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 날이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마음이 반반이었다. 집에 가고 싶기도 하고, 조금만 더 놀고 싶은 마음이 공존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의 조식을 먹었다. 아무리 빵이 맛있다고 하지만 계속 먹으니 질리는 느낌이 들었다. 20대 때는 빵만 먹어도 살 것 같았는데 이제는 입맛이 많이 바뀐 것 같았다. 처음 먹을 때는 유럽의 느낌이라며 좋아하며 먹었는데 이제는 빵을 보면 식욕이 그다지 생기지 않았다.


조식을 먹은 후 체크아웃을 했다. 비행시간이 애매하게 저녁이었다. 그래서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호텔에서 나왔다. 간단하게 갈 수 있는 곳을 생각해 보니 성 베드로 성당이 생각났다. 걸어가기는 조금 멀기에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지하철 A 라인을 타고 옥타비아노 역까지 가면 되었다.


토요일 오전인데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았다.


지하철을 타고 옥타비아노 역에서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역에서 하차를 했다. 구글 지도를 펼쳐볼 필요도 없이 사람만 따라가면 성 베드로 성당이 나올 것 같았다.


지하철역 밖으로 나오니 대로에는 많은 인파가 있었다. 청명하게 맑은 하늘에 파스텔 톤의 건물들의 조화가 마음에 들었다.



성당으로 가는 길 누군가 꽃으로 성직자를 그려 놓은 곳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성 베드로 성당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사람들은 더 많았다. 성 베드로 성당 안에서 김대건 신부의 동상을 보고 싶었는데 줄은 바티칸 박물관 앞쪽까지 늘어서 있었다. 이래가지고는 들어가는데 한두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김대건 신부님의 동상을 보는 것은 나중에 언젠가 다시 로마에 오면 보기로 하고 성당 앞쪽으로 왔다. 예전에는 성당 바로 앞에 바리케이드 같은 것이 없어서 광장을 쉽게 드나들었는데 이제는 보안상의 문제인지 들어가는 문을 만들어 그곳을 통해 성당 광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성당과 로마를 가로지르는 대리석 바닥의 가운데에 섰다. 두 나라를 한쪽에 걸치고 있으니 국경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다. 이렇게 쉽게 지나다닐 수 있는 국경이 있는가 하면 넘어갈 수 없는 국경도 있으니 국경이란 어쩌면 허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을 뿌려 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막대로 한번 휘휘 저어 놓은 것 같이 보였다.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미사를 보는 곳인 것 같다. 수십 개의 의자가 광장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바티칸에서 보내는 엽서가 가장 확실하다고 해서 이곳까지 와서 편지를 써서 집에 보내곤 했다. 옛날의 기억을 추억 삼아 바티칸 우체통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크기가 가늠이 안되는 거대한 기둥들이 성당 광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명소에 오면 찍는 인증숏도 같이 찍었다.


성 베드로 성당의 겉만 보고 가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시간이 많지 않기에 짐을 가지러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몇 시에 출발하는 것이 좋을지 많이 고민했다. 딱 세 시간을 남겨놓고 갈까? 아니면 미리 가서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 공항에서 심심하더라도 공항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았다. 이탈리아에 들어온 후 변수를 너무 많이 겪었다.


우리는 오후 8시 비행기였지만 1시 50분 기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까지는 대략 30여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 카운터를 확인하고 우리는 몇 시간을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간다고 생각을 하니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흘러갔다.


체크인 카운터가 오픈 되자마자 바로 체크인을 마쳤다. 체크인을 할 때 보딩 패스와 패스트 트랙 패스도 같이 주었다. 사람이 많지 않지 않아서 패스트 트랙 패스는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았으나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의 비행 편을 탑승하는 사람에게는 저 파란 패스 한 장이 한 시간을 10분으로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보안 검색을 마치고 면세 구역으로 들어왔다. 유로도 비싸고 면세품 구매할 것이 없어서 바로 라운지로 향했다.



라운지는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였다. 그리고 라운지에는 흡연실이 없어서 게이트 근처의 흡연장을 이용해야 했다.




몇 시간을 벤치에 앉아 기다렸더니 배가 고팠다. 그리고 짐을 들고 이동을 했더니 땀이 흘러서 온몸이 끈적거렸다. 이곳에 샤워장이 있어서 직원에게 말하고 샤워를 할 수 있었다. 비행기 타기 전 샤워를 하면 개운한 느낌으로 탑승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한 후 게이트로 이동하기 위해 라운지에서 나왔다.



E42번은 셔틀 트레인을 타고 간다고 들어서 라운지에서 조금 일찍 나왔다.


E42번을 찾기 위해 이정표를 보고 따라가니 셔틀 트레인 타는 곳이 나왔다.


밤이라 공항의 구조가 어떻게 되었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저 이정표만 보고 따라갔다.


E42 게이트 앞으로 오니 한국에서 비행기가 와 있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게이트 앞에서 조금 시간을 보내니 탑승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이코노미석이니 열심히 걸어서 뒤로 갔다.



B777-200으로 아시아나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잉 항공기 중 가장 좋은 기종이었다. A350을 예상했는데 B777이라 조금 실망하기는 했다.


내 좌석은 39열로 비행기가 꺾이는 부분에 있어서 그런지 앞뒤 공간이 여유로웠다. 무릎이 몇 개는 더 들어갈 수 있었다.



많은 승객들을 태운 비행기는 게이트에서 나와 활주로로 향했다.



그리고 이제 긴 비행이 시작되었다.



올 때는 영국으로 입국을 해서 거의 15시간이 걸렸는데 집에 갈 때는 1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안정 고도에 들어서니 첫 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볶음밥이 조금 느끼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맛은 좋았다. 오랜만에 먹는 밥이라 느끼함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비행기는 어둠 속을 날고 있었다. 세상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큰 도시가 보일 때야 우리 주변에도 사람이 있음을 다시금 알려주었다.





잠깐 잠을 자보려고 눈을 감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영화 보는 것도 그다지 재밌지도 않아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에어쇼만 보고 있었다.


비행기의 날개 끝은 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어둠 속을 날 던 비행기 앞에 희미하게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물들이 점점 밝아져 왔다.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어둠을 벗어나 낮 구역으로 이동을 했다.


이제 완전히 어두운 구역을 벗어난 것 같았다. 창문을 통해 흰빛이 들어왔다. 눈이 부셨다.


우리는 지금 아시아 대륙의 내륙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군데군데 구름이 없는 곳을 통해 대장관을 만날 수 있었다.



드디어 장엄한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리고 이렇게 넓은 대지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곳에 난 도로는 지역을 가르는 남과 북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제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언제 도착하냐 볼멘소리를 했는데 이제 이 시간도 두 시간뿐이었다.


그리고 착륙 2시간 전 두 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계속 가만히 앉아만 있었더니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집에 갈 때까지 배고플까 봐 열심히 두 번째 기내식도 흡입을 했다.





인천 공항의 날씨는 좋지 않았다. 짙은 안개가 끼어 가시거리가 짧았다. 로마의 푸른 하늘이 그리워졌다.



우리는 1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이 끝나서 편한 마음도 있고 여행이 끝났기에 아쉬움도 있었다. 20여 일간 좌충우돌의 여행이었지만 안전하게 여행이 끝난 것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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