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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길리여행기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긴 여행이 될 것 같아 초반부터 걱정이 앞선던 여행인데 마지막날 길리에서의 지는 해를 보기 위해 섬 서쪽에 있는 선셋명소로 가보았다. 길리에 온 후 매일 지는 해를 바라보는게 하루 일과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매일 같은 해가 뜨고 지고 하는데, 뭐가 다를까 생각이 들지만, 하루하루 일어난 일이 다르기에 같은 일상의 반복같지만 반복되는 하루가 다르게 느껴졌다.

낮동안 더위로 인해 사람의 인적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거리에 해가 지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해가 질 시간에는 저마다 이곳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셋명소로 모여들었다.

 

 

낮에 그렇게 치던 파도도 저녁에 가까워지니 많이 잠잠해 진 것 같았다. 전날 비로 인해 파도가 거칠어서 파도를 타고 해안에는 산호가 밀려와 있었다.

 

 

해안에 밀려온 산호들을 살펴보았다. 이쁜 모양의 산호들이 많았다. 파도가 쎄서 마지막날은 수영하기 힘들어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는데, 해변에 밀려온 산호를 보고 있으니, 입에 미소가 지어졌다. 방금 전까지는 파도가 쎄서 불만이었는데, 파도 때문에 또 이쁜 산호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섬의 남쪽으로 내려오니, 롬복섬이 그림같이 보였다. 롬복섬에서 길리까지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어떤 관광객은 롬복을 통해서 길리로 들어오기도 했다.

 

 

서쪽하늘은 조금씩 주황색, 오렌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때가 아마 가장 가슴 떨리는 순간이 아닐까?!

 

파도가 쎄서 물에 들어가기 망설여졌지만, 어떤 사람들은 파도에 굴하지 않겠다는 듯이 서핑보드를 타고 거친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라데이션으로 펼쳐진 하늘에 점점 빠져들었다.

 

 

구름이 많이 없어지니 물 위에 아슬아슬 떠있는 태양을 볼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아주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이 하루도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가슴 속이 허전해졌다.

 

 

해변을 걷다보니 어느센가 태양의 반이상이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하늘은 그냥 오렌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릴 적 어디서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는 석양의 모습을 그리라고 하면 반쯤 바다에 걸쳐있는 태양과 그 앞을 지나가는 작은 배, 그리고 노란 하늘을 그렸던 것 같다. 내 앞에 어릴적 그림으로만 그렸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처음 오는 곳이 아니지만, 꼭 처음 온 것 같이 설레였다. 처음 보는 풍경이 아닌데, 처음 보는 풍경같이 마음 속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디서 오는 파도인지, 누가 만든 파도인지 모르지만, 쉴새 없이 어디선가 우리에게 파도가 밀려왔다.

 

저 멀리 발리의 상징인 아궁산이 보였다. 평소에는 구름이 끼어서 발리섬을 길리에서 완전히 보기 힘들었는데, 이날따라 길리에서 발리섬을 볼 수 있었다.

 

줌으로 땡겨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궁산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살아있는 화산이라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오늘만은 봐준다는 듯이 하루하루 사람을 애간장을 녹이는 아궁산을 저 멀리에 있지만 선명히 볼 수 있었다.

 

 

 

 

발리에 여러번 왔지만 아궁산을 보기는 힘들었다. 간혹 비행기에서 운이 좋으면 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 정상부분이 구름으로 덮여있다 보니 자신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지는 해와 웅장한 아궁산을 보면서 빈땅 맥주를 마셨다. 술을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닌, 분위기에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다 보니, 기분이 좋았다. 대신 차가움이 없는 따땃한 맥주라 더운 동남아에서 마시는 그런 청량함은 없었다. 그래도 해변에 앉아서 맥주 한캔을 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니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한캔을 가지고 둘이서 나눠마셨다. 한캔을 다 마시기에는 내몸이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온전히 기억하고 싶어서 고프로를 설치해서 점점 어두워져가는 모습을 녹화했다. 영상을 편집해야 하는데, 편집해야할 영상이 왜이렇게 많은지, 아니면 내가 게으른 것인지, 아무튼 아직도 고프로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 비디오를 핸드폰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

 

 

 

한순간에 하늘이 검게 변하면서, 부드러운 오렌지 빛 마저 강령한 오렌지 빛과 쪽빛의 하늘로 변했다.

 

 

그리고 저 새들은 어디서 왔는지, 떼를 지어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다.

 

신들의 섬은 점점 검은 실루엣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곳, 우리가 있는 길리섬도 점점 어두워졌다.

 

이제 아쉽지만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마음 속 깊게 오래 담고 싶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은 기분이 좋기 보다는, 숙연함과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다.

길리의 밤은 낮보다 활기 찬 것 같다. 밤이 되니 낮에 보았던 사람들보다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날 저녁식사는 숙소인 발레삼판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가격도 저렴하면서 샐러드 밥을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맥주 반잔 먹었다고 골이 아파오는 것 같아서 나는 진저에일을 주문했다. 치킨 샐러드밥이 나왔다. 처음에 샐러드인줄 알고 주문했다가 밥이 들어 있어서 놀랬었는데, 며칠만에 다시 먹으니, 익숙한 맛이 나서 좋았다.

 

그리고 아빠는 스무디와 함께 바게트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아침에 먹은 바게트 빵의 겉은 부드러웠는데, 이번에 먹은 바게트 샌드위치의 겉이 딱딱해서 다 먹고 나니 입천장이 아파왔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길리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사이 언제 왔는지, 우리를 쳐다보며 처량한 눈빛을 발사하고 있었다. 꼭 장화신은 고양이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빵을 한조각 주니 한입 먹더니, 다시 우리를 쳐다봤다. 치킨 한조각을 주니 그제서야 우리 옆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다.

길리에서 미친듯이 수영만 했더니 며칠만에 등이 까맣게 타버렸다. 다행히 이번에는 따끔하지는 않았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면 분명히 등이 벗겨질 것 같은데, 사람들이 피부병이 걸린줄 알고 피할 것이 걱정되었다. 지금도 팔과 손목은 너무 많이 타서 탄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A. Gili Trawangan Sunset Beach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B. Bale Sampan Bungalows ⛉,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Gili Trawangan,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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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했던게 언제였냐는 듯이, 시간이 바람처럼 지나가서 길리에서 있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는 하루의 시작이지만, 뭔가 특별한 날 같이 느껴졌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 길가에 나오니 바닥이 젖어있었다. 비온 다음날 바다를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평소와 같이 그냥 바다로 나갔다. 오늘은 멀리가기는 귀찮아서 숙소 앞 바다에서 첨벙첨벙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전날 그렇게 비가 왔냐는 듯이 날이 너무 화창했다.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 쬐이는 하루였다.

 

고프로를 모래 속에 박아 두고 지나가는 사람들, 지나가는 구름들, 쉴새 없이 반복해서 치는 파도를 녹화했다. 이 시간의 한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https://youtu.be/PlVxS8NaOYM

 

평소와 다르게 비온 뒤의 바다는 파도가 거칠었다. 그래서 해안에서 놀지 못하고 파도가 잔잔한 조금 먼 곳으로 수영을해서 이동을 했다. 물 속을 쳐다보니 발아래가 보이지 않는, 평소보다 조금 깊은 곳으로 이동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온몸이 따끔따끔해졌다. 순간 놀래서 온몸의 근육이 굳는 것 같는 느낌이 들었다. 제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니 작은 해파리들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니모를 찾아서가 생각났다. 해파리가 크지는 않지만 작은 해파리들이 내 주변을 둘러싸니 무서워졌다. 온몸에 발진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해파리의 따가움도 개의치 않고 미친듯이 헤엄을 쳐서 해안으로 돌아왔다. 몸에 붉은 반점같은 것이 생겨서 약국을 찾아서 항구쪽으로 갔다. 약국에 가서 젤리피쉬가 나 똑쐈다고 말하니 연고를 주는데, 우리 돈으로 2만원 가량했다. 거금을 주기는 했으나, 온몸이 따끔거려서 비싸다는 생각도 못하고 빨리 약을 사서 몸에 발랐다.

 

 

몸에 약을 바르고 좀 시간이 지나니 발진이 가라 앉았다. 길리 온지 6일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해변에 누워서 책이나 읽었다.

 

 

책을 한시간 봤나, 수영이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 거렸다. 이렇게 누워만 있으면서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바다로 나갔다.

 

 

 

 

 

아빠는 파도를 보더니 오늘은 이상하게 파도가 쎈 것 같다고 그래도 얼마나 쎄겠냐며 바다로 나가셨다.

 

 

밀려오는 파도도 쎄지만, 나갈 때 파도가 엄청 쎄서 서있기 힘든 것 같다고 다시 해변으로 올라오셨다.

 

 

 

 

그냥 물에는 못들어갈 것 같아서 해변에 이렇게 누워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해변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렇게 누워있어도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았다.

 

 

 

난 혼자서 그림자 셀카를 찍었다. 이게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고, 파도가 올때랑 파도가 나갈 때랑 뭔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번에는 그림자랑 발이랑 콜라보로 나름 현대예술작가처럼 찍어 보았다.

 

 

해변에 앉아 있는데 파도가 해변 깊숙한 곳까지 올라 왔다.

 

 

 

그냥 앉아 있다가, 괜찮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몰아친 파도로 인해 물벼락을 맞았다.

 

물벼락 후 아빠는 약간 혼이 나가신 것 같았다. 그냥 해변에 이렇게 앉아서 밀려오는 파도를 쳐다 보셨다. 며칠 동아니 이곳에 있었지만 이렇게 파도가 친적은 처음이기에 깜짝 놀랬다. 동해안에 놀러온 것 같았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혼자 그림자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빠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보다 같이 찍은 사진이 많이 없는 편이다. 보통은 내가 사진을 찍어 주는 편이라 내사진이 없는데, 이렇게 같이 사진을 찍었다.

 

해변까지 밀려온 파도로 인해 해변이 축축했다. 그래서 이날은 지나가는 발자국도 깊게 남았으나, 파도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금새 흔적은 사라졌다.

해변에 누워서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어도 시간은 잘 갔다. 앞에 펼쳐져 있는 풍경을 뒤고하고 또 다시 발리로 가서 다시 방콕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할 생각을 하니 뭔가 가슴이 먹먹했다.

 

 

아쉬움을 남기기 싫어서 아빠를 꼬득여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파도가 장난이 아니였다. 캐러비안베이에 온 것 같았다. 한번 파도가 일더니 우리를 덮쳤다. 깊은 바다였으면 꼴가닥할 것 같은 느낌이였다. 우리는 물이 만든 소용돌이에 휩싸여 해변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은근 파도가 무섭기도 하면서도 재미있었다. 한번 내동댕이 쳐질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솟아 나는 것 같았다. 대신 파도로 인해 물 속 시야가 좋지 않아서 물 속에 내동댕이 쳐질 때는 무섭기는 했다.

아빠는 한두번 물 속에 내동댕이 쳐지니 정신이 없으셔 보였다. 몇 번 파도를 맞으시니 힘들다고 물밖으로 나가셨다.

점심을 안먹어서 방콕공항에서 산 과자를 먹었다. 먹다보니 과자인지 뭔지 모르는 맛이였다. 뭔가 익숙한 맛인데 이름을 모르겠는 그런 맛이였다. 약간 돼지 껍데기 튀김을 먹는 맛이라고 할까! 아무튼 혼자 다 먹기에 많이 짜기는 했지만 한번 봉지를 깐 이상 다 먹기 전까지는 손이 계속 가는 맛이였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해변을 청소하는 것 같았다. 여행객들이 해변의 청결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행사 같았다. 아마 행사에 참여하면 음료수 한잔을 공짜로 주는 것 같은데, 그래도 해변 청소를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바다를 더 오래 쓸 수 있게 하는 행사 같아서, 의미가 있어 보였다.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아니 소심한 성격만 아니면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해변 청소에 동참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해변에 이렇게 물고기 모양의 쓰게기통이 있어서 인상적이였다. 플라스틱은 바다의 물고기가 아닌 해변의 쓰레기 통으로. 생각보다 사람들이 그냥 즐기러 오는 섬이 아닌, 즐기면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식당엔 저녁을 먹으로 오는 손님들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우리도 숙소에서 잠깐 쉰 후 길리에서의 마지막 석양을 보기 위해 섬의 남서쪽으로 나갔다. 가는 길에 아침에 들린 약국이 보여서 사진도 찍었다. 아마 섬에 하나 있는 약국 같아 보였다. 그래도 이렇게 약국이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또 바다를 갈 일이 생기면 좋을 것 같은데, 한국에 들어온 바로 직후 코로나가 터져 버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였다. 그 후 아직도 인천공항 근처도 못가고 있다.

A. Bale Sampan Bungalows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Gili Trawangan,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B. 윤식당촬영지 인도네시아 83352 Nusa Tenggara Bar., Kabupaten Lombok Utara, Pemenang, Gili Indah, 인도네시아 83352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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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의 밤은 낮보다 훨씬 더 활기찬 것 같다. 낮은 더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다에서 놀지 않는한 대부분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던지, 해변의 썬베드에 누워서 늘어져 있다보니 사람들의 생기가 덜 있어 보인다. 해가 진 후 날이 선선해지면 사람들이 해변의 카페로 술집으로 조금씩 모여든다.

 

낮동안 윤식당 촬영지에서 알차게 보냈기에 온몸이 뻐근했지만, 길리의 나이트 라이프를 포기할 수 없어서 저녁에 또 밖으로 나왔다. 이곳저곳에서 흥겨운 노래가 흘러 나왔다. 어디가 분위기가 좋을지, 가격이 저렴할지 고민이 되었다.

 

낮이든 밤이든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꽤 있기에 밤에도 자전거를 조심해야 했다.

 

 

어디선가 뱃속을 자극하는 냄새와 연기가 나길래, 연기가 나는 곳을 가보았다. 며칠동안 트라왕안에 있었는데, 이런 야시장을 처음 본 것 같았다. 아마 신경을 쓰지않고 다녀서 그런지 며칠을 이곳에서 보냈지만 이날 처음 본 것 같다.

 

 

신선한 생선을 구매한 후, 구이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간단하게 야시장에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았는데, 빈자리가 없어서 그냥 눈으로만 구경을 했다.

 

로컬분위기가 물씬나는 야시장이였다. 아쉽지만 눈으로 구경만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아빠의 얼굴에 아쉬운 표정이 느껴졌다. 대신 아빠가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 펍으로 갔다.

 

해변 술집(레스토랑)에 라이브 공연을 하는 곳이 몇몇 곳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아빠가 마음에 드는 분위기인 곳으로 정해서 들어갔다.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처음에 아빠는 부담스러워 하셨다.

 

 

역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분위기 값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나는 맥주만 있어도 괜찮은데, 아빠는 술을 마시면 안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 오랜만에 맛있는 것, 조금 비싼 안주로 주문했다.

 

 

맥주는 빈땅 레들러로 달달한 맛이 일품인 맥주였다. 술의 쓴맛이 싫다면 레들러를 추천한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사이 계속 먹게 되어 다음날 숙취에 시달릴 수가 있다. 또는 단맛이다 보니 먹다 보면 단맛이 질릴 때가 있기 때문에 레들러는 한두병 시작할 때 마시면 무난한 것 같다.

 

 

그리고 주문한 소갈비구이가 나왔다. 양이 조금 적은 것으로 주문했더니 소갈비 두대와 샐러드 조금, 그리고 매쉬포테이토가 나왔다. 양이 너무 작아서 순간 당황하였다. 그러나 고기는 야들야들한게 양이 적었지만 맛은 좋았다. 나는 짭쪼르름하게 맛이 잘 베어 있는 메쉬포테이토를 주로 먹었다. 두사람이 먹기에는 소고기의 양이 적기에 소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감자로 배를 채웠다.

직원이 설문조사를 해달라고 해서 모두 엑설런트에 표시를 했다. 맥주도 하고, 노래도 나오고 나쁠게 없었기에 모두 만족스러웠다.

 

맥주를 먹다보니 금방 바닥이 나서 또 맥주를 주문했다. 옆 테이블의 젊은 사람들은 나오는 노래를 때창을 했다. 나도 몇몇 부분 아는 부분만 조금씩 따라 불렀다. 그리고 가수분께서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지 손님들에게 물어 보았다.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이터에게 부탁해서 아빠와 오랜만에 같이 사진을 찍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너무 먹어서 살이 너무 많이 찐 것 같았다. 이러다가 굴러다니는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아빠께서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팁박스에 팁을 넣고 싶다고 하셔서, 팁을 넣고 오셨다. 아마 분위기가 흥겹고 기분도 좋고 하셔서 자연스럽게 팁까지 준 것 같다. 더 있고 싶었으나, 낮에 수영을 해서 피곤한지 아빠께서 숙소로 돌아가자고 하셔서 계산을 했다. 딱 기분이 좋을만큼만 마신 것 같다.

맥주 5병에 소고기 바베큐가 37,000원 정도 주었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고 우리도 충분히 즐거웠으니 적당한 가격이라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길리에서 좋은 추억이 생긴 것 같았다.

 

약간 알딸딸한 상태로 숙소까지 걸어갔다.

 

귀에서 아직도 노래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숙소 쪽으로 오니 분위기가 차분했다. 흥겨운 느낌은 이내 사라졌지만, 숙소로써 위치가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번화가에서 가깝지만, 생활하기에는 조용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계획을 세울 땐, 6일 동안 뭐하고 지내나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이 작은 섬에서 할 일은 무궁무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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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의 밤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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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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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사람들이 길리섬에 오게된 이유는 윤식당 때문이 아닐까?! 나도 그렇고 발리를 여러번 왔지만 바로 옆에 있는 길리섬에 와볼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나영석 피디는 어떻게 새로운 장소를 매번 발굴하는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트랜드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 대단한 것 같다. 아무튼 나를 길리로 이끈 것은 윤식당이었기에 하루는 윤식당이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간단하게 짐을 싸가지고 윤식당이 있던 곳으로 걸어 갔다. 며칠 이곳에 있다보니 이제는 길거리가 너무 익숙했다. 지금은 가고 싶어도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아침나절의 해변은 여유가 넘쳤다. 휴양지에서는 누구나 게을러지는 것 같다. 해는 점점 중천으로 향하고 있지만 해변은 한산했다.

 

길을 걷고 있을 때, 뒤에서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들리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기분이 좋았다. 아마 길리에서 밖에 느끼지 못하는 정취라 그런지 아침부터 들리는 마차소리는 여행자의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확실히 윤식당 쪽으로 가는 길에 사람이 적었다. 아마 섬의 끝에 위치해서 인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갈 일이 딱히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중간에 모래길로 바뀌기 때문에 가는 길이 편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해변을 지나서 가야했다. 우리는 몇번 이 길을 다녀봐서 그런지 그려려니 하고 그냥 걸어 갔다.

 

 

길리섬이 작기는 하지만 섬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우리 숙소가 있는 동쪽은 물이 잔잔한 반면 시끌시끌한 느낌이 드는 반면, 북쪽은 방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먼 바다에서 밀려드는 파도로 인해 깨끗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서쪽과 남쪽은 노을 명소로 파도가 쎄지만, 노을질 때 가면 황홀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오늘 낮시간은 윤식당에서 보낼 생각이기에 전망이 좋은 자리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일단 간단한 음료부터 주문을 했다. 이 식당의 가장 좋은 점은 라면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면 말고도 불고기도 있기도 하지만, 왠지 라면이 더 끌렸다.

 

 

 

아침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음료부터 주문을 했다. 티비에서만 보던 풍경을 내눈으로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섬하나 없이 펼쳐진 넓은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아서 좋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했다.

 

 

식당 앞에 펼쳐진 바다는 깊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지점부터 갑자기 깊은 바다가 되는 것 같아 보였다.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이거나 중국인 이였다. 그리고 우리처럼 이곳을 방문해서 라면을 먹는 한국인들이 꽤 있었다. 티비에서 보던 느낌을 아직까지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물 속으로 들어갔다. 아빠는 힘들어서 안들어가신다고 해서 혼자서 물 속으로 향했다. 윤식당 앞 해변은 넓게 산호바위기 펼쳐져 있어서 200~300미터를 가는데 발이 너무 아파서, 한발짝 한발짝 발을 떼는게 고통스러웠다. 겨우 수심이 깊은 곳에 도달하니 물색이 파란게 숙소 앞에선 볼 수 없는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윤식당에서도 이서진이 패들보드를 손님들에게 빌려주는데, 왜 패들보드를 타고 갔는지 이해가 되었다. 아쿠아 슈즈를 신지 않고 산호지역을 걸어 올 때는 잘못해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온몸에 상처가 날 것 같았다. 어릴적 영종도에 있는 을왕리 해수욕장에 가서 수영을 했었는데, 굴에 베인 경험이 있는데, 산호를 밟고 걸어가는게 딱 굴껍질을 밟고 가는 것 같았다.

 

 

몇 백미터를 걸어서 가니, 수심이 깊은 바다를 만났는데, 이곳은 천연 아쿠아리움 같았다. 대신 점점 수심이 깊어지기에 혼자서 수영하기에는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나가는 배도 많지도 않아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점도 있었지만 점점 깊어져만 가는 수심으로 인해 심리적인 공포감이 덮쳐왔다.

 

 

멋진 풍경에 홀려서 구경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조류에 살짝씩 밀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머리를 내어 밖을 보니 내가 걸어 왔던, 왔던 곳보다 더 멀리 밀려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러나 풍경만은 찐이였다.

 

 

혼자서 물 속을 본 후 밖으로 나왔다. 아빠한테 얼마나 멋졌는지 계속 말을 했다. 아빠는 내가 걸어서 나오는데 너무 오래 걸리기에 걱정이 되었다고 하셨다.

 

직원에게 와이파이를 물어보니 이렇게 적어주고 갔다. 그리고 아빠의 생명줄인 튜브에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바람이 새는 것이였다. 그래서 식당 옆에 있는 상점에 가서 구명조끼를 대여했다. 직원에게 언제 반납하냐고 물어보니 하루종일 사용하다 반납하라고 했다. 하루종일 빌리는데 3,000원 정도 지불한 것 같다.

 

아빠랑 일단 수심이 낮은 곳부터 같다. 윤식당 바로 앞은 산호로 되어 있어 발이 아픈데, 거북이가 온다는 거북이 포인트가 있는 쪽은 모래라서 걷기 수월했다.

 

 

그리고 모래사이로 풀이 자라는데 거북이가 풀을 뜯어 먹으로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그래서 거북이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다녀봤으나 내눈에는 거북이가 보이지 않았다. 윤식당쪽에서 하루종일 보내려고 한 이유 중 하나가 거북이를 보기 위해서 였다. 그래서 눈에 불을 켜고 거북이를 찾아 다녔다.

 

 

분명히 블로그에서 이곳에 가면 거북이가 풀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기진맥진해서 다시 물밖으로 나오니, 상점 앞에 있던 아저씨가 자기가 거북이를 100퍼센트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가이드 비용으로 15,000원(150,000루피)를 주면 된다고 하길래, 일단 오케이를 했다. 거북이를 못보고 가면 왠지 찝찝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저씨가 첨벙첨벙 수영해서 들어가더니 갑자기 저기 거북이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잽싸게 쫒아 가면 진짜 그곳에 거북이가 있었다. 거북이가 생각보다 빨라서 거북이를 쫒아가는게 힘들었다. 내가 미쳐서 거북이를 쫒아가니 아저씨가 멀리 가면 물이 깊어서 위험하다고, 다른 거북이를 잽싸게 찾아서 알려주었다.

 

 

 

 

내눈 바로 앞에 거북이가 풀을 여유롭게 뜯고 있었다.

 

그리고 팔(지느러미)를 날개처럼 저으니 나보다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거북이를 보았다는 기쁨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드디어 나도 길리에서 거북이를 본 사람이 되었다. 자연 상태의 거북이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왠지 뿌듯했다. 나는 숨이 터질 것 같을 때까지 거북이를 쫒아서 촬영을 했다.

한 삼십분동안 쉬지 않고 우리에게 거북이를 보여준 아저씨와 사진을 같이 찍었다. 처음에는 15,000원이 아까우면 어떻게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아저씨가 계속해서 거북이를 찾아주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십분 정도 거북이를 찾아 수영을 했더니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팠다. 내가 거북이를 쫒아서 미친듯이 수영하는 사이, 아저씨가 아빠에게 다른 거북이의 위치를 알려주어서 아빠도 거북이를 보았다고 했다.

 

 

역시 수영 후에는 뭔가를 먹어야 기력이 회복되는 것 같다.

 

아빠는 너무 피곤하다고 나무 밑에 돗자리를 펴고 잠시 낮잠을 주무셨다.

 

아빠가 주무시는 사이에 한무리의 한국인 가족이 윤식당을 방문했다. 옆에서 라면 냄새가 나길래 나도 모르게 배가 고파졌다.

 

 

드디어 라면이 나왔다. 수영 후 먹는 라면이라 꿀맛 같았다. 한국에서 먹었으면 그저그럴 수 있는 라면이 이곳에서 먹으니 고급음식을 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글을 쓰면서도 코끝에서 라면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아빠와 함께 윤식당 앞 바다로 들어갔다. 아빠와 함께 가는데 산호로 인해 발이 너무 아파서, 윤식당 옆 상점으로 가서 아쿠아슈즈를 두개 빌려왔다. 구명조끼보다 아쿠아슈즈가 훨씬 더 비쌌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아쿠아 슈즈를 신고 산호가 있는 곳을 걸어가니 발에 날개를 단 것 같았다.

 

혼자 왔을 때 바다가 무섭게 느껴졌는데, 그래도 옆에 사람이 있으니 덜 무섭게 느껴졌다.

 

 

 

 

숙소 앞 물보다 맑고 물고기도 많았다.

 

물 속으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쿠아 슈즈를 신으니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산호가 많은 지역을 걸을 때, 발이 아프지 않으니 신세계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이게 진정한 스노쿨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심이 조금 낮은 곳으로 가면 발이 땅에 닿을 것 같았다. 그러나 조금만 멀리 나가면 또 발이 닿지 않는 곳이 나왔다. 그리고 갑자기 바닷속이 검게 보이는 지역이 나오기도 했다. 그럴땐 다시 얕은 지역으로 이동을 했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놀았더니 해는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다. 그리고 체력적으로 힘든게 느껴졌다.

 

 

 

 

해변으로 나와서 짐을 정리했다. 하루종일 먹은 음식가격을 지불하고 구명조끼와 아쿠아 슈즈를 반납하러 갔다. 아직까지 해가 많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이쯤에서 적당히 끊어주는게 좋을 것 같았다.

 

 

뭔가 다시 숙소로 가려니 아쉬움이 많았다.

 

 

아쿠아슈즈가 또 필요할 것 같아서 가격을 물어보니 25,000원이라고 해서 사는 것을 포기했다. 한국에 와서 인터넷으로 구매하니 10,00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너무 가격을 비싸게 부르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뭔가 뿌듯하면서도 아쉬웠다. 점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이곳에서의 남은 날이 손에 꼽혔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 저녁 마실을 나갈 준비를 했다. 하루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일할 때는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가서 하루가 12시간이였으면 좋겠는데, 이곳에서는 24시간도 너무 짧게 느껴졌다. 그리고 윤식당 앞에서 본 바다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A. 윤식당촬영지 인도네시아 83352 Nusa Tenggara Bar., Kabupaten Lombok Utara, Pemenang, Gili Indah, 인도네시아 83352 Bar.

B. Bale Sampan Bungalows ⛉,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Gili Trawangan,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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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수영하고 거의 기진맥진 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석양을 보기 위해 밖을 나갔다. 매일 보는 지는 해가 뭐가 다르다고 매일 보러가냐고 하겠지만, 지금 이순간은 딱 한번이기에 오늘도 지는 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매일매일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기 위해 또 숙소에서 꽤 걸어서 갔다.

 

 

길리섬에는 웅장하고 멋진 모습은 없지만 소소하게 보이는 주변의 모습이 아름다운 섬인 것 같다. 지나가는 고양이이 새침한 모습도 귀엽고, 길가에 핀 꽃도 아름답게 보였다. 아마 마음이 편해서 주변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오늘은 숙소와는 완전 반대 쪽인 서쪽으로 가서 노을을 보기 위해 섬의 가운데(내륙) 지역을 지나서 갔다. 숙소에서 나와 조금 길을 걸으니 동네가 나왔다 길이 고르지 않아서 쪼리를 신고 걷기에는 불편했다. 역시 이럴 땐 운동화인데, 섬에서 생활하다 보면 그래도 쪼리를 신을 일이 많다보니 그냥 쪼리를 신고 나왔는데, 조금 걸었을 뿐인데 발가락 사이가 아파왔다.

 

 

아마 길리의 원주민들이 사는 곳인지 로컬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길리에 사는 지역주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롬복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항구에 가면 섬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길리와 롬복을 왔다갔다 하는 배도 자주 있는 것 같았다. 섬의 가운데도 산이 없는 평지였다. 쓰나미가 오면 여기도 안전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리 트라왕안 자체 고도가 낮기에 진짜 지진이 나서 쓰마미가 오면 갈 곳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런 일은 지금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잠시든 망상을 접어 두었다. 햇살이 부드럽게 사물을 비치고 있었다.

 

비가 왔었는지 가는 길에 물웅덩이를 만나서 조심조심 지나갔다. 안그래도 발가락이 아파서 걷기 힘든데 비가 왔던 길은 미끄럽기까지 해서 온몸에 긴장이 되었다.

 

바나나가 한뭉치 나무에 걸려 있었다. 바나나는 우리가 많이 먹지만 바나나가 나무에 달려있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종종 바나나 꽃이 핀 것은 본적이 있지만, 바나나 꽃에 바나나가 달려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구글지도를 참고하며 걸어가는데 길이 맞는 것 같은데, 이 길로 통행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해서 길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었다.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었다. 지나가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닭들도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야자수가 심어진 초원지대 같은 곳을 지나갔다.

 

물이 고인 초지에는 소똥과 물웅덩이가 있었다. 그래서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들판 사이를 지나가는 마차가 보였다. 순간 모든 장면이 멈춘 것 같이 그림처럼 보였다.

 

 

넒은 평지에서 지는 태양을 마주할 수 있었다. 태양이 지려면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아서 가는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진흙밭 같은 길을 지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질퍽거리는 길을 피하기 위해 온 신경이 한발한발 내딪는데 집중을 했다.

 

 

 

지나가는 길에 여유로이 놀고 있는 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초지의 모습은 바닷가의 길리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들이 우리를 무서워서 도망가는건지 우리가 소들이 무서워 도망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발길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저멀리 잡힐 것 같이 잡히지 않는 해는, 우리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지나가는 사람마저 없으니 진짜 맞게 온 것인지 의심이 되었다.

 

 

걸어가면서 아빠의 눈에서 나오는 레이져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분명히 구글 맵은 이 길을 가르키는데 아빠는 이게 사람이 걸어가는 길이냐고, 눈에서는 레이져를 쏘고 말로는 가시를 내뱉으셨다. 그래서 눈치가 엄청보였다. 다행히 큰 길이 나오고 사람들의 북적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어떤 이는 점점 사라지는 해를 경건하게 말없이 보고 있기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이제 파튀시작이라는 듯이 더욱더 들뜬 마음으로 해를 바라보며 알콜을 즐기고 있었다.

 

전날 보았던 석양과는 뭔가 다른 것 같았다.

 

 

 

 

이날의 노을은 약간 차분하고 경건한 느낌이 들었다.

 

 

그네에 앉아 잠시 쉬면서 지는 해를 바라 보려고 했으나 주변의 나무들 때문에 풍광은 좋지 않았다.

 

 

 

어디선가 갑자기 말을 탄 사람들이 나타났다. 해가 지는 해변에서 도도하게 말이 걸어가는데,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진짜 갑자기 나타난 말에 어리둥절 했다.

 

물 속 그네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도 있고, 우리처럼 멀리 서서 사진만 찍는 사람들도 있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늘 하루의 마지막을 즐겼다.

 

 

 

서쪽 해안을 따라 놀을을 보면서 걸어 갔다.

 

 

 

 

 

 

말을 탄 사람들은 해변을 따라 말을 타고 이었다. 실루엣만 보이는 모습에서 현실인가라는 착각이 들었다.

 

 

젖은 모래사장에 비춰진 하늘의 모습을 한동안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파도가 한번 지나간 자리는 다시 하늘을 머금고 다시 파도는 시샘하듯 하늘의 자리를 빼앗아 갔다 .

 

 

다소 서쪽의 파도가 거칠기는 했지만, 파도같은 파도를 본 것 같았다.

 

발리섬쪽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우리를 잡아 먹을 것 같이 큰소리를 내며 철썩 거렸다. 지금부터는 물 속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일까?! 바다는 점점 어두워지고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검게 변하고 있었다.

 

 

해변에는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변은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낮과 다른 또 다른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해변을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 우리 옆을 손쌀 같이 지나갔다. 말이 뛰는 장면을 포착하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속도가 빨랐다.

 

 

 

갑자기 옆을 뛰어가는 말을 보니 놀래서 다리의 힘이 풀려 버렸다. 그 사이 우리가 있는 이곳 길리 섬은 어둠이 깔리였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뭔가 지는 해를 쳐다보니 쳐량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은 펍으로 들어갔다.

 

해변을 바라보게 되어있는 탁자와 의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냥 의자에 푹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늘이 별도 보이고 하늘의 핑크 빛으로 물든 구름도 보이고, 발리 섬의 아궁산도 보이고, 누워있기에 평소 보지 못했던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아빠는 시원한 맥주로 나는 환타를 주문했다. 이제는 완연히 밤이 되었다. 해변에서 부서지니 파도소리를 통해 이곳이 바다임을 알 수 있었다.

 

 

시원한 맥주 한잔과 음료 한잔에 에너지가 다시 넘치기 시작했다.

 

혼자서 온 손님들도 꽤 보였다. 가끔은 혼자서 이렇게 여행하는 것이 부러울 때가 있다. 둘이 여행하면 외롭지 않고, 서로의지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혼자 오는 여행의 느낌이 어떤지 잊어 버리는 것 같다. 몇 년전 다녀온 타이페이 여행 이후 혼자서 어디를 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둘이 가는 여행은 항상 즐겁다, 그러나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도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 테이블에 혼자온 손님을 보면서, 20대 때 혼자 여행을 다녔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메인 안주가 나왔다.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식사를 하러 들어온 곳이 아니기에 분위기를 내기에는 적당한 양이였다.

 

누군가 펴놓은 모닥불에서 연기가 났다. 연기는 다행히 바닷가 쪽으로 날아갔다. 순간 왜 해풍과 육풍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직업병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중에 과학수업할 때, 해풍과 육풍 설명해 줄 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진짜 밤이 되니 연기가 육지에서 바다로 날아가는 것이 신기했다.

간단히 먹었다고생각했는데, 꽤 많이 먹었었나 보다, 대략 18,000원 가량 나왔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남은 길을 걸어 갈 수 있었다.

 

 

 

밤하늘에는 수업이 많은 별이 떠 있었다.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항구주변은 시끌벅쩍했다. 영어만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으면, 야외 상영영화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직은 저정도는 아니기에 멀리서 부러운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라이브 공연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발리로 돌아갈 때 에카자야를 이용해서 가야했기 때문에 사무실의 위치를 대략 눈여겨 보고 지나갔다. 오늘 하루도 한 것도 없지만, 뭔가 알차게 보낸 하루 같았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수영하고 지는 해를 바라보고, 섬을 반바퀴 돌고, 단순한 일이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지루하지 않고 항상 흥미진진한 하루의 연속이였다.

A. 아스톤 선셋 비치 리조트 - 길리 트라왕간 Gili Trawangan Island,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North Lombok Regency, West Nusa Tenggara 83352 인도네시아

Royal Sunset Bar Trawangan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North Lombok Regency, West Nusa Tenggara 83352 인도네시아

EKAJAYA FAST BOAT GILI T OFFICE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Bale Sampan Bungalows ⛉,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Gili Trawangan,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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