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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했던게 언제였냐는 듯이, 시간이 바람처럼 지나가서 길리에서 있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는 하루의 시작이지만, 뭔가 특별한 날 같이 느껴졌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 길가에 나오니 바닥이 젖어있었다. 비온 다음날 바다를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평소와 같이 그냥 바다로 나갔다. 오늘은 멀리가기는 귀찮아서 숙소 앞 바다에서 첨벙첨벙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전날 그렇게 비가 왔냐는 듯이 날이 너무 화창했다.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 쬐이는 하루였다.

 

고프로를 모래 속에 박아 두고 지나가는 사람들, 지나가는 구름들, 쉴새 없이 반복해서 치는 파도를 녹화했다. 이 시간의 한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https://youtu.be/PlVxS8NaOYM

 

평소와 다르게 비온 뒤의 바다는 파도가 거칠었다. 그래서 해안에서 놀지 못하고 파도가 잔잔한 조금 먼 곳으로 수영을해서 이동을 했다. 물 속을 쳐다보니 발아래가 보이지 않는, 평소보다 조금 깊은 곳으로 이동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온몸이 따끔따끔해졌다. 순간 놀래서 온몸의 근육이 굳는 것 같는 느낌이 들었다. 제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니 작은 해파리들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니모를 찾아서가 생각났다. 해파리가 크지는 않지만 작은 해파리들이 내 주변을 둘러싸니 무서워졌다. 온몸에 발진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해파리의 따가움도 개의치 않고 미친듯이 헤엄을 쳐서 해안으로 돌아왔다. 몸에 붉은 반점같은 것이 생겨서 약국을 찾아서 항구쪽으로 갔다. 약국에 가서 젤리피쉬가 나 똑쐈다고 말하니 연고를 주는데, 우리 돈으로 2만원 가량했다. 거금을 주기는 했으나, 온몸이 따끔거려서 비싸다는 생각도 못하고 빨리 약을 사서 몸에 발랐다.

 

 

몸에 약을 바르고 좀 시간이 지나니 발진이 가라 앉았다. 길리 온지 6일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해변에 누워서 책이나 읽었다.

 

 

책을 한시간 봤나, 수영이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 거렸다. 이렇게 누워만 있으면서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바다로 나갔다.

 

 

 

 

 

아빠는 파도를 보더니 오늘은 이상하게 파도가 쎈 것 같다고 그래도 얼마나 쎄겠냐며 바다로 나가셨다.

 

 

밀려오는 파도도 쎄지만, 나갈 때 파도가 엄청 쎄서 서있기 힘든 것 같다고 다시 해변으로 올라오셨다.

 

 

 

 

그냥 물에는 못들어갈 것 같아서 해변에 이렇게 누워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해변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렇게 누워있어도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았다.

 

 

 

난 혼자서 그림자 셀카를 찍었다. 이게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고, 파도가 올때랑 파도가 나갈 때랑 뭔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번에는 그림자랑 발이랑 콜라보로 나름 현대예술작가처럼 찍어 보았다.

 

 

해변에 앉아 있는데 파도가 해변 깊숙한 곳까지 올라 왔다.

 

 

 

그냥 앉아 있다가, 괜찮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몰아친 파도로 인해 물벼락을 맞았다.

 

물벼락 후 아빠는 약간 혼이 나가신 것 같았다. 그냥 해변에 이렇게 앉아서 밀려오는 파도를 쳐다 보셨다. 며칠 동아니 이곳에 있었지만 이렇게 파도가 친적은 처음이기에 깜짝 놀랬다. 동해안에 놀러온 것 같았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혼자 그림자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빠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보다 같이 찍은 사진이 많이 없는 편이다. 보통은 내가 사진을 찍어 주는 편이라 내사진이 없는데, 이렇게 같이 사진을 찍었다.

 

해변까지 밀려온 파도로 인해 해변이 축축했다. 그래서 이날은 지나가는 발자국도 깊게 남았으나, 파도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금새 흔적은 사라졌다.

해변에 누워서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어도 시간은 잘 갔다. 앞에 펼쳐져 있는 풍경을 뒤고하고 또 다시 발리로 가서 다시 방콕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할 생각을 하니 뭔가 가슴이 먹먹했다.

 

 

아쉬움을 남기기 싫어서 아빠를 꼬득여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파도가 장난이 아니였다. 캐러비안베이에 온 것 같았다. 한번 파도가 일더니 우리를 덮쳤다. 깊은 바다였으면 꼴가닥할 것 같은 느낌이였다. 우리는 물이 만든 소용돌이에 휩싸여 해변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은근 파도가 무섭기도 하면서도 재미있었다. 한번 내동댕이 쳐질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솟아 나는 것 같았다. 대신 파도로 인해 물 속 시야가 좋지 않아서 물 속에 내동댕이 쳐질 때는 무섭기는 했다.

아빠는 한두번 물 속에 내동댕이 쳐지니 정신이 없으셔 보였다. 몇 번 파도를 맞으시니 힘들다고 물밖으로 나가셨다.

점심을 안먹어서 방콕공항에서 산 과자를 먹었다. 먹다보니 과자인지 뭔지 모르는 맛이였다. 뭔가 익숙한 맛인데 이름을 모르겠는 그런 맛이였다. 약간 돼지 껍데기 튀김을 먹는 맛이라고 할까! 아무튼 혼자 다 먹기에 많이 짜기는 했지만 한번 봉지를 깐 이상 다 먹기 전까지는 손이 계속 가는 맛이였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해변을 청소하는 것 같았다. 여행객들이 해변의 청결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행사 같았다. 아마 행사에 참여하면 음료수 한잔을 공짜로 주는 것 같은데, 그래도 해변 청소를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바다를 더 오래 쓸 수 있게 하는 행사 같아서, 의미가 있어 보였다.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아니 소심한 성격만 아니면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해변 청소에 동참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해변에 이렇게 물고기 모양의 쓰게기통이 있어서 인상적이였다. 플라스틱은 바다의 물고기가 아닌 해변의 쓰레기 통으로. 생각보다 사람들이 그냥 즐기러 오는 섬이 아닌, 즐기면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식당엔 저녁을 먹으로 오는 손님들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우리도 숙소에서 잠깐 쉰 후 길리에서의 마지막 석양을 보기 위해 섬의 남서쪽으로 나갔다. 가는 길에 아침에 들린 약국이 보여서 사진도 찍었다. 아마 섬에 하나 있는 약국 같아 보였다. 그래도 이렇게 약국이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또 바다를 갈 일이 생기면 좋을 것 같은데, 한국에 들어온 바로 직후 코로나가 터져 버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였다. 그 후 아직도 인천공항 근처도 못가고 있다.

A. Bale Sampan Bungalows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Gili Trawangan,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인도네시아

B. 윤식당촬영지 인도네시아 83352 Nusa Tenggara Bar., Kabupaten Lombok Utara, Pemenang, Gili Indah, 인도네시아 83352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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