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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당바이에서 쿠타 숙소로 오니 거의 4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 되었다. 아빠의 지인분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늦게 우붓에서 쿠타로 오셨다. 카톡을 엄청 보냈는데도, 연락이 없이 없으셔서 엄청 걱정을 했다. 다행히 사고 없이 숙소로 만날 시간보다 늦게 오셨다. 그런데 숙소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지인분이 분명히 숙소를 예약할 때 방 한개만 예약했다고 했는데, 방 2개로 예약이 된 것이였다. 그래서 예약한 사이트에 연락을 하니 예약은 하나 밖에 안되어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 그래서 호텔 직원에게 우리말을 못 믿겠으면 직접 연락해 주고 답변 달라고 으름장을 놓으니, 그때서야 자기들이 확인한 후 취소를 해주겠다고 했다. 이것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예약건 하나가 또 문제가 있어서 다음날 또 리셉션으로 가서 파이터가 되어야 했다. 아무튼 영어를 잘하던 못하던 상관 없이 소기의 목적을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했다고 생각하니 뭔가 뿌듯하면서도, 그 순간은 왜 그리도 피가 말렸는지 모르겠다. 아빠 지인분이 늦게 도착하고, 이것저것 처리하다 보니 노을을 보기 위해 쿠타해변으로 조금 늦게 나왔다.

조금 늦게 나가니 해가 수면 위 라인에 바로 걸려 있었다. 하늘은 오렌지 빛으로 물들었다. 한국에서도 심심지 않게 보는 노을이지만 왜 이곳은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아마 여행자의 자유로운 마음, 릴렉스된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항상 기억에 남는 쿠타의 모습은 거친 파도가 밀어 닥치는 해변이였는데, 물이 빠져버린 자리에는 긴 백사장과 노을의 흔적만 남아 있었다. 여러번 쿠타에 왔지만 이렇게 물이 많이 빠져서 모래 위를 걸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며칠 사이에 갑자기 물이 많이 빠져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너무 기분이 좋다고 지인분의 딸과 사진을 열심히 찍으셨다. 사진기사는 나였지만. 아무튼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놀러오면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시간은 상대적이라더니, 일할 때는 1분 1초가 인내의 시간이 되는 것 같지만, 이렇게 나와 있으니, 하루가 1분 같이 짧게 느껴졌다.

모래사장이 하늘을 품은 것 같이 보였다. 하늘과 땅은 둘은 원래 쌍둥이였다는 듯이 서로 닮아 있었다.

이런 풍경에서 점프샷이 빠지면 아쉽기 마련이다. 이제는 점프샷을 찍을 때 언제 셔터를 눌러야 할지 알지만, 저 때는 많은 연습사진 후 겨우 몇 장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어느덧 해의 절반쯤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발리 공항에서는 쉴세 없이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있었다.

해가 물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니 이제 점점 어둠이 찾아 왔다. 우리는 어둠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하루만 더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여행을 올 때마다 느끼지만 꿈을 꾸다가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도 사람사는 세상이고 누군가에게는 현실, 또는 지옥일 텐데, 내가 살고 있는 바운더리를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아마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코로나로 인해 없어졌다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점점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빛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일행이 있기에 함께 다음 장소로 서서히 이동을 했다.

 

리포 쇼핑몰로 이동하기 위해 해변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갔다. 해가 진 후 그리고 몇 분 동안이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시간이다. 사람들은 해가 저물었으니, 다들 해변을 떠나지만, 해가 물 속으로 들어간 후 잠깐 어둠이 찾아 온다. 그러나 저멀리서 금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볼 수 있다. 이 순간의 찰나이기에 한눈 파는 사이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까지 홀리는 이 노을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순간은 지상의 모든 사물은 실루엣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지만, 주변의 풍경이 실루엣을 더욱 감성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런 고급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해변 산책로를 따라 지나가는 길에 본, 호텔 레스토랑에 눈길이 갔다.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이쁜 조개껍데기가 있으면 아빠한테 사드리고 싶었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고 하셔셔, 눈구경만 하고 지나갔다.

숙소에서 가까운 리포몰 지하에 있는 마트에 가서 저녁에 먹을 음식을 조금 샀다. 10여년 전 친구와 홍콩에 갔을 때 둘 다 똘기 부린다고 한번 먹었다가, 입에서 계속 똥냄새 나서 한동안 친구와 말을 할 수 없었다. 두리안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두리안과 잭푸르트와 항상 구분이 잘 안된다. 먹을거리를 사고 다시 숙소로 걸어 갔다. 길리에서 파당바이로, 다시 쿠타로 하루종일 이동만 하다 보니, 하루가 짧게 느껴졌다.

A. Eden Hotel Kuta Bali Jl. Kartika Plaza No.42, Kuta, Kabupaten Badung, Bali 80361 인도네시아

B. Discovery Shopping Mall Jl. Kartika Plaza, Kuta, Kabupaten Badung, Bali 80361 인도네시아

C. Lippo Mall Kuta Jl. Kartika Plaza, Lingkungan Segara, Kuta, Kabupaten Badung, Bali 80361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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