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강원도의 날씨는 너무나 맑았다. 같은 나라인데 이렇게 날씨가 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암동굴을 다녀 온 후 너무 많은 계단을 걸어서 그런지 순간 다리가 풀려버렸다.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아빠가 태백 구와우 마을을 가자고 했다. 그래서 다음 여행지인 구와우 마을로 향했다.
강원도 산골짜기 길을 굽이굽이 펼쳐져 있었다. 직선 도로였으면 몇분 밖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정선에서 태백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대신 계곡을 따라가며 펼쳐진 풍경은 뉴질랜드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웠다. 태백으로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 아빠랑 몇년 전에 다녀온 뉴질랜드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풍경 좋은 곳이라고 써있길래 잠시 차를 세웠다. 사람의 손을 탄 길고양이가 벤치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벽 위로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의 이름이 소금강이였는데, 소금강이 이정도로 멋있으면 진짜 금강산은 얼마나 멋있을지 궁금했다. 바위 사이로 자란 나무들과 절벽의 바위가 겹겹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였다. 그리고 강물의 색도 에메랄드 빛을 내고 있었다.
태백으로 가는 길은 오래걸리기는 했지만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여름 노래를 틀어 놓고 밖의 풍경을 보았다. 산을 깎아 만든 밭에서는 배추 수확이 한창이었다. 이것들도 고랭지 채소인지 궁금했다. 배추를 수확한 밭과 수확을 앞둔 밭의 풍경이 흡사 안반데기의 풍경과 비슷했다.
푸른 하늘과 녹색의 들판이 이국적인 모습을 자아내고 있었다. 직선 길로 다니는, 항상 빠르게 빨리만을 추구하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느린길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지만, 이렇게 굽이굽이 가는 길이기에 풍경을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느리게 가는 길도 좋은 것 같다.
계속되는 장마로 이날도 비가 올까 계속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날이 좋지 않아서 해바라기가 충분히 크게 성장하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나는 성인요금 5,000원 아빠는 경로우대를 받아서 경로요금 3,000원 총 8,000원을 지불했다.
차를 주차한 후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발열체크 하는 곳으로 갔다. 요즘은 어디가나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주소와 연락처를 적는 것 같다. 당연히 연락처를 적어야 하지만 항상 누군가 내 개인정보를 보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연락처를 적는 것이니, 개인정보 노출의 찝찝함이 있기는 하지만, 거짓없이 적었다.
해바라기를 보러가는 입구에 카페도 있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충분히 거리를 두고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조형물 중 신기한 것이 있었다. 터널 환풍기를 가져다 장식을 해놓았다. 옆에서 봤을땐 비행기 엔진을 가져다 놓은줄 알았는데, 앞에서 바라보니 환풍기였다.
비가 와서 길이 질척거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길이 말라있었다. 아빠는 해바라기가 충분히 크게 크지 않아서 이쁘지 않다고 하셨다. 나는 크던 작던 해바라기면 좋기에 아무 불만이 없었다.
이날은 하늘이 도운건지 하늘이 너무 새파랗게 맑았다. 그리고 한쪽은 해바라기 다른 한쪽 길은 알록달록한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약간 언덕에 해바라기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농장 끝에 가서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농장 끝부분으로 걸어 갔다.
해바라기 말고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루드베키아가 해바라기 농장 한편에 조용히 피어 있었다.
우리는 해바라기 농장 외곽쪽을 따라서 올라갔다. 내려올 때는 해바라기 농장 가운데로 내려왔다.
살짝 높은 곳으로 오니 해바라기 농장이 훤하게 보였다. 저 멀리 있는 산 꼭대기에는 풍력 발전기의 팬이 돌아가고 있었다. 요즘들어 강원도로 자주 놀러 오고 있는데, 한국의 알프스라고 불릴만큼 산도 아름답고 풍경도 완전 알프스만큼은 아니지만, 흡사 알프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쉬면서 아빠와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의 주요 내용은 저사람들 불륜같어! 아니야 그냥 친구사이야! 앉아서 아무 쓸모 없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시 앉아서 쉬니 에너지도 충전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시원했다.
단지 아쉬웠던 점은 위에서 봤을 때 완전히 노란 해바라기 밭을 상상했는데, 푸른 들판에 해바라기가 점점처럼 찍혀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해바라기 농장 가운데로 가기 위해 이동을 했다. 작은 개울을 지나서 갔다.
중간에 살짝 점프를 해야 해서 아빠는 내 무릎을 걱정했다. 그러나 그렇게 넓지 않았기에 무릎이 안좋은 나도 충분히 건널 수 있는 폭이였다.
해바라기가 잘보이는 오두막이 하나 있었다. 이곳에서 설정샷을 찍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2층으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1층에서만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
해바라기 농장의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다시 농장입구로 갔다.
양옆으로 펼쳐진 해바라기가 장관이었다. 그리고 외곽쪽에서 봤을 때 보다 해바라기가 훨씬 더 크고 이뻤다. 그러나 길에 깔아둔 멍석같은 것이 물을 먹어서 약간 길이 질퍽거렸다.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 잘못하면 진흙탕에 빠질 수 있었다.
해바라기가 시든건지 피고 있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 수만개의 해바라기가 피어있었다.
길은 길게 뻗어 있고 양옆으로 해바라기를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푸른하늘에 크고 높게 떠있는 구름 등 모든게 한폭의 그림 같이 보였다.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으니, 해바라기들이 우리만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길고 지루한 장마만 아니였어도 더욱더 크고 아름다운 해바라기를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 피어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해바라기 사이로 꿀벌들도 열실히 일을 하고 있었다.
종종 이렇게 이쁜 해바리기를 보면 기분이 좋았다. 딱 우리가 해바라기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런 모양의 해바라기였다. 해바라기 마이크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입구쪽으로 걸어가니 이쪽 해바라기가 조금 더 싱싱한(?)것 같아 보였다. 잎도 더 활짝 핀 것 같아 보였다.
걸으면서 수백장의 사진을 찍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데, 또 자세히 보면 다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고흐의 그림에 나오는 해바라기도 있었다. 테디베어 해바라기라고 불린다고 알고 있다. 일반적인 해바라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꽃이였다. 그리고 들어올 때 보았던 환풍기를 앞에서 보니 사람이 만세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구와구 마을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소는 이 팻말이 있는 곳이었다. 가장 이국적인 장소였다.
마지막까지 해바라기와 사진을 찍었다. 살면서 볼 수 있는 해바라기는 다 보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비가 와서 해바라기를 못보고 갈까봐 걱정을 많이하고 왔는데, 다행이 비가 갑자기 멈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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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해바라기축제
강원 태백시 구와우길 38-20 (황지동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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