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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수영하고 거의 기진맥진 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석양을 보기 위해 밖을 나갔다. 매일 보는 지는 해가 뭐가 다르다고 매일 보러가냐고 하겠지만, 지금 이순간은 딱 한번이기에 오늘도 지는 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매일매일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기 위해 또 숙소에서 꽤 걸어서 갔다.

 

 

길리섬에는 웅장하고 멋진 모습은 없지만 소소하게 보이는 주변의 모습이 아름다운 섬인 것 같다. 지나가는 고양이이 새침한 모습도 귀엽고, 길가에 핀 꽃도 아름답게 보였다. 아마 마음이 편해서 주변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오늘은 숙소와는 완전 반대 쪽인 서쪽으로 가서 노을을 보기 위해 섬의 가운데(내륙) 지역을 지나서 갔다. 숙소에서 나와 조금 길을 걸으니 동네가 나왔다 길이 고르지 않아서 쪼리를 신고 걷기에는 불편했다. 역시 이럴 땐 운동화인데, 섬에서 생활하다 보면 그래도 쪼리를 신을 일이 많다보니 그냥 쪼리를 신고 나왔는데, 조금 걸었을 뿐인데 발가락 사이가 아파왔다.

 

 

아마 길리의 원주민들이 사는 곳인지 로컬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길리에 사는 지역주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롬복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항구에 가면 섬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길리와 롬복을 왔다갔다 하는 배도 자주 있는 것 같았다. 섬의 가운데도 산이 없는 평지였다. 쓰나미가 오면 여기도 안전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리 트라왕안 자체 고도가 낮기에 진짜 지진이 나서 쓰마미가 오면 갈 곳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런 일은 지금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잠시든 망상을 접어 두었다. 햇살이 부드럽게 사물을 비치고 있었다.

 

비가 왔었는지 가는 길에 물웅덩이를 만나서 조심조심 지나갔다. 안그래도 발가락이 아파서 걷기 힘든데 비가 왔던 길은 미끄럽기까지 해서 온몸에 긴장이 되었다.

 

바나나가 한뭉치 나무에 걸려 있었다. 바나나는 우리가 많이 먹지만 바나나가 나무에 달려있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종종 바나나 꽃이 핀 것은 본적이 있지만, 바나나 꽃에 바나나가 달려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구글지도를 참고하며 걸어가는데 길이 맞는 것 같은데, 이 길로 통행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해서 길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었다.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었다. 지나가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닭들도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야자수가 심어진 초원지대 같은 곳을 지나갔다.

 

물이 고인 초지에는 소똥과 물웅덩이가 있었다. 그래서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들판 사이를 지나가는 마차가 보였다. 순간 모든 장면이 멈춘 것 같이 그림처럼 보였다.

 

 

넒은 평지에서 지는 태양을 마주할 수 있었다. 태양이 지려면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아서 가는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진흙밭 같은 길을 지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질퍽거리는 길을 피하기 위해 온 신경이 한발한발 내딪는데 집중을 했다.

 

 

 

지나가는 길에 여유로이 놀고 있는 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초지의 모습은 바닷가의 길리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들이 우리를 무서워서 도망가는건지 우리가 소들이 무서워 도망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발길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저멀리 잡힐 것 같이 잡히지 않는 해는, 우리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지나가는 사람마저 없으니 진짜 맞게 온 것인지 의심이 되었다.

 

 

걸어가면서 아빠의 눈에서 나오는 레이져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분명히 구글 맵은 이 길을 가르키는데 아빠는 이게 사람이 걸어가는 길이냐고, 눈에서는 레이져를 쏘고 말로는 가시를 내뱉으셨다. 그래서 눈치가 엄청보였다. 다행히 큰 길이 나오고 사람들의 북적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어떤 이는 점점 사라지는 해를 경건하게 말없이 보고 있기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이제 파튀시작이라는 듯이 더욱더 들뜬 마음으로 해를 바라보며 알콜을 즐기고 있었다.

 

전날 보았던 석양과는 뭔가 다른 것 같았다.

 

 

 

 

이날의 노을은 약간 차분하고 경건한 느낌이 들었다.

 

 

그네에 앉아 잠시 쉬면서 지는 해를 바라 보려고 했으나 주변의 나무들 때문에 풍광은 좋지 않았다.

 

 

 

어디선가 갑자기 말을 탄 사람들이 나타났다. 해가 지는 해변에서 도도하게 말이 걸어가는데,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진짜 갑자기 나타난 말에 어리둥절 했다.

 

물 속 그네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도 있고, 우리처럼 멀리 서서 사진만 찍는 사람들도 있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늘 하루의 마지막을 즐겼다.

 

 

 

서쪽 해안을 따라 놀을을 보면서 걸어 갔다.

 

 

 

 

 

 

말을 탄 사람들은 해변을 따라 말을 타고 이었다. 실루엣만 보이는 모습에서 현실인가라는 착각이 들었다.

 

 

젖은 모래사장에 비춰진 하늘의 모습을 한동안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파도가 한번 지나간 자리는 다시 하늘을 머금고 다시 파도는 시샘하듯 하늘의 자리를 빼앗아 갔다 .

 

 

다소 서쪽의 파도가 거칠기는 했지만, 파도같은 파도를 본 것 같았다.

 

발리섬쪽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우리를 잡아 먹을 것 같이 큰소리를 내며 철썩 거렸다. 지금부터는 물 속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일까?! 바다는 점점 어두워지고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검게 변하고 있었다.

 

 

해변에는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변은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낮과 다른 또 다른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해변을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 우리 옆을 손쌀 같이 지나갔다. 말이 뛰는 장면을 포착하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속도가 빨랐다.

 

 

 

갑자기 옆을 뛰어가는 말을 보니 놀래서 다리의 힘이 풀려 버렸다. 그 사이 우리가 있는 이곳 길리 섬은 어둠이 깔리였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뭔가 지는 해를 쳐다보니 쳐량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은 펍으로 들어갔다.

 

해변을 바라보게 되어있는 탁자와 의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냥 의자에 푹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늘이 별도 보이고 하늘의 핑크 빛으로 물든 구름도 보이고, 발리 섬의 아궁산도 보이고, 누워있기에 평소 보지 못했던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아빠는 시원한 맥주로 나는 환타를 주문했다. 이제는 완연히 밤이 되었다. 해변에서 부서지니 파도소리를 통해 이곳이 바다임을 알 수 있었다.

 

 

시원한 맥주 한잔과 음료 한잔에 에너지가 다시 넘치기 시작했다.

 

혼자서 온 손님들도 꽤 보였다. 가끔은 혼자서 이렇게 여행하는 것이 부러울 때가 있다. 둘이 여행하면 외롭지 않고, 서로의지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혼자 오는 여행의 느낌이 어떤지 잊어 버리는 것 같다. 몇 년전 다녀온 타이페이 여행 이후 혼자서 어디를 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둘이 가는 여행은 항상 즐겁다, 그러나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도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 테이블에 혼자온 손님을 보면서, 20대 때 혼자 여행을 다녔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메인 안주가 나왔다.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식사를 하러 들어온 곳이 아니기에 분위기를 내기에는 적당한 양이였다.

 

누군가 펴놓은 모닥불에서 연기가 났다. 연기는 다행히 바닷가 쪽으로 날아갔다. 순간 왜 해풍과 육풍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직업병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중에 과학수업할 때, 해풍과 육풍 설명해 줄 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진짜 밤이 되니 연기가 육지에서 바다로 날아가는 것이 신기했다.

간단히 먹었다고생각했는데, 꽤 많이 먹었었나 보다, 대략 18,000원 가량 나왔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남은 길을 걸어 갈 수 있었다.

 

 

 

밤하늘에는 수업이 많은 별이 떠 있었다.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항구주변은 시끌벅쩍했다. 영어만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으면, 야외 상영영화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직은 저정도는 아니기에 멀리서 부러운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라이브 공연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발리로 돌아갈 때 에카자야를 이용해서 가야했기 때문에 사무실의 위치를 대략 눈여겨 보고 지나갔다. 오늘 하루도 한 것도 없지만, 뭔가 알차게 보낸 하루 같았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수영하고 지는 해를 바라보고, 섬을 반바퀴 돌고, 단순한 일이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지루하지 않고 항상 흥미진진한 하루의 연속이였다.

A. 아스톤 선셋 비치 리조트 - 길리 트라왕간 Gili Trawangan Island,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North Lombok Regency, West Nusa Tenggara 83352 인도네시아

Royal Sunset Bar Trawangan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North Lombok Regency, West Nusa Tenggara 83352 인도네시아

EKAJAYA FAST BOAT GILI T OFFICE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Bale Sampan Bungalows ⛉,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Gili Trawangan,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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