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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라는 시간이 처음에는 너무 길게 느껴졌다. 힘들 때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여행의 중반을 넘어서면 항상 남은 날들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처음 낯선 땅에 도착하면 언제나 온몸에 긴장감이 감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번 여행은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왜 이렇게 하루가 길지! 만감이 교차하고 적응하면 벌써 여행의 마지막에 도착해 있다.

 

뉴질랜드에서 2주 그리고 호주에서 10일, 홍콩에서 2일 등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시드니 근교를 갈까 아니면 시내를 돌아다닐까 고민을 하다 날도 덥기에 멀리 가기는 싫었다. 그리고 저녁엔 짐도 정리해야 하기에 시내에서 못 가본 곳으로 가보았다.

 

시드니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처럼 덥고 습했다. 그래서 시원한 장소를 찾아보았다. 아쿠아리움이 시원할 것 같아서 뜨겁고 습한 공기를 맞으며 시내를 걸었다. 숙소가 있는 중앙역에서 달링하버까지는 그렇게 멀지는 않았으나 오늘따라 햇살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부산에도 씨 라이프 아쿠아리움 해운대점이 있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해외에 나오면 아쿠아리움도 잘 가는데 왜 국내에서는 그렇게 당기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 아쿠아림움 안으로 들어오니 에어컨 때문에 시원했다. 그리고 물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펭귄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하게 느껴졌다.

 
 

호주에 왔으니 니모랑 도리는 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보니 호주하면 니모와 도리가 생각났다. 역시 니모, 크라운 피쉬 앞에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본 어른과 아이들이 수족관 유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니모를 찾기 위해 초집중을 하고 있었다. 종종 도리를 보고 아이들이 도리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괴물같이 생긴 외모가 무시무시한 물고기도 있었다. 물고기는 무섭지만 이렇게 수족관 유리를 통해 보는 모습은 매번 신기하게 느껴졌다.

 

수중 터널 안에 들어오니 바닷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때마침 지나가는 가오리까지. 수중 수족관 안에 들어오니 내가 물고기를 구경하는 것인지 저들이 우리를 구경하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가오리가 자신의 인기를 아는지 한 번만 지나가는 것이 아닌 여러 번 우리 위를 지나가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위에서 볼 때랑 아래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너무 달랐다. 가오리는 위에서 내려보는 모습이 더 잘생긴 것 같다.

 

다양한 물고기들과 놀다 보니 시간이 잘 갔다. 수족관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웠지만 그래도 밖보다 시원하니 기분은 너무 좋았다.

 

이곳의 가장 인기가 있는 동물은 아마 듀공이 아닐까! 너무 귀여워서 나중에 기념품 상점에서 듀공 인형까지 사가지고 왔다. 앞 모습은 하마같이 생겼지만 뒤에는 돌고래같이 핀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보는 동물이라 신기하기만 했다.

 
 

수족관을 통해본 듀공의 모습은 거대한 고래같이 보였다.

 

수족관 밖으로 나와 방금 본 듀공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다. 물속에서 볼 때보다 크기가 작은 것 같았지만 처음 보는 동물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앞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다시 실내로 들어가 수중 터널을 또 지났다. 이번에는 죠스가 위를 어슬렁 어슬렁 다니는 곳이었다.

 
 

분위기도 방금 전 지나온 수족관과는 사뭇 다른 어둡고 으스스 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강하고 뾰죡한 이빨을 가진 백상아리가 유리를 깨고 우리를 물 것 같았다.

 

위에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우리를 내려보며 죠스는 무슨 생각을 할까? 더위를 피해서 온 수족관이었지만 생각보다 흥미진진했다.

 

펭귄이 있는 수족관은 훨씬 더 시원해서 오래 있고 싶었다. 펭귄들은 땅에서는 느리게 걸어 다니지만 물속에만 들어가면 느린 움직임은 사라지고 날렵하고 빠른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꾸며 수영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수족관 구경이 꽤 재미가 있었다.

 

역시 모든 수족관 구경의 마지막은 기념품 가게가 아닐까! 다양한 바다생물 모양의 인형들이 있었다.

 

펭귄도 귀엽고 니모도 귀엽고, 안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없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동물은 이곳의 상징인 듀공이었다. 듀공만은 손에서 놓을 수 없어서 결국엔 듀공 한 마리를 사서 가방에 넣었다.

 

시원한 안에 있다 밖에 나오니 푹푹 찌는 것 같았다. 이렇게 더운 여름엔 해변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수영하고 놀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넓다 보니 여름도 다 같은 여름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멜버른의 여름은 덥기는 했지만 참을만했다. 어느 정도 시원함도 있다고 해야 할까! 아웃백 지역은 진짜 말 그대로 타들어 가는 더위였다. 그래도 그늘에 있으면 어느 정도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곳 시드니는 그냥 한국의 더위였다. 실내에 있으면 살 것 같은데 밖에 나가면 온몸이 끈적이고 더웠다. 그래도 이 익숙한 더위가 지금은 그리워진다.

 

씨 라이프 아쿠아리움을 본 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옆에 있는 시드니 보태니컬 가든으로 갔다. 달링하버에서 걸어서 그렇게 멀지는 않은 거리였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하버브리지, 달링 하버, 시드니 중앙역은 웬만한 성인은 그냥 걸어 다닐 정도의 거리였다. 빌딩 숲을 걷고 있으면 영화에서 보던 신대륙의 마천루를 볼 수 있었다.

 
 

빌딩 숲을 벗어나 오랜 된 건물이 늘어선 거리에 오면 영국 런던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국의 흔적과 신대륙의 마천루가 서로 공존하고 있었다.

 

빌딩 숲을 벗어나면 자연이 펼쳐져 있는 점이 부러웠다. 도심 어디에서나 자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도시의 장점 같아 보였다.

 

공원 밑으로는 거대한 차도가 있었다. 도심을 드나드는 차량들로 도로는 정신이 없었지만 공원만큼은 한가했다. 아래에서 교통체증으로 사람들이 짜증을 내고 있을 때 푸른 잔디 위를 걸으면 여행의 마지막 날을 즐길 수 있었다.

 

공원은 꽤 넓었다. 하나의 공원이 끝나면 다른 공원이 또 나왔다.

 

다양한 식물들을 보며 신기해했다.

 
 

유명한 장소에 가서 구경하고 맛집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도심의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곳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우린 여행으로 이곳에 왔기에 더욱더 마음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페라 하우스에서 더 걸어서 들어오는 곳이기에 이곳에 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닷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오늘 보는 모든 것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니 아쉽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 멀리 보이는 오페라 하우스는 평일이지만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관광지와 조금 떨어져 있는 이곳은 한적했다. 오히려 시드니의 상징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풀밭 위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아빠는 또 조용히 있는 새들에게 다가가 겁을 주었다. 난 그 장면이 재밌기에 사진을 찍었다.

 
 

공원을 걸으며 한 달 동안 우리가 다녔던 곳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뉴질랜드를 10일간 자동차로 여행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왔다. 너무 넓은 나라이기에 나라의 크기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러나 크기는 엄청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마지막 날이기에 멋진 곳을 방문하고 강렬한 추억을 남겨야 했지만, 수족관을 가고 공원을 걸으며 이번 여행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너무 좋았다.

 

다음날은 시드니에서 홍콩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숙소로 돌아갔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한 달 동안 산 기념품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여행하는 도중에는 힘들고 정신이 없어서 캐리어 이곳저곳 쑤셔 넣은 자석이며 뱃지등을 한곳에 모아 정리를 하고, 귀여운 인형들은 한 봉지에 담아 캐리어에 넣었다. 지금은 이마트에도 팔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안 팔아서 호주 마트에서 산 진저비어를 깨지지 않게 잘 싸아서 넣었다. 이제 정리된 캐리어를 들어보니 꽤 무게가 나갔다. 여행을 하며 캐리어의 무게가 더 늘어 버렸다.

A. SEA LIFE Sydney Aquarium 1-5 Wheat Rd,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B. 시드니 중앙역 Railway Colonnade Dr, Haymarket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C. Royal Botanic Gardens & Domain Trust Offices Mrs Macquaries Rd,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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