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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싶더니 갑자기 추워져 겨울에 바짝 가까워진 10월이다. 두꺼운 겨울옷은 아직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제 털이 보송보송 달린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추워지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양주 나리공원에 다녀왔다.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나리공원에서 꽃 축제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꽃 축제를 하고 있었다.

 

난 유료 아빠는 무료로 공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아마 매해 가을마다 이곳에 오는 것 같다. 공원의 식물들이 나이를 점점 먹어 감에 따라 공원의 꽃들이 더 풍성해지는 것 같다.

 

이젠 코로나가 익숙해진 것 일까, 공원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았다. 코로나 이전의 북적임은 아니였지만 예년에 비해 사람이 많아졌음이 느껴졌다.

 

다양한 꽃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꽃단지가 꽤 넓어서 황홀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초는 벌써 반이상 져버려서 마음이 아팠다.

 

대신 세월이 지날때 마다 핑크뮬리는 더욱더 거대한 군집을 이루고 있었다.

 

 

 

 

희미한 핑크빛이 아닌 진분홍의 진한 핑크빛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몇년 전까지는 핑크뮬리는 생소한 식물이었는데 이젠 외래종의 식물이지만 가을하면 생각나는 전국민의 식물이 된 것 같다.

 

 

 

 

핑크뮬리 사이에 서니 이 시간만큼은 환상의 세계로 빨려가는 것 같았다.

 

 

 

역시 핑크뮬리가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 거대한 군집은 이룬 핑크빛 물결을 보면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핑크뮬리를 지나면 천일홍 꽃밭이 나왔다.

 

 

카메라의 색감을 너무 높게 올려 놓아서일까?! 천일홍 꽃이 너무 밝게 나왔다.

 

 

 

멀리서 찍어보니 천일홍의 핑크빛이 조금 산 것 같았다. 난 채도가 높은 사진이 너무 좋은데 채도가 높은 꽃을 찍을 땐 색감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철원 고석정꽃밭에서는 파란 댑싸리를 볼 수 있었는데, 나리공원의 꽃들은 붉게 타들어 가는 빨간색의 댑싸리들이였다. 갯벌에 사는 염생식물이 생각나는 붉은색 댑싸리였다.

 

 

 

이꽃도 고석정에서 본 것 같은데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문안개 핀 것 같이 꽃을 보고 있으면 꽃안개가 피어나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코스모스 길을 걸었다. 가을하면 그래도 코스모스가 가장 먼저 생각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가 이곳에 갔을 땐 코스모스가 많이 져서 아쉬웠다.

 

 

 

그래도 들판엔 늦가을까지 남아 피어 있는 코스모스가 찬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였다.

 

 

 

코스모스길을 지나 백일홍 꽃밭에 왔다. 백일홍과 천일홍 이름이 비슷해서 꽃도 비슷할 것 같지만 그 생김새가 전혀 달랐다.

 

 

 

붉은새의 노랑색의 핑크색의 여러 가지 백일홍 꽃이 피어 있었다. 파란하늘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니 꽃이 더욱 돋보여 보였다.

 

 

나리공원 한쪽엔 전망대가 있어서 공원의 꽃을 위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꽃 속에서 꽃을 바라볼 때와는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공원이 넓어서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사람에 치이는 느낌없이 사진도 찍고 꽃들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공원의 한쪽엔 억새풀이 있었다. 이젠 억새풀들이 꽤 자라서 키를 훌쩍 넘겼다. 작년에 이곳에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내선 관광비행이 있기 전날 이곳에 왔었다. 그러고 보니 국내선 관광비행을 타본지 벌써 일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더 좋아지기 보다 더 안좋아진 것 같아서 씁쓸했다.

 

 

 

 

억새풀도 이곳에서 핑크뮬리만큼 인기가 많은 곳이였다.

 

억새풀 곁으로 팜파스 그라스가 심어져 있었다. 이 풀을 처음 본 곳은 진도 쏠비치였다. 쏠비치 정원 한 곳에 팜파스 그라슬 심어 놓아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이곳의 팜파스 그라스는 아직 많지는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 같았다.

 

 

 

 

어떤 가족이 팜파스 그라스를 보며 팜파스가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아르헨티나 여행이 떠올랐다. 팜파스를 가보진 못했지만 칠레 산티아고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넘어갈 때 하늘에서 본 장엄한 평야가 아직도 생각난다. 바둑판같이 반듯하게 보였던 땅사이로 흐르던 구불거리는 강까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였다.

 

 

 

 

다시봐도 천일홍의 자주빛은 매력적이었다. 하늘이 조금만 더 파랬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이제 공원의 대부분을 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코로나와 함께한 두번째 가을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부분이 불편하고 짜증나고 힘들어졌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사회 변화를 더 빠르게 바꾸게 된 계기도 된 것 같다. 그중 하나가 원격수업이나 재택근무 등 인터넷 기반의 사회에 더욱더 다가간 것 같다. 그래도 마스크 벗고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던 시절이 많이 그립다. 이젠 마스크를 벗고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나 어색해졌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간 곳은 아스타 꽃밭아였다. 아스타라는 꽃은 처음이였다.

 

 

 

꽃은 자주색과 흰색 두 종류였는데 흰꽃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천일홍이나 핑크뮬리 등 핑크빛 꽃을 너무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출구로 나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핑크뮬리를 보았다. 아마 이 가을에 보는 마지막 핑크뮬리가 될 것 같기에.

 

장미 정원의 장미가 많이져서 장미 정원이라 부르기 민망하지만, 파란 장미 가지 사이사이에 빨간 장미들이 돋보였다. 사진동호회에서 왔는지 카메라 가방을 메고 계신 중년의 아저씨 분들이 많았다. 렌즈를 보니 괜히 부러워졌다. 어릴적엔 돈이 없어 번들렌즈만 썼는데 나이가 들어도 카메라에 관해선 그다지 난 변한게 없었다. 단지 18-55미리 줌렌즈에서 18-135미리 렌즈로 바뀌고, 중고로 중급자용 바디를 사용하는 정도일까. 아무튼 고가의 렌즈나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 앞에서는 벤츠 앞의 미티즈 같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장미를 본 후 출구를 따라 나갔다.

 

 

출구로 나가기 전 박인지 수세미인지 헷갈리지만 비닐하우스 안에 주렁주렁 자란 식물의 열매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식물까지 다 본 후 주차한 곳으로 걸어 갔다. 머리론 가을이 왔다 생각만 했었다. 이렇게 가을에 만날 수 있는 꽃들을 보니 2021년 가을이 지나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놀이터의 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이렇게 또 2021년의 한 계절이 지나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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