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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패키지 투어로 가려고 예약을 했다가 인원수 미달로 강천산 여행은 취소되고 내장산 백양사로 가게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번쯤 가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일박이일의 짧은 여행이기에 또 새벽에 집에서 순창으로 출발을 했다. 서울톨게이트를 지나는데 새벽시간 이었지만 벌써부터 도로가 붐비는게 느껴졌다.

 
 

수도권을 벗어나니 차가 조금 빠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남쪽지방으로 이동하는 차량은 여전히 많았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동쪽하늘에서 서서히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새로산 오렌지색 필터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주황빛의 하늘을 더 주황색으로 보이게 했다.

 
 

이번엔 파란색 필터를 끼워 보았다. 오렌지색 필터가 동이 틀 때는 더 나은 것 같아 보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고속도로를 달리니 점점 피로가 급속도로 몰려왔다.

 
 

이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나 보다. 차밖은 많이 차가웠다. 잠시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마셔보았다. 상쾌했다. 더 날이 추워지면 이런 상쾌함은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친구에게 내가 아시는 분이 암에 걸리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정정하셨던 분인데 암이라니.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가을 단풍을 보러가는 기분은 좋았으나 마음 한편은 죄진 사람같이 무거웠다. 마음 속 한편이 아파왔다.

 
 

하늘은 더 노랗게 변했다. 이 순간 모든 지상의 사물들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노란색 그라데이션 필터가 세상을 더 노랗게 만들었다.

 

살짝 낀 안개는 노란 하늘을 더욱더 깊은 색을 만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전라도 지방. 20대부터 였던 것 같다. 넓은 들판을 볼 수 있는 이곳에 마음이 갔다. 특히 새마을호 기차를 타고 창문에 기대어 바라본 노을은 20년전 이지만 아직도 어제 본 것 같이 생생했다.

 
 

전주를 지난 우리는 전라북도의 산악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산과 안개,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았다.

 
 

몇 시간을 열심히 달렸다. 드디어 고추장의 고장 순창에 도착했다. 순창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익숙했다. 김용택선생님의 책에서 자주 접해서 였을까. 처음 오지만 익숙한 이 느낌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고속도로를 나와 강천산으로 가는 지방도에 들어 섰다. 우와! 가로수, 이거 실화냐! 차가 다니는 도로가 아니라면 아마 사람들로 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기엔 너무 아쉬워 빈공터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운 후 멋진 가로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지나다니는 차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대신 개울에 퍼진 물안개만 바라볼 뿐이 였다.

 

강천산에 도착하기 전 길가의 가로수만으로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전에 조성된 길일까?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것 같았다. 점점 강천산에 가까워질 수록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채 아침 9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정신이 없었다.

 
 
 
 

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한 후 걸어서 매표소로 갔다. 매표소 앞 주차장은 일찍 만차가 되어서 이곳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했다.

 

운동삼아 걷는다 생각하며 천천히 보행자 길을 따라 걸어갔다.

 

알록달록, 강하지 않지만 은은한 단풍들이 내마음에 쏙 들었다.

 

주차를 하고나니 마음은 편했다. 사람들이 점점 몰려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결 마음은 가벼웠다.

 

아침은 상점과 식당이 몰려있는 곳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식사를 하고 나니 배도 불렀다. 어디선가 쉬고 싶었다. 매표소로가 표를 구매했다.

아빠는 경로라 공짜고, 나만 입장권을 지불했다.

 
 

왔으니 인증샷은 남겨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을 따라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물 속이 다보이는 투명한 물이 너무 맑고 깨끗했다.

 
 

어떤 곳은 단풍이 많이 떨어져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었다. 가을의 운치를 더 깊게 만들어 주었다.

 
 
 

물 속마저 가을을 담고 있었다. 깨끗한 가을하늘과 알록달록한 단풍, 그리고 크리스탈 같이 맑은 물까지 내 마음까지 덩달아 맑아지는 것 같았다.

 
 
 
 

강천산에는 여러 곳의 폭포가 있는데, 첫번째로 맞이한 폭포가 병풍폭포였다.

 
 

가파른 절벽을 흐르는 폭포수는 수량이 많지 않지만 은빛가루를 하늘에서 뿌리는 것 같았다.

 
 

붉은 단풍 나무 아래에 앉아 가을을 느껴보았다. 진짜 붉었다. 아! 진짜 가을인가 보다. 아빠의 체크무늬 옷이 가을 분위기를 더 가을같이 느껴지게 했다.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 신선한 가을 공기를 마스크를 통해 마셔야 하다니. 빨리 코로나인지 메로나인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엔 단풍이 떨어져 가을의 정취를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걷는 길이 꽤 긴 것 같았다. 9시 반 무렵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한시가 훌쩍 넘었었다. 코스가 길기는 했지만 딱 걷기 좋은 길이였다. 사진을 찍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은은한 것 같지만 곳곳에 포인트가 있어서 단조롭지 않은 사질을 찍을 수 있었다.

 
 
 

남도의 가을은 강원도의 가을과는 또 다른 깊이와 매력이 있었다. 내장산과 백양사의 가을은 화려했다. 이 가을을 불사르겠다는 그런 느낌의 강한 붉은색이었지만, 강천산의 가을은 강한 것 같으면서 은은했다.

 
 

은은한 가을 빛이 보는 사람을 부담스럽지 않게 만들었다.

 
 
 

걷는 내내 뷰파인더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찍을 수 있는 최대 능력으로 찍기 위해 노력을 했다.

 

어느덧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계곡아래로 내려가 사진을 찍었다.

 
 
 

모든 풍경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가을 감성이 다시 온몸 세포 하나하나에 퍼지는 것 같았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피곤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서울에서 출발을 했으니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전날 전주나 군산에서 숙박을 한 후 오고 싶었으나,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기를 잘한 것 같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주차는 커녕 길거리에서 시간을 다 버릴 것 같았다.

 
 
 

남들이 낙엽을 뿌리며 사진을 찍기에 우리도 따라서 해보았다. 낙엽이 축축해서 그림처럼 되지 않고 엉성한 모습으로 사진이 찍혔다.

 

처음에는 한편으로 후기를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사진을 고를 때 선택장애가 생겨서 이 사진 저 사진 다 보여주고 싶어서 후기를 두편으로 나누게 되었다. 강천산 여행의 첫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 적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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