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일박 이일의 여행을 할 때는 왜 그렇게 욕심이 생기는 걸까. 긴 여행은 여유롭게 하는데 짧은 여행을 할 때는 이것저것 욕심이 생긴다.

 
 

운주사를 구경한 후 정읍 허브원으로 향했다. 화순 운주사에서 정읍까지는 대략 두 시간이 걸렸다. 라벤더가 다 졌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니 마음 편하게 허브원으로 갔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방문객은 생각보다 적었다. 주차장도 널찍해서 차를 주차한 후 허브 단지로 걸어갔다. 날씨가 미친 것 같다. 차 밖으로 나오니 땀이 멈추지 않았다.

 
 

멀리서 보니 라벤더가 거의 다 져서 괜히 왔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라벤더의 절정이 지났기에 사진에서 보았던 보랏빛 물결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라벤더 밭은 라벤더를 수확해서 빈 공터 같았다.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조금 걸어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라벤더 길로 들어갔다.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라벤더가 일부 남아 있어서 씁쓸한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꽃이 풍성하게 보일까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최대한 클로즈업해서 아래에서 위로 사진을 올려 찍었다.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피어 있는 라벤더들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고성 하늬 팜 라벤더 농장보다 몇 배는 넓었다. 라벤더가 만발했을 땐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 같았다.

 
 
 

라벤더가 많이 져서 그런지 방문객이 많지 않은 점이 오히려 좋았다.

 
 

라벤더 꽃 속에 서 있으니 라벤더의 은은한 향이 느껴졌다. 태양볕 때문에 머리는 타들어 갈 듯 뜨거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라벤더 농장을 걷고 있으니 기분이 서서히 좋아졌다. 단지 내 옷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사진을 찍고 있는데 라벤더 농장에서 일하는 아저씨께서 이 농장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람들이 라벤더 사진을 찍는다고 라벤더 사이에 덮어놓은 비닐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데 이게 라벤더를 빨리 죽게 한다고 하셨다.

 
 
 
 
 

아저씨의 말을 듣고 나니 라벤더 꽃 속으로 들어가서 사진 찍는 게 마음에 걸렸다.

 
 
 
 

절정이 지났지만 이 정도면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단렌즈로 찍으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조금만 걷다 가려고 했는데 걷다 보니 농장 깊숙한 곳까지 걷게 되었다.

 
 
 
 

산 위에 있다 보니 뒤를 돌아 보면 시원한 뷰가 마음을 뻥 뚫리게 해주었다.

 
 
 

라벤더의 보랏빛 물결을 못 봐서 아쉽지만 이 순간은 오늘 밖에 없기에 최대한 이 순간을 즐겼다.

 
 

내년에 온다면 라벤더 꽃이 절정일 때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수기라면 줄 서서 사진을 찍었을 법한 포토 스폿에서도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라벤더가 절정일 때는 입장료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땐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다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갔다.

 

평지에 파라솔이 쳐져 있어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있으면 딱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생뚱맞아 보이지만 돌 사이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았다.

 
 

서쪽 하늘에는 조금씩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귀찮다고 그냥 지나쳐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의자 방향을 잠깐 돌려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서울에서 가깝다면 사람이 많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카페 쪽으로 향했다. 처음에 못 보던 풍경이 하나씩 더 들어왔다. 이 공간이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땀은 주룩주룩 흐르지만 카메라 셔터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더위를 잘 안 타는 아빠도 이제는 힘에 부치시나 보다.

 
 

빨리 사진 찍고 카페로 가자고 하신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홋카이도에 가서 라벤더를 보고 싶은데 내가 직장에 매인 몸이다 보니 7월 초에는 언제나 휴가를 내기가 어렵다. 그래도 마음속으론 항상 홋카이도에 가서 보랏빛 들판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덥지 않았다면 카페에 안 들리고 바로 서울로 갔을 텐데 시원한 음료가 간절했다.

 

봄, 가을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셔도 운치 있을 것 같았다.

 

실내로 들어오니 천국이었다. 커피보다는 이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더 당겨서 나는 에이드 종류로 아빠는 라벤더 라테로 주문했다.

 

1층은 약간 칙칙한 분위기라 인증 사진만 찍고 2층으로 올라갔다.

 
 
 

흰 계단을 오르면 2층으로 오를 수 있는데 계단이 전부 흰색이라 오르고 내릴 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우리가 늦게 카페에 가서 그런지 베이커리가 다양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음료의 빛깔이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석양이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풍경은 이쁘지만 해가 너무 뜨거웠다.

 
 

그래서 해가 비치지 않는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석양이 보이는 곳의 뷰도 좋고 안쪽 뷰도 좋았다.

 
 

잠시 쉬다 보니 젖은 옷이 다 말랐다. 티맵으로 경로를 확인하니 차가 막히지 않기에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어느덧 하늘은 더 붉게 물들었다.

 

뜨거웠던 햇살도 서서히 누그러들었다.

 
 

라벤더 농장도 고요하고 카페엔 적막감이 들었다.

 
 
 

차에 타기 전 주차장 옆 해바라기 밭으로 갔다.

 

하늘을 향해 한 방향으로 서있는 꽃들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 해바라기가 언제부터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것은 고흐의 해바라기를 본 후 해바라기가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바라기같이.

 

땅은 노랗고 하늘을 붉고, 모든 게 아름다웠다.

 
 

이 순간이 정지된 것 같았다. 마음속 앨범에 한쪽에 오늘의 이 순간이 스틸 것처럼 저장되었다.

 
 

해가 더 서쪽으로 더 질수록 해바라기는 더 짙은 노란색을 띠었다.

 
 

라벤더도 보고 해바라기도 보고, 장마라 못 보던 붉은 석양도 보았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발길이 떼어지지 않았다. 짧은 여행에 많은 곳을 돌아다녀 피곤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가벼운 여행이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이번 여름은 특이하게 덥고 습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계절의 개념을 이제 서서히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홈쇼핑에서 전라남도 숙소 특가 상품을 판매하기에 홀리듯 상품을 구매했다. 화순에 있는 금호리조트로 예약을 했는데 서울에서 화순까지는 꽤 먼 거리라 중간에 어딜 들렀다 가면 좋을 것 같았다.

 
 

7월의 첫날,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새벽시간이지만 서울을 빠져나가려는 차가 많았다.

 
 

하지가 지났지만 해가 길었다. 오랜만에 타는 경부고속도로와 천안, 논산 고속도로였다.

 
 

알밤으로 유명한 정안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아침을 간단하게 먹었다.

 

보성 수국이 유명하다고 해서 전라도로 바로 향하려다 공주 유구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몇 년 전 코로나가 한창 퍼질 때 처음 가본 이후 처음 가보는 유구였다. 길가에 화사하게 핀 꽃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일교차 때문인지 고속도로에는 옅게 안개가 끼어있었다.

 

충청도는 서울과 가깝기에 그다지 매력이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인가 충청도가 편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톨게이트를 통과해 유구 색동 수국 정원으로 갔다. 톨게이트에서 나와 얼마 멀지 않은 곳이었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 전통시장 앞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전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유구 하나로 마트 주차장에 주차를 했었다.

 
 

차를 주차한 후 강가로 걸어갔다. 6월에 와야 절정의 수국꽃을 볼 수 있는데 절정을 지났기에 수국이 꽤 졌을 것 같았다.

 
 

수국꽃을 만나기 전 논가 옆 접시꽃을 만났다. 푸른 논 옆의 접시꽃의 색은 더 선명하고 이뻤다.

 
 

수국 정원에 들어서니 아직 지지 않은 수국이 피어있었다.

 

수국축제의 끝물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다만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자 하는 포토그래퍼들만이 많았다.

 

아빠는 수국의 절정이 지나서 너무 아쉽다고 하시는데 내 눈에는 이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선명한 분홍색이 아니라 꽃 사진이 조금 지저분하게 보일뿐 아직도 길가에는 수국꽃 세상이었다.

 
 

일단 사람이 없으니 너무 좋다.

 

카메라는 총 2대를 챙겨갔다. 하나는 팬택스 보디에 시그마 아트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다른 카메라는 니콘 Zfc였다.

 

상황에 따라 펜탁스와 니콘을 번갈아 사용했다.

 

져가는 수국꽃이 그립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일찍 이곳을 방문했다.

 
 

아빠가 고프로로 촬영하고 싶다고 하셔서 내가 챙겨왔는데 목걸이 형태는 너무 폼이 안 난다고 하셨다. 그래서 조금 촬영하시다 어느 순간 가방 안으로 들어갔다.

 

사진작가들 삼각대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데 어떤 사진을 찍어 내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작가들의 열정이 멀리서도 느껴졌다. 무거운 가방에 삼각대, 그리고 카메라까지. 열정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아트 렌즈로 찍으니 눈으로 보는 것보다 확실히 더 색이 진하게 나왔다.

 
 

아트 렌즈로 인물을 찍으면 얼굴이 너무 노랗거나 붉게 나오는데 꽃만 찍으니 실제보다 더 실감 나게 사진을 만들어 주었다.

 
 
 

맑은 하늘이 그리운 날이었다.

 

수국꽃 위로 걸린 가랜더의 글귀가 마음에 들어왔다. 꽃이 있는 곳에는 그 어떤 글을 가져다 놔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아빠는 처음에 수국이 많이 져서 아쉽다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볼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셨다.

 
 
 

강길을 따라 계속 걷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수국이 있는 곳만 구경했다.

 
 

어떻게 찍으면 마음 속 깊이 꼭 박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이리저리 찍어봐도 내눈에는 다 비슷한 구도의 사진이었다. 사진은 내인생의 계륵이었다. 손을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잘 찍지도 못하니.

 

사람이 많다면 눈치껏 찍어야 할 가랜더의 글도 기다림없이 찍을 수 있었다.

 

포토 스팟도 비어 있어서 찍고 싶을 때 기다림없이 사진을 찍었다.

 
 
 
 

날이 조금만 더 시원하면 좋겠는데 아침 시간이었지만 습하고 더웠다. 이제 진짜 여름인가 보다.

 

오두막에 올라 잠시 쉬었다. 시원한 바람이 그리웠다.

 

아름다운 꽃에 취해 등이 다 젖도록 사진을 찍었다.

 
 

똑같은 사진도 미묘하게 다르게 보이기에 모델인 아빠에게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주문했다.

 

수국을 보고 있으니 이 초여름이 가고 있음이 느껴졌다.

 
 

둑에 서면 수국 꽃 뒤로 유구 시내가 보였다.

 

논 내음이 좋았다.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향긋함이기에 이 냄새는 내가 여름 하면 떠오르는 향수였다.

 
 

이제 볼 만큼 본 것 같은데 뭔가 아쉬웠다.

 

다시 둑 아래로 내려가 사진을 찍기로 했다,

 
 

제2회 수국 정원 사진 공모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도 출품해 볼까 생각이 들었지만 작가분들이 많이 낼 것 같아 부러운 시선으로 플래카드만 바라보았다.

 

둑 아래로 내려왔다. 우리는 공원을 한 바퀴 돈 후 다시 원점으로 왔는데 아직도 공원은 조용했다.

비석 앞도 한산해서 어찌 보면 쓸쓸해 보였다.

 
 

같은 장소도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냐에 따라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진다. 펜탁스의 색감이 너무 좋아 20대 때부터 사용했다. 니콘은 촬영 당시의 색감보다는 보정했을 때의 느낌이 더 좋았다.

 
 

카메라를 바꾼 후 아빠랑 같이 셀카를 찍는 횟수도 더 늘었다.

 
 
 

아빠랑 나의 관심 시간은 딱 2시간이기에 점점 꽃에 질려가고 있었다.

 

함께 하기 때문에 좋고 그 시간이 소중하지 않을까. 가랜드의 글귀가 내 마음에 돌을 하나 던져주고 갔다.

 
 
 

이제는 무엇을 찍어도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찍었다.

 
 

우리는 징검다리로 향했다. 큼직한 돌의 징검다리였다.

 

징검다리 사이사이로 맑은 물이 흘렀다.

 
 

완연히 여름이었다. 예년 같은 여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름이라 좋았다.

 
 

징검다리에서 돌아와 벤치에 앉아 잠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시골 담장 어디를 둘러봐도 천사의 나팔 같은 능소화가 펴있었다.

 
 

창고에 그려진 수국 그림은 과하지 않고 단아했다.

 

전통시장 주차장에 다다르니 창고 같은 건물의 벽면에 베틀을 짜는 벽화를 볼 수 있었다.

 
 

건물 사이의 핑크빛 길은 꿈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두 번째로 온 유구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또 수국꽃이 필 때가 되면 유구가 생각날 것 같다. 수국 하면 유구가 아닐까.

https://youtu.be/g6R55vUDg9Y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강원도의 날씨는 너무나 맑았다. 같은 나라인데 이렇게 날씨가 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암동굴을 다녀 온 후 너무 많은 계단을 걸어서 그런지 순간 다리가 풀려버렸다.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아빠가 태백 구와우 마을을 가자고 했다. 그래서 다음 여행지인 구와우 마을로 향했다.

 

강원도 산골짜기 길을 굽이굽이 펼쳐져 있었다. 직선 도로였으면 몇분 밖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정선에서 태백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대신 계곡을 따라가며 펼쳐진 풍경은 뉴질랜드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웠다. 태백으로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 아빠랑 몇년 전에 다녀온 뉴질랜드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풍경 좋은 곳이라고 써있길래 잠시 차를 세웠다. 사람의 손을 탄 길고양이가 벤치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벽 위로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의 이름이 소금강이였는데, 소금강이 이정도로 멋있으면 진짜 금강산은 얼마나 멋있을지 궁금했다. 바위 사이로 자란 나무들과 절벽의 바위가 겹겹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였다. 그리고 강물의 색도 에메랄드 빛을 내고 있었다.

 

태백으로 가는 길은 오래걸리기는 했지만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여름 노래를 틀어 놓고 밖의 풍경을 보았다. 산을 깎아 만든 밭에서는 배추 수확이 한창이었다. 이것들도 고랭지 채소인지 궁금했다. 배추를 수확한 밭과 수확을 앞둔 밭의 풍경이 흡사 안반데기의 풍경과 비슷했다.

 

 

 

 

푸른 하늘과 녹색의 들판이 이국적인 모습을 자아내고 있었다. 직선 길로 다니는, 항상 빠르게 빨리만을 추구하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느린길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지만, 이렇게 굽이굽이 가는 길이기에 풍경을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느리게 가는 길도 좋은 것 같다.

 

계속되는 장마로 이날도 비가 올까 계속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날이 좋지 않아서 해바라기가 충분히 크게 성장하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나는 성인요금 5,000원 아빠는 경로우대를 받아서 경로요금 3,000원 총 8,000원을 지불했다.

 

 

차를 주차한 후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발열체크 하는 곳으로 갔다. 요즘은 어디가나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주소와 연락처를 적는 것 같다. 당연히 연락처를 적어야 하지만 항상 누군가 내 개인정보를 보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연락처를 적는 것이니, 개인정보 노출의 찝찝함이 있기는 하지만, 거짓없이 적었다.

 

 

해바라기를 보러가는 입구에 카페도 있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충분히 거리를 두고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조형물 중 신기한 것이 있었다. 터널 환풍기를 가져다 장식을 해놓았다. 옆에서 봤을땐 비행기 엔진을 가져다 놓은줄 알았는데, 앞에서 바라보니 환풍기였다.

 

비가 와서 길이 질척거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길이 말라있었다. 아빠는 해바라기가 충분히 크게 크지 않아서 이쁘지 않다고 하셨다. 나는 크던 작던 해바라기면 좋기에 아무 불만이 없었다.

 

이날은 하늘이 도운건지 하늘이 너무 새파랗게 맑았다. 그리고 한쪽은 해바라기 다른 한쪽 길은 알록달록한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약간 언덕에 해바라기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농장 끝에 가서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농장 끝부분으로 걸어 갔다.

 

해바라기 말고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루드베키아가 해바라기 농장 한편에 조용히 피어 있었다.

 

우리는 해바라기 농장 외곽쪽을 따라서 올라갔다. 내려올 때는 해바라기 농장 가운데로 내려왔다.

 

 

 

 

살짝 높은 곳으로 오니 해바라기 농장이 훤하게 보였다. 저 멀리 있는 산 꼭대기에는 풍력 발전기의 팬이 돌아가고 있었다. 요즘들어 강원도로 자주 놀러 오고 있는데, 한국의 알프스라고 불릴만큼 산도 아름답고 풍경도 완전 알프스만큼은 아니지만, 흡사 알프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쉬면서 아빠와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의 주요 내용은 저사람들 불륜같어! 아니야 그냥 친구사이야! 앉아서 아무 쓸모 없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시 앉아서 쉬니 에너지도 충전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시원했다.

 

 

단지 아쉬웠던 점은 위에서 봤을 때 완전히 노란 해바라기 밭을 상상했는데, 푸른 들판에 해바라기가 점점처럼 찍혀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해바라기 농장 가운데로 가기 위해 이동을 했다. 작은 개울을 지나서 갔다.

 

 

중간에 살짝 점프를 해야 해서 아빠는 내 무릎을 걱정했다. 그러나 그렇게 넓지 않았기에 무릎이 안좋은 나도 충분히 건널 수 있는 폭이였다.

 

해바라기가 잘보이는 오두막이 하나 있었다. 이곳에서 설정샷을 찍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2층으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1층에서만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

 

 

해바라기 농장의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다시 농장입구로 갔다.

 

양옆으로 펼쳐진 해바라기가 장관이었다. 그리고 외곽쪽에서 봤을 때 보다 해바라기가 훨씬 더 크고 이뻤다. 그러나 길에 깔아둔 멍석같은 것이 물을 먹어서 약간 길이 질퍽거렸다.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 잘못하면 진흙탕에 빠질 수 있었다.

 

해바라기가 시든건지 피고 있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 수만개의 해바라기가 피어있었다.

 

 

길은 길게 뻗어 있고 양옆으로 해바라기를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푸른하늘에 크고 높게 떠있는 구름 등 모든게 한폭의 그림 같이 보였다.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으니, 해바라기들이 우리만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길고 지루한 장마만 아니였어도 더욱더 크고 아름다운 해바라기를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 피어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해바라기 사이로 꿀벌들도 열실히 일을 하고 있었다.

 

 

종종 이렇게 이쁜 해바리기를 보면 기분이 좋았다. 딱 우리가 해바라기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런 모양의 해바라기였다. 해바라기 마이크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입구쪽으로 걸어가니 이쪽 해바라기가 조금 더 싱싱한(?)것 같아 보였다. 잎도 더 활짝 핀 것 같아 보였다.

 

 

 

걸으면서 수백장의 사진을 찍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데, 또 자세히 보면 다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고흐의 그림에 나오는 해바라기도 있었다. 테디베어 해바라기라고 불린다고 알고 있다. 일반적인 해바라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꽃이였다. 그리고 들어올 때 보았던 환풍기를 앞에서 보니 사람이 만세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구와구 마을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소는 이 팻말이 있는 곳이었다. 가장 이국적인 장소였다.

 

마지막까지 해바라기와 사진을 찍었다. 살면서 볼 수 있는 해바라기는 다 보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비가 와서 해바라기를 못보고 갈까봐 걱정을 많이하고 왔는데, 다행이 비가 갑자기 멈춰주었다.

https://place.map.kakao.com/8668235

 

태백해바라기축제

강원 태백시 구와우길 38-20 (황지동 283)

place.map.kakao.com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무령왕릉에서 궁남지까지는 차로 40여분이 안 걸린 것 같다. 창문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에어콘을 틀었으나 바람이 부는 곳만 시원했다. 네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가다 보니 궁남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주차장이 만차였다. 그래서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다른 쪽 주차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신기한 차를 봤다. 찾아보니 수륙양용자동차라고 한다. 공주에서는 코끼리 열차를 보고, 부여에 오니 수륙양용자동차까지,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서문 주차장은 여유공간이 많아서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궁남지에 대한 안내판을 보니 생각보다 무지무지하게 큰 것 같았다. 그리고 연꽃을 보러 오는 곳이다 보니 대부분이 그늘이 없는 곳이었다.

 

주차를 하고 밖으로 나가니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졌다. 동남아의 후텁지근함과 한국 특유의 강한 햇살이 직각으로 나를 찍어 누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래도 여름이 겨울보다 더 좋은 것 같다. 햇볕에 타들어 가더라도 푸릇푸릇함이 있는 여름이 그래도 더 나은 것 같다. 또한 여름에 살도 더 잘빠지니 겨울에 비해 여름에 살에 대한 스트레스가 조금 덜한 것 같다.

연꽃 말고도 다른 꽃들도 길가에 피어 있었다. 연꽃이 지루해질 무렵에 다른 꽃을 보는 것도 꽤 좋았다.

 

연잎이 아빠 키만큼 컸다. 이렇게 큰 연꽃과 연잎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연잎 속을 걷고 있으면 만화 속 주인공인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연잎을 꺾어서 써도 될만큼 연잎의 사이즈가 상상을 초월했다.

 

일상에서는 분홍색 연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우리를 처음 반긴 것은 하얀색 연꽃이었다. 자세히 보면 꽃잎의 끝이 살짝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순백의 꽃안의 노란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걷다보니 이번에는 절에서 봤을법한 분홍빛의 연꽃을 볼 수 있었다.

비가 오면 이렇게 비를 피할 수 있을까? 굼긍해서 직접 연잎 밑으로 들어가 보았다. 개구리 왕눈이라면 왠지 이 연잎을 꺾어서 비를 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가을이 되지 않았지만 길가에 코스모스 한무리가 피어 있었다.

 

 

연꽃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연꽃과 잎이 커서 사진찍는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정오가 넘어간지 얼마 안된 시간이라, 그늘이 많이 없어서 힘들었다. 일단 물이 많다보니 습하고, 그늘이 없어서 머리가 뜨거웠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쓰고 다녔다.

 

 

 

연꽃 단지마다 꽃들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았다. 어느 쪽은 하얀 연꽃이 다른 쪽은 분홍색이, 또다른 곳은 노란색의 꽃이 우리가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연꽃도 있었다.

 

 

 

 

 

 

분홍색의 연꽃히 활짝 피어 있었다.

 

날이 뜨거워서 힘들지만 찍는 사진마다 너무 잘 나와서 기분은 좋았다.

화장실에 갔더니 프리와이파기 안내 팻말이 있어서, 역시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 맛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나라만큼 와이파이에 후한 나라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궁남지는 연꽃 때문에 너무나도 유명한데, 봄, 가을도 사진을 보니 멋진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가을에 한번 더 오고 싶었다.

 

 

궁남지가 꽤 넓고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면서 걸을 수 있었지만, 쉴 수 있는 공간이 적은 것 같았다.

 

가는 곳마다 아빠 키만한 연꽃들이 피어 있어서 사진찍는 것을 쉴 수 없었다.

 

같은 것 같으면서도 뭔가 다른 사진들이 찍혔다. 그리고 꽃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걸으면서 계속 꽃에 시선을 뺏기었다.

 

이 꽃은 유난히 더 핑크빛깔을 띄고 있어서 더 눈이 갔다.

연못에 물을 대기 위한 수차도 있었는데 작동을 해볼 수는 없었다.

 

 

분홍꽃과 흰꽃에 질릴 무렵 이번에는 금빛의 연꽃을 만날 수 있었다. 너무 진하지 않은 노란색 꽃잎이 단아한 미를 뽐냈다.

그리고 물 위에 피어있는 수련도 자신의 모습을 봐달라는지 연꽃과는 다른 새침함을 보여주었다.

 

처음에 올 때는 얼마나 넓겠어 하고 왔는데, 걷다보니 너무 너무 넓었다. 그냥 산책삼아 오기에는 조금 사이즈가 큰 것 같았다. 특히 대낮에 걸으려니 점점 지쳐갔다.

 

길가 옆에서도 이렇게 연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포인트에서 줄을 길게 설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꽃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곳이 사진찍기 좋은 장소였다.

 

 

연꽃봉오리의 크기도 어마어마 했다. 연꽃봉오리를 먹는 척을 하니, 거대한 복숭아를 먹는 것 같아 보였다.

 

어느 연못은 이렇게 가운데를 걸어갈 수 있게 해놓았다. 뒤로 보이는 텐트만 없으면 발리에 와서 찍었다고 해도 될 만큼 이국적이었다.

 

 

연꽃 사이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니, 우리가 소인국의 난쟁이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연꽃을 구경하며 돌다보니 가운데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가 하늘까지 머금고 있었다. 땅의 꽃들도 너무 이쁘지만 이날은 하늘의 구름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넓은 호수를 보니 눈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녹색과 파란색의 콜라보레이션이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잠시 오두막에 쉬어갔다. 앉아 있으니 눕고 싶어졌지만, 체면이 있으니 앉아서 땀만 잠시 식혔다.

 

길가에 무궁화가 피어있었는데, 사이즈가 거대했다. 무궁화가 이렇게 컸나라는 의심이 들정도로 거대했다.

 

노란 물양귀비가 자라는 곳을 지났다. 누군가 물 위에 노란색 색종이를 뿌린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서동요에 나오는 인물 같은데, 표정이 새침한게 보면서 너무 웃겼다. 그러면서 약간 어색하게 왜 이곳에 덩그러니 놓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완전히 더위에 지쳐서 차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왠지 다 못보고 가면 아쉬울 것 같아서, 남은 부분까지 보고 갔다.

 

 

 

 

한 두어시간 연꽃만 보니 눈에 연꽃이 아른 거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이렇게 큰 연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날씨가 조금만 덜 더웠어도 좋았을 텐데, 날씨에 대한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사람들이 종이 모자를 쓰고 다니길래 어디서 주나 궁금했는데, 이곳에서 나누어 주고 있었다. 서문주차장에서 궁남지로 들어가는 길이 세군데 있는데, 우리는 다른 길로 들어가서 종이모자와 부채를 받지 못했다. 받을까 하다가 어차피 다 구경하고 가는데 굳이 받으면 짐이 될 것 같아서 지나쳤다. 연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의 크기도 클뿐만 아니라 연꽃과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