 헷갈리지 않고 공항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자만감 때문에 잠시 후 큰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아무 생각 없이 에어 바틱 체크인하는 곳을 찾아 줄을 섰다. 이곳은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느리기에 한참을 기다려야 한 사람이 체크인을 마쳤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체크인을 하려고 하니 직원이 옆쪽 카운터로 가라고 했다. 여기는 수마트라로 가는 비행기만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때 완전 멘탈이 붕괴되었다. 탑승까지 얼마 남지 않아 초조했는데 다른 줄에 서서 다시 기다리려니 진땀이 났다.

 
 

다시 줄을 서서 처음부터 기다렸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더욱더 초조해졌다.

 

겨우 체크인을 하고 헐레벌떡 게이트로 향했다. 이럴 땐 왜 그렇게 공항이 넓은지 모르겠다.

 
 

게이트 앞으로 가니 아직 탑승이 시작되지 않았었다. 몸에서 니코틴을 원해했으나 흡연실까지는 너무 멀어서 그냥 코모도에 도착해서 니코틴을 충전하기로 했다.

평생 살면서 라부안 바조라는 곳을 다시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라부안 바조로 가는 티켓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바틱 에어뿐만 아니라 자카르타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 편의 경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괜히 마음 졸이며 조급해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탑승이 지연되기에 불안해서 게이트 앞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D1에서 라부안 바조로 가는 비행기가 맞는다고 했다. 자카르타 공항뿐만 아니라 발리 공항도 자주 게이트가 변경되기에 불안한 마음에 계속 게이트가 맞는지 확인하게 된다.

 
 

정시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탑승이 시작되었다. 탑승을 시작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체크인을 늦게 했는데 수화물은 실렸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비즈니스석을 지나 이코노미 석으로 이동했다.

 
 

저가항공이지만 좌석 간격은 촘촘하진 않았다. 두 시간 정도 비행을 하기에 나쁘지 않았다.

 
 
 

좌석 앞에 모니터가 있어서 비행 정보 등을 볼 수 있었다.

 
 
 
 

자카르타에서 라부안 바조까지의 비행시간은 대략 두 시간 정도였다. 발리에서 조금 더 가는 느낌이랄까.

 

승객들이 탑승하는 동안 비행기 날개를 통해 급유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는 급유가 끝나고 승객 탑승이 마무리되니 바로 비행기가 출발을 했다.

 
 

활주로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면서도 지루한 것 같다. 그러나 파란 하늘을 보니 기분만큼은 상쾌했다.

 
 

비행기는 드디어 활주로에 들어섰고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활주로의 중간지점에서 비행기는 부웅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구름이 손에 닿을 것 같이 가깝게 느껴졌다.

 
 
 

점점 하늘 높이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지상의 사물들은 점점 미니어처같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방향을 북쪽에서 서쪽으로 틀기 시작했다. 날개와 땅이 닿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비행기 아래로는 자카르타의 해안선을 볼 수 있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자카르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에어쇼로 비행기이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라부안 바조에서 조금만 더 가면 호주의 북부지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번 태국 여행 때 얻은 책을 이번 여행을 하면서도 계속 읽었다. 뭔가 하나의 문구가 마음속에 깊게 들어왔다. 기대가 크니 실망도 크다. 살면서 무엇인가 기대가 컸을 땐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중 2 때 기술 선생님께서 너무 큰 기대는 큰 실망을 준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살다 보니 그 말이 맞을 때가 많았다.

 
 

저가 항공이지만 간단한 스낵과 물이 제공되었다. 같은 금액에 에어아시아가 있었는데 바틱 에어를 선택한 이유는 수화물과 기내식에 추가 요금이 붙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에어아시아는 앞뒤 간격이 너무 촘촘한데 바틱 에어는 2시간 비행 정도는 가뿐히 탈만큼의 앞뒤 간격을 가지고 있었다.

 
 
 
 

에어쇼의 비행 정보에 문제가 있지만 남은 비행시간과 고도, 속도를 알 수 있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소형 기종이다 보니 화장실은 앞뒤에 위치해 있었다. 앞쪽은 비즈니스석이다 보니 뒤쪽에 위치한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기내식을 먹고 나니 이제는 졸음이 쏟아져 왔다. 너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움직인 것 같다. 라부안 바조,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떨리면서도 기대가 되었다.

 
 
 
 

비행기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을까. 라부안 바조는 스쿠버의 성지라고 불릴 만큼 스쿠버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발리보다 훨씬 더 깨끗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조금씩 마음속에 자라고 있었다.

 
 
 

비행기가 점점 고도를 낮추니 바다 위의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현실 속에 없는 느낌이었다.

 
 
 

라부안 바조로 착륙하려는데 날이 좋지 않았다. 푸른 바다는 구름 때문에 검은 바다같이 보였다.

 
 
 

비행기는 점점 고도를 낮추었다. 라부안 바조의 해안선이 눈에 들어왔다.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민둥산 같은 라부안 바조. 라부안 바조의 첫인상은 놀람과 함께 신기함으로 다가왔다.

 
 

잔잔한 바다와 파란 해안선, 이곳에서 5일을 있어야 하는데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었다.

 
 

활주로가 하나인 공항이기에 착륙 후 비행기는 활주로를 바로 벗어나서 터미널로 이동했다.

 
 

시골 공항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공항이 깨끗하고 신식이라 놀랬다.

 
 

코모도 섬으로 갈 수 있는 섬이기에 공항에도 코모도 도마뱀을 나타내는 장식물이 걸려 있었다.

 
 
 

짐을 찾은 후 밖으로 나와 픽업 기사를 만났다. 이곳은 택시 기사들의 텃세가 심해서 쫒기다 싶이 주차장으로 왔다.

 
A.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

Pajang, Tangerang City, Banten, 인도네시아

B. Komodo Airport

Labuan Bajo, Komodo, West Manggarai Regency, East Nusa Tenggara,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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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자카르타로 온 후 다음날 바로 라부안 바조로 갈까 고민하다 라부안 바조로 가는 비행 편의 시간이 너무 일러서 무리가 되기도 하고 잠깐 등만 붙이고 나오는데 일박에 15만 원 정도를 주고 공항에 있는 호텔에 자는 것이 싫어서 하루 정도 자카르타 시내를 구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시간 호텔에 도착하니 긴장도 풀려버려 진이 빠져버렸다.

 

자카르타의 강남이라 부르는 곳에 숙소를 정하려다 이번에는 올드타운을 좀 더 보고 싶어 파타힐라 광장 부근에 숙소를 예약했다.

 

호텔은 오래되었지만 머큐어 체인점이라 내부 시설은 깔끔했다.

 

물도 두 병 있고 커피도 준비되어 있었다.

 

캐리어를 놓는 곳도 따로 있는 점이 좋았다.

 
 
 

욕조가 없는 것이 흠이지만 칫솔만 일회용이고도 다른 제품은 다회용이었다.

 

전날 실신하듯 자고 아침에 일어났다. 밤에 왔을 땐 너무 분위기가 할렘가 같아서 무서웠는데 아침이 되니 밤보다는 덜 무서웠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거의 없어 전망이 좋았다.

 

저 멀리 전철이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호텔은 삼각형 모양이라 해야 할까. 예전에 싱가포르에 갔을 때 갔던 풀러턴 호텔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조식은 1층에서 먹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길이 꽤 인상적이었다.

 
 

조식의 종류는 많지는 않았다. 양식과 인도네시아식으로 인도네시아 음식보다는 양식에 조금 더 관심이 갔다.

 

가장 맛있던 것은 김밥이었다. 어떤 김밥이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친 후 호텔로 돌아와 다시 꿀잠을 잤다. 전날 너무 늦게 와서 그런지 지구가 계속 날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딱 하루 밖에 시간이 없기에 정신을 차린 후 호텔 밖으로 나왔다.

 
 

호텔은 안에서 볼 때보다 밖에서 보니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다.

 
 
 

호텔 앞에는 작은 수로인지 강인지가 있었다. 서양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다리가 세워져 있었다. 네덜란드의 식민 시절 만들어진 다리인 것 같았다.

 
 
 
 

수로의 물은 그리 맑지는 않았지만 수로와 다리가 운치가 있었다.

 

호텔 옆에 서양풍의 건물이 있었다.

 

다리를 건너고 싶었는데 건널 수 없어 옆에 있는 현대식 다리로 수로를 건넜다.

 
 

폐허의 느낌이 났다.

 
 

폐허의 느낌이 났지만 빈티지한 분위기가 좋았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거리엔 사람이 뜸했다.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어떻게 사진을 찍든 예술적인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수로 옆에 난 길을 따라 파타힐라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자카르타의 시내 중심보다는 깔끔하진 않지만 이곳은 서양과 인도네시아, 두나라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은 한창 추운 시기라 오들오들 떨며 다니는데 이곳은 적도를 넘어온 곳이기에 열대지방의 여름인 우기였다. 우기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습해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파타힐라 광장 부근에 오니 관광지의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차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숙소 앞보다는 광장 부근이 조금 더 깔끔하게 느껴졌다.

 
 

날도 너무 좋고 주변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이런 느낌을 좀 더 느껴 보고자 올드타운에 숙소를 정했는데 잘한 것 같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시선이 갔다. 아마 평소에 볼 수 없는 풍경이라 그런 것 같다.

 
 
 

카페 바타비아에 가려다 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기에 근처 스타벅스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려고 했다.

 

파타힐라 광장 주변에 스타벅스가 보이지 않아 차이나타운까지 걸어가야 했다. 숙소 근처보다 조금 할렘 같은 거리를 걸어야 했다.

 
 
 

구글 지도에 의지해 겨우 스타벅스를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스타벅스에 들어오니 이 익숙한 느낌에 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커피 하나에 케이크 하나를 사는 게 더 저렴하다고 해서 의도치 않게 커피 두 잔에 케이크 두 개를 주문하게 되었다.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차이나타운이다 보니 중국풍의 디자인과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또 골목길을 지나서 파타힐라 광장으로 갔다.

 
 
 

광장 근처에 오니 시끌벅적하고 차들과 오토바이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근 1년 만에 와보는 파타힐라 광장이라 그런지 친숙함이 느껴졌다.

 

그땐 코로나가 막 종식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많고 조금 쳐진 느낌이 들었는데 일 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광장 옆의 작은 카페들도 많고 광장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광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광장은 햇빛을 받아서 뜨겁긴 했지만 활기참은 여전했다.

 

기차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고 버스킹을 하는 그룹들도 있었다.

 

기차역까지 걸어가려다 날도 덥고 귀찮아서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다.

 

박물관 앞 잔디에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사용했을 포탄들이 깔려 있었다. 그냥 보면 돌을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덥고 힘들어 숙소에서 쉬다 나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집에 돌아온 것 같이 편안했다.

 

숙소에서 조금 쉰 후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비가 내려 바닥은 젖어 있었다.

 

비가 온 후라 그런지 날도 선선했다.

 
 

비에 젖은 바닥은 조명 빛을 받아 분위기가 더욱 아련하게 느껴졌자,

 
 
 
 
 

낮보다 밤의 분위기가 더 좋았다. 조명 빛이 건물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짧지만 강한 자카르타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내일은 코모도 도마뱀이 산다는 코모도로 이동해야 했다. 이른 아침 비행기이기에 일찍 자야 했다.

A. Mercure Jakarta Batavia

Jl. Kali Besar Barat No.44 46, Roa Malaka, Kec. Tambora, Kota Jakarta Barat,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1230 인도네시아

B. Café Batavia

Jl. Pintu Besar Utara No.14, RT.7/RW.6, Pinangsia, Kec. Taman Sari, Kota Jakarta Barat,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1110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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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지나 그렇지만 여행은 설렘이 가득한 것 같다. 처음 가는 여행지든 여러 번 갔던 곳이든 설렘의 총 양은 같은 것 같다. 이번 여행지는 또다시 발리로 발리만 7번째 여행인 것 같다. 발리만 가기 눈치 보여서 이번엔 코모도 도마뱀이 산다는 라부안바조를 여행에 추가했다.

 

오사카를 다녀온 지 한 달 밖에 안되었지만 공항에 오니 마음이 콩닥콩닥 뛰는 게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번에 쉬는 여행을 하고 싶은데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1터미널의 메인 전광판에 한국의 문화유산이 나오고 있었다. 상품광고보다는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이런 광고가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빠져들었다.

 

토요일 정오 무렵이지만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아시아나 카운터가 끝에 있기에 꽤 한참을 걸어서 체크인 카운터로 왔다. 대기 줄이 길지 않아서 빠르게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츠 스타인지, 공항 한 편에서 누군가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어서 궁금했다.

 

주말이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고 쉽게 보안검색을 마치고 에어 사이드로 들어갔다.

 
 

공항에 오면 이제 하나의 루틴이 된 것 같다. 에어 사이드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라운지로 향했다. 언제까지 회원 등급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유지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이용해야겠다.

 
 

아빠는 라운지에 계시고 나 혼자 면세품 수령을 하러 갔다. 가는 길 니코틴 충전을 위해 흡연실에 잠시 들렸다.

 

여러 나라의 공항을 이용해 봤지만 인천공항만큼 쾌적하며 이용하기 편한 공항이 은근 많지 않은 것 같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찾으러 가는 길은 멀었다. 왕복하면 하루 운동치를 채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멀었다.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주문했다. 특히 기대되었던 것은 만다리나 덕 가방이었다. 그리고 집에 갈 때까지 짐이 되어준 로얄샬루트도 구매했다.

면세품을 찾고 돌아오는 길, 인터넷이 얼마나 더 저렴한지 궁금해서 면세점을 들려 가격을 보았다.

 

라운지로 돌아오니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1인 좌석은 언제나 만석인데 이날은 1인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프라이빗 한 맛에 1인 좌석을 앉는 것 같았다. 땅 위의 비즈니스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시아나항공은 발리 직항이 없기에 자카르타까지 간 후 다른 저가항공으로 바꾸어 발리로 가야 했다. 이번엔 발리로 가기 전 코모도 섬을 들려야 하기에 인천-자카르타-라부안 바조-발리의 순으로 여행이 진행되었다.

 

가쁨 숨을 몰아쉬며 급하게 음식을 가져와 먹었다. 프라이드치킨은 인기가 많아 금세 동이 났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은 후 새로 산 가방을 꺼내보았다.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1인용 의자에 앉아 밖의 풍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아시아나의 색동 꼬리가 너무 이쁜 데 대한항공에 완전히 인수되면 어떻게 될지. 현대기아 자동차처럼 따로 운영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탑승 시간이 되었기에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로 갔다. 눈에 선글라스를 낀 비행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자카르타로 가는 승객이 많아서 놀랬다. 비즈니스석 승객도 많고 우수회원도 많다 보니 우선 탑승 줄도 길었다.

 
 
 

드디어 이 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의 설렘의 좋기도 하고 가끔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번에는 새로운 곳에 가다 보니 은근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라고 들었다. 다행히 우리 쪽 자리에 다른 승객이 타지 않아서 편하게 7시간을 갈 수 있었다. 맨 마지막 줄 좌석은 인터넷으로 지정할 수 없어서 체크인 시 직원에게 말해서 좌석을 맨 뒷줄로 옮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같이할 비행기는 에어버스 350-900으로 앞쪽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 같은 모습이 인상적인 비행기였다. 그리고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중 최신형에 속했다.

 
 

좌석 간격도 넉넉했고 좌석 밑에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도 있었다.

 
 

우리는 아직 이륙 전이라 가운데 승객이 앉을까 마음을 졸이며 승객들의 탑승을 바라보았다.

 

자카르타까지의 비행시간은 5300여 킬로미터로 왕복하면 대략 6000마일 정도 마일리지가 적립이 되었다.

 

최신형 항공기는 예전 것에 비해 창문이 커져서 좋기는 하나 밖의 창문과 안쪽의 거리가 멀어서 밖의 풍경을 찍기에는 불편했다.

 
 

긴 탑승 시간이 끝난 후 푸시 백을 시작했다.

 

날이 우중충해지더니 곧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푸시 백을 마친 후 비행기는 쿵쿵 소리를 내며 활주로로 향했다.

 
 

활주로로 향하는 길에 조금씩 비가 내렸다. 비행기의 창문은 빗물로 얼룩져 밖의 풍경이 어른거렸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긴 활주로를 내달렸다. 비행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빗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고 뒤로 밀려 나갔다.

 

비행기의 빠른 속도로 어느새 창문은 깨끗해졌다.

 

비행기는 사뿐히 이륙을 했다. 하늘엔 짙게 구름이 깔려 있었다.

 
 

비행기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구름 속을 향해 날아갔다.

 
 

구름 속에 들어오니 세상엔 우리뿐이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저 멀리 희미하게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층을 뚫고 나오니 파란 하늘과 구름층이 물과 기름처럼 갈라져 있었다.

 

비행기는 벌써 제주 상공 위를 날고 있었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잠시 눈을 붙이며 쉬고 계셨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내식 먹는 시간이 되었다. 창문 커버를 열고 싶었지만 햇살이 너무 강했다.

 
 

아빠는 한식으로 나는 양식으로 주문을 했다. 한식은 비빔밥이었다.

 

내 건 닭고기 요리였다. 스프라이트를 캔으로 달라고 부탁하니 캔으로 받을 수 있었다.

 

비즈니스 석이라면 코스요리로 나왔겠지만 우린 이코노미석이기에 한 트레이에 에이피타이져부터 디저트까지 한 번에 나왔다.

 
 

기내식을 먹은 후 면세품을 주문했다. 면세점보다 몇몇 품목은 훨씬 더 저렴했다. 그래서 적다 보니 또 이것저것 주문서에 적어 넣었다.

 

우린 어디쯤 날고 있을까.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니 남국의 하늘 어디쯤 되는 것 같았다.

 
 
 

파란 하늘 한편이 노랗게 물들어 갔다.

 
 

노란빛은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우리 비행기는 오키나와를 지나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갔다.

 
 

하늘은 더욱더 붉게 변했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어 갔다.

 
 
 
 

이젠 햇빛이 강렬하지 않아 창문 커버를 다 열어 두었다. 아름다운 노을에서 시선을 놓을 수 없었다.

 
 

이젠 붉은 기운과 파란색으로 하늘의 색이 갈라지고 비행기는 그 사이를 줄타기하듯 날고 있었다.

 
 
 

잠시 비행기가 항로를 트는 사이 석양빛이 기내로 들어왔다. 늦은 오후 마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웠다. 여행의 첫날은 항상 이렇게 지나가는 것 같다.

 
 
 
 

비행기는 아직 목적지까지 반도 오지 못했다. 하늘은 이제 검은색으로 조금씩 물들어 갔다.

 
 

우리 비행기는 시간을 거슬러 남서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자연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을 만큼 빠르지는 못한 것 같다.

저번 태국 여행 때 읽었던 책의 남은 부분을 읽으면 비행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서쪽 저 멀리는 아직 해가 떠 있겠지. 우리는 이제 완전히 어둠 속을 날고 있었다.

 
 

조종석에서 보면 어둠과 밝음이 파노라마처럼 보이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무실이 비행기의 칵 핏인 것 같다.

 
 
 

하루가 가는 게 아쉬운지 저 멀리에서 은은하게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비행기는 필리핀 상공을 날고 있었다.

 
 

아빠는 나와 자리를 바꾸어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셨다.

 

나도 이 책처럼 느리게 살고 싶은데 언제나 조급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알고는 있지만 실행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비행기는 비행시간의 반을 넘겨 남은 시간이 온 시간보다 많지 않았다.

 
 

심심해서 면세품 책자를 한번 훑어보았다. 담배류는 확실히 면세점보다 더 저렴해 보였다.

 
 

언젠가 여윳돈이 있으면 조니 워커 블루 라벨 한 병을 사고 싶었다.

 
 
 

보르네오 섬에 들어오니 기내 전체 조명이 켜지며 따스한 피자 한 조각을 나눠주었다.

 

거의 사육 당하는 것 같은데 또 뱃속에 피자가 잘도 들어갔다.

 

착륙 준비에 들어가기 앞서 스트레칭 방송이 나왔다. 사람들이 반쯤 졸린 상태로 화면을 따라 찌푸둥한 몸을 풀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가 낮아졌고 깜깜한 하늘밖에 없던 풍경에 자카르타의 야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넓게 이어진 평지가 인상적이었다.

 

비행기는 어느덧 활주로에 착륙을 했다. 드디어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우리 비행기 옆으로는 저 멀리 튀르키예에서 온 터키항공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1인당 30여 불을 주고 도착비자를 사고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세관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고해서 큐알코드만 확인 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클룩으로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었다. 기사분이 서쪽 로비 로띠오 앞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십여 분 기다려야 했다.

 

밤이지만 이곳은 여름이라 습하고 더웠다.

 

자카르타 공항이 처음은 아니지만 몇 달 만에 오니 처음 오는 곳 같았다.

픽업 기사를 만나 자카르타 시내 호텔로 이동을 했다. 언제나 기사와의 이야깃거리는 케이팝, 케이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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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의 여행은 3.4초 같이 흘러갔다. 뭐 10박을 가든 한 달을 가던 여행의 마지막 날이 아쉬운 것은 매한가지 같다.

 

숙소에서 짐을 찾은 후 교바시 역에서 간시이 공항으로 가는 전철을 기다렸다. 전철이 중간지점에서 분리되기 때문에 간사이 공항 가는 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승차 위치를 확인한 후 탑승해야 했다.

 
 

교바시에서 간사이 공항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은근히 멀고 힘든 거리와 시간이었다.

 

오사카 역에서 많은 승객들이 내리고 나니 빈자리가 생겨서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길고 긴 지하철 탑승이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면서 끝이 났다.

 
 

출국장으로 가는 길 뭔가 뿌듯하면서 아쉬웠다.

 
 

체크인까지 시간이 조금 남을 거라 생각했는데 도착하니 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체크인을 하고 나오니 어느새 체크인 줄이 길어져 있었다.

 
 

도쿄도 그렇고 오사카에서도 패스트 트랙 이용권을 주었다. 스얼골드를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소소한 편리함 때문이었다.

 

패스트 트랙을 이용하니 일반 보안검색 라인보다 30분은 절약해서 에어 사이드로 들어온 것 같았다.

 

역시 닌텐도의 도시답게 공항에서도 닌텐도와 관련된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시간도 넉넉하니 라운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자잘한 짐이 많아서 수화물 태그만 4개를 받았다.

 

라운지에서 비행기 주기장과 보딩브리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흡연실도 라운지 안에 있어서 비행기 탑승 전까지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음식은 유부초밥과 오니기리였다. 음식이 채워지면 바로 동이 나 버렸다.

 
 

라운지가 크지는 않고 아담하고 포근했다. 일본 특유의 감성, 뭔가 차분해지고 분위기에 압도되는, 그런 느낌 났다.

 

먹다 보니 배가 빵빵해질 때까지 주섬주섬 계속 먹었다.

ANA의 우수회원에게 주는 수화물 태그는 아시아나의 수화물 태그보다 훨씬 더 고급 져 보였다. 조금 탐이 났다고 해야 할까.

 
 

탑승을 앞두고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 앞으로 왔다. 원래는 소형 기종이었는데 갑자기 747로 변경이 되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마지막 보잉 747-400 이었다. 어쩌다 보니 마지막 747-400을 탑승할 수 있었다.

 
 

매번 1층짜리 비행기만 보다 2층 비행기를 보니 크기에서 느껴지는 압도감이 있었다.

 

탑승을 기다리는데 화장실 앞 상점에서 마리오 레고를 판매하고 있는데 여윳돈이 있으면 하나 사고 싶었다. 특히 쿠파 레고로.

 
 

우리가 탈 비행기는 분주해 보였다. 비행시간이 짧았지만 기내식을 준비하고 있었고 수화물도 끊임없이 비행기에 싣고 있었다.

 

조만간 2024년 3월 25일이면 대한민국에서 747-400을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드라마 파일럿에서 차세대 항공기로 보잉 747-400이 소개되는데 이제는 30년이 지나 역사의 한쪽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하늘은 푸른빛을 잃고 붉게 물들었다.

 

탑승이 지연되다 보니 조금씩 지루해졌다. 남은 엔화로 마사지 기계를 이용해 보았다.

 

내가 한국어나 영어를 못 찾은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표기가 일본어로 되어 있었다.

 
 
 
 
 

드디어 탑승이 시작되었다. 대형 비행기다 보니 탑승하려는 승객의 수도 어마어마했다.

 

내가 좋아하는 맨 뒷줄 2-3-2 좌석은 벌써 다른 승객이 예약을 해서 앞줄로 자리를 선정했다.

 
 

B747-400, 오래된 느낌이 물씬 느껴지지만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다 생각하니 아쉽기만 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는 동안 셀카를 찍었다.

 

탑승하는 사이 어느덧 저녁이 되어버렸다.

 
 
 

오사카에서 인천까지의 거리는 900킬로미터로 비행시간은 한 시간이 조금 넘었다.

 
 

해가 있을 때 탑승한 것 같은데 어느덧 밤이 되어 버려 창문 밖으로 공항의 불빛만 보였다.

 
 

어두운 길을 따라 활주로까지 갔다. 바다 위 한가운데라 더욱더 어둡게 느껴졌다.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따라 이륙을 했다.

 
 

공항에서 멀어질수록 지상의 불빛들과도 함께 멀어졌다.

 
 

비행기에서 오사카와 고베의 야경이 보였다.

 
 

생각보다 고베, 오사카, 교토가 큰 것 같았다. 메트로폴리탄이란 이런 도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짧은 시간이지만 간단한 도시락도 제공되었다. 숟가락으로 두어 번 뜨면 다 먹을 수 있는 양이지만 맛은 역시 아시아나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 해협을 건너나 했는데 비행기는 어느덧 대한민국 영토에 들어섰다.

 

듬성듬성 도시의 불빛이 보였으나 일본보다 화려했다.

 
 

비행기는 조금씩 고도를 낮추었다. 비행기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야경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번 지그재그로 날았다.

 

드디어 비행기는 착륙을 위해 빠르게 땅을 향해 내려갔다.

 
 

어두운 활주로에 부드럽게 앉으며 굉음을 내며 속도를 줄였다.

 
 
 

게이트로 가는 길, 공항 곳곳에 눈이 덮여 있었다.

 
 

활주로에 내린 후 한참을 가고 난 후에나 게이트에 도착했다.

 

내 인생에서 보는 마지막 747-400이라 생각하니 다시 한번 더 시선이 갔다.

 
 

장기 주차장으로 가는 길, 길을 잘못 들어서 단기 주차장으로 갔다. 하루에 24,000원, 너무 비싼 것 같은데 나도 하루에 주차료로 24,000원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A. 교바시 일본 〒536-0015 Osaka, Joto Ward, Shigita, 1 Chome, 2番31号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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関西空港駅 일본 오사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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