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집으로 돌아옴은 언제나 아쉬운 것 같다. 전날 픽업 신청을 해 놓은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공항 가는 길이 폐쇄될 수 있어서 우회해서 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회해서 가는데 3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 6시에 아침식사도 못한 채 픽업 차에 올랐다.
기사도 공항까지 가는 길이 폐쇄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일단 원래 공항으로 가는 길로 갔다. 다행이랄까 공항으로 가는 길은 폐쇄되지 않았다. 그런데 너무 빨리 공항에 오는 바람에 할 일이 없었다. 원래대로 라면 아침 9시에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공항에 3시간이나 빨리 도착해서 할 일이 없었다.
우리 비행기는 1시 무렵인데 우리는 8시도 안되어 공항에 도착했으니 정신이 멍했다. 칭기즈칸 공항은 그다지 크지 않아서 산책 삼아 쓰윽 돌면 다 구경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이지만 공항에는 사람이 많았다. TV에서만 보던 몽골의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도 볼 수 있었다.
공항 한쪽에는 CU가 있었는데 아침을 거른 사람들은 이곳에서 라면이나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때우는 것 같았다.
공항 흡연실은 밖에 있었다. 내가 본 공항 흡연실 뷰 중 첫째로 멋진 곳이 몰디브이고 두 번째로 이뻤던 곳이 칭기즈칸 공항이었다. 가을이라 노랗게 변한 들판에 덩그러니 있는 공항이지만 몽골의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칭기즈칸을 떠나는 비행기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이륙을 하고 있었다. 여름에 왔으면 푸른 들판을 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몽골은 패스트 지역이라 비행기에서 노란색 종이에 건강 상태를 인천 공항에서 제출하거나 Q 코드로 미리 건강 상태 정보를 제출할 수 있었다. 우리는 Q 코드를 미리 작성을 했다.
드디어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석과 다이아몬드 체크인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었다. 다이아몬드 플러스로 올라야 하는데 언제쯤 오를 수 있을지. 아마 생전에 가능할까.
국영 백화점에서 산 물건 때문에 아빠의 짐은 꽤 많이 늘어서 내 거는 15킬로그램, 아빠 캐리어는 16킬로그램을 넘겼다.
체크인할 때 라운지 카드도 같이 받을 수 있었다. 몇 시간을 기다리다 보니 벌써 지쳐 버려서 빨리 라운지에 가서 쉬고 싶었다.
보안 검색과 출국 심사를 마치고 에어사이드 안으로 들어왔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공항 자체는 한적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블루 스카이라운지를 이용하고 있었다.
우리가 거의 처음으로 체크인을 한 후 라운지로 와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라운지에 사람이 없었다. 신기하게 이곳 라운지에는 음식이 편의점 도시락처럼 되어 있었다. 마음에 드는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으면 되었다.
음식 코너가 크지는 않지만 있을 것은 다 있었다. 그리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찾아서 먹기 수월했다. 그리고 한국 음식도 꽤 있었다.
아침을 못 먹고 왔더니 배가 고파서 도시락을 두 개나 먹었다. 처음엔 비주얼이 별로라 맛이 별로일 거라 생각했는데 한입 먹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났다.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도시락 하나를 먹고 다른 종류로 또 하나를 먹었다.
라운지에서 공항 밖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답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충전 콘센트 타가 있어서 충전도 할 수 있었다.
라운지 옆쪽에는 흡연실이 있었다.
탑승시간이 거의 다 되어 라운지에서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서로 옆 게이트에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긴 기다림이 끝나고 탑승이 시작되었다.
A330-300으로 구형 비행기였지만 의자의 쿠션감이 너무 좋았다. 대신 좌석 앞의 비디오가 너무 오래된 것이라 화질이 좋지 않았다.
울란바토르의 하늘은 하루 종일 뿌연 날이 많지만 시내를 벗어나니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하늘은 푸른 물감에 흰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이 보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려니 오늘따라 날씨가 더 좋은 것 같았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안정 고도에 이르니 기내식을 주었다. 이번에도 당뇨식으로 사전에 예약을 해두었다. 간이 거의 되지 않아서 짜지 않아서 좋았다. 아빠는 간이 되어 있지 않으니 맛이 없어서 못 드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음에는 해산물 식으로 주문하면 어떻냐고 아빠에게 물어보았다.
몽골에서 한국으로 가는 길은 뒷바람을 받고 가는지 시속 천 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가고 있었다.
아빠는 식사가 맛이 없다고 하시면서도 식사를 다 드셨다.
푸른 하늘 밑으로 거대한 대지가 계속해서 보였다. 중국쯤 지날 무렵부터 하늘은 구름으로 덮여 있어서 지상의 사물을 볼 수 없었다.
비행기는 인천에 거의 다 왔는지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어느 정도 고도가 낮아지니 지상의 사물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화호 상공에서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고 속도를 낮추었다.
3시간가량의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사뿐히 착륙할 수 있었다.
착륙을 하니 안도감도 들면서 아쉬움도 같이 마음속에 들었다. 다시 몽골에 갈 기회가 생길까.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비행기는 게이트에 도착하고 하기를 시작했다. 도착이라는 한글을 보니 드디어 한국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MR2C+HJ5, Sergelen, Töv, 몽골
Peace Avenue 2 Баруун дөрвөн замын уулзвар, BGD - 16 khoroo, Ulaanbaatar 16040 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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