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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에 볼 일이 있어서 주말을 이용해 태백과 영주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차가 막힐 것 같아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집에서 5시에 나갔다. 그리고 밤 10시 30분이 되어서 집으로 도착했다. 차가 막히는 시간을 피하다 보니 해뜨기 전 나갔다 한밤중에 들어왔다.

 

 

새벽 일찍 일어나 출발하니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해가 서서히 뜨고 있었지만 아직 고속도로엔 어둠이 깔려 있었다.

 

 

원래는 태백으로 가는 길에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를 들렀다 가려고 했는데, 중간에 아빠 지인분을 만나서 받을 것이 있어서 갑자기 목적지가 바뀌게 되었다.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로 갈아탔다.

 

수도권을 그래도 벗어나서 그런가 차가 밀리지 않았다. 한 달 전쯤 태백에 가려고 새벽 6시 무렵에 나왔다 길바닥에서 이도 저도 가지 못하는 일이 있었기에 주말엔 한 시간 차이가 도착지 도착시간을 두세 시간 다르게 바뀌는 것 같다.

 

 

 

어느덧 하늘은 노란 기운을 걷어내고 푸른빛을 품기 시작했다.

 

 

아빠 지인을 만나서 볼 일을 본 후 거돈사지에서 사진도 찍었다. 절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서 휑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어떤 모습을 가진 절이었는지 상상을 해보았다.

 

 

푸른 들판엔 천 년 동안 이곳을 지킨 나무가 서 있었다.

 

 

이제 전국은 알록달록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이 나무에게는 지금이 천몇 번째 가을일까? 그에 비해 인간의 삶은 너무 짧게 느껴졌다.

 

거돈사지를 출발해 다시 태백으로 출발했다. 얼마쯤 갔을까 화장실도 가고 간단한 요기를 하기 위해 국도변 휴게소로 갔는데 휴게소 이름에 익숙함 반, 낯 뜨거움 반이 느껴졌다. 나중에 궁금해서 이 동네 학교 이름을 찾아보니 지금은 폐교가 되었지만, 학교명이 야동초였다. 뭐 기장에 예전에 대변초가 있었으니. 아무튼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아니면 싫었을지 궁금했다.

 

식사를 할 겸 휴게소 식당으로 들어갔다. 창가엔 잘 가꿔진 다육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라면이 조금 매콤하기는 했지만 시원하고 매콤한 라면을 오랜만에 먹어본 것 같다.

 

 

이제 충전도 했으니 또 열심히 동쪽으로 달렸다.

 

 

여름엔 녹색으로 둘러싸였던 도로는 빨갛고 노랗고 녹색을 띤 총천연색을 띠고 있었다. 평창 쪽 산들은 지대가 높아도 완만하게 느껴지는 반면 영월, 정선, 태백 쪽 산들은 산세가 험한 게 그대로 느껴졌다. 이 산골짜기를 따라 도로를 놓고 사람들이 산다는 것에 경외감이 들었다.

 

새벽에 출발했기에 아빠가 너무 피곤해 하셔서 국도 옆 쉼터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했다.

 

다시 또 달렸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빨리 갈 수는 없었지만 천천히 가기에 창문 너머로 가을을 즐길 수 있었다.

 

 

단풍이 멋들어지게 진 곳에서 차를 세웠다. 맞은편 산과 하늘이 그림을 옮겨 놓은 것 같이 보였다. 더구나 카메라 뷰 파인더로 보이는 모습은 풍경화의 한 장면 같아 보였다. 다만 내 능력의 부족으로 내가 보는 것을 그대로 담을 수 없었다.

 

 

도로에는 차가 쌩쌩 달리고 있지만, 이곳만은 평온했다.

 

차 안에서 볼 때는 느낄 수 없는 가을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기온이 서울보다는 조금 더 낮기는 했지만 햇살 때문인지 조금 덥게 느껴졌다. 자동차 매연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시원한 공기가 매연과 먼지로 찌든 폐를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았다.

 

드디어 태백에 도착했다. 태백 시내에서 열쇠 복사를 위해 인터넷으로 이곳저곳 찾아보았다. 전번에도 열쇠를 하는 가게를 찾다 못 찾고 서울에 와서 열쇠를 복사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토요일에도 영업하는 가게를 찾았다. 복사된 열쇠는 써 봤어도 열쇠 복사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만드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열쇠가게 앞에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아파트가 보였다. 이제 태백에도 저런 아파트가 생긴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약간의 위화감이 느껴졌다.

 

태백에서 볼 일을 이것저것 본 후 좀 더 가을을 느끼기 위해 철암단풍군락지로 이동했다. 태백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단풍군락지가 있었다. 2020년 가을에도 이곳을 찾아왔지만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대충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었다.

태백 철암단풍군락지

 

단풍군락지 맞은편에 주차를 한 후 밖으로 나가니 산에 불이 난 것 같이 불게 물들었다.

 

단풍이 든 모습을 보니 오늘도 사진을 수백 장 찍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10월 초에 와서 새빨간 단풍을 볼 수 있었던 반면 2021년 10월의 마지막 주말 단풍은 붉은 기운이 조금 빠진 파스텔 톤의 연한 빨강이었다.

 

아빠는 조금 늦은 시기에 와서 단풍의 절정을 놓친 것 같다고 하셔서 아쉬워하셨다.

 

그래도 여러 가지 색의 나뭇잎들이 2021년 가을을 동화처럼 만들어 주었다.

 

벌써 시월의 마지막 주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붉고 찬란하게 핀 잎들은 어느 순간 땅 위로 우수수 떨어지며 급격히 추워질 것임을 알기에 이 찬란한 순간을 즐겨야 했다.

 

 

 

 

강가의 단풍은 절정을 지나서 붉은색보다는 주황색에 가까웠다. 나무의 윗부분은 잎이 떨어져 가지들이 하얀색으로 보였다.

 

 

 

단풍나무숲 겉에서 이렇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데 숲속으로 들어가면 또 어떨까?!

 

작년에 왔을 땐 딱 여기까지만 와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단풍 터널을 만날 수 있었다.

 

 

 

 

붉은빛이 살짝 약해서 아쉬웠지만 멋진 단풍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태백은 칙칙한 회색빛의 도시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가진 도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오지 않을 땐 이렇게 독사진도 찍어 보았다.

 

지나가는 늦가을이 아쉬워 주말 나들이를 나온 연인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았다.

 

 

 

사람들마다 보는 눈이 달라서 일까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지 않고 자유롭고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조금 오르니 갈림길이 나왔다.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걸어 올라가는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산책길을 따라 올라갔다.

 

 

 

 

날이 쌀쌀한 것을 대비해서 털이 보송보송한 옷을 입고 갔는데 등엔 땀이 흥건했다. 태백이 주로 서울보다 쌀쌀하거나 추운 것이 맞지만 이날은 태백이 더 더운 것 같았다.

 

그래도 일부러 단풍 구경할 때 입으려고 아끼고 아끼다 입고 온 옷이니 끝까지 벗지 않았다.

 

 

계단을 조금 오르니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코스를 길게 걷고 싶지 않아서 왼쪽으로 난 아주 짧은 코스 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의 잎들은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황금이 주렁주렁 달린 것 같아 보였다. 진짜 금이면 얼마나 좋을까.

 

 

 

완만한 길을 따라 걸으면 황금물결에 빠져 버렸다.

 

은행나무의 노란빛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다시 내러 오는 길을 따라 걸었다. 이곳은 아직 붉은색 단풍이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제 올랐던 길을 반대로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떠돌이 흰둥이가 나타나서 온몸이 굳는 것 같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부터 개를 보면 나도 모르게 근육이 굳어 버리는 것 같다.

 

아이들도 쉽게 걸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분께서도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되는 코스였다.

 

 

 

 

예년보다는 색이 강렬하지 않아서 2프로 부족했지만 은은한 단풍 빛이 아직도 눈에 선한 것 같다,

 

 

단풍 군락지도 멋지지만 길가를 따라 심어진 단풍나무의 단풍도 꽤 운치 있었다.

 

무지갯빛으로 빛나던 가로수가 인상적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무채색만 가진 도시라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이제는 태백 하면 단풍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색이 화려한 도시로 기억될 것 같다.

 

 

 

 

 

계단을 따라 철암천으로 내려갔다.

 

가을철엔 수량이 많지 않은지 하천의 아주 일부분만 물이 흐르고 있었다.

 

 

투명하게 맑은 하천은 단풍의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좀 더 하천 주변이 강한 붉은색을 가졌으면 꽤 더 운치가 있었을 것 같지만, 흰 눈이 내린 것 같은 나뭇가지들은 미리 겨울이 가을에 온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었다.

 

철암초 학생들은 가을에 백만 불짜리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쬐금이 아닌 아주 부러웠다.

태백 구문소

 

 

태백을 떠나 영주로 가는 길에 잠시 구문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철암에서 영주로 가는 길 구문소 인공터널을 지나기에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아주 짧게 보고 가기로 했다.

 

 

태백은 온통 알록달록한 한복 같아 보였다. 과거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듯 더욱더 강한 색감으로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저번에 왔을 땐 계단을 못 올라가게 막아 놓았는데 이번에 갔을 땐 출입도 가능했고 자개루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9월엔 전부 푸릇푸릇해서 약간은 밋밋했는데 가을이 되니 회색의 돌 사이로 알록달록한 단풍이 들어서 해외의 유명 관광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했다.

 

여전히 변함없는 자연의 풍경은 계절에 따라 매력이 다르게 느껴졌다.

 

가을이라 그런 것일까? 물이 더 푸르게 보였다.

 

 

 

 

 

지나는 길이라 우연히 지난 장소였지만 구문소의 매력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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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오면 하루가 너무 짧은 것 같다. 아침에 리조트에서 체크아웃 시간에 임박해서 체크아웃을 한 후 산양목장을 갔다 오니 벌써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집으로 향하기 전 한군데 더 들렸다 서울로 향하기로 했다.

 

검룡소를 갈까 구문소를 갈까 고민을 하다 구문소로 향했다. 산양양목장에서 구문소까지는 대략 20분정도 걸렸다. 산골짜기를 따라 난 길을 가다 보니 태백이란 도시는 골짜기 골짜기에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산과 산이 겹쳐서 수묵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태백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이다 보니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문소 옆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구문소를 보기 위해 걸어갔다. 주차장과 구문소가 붙어 있기 때문에 차에서 내리면 바로 구문소가 보였다.

 

험한 산골짜기에 큰 시내가 흐르고 있었다. 에메랄드 빛을 가진 하천은 산의 푸른 빛을 물 속에 물들인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들었다.

 

바위에 난 커다란 구멍 두개를 볼 수 있었다. 한쪽은 사람이 통행을 위해 일부러 만든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연이 오래시간 동안 만든 물길이였다.

 

한쪽은 사람을 위한 길이고 다른 한쪽은 물을 위한 길이였다.

 

처음 보았을 때는 꽤 이국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네! 이번 여행에서 태백의 매력을 조금 느끼게 된 것 같았다.

 

 

두개의 구멍 중 우리가 갈 수 있는 길 곳은 차가 다니는 길 뿐이기에 인도를 따라 걸어갔다. 차가 다니는 길 옆에 이곳이 어디인지 알리는 구문소라 적힌 큰 비석을 볼 수 있었다.

 

 

난간에 기대어 자연이 만든 구멍을 바라보았다. 에메랄드 빛을 가진 물은 구멍을 통해 쉴세 없이 어딘가로 흐르고 있었다. 위에서 흐른 물은 구멍을 지나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구문소에서 한줄기 하천은 두줄기의 하천으로 갈라져 흘렀다.

 

 

차량이 다니는 곳은 인도가 없어서 위험하기는 했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이다 보니 걸을만 했다.

 

 

석문을 지나 태백고생대 자연사 박물관 쪽으로 계속 걸었다. 구문소에서 본 하천은 굴 때문인지 거대한 자연의 힘에 눌리는 느낌이 들었으나 구문소에서 살짝 위로 올라오니 우리가 아는 하천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하천 옆으로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그리고 구문소에서 바라본 하천은 에메랄드 빛을 가지고 있었는데 살짝 하천의 위로 올라오니 코발트 빛의 짙푸름을 띠고 있었다.

 

뒤를 돌아 구문소를 바라보니 앞에서 봤을 때와는 다르게 그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시기한 것은 지층들이 사선으로 누워있었다. 이곳이 머나먼 과거에는 어떤 곳이였을지 궁금했다.

 

 

앞에서 본 구문소의 모습과 뒤에서 본 구문소의 모습이 다르게 느껴졌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 하천은 점점 깊어진 것 같았다. 몇 억년이 지나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을 가지지 않을까? 이 지구의 시간에 우리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시간은 찰나의 순간 밖에 되지 않음이 느껴졌다.

 

 

2014년도에 이곳이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 보다 직접와서 바라본 모습은 사진에서 느낄 수 없는 장엄함이 느껴졌다.

 

하천이 흐르면서 이렇게 거대한 구멍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서 꾸준함의 힘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대한 궁금증을 "고생대의 신비, 구문소"라는 안내문구를 본 후 조금 풀 수 있었다. 5억년 실제로 감이 오지 않는 시간의 개념인 것 같다. 돈으로 5억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숫자이지만 세월에서의 5억은 상상을 할 수 없는 숫자였다.

 

5억년 전이라는 숫자를 보고 나니 내가 지금 고생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천의 옆에는 작은 공원이 있었다. 원래는 하천으로 내려가고 싶었으나 위험해서인지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막아 두었기에 아쉽지만 위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화단에는 코스모스가 바람에 따라 한들한들 움직이고 있었다.

 

 

하천으로 내려가 고생대의 흔적을 느껴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공원에 핀 꽃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구문소로 들어오기 전 하천은 좁은 협곡을 따라 흐르다 보니 물살이 거칠었다. 그 물의 깊이를 알 수가 없었다.

 

사선으로 누워있는 지층은 보면 볼 수록 나의 시선을 뺏어 갔다. 땅이 위아래로 뒤집어진 것 같아 보였다. 어디가 위이고 어느 곳이 아래였을까!

 

 

아쉽지만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마음 속에 뭔가 아쉬움과 경이로움이 내 마음을 가득채웠다.

 

 

 

푸른빛이 에메랄드 빛의 물로 바뀌는 것이 너무 신기할 뿐이였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전국 어디를 가나 라이더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항상 드는 생각이 꼭 왜 저렇게 많이 몰려서 다녀야 할까! 유유자적하며 혼자나 둘이서 다닐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차를 타기 전 다시 한번 구문소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원래는 주차장에서 산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이곳이 임시폐쇄가 되어서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경상북도 봉화지역을 지나 중앙고속도로를 탈 수 있었다.

 

태백을 나와 영주로 나오니 넓은 들판이 보였다.

 

주말이였지만 수도권에 들어가 전까지는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수도권에 들어서니 이때부터 극심한 정체가 시작되었다.

 

 

양평에서 6번 국도를 따라 가는데 차가 엄청 밀렸다. 괜히 고속도로에서 나왔나라는 후회가 들었다. 주말저녁이다 보니 서울근교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들어가는 차들로 국도는 주차장이 되었다.

 

좁은 갓길로 오토바이 행렬이 지나갔다. 며칠 전 이곳에서 오토바이 3중 추돌이 있었다는 뉴스 기사가 생각났다. 갓길이 넓지 않은데 차를 피해 요리조리 피해 줄지어 지나가는 오토바이들에서 위태로움이 느껴지기도 하며 짜증도 났다.

 

이렇게 차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서 가는 오토바이를 보고 있으니 마음 속으로 욕이 스물스물 나왔다. 오토바이 운전자도 위험하지만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위험하기에 갑자기 짜증이 물 밀려오듯 올라왔다.

 

 

양평에서 서울로 들어서는 길은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벌써 해는 서쪽 하늘 넘어로 완전히 져버렸다. 이렇게 해서 갑자기 간 태백 1박2일 여행이 끝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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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이 워낙 관광으로 유명한 지역이 아니다 보니 어디를 또 가야 할지 이 블로그 저 블로그를 찾아봐야 했다. 태백 시내 평창에 양떼목장이 있다면 태백에는 산양 목장이 있었다. 산양 목장에 올라 바라본 태백 시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것 같다.

 

 

산양 목장은 태백 시내에 위치해 있었다. 오투리조트에서 체크아웃을 할 때 너무 아쉬웠다. 하루만 더 있으면 좋은 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양 목장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언덕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야 했다. 주말엔 방문객이 많아서 아래에서 차를 통제하는 것 같았다. 주중엔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차로 목장 앞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숨이 가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끔씩 힘들면 마스크를 벗고 맑은 공기를 깊게 마셨다.

 

 

목장에서 뛰쳐나온 양일까? 언덕을 오르는 도중 산양을 만날 수 있었다.

 

언덕 중간쯤 올라 뒤돌아 보니 태백 시내와 기찻길이 보였다. 내가 철덕인건 어떻게 알고 때마침 무궁화호 열차가 태백역 쪽으로 가고 있었다.

 

이제 거의 언덕을 다 오른 것 같다. 언덕길 옆으로 파란 하늘과 녹색의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만 딱 떼어내 보면 알프스의 초원, 뉴질랜드의 어느 목장같이 느껴졌다.

 

이 산양들은 도망도 안 가는지 이렇게 길가까지 나와서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이제 목장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골짜기 사이에 위치한 고원의 도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산양 목장 앞에는 작은 주차장이 있었는데 공간이 넓지 않아서 벌써 차로 가득 차 있었다. 산양 목장에 들어가기 위해 2층 카페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카페에 들어서니 창문 너머로 그림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와! 이런 뷰를 가진 카페가 있었다니! 뷰에 눈이 푱하고 돌아가는 것 같았다.

 

 

사진을 찍을 수 가운데 자리는 포토존으로 되어 있었다.

 

 

 

티켓을 구매한 후 목장 안으로 들어갔다.

 

 

산양뿐만 아니라 귀여운 아기돼지 형제들도 있었다.

 

푸른 들판이 가파르게 펼쳐져 있었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살이 쪄서 힘든 것인지 아니면 언덕이 가파르기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언덕에 오르는 게 힘들긴 하지만 언덕에 올라 뒤로 돌아서 본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태백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니! 내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산양들은 아주 편하게 언덕을 올랐지만 사람들은 언덕에 오르느라 힘들어 보였다.

 

언덕에 오르니 뒤로 전날 갔었던 매봉산 바람의 언덕이 보였다. 태백의 산은 평창에서 보았던 산들과는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평창은 고원지대이지만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면, 이곳은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었다.

 

 

언덕에 올라 똥폼도 잡아보았다. 대신 바닥에 앉을 땐 양들이 싼 똥들을 잘 피해서 앉아야 했다.

 

 

 

하늘이 너무 깨끗했다. 가끔 머리 위로 지나는 구름은 심플한 파란 하늘에 변화를 주었다.

 

뒤로 보이는 도시만 없다면 진짜 알프스 산골 어딘가로 착각할 것 같았다. 지대가 높은 곳이다 보니 햇빛이 더 따갑게 느껴졌다.

 

 

 

산양들은 우리 주변으로 왔다, 우리 손에 사료가 없음을 알고 획 고개를 돌려 냉정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산양들이 약아서 손에 사료를 든 사람에게만 관심을 보였다. 우리도 사료를 하나 샀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찻길엔 기관차 한 대가 외로이 태백을 떠나 산 밑으로 내러 가고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기차를 타고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양들은 사료를 든 사람과 안 들고 있는 사람을 차별하는데 그래도 귀여운 꼬꼬마 돼지들은 우리에게 살갑게 대했다.

 

 

이곳의 마스코트인 산양인가?! 도도하게 바위 위에 올라 그림처럼 서있는 산양이 있었다.

 

 

이 산양을 보고 있으니 내가 제일 잘나가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언덕 곳곳에 파라솔과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카페에 가니 이곳도 이용료를 내고 빌리는 것이었다.

 

 

 

 

우리가 다른 곳을 보고 다시 돌아왔는데도 저 양은 그림처럼 저곳을 지키고 있었다.

 

언덕을 조금 오르락내리락 거렸더니 배가 고팠다. 아침에 카페인 충전도 하지 못했기에 커피와 빵을 주문했다.

 

카페 양옆으로 테라스가 있었다. 한쪽은 햇볕이 너무 뜨거워 사람들이 사진만 찍고 반대쪽 그늘에서 음료나 빵을 먹었다.

 

 

 

 

가격이 착하진 않았지만 좋은 풍경을 보며 먹으니 비싸다는 생각이 저절로 사라졌다.

 

 

이번 여행을 통해 태백이란 도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너무 이 도시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편견에 휩싸여 있었구나 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확실히 서울과는 공기가 다른 것 같았다. 가을에 오면 또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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